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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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골치아픈 법을 이렇게 재미있게 풀어놓다니 읽는 내내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가뜩이나 법때문에 뒤숭숭한 이 시절에 웃으면서 법공부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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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는 누가 죽였을까? - 세상에서 가장 기묘한 22가지 재판 이야기
도진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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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으로만 보면 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을 수사하는 추리물이나 미스터리물이 아닌가 싶었다. 더구나 10년전 이미 출간되었다가 다시 재출간이 되었다니 꽤 인기가 있었던 베스트셀러였나 했고.



물론 이 책에는 추운날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팔지 못하고 얼어죽은 이야기가 등장하기는 한다. 그렇다면 성냥팔이 소녀의 죽음은 누구의 책임인가 하는 것이 포인트인데 소녀가 성냥을 팔고 있었을 때 그 길을 지나간 두 남자가 과연 책임이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착한 사마리안인'에 대한 얘기는 참 많이 들었던

이론인데 여기에서 바로 등장한다. 피해를 주지는 않았지만 죽음에 이를지도 모를 소녀의 상황을 모른척하고 지나간 사람들에게 죄를 물을 수 있냐는 문제!



특히 이 책은 판사출신의 도진기작가의 법에 대한 책이라 정말 흥미로웠다.

요즘 가끔 방송에도 등장하는데 판사출신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좀 엄격해보이고 정형화된 느낌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선입견이 완전히 깨져버렸다.

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염라가 연옥에 판사로 등장하고 '악법도 법이다'라고 외치고 독을 마신 소크라테스가 변호사로 등장시킨것도 흥미로운데 툭하면 욱하는 욱검사와 자신도 욱 잘하는 염라와의 힘겨루기는 정말 한 편의 개그를 보는듯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왜 우리가 법을 지켜야하는지, 정말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이 또 있을까 싶다.

더구나 여기 등장하는 피고인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동화속 인물이거나 실제인물들이다.

백설공주에 도로시, 헨젤과 크레텔같은 동화속 인물이나 고흐, 심지어 '타이타닉'에 출현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까지 등장시키다니 매일 법전만 보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양반 독서량이나 박학다식이 넘친다 넘쳐!



'심신상실'과 '심신미약'은 어떻게 다른지, 법적용은 어떻게 되는지 '정당방위'는 무엇이고 어느정도까지 법의 보호를 받는지등에 대해서 알기쉽게 드라마를 올려두었다.

흠흠, 법도 사람이 만든 것이라 아주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당방위'에 대한 우리나라의 정의는 미국보다는 엄격하다고 들었다.

실제 어떤 살인은 법에 처분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니 요즘처럼 사법적으로 실망스러운 상황들이 벌어지는 경우가 너무 많을 때 우리가 알아야 할 '법'에 대해 어렵지 않게 아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도진기변호사님, 추리소설도 넘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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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주장법
허진희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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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시 시절의 암울한 경성! 식민지의 천재시인 백오교가 자살을 한다.

나라잃은 지식인의 허무가 원인이었을까. 이어 그를 주종하던 조선 최고의 미남 미카엘역시 유서를 남긴 채 시신으로 발견된다.


독초를 먹고 죽은 것 같은 시신들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나선 독초전문가 구희비!

그녀는 화장터가 있는 천붕대에 살고 있는 차돌이를 비서로 데려온다.

비록 가난하고 배움은 없지만 덩치가 튼실하고 영리한 아이였다.

이후 희비와 차돌은 미카엘의 시신을 확인하고 자살이 아님을 확신한다.



백오교가 과외를 해주던 사토가의 여식 미유는 오교를 사모하지만 오교는 꿈쩍도 하지 않았었다. 미유의 오빠인 쥰은 왜소한데다 나약했고 사실 미유의 엄마인 카논이 결혼전 연인이었던 사내사이에 생긴 아이였다.

현재의 남편은 카논의 쟁쟁한 집안덕을 보고자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결혼을 한 것이었다. 카논은 희비처럼 독초를 연구하고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



미카엘이 먹은 것으로 보이는 자비초는 카논이 수집해놓았던 독초로 이미 사라진 후였다.

연구실문의 열쇠는 카논이 늘 허리춤에 차고 다니면서 놓은 적이 없었는데 누가 열쇠를 훔치고 자비초를 훔쳐 미카엘에게 먹인 것일까.

하지만 카논은 더 끔찍한 예언을 한다. 아마도 죽음은 이어질 것이라는. 카논의 예언대로 오교와 미카엘을 따라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이어지는데..



연쇄살인을 수사하는 희비와 차돌의 활약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당시 우리 조선의 국민이 겪고 있었던 불행한 상황과 독립운동, 그리고 일본에서 일어났던 조선인 학살사건이 교차하면서 암울학 식민지의 허무를 밑에 깔아놓았다.

과연 살인자는 누구일까. 무기를 쓴 살인보다 더 교묘한 독초의 등장이 흥미로왔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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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김문주 옮김, 박재연 감수 / Pensel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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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거장들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했던 책이다. 저자의 꼼꼼한 해석에 작가들의 여정이 문학에 미친 영향력을 보면서 그 여정에 감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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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김문주 옮김, 박재연 감수 / Pensel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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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여행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닿지 못한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몰려오기 때문이다. 평범한 나도 이럴진대 감수성이 예민한 작가들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였을까.



문학거장에 이름을 올린 작가들이 살았던 시대는 여행이 자유롭거나 쉬운 시절이 아니었다.

사생아이면서 못생긴 것으로 유명한 안데르센이 덴마크를 떠나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를 거치며 상당히 행복했던 것같다. 여행후 그의 작품에는 그가 닿았던 곳의 풍경이 담겨있다고 한다.

작가들에게 여행은 영감을 주는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추리소설의 거장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에는 정말 열차가 자주 등장한다.

당시 여행에 가장 많이 이용되었던 교통수단이었던 이유도 있었을 것이고 남편의 불륜으로 상심했던 아가사 크리스티는 한동안 사라졌던 사건이 있었는데 아마도 여행을 떠났던 것은 아니었을까.

후에 작품으로 등장한 오리엔탈 특급을 타고 말이다.



오리엔탈 특급은 시베리아 횡단열차와는 좀 다른 노선인 듯 한데 당시로는 서양과 동양을 잇는 최장노선이 아니었을까 싶다.

기착역을 보면 세계적인 도시들이었고 작가인 아가사에게 이 노선은 환상적인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후에 전쟁이 터지면서 이 노선이 사라졌다는데 아가사는 항공기 여행은 역겨운 일상이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하긴 비행기 여행은 왠지 낭만과는 거리가 멀다. 배나 기차여행에 비해서는.



때로는 헤르멘 헤세처럼 꿈에 그리던 곳을 여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탄생한 작품도 있다. 위대한 작가로 명성이 높았고 부와 명예를 다 가진 헤세였지만 더운 날씨에 대한 면역력이 부족해 동남 아시아 여행은 끔찍했다고 한다.

결국 인도로 향하던 헤세는 스리랑카정도에서 여정을 멈추고 고향으로 되돌아 왔다는데 그의 작품 '싯타르타'에서는 닿지 못했던 인도에 대한 서사가 들어있다.

저자는 헤세가 실제 인도를 방문했더라면 그토록 작품 속 배경을 그토록 아름답게 쓰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때로 간절하게 원했지만 닿지 못한 것들에 대해 더 환상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가의 감수성, 당시 여건, 건강상태때문에 떠난 여정이 그들의 작품에 녹아있는 경우를 보면서 그들에게 있어 여행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그 여정을 함께 했다.

만약 그들이 그 여정을 가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불행하게도 위대한 작품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그 여정을 감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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