선물이 있어 - 은모든 짧은 소설집
은모든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유머스런 스토리가 선물처럼 다가온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물이 있어 - 은모든 짧은 소설집
은모든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말연시가 되면 선물이 많이 오간다. 선물이란건 받는 일도 즐겁지만 주는기쁨도

크다는걸 준 사람들은 안다.

 


 

서른 다섯의 성지는 무명에 가까운 배우이다. 최근 제작되려던 영화까지 무산되고

생계를 위해 공부방을 열고 있지만 것또한 내리막길이다.

독립을 위해 모아두었던 돈을 엄마에게 빌려준 이후 독립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다.

되는 일 없는 와중에 같이 일했던 배우인 미나에게서 연락이 온다.

추운날 냉면이라니 한 번 거절을 했지만 두 번째 전화가 온날 결국 둘은 만나 냉면을

먹는다. 그리고 미나가 손수 짜온 벙어리 장갑을 선물받는다.

요즘 누가 벙어리 장갑을 낀다고.

 


 

미나는 성지에게 선배에게 좋은 점이 있다고 고백한다.

주구장천 혼내기만 했던 다른 선배와는 다르게 좋은 점은 좋다고 딱 집어서 말해주었던 일.

그게 바로 성지가 미나에게 건넸던 선물이 아니었을까.

손을 쓸 때마다 벗어야 하는 장갑이지만 미나의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온 선물이었다.

 

 

수상한 사람들이 모여드는 크리스마스의 바, 복수를 꿈꾸는 바텐더,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중년의 여성특수요원등 저자가 등장시키는 인물들은 상상력이 풍부하고 흥미로운 인물들이다.

 


 

 

그러고보니 최근 2~3년 가장 극한직업군에 속한 것은 누구였을까.

아마도 천사가 아니었을까. 그것도 한 두군데도 아니고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거두어야 했을테니 그야말로 산넘고 물건너 고생꽤나 했을 것 같다.

과거완료형이면 좋으련만 최근 다시 중국에서 화장장에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죽은 사람들이 넘친다니 과로로 쓰러져 천사가 또 죽는 일이 생기는건 아닐지 걱정스럽다.

그래서 그런지 못버티는 사자들도 늘어난다는데...서로 잘해보자고 술잔을 부딪히는

두 천사의 모습에서 직업의 고달픔이 느껴진다.

 

짧지만 든든한 스토리들 17편을 묶어 내놓은 저자의 상상력과 유머에 흠뻑 빠진 시간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스테이시 리 지음, 부희령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1월
평점 :
품절


130여년전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절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 소녀 조의 활기찬 삶에 행복함과 희망이 느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스테이시 리 지음, 부희령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1월
평점 :
품절


1890년의 애틀란타. 백인우월주의가 팽배하던 시절 열 일곱의 중국인 소녀

조는 모자가게에서 저렴한 주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전차를 타면 백인들과 유색인종들의 자리가 정해져 있고 길을 걷다가도 백인과

부딪힐 정도가 되면 유색인종의 사람들은 차도로 내려서야 했다.

유색인종, 유대인, 여성들의 인권이 땅바닥이었던 시절, 중국에서 넘어온 사람들은

말할수 없는 차별과 가난에 고통을 견디며 살고 있다.

모자가게에서 탁월한 수단으로 손님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모자가게 사장은 조를

해고한다. 이제 하루 50센트의 돈도 벌지 못하게 된 조는 자신을 키워준 올드 진의

건강과 생활비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인다.

 

 

문앞에 버려졌던 조를 거둬 키워준 올드 진은 중국에서 교사를 했던 사람이었지만

미국으로 건너온 후 아내가 죽고 아들마저 집을 나가버려 홀로 살다가 조를 키웠다.

하지만 유색인종은 집을 구할 수가 없는 체계 때문에 '포커스' 신문사의 발행인 벨가족이 사는 건물 지하에 몰래 살고 있었다. 이 지하방은 오래전 흑인노예들의 은신처였다.

풀숲에 숨겨진 입구를 통해 지하에 들어와 윗층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들으며 살던 조는 '포커스'신문이 문을 닫을 처지에 이르자 자신이 직접 칼럼을 써서 보내기 시작한다.

 

 

올드 진에게 교육받아 세상물정에 대해 잘 알았고 지혜로운 소녀 조는 올드 진이 키운

말의 이름 '스위티'라는 익명으로 컬럼을 연재했고 포커스는 구독자가 늘어나 폐간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는 돈을 벌어야 했기에 모자가게에서 일하기전 하녀로 일했던 페인가로 다시 들어가 하녀생활을 시작한다.

어려서부터 같이 커온 페인가의 딸 캐롤라인은 안하무인의 소녀로 조를 괴롭히고 조는 캐롤라인이 친구인 솔트워스의 남자친구와 열애중인 것을 빌미로 비밀유지 대신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고 제안한다.

 

 

사실 조는 탄생의 비밀이 있는 소녀였다. 조를 키운 올드 진은 그 비밀을 조에게

밝히지 않았지만 빌런인 빌리가 오래전 올드 진의 아들이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그를 찾아오면서 서서히 비밀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조의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 밝혀지고 빌리의 청부로 폭행을 당한 올드 진을 대신해

경마대회에 출전하게 된 조는 과연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불과 130여년 전 미국의 사회는 여성이나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은 극심했었고

소외된 그들의 삶은 고통 그 자체였지만 유쾌하고 지혜로운 소녀 조를 통해

공정하지 못한 사회를 풍자하고 누구에게가 행복해질 권리가 있음을 유쾌하게

풀어낸 소설이다. 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이웃에 이사온 유대인 부부에게 불만을 지닌 '존중받을만한 부부'의

질문에 '이사 가시면 됩니다'라는 답이라니. 어찌 통쾌하지 않을소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 할 수밖에 네오픽션 ON시리즈 5
최도담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참 낙관적이기도 하고 체념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뭘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학원강사로 일하는 라경은 재혼한 엄마의 남편인 이기섭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그렇게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엄마를 폭행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어린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였다.

그 충격으로 엄마는 아파트 창문밖으로 뛰어내렸고 이후 남겨진 할머니와 라경은

죽은 사람처럼 살아오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 심지어 사랑했던 남자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아니

그래서 더 말할 수 없었다. 이후 라경은 남자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직접하기에는 힘어 없었기에 살인청부업자를 찾아나섰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연이었다. 직업상담소라는 업체로 위장된 사무실에서 라경은 의뢰서를 건넸고 그동안

현금으로 착실하게 모아놓은 돈을 그들이 지정한 카페에 택배물건처럼 보냈다.

 

 

그리고 그가 죽었다는 연락이 있었다. 뺑소니교통사고에 의한 죽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자축의 밤이 지났는데 그 죽음이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었다는 연의 통보를

받는다. 그리고 착수금이 되돌려오고. 형사들이 라경을 찾아온다.

의붓아버지였던 남자를 최근에 만난적이 있었는지 그가 운영하는 카페에 간 적은

있었는지를 물었다. 물론 라경은 이런 상황을 예측했었고 차분하게 준비된 답변을 건넸다.

문제는 라경의 의뢰로 남자가 죽은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그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 남자는 라경 자신이 죽여야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과연 남자는 우연한 사고로 죽은 것일까.

 


 

남자가 죽음에 이르는 20여년 동안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별 걱정없는

삶을 살았다. 엄마의 죽음이후 십자수 놓는 일에 몰두했다. 할머니의 집에는 온통

십자수 작품이 즐비하다. 고통을 견디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라경은 남자의 죽음에 의혹을 품고 행적을 쫓던 중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그 날 그 소식을 들었던 시간, 그녀의 곁에는 연이 있었다.

이후 할머니의 장례식과 라경의 여행에 동행했던 연. 그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다.

살인청부업자들에게 비밀은 필수였다.

 

결국 생각지도 않은 반전이 일어난다. 여러 아이들을 성폭행하고 여자들을 폭행했던

남자를 죽인 진짜 범인이 드러났다. 믿어지지 않는 인물이다.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라경의 어둠과 아픔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도 라경처럼 그 남자를 죽여줄 청부업자를 찾았을 것이다.

아니면 총이라고 하나 구해서 직접 단죄했을지도 모른다.

'죽여야 마땅한 사람들'은 분명 있다.

그래서 비밀스런 조직인 '연'이 어딘가 실제했으면 좋겠다. 신도 공권력도 해결하지

못한 악을 누군가는 쳐부서야하지 않겠는가.

 

차분하지만 화산이 폭발할 것같은 긴장감으로 책을 펴는 순간부터 멈출수가 없었다.

몰입도 높은 스토리에다 반전의 반전을 더하는 기법까지 정말 대단한 소설이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대박날 소설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