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도시로 읽는 독일사 - 철학과 예술과 과학이 살아 숨 쉬는 지성의 나라 독일 이야기 30개 도시로 읽는 시리즈
손선홍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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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하면 떠오는 것들, 실리를 따지는 사람들, 자동차, 히틀러, 분단국가, 전범국의 진정한 사과...

좋은 이미지도 많지만 안좋은 이미지도 많은 국가이다.



세계사를 이렇게 도시별로 나누어진 책들은 많지 않다. 왜 굳이 도시로 구분지었을까 싶었는데 독일의 도시별 특징이나 개성이 이렇게나 강하니 뭉뜽거려 기술한 역사서보다 더 가깝게 다가온다.

과거 독일이 지금의 지도보다 더 거대했다는 사실도 새롭게 느껴졌다.



흔하게 하는 퀴즈가 바로 나라의 수도를 맞히는 문제인데 독일의 수도에 대해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독일의 수도는? 하면 뮌헨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베르크라는 지명을 가진 도시가 많아서 그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사람도 있다.

더구나 독일이 우리나라처럼 과거 분단국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린시절 불렀던 '로렐라이 언덕'이 독일 전설에서 시작된 노래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려나.



책을 읽다보니 독일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너무 많아 독일이 위대한 국가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괴테, 칸트, 실러, 카를 마르크스, 우리보다 늦긴 했지만 활자를 일상화시켜 책을 만든 쿠텐베르크 (결국 이 책들의 보급이 후일 종교개혁운동의 디딤돌이 된다) 바흐, 베토벤, 슈만,멘델스존,브람스 처럼 아름다운 음악가들을 비롯해 인류의 원흉 히틀러까지...정말 세계사를 움직인 거장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국가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기억도 나지 않지만 독일분단의 이유가 역시 우리나라처럼 소련과 서방연합국의 작품이라는 사실에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하지만 또 그 높았던 베를린 장벽이 동독 정권의 '국외 여행 자유화 조치'기자회견장에서 비롯되었다니 너무 코미디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에게 이런 코미디는 왜 없었는지...그리고 무엇보다 전범국으로서 독일은 일본과 달랐다는 사실에 더욱 일본에 대한 반감이 커지게 된다.

독일의 총리 빌리 브란트가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장면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후에 메르켈 총리도 홀로코스트에 대해 사과했고 많은 독일국민들도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본은 어떠한가.

비록 전쟁을 일으키고 엄청난 전쟁비용을 배상해야 했던 독일이 다시 유럽의 심장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역사를 부정하지 않고 성실함과 민족적 자긍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처참한 역사를 지녔지만 그 위에 우뚝선 독일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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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네가 선생님을 했으면 좋겠어
김차명 지음 / 일요일오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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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이 이 말을 알까 싶은데,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는다'거나 '군사부일체'는 임금과 부모와 스승은 동급이라는 말이다.

내가 어려서까지는 선생님을 무서워하고 존경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학부모로서 선생님들을 좀 어렵게 대했던 것 같았고 애들도 드물긴 하지만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학교에 가면 남자 선생님보다는 여자

선생님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달라진건 그 뿐만이 아니다. 젊어서 교사라는 직업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되기도 쉽지 않은 직업이었다.

요즘에 나는 교사를 그저 직업군의 하나로만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스승은 없다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누구의 잘못이었던지, 사회의 변화, 교사당사들의 자부심변화, 아이들의 되바라짐이나 학부모들의 과도한 간섭같은 것들이 모여 교사를 단순히 직업으로 생각한다면 결코 쉬운 직업이 될 수 없다고

여기게 된다. 이기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명'없이 단순한 직업인으로만 교사를 선택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가난하던 시절 한 반에 60명이 넘는 것을 더 넘어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어 등교하던 시절이었을 때 늘 아이들이 몰려들어 가까이 하는 바람에 머리에 사는 '이'가 없었던 적이 없었던 선생님이 떠오른다.

그리고 육성회비며 학비조차 제대로 내지 못한던 시절 낡긴 했지만 두툼한 외투를 주셨던 선생님도 떠오른다. 물론 그 당시에도 또라이같은 교사가 있긴 했다. 시계를 풀어헤치고 대걸레의 막대를 집어들고 마구잡이로 때리던 깡패같은 선생. 지금도 이가 갈린다. 나는 그렇게 맞진 않았지만 그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공포가 밀려들었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얼마 전 유퀴즈에 나왔던 남자 선생님은 아이들과 댄스를 하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려 인기가 많다고 했다. 일단 아이들과 뭔가 함께 한다는 것 자체로 멋지다. 것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춤이라니. 노래솜씨는 그저 그런데 전국대회에서 상을 휩쓴다는 합창단도 소개되었다.

아직도 어디에선가는 교사가 아닌 선생님, 스승의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분들이 있구나 싶어 감사한 마음이다.

최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던 여교사가 제자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고 그 전에는 학부모의 갑질로 자살한 사건들이 연이어 보도되기도 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이 책은 그 문제에 대해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직업인으로서의 교사는 무슨 일을 하고 사회적 위치는 어떠하고 하다못해 연봉은 어떤지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얼마전까지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자리가 없어 쉬고 있다는 예비교사들이 많았는데 이제 교대에 학생들이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그것도 걱정스럽다.

세상은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 아니고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듯 변화한다.

과거의 교육으로 요즘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하면 백전백패가 아니겠는가. AI교과서가 혹은 교육교재가 나오고 과연 그 선택이 옳은가 하는 문제가 떠올랐다.

외국은 홈스쿨링이 많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왜 학교를 보내는지 나는 안다.

지식만 배우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법까지 배우는 학교, 그 학교에서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에게 이 책은 필수교과서가 되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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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 이경규 에세이
이경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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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연예인들이 책을 썼다고 하면 기대반 확인반의 마음이 든다.

정말 자신이 썼을까, 누가 대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의 마음이 든다.

집에 도착한 책표지에 이경규의 사진이 있는 것을 보고 딸내미가 놀라서 묻는다.

"어? 이경규가 책을 썼어?" 우리가 연예인을 부를 때 굳이 '씨'자는 붙이지 않으니 이해하시길.




아마 나와 비슷한 나이일걸? 하고 앞장을 들쳐보니 몇 년도 생이라는 글은 없다.

고럼 검색해봐야지. 오메 나보다 한 살 더 많네. 그래서일까. 그의 어린시절이야기나 프로그램들 이야기가 쏙쏙 들어온다. 같은 시대를 살아왔으니 친구처럼 친근한 느낌이다.

하긴 그 나이 들어서 개그맨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드물다. 뭔가 이경규만의 특별함이 있어서 여전히 은퇴하지 않고 사랑받는 것 같다.



대부분 코미디언이나 개그맨들이 집에서는 조용한 편이라고 들었다. 밖에서 하도 말을 많이 하니까 오히려 말이 없어지는 것인가보다. 이경규도 프로그램 이외에서는 조용한 편이라고 해서 놀랐다. 더구나 공황장애라니..그것도 호주의 그 광할한 대지위 우주의 별을 보는 순간에.

책속에 누누히 등장하는 자신은 우주에서 보면 먼지정도의 존재라고 하더니 우주가 뭐라고 속삭였나? 너는 대한민국의 유명 연예인이지만 티끌보다 못하다는둥 뭐 그렇게.



그가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은 대개 장수했었고 진심이 느껴지곤 했었다. 특히 개를 키우는 모습에서 버럭하는 성격에 어떻게 개들을 저렇게 잘 키우나 싶었는데..역시 연예인을 화면에서 보는 모습으로만 각인하면 안되겠다. 글을 읽다보니 세상을 보는, 사람을 보는, 생명을 보는 그의 진심이 느껴져서 참 좋았다. 다만 나처럼 먹는 약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니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식이조절로 당뇨를 이기고 있다니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다. 흠 의지가 대단하구나.



박수 칠 때 왜 떠나냐고 으르렁 거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얼마나 멋진지.

'한 사람의 죽음에는 우주만한 울림이 있다...서로를 위해 존재하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

그게 삶이고 가치다'라는 말에 얼마나 공감이 되던지.

100세 시대라고 하니 육십 중반정도의 나이라고 해도 살 날 보다 갈 날이 더 가까운게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삶과, 특히 죽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도 '이경규 처럼' 살았다면 잘 살았다 싶다.

그저 웃기는 사람중에서도 머리가 좋고, 잘 욱하는 사람 정도에서 삶의 깊은 무게를 아는 잘 살아온 사람으로 다시 각인하게 된다.

연예인들의 삶은 일반 대중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결혼을 하네, 이혼을 하네, 자살을 했네, 별세를 했네....대중들의 우상이기에 어쩔 수 없이 관심이 가고 마음이 덧대진다. 최근 몇 몇 연예인들이 세상을 떠난 소식에 우울해졌다.

제발 나와 같은 시간을 살았던 연예인들이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그러니 현미밥 먹고 술도 줄이고 그렇게 만들고 싶은 영화에 열중하면서 오래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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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팩트 커피, 커피 하는 마음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 1
김종진 지음, 김종필 사진 / 수오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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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뭔가 남다른 열정이 있는 것 같다.

전공하고도 아무 상관도 없고 그저 커피가 좋아서 시작했다는 말을 하는 저자를 보니 그냥 운명처럼 커피가 다가온 것 같았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아도 너무 많다. 하지만 커피를 볶고 갈고 내리는 그 작업이 좋았다니 지금의 '매뉴팩트 커피'는 그저 운명이었던 것이다.

저자의 말마따나 언제부터인지 대한민국에 커피열풍이 불었다. 점심시간쯤 시내에 나가면 거의 모든 사람들 손에 일회용커피잔들이 들려있었고 조그만 동네에도 브랜드커피집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우리민족이 언제부터 그렇게 커피를 좋아했지?



하지만 저자는 커피를 드립해서 내리는 곳이 거의 없던 시절부터 이미 커피의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커피공부를 더 하기 위해 대학을 휴학하고 여행비용을 모으기 위해 알바를 하고 기어이 자신의 꿈을 향해 날아올랐다는 것 부터가 이미 성공을 향한 비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편입시험을 위해 만났던 K와의 만남 역시 운명적이었다.

그가 원두를 사오는 무역업을 시작하다니...결국 그와의 만남이 매뉴팩트 커피의 시작이 되었다.



나도 얼죽아인편인데 카페인에 약한 편이라 하루 한 잔 이상은 부담이라 여러 커피를 즐겨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저자의 커피여행을 따라가다보니 이렇게 많은 나라의 개성있는 커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닿지 못한 세상을 눈으로 담고 문화를 즐기는 여행을 넘어서 커피와의 만남이라니 정말 저자의 열정에 두손 들고 말았다.



선택한 모든 길, 실패를 포함한 그 길에서도 배울점은 있다고 말하는 저자에게서 철학자의 깊음이 느껴졌다. 커피 한 잔을 만들어도, 여행을 해도,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우리는 많은 철학자를 만날 수 있다. 그저 커피가 좋아서 커피를 만드는 차원을 넘어서

많은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애정, 고객들에 대한 감사함까지를 더한 그의 삶의 태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대상포진과 거북목까지 얻을만큼 자신을 갈아넣었다는데 이제라도 건강에 대해 조심하고 있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건강이 제일이다.

연희동에 가게 되면 오래된 골목에 자리잡은 매뉴팩트 커피에 꼭 들러야겠다.

아마 내가 여지껏 먹어본 적 없는 기가막힌 커피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결코 실망하지 않을 커피맛을 기대해본다. 그나저나 원두값이 더 오르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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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씨아저씨네, 차별 없는 과일가게 작고 단단한 마음 시리즈 2
공석진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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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여동생이 사들고온 한라봉이 식탁 가장자리에서 말라가다 결국은 음식물 쓰레기통에 집어넣게 되었다. 귀하고 비싼 과일을 버릴 정도로 잘사는 집도 아니건만 그만큼 과일은 이상하게 먹게 되지를 않는다. 그래서인지 시장을 가도 과일전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 편이다.

이 책의 저자 입장에서보면 나같은 사람이 많지 않기를 바랄 것 같다.



좋은 대학을 나와 오래 직장생활을 하던 저자가 뜬금없이 과일장사를 시작했다는 것부터가 남다른 선택이었다. 그쪽 유통쪽을 잘 아는 편이었던 것 같지도 않다.

'누구네 야채가게'니 '과일가게'니 해서 꽤 유명세를 탔던 젊은 장사꾼들도 있다.

마케팅쪽으로는 타고난 젊은이들인데다 근면하고 친절했던 점들이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하지만 공씨아저씨네 과일집은 열어놓은 날보다 닫아놓는 날이 더 많은 이상한 과일가게이다.



몇 년전부터 사과값의 상승이 만만치 않아서 사과를 좋아하던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인다는 뉴스가 등장했다. 그저 한 해의 문제이려거니 했지만 저자의 염려대로 이제 과일도 '제철'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절이 되었다. 대구근처가 사과의 특산지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강원도까지 재배지역이 올라갔다고 한다. 한마디로 기후변화로 인해 과일재배지의 지도가 달라진 것이다.

거기에다 때이르거나 때늦은 더위, 폭우, 잦은 태풍등으로 과일생산에 어려움이 더해졌다.



15년 전쯤 한가한 삶이 그리워 섬과 서울을 오가며 살고 있는 내가 꿈꿨던 것중 하나가 텃밭농사였다.

조그만 텃밭에 우리 가족이 먹을 소량의 야채를 키워내는 일을 하고 싶었었다.

하지만 정말 손바닥만한 텃밭농사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유기농이니, 저농약이니 하는

농사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농부의 수고가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농약을 쓰지 않는 흙에는 굼뱅이들이 신나게 고구마며 감자같은 것을 맛있게 파먹고 어느 집 텃밭에 갔더니 약을 안쓰더라는 소문이 퍼졌는지 사방에서 이름모를 벌레들이 몰려와 먹방을 펼치곤한다.

이제는 아예 너도 먹고 남으면 내가 먹지 하는 맘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농사가 주업인 농부라면 얼마나 속터질 일일까.



기후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땅도 바다도 먹거리가 흉년이다.

저자가 지적한대로 마구잡이로 환경을 망친 댓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셈이다.

과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싶을만큼 공씨아저씨네 과일집의 변화무쌍한 이야기가 조금 두렵게 다가오기도 한다.

'과일도 유행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리뷰를 쓰면서 이 사진만큼은 꼭 올리고 싶었다. 대저토마토일까 싶은 저 토마토를 손에 올린 농부의 손에 자꾸 시선이 멈추었기 때문이었다. 코딱지만한 텃밭에서 풀을 뽑고 수확한 것들을

정리하다 보면 손톱밑에 흙이 들어가게 되고 며칠을 찝찝하게 보내게 된다.

하지만 농한기가 따로 없는 시절을 사는 농부들의 손은 바로 저렇게 않겠는가.

과일의 맛도 중요하지만 인성좋은 농부들과의 관계를 더 생각했다는 멋진 과일가게 아저씨의 시간들을 만나면서 그저 과일장수의 일기가 아닌 삶의 철학, 인간사이의 소통, 환경문제, 미래의 먹거리까지 정말 많은 분야를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거래를 하던 농부 네 분이 세상을 떠났다는데 왜 두분은 스스로 삶을 마감했었을까.

책을 덮으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아마도 공씨아저씨네 과일가게로 돈을 벌어 건물을 사기는 틀렸지 싶다.

안타까운 마음이었지만 이런 과일가게아저씨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이기적인 걸까.

세상에는 아직 공씨처럼 아름답고 멋진 고집장이들이 있어 살아갈만 한 곳이 유지되는게 아닐까.

감사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땀흘려 땅과 씨름하는 모든 농부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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