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유고 - 조선 중기의 명재상 양파 정태화 문집
정태화 지음, 박세욱 외 옮김, 이장우 감수 / 연암서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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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효종,현종 세임금의 치하에서 22년이나 정승을 지낸 양파 정태화는 생소한 인물이다.
같은시대를 살았던 송시열이나 최명길등에 비해 역사에 미치지 못한것이 없었는데 말이다.
성리학의 대가로 유배되어 사사되었던 우암보다 높은 관직을 지냈으면서도 당쟁에서 살아
남을만큼 현실감각에 뛰어났으며 특별히 모나지 않게 처신하여 명철보신할수 있었던
지혜로움이 있었던 인물이라고 저자는 소개하고 있다.
화재로 인해 소실된 작품을 빼고 유고로 정리된 작품만 이정도라니 대단하다고 생각했으나
그의 비중과 명성에 비해 그렇게 많은 작품은 아니라니 정실에 흐르는것을 경계하기 위해
명사들이나 친구들과의 교류를 의식적으로 피한것 같은 그의 외로움도 느껴진다.

이책을 읽는내내 마치 옛선비처럼 단아한 앉은뱅이 책상위에 서책을 펼쳐놓고 선인들의
귀중한 글을 읽듯이 경건한 마음마저 든다. 물론 책의 분량으로 인해 도저히 들고 볼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글을 발굴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책을 만들어낸 공역자들의
노고가 새삼스럽고 양파와 그의 후손들에게 얼마나 영광된 일이었을까.

이작품의 특징은 남의 죽음을 애도하는 만시(挽詩)가 유난히 많고 몇편의 축시(祝詩)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주고받은 교류시와 임금님께 올린 상소문과 기행문형식의 일기등이다.
한시(漢時)가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던 나로서는 잘 다듬어진 역(譯)이 훌륭해서인지
시(詩)의 또다른 절제와 아름다움을 느낀 기회이기도 하였다.
때로는 애독하였던 당나라의 시인 백거이의 운자를 빌려 지었다는 시를 보면 마치 여백의
묘를 살린 기품있는 한국화를 보는듯 편안하다.
튀지 않으면서도 깊은 가슴속이야기는 오히려 더 절절하게 느껴지는 오언절구와 칠언절구의
시들이 어렵지 않으면서 아름답다. 수백편의 한시(漢詩)를 읽다보니 이정도라면 나도 한시
한편정도는 쓸수 있지 않을까 싶게 가깝게도 느껴진다.

曉靄陰陰月色沈(효애음음월색침) 새벽 구름 어둑어둑 달빛은 가라앉는데
曉(새벽효)靄(아지랑이애)陰(그늘음)陰(그늘음)월(달월)色(빛색)沈(잠길침),

隔林何處數聲砧(격림하처수성침) 숲 넘어 어디에서 다듬이 소리 들리나?
隔(막을격)林(수풀림)何(어찌하)數(셀수)聲(소리성)砧(다듬잇돌침)

鳴苦怨蛬空庭夜(명공고원공정야) 울어대는 귀뚜라미 빈 뜰의 밤을 고통스럽게 원망하고,
鳴(울명)蛬(귀뚜라미공)苦(괴로울고)怨(원망할원)空(빌공)庭(뜰정)夜(밤야)

歸雁唯傳遠地心(귀안유전원지심) 돌아가는 기러기 오직 먼 나그네의 마음 전하겠지
歸(돌아올귀)雁(기러기안)唯(오직유)傳(전할전)遠(멀원)地(땅지)心(마음심)

梧葉正含凉露重(오엽정함량로중) 오동잎 마침 차가운 이슬을 머금어 무거운데
梧(벽오동나무오)葉(잎엽)正(바를정)含(머금을함)凉(서늘할량)露(이슬로)重(무거울중)

桂宮還覺彩雲深(계궁환각채운심) 달나라 다시 오색구름 더욱 깊음을 깨닫네.
桂(계수나무계)宮(집궁)還(돌아올환)覺(깨달을각)彩(채색채)雲(구름운)深(깊을심)

人生百歲元非久(인생백세원비구) 인생 백 년 본디 오래지 않은 것이니,
人(사람인)生(날생)百(일백백)歲(해세)元(으뜸원)非(아닐비)久(오래구)

一日相逢直萬金(일일상봉치만금) 하루라도 만난다면 억만금에 맞먹으리
一(한일)日(날일)相(서로상)逢(맞이할봉)直(값치)萬(일만만)金(쇠금)

-본문336p '새벽에 우연히 읊음(曉來偶吟)'

한자를 풀이해 읽어보면 어렵지 않다. 물론 한자를 모른다면 어렵겠지만.
덕분에 가물거렸던 한자도 선명해지고 생각보다 한시 짓기가 어렵지 않을것만 같다.
또한 기행문에는 누구와 같이 동행하고 어디를 거쳐 누구를 만났는지를 자세하게
일기형식으로 나타내었다. 만난 인물들의 됨됨이와 인심까지 소상하게 밝혀 먼옛날
이국에의 풍경이 그대로 그려진다. 얼마전 발견된 정조의 비밀편지처럼 사서(史書)에서는
느낄수 없는 포장되지 않은 친밀함이 느껴져 이름도 낯설었던 양파 정태화의 풍모가
살갑게 전해진다. 단지 인물만을 해석한것이 아닌 시문학에 대한 연구와 사료로서의
가치가 대단한 자료임을 이렇게 발굴해주었는다는것에 깊은 감사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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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미궁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4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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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수많은 첨단기기들과 최신의료기술의 공간 병원!

단순히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죽음을 맞이하고 심지어 선택된 죽음이란 의식을

치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잘 짜여진 의료시스템의 헛점을 짚어가는 이 작품은 의사인 작가만이

파헤칠수 있는 의학스릴러이다.

 

여덟살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남겨진 유산으로 어영부영 살아가고 있는 도조의과대학

만년3학년 학생 덴마다이키치(天馬大吉)! 이름으로만 보면 이세상 부귀영화와 모든 행운을 거머쥐고

살듯하지만 3년째 내리 낙제에다 도박에 빠져 허송세월만 하고 있을뿐이다.

초등학교때부터 알고 지내온 여자친구 요코에게 코가 꿰어 사쿠라노미야병원에 잠입하게 된다.

이병원은 치료를 위한 병원이라기 보다 죽음을 맞기 위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들리는 정거장이라고나

할까. 실수투성이 핵폭탄 히메미야와 병원장의 가족들은 수상한점이 한둘이 아니다.

병원의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먼저 잠입한 야쿠자 똘마니 다카쿠라 겐지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겉으로 보면 멀쩡했던 환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죽어나가고 덴마역시 죽음직전에 이르는데..

 

휴대폰도 터지지 않은 바닷가에 자리잡은 사쿠라노미야병원은 절과 화장장까지 갖춘 그야말로

죽음3종셋트가 잘 어우러진 곳이다. 한때는 잘나갔던 이병원이 산사람만을 위한 의료시스템에

집중하려는 정부에 의해 노쇠해지고 분신과도 같았던 도조대학의 배신은 현대 의료 시스템의

이기적인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죽은 사람에게는 돈을 쓰지 않겠다. 하긴 건강지상주의시대에

잘못된 의료시스템은 정부에게 큰 압박이었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효율적인 의료지원시스템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경우는 실패한 케이스이다.

나라마다의 의료시스템이 어찌되었건 작가는 기업화되고 효율에만 급급하여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현대의학의 모순을 고발하고 싶었던것 같다.

 

부모의 목숨을 댓가로 얻은 유산을 아무 죄의식없이 무위도식하듯 까먹고 살아가는 덴마의 의식은

세상에 공헌할 이유와 책임을 지닌 젊은 지식인들의 무책임함을 꾸짖고 사실은 자신이 지은죄도

아니지만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코 끝나지 않을 악순환과 악연의 고리들이 우리들의 삶을 어떻게

속박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고 싶었을것이다.

젊은 부부를 교통사고로 죽게만든 운전자와 그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진 어린 아들들..

두 아이들의 갈라진 삶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반전이고  또다른 묘미이다.

살인과 복수로 이어진 이들의 운명은 서로가 서로의 꼬리를 물고 있는 수레바퀴처럼 느껴진다.

거스를수 없는 거대한 윤회의 수레바퀴!

퍼즐조각을 맞추듯 완성된 그림속에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복수와 죽음도 선택될 수 있다는

논리와 모순적인 의료시스템의 흉측한 모습까지 그대로 그려져 있다.

 

이름과는 다르게 불운이 늘 자신과 함께 하고 있다고 믿었던 덴마는 이제는 더이상 의대낙제생으로

살 수 없을듯하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댓가위에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으니..

정신차리고 의과대학을 멋지게 졸업하고 죽음보다 삶에 가까운 의사로서 서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나전미궁이란 제목이 무슨뜻인지 읽는내내 궁금했었다. 나전이 우리가 알고 있는 조개로 만든 공예품임을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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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 도전학교 - 꼴찌도 우등생이 되는 10일간의 특별한 수업 어린이 자기계발 학교 8
서지원 지음, 김미연 그림 / 다산어린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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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것이다.

공부에 치인다고 표현될만큼 학교에 학원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아이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다.

1시간 공부하고도 10시간 공부한것과 같은 효율을 얻고 싶다면 말이다.

서로 꼴찌를 다투는 호기와 선만이 진찬이는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는 골치덩어리들이다.

다가올 황금종 퀴즈대회에도 이들에게는 남의 이야기만큼 관심도 없다.

우연히 만난 거지꼴 공부귀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세녀석 모두 그저 그런 꼴찌들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좋은 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고 어렵다는 고시들에 합격한 공부귀신에게

공부비법을 전수받는 아이들!

어렵지 않다.

제일먼저 왜 공부를 해야만 하는지...그 이유를 적어본다.

어느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래서이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적어보자. 마치 집을 짓기 위한 설계도를 그리듯이..그러다 보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것이다.

목표는 너무 높지않게...가장 잘하는 것부터..그리고 다른사람의 도움을 받지 말고 스스로 매달려 풀어보자.

게임에만 열중하고 책상에만 앉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들이라면 짧게 끊어서 공부하자.

물론 책상주변은 깨끗이 정리하고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질문할 거리를 기억하며 수업을 듣는 습관을 들이자.

하루 한시간정도 복습하고 절대 미루지 말자. 교과서는 절대 버리지 말고 혹시 기초가 어렵다면 다시 꺼내

풀어보자. 교과서가 정답이다. 하지만 교과서 밖에있는 어느곳에서도 배울수 있는것은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살펴보자. 호기심을 갖고...

 

어렵지 않다. 모든것은 마음을 바꾸기만 하는 되는 일들이다.

지겨운 엄마의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입이 마르게 칭찬하는 소리가 듣고 싶다면

이책에 실린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 쉽지만 실천하지 못한다면 그냥 꼴찌로 남으면 된다.

도저히 세 꼴찌에게는 해당사항이 안될것 같았던 황금종 퀴즈대회에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지..

알게된다면 공부귀신이 알려준 비법대로 공부하고 싶어질것이다.

아마 두번째 공부귀신 세번째 공부귀신이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다.

전혀 어려울것 없는 이 '공부비법'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행운아들이라면 말이다.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것이다.

공부에 치인다고 표현될만큼 학교에 학원에 정신없이 돌아가는 아이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다.

1시간 공부하고도 10시간 공부한것과 같은 효율을 얻고 싶다면 말이다.

서로 꼴찌를 다투는 호기와 선만이 진찬이는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는 골치덩어리들이다.

다가올 황금종 퀴즈대회에도 이들에게는 남의 이야기만큼 관심도 없다.

우연히 만난 거지꼴 공부귀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세녀석 모두 그저 그런 꼴찌들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좋은 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고 어렵다는 고시들에 합격한 공부귀신에게

공부비법을 전수받는 아이들!

어렵지 않다.

제일먼저 왜 공부를 해야만 하는지...그 이유를 적어본다.

어느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기를 바래서이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한 방법을 적어보자. 마치 집을 짓기 위한 설계도를 그리듯이..그러다 보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것이다.

목표는 너무 높지않게...가장 잘하는 것부터..그리고 다른사람의 도움을 받지 말고 스스로 매달려 풀어보자.

게임에만 열중하고 책상에만 앉으면 안절부절 못하는 아이들이라면 짧게 끊어서 공부하자.

물론 책상주변은 깨끗이 정리하고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질문할 거리를 기억하며 수업을 듣는 습관을 들이자.

하루 한시간정도 복습하고 절대 미루지 말자. 교과서는 절대 버리지 말고 혹시 기초가 어렵다면 다시 꺼내

풀어보자. 교과서가 정답이다. 하지만 교과서 밖에있는 어느곳에서도 배울수 있는것은 있다.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살펴보자. 호기심을 갖고...

 

어렵지 않다. 모든것은 마음을 바꾸기만 하는 되는 일들이다.

지겨운 엄마의 잔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입이 마르게 칭찬하는 소리가 듣고 싶다면

이책에 실린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 쉽지만 실천하지 못한다면 그냥 꼴찌로 남으면 된다.

도저히 세 꼴찌에게는 해당사항이 안될것 같았던 황금종 퀴즈대회에 어떤 기적이 일어나는지..

알게된다면 공부귀신이 알려준 비법대로 공부하고 싶어질것이다.

아마 두번째 공부귀신 세번째 공부귀신이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다.

전혀 어려울것 없는 이 '공부비법'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행운아들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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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블 꿈꾸는 달팽이
게리 D. 슈미트 지음, 김영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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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행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집을 지으면 불행이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라고 믿었던 한소년이 있었다.

스미스 집안은 300년 전부터 바닷가 마을 블리스베리에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왔으나 열세 살 소년 헨리와

소년의 가족은 어느날 그 믿음이 사실이 아니라는것을 깨닫는다.

블리스베리의 롱벨로 고등학교의 럭비 스타이자 헨리의 형인 프랭클린이 같은 학교 학생이자 캄보디아 이민자인

차이가 몰던 차에 치여 큰 부상을 당하고 결국은 사망하고 만다.  사람들은 낯선 이민자인 차이와 그의 가족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형의 죽음에 절망하고 분노한 헨리는 형이 죽기 전에 함께 계획했던 일을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죽기전에 형이 헨리에게 유일하게 했던 말 바로 '카다딘'산을 오르는 것이다.

 

죽음과 불행은 누구에게나 닥칠수 있는 일임에도 막상 그일이 닥치면 사람들은 절망하고 슬퍼하고 결국은 분노한다.

하물며 불행이나 죽음은 다른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어린 소년 헨리에게 우상이었던 형의 죽음은 받아들일수

없는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었다. 헨리는 친구인 샌번과 바닷물에 빠져 죽기직전 구해주었던 '검둥개'와 함께 무작정

카다딘으로 향한다. 단지 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여행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자신이 왜 카다딘으로 향하여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채 그렇게 우여곡절의 여정이 시작된 것이다.

 

여행길에서 헨리는 꿈에도 보기 싫은 사람, 바로 형을 차로 치어 죽인 차이를 만나게 된다.

차이 역시 불행으로 부터 도망치기 위해 무작정 길을 나섰던 것인데 이 만남으로 헨리와 차이는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이 왜 '카다딘'으로 향해야 하는 것인지..

'불행으로 부터 멀어지는 곳은 없다. 우리는 불행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이책을 덮을 때 즈음이면 얼마나 잘 쓴 책인지를 알게 될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절망과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직 면역되지 못한 삶의 어두운 면에 대해 겁내지 말고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맞서서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은 세계 1위의 국가 미국이 어떻게 남의 땅을 자신의 땅으로 만들고 세계의 주인행세를 하는지..

미개인을 구원하고 평화를 구현하겠다는 그럴듯한 명분과 전쟁의 두얼굴..그로 인해 벼랑으로 떨어진 사람들의

손을 선심쓰듯 끌어올리는 고도의 전술들...여행길에서 만난 베트남 참전 어부들과 차이는 바로 그런희생자들이다.

멋대로 끼어든 자들이 자신이 피해자라고 말하고 극심한 인종편견을 가지게 되는 치밀한 음모가 느껴진다.

어린 헨리는 묘하게도 강대국 미국의 독립기념일날 명문가인 자신의 성.. 스미드 집안의 비밀을 알게된다.

위대한 독립의 날이 아닌 침략의 역사였음을...

보트피플로 미국까지 오게된 차이의 불행한 과거를 따뜻하게 감싸안으며 형의 죽음에 대한 진실도 알게된다.

 

"어떤 폭풍도 영원히 몰아치지는 않아" -279p

 

형을 잃은 동생, 아들을 잃은 부모, 비밀스런 출생과 인종편견으로 상처받은 캄보디아 소년..더구나 그 벽을

결코 뛰어넘을 수 없는 슬픈 사랑을 선택한 소녀, 부모에게 관심받지 못하고 팽개쳐졌던 소년..

이모두는 서로를 껴안는다.

결국 '카다딘'은 불행과 어둠을 극복해 넘어야하는 벽이고 정화(淨化)이며 안락하기만 할것 같았던 삶에서

깨고 나와야 하는 두터운 껍질이었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와야 하는 새처럼...

 

굵직굵직한 상을 수상한 작가의 관록이 그대로 돋보인다. 무거운 주제지만 언제든지 문은 열려있다고 알려주는

마이크 아저씨와 '난리 뻐꾹 티셔츠 아저씨'같이 유쾌한 사람들이 있어 가끔은 웃을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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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7분 드라마 - 스무 살 김연아, 그 열정과 도전의 기록
김연아 지음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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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이답지 않게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세계정상에 우뚝선 김연아가 스무살이라니..정말 믿을 수가 없다.

어린나이부터 세계를 누볐던 경륜이 쌓인탓일까. 야무지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포스가 그대로 느껴진다.

계속되는 부상과 훈련으로 언제 이런 책을 쓸 시간이 있었을까.  얼음위에서 스테이트날을 지치며 그녀가

들어올린 세상은 결코 만만치 않은 댓가가 필요로 했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누리고 있다 못해 하품만

나올것 같은 그런 평범한 생활을 포기하고 훈련과 부상으로 인한 육체적인 고통을 이겨내고 얻은 값진

훈장이다. 내가 스무살 적에는 어떤 모습이었던가. 문득 생각해보니 그녀가 걸어온 그길 어느 한 자락도

밟아보지 못한 철부지 새내기 였던것 같다. 미래에 대한 정확한 비전도 없었던것 같다.

 



 

고집세고 승부욕 강한 소녀의 자존심만으로 과연 지금의 챔피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남달리 재능도 특출했었고 좋아하는 스케이팅을 즐길줄 아는 행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혹독한 훈련을 견디고 자신의 우상이었던 미쉘 콴을 멘토로 삼아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했던 의지가 그녀를 퀸의 자리로 인도했을것이다.

더 놀라운건 그녀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그녀를 이끌었던 사람들이다. 부모야 물론 자식을 위해 못할것이 없다.

하지만 어린 연아를 위해 뒷바라지 해준 그녀의 엄마와 아직은 보살핌을 받아야 했을 연아의 언니와 아버지.

그녀의 재능을 꽃피워준 브라이언 오서와 데이비드 윌슨까지..그녀의 길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헌신과

격려가 있었다. 그런점에서 연아는 행운아 일지도 모르겠다.

넉넉지 않은 살림을 하면서도 자식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준 부모님의 안목에도 감사한 마음이다.

어린 연아를 스케이트의 길로 인도하고 포기하고 싶었던 그순간을 같이 이겨내준 부모님이 없었더라면

연이은 불황과 고난에 시름이 깊었던 우리 국민들이 무슨낙으로 이 고비를 넘을수 있었겠는가.

 



 

변변한 링크도 없고 여러가지 부족한 여건속에 화려하게 꽃핀 연아의 성공은 아무도 걷지 않은 눈길을 걷는것과 같다.

첫발자욱이 뒤에 따라올 사람들의 이정표가 되는것처럼 이제 연아는 자신이 걷는 그길이 무척 조심스러울 것이다.

경기때마다 최고기록을 기록하고 자신의 그기록을 또 갈아치우는 신화가 마음의 족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호시탐탐 정상을 노리고 뒤쫓는 사람들에게 주눅들지 않기를..그녀의 바램처럼 아시아에서 두번째로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멋진 링크들도 많이 생기고 더많은 김연아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기를 바래보는건..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믿는다.

 

’훈련을 하다 보면 늘 한계가 온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주저 앉아 버리고 싶은 순간....이정도면 됐어, 다음에 하자,

충분해..하는 속삭임이 들린다. 이런 유혹에 문득 포기해 보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99도까지 열심히 온도를 올려놓아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 물을 끓이는 건 마지막 1도, 포기하고 싶은 바로 그 1분을 참아내는

것이다.’ -39p

 

99도와 100도의 차이를 이미 알아버린 연아에게 성공은 약속된 선물이다.

곧 있을 올림픽에서도 그녀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것이다. 타고난 대담함과 눈물을 시간을 뛰어넘은 의지가

또다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것이다. 미쉘 콴이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이루고 그녀의 바램처럼 여행도 하고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자유’와 ’평범’을 맘껏 누리는 연아가 되었음 한다.

단...올림픽이 끝난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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