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가는 길
케니 켐프 지음, 이은선 옮김 / 이콘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놀랍도록 가슴 뭉클한 감동 실화'

'책에 푹 빠져서 눈물을 흘리며 읽었다.'

모두 이책을 읽는 사람들의 찬사이다. 우리는 결국 누군가의 자식이고 아버지를 가진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슴속에 숨어있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끄집어 내거나 잊고있었던 사랑을 확인했던

이책에 대한 감상이 남다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를 잃고 뒤늦게 아버지의 부재를 확인하게 되는 여행에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2남5녀를 낳고 길러낸 아버지가 걸어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면서 그분의 사랑과 빛나는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그당시보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더욱

뚜렷하게 살아오른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다.

큰일을 당하고 정신없이 치뤄낸 장례식이 끝나고 집안에 흩어진 흔적들을 만나고

추억을 떠올리고...그러면서 서서히 증폭되어왔던 슬픔의 기억들!

 



 

세계대전에서는 신체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조종사자격증을 따서 B-24 폭격기를 조정했던

멋진 군인이었고 뭐든 뚝딱 만들어내는 마법의 손을 가졌던 그의 아버지는 평생 하나님을

섬기고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성실한 아버지로서 존경받아 마땅한 분이었다.

하지만 루게릭병이라는 마수에 붙들려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었던 신체의 존엄성을 서서히

잃어가면서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시간들에서는 너무나 가슴이 아파왔다.

가끔 신(神)들은 돌봐야 할일들이 너무 많아 미처 손을 내밀어 주시지 못하시는게 아닌가..

하는 서운함이 강하게 밀려온다.

 



 

마지막까지 아버지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고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보며

평화롭게 하늘나라로 갈 수 있는 혜택은 바로 이런 분들에게 내주셔야 하는게 아닌가.

그럼에도 이 아버지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렇게 당신을 추억하는 책으로 사랑을

보여주는 아들이 있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 모두 자신들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한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게 해주었으므로...

 

희미하지만 나역시 잠시였지만 다정하게 나누었던 아버지와의 추억을 기억해냈으며

예측하지 못한 이별로 정리하지 못한 감정들과 다시 만난 시간들이었다.

나는 비록 추억만으로의 여행이었지만 아직 기회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지금 바로 사랑하는 부모님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기를 조언하고 싶다.

 

'자신의 진가를 몰랐던 내 아버지 O. C. 켐프에게 바친다.' -머리말에서-

 

늦었지만 가슴속에 묻어둔 추억과 사랑을 꺼내게 해준 이책에게 감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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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빈 우리 바닷길 3000km 일주 탐나는 캠핑 3
허영만.송철웅 지음 / 가디언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남자들 겁이 없다. 마누라가 곰국 끓여놓고 나가면 무섭다는 중년의 남자들이

정작 자신들이 가출을 감행하다니...무식이 용감하다더니..가출하기 일주일전부터

헌신으로 부인에게 봉사를 감행한 후에야 공인가출이 가능했다니..

그만큼 이 가출은 이남자들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었나 보다.

 



 

평균나이가 마흔이 훌쩍 넘은 남자들이 이렇게 거창하게 가출을 감행한 것은

우리 바닷길 3000km를 일주하여 바다의 백두대간을 점령(?)해보겠다는 야심찬

계획때문이었다.

요트하면 파란 바닷물과 따사로운 햇살과 미인과 맛있는 샴페인을 연상했던

그들이 '웃자'로 시작해서 '죽자'고 고생한 눈물겨운 탐험기가 생생하기만 하다.

직업도 다양하다. 우리의 식객 '허영만'을 선장으로 치과의사에 등산정비점 사장에

사진작가, 목수에 회사원까지..이렇게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무슨 야심으로

무시무시한 바닷로 가출을 감행했을까.

오줌누는 일조차 여의치 않아 안전벨트를 메고 식혜패트병에 일을 봐야 했던 일이며

자존심은 상하지만 '키미테'로 도배해 가면서 배멀미와 싸우면서..

더구나 옷을 뚫는 막강 모기에 시달리면서...그들이 얻은 것들은 무엇일까.

 



 

이름도 코믹한 '集團家出'호를 타고 장장 1년여에 걸친 생고생담이 그들의 눈물과

성취의 여정이라면..읽는 나는 흔들림없는 땅에 편안히 앉아서 킬킬거렸으니..

잠시 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응큼하게 한참을 바라본 구릿빛의 누드는 과연 누구였을까?

뱃살이 느껴지지 않은 걸 보면 젊은 사람이 분명한데...기분 꿀꿀할때마다 들쳐봐야겠다.

 



 

단체로 '역마살'이 낀 이남자들 다음에 무슨 사고를 칠지 벌써부터 걱정(?)이 아닌

기대가 된다. 혹시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탐험한다고 나서는게 아닐까.

그때까지 더 늙지말고 체력훈련 많이 해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음 좋겠다.

 



 

자식을 잘 기르려면 여행을 시키라고 했던가. 마당발인 허영만 선장의 인맥도 부럽지만

가는 곳마다 환영해주고 격려해주었던 낯선 사람들의 인정이 나에게도 전해져 가슴이 참

따뜻한 여행이었다. 밑밥대장 김성선씨의 눈물겨운 헌신으로 잡혀 올라온 생선들의 빛나는

비늘이 그립다. 아 나도 '집단가출'호 타고 바다로 가고 싶다. 근데 여자들은 흔들리는 배안에서

어떻게 볼일을 해결하지? 이럴 때는 남자들이 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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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루
주원규 지음 / 문학의문학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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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을 믿는가? 인간에게 있어 신의 의미는 무엇일까?

신이 있다면..인간이 믿는 모든 신의 바램은 사랑과 헌신과 나눔이 아닐까?

한집 건너 교회가 들어서 있고 대형교회들이 성전(聖殿)이 아닌 성전(城錢)으로

우뚝 솟아 올라 인간들을 내려다 보고 있는 요즘...이런 모습이 진정 신이 원했던

인간의 모습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의문으로 가슴이 갑갑하고 짓눌리는 느낌이었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의 상위에 오른 대한민국이건만 여전히 권력과 비리가

판을 치고 무자비한 공권력이 호시탐탐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나라.

더구나 거대한 교회의 성역화까지 더한 민감한 주제를 빠르고 실랄하게 그리고 있다.

 



 

익히 알고 있는 용산참사를 모티브로 재개발이라는 미명아래 희생된 수많은 영세민들과

신의 이름으로 그들을 밟고선 거대한 권력들과의 치열한 싸움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가난을 이기고 이곳에 이르기까지 이땅에 뿌려진 눈물과 피가 떠올랐다.

자신들의 터전을 빼앗기고 더 어두운 그늘로 내쫓긴 사람들과 죽음으로 억울함을 알리려

했던 그들의 목소리가 저자에게까지 이른 것일까.

 

성직자라면 당연히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가슴은 아래를 향해야 하거늘..

오늘날의 종교는...성직자는 무엇을 구하고 있는 것일까.

주일하루 수억원의 헌금이 걷히고 제왕처럼 군림하는 집단들이 늘어나면서 베드로가

세우려했던 교회의 모습이 진정 이것이었는지 그들에게 묻고싶다.

 

지금도 석연치 않게 끝나버린 ’망루’의 진실은 무엇인지...

그들이 빼앗긴 자신의 땅위 하늘가까이 지은 ’망루’에서 이루고자 했던 소망은 무엇이었는지..

간절하게 이세상에 다시 오실 신(神)을 기다리며 치켜들은 깃발은 이제 하늘위에서나

펄럭일 것이다.

 



 

추천인들의 글처럼 마지막장을 덮을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는 안타까운 긴박감과

결국은 선(善)이 악(惡)을 이길 수 있을것인가 하는 숙제가 남은 것 같아 마음이 착잡해진다.

자신의 행복을 접고 깃발을 들고 앞장설 수 밖에 없었던 윤서와 존경받는 목사의 자리와

타협하지 못했던 민우가 도달하려고 했던 곳은 같은 곳이 아니었을까.



억울하게 숨져간 영혼들이 더이상 오를 곳이 없는 하늘에서 핍박받지 않고 온전하게 자신의

터전에서 안식하기를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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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은 헤어질 때 왜 사요나라라고 말할까 - 사요나라에 깃든 일본인의 삶과 죽음, 이별과 운명에 대한 의식세계
다케우치 세이치 지음, 서미현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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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할 때 하는 인사는 나라마다 다 다르다.
단순히 각나라말로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른 것 뿐만이 아니라
헤어지는 느낌을 담은 정서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이별의 인사가
사실은 그 민족의 정서를 담고 있다는 시각으로 이책의 머리말은 시작된다.
중국의 재견(再見)!은 다시 만나자는 의미로..
프랑스어인 'Au revior'역시 한번 더 만나자는 의미로..
영어의 Good bye나 스페인어의 'Adios'처럼 신의 가호를 비는 의미로서
작별의 인사는 많은 아쉬움과 기원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의 작별인사 사요나라는 어떤 의미의 인사일까.
앞에 일어나는 일을 받아, 뒤에 일어나는 일과 연결해주는 접속사 '사라바'는
'그러면, 그렇다면, 그럼'과 같은 의미이다.
이 '사라바'에서 시작된 '사요나라'는 끝맺음이면서도 끝내지 못한 아쉬움을
가득 담은 이별의 인사말이다.
사요나라~ 그럼...안녕히...하는 차마 뒤돌아서지 못하는 주저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사실 일본사람들의 정서를 보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친절하면서도 결국 속은
전혀 보여주지 않는 장막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일본인들이 이별의 인사에 '사요나라'를 쓰게된 것은 그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누구나 죽음으로 인한 이별에 자유로울수 없는 인간이기에 죽음에 대한 시선은
무겁고 두려우며 아픔이 존재하는 의식이다.
일본인들의 정서에서 죽음은 삶에서 죽음으로 옮겨간다는 것이 아니라
'오늘에 내일을 연결하는 연결고리'라는 윤회의 사상에 근접해있다.
지금 비록 이별은 슬프지만 언제가 다시 만나리라는 희망과 체념이 반반씩 녹아든
사생관이 이별의 인사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한국어의 '안녕히 가세요' '잘가세요'보다는 이별의 슬픔을 넘어선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인사말이다.
그래서인가. 유독 죽음에 초연한것일까.
자신의 배를 가르는 극단적인 죽음이나 자살이 유독 많은 것들 보면..
천상병시인의 말처럼 지금의 삶은 그저 잠시 소풍나온 것이라는 초연함마저
느껴지는 일본인들의 이별관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다.

'나로서 나 나름대로 죽어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나'는
커다란 자연, 대지에서온 존재이며, 그곳에 돌아가는 것뿐....-240p

그저 나 자신은 커다란 강물의 '한 방울'에 지나지 않은 존재일 뿐.
그것으로 충분하다고..그렇게 죽음과 '친숙함'과 '즐거움'을 지닌 일본인들의
사생관과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거듭난 삶으로의 확신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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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 1
이주호 지음 / 예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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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의 시간을 지닌 조선의 역사에서 당쟁이 없었다면 좀 더 생명이 길지 않았을까.

아니 어차피 국제정세에 휘말려 존속이 어렵다고 했더라도 일본이나 청이 노릴

수 없을만큼 강대국이 되지 않았을까.

세종대왕과 같은 성군이 몇명만 더했더라면 분명 조선의 역사를 다르게 쓰여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게 내 믿음이다.

 

성군은 하늘에서 낸다는 말이 맞는지 인간들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해 날개를 펴지못한

소현세자나 뒤주에 갇혀죽은 사도세자의 죽음은 그런점에서 너무도 안타까운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만인지상인 임금도 어쩌지 못했던 당쟁의 희생양으로는 단연 사도세자를 꼽을 수 있으리라.

더구나 친아버지에 의해 드라마틱한 삶을 마감해야 했으니 죽어서도 저승길이 어찌 들었을지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 온다.

아버지 영조는 뒤에 두고두고 자식을 죽인 죄책감에 시달렸다니 가장 오랫동안 왕위를 지키고

최장수의 삶을 누린 그의 일생이 홍복이기만 했겠는가.

 

영민하여 성군의 자질을 가졌다는 사도세자의 죽음에는 여전히 명백한 것이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표현되는 영,정조시대의 틈에서 사라져간 사도세자에 대한

작품은 후세의 많은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냉정했던 영조와는 달리 부성애가 강하고 현명했던 사도세자의 죽음의 미스터리를 파헤친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이라는 작품은 그런점에서 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자신의 측근들이 연이어 살해되면서 서서히 자신을 조여오는 죽음의 세력과 맞서야 했던

사도세자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된다!

 



 

죽은자들의 입에 물려있던 귀룽나무가지의 뜻은 무엇인가?

 

 



 

죽은 자의 곁에서 발견된 호작도의 비밀은?

 



 

암호문처럼 나열된 글자의 비밀은 또한 무엇인가?

 

마치 미드의 CSI의 활약상을 보는듯 민첩하고 의로운 유문승과 원찬식은 과연 이 비밀들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인가?

뿌옇기만 한 안개가 서서히 걷혀지듯이 점차 선명해지는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이 연쇄살인의 목적은 무엇인가? 왕을 능가하는 거대한 세력에 과연 영조는 무관하기만 한 것일까...

도무지 책을 놓을 수 없는 긴박감에 폭염의 기세도 느낄 수 없다.

역사에 얼마나 근접한 결론이 나올지 모르지만 억울하게 죽어간 사도세자의 한(恨)은 어쩌면 이 한권의 책으로

조금쯤은 풀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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