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미용실의 네버엔딩 스토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9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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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여섯살 강태산이 졸지에 고아가 되었다. 아빠가 57세, 엄마가 52세에 태어났으니 늦둥이도 한참 늦둥이었던

태산이는 아홉 살 되던 해 엄마를 잃고 아직 미성년이란 꼬리표도 떼기 전에 그만 졸지에 아버지마저 잃었다.

쌀 한가마는 거뜬히 들만큼 장사였던 아버지가 사라진 지금 그래도 '장사 쌀집'은 절대로 문을 닫을 수 없다.

목욕탕에서 때를 밀던 용식이 형을 일꾼으로 들이고 이웃인 떡집 아저씨네 부부의 도움으로 계속 쌀집을 하기로

했지만 태산이는 아버지를 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집 문서가 든 상자에서 '해리미용실'이란 간판이 걸린 미용실사진이 발견되고 사진 뒤에 있는 '태산아 꼭 여기를 찾아가라'는

메모를 보게 된 태산이는 간판에 써있던 미용실 전화번호에 전화를 걸고 그 곳이 부산대학교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사진의 비밀을 알고 싶었던 태산이는 부산으로 향하고 유일한 절친인 기형이도 가세하게 된다.

개업당시부터 주욱 일을 해왔다는 주인 남자는 뭔가 이상했다. 특히 누군가를 추모하는 날이 가까워오면 그 증세가 더심해진다는

남자에게는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

 

고아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재산을 노리고 파리떼처럼 몰려드는 사람들때문에 회의를 느끼던 태산이는 담임선생님의 초대로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의 모임인 '손으로 말해요'동호회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혼자 남은 태산이를 걱정하는 담임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나는 네가 주어진 양파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벗겨내며 성장하길 바란다.'

이런 선생님이 있어 태산이의 미래는 어둡지만은 않을 것 같다.

결국 그 모임에서 '해리 미용실'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인물을 만나게 되고 태산이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확인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다시 부산으로 향한다.

 

한창 사춘기의 소년이 겪은 가족의 부재는 가슴아프다. 더구나 부나방처럼 돈을 보고 몰려드는 사람들을 물리칠 힘조차 없다.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은 그의 등을 힘껏 밀어준다.

어쩌면 새로운 가족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남기고 소설은 끝이 난다. 그래서 슬프지 않았다.

참아라, 꿋꿋하게 살아야 한다..라고 말해주는 것보다 '슬프지'라고 말해주길 바랬다던 태산이의 아픔이 절절하다.

그래도 사진을 비밀을 쫓기위해 낯선 길을 나서는 소년에게 희망이 느껴졌다.

아마 '장사 쌀집'곁에는 '해리 미용실'이 들어설 것 같다. 그리고 소년은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같아...다행이다.

태산아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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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 바다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전쟁터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그리고… 결혼할 때는 세 번 기도하라 살림지식총서 500
남정욱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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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 자랑하는 지식총서의 500번째 책으로 '결혼'이 나왔다는 것은 조금 뒤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어쩌면 제 1호쯤으로 나왔어야 할 만큼 '결혼'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니었을까.

더구나 포켓북만한 이 사이즈에 '결혼'의 그 무궁무진한 색깔과 역사와 존재의 이유를 담을 수 있을까.

저자는 이점에 대해서 분명히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마치 족집게 선생이 쪽쪽 빼준 문제처럼 눈에 확들어오고 명료하다.

왜 출판사에서 그에게 '선생님이 써주시면 재미있을 것'이란 꼬드김이 결국엔 증명이 된 셈이다.

표제에 있는 '결혼할 때는 세번 기도하라'고 할 만큼 바다에 나간 것보다 전쟁터에 나간 것보다 더 간절히

기도해야 할 결혼, 나도 결혼을 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결혼에 대해 얼마나들 알고 있었던 것일까.

 

아주 오래전 인류가 뭔가 가족이란 형태를 이루고 살았던 원시시대 어디쯤에도 남녀의 결혼같은 모습이 있었을까?

아니면 니것 내것 없이 두루뭉실 어울려 살았을까? 이 책을 펼치면서 처음 든 생각이었다.

굳이 '결혼'이란 족쇄를 채워야 했던 시기는 언제쯤이었을까.

원시시대야 가본 사람도 없고 남겨진 사료도 없으니 그저 추측만 할 뿐이라고 치고 그래도 역사속 어딘가에서

시작된 결혼의 의미를 잘도 찾아내고 있다.

 

아니 결혼식에서 신부를 화려하게 돋보이게 했던 면사포가 약탈혼의 흔적이라니 이 무슨 소리인가 싶다.

하긴 전쟁이나 질병이 없이 인류가 고스란히 개체수를 늘려왔다면 지금쯤 수컷의 수가 어마어마 할 정도로 인류의

역사에서는 늘 신부가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이웃마을에서 이웃국가에서 신부를 훔쳐오는 관행이 있었고

그때 머리에 씌웠던 그물이 장족의 발전을 하여 면사포가 되었다든지 앙증맞은 반지역시 처음에는 족쇄의 형태였던

모양인데 알면 알수록 인류의 결혼의 역사는 재미있다.

 

 

하지만 우리의 결혼은 어떤 모습이던가.

돈이 오가는 결혼은 오랑캐의 풍습이라고 경멸했던 옛 우리의 풍습은 이제 예물과 예단이 돈으로 오가고 마치 예전의 매매혼을 연상

시킬만큼 오염되었다. 심지어 이렇게 마치 정유점의 걸린 고기의 등급처럼 결혼정보회사의 회원등급표까지 버젓이 존재한다니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저자의 말처럼 순수한 사랑만을 쫓는 결혼이 이상적일까?

 

사실 누구도 결혼에 대해 정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동서양의 결혼의 유래와 풍습, 그리고 현대의 비틀어진 모습을 보면서 이미 결혼해서 쓴맛을 볼만큼 본 우리들이야

그렇다치고 앞으로 환상적인 결혼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려고 하는 '결혼'의 참의미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환상에서 어떤 것은 덜어내고 어떤 것은 교정해야하는지 한번쯤

생각해보고 시작해야 한다고 단언하고 싶다.

그럼에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 결혼이기에...그래도 저자가 인용했던 어느 책의 귀절이 내마음을 울린다.

'나는 내 결혼상대를 하느님으로 모실 몸과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가? ....(중략)아내는 가장 약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신

진짜 하느님이란 사실을, 늘, 잊지 않겠는가...'

이 글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저자를 보니 무척이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아닐까싶다. 그의 아내는 그에게 하느님인지도

궁금해지고. 암튼 요만한 책에 정말 알토란같은 이야기가 가득해서 짐짓 묵직한 느낌이 드는 아주 훌륭한 지식서이다.

아내든 남편이든 결혼상대를 하느님으로 모실 준비가 되어 있나요? 모두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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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연애 블루스
한상운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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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연애블루스가 있어 혹시 달콤 쌈싸름한 연애사가 아닐까 생각하셨다면 조금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달콤하기는 커녕 살인과 납치, 폭행과 복수등 살벌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다만 개성이 확실한 주인공들의 활약으로 책 한권을 어떻게 읽었는지 모르게 시간이 지나가는 스피디한 전개가

아주 마음에 든다.

 

 

출판사직원은 성욱은 7년간이나 연애를 했던 애인 인영에게서 이별통고를 받은 날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눈에 확 뜨일 정도의 멋진 아가씨가 자신의 눈앞에 짠하고 나타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녀의 뒤를 쫓아 그녀의 뒷자리에서

영화를 관람하고 다시 뒤를 쫓던 중 갑자기 나타난 고급 외제차에 그녀가 납치되려는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검은 뿔테안경을 쓴 거만한 남자는 어찌난 포악스럽던지 그녀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마구 때리며 차에 태우려 하지만

성욱은 소심한 그동안의 성격은 잊은 채 그녀를 구하기 위해 놈을 공격하지만 도리어 폭행을 당하게 된다.

결국 그녀를 구한 성욱은 무시무시한 사건속에 자신이 발을 들여놓은 줄 전혀 몰랐지만 연이은 사건들은 단순 납치가 아닌

어마어마한 음모와 구린 사건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식을 줄 모르는 다이어트 열풍을 타고 잘 나가는 비만 체인점 잇걸에서 의문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그 내막을 쫓는 여자가

바라 성욱이 구해준 이수정이란 여자였다.

실연에 대한 아쉬움때문이었을까. 본의아니게 그녀와 함께 사건에 중심에 서게 된 성욱은 자신같은 조무래기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세력과 맞섰다는 것을 알게된다.

 

또한 휴직중인 경찰이면서 지금은 지저분한 일들을 해결하는 해결사 노릇을 하는 일도는 존경하던 선배의 죽음으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고독남이다. 그가 취급하는 일들은 모두 은밀하고 구린 냄새가 나는 일들이다.

그런 그에게 수정을 납치하려고 한 방태수라는 인물쪽에서 사건의뢰가 들어온다.

실제로는 이수정을 납치하려고 하다가 자신의 운전기사가 사망한 사건이었지만 방태수는 아버지 방성환의 도움으로 보석으로

풀려나고 방성환은 일도에게 이수정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사실 방성환은 대한민국 사채시장의 대부로서 악랄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였다.

그런 그에게 붙들리면 죽음임을 알면서도 묘하게 마음을 끄는 이 사건을 맡아 이수정의 뒤를 쫓게 된다.

 

경찰이면서 구린일이나 하게 된 일도와 친언니처럼 지냈던 여자의 죽음을 밝히고 싶다는 이수정, 그리고 이수정의 끌림에

자신도 모르게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성욱.

사건을 쫓아가다 보면 비리투성이의 대한민국을 만나게 되고 선한 시민을 속이고 사망에 이르게하면서도 욕망을 잠재우지 못하는

악의 무리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어리버리한 성욱과 차가운 냉혈한인 일도의 활약으로 사건의 진상을 밝혀지게 된다.

 

어찌보면 대한민국의 총체적 문제점은 다 모아놓은 작품인것 같다.

남의 삶은 아랑곳없이 자신의 욕망만을 쫓는 인간들. 그리고 악으로 악을 벌하려는 주인공들.

하지만 난 그들에게 돌을 던질 마음이 없다.

그렇게라도 악을 저지하지 못하면 더 큰 악들이 판을 치기 때문이다.

이수정과 성욱의 러브라인이 살짝 깔리긴 했지만 연애스토리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마치 인간시장의 '장총찬'처럼 일도의 활약이 빛을 발하지만 '정의의 사도'라고 하기엔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일도나 성욱같은 인물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가뜩이나 가슴 시린 늦가을의 요즘 달콤한 연애이야기가 아니어서 살짝 실망스러웠지만 유쾌 통쾌 악인 무찌르기 이야기에

잠시 신이 났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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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 그릴스, 뜨거운 삶의 법칙
베어 그릴스 지음, 김미나 옮김 / 이지북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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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디스커버리방송에서 유독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을 직접 보여주는 남자였는데

연출된 장면이 아니라 날 것 그대로의 방송이어서 도대체 저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궁금했었다. 끝없이 펼쳐진 밀림 한가운데 그를 떨어뜨려 놓고 지도도 없이 안전한 곳으로 헤쳐나오게 하는 장면이라든지

사막, 극지방등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 살아가기 힘든 곳에서 신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남자!

그가 바로 베어 그릴스였다. 본명인 에드워드보다는 베어, 또는 몽키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기억된다는 이 남자는 도대체

왜 이런 방송을 하게 된 것일까 무척이나 궁금했었다.

'한계를 넘은 베어 그릴스, 그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세상에 나온 이 책에서 그의 진면목을 보게 되었다.

 

신분계급에 대한 선망이 남아있는 영국에서도 제법 선택받은 집안의 아들인 베어는 증조부인 윌터와 윌터의 딸이자 할머니인 펫시는

귀족이나 상류사회의 사람은 아니었지만 뛰어난 재능과 품격, 봉사로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사람들이었다.

비록 할머니 펫시의 잘못된 판단에 따른 이혼으로 어머니 샐리는 상처를 받았지만 베어의 아버지이자 남편인 그릴스를 만나 좋은 가정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하원의원인 아버지와 워킹맘이었던 엄마의 부재로 베어는 여덟살 위의 누나인 라라의 보살핌을 받고 성장한다.

늦둥이 베어는 자칫 귀공자같은 삶을 살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호기심많고 도전적이며 당돌한 소년이었다.

 

그가 늘 그리워하는 북아일랜드의 와이트섬 바닷가 마을에서 자연을 사랑하며 짖궂은 탐험정신을 발휘하던 베어는 유명한 이튼스쿨에

입학하게 된다. 고루할 것만 같은 이튼에서의 기숙사생활은 공부보다는 모험을 즐기는 시간들이었다.

학생들에게 억압보다는 자유와 도전이라는 선물을 주었던 이튼에서 그는 자신이 모험가 기질이 있음을 알게된다.

 

영국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SAS는 세계에서 가장 잘 훈련된 전문화부대로 부대의 선발과정은 그야말로 지옥의 행군이라고 한다.

그가 이 악랄한 부대에 지원한데에는 삶에 뭔가 특별하고 오래 남을 만한 것을 이루고 싶다는 소망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소망은 정말로 무시무시한 시험이었다. 도대체 남자들은 왜 그런 부대에 선발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원시부터 내려온 도전적 유전자 때문인지 아무튼 베어스는 지독한 첫번째 선발시험에서 낙오되고 만다.

결국 두번째 도전에서 그가 소망대로 통과되긴 했지만 그 훈련과정을 보면 읽는 내가 등에서 땀이 솟아나는 것같이 숨이 차오른다.

겨우 5kg도 안되는 배낭을 메고 집 언덕을 오르는데에도 헉헉거리는 내가 20~30kg의 군장을 메고 깊은 산과 늪을 빠져나오는

지옥훈련은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물론 그의 이런 경험이 결국 후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서바이벌의 주인공이 되는 초석이 되어주었다.

그가 도전했던 일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 최연소 에베레스트 등정가에 이름을 올려놓는가 하면 낙하산 훈련도중 척추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하는 등 단지 그의 능력으로만 이루어냈다고 생각하기 힘든 여정들이었다.

특히 거의 죽을뻔했던 사고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오는 경험들을 보면 신은 그에게 특별한 선물을 해주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베어 역시 자신의 삶에서 신앙은 늘 자신을 돌아보게하는 원천이라고 말한다. 교회가 아닌 신앙 그 자체!

'나에게 있어서 기독교적 신앙심이란 붙들어주고, 위로해주고, 용서해주고, 강하게 만들어주고, 사랑받고 있음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라는 그의 말에 존경심을 갖게 된다. 종교에 미친 괴짜들의 광신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에 대한 생각에 동의하고 싶다.

그가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가 사랑하는 가족과 그리고 어떤 곤경에도 동요하지 않고 재빠르게 반응하고

집중력을 발휘하는 힘에 있는 것같다.

 

이제는 전세계를 누비며 강연도 하고 봉사도 하는 유명인사가 되었지만 그의 본질은 늘 평범하기를 바라고 가족들과 오랫동안 사랑을

나누고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점에서 나는 TV화면에서 눈을 반짝이며 살아남기를 보여주는 근육질의 남자 베어가 아닌

따뜻한 인간 베어를 보게 된다. 인도의 캘커타에서 테레사수녀를 만나 자신이 가졌던 돈 전부를 털어주었던 순수한 청년 베어는 본질을

잃지 않고 잘 살아가고 있다고 믿는다.

그의 반쯤 휜듯한 코와 빛나는 눈에서 그의 의지와 선함과 사랑을 읽는다.

단지 탐험가로만 기억되었던 그의 깊은 진면목을 보면서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지 한참을 생각했다.

분명 그는 신에게 선택받은 몇 안되는 인간이지만 신의 선택을 받을만큼 그는 충분히 준비된 사람이었음이 부럽다.

그의 이런 도전과 모험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등불이 되어주고 있다고 믿으면서 그가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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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경 - 우리는 통일을 이룬 적이 있었다
손정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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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반도의 삼국의 힘이 팽팽하던 시절 유난히 백제와 끊임없이 전쟁을 치워야헸던 신라가 한반도를 통일했던

순간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이가 몇이나 될까.

드라마를 통해 미실이나 선덕여왕, 혹은 김춘추와 김유신의 존재는 아는 이가 많겠지만 문화적으로 더 찬란했던

백제나 넓은 만주지역을 호령하던 고구려까지 위협했던 신라의 위세를 아는 이가 많지 않은 것같다.

당시 신라의 수도였던 왕경(경주)를 배경으로 고구려의 귀족이었던 진수와 백제의 여인 정이 펼치는 삼국의 팽팽한

정세와 몰락을 그린 작품이다.

 

 

왕을 몰아내고 막리지가 된 연개소문이 고구려를 다스릴 무렵 남부살이의 아들 진수는 부족중 가장 힘이 센 신두수의 선배를

뽑는 자리에서 상대인 제우가 낙마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제우를 죽이려했다는 의심을 받게 된다.

당시 고구려의 막리지는 서국(중국)을 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눈에 가시같은 남부살이를 전쟁터에 내보낼 구실을

찾고 있었다. 결국 진수의 아비는 전장에 부름을 받고 출전하게 되고 아들인 진수는 사고이후 방황을 거듭하다 이 소식을

듣고 전장터로 아비를 찾아가게 된다. 하지만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한 채 계림(신라)군에게 사로잡혀 포로가 되고 만다.

 

계림의 수도인 왕경에서는 고구려와 백제의 위협에 둘러쌓인 불안한 정국에도 불구하고 귀족들은 사치스런 생활을 즐기고 있었고

단군의 정신을 이어받은 화랑의 인기가 대단하던 시절이었다.

차기 풍월주로 기대되는 김유는 어머니 영명부인의 도움으로 백 여명의 낭도들을 이끄는 우두머리이다.

아들인 김유의 출세를 위해 재물을 베풀어야 했던 영명부인은 우연히 저잣거리에서 마주친 정이란 여인을 내세워 동시(東市)에 가게를

열게 되고 정은 뛰어난 수완으로 가게를 번창시킨다. 하지만 정이란 여인의 정체는 비밀에 휩싸여있다.

 

고구려의 귀족인 진수와 계림의 진골인 김유, 그리고 백제의 여인 정은 묘한 삼각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계림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당의 원정을 청하는 견당사를 선발하여 당의 수도인 장안으로 향하게 된다.

정은 오랜 꿈이었던 장안으로 가기 위해 머리를 깎고 비구니승의 신분으로 변장하고 진수역시 교역을 위한 통역관자격으로 함께 한다.

김유와 진수, 정은 자신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서로를 죽여야 하는 운명에 휩싸인다.

하지만 세 사람의 마음속에 싹튼 애정은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몇 번의 고비에도 서로를 헤칠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김유는 대왕이 원했던 대답을 얻어 당당하게 계림으로 돌아오고 김유를 죽이려 했지만 차마 이루지 못했던 정은 실종이 된다.

역시 김유를 처단하고 고구려에 돌아가 망명자의 신세를 벗어나려 했던 진수역시 계림에 돌아오게 된다.

 

우리는 이미 계림(신라)이 당과 연합하여 백제를 멸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조국의 멸망을 지켜봐야 하는 정과 진수, 그리고 통일의 대업을 이룬 김유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작가는 삼국에서도 가장 힘이 적었던 소국 신라가 어떻게 통일의 대업을 이룰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 소설을 시작했다고 했다.

오랜시간 경주와 장안 서역에 이르는 길을 걷고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면서 과거 정말로 존재했었을 법한 인물들을 되살려 내었다.

사실 엄밀한 의미로 보면 신라는 당의 힘으로 통일을 이루었기에 순수한 통일국의 주인이라고 평할 수는 없다.

당시 신라의 맹장이었던 김유신이나 대왕인 김춘추의 뛰어난 지략이 통일의 초석이 되긴 했지만 궁극의 목적은 신라를 위협하는

두 나라의 멸하고 싶다는 강렬한 염원이 위업의 시작이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고구려가 멸하고 발해국이 건국되면서 다시 한반도의 지도가 달라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한양이 아닌 경주가 수도인 신라의 역사를

오랫동안 간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칫 지루할지도 모를 역사소설을 두 남자와 한 여인의 줄타기 사랑이 배합되면서 재미를 더한 작품이 되었다.

당시 국제정세와 삼국의 관계를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면이 있는데다 생각지도 않은 반전으로 마무리되어

조금 얼떨떨한 엔딩이 살짝 아쉽긴 했다.

과연 밀당의 천재들이었던 세 사람의 행적은 독자들에게 맡겨졌으니 상상으로 대신해야할 것 같다.

백제가 멸하고 당으로 끌려갔던 수만의 포로와 왕족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 후손들이 어디엔가 존재할텐데 하는 상상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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