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이 다시 쓴 무지개 원리 : 실천편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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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에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무지개만큼이나 빛나는 수많은 자기계발서중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킨 ’무지개 원리’를 읽은 명사들은 과연 어떻게 이책을 느끼고 실천했는지를 되돌아보는

검증서라고나 할까.

인간의 마음이란 간사해서 좋은 책을 읽고나면 당장 그대로 실천하여 삶을 개혁시킬것 처럼 하다가도

시간이 흐르면 고무줄이 늘어났다가 다시 줄어들듯 타성에 젖은 게으른 삶으로 다시 복귀하곤 한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알만한 명사들은 과연 무지개원리를 어떻게 읽었고 실천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잘나가던 CEO 였던 현대건설 김중겸사장은 ’그만두라’는 무언의 압력을 이기고 오히려 쫓겨갔던 계열사를

일등으로 올려세우면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보란듯이 일어난 사례이다.

무지개 원리에 ’감옥에 갇혀서도 문창살 사이로 흙탕을 보느냐, 별을 보느냐에 따라 이후의 인생이 바뀌는

것이다’를 가슴에 새기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매일 오후면 우리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는 명MC 최유라는 순발력 있고 공감력이 탁월함에도

늘 긴장을 늦추지 않고 ’말로써 세상을 기쁘게 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말은 마음이다.

내 마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솔직히 묻고 마음을 다스리도록 노력한다’고 말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듣는 마음도 깊어야 한다. 아마 그녀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말로써 세상을 기쁘게 하려는 기특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어지기 때문일것이다.

프로그램에 초대된 저자의 책 ’무지개 원리’를 읽고 ’말’의 전문가인 자신이 특히 귀에 밟혔던

다섯번째 항목 ’말을 다스리라’를 마음속에 새기고 실천한다는 그녀가 정말 아름답게 느껴진다.

 


 
 

말하자면 이책은 읽는것에 그치지 않고 실천하고 점검하게 하는 검증서이다.

오늘하루 내가 무슨말을 했는지 어떤 소망으로 노력했는지 혹시라도 느슨해지려는 나를 다시

일으켜세우고 채근해주는 멘토와 같은 다이어리라고 하겠다.

스스로 실천하는지 나의 생각은 어땠는지..이렇게 적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말하자면 나만의 ’무지개 원리’책을 다시 만든다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한 표현이 될 것같다.

그래서 포켓에 쏙 들어갈 정도로 앙증맞게 만들어져 나온모양이다 늘 메모하고 가까이 둬야 하므로..

 

한권의 책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무지개 원리’ 실천편의 이야기를 보면서

문득 게을렀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넘쳐나는 많은 책들이 보석이 되려면 스스로 갈고 닦아야 함을..

모르지 않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무지개 원리’를 보석으로 승화시킨 실화는 정말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게 한다.

명사들에게만 ’무지개 원리’가 영향을 준것만은 아니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웃들의 체험수기를

보니 나역시 멋진 ’명사’가 될수 도 있겠다 싶어진다. 오늘부터 시작이다. 일단 나를 점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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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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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속시원한 막가파 가족들의 이야기 영화화될야 할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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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천명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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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한때는 귀신도 때려잡을 것 같은 젊음도 가버리고 예비군훈련, 민방위훈련까지

면제받은.. 이젠 귀신도 뭐하는지 잡아가라고 연락해도 신경도 안쓰는 평균나이 사십 구세의 역전의 용사들이

날개 꺾이고 무릎에 바람든 채로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그것도 칠순이 넘은 늙은 에미 품으로 말이다.

 

거대한 개미떼가 지나간 것 같이 먹을 것을 초토화 시키는, 비록 5번의 별을 달긴했지만 진짜 깡패는 되지 못했던

오함마씨,

유일한 대학 졸업생으로 한때는 집안의 희망이 될뻔도 했던 주인공 영화감독과 유난히 남자를 밝혀

동네 추문의 단골손님 여동생 미연, 이제 겨우 두번의 결혼을 끝냈을 뿐이다.

그리고 '죄송하지만 저 성질좀 있거든요'라고 큼지막하게 얼굴에 붙이고 다니는 조카딸 민경이..

이만하면 막장드라마의 등장인물 구성은 완벽하다.

막장드라마의 결말이 그러하듯 '사실 나는 네 친어미가 아니다', 혹은 '너와 나는 이복형제란다',

더 나아가 '네여동생의 친부는 따로 있단다'가 골고루 종합선물처럼 버무려져 있으니 누가 누구랄것도 없이

모두 맛간 주인공의 영예를 나누어 가진 셈이다. 하긴 엄마 아빠를 선택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 그들이 무슨 죄랴.

그렇다고 먼저간 아내를 그리워 하며 혼자 살지 못한 아버지를 원망할수는 없는 노릇이고

재취로 오긴 했지만 전파사 구씨와 눈이 맞아 도망간 엄마의 눈물겨운 사랑을 불륜이라고 돌을 던지기엔

3남매의 삶도 만만치 않으니 그저 그렇게 불운한  인생의 공범자가 되어 으르릉 거리며 살아갈 밖에.

 

노숙자로 나서기 직전 전화를 걸어 '닭죽 먹으러 올래?'하던 에미의 예리한 직감은 역시 위대하다.

사람을 패고 가막소를 제집마냥 드나드는 자식이라도 자신이나 망할 일이지 엄한 투자자들까지 물귀신

같이 끌어내린 빛못본 '말만 영화감독' 자식이라도 '아는 언니'의 적극적인 삶의 개입으로 인해 주다야싸의

세계로 화려하게 입문한 딸이라도 엄마란 언제든지 자식의 삶에 촉수를 곤두세우고 필요할 때면 문을 열어두는

그런 존재이다. 어려운 때 일수록 먹고 힘을 내서 살아야 한다..스물 네평 연립을 가득 채웠던 고기 냄새에는

내새끼들 기 살려주고픈 모정이 그득하다.  미륵돼지 처럼 꾸역꾸역 삶의 허기를 고기로 채워넣는 자식들을 보면서

또다시 고기를 재는 엄마의 손길에는 세찬 인생이야 오너라 아무리 그래도 내새끼는 내가 지킨다 하는 눈물겨운

사랑이 있다.

 

스튜어디스 출신의 아내는 별로 당기지는 않는데 안 먹으면 왠지 손해일 것 같고, 그래서 억지로 먹기는 하되

막상 먹으려고 보니 옹색한...한마디로 기내식 같은 여자였다. 그녀가 헬스클럽의 코치와 바람이 난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지만 사실 그토록 혐오했던 전과5범,오함마의 주먹이 아니었다면 슬그머니 그녀를 놓아

주었을지도 모른다. 더구나 다시는 헬스코치를 하지도 못할만큼 아작을 낸 책임을 고스란히 오함마가 뒤집어

썼음에도 왜 그토록 그를 미워하는 거지? 죄책감을 가장 어리석은 방식으로 해결하다니..오감독 너무 하잖아!

 

담배핀 조카딸을 위협해 용돈을 착취하고 주니어용 팬티를 보며 수음을 하는 인간들이지만 스페인어로

최악의 사태란 뜻인 '살라오'가 되면 멋지게 뭉치기도 한다. 집나간 민경을 그래도 삼촌둘이 찾아나선것만

봐도 증명이 된셈이다.

 

낡은 연립주택 입구에 놓여있는 쇼파에 앉아 바라보는 삶은 아무리 유심하다 해도 다 알수가 없다.

가막소를 예정해 놓은 오함마도 평생 먹을 돈과 사랑하는 여자를 쟁취하여 멋지게 날아오르지 않았는가.

 

-왜냐하면 내가 자존심이 상했거든. 니들처럼 배운 게 없는 놈들은  잘 모르겠지만 원래 사람은 이렇게

다루면 안되는 거야. -251p

 

자존심이 없는 사람은 위험하다. 자존심이 없으면 자신의 이익에 따라 무슨 짓이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위험 한 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사람이다. 그것은 그가 마음속에 비수같은 분노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자존심을 건드리면 안되는 법이다. -222p

 

비록 마약쟁이 북어대가리처럼 보이고 3류도 못되는 에로영화를 찍는 감독으로 전락했지만 적어도 오감독은

애증의 오함마를 팔아 넘기지 않았다. 자존심을 멋지게 지켜냈다.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말이다.

 

색광녀로 소문난 추문의 달인 미연도 세번째 결혼을 하고 이제 음식점 주인이 되었다.

한때는 자식을 버리고 야반도주로 사랑을 쫒을만큼 젊고 열정적이었을  늙은 엄마도 삶의 닻을 내려놓았다.

모두 다시는 헤어 나올 수 없을것 같았던 늪에서 빠져나와 툭툭 진흙을 털고 넓고 단단한 길을 걷고 있다.

 

-물론 형제니까 나보다 잘 아시겠죠. 그런데 혹시 감독님이 보고 싶은 것만 본 건 아닐까요? 색안경을 끼고. -153p

 

우리는 모두 보고싶은것만 보고 살고 있는지 모른다. 낡은 연립 주택 앞에 놓인 한때는 찬란했을 구겨진 소파에 앉아서.

색안경을 쓰고 삐뚜름하게 세상을...사람들을 보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잘 모르는 얘기만 해서 자꾸 주눅들게 하는 오감독보다 항상 나를 웃게 해주는 오함마를 따라 함께 날아오른 수자씨의

목소리가 자꾸 나를 붙잡는다.

 

-그럼 수자씨는요. 수자씨도 저 인간을 사랑해요?

-조금요.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하려고 노력할 거에요.

 

가난한 사람만이 사랑을 한다는데, 참으로 대책없는 사랑이라는데 나도 수자씨처럼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더 깊은 눈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 보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지루한 일상과 수많은 시행착오, 어리석은 욕망과 부주의한 선택...인생은 단지 구십 분의 플롯을 멋지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널려 있는 함정을 피해 평생동안 도망다녀야 하는 일이리라.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해피앤딩을 꿈꾸면서 말이다. -45p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이 소설의 마지막은 해피엔딩..하지만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인생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법...오감독이 이 소설을 영화화한다면 화려하게 부활할것이라 장담한다. 모여라 투자자들이여!

 

빈 항아리 처럼 텅 빈 가난한 마음에 지인들이 용기와 격려를 들이부어주었다는 저자에게 난 술을 가득 부어주고 싶다.

우리 고령화된 사람들끼리 밤새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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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앙 - 평생 동안 서로를 기억했던 한 사자와 두 남자 이야기
앤서니 에이스 버크.존 렌달 지음, 강주헌 옮김 / 갤리온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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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말 영국의 유명한 백화점 헤롯에서는 팔지 못할 것이 없는 모양이었다.

개도 고양이도 아닌 사자를 팔다니...오스트레일리아에서 무작정 런던으로 건너온 에이스와 존은

덜컥 어린 숫사자를 사고만다. 더구나 자신들이 근무하는 가구점에서 키우려 하다니..지금처럼

애완동물의 종류가 다양해진 요즘조차도 사자를 애완동물로 키운다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도

말이다. 하긴 아주 어린 사자는 자그마한 고양이만큼 귀엽고 앙증맞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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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고향에서 유럽의 대륙으로 건너왔을 크리스티앙의 선조는 동물원에서 자랐으며 크리스티앙과

그의 형제들을 낳았다. 만약 헤롯백화점에 팔려가지 않았다면 동물원이나 서커스단으로 팔려갈 운명

이었을 크리스티앙을 이 두 젊은이를 만난것은 운명과도 같았다. 그들이 오스트레일리아서 건너오지

않았더라면...그순간 헤롯에서 크리스티앙을 발견하지 않았더라면...가난했지만 어린 숫사자를 사지

않았더라면..수십년에 걸친 감동의 드라마는 쓰여지지 못했을 것이다.

 

야생의 사자가 자신의 땅을 떠나 인간들의 세상으로 나올수 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인간들의 이기심

때문이었을것이다. 아프리카의 제왕 사자가 없는 동물원을 상상한다면 큰맘먹고 떨리는 마음으로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상심을 줄것인가.

이렇게 인간세계에 길들여진 사자는 야생의 사자들보다 몇십년을 더 살 수있다고 한다.

치열한 야생에서 짧고 굵게 살다가는 삶이 멋질것인가. 아님 인간에게 길들여져 야생을 버린 채

길고 편안한 생을 누리는 것이 아름다운가.

 

다행히도 크리스티앙은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랐으며 결국 '야생 복귀 프로젝트'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땅인 아프리카로 되돌아가게 된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적응하면서 야생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그린 '크리스티앙'은 인간이 다시 인간스러움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비록 동물이지만 서로가 교감하고 사랑하며 자신들이 가야할곳을 찾아가는 여정이 너무나 아름답다.

지금처럼 동물애호의 목소리가 높지 않았을 그시절에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애정으로 자신의 땅을

찾은 '크리스티앙'은 행운의 사자가 분명하다. 비록 자신들의 영역을 내놓지 않으려는 터줏대감들의

방해가 있긴 하지만...멋지게 성공한 사자와 사람들의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준다. 지금쯤 아프리카에는 '크리스티앙'의 후손들이 갈기를 흩날리며 살고 있을것이다.

용기있었던 사람들과 조상을 둔 덕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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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먹잇감을 사냥하고 끊임없는 생명의 위협에 시달려도 사자가 있을 곳은 아프리카만큼 적당한 곳은 없다.

어렵게 야생으로 돌아간 '크리스티앙'도 자신을 돌봐준 두 유모의 기억을 결코 잊지 않았을 것이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유튜브를 올랐던 사자 크리스티앙과 두 젊은이의 재회장면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것은

단순히 사자와 인간과의 우정만이 아닌 조심스럽게 야생으로 돌려보내려는 사람들의 사랑과 노력의 흔적들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인간의 세상에서 야생은 야생의 세상에서 살아가야 자연스러울테니..

우리에 갇혀 먹이를 받아먹는 흐린눈의 사자보다 아프리카의 대지위에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사자가 더 아름답지 않겠는가. 이런 고귀한 사명을 이루기 위해 소중한 생명까지 바친 조지 애덤슨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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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의 지붕
마보드 세라지 지음, 민승남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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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70년대의 이란은 우리와 너무나 닮았다. 미국의 개입으로 독재자로 군림하는 통치자 밑에서

신음하는 국민들의 아픔이 그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떨쳐낼 수 없는 선망의 욕구가 그러하다.

1940년대 군사혁명으로 팔레비왕조가 세워지고 친서방정책을 편 이란은 1951년 모사데그가 수상이

되어 반서방정책을 펴고 이를 계기로 왕정파와 국정파간에 내란이 일어난다. 1953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왕정파는 군사쿠데타를 통해 모사데그를 축출해내고 팔레비 왕조의 친서방정책은 계속된다.

 

자신의 정권을 지켜준 미국과의 공존은 이슬람원리주의자들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바로 1970년대의

이란은 페르시아인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의지가 국민들사이에서 서서히 피어오르던 시기였다.

 

1973년 여름, 테헤란의 지붕 위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테헤란에선 여름에 지붕에서 자는일이 흔하다.

비록 지붕에서 자다가 떨어지는 사람이 수백명이긴 하지만 낮동안의 뜨거운 열기가 식은 지붕은 이책의

주인공인 열입곱의 소년 파샤와 아메드의 중요 무대가 된다.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고 예민한 시기인 사춘기를 보내는 파샤는 옆집에 사는 아름다운 여인

자리를 남몰래 사랑하지만 그녀는 이미 태어날 때 부터 테헤란 대학 정치학과 3학년생 일명 '닥터'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다. 그는 그 동네에서 가장 똑똑하고 다정다감한 청년으로 파샤의 친구이자 멘토이다.

그래서 파샤의 짝사랑은 죄책감에 부끄럽고 아플 수 밖에 없다.

 

박독재 저항정신을 지닌 닥터는 마르크스주의에 심취하고 이란의 비밀경찰 사바크에게 쫓기게 된다.

사실 파샤의 아버지 역시 젊은시절 친구들과 반정부활동을 벌이다가 아버지의 친구 메흐르반씨가

18년씩이나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고 있었고 지금은 산림감시원으로 일하고 있지만 페르시아인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민족주의자였다. 파샤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정치적인 발언이나 글이 엄격히 금지

될 만큼 억압적인 분위기였다.

 

파히메를 사랑하게 된 아메드는 위트가 있고 용기가 있으며 파샤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을만큼 친한 친구이다.

아메드와 파히메, 자리와 그를 짝사랑하는 파샤의 사랑은 영원하지 못했다. 어느 날 닥터가 사바크에게 잡히게

되고 결국 죽음을 당하게 된다.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닥터의 부모와 파샤,자리, 아메드와 파히메 뿐만아니라

그동네의 모든사람들이 충격에 빠지게 된다.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은 조직 사바크의 감시에 반정부주의자인

'닥터'의 장례식은 비밀리에 치러지게 되고...그때부터 남은 사람들의 고통이 시작된다.

친구의 여자를 사랑했던 파샤의 죄책감과 사랑하는 이를 잃고 방황하는 자리..그들을 지켜봐야 하는 부모들과

친구, 이웃들...우리도 이와같은 암흑의 시대가 있었다. 말한마디에 어느날 사라져 버렸던 사람들..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무서운 시간들...과연 미국이란 나라가 세계곳곳에 행한 만행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통당했는지 알기는 할까? 자신들의 꼭두각시처럼 전락해가는 나라들을 보면서 침략과 정복의 기쁨을

누리고 있었을까. 팔레비왕의 생일날...자리는 그들이 지나가는 거리에서 분신을 하고...

파샤는 그녀를 미처 말리지 못한 채 경찰의 폭행으로 정신을 잃는다.

 

기억을 잃은 파샤..깨어나서 맞닥뜨려야 할 현실이 두려워 그는 깨어나길 거부한다.

사랑했던 친구와 여자를 잃은 파샤는 누군가 자신의 심장에 칼을 꽂아주기를 바라지만 사랑하는 부모님과

아메드의 보살핌으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그토록 혐오했던 미국으로의 유학을 결심한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미국으로 가야하는 현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침을 뱉으면서도 버릴 수 없는 더러운 현실과 운명앞에 세상은 자신이 꿈꾸던 대로 될수 없음을 알게되고

그렇게 파샤는 아픈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모두들 파샤에게 말해 주었던 '그것'은 바로 '명예,우정, 사랑, 자신이 가진 전부를 주는것, 일신의 평안을

위해 눈 감고 귀 막지 않게 깨어있는 정신으로 사는것...'

파샤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것'을 지키려고 결심한다.

 

파샤가 정신병원에서 돌아오던 날 텅빈 마당으로 들어서자 어딘선가 날아오는 눈덩이들..

"집에 온걸 환영한다" 담장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들...그제서야 일제히 켜지던 이웃집들의 불빛들..

창가에, 지붕에, 발코니에 이웃들이 나와 축복을 보내주던 장면에서는 눈물이 쏟아진다.

아무리 문화가 다른 나라 사람이지만 인간에 대한 애정만큼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이란에 이웃들이

너무 고마워서 자꾸 눈물이 나왔다.

 

저자 마보드 세라지의 자전전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만큼 그의 성장과 미국유학의 이야기는 닮아있다.

마지막 반전은 기쁘면서도 가슴이 아파왔다. 우리의 상처와 너무도 닮은 이란인들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서 가슴이 먹먹해왔다. 결국 호메이니에 의해 팔레비는 쫓겨나지만 미국을 등진 이란이 그 뒤로

더 행복해졌는지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을것 같다. 이어진 숙청과 전근대적인 국가로의 환원이

이미 서구의 문명에 길들여진 국민들에게는 또다른 전쟁과 상처가 되었을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는 불평등이 존재 할지라도 죽음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닥터가 묻혔던 공동묘지 입구에서 사제가 말한것 처럼 과연 죽음은 모두에게 공평한것일까?

혹시 죽음의 형태에 따라 죽은이의 가치에 따라 이것마저도 불평등한것은 아닐까..의구심이 들었다.

'연을 쫒는 아이'에 이은 아랍권 페르시아인의 자존심을 일으키는 역작임을 숨길 수 없다.

사랑과 우정과 자유의 감동스토리 강추하고픈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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