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도 사춘기가 있었던가? 돌이켜보면 받아주는 사람이 없어서였는지 그닥 심하게 치른 기억은 없고 감정이 극단적으로 들쑥날쑥했던 적은 있었던 것 같다.
요즘은 사춘기가 초등학교때부터 온다고 하는데 그 무섭다는 사춘기를 아들녀석을 통해 겪으면서 내 인생도 변환점을 맞았었다.
대체로 아이들이 사춘기가 오는 시기는 부모의 갱년기와 겹쳐져 사춘기가 이기는지
갱년기가 이기는지를 겨루는 우스개소리도 등장했다.
암튼 질풍노도의 그 사춘기 시절에 이른 아이들에게는 어떤 문제가 가장 힘들까.
세상에게, 어른에게 묻고 싶은 질문은 무엇일까. 이 책에 그 질문과 답이 있다.
어려서는 하지말라는 일도 많고 할 수 없는 일도 많다보니 어른이 빨리 되고 싶다는 아이들이 많다. 정작 어른이 되어 보면 책임이 없었던 어린시절이 더 좋기만 하더만.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어른이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니 저자의 말처럼 좋은 점만 생각하자. 기어이 올라야 할 산같은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를 때 힘들지만 올라가보면 툭트인 풍경을 보면서 힘든걸 잊는 그 순간. 그런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조언대로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에 공감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로또복권에 당첨되는 행운같은 것보다 소소한 기쁨같은 것들에 더 위안이 되는 순간이 있다. 그걸 행복이라고 표현한다면 그런 소소한 기쁨이 자주 생기는게 더 바람직 하지 않겠는가.
대학입시에 대한 압박감. 학원으로 이어지는 일상들. 그런 것들에 압도되어 제대로 청춘을 누리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꿈은 무엇인지 묻고 싶어진다.
직업과 꿈은 다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기위해 직업을 갖기만 꿈을 이루고 사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학입시와 좋은 직장이 꿈은 아니지 않은가.
아마 멀지 않은 미래에는 대학을 골라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도 나오고 입학생이 너무 적어서 문을 닫는 대학도 나오고 있다.
대학에 들어갈 연령이 적어지고 정작 대학을 나와서도 백수로 사는 사람들이 많다.
저자의 여러 조언중 나는 대학이 인생의 전부도 아니고 좋은 직장을 얻지 못해서 목숨을 끊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라는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
나도 지나온 시간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나왔고 지나야 할 그 길에 서있는 아이들에게 이런 해답지가 정말 필요하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친절한 해설을 곁들인 해답지는 필요하지 않은가.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왜 사랑해주지도 않을거면서 왜 낳은걸까 나도 이런 부모밑에 태어나 거지같이 살게 될 걸 알았다면 절대 태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엄마 아빠는 한국인이었지만 선교사인 아빠를 따라 세살 때 부터 캄보디아에서 살아온 하람이는 열 여섯이 되어 한국에 왔다. 몰래 혼자 오려고 했는데 아픈 엄마까지 따라붙었다. 그렇게 도착한 한국의 겨울은 매웠다.
하람을 사랑해주던 할머니는 이 년전 돌아가셨다. 갈곳이라곤 할머니가 살던 집이 있는 익산!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기차를 타고 도착한 익산에서 하람이는 파이터가 되고 싶었다. SNS를 통해 알게된 무하에게는 캄보디아에서 살고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었다.
술만 먹으면 사고를 치는 엄마를 떼내지 못하고 무하가 다닌다는 체육관에서 만나게 된 무하, 그리고 그의 매니저겸 여친이라고 주장하는 원지. 환영해주는 분위기였다.
엄마가 왜 우울증약을 먹게 되었는지, 술을 먹게 되었는지 하람은 기억에 없다.
몰래 도망치려했지만 익산까지 따라붙은 엄마를 데리고는 알바를 구하기도 어렵다.
무하의 도움으로 알바를 구했지만 엄마는 첫날부터 사고를 치고 사장은 내일부터 엄마를 데리고오면 안된다고 한다. 원지의 도움으로 원지의 집에 잠시 맡겨진 엄마.
하람은 불공평한 세상과 막장을 뜨고 싶었다. 체육관 관장은 재능은 있지만 기초부터 다시 다듬어야 한다고 한다. 아 할 수 있는데..하람은 상대를 때려눞히고 싶었다.
아픔으로 다져진 하람의 삶에 하나 둘 사람들이 끼여든다.
어이없이 누명을 쓰고 경찰서까지 오게된 하람이를 취조하던 권경위.
엄마를 돌봐주는 원지의 엄마와 할머니, 무하와 원지에, 체육관 관장까지 하람을 점차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원지의 집에 맡겨진 엄마는 원지의 조카인 유준이를 만나고 달라지기 시작한다.
유준이를 살뜰하게 돌봐주면서 생기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 생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동안 하람이를 아프게 했던 비밀이 무엇인지 밝혀진다.
하람을 뒤에서 도와주게된 권경위의 말처럼 모든 사람에게는 남들도 모를 아픔이 존재한다. 사랑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하람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 사람들로 인해 점차 아픔에서 벗어난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고, 사랑으로 아픔도 치유가 된다고 전한다.
그저 온몸으로 세상과 막장을 뜨고 싶었던 열 여섯 소녀의 앞으로 펼쳐질 파이트에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세상이 공평하다고 믿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정의롭지도 평등하지도 않지만 결국은 살아내야 하는 것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정의란 무엇인가'로 세상에, 미래에 질문을 던지던 마이클 센델이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와 대화형식으로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의 핵심주제가 담긴 질문이다. 민주주의를 선택한 인류의 삶은 더 공평해져야 맞고 부의 격차도 줄어들어야 맞다. 하지만 오히려 군주시대에 비해 삶의 격차는 더 커졌다고 말할 수 있다. 기득권이 누리는 이득은 더 커지고 공평하게 누려야할 기회는 더 줄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은 과거 교육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었다.
지금 아프리카나 동남아등지의 열악한 국가를 제외하면 교육의 혜택이 풍요로워진 것은 분명하다.
고작 250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이 그 풍요로움을 가장 많이 누린 국가라는 사실이 놀랍다.
신생국이고 인구가 많고 부가 그나마 공평하게 나누어지고 그런 이유로 미국이 그 혜택을 누린 것은 아닐까.
가장 민주적일 것 같은 나라 미국, 계급사회가 아닐 것 같은 미국이 오히려 귀족주의가 숨어있고 상위 1%의 재벌들이 나머지를 견인하는 사회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 상당수가 상위1%의 가정출신이라는 점이 그걸 증명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하거나 학비를 면제하는등 가난한 가정의 아이를 구제하려는 노력이 있지만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점에서 센델의 추첨제 제안은 그나마 불공평한 제도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처럼 다가온다. 입학정원의 일정비율은 우수한 성적순으로 선발하고 이후 추첨제를 통해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현재 세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지성인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나마 평평하게 하려는 몇 개의 해결책에서 우리는 무얼 선택하고 해결해나가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그게 바로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공정과 평등에 대해 대화체의 구성이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없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나이가 들어가니 여기저기 몸이 불편해지고 먹어야 할 약이 늘어나고 있다.
젊어서부터 건강관리를 잘 해왔다면 좀 더 건강한 노년을 맞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직 집안에 암이나 당뇨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고생하셨거나 돌아가신 분이 없어 그나마 위안을 가지긴 하지만 실비보험등 여러가지로 대비하게 되는 걸 보니 건강염려증이 강해지는 나이가 된 모양이다.
제목에도 들어간 위대한 의학자인 허준이 뉴욕에 갔다니 제목부터가 흥미롭다.
'미국으로 간 허준'이란 책을 냈던 유화승교수로부터 감명을 받은 저자가 통합암치료로 권위가 있는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의 경험을 전략적으로 펼친 책이다.
저자가 교환교수로 중국에 간 아버지의 영향으로 중의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베이징 중의학 대학을 졸업한 이력은 많은 감명을 준다.
감기에 걸리거나 위가 아프거나 하면 내과에 가는 것이 당연하고 혹시 허리가 아프거나 몸이 뻐근하면 한의원에 가서 침치료나 부황치료를 받는다.
한의학은 양의학이 하는 일과는 전혀다른 분야의 의학이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그럼에도 우주의 기를 담은 자연적의 치료분야로서는 가장 안전하고 신뢰가 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암치료를 한의학혹은 중의학으로 한다고? 조금 의외의 발견이었다.
비염으로 고생했던 어린시절의 저자가 노량진의 용한 한의사에게 침으로 치료받는 장면은 드라마처럼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나역시 침치료로 효과를 본 경우가 많아서 신기하기만 했다. 병이 오는 것도 운이지만 용한 의사를 만나는 것도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각한 질병이 오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나와 맞는 치료를 해줄 의사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인의 수가 많은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의료시설이나 수준은 상당히 높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한의학을 바라보는 시각은 조금 낮은 것이 아닌가 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오히려 양의학이 더 인정받을 것 같은 나라에서 한의학과 접목하여 통합적 치료를
해오고 있고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
내 주변에서도 암에 걸린 환자들이 고통스런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남은 시간을 즐겁게 살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암치료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욕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치료와 운동등을 보면 상당히 합리적이면서도 인간적이라 많은 관심이 생긴다.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이 책으로 큰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
분명 암도 언젠가 감기정도의 질환으로 생각될 미래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렇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가장 친자연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연구하고 이끌어온 의료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낸다.
어제, 오늘 비가 많이 내리고 있다. 이런 날이면 전을 부쳐 막걸리를 한 잔 해야하나 이런 생각을 해보긴 했는데 굳이 쇼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좀 우울한 날에는 화려한 백화점같은데 가서 쇼핑까지는 아니더라도 눈팅이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살 여유는 없지만 눈에 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 되는 것 같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홈쇼핑 PD라면 뭔가 구성이나 대본같은게 섬세하긴 할 것 같다.
무엇보다 20년 이상 쇼핑을 담당해오면서 구매자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더구나 이 심리는 구매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에도 거의 적용이 되는 것 같았다.
요즘 가장 많이 꽂히는 명언이 바로 '또라이 총량의 법칙'이다.
도대체 이 또라이들은 어디가나 그만큼씩 꼭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일이 힘들다기 보다는 인간관계가 더 힘들어 그만두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말 리더를, 동료를, 선배를, 후배를 잘 만나야 그럭저럭 견딜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라이 총량의 법칙이라는게 발목을 잡는다. 리더의 자격도 없으면서 자리만 지키는 인간, 느려터진 후배,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전가하는 더러운 인간.
이런 인간들의 속성을 쇼핑 세계에 빗대어 풀어놓는 능력이 탁월한 저자이다.
특히 어디가나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심리, 전화의 기능을 넘어서 독서도 하고 뉴스검색도하고 은행일도 보고 도무지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스마트폰의 기능에 푹 빠진 현대인들의 불안감을 새로운 소통으로 인식하고 달래고 해소하는 풍경은 저자의 말마따나 쓸쓸해지기도 한다.
저자도 좋은 학교를 나와 안정된 사회생활을 해왔지만 요즘의 사회생활의 조건은 학벌이 아니라는 의견에 동감하게 된다. 맛집 사장은 수십년 요리를 하면서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고 독립하기를 원했겠지만 결국 아버지의 뒤를 이어 요리를 한다거나 기능사들의 자식들 역시 부모의 길을 따라 3D업종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대학이 성공의 코스가 아님을 확인하게 된다. 시절이 바뀌었다. 차라리 일찌감치 재능을 알아서 기능을 숙달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현명하지 않은가.
뭐든 20년 이상 길을 걷다 숙성에 이르면 달인이 되고 현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쇼핑의 현장에서 숙달된 경험치가 이렇게 멋진 심리학 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사실은 저자 자신이 달란트가 특별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했던 유쾌한 쇼핑 에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