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사는 거리 히라쓰카 여탐정 사건부 1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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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의 고전인 홈즈나 아르세르 뤼팡, 혹은 아가사크리스티를 연상하는 독자라면 이렇게 가벼운

추리물도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마치 개나리나 진달래가 핀 봄의 정원을 거니는 느낌이 될 작품이다.

 

 

이미 표지에서도 그런 느낌이 팍팍 풍긴다.

남자를 연상케 하는 쇼트 헤어는 갈색, 혹은 금색에 가까워 보이고 마치 사자의 갈기처럼 느껴지는 엘자와 그녀의 여고동창인 미카의 활약이 치밀하다기 보다는 경쾌하게 전개된 작품들이다.

도쿄에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고향인 히라쓰카도 돌아와 울며 겨자먹기로 엘자의 조수가 되어버린 미카는 늘씬한 다리와 화끈한 성격의 엘자와는 다르게 예의가 바르고 이성적인 여성이다.

하지만 나이를 불문히고 반말은 예사인데다 목검을 휘두르는 엘자에게는 조신한 미카가 딱이다.

어느 날, 자신이 사귀고 있는 남자에게 다른 애인이 있는 것같다고 의뢰한 여자의 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남자의 뒤를 쫓던 중 낯선 여자의 방문을 목격하게 되고 남자는 욕실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이 작품의 트릭은 여장을 즐기는 남자와 살인을 저지른 범인의 범인 바꿔치기 수법이 돋보인다.

 

일본에서는 탐정이 정식직종으로 인정을 받는다고 한다. 주로 우리나라의 흥신소나 심부름센터에서 하는 일들을 담당하는데 엘자와 미카는 연인의 실종과 살인사건들을 수사하게된다.

실제로 살인사건이 난 것을 수사했다기 보다는 실종사건을 쫓다보니 살인사건과 맞닥뜨리게 되었고 경찰에서도 밝혀내지 못한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식이다.

 

안에서 문이 잠긴 밀실살인 사건의 결말은 반전 그 자체이다. 점을 보러 온 고객에게 거울로 사기를 치는 무당의 이야기도 아주 신선하다.  물론 모든 사건해결의 키는 엘자가 쥐고 있다.

하지만 무대뽀 엘자의 좌충우돌 수사방식은 뭔가 조마조마하다. 그걸 조종해주는 역할이 바로 미카이다.

말하자면 셜록 흠즈와 왓슨의 모습같다고 할까.

젊은 여성들이 해결해 나가는 사건들은 살인같은 끔찍한 결말이 있어도 그리 어둡지 않다.

 

정신없는 축제현장에서 의뢰받은 사건 관계자인 여자를 뒤쫓는 장면은 은근 스릴도 있다.

분명 그녀들이 쫓는 여자를 놓치지 않았건만 그 시간 인근에서는 그 여자가 범인인 듯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유능한 엘자와 미카 콤비가 놓친 것은 무엇이었을까.

고도의 범죄물이라기 보다는 가벼운 두뇌회전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작품이라 그런지 쉽게 읽힌다.

아마 연재편이 또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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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품위 있게 나이 들고 싶다
한혜경 지음 / 샘터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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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은 시간이 아닌가싶다. 아무리 가난한 사람이라도 모든 것을 다 가진

권력자에게도 공평한 시간! 결국 우리들의 삶은 죽음을 향하게 되어있다. 역시 공평하게.

100세 시대라는 말이 먼 이웃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이제 내 얘기라는 것이 실감나는 나이가 되고 보니 과연 나는 품위있게 늙어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나는 한국의 베이비붐세대에 태어나 참으로 열심히 살아온 세대에 속한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베이비붐세대는 한 때 경제를 이끄는 축이었지만 이제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노년세대의 중심축이 되어가고 있다. 어찌보면 서글픈 현실이다.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부지런하게 일해 자식들에게 잘사는 환경을 마련해주기위해 소처럼 일했던 세대였는데 이제 서서히 지는 해처럼 나이가 들어가고 있으니 그 것만으로도 서글픈데 문제는 노후에 대한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느냐하는 것이다.


 


좀 더 못살았던 부모님처럼 우리들도 자식들에게 헌신했다. 하지만 아직은 부모에 대해 '효'라는 개념이 다소나마 남아 있어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생각은 남아있는 세대였다. 부모님들도 당연히 자식에게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나마도 하지 못하고 짐승처럼 부모를 대하는 인간들도 없진 않지만 형편만 괜찮다면 당연히 부모님을 돌봐드리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과연 자식들에게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까?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은 한결같이 자식에게 기대지 않겠다고 단언한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가슴 시리다.

한마디로 우리 베이비붐세대는 과거와 미래에 끼인 세대로서 부모를 돌봐드리여하고 자식에게는 헌신해야 하는 세대인 것이다. 당연히 자신들의 노후를 위해 따로 떼어놓은 재산은 물론 감정까지도 여유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저출산국가로 돌아선 지금 우리는 후손들에게 너무나 큰 짐을 지우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현실에서 자신을 '돈 버는 기계'처럼 이용만 하다가 버린다는 분노감을 품은 사람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나이들어 할만한 일자리도 잃게 되고 여유있게 쓸 생활비도 없다면 아직도 많이 남은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식들은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살만해졌다고 해도 부모를 제대로 돌보겠다는 의식은 별로 없다.

물론 기대하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몸마저 제대로 가눌 수없는 시간이 온다면 과연 누가 우리들을 돌볼 것인가. 절로 한숨이 나온다.



얼마전 드라마에서 자식들에게 그동안 키우기 위해 들어갔던 돈을 반환하라는 '효도소송'이 이제 드라마속 이야기만이 아닌 세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힘들게 사는 법을 모르는 자식들에게 늘 퍼주기만 했던 부모들은 이제 '효도계약서'를 받아야만 하는 현실이 도래했다. 절대 웃을 수없는 이야기이다.


아직 의식이 있고 다소나마 돈도 가지고 있다면 서둘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당당하게 노년을 즐기기 위한 대책이 바로 이 책에 나와있다.

법률적인 조언을 들을 곳이나 건강한 삶을 위한 상담처에 대한 정보도 꼼꼼하게 안내되어 있어 든든하다.

우울증에 걸려 남은 시간들을 헛되이 쓰지말고 '품위있게' 나이들어가는 법에 대한 조언들이 너무 감사하게 다가온다.

'당신도 결국에는 늙는다'라며 노인체험을 해보는 장면은 가슴아프지만 이렇게라도 미래를 대비하고 젊은이들을 이해 시켜야한다.

100세시대를 맞아 버려야 할 것들과 무장되어야 할 전략들을 실감나게 조언하는 이 책을 친구들에게도 권해야겠다.

같이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  나도 8십이 되는 내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지만 어차피 그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첫걸음을 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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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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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춘삼월이 가깝다. 하지만 한겨울 바람보다 꽃샘바람이 더 파고드는 요즘이 더 춥게 느껴진다.

봄의 따뜻한 기운을 기다리는 마음이 떠나기 싫은 찬바람의 기운조차도 지긋해지기 때문이겠다.


 

아무리 떠나기 싫은 겨울이라도 어느새 여기저기 봄기운이 스멀스멀 눈치를 보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남해의 섬은 이곳은 찬바람을 뚫고 올라온 냉이며 달래가 어느새 지천이라 엊그제는 제법 캐다가 맛있게 무쳐먹었다.

봄이 오면 마음도 싱숭생숭해지기 마련이라 옛말에는 처녀가 바람이 난다고 하는데 샘터의 노란 표지를 보니 어느새 봄을 담은 듯 따스하게 맘이 덥혀진다.


 


요즘은 다시 서울과 섬을 오가는 생활을 하는지라 그동안 목말랐던 문화행사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그런데 우리동네에 이런 협동조합이 있다닌 눈이 번쩍 떠진다. 동화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인형으로 만들다니..아이디어가 참 신선하다.

그림속에 인물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작업이니 아이들에게는 기적같은 경험이 되기도 하겠다.

'만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나만의 인형을 만들어볼 수도 있고 저렴한 수강료로 만들기 강좌에도 등록할 수 있단다.

바느질솜씨는 자신이 없지만 산책삼아 동네 햇빛공방에 수강신청을 해볼까.



오래전 콩나물시루같은 경춘선을 타고 대성리며 춘천을 오가는 여행조차도 행복했던 기억이 있건만 요즘 기차여행은 일취월장 변신이 대단해졌다. 족욕을 즐기고 온돌에 몸을 누인채 기차여행을 즐기다니 정말 깜짝 놀랐다.

더구나 개그 공연까지 볼 수있다니 일석 몇조란 말인가. 강을 따라 꽃이 가득핀 철길을 느긋이 즐기고 싶어진다.


 

2~3월안에는 온돈마루실 가격이 반값이라니 수다쟁이 친구들 한번 불러 모아야겠다.



책욕심이 많은 나는 평생의 소원인 서재를 가지고 한동안 뿌듯했다. 하지만 한달이면 수십권씩 쌓이는 책들이 어느새 걱정거리가 되었다. 좁은 공간에 쌓인 책들에 내려앉은 먼지를 보면 책욕심을 좀 내려놔야지..하면서도 엄두가 안난다.

개인이 운영하는 '국민도서관 책꽂이'은 내 책을 무료로 보관해주는 대신, 내가 맡긴 책을 남에게 빌려주는 도서 공유 서비스라고 한다. 아..내가 원하던 서비스였다. 그리고 꼭 다시 볼 가능성이 없는 책들은 기부를 해도 좋을 것같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살짝 살이 쪄보인다. 하긴 세월이 얼마인가. 나잇살은 너도 나도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래도 조금 후덕해 보이는 얼굴이 더 정답다. 요즘에는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통인시장의 기름떡볶이를 그녀도 좋아한단다. 나도 이번에 서울에 가면 꼭 찾아가 맛을 봐야겠다. 정년없이 열정만 있으면 언제든지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그녀가 부럽다. 서구적인 마스크와는 다르게 한옥사랑이 남다르다. 나이탓인가. 나도 슬슬 한옥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나도 어린 시절을 떠올릴 골목시장이 있다. 지금은 재개발이 되어 옛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어려서 먹던 골목냉면이 너무도 그리운데...살면서 저렇게 찾아갈 추억의 시장이 아직 남아있는 것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늘 이코너는 유심히 보게된다. 아는 것 같지만 전혀 몰랐던 진실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선택했던 수많은 간장들이 이렇게 엄청난 비밀이 숨어있다니..메주를 띄우고 된장을 건져내어 만든 재래식간장은 왠지 입에 맞지 않아 얻어두고도 즐겨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제 입맛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염산으로 분해하여 간장을 만들다니..이런 간장이 몸에 절대 해롭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내 집에 있는 간장들을 유심히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분해간장인지 100% 양조간장인지 꼼꼼이 챙겨보자.


60년간 받은 200여통의 편지를 모아 서간집을 낸다는 최정호 석좌교수의 글을 보니 스마트시대에 사라져버린 손편지가 그리워진다. '지금 세대는 부모님 편지를 한 장도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에 가슴이 저릿해진다.

글쎄 나도 아이들에게 손편지를 쓴적이 있었던가? 나를 기억해줄 흔적은 모두 가상의 공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익숙해진 요즘 꽃무늬가 그려진 편지지를 언제 봤는지 기억도 가물하다.

간직해줄지는 모르지만 올봄 물이 차오르는 삼 월에는 그리운이들에게 손편지라도 써야겠다.


여전히 창문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찬바람속에서 봄이 느껴진다. 시간은 우리와 상관없이 들이닥칠 것이고 짧은 봄이 가기전에 부지런히 마음갈이를 해야겠다. 이제는 시간이 무섭고 한없이 소중해지는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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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아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영화를 좋아하고 비행기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형사의 아이'는

1990년과 1994년 이미 출간되었던 소설이란다. 보통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재출간되는 경우는

그만큼 작품이 탄탄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20여년이 지나 재출간되었음에도 전혀 고루한 느낌이 없는 최신작같은 작품이었다.

도쿄 공립중학교 1학년인 야기사와 준은 부모의 이혼으로 경치성 수사 1과 형사인 아버지 미치오와  단둘이 살고 있다. 고토 구로 새로 이사를 온 두 부자는 마음 좋은 베테랑 가정부 가정부 하나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이미 예순이 훨씬 넘은 하나 할머니는 오랫동안 가정부생활을 하면서 익힌 말투로 준을 '도련님'으로 '미치오'를 주인어른으로 부르며 헌신적으로 준을 돌보지만 아주 영특한 두뇌의 소유자임을 뒤에 밝혀진다.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지역인 준의 집이 있는 동네는 이웃에 대해 아직 관심이 많은 곳인지 얼마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무성하게 돌고 있었다. 준의 가장 친한 친구인 신고와 이웃해 살고 있는 괴팍한 노인네의 집에 여자가 들어간 후 나오지 않았다는 것과 죽여서 마당에 파묻었다는 소문이었다.

소문을 조사하기 시작한 신고와 준은 그 집 주인이 유명한 화가 시노다 도고로 싸움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노임임을 알게된다. 바로 그 무렵 동네하천에서는 토막난 여자의 사체일부가 발견되고 준의 집에는 시노다 도고가 범인이라는 쪽지가 배달된다.

하지만 연이어 다른 사체가 있다는 편지가 배달되어오고 다른 사체일부가 또 발견된다.

연쇄토막살인사건! 검시결과 둘 다 20대초반의 여성으로 성폭행을 당한후 살해되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사건을 맡은 미치오와 호기심강한 형사의 아들 준은 각각 이 사건을 향해 나름의 수사를 시작한다.



이 소설의 매력은 단순히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추리소설로서의 기법뿐아니라 사회의 그릇된 병리에 대해 고발하는 점이다.

일본은 유독 소년 살인사건이 많은 모양이다. 실제로 어린 아이를 살해하고 교문에 머리를 매달아 사회를 경악시켰던 범인이 중학교 소년임이 밝혀졌고 단지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적은 형만을 받고 풀려났다고 한다.

그 소년이 자라 변호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컸기에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 소설에서도 바로 이런 점이 포인트가 된다. 단지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극형을 모면하는 것이 정당한 일일까.

미치오의 입을 통해 작가는 상상력이 없는 인간이 늘고 있음을 한탄한다.  자신이 죽인 사람이 사실은 사랑스러운 인간이었다는 것과 죽임이 없었더라면 얼마든 아름다운 삶을 살았을 수도 있는 인간이었음을 상상해내지 못하고  쉽게 살인을 저지르는 인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현대의 비극을 고발하고 있다.



차라리 연예인흉내를 내거나 오빠부대같이 자신을 표출하는 것이 더 낫다고까지 말한다. 소년범들의 특징은 응어리를 안고 사는 아이들...보통의 상식을 벗어난 방법으로 자기주장을 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1935년 도쿄 대공습에서 겨우 살아난 남자는 끔찍한 그 기억을 그림으로 승화시켰고 자신을 구해준 남자에게 평생 속죄의 마음으로 살게 된다. 그 과거의 비극은 현재에 이어져 이 살인사건과도 연결이 된다.

연쇄 토막 살인사건과 자식을 위해 무조건 자신을 던지는 무분별한 요즘의 부모의 모습, 죄책감없이 상상력의 빈곤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아이들...과거와 현재를 잘 아우리면서 지금 이시대의 문제점까지 작 녹여놓은 수준 높은 작품이었다.

역시 발랄한 그녀다운 작품이다. 준과 신고의 다음 활약이 이어지지는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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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의 아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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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를 좋아하고 비행기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형사의 아이'는

1990년과 1994년 이미 출간되었던 소설이란다. 보통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재출간되는 경우는

그만큼 작품이 탄탄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20여년이 지나 재출간되었음에도 전혀 고루한 느낌이 없는 최신작같은 작품이었다.

도쿄 공립중학교 1학년인 야기사와 준은 부모의 이혼으로 경치성 수사 1과 형사인 아버지 미치오와  단둘이

살고 있다. 고토 구로 새로 이사를 온 두 부자는 마음 좋은 베테랑 가정부 가정부 하나 할머니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이미 예순이 훨씬 넘은 하나 할머니는 오랫동안 가정부생활을 하면서 익힌 말투로 준을 '도련님'으로

'미치오'를 주인어른으로 부르며 헌신적으로 준을 돌보지만 아주 영특한 두뇌의 소유자임을 뒤에 밝혀진다.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지역인 준의 집이 있는 동네는 이웃에 대해 아직 관심이 많은 곳인지 얼마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무성하게 돌고 있었다. 준의 가장 친한 친구인 신고와 이웃해 살고 있는 괴팍한 노인네의 집에 여자가 들어간 후

나오지 않았다는 것과 죽여서 마당에 파묻었다는 소문이었다.

소문을 조사하기 시작한 신고와 준은 그 집 주인이 유명한 화가 시노다 도고로 싸움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노임임을

알게된다. 바로 그 무렵 동네하천에서는 토막난 여자의 사체일부가 발견되고 준의 집에는 시노다 도고가 범인이라는

쪽지가 배달된다.

하지만 연이어 다른 사체가 있다는 편지가 배달되어오고 다른 사체일부가 또 발견된다.

연쇄토막살인사건! 검시결과 둘 다 20대초반의 여성으로 성폭행을 당한후 살해되었다는 것이 밝혀진다.

사건을 맡은 미치오와 호기심강한 형사의 아들 준은 각각 이 사건을 향해 나름의 수사를 시작한다.



이 소설의 매력은 단순히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추리소설로서의 기법뿐아니라 사회의 그릇된 병리에 대해 고발하는 점이다.

일본은 유독 소년 살인사건이 많은 모양이다. 실제로 어린 아이를 살해하고 교문에 머리를 매달아 사회를 경악시켰던

범인이 중학교 소년임이 밝혀졌고 단지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적은 형만을 받고 풀려났다고 한다.

그 소년이 자라 변호사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컸기에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 소설에서도 바로 이런 점이 포인트가 된다. 단지 소년범이라는 이유로 극형을 모면하는 것이 정당한 일일까.

미치오의 입을 통해 작가는 상상력이 없는 인간이 늘고 있음을 한탄한다.  자신이 죽인 사람이 사실은 사랑스러운 인간이었다는

것과 죽임이 없었더라면 얼마든 아름다운 삶을 살았을 수도 있는 인간이었음을 상상해내지 못하고  쉽게 살인을 저지르는

인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현대의 비극을 고발하고 있다.



차라리 연예인흉내를 내거나 오빠부대같이 자신을 표출하는 것이 더 낫다고까지 말한다. 소년범들의 특징은 응어리를

안고 사는 아이들...보통의 상식을 벗어난 방법으로 자기주장을 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1935년 도쿄 대공습에서 겨우 살아난 남자는 끔찍한 그 기억을 그림으로 승화시켰고 자신을 구해준 남자에게 평생

속죄의 마음으로 살게 된다. 그 과거의 비극은 현재에 이어져 이 살인사건과도 연결이 된다.

연쇄 토막 살인사건과 자식을 위해 무조건 자신을 던지는 무분별한 요즘의 부모의 모습, 죄책감없이 상상력의 빈곤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아이들...과거와 현재를 잘 아우리면서 지금 이시대의 문제점까지 작 녹여놓은 수준 높은 작품이었다.

역시 발랄한 그녀다운 작품이다. 준과 신고의 다음 활약이 이어지지는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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