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스님이 되었을까
인해.명오 지음 / 민족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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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대한 답을 드린다면 나는 '운명'이라고 말하고 싶다.

스님뿐만이 아니라 신을 대신하거나 수행하는 수도자들은 운명이었기에 그 길을 갈 뿐이라고.



나는 특별한 종교를 가지지 않았다. 부처님의 말씀도 좋고 주변에 교인들이 많아 나를 위해 기도해준다면 그것또한 기분이 좋다. 여기저기 걸쳐놓아야 안심이 되는 죄인이어서 그럴까.

가장 친한 친구는 수녀이다. 어려서 점을 보러 다니는 걸 좋아하던 시절에 친구의 사주를 넣어보니 스님이 되든지 수녀가 되어야 한다고 해서 코웃음을 친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런 운명을 지닌 사람이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모든 인간은 부모님의 기를 받아 자식으로 태어난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야 하는 수도자들 역시 모두 부모님이 계시다. 독실한 신자라 자식이 스님의 길을 걷겠다고 하면 좋아하실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반대하시는게 당연할 것이다. 곁에 두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고 손주 재롱도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 소개된 스님 한 분은 출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셨고 한 분은 반대에 부딪혔다고 했다.



환영을 하셨든 반대를 하셨든 멀리서 수행하는 자식을 지켜보는 마음을 다들 비슷하지 않겠는가.

결코 그 길이 쉽지 않음을 짐작하기에 기도로 그 길을 응원할 뿐이었을 것이다.

'좋은 스님 못 되면 부모 가슴에 두 번 못 박는 것이다'라는 말이 딱 맞는다.

아무리 스님의 길을 걷고 있지만 부모님이나 피붙이들이 고초를 겪는다거나 죽음에 이르렀다면 남의 일 보듯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두 스님이 부모님을 먼저 떠나보낸 사연을 보면서 마음이 저려왔다.



불교에 귀의하는 길이 얼마나 설레었는지, 평범하지 않은 선택을 보면서 이런 분들은 정말 선택받은 분들이구나 싶다.

부처님도 자신의 가르침을 설파할 적임자를 일찌감치 알고 계셨던 것은 아닐까.

나이가 들고 이것 저것 먹는 약도 많아지고 주변 분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할 때 마다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든다.

소멸하지 않는 생명은 없지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게 쉽지 않다.

그저 반복되는 업을 소멸하고 인간으로소 겪어야 했던 오욕칠정에 휘둘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행복한 스님의 길을 가고 있는 두 스님의 시간들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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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손에 닿았을 뿐
은탄 지음 / 델피노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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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이 있다고 믿는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초능력이라는게 있고 그 능력을 쓰는 초능력자들이 있다고 믿는다.

과거 미국 CIA에서도 초능력자들을 훈련시켜 스파이로 이용했다는 기록이 나왔다.



십 육년 째 고향인 상산의 제과점에서 검수일만 해온 지영!

꽤 부자로 유명한 집안이었지만 할아버지가 연이어 세 번 낙선의 고배를 마시며 재산은 거널이 났다.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가 되자 지영은 대학입시를 포기하고 제과점에 취직하여 집안을 돌보게 된다. 돈만 벌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치매까지 걸린 할아버지의

병원비에 진료까지 도맡아야 했다. 할아버지가 유일하게 알아보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오랫동안 지켜본 재욱이와는 어릴적부터 친구사이다. 위로 누나만 여덟명이 있어서인지 연애조차 하지 못한다. 사실 재욱이는 지영이를 어려서부터 좋아하고 있었다.

지영은 고향을 떠나지 못하고 공장에서 검수작업을 하는 자신이 싫었다.

언젠가는 서울에 가서 화려한 꿈을 펼치고 싶은 마음으로 버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서은우가 나타났다. 그녀를 희망으로 이끌어줄 남자!



은우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집안이 기울자 변호사였던 어머니를 따라 지영이 사는 상산으로 내려왔다. 머물곳도 없을 정도의 처지가 되자 안면이 있던 지영이 할아버지를 찾아와 의탁하게

된다. 그렇게 잠시 상산에 머물던 모자는 형편이 좋아지자 서울로 떠났고 지영의 기억에서도 점차 희미해졌다. 그랬던 은우가 나타나 그녀를 서울로 이끌게 된다.

조그만 신문사를 운영한다는 은우는 제법 능력을 발휘하여 10여명의 직원을 둔 대표였고 지영은 한동안 은우의 신문사에서 별볼일 일들을 하게된다. 커피타오는 일같은.




지영은 은우에게 신세를 지는 입장이지만 난척하면서 자신에게 초능력이 있다고 고백하는 은우를 처음에는 믿지 않는다. 하지만 점차 초능력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보면서 은우의 초능력을 믿게 된다.

이 소설은 반전의 반전이 숨어있는 스릴러 소설이다.

은우의 초능력을 믿었던 지영이 사실은 해리성 기억상실증 환자였고 그녀가 기억하는 모든 것들은 망상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반전이 일어나면서 진짜 빌런의 정체가 등장한다.

언론사 기자라는 저자의 작품이라 그런가 그 업계의 사정이 아주 리얼하게 잘 그려져 있다.

더구나 책을 덮을 수 없게 만드는 말솜씨는 또 어떻고. 위트가 곁들여지고 진짜 미친 사람은 누구인지를 따라가다 보면 서서히 밀려드는 감동까지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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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키드 3 Wow 그래픽노블
제리 크래프트 지음,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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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직 닿지 못한 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어떠한지 늘 궁금하다.

미국 리버데일 중학교의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인 책이다. 우리나라도 요즘은 외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시대가 되었다. 내 수학여행지는 경주였는데...



화자로 나오는 주인공은 유색인종(흑인) 소년이다.

예술학교 합격증을 받고 좋아하던 조던은 반 친구들과 프랑스 파리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일단 비행기에 탑승하는거 부터가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을 보여준다. 부잣집 아들인 마버리는 단체수학여행임에도 1등석을 예약하고 먼저 탑승한다.

여기서 '재산과시등급 승객'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항공사 직원이 등장한다.



별볼일 없는 일반석(예산절약 등급 승객)에게 어디에 앉아도 신경안쓴다는 멘트가 위트와 서글픔같은게 느껴진다. 제리 크리프트의 사회현실에 대한 풍자가 재미있지만 세상 어디서든 이런 계급에 대한 편견, 차별이 등장함에는 씁쓸함이 밀려온다.



그렇게 시작된 파리여행. 마침 내가 오래전 둘러봤던 여행지가 나와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흠 여행자들이 도는 코스는 어디나 비슷하구나.

조던 루브르박물관이 대단하지? 그리고 사진으로만 보던 '모나리자'의 그림이 너무 작아서 실망하지는 않았니?

그림으로 보니 역시 지금도 그 그림앞은 사람으로 북적이는구나.

왜 우리나라의 장점이면서 단점이 '빨리빨리'여서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는데 프랑스사람들과 미국사람들의 생활도 이렇게 비교되는걸 몰랐네. 맞아 그랬던 것 같아. 프랑스 사람들은 걷는 모습도 여유가 있었던 것 같네. 미국사람들도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걷는구나. 우리처럼.



조던은 알뜰주의자 아버지와 쿨한 엄마와 행복하게 살아가는 소년인 것 같다.

다만 예술고등학교에 합격은 했지만 그냥 리버데일 종합학교에 다니자고 말하는 장면은 좀 짠하게 다가온다. 엄마의 사촌인 바비는 자신이 미술가라고 주장하지만 가난한 삶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래도 조던은 이웃 친구에게 수학여행에서 다 쓰지 못하고 남은 유로화 한 장을 건넨다.

언젠가 꼭 유럽에 가서 이 돈을 써달라고. 조던의 다정함에 코끝이 찡해진다.

유쾌한 웹툰이지만 전작처럼 유색인종문제나 자본주의의 차별같은 것들을 잘 비틀어 놓았다.

왜 많은 상을 받았고 후보에 올랐는지 알것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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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스윗 홈
림뽀 지음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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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큰 아이?)는 낼 모레가 마흔이고 둘째도 서른에 가까운 나이에 이르렀으니 언제 내가 얘들을 키웠나 가물거린다. 그럼에도 힘들었던 기억들은 지워지지 않는다.

정말 고통스런 진통끝에 아이를 낳고 이제 몸좀 편해지겠구나 싶었는데 지옥같은 육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우리아이들은 순한 편이라 남들에 비해 고생을 덜했지만 서너시간만에

우유를 먹이는 일이 참 힘들었다. 아이를 낳고 나면 잠도 많아지고 우울증도 찾아오는 와중에 먹이고 치우고 씻기는 모든 일들이 정말 힘에 부쳤다. 옛날 어머니들은 어떻게 10남매를 낳아 키웠을까.



이제 육아 11년 차, 감성이 유독 예민한 딸 유니와 예의 바르지만 아직은 막내티가 흐르는 태태를 돌보는 일상을 보니 웃음이 나오다가 공감이 되다가, 잘하고 있나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밀려왔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좋은 부모라는걸 꼭 알려주고 싶었다.



최근 방송하고 있는 드라마 '라이딩'을 보면서 극성 부모들의 지독한 교육열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내가 아는 친구도 서울 끄트머리에 살면서도 아이들을 대치동 학원에 라이딩 하더니 결국 좋은 대학에 보냈다. 부럽다기 보다는 그 열정이 내게 없다는 사실에 우리 아이들은 좀 행복하지 않았을까 나름 스스로 위안을 해보다가 만약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우는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좋은 대학에 연연하지 않고 편하게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수포자 유니를 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그래도 기본은 해야되지 않을까 고민하는 엄마의 모습이 잘 그려졌다.




무뚝뚝하게 보이는 경상도 남편도 넘 다정하고 좋은 아빠였다.

엄마를 서로 차지하려고 침대경쟁을 벌이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얼마나 엄마를 좋아하는지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 조금 키워보면 자신의 방에서 나오지 않을 그 날이 온다.

어쩌면 감성이 풍부한 유니는 사춘기가 왔을지도 모른다.

갱년기와 사춘기가 격하게 부딪혔던 경험이 있던 나로서는 멀지 않은 미래의 유니네가 어떤 그림이 될지 살짝 걱정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참 따뜻한 가족드라마를 보았다. 태태가 원하는 쌍동이 동생이 태어날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고, 너무 인기가 좋아 여자친구가 자주 바뀔지도 모를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지만

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에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던 것 같다.

특별하지 않지만 소중한 일상, 그게 행복임을 알았으면 좋겠다. 유니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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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말하라 - 단숨에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숫자의 마법 26가지
사다이 요시노리 지음, 임해성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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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숫자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수학을 어려워한 사람이라면 숫자만 봐도 거부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경제활동을 해온 저자가 경험을 통해 습득한 비즈니스의 비법을 숫자로 해석한 책이다.

지금 이시간 정도면 많은 회사에서 회의를 할 시간이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할지도 모른다. 회의나 프레젠테이션을 많이 참석해본 사람들은 안다. 사람에 따라 얼마나 지루하고 시간을 낭비하는 회의가 되는지를..



때로는 너무 경직되고 단정적인 언어가 상대를, 특히 상사에게 불경하게 들릴 우려가 있다.

하지만 요점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알고 있다. 메일을 보낼 때에도 제목부터 18자를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가 강조한다.



인성이 좋다고 사회생활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냉정하게 보이지만 정확한 판단과 전달이 필요하다. 나의 비즈니스 방법에 문제는 없을까, 점검해보는 좋은 시간이다.

특히 나처럼 직선적이 성격이어서 혹시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았을까 걱정했던 사람이라면 돌려 말하지 않고 숫자로 말하는 방법을 더 익혀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우선 나는 어떤 유형인지를 파악하는 것 부터가 중요하다.

체크리스트도 있으니 꼭 진단해 보기를 권한다. 생각보다 우리는 자신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보고 숫자로 말하는 법을 익히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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