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스테이시 리 지음, 부희령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90년의 애틀란타. 백인우월주의가 팽배하던 시절 열 일곱의 중국인 소녀

조는 모자가게에서 저렴한 주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전차를 타면 백인들과 유색인종들의 자리가 정해져 있고 길을 걷다가도 백인과

부딪힐 정도가 되면 유색인종의 사람들은 차도로 내려서야 했다.

유색인종, 유대인, 여성들의 인권이 땅바닥이었던 시절, 중국에서 넘어온 사람들은

말할수 없는 차별과 가난에 고통을 견디며 살고 있다.

모자가게에서 탁월한 수단으로 손님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모자가게 사장은 조를

해고한다. 이제 하루 50센트의 돈도 벌지 못하게 된 조는 자신을 키워준 올드 진의

건강과 생활비를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인다.

 

 

문앞에 버려졌던 조를 거둬 키워준 올드 진은 중국에서 교사를 했던 사람이었지만

미국으로 건너온 후 아내가 죽고 아들마저 집을 나가버려 홀로 살다가 조를 키웠다.

하지만 유색인종은 집을 구할 수가 없는 체계 때문에 '포커스' 신문사의 발행인 벨가족이 사는 건물 지하에 몰래 살고 있었다. 이 지하방은 오래전 흑인노예들의 은신처였다.

풀숲에 숨겨진 입구를 통해 지하에 들어와 윗층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들으며 살던 조는 '포커스'신문이 문을 닫을 처지에 이르자 자신이 직접 칼럼을 써서 보내기 시작한다.

 

 

올드 진에게 교육받아 세상물정에 대해 잘 알았고 지혜로운 소녀 조는 올드 진이 키운

말의 이름 '스위티'라는 익명으로 컬럼을 연재했고 포커스는 구독자가 늘어나 폐간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는 돈을 벌어야 했기에 모자가게에서 일하기전 하녀로 일했던 페인가로 다시 들어가 하녀생활을 시작한다.

어려서부터 같이 커온 페인가의 딸 캐롤라인은 안하무인의 소녀로 조를 괴롭히고 조는 캐롤라인이 친구인 솔트워스의 남자친구와 열애중인 것을 빌미로 비밀유지 대신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고 제안한다.

 

 

사실 조는 탄생의 비밀이 있는 소녀였다. 조를 키운 올드 진은 그 비밀을 조에게

밝히지 않았지만 빌런인 빌리가 오래전 올드 진의 아들이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그를 찾아오면서 서서히 비밀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조의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 밝혀지고 빌리의 청부로 폭행을 당한 올드 진을 대신해

경마대회에 출전하게 된 조는 과연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불과 130여년 전 미국의 사회는 여성이나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은 극심했었고

소외된 그들의 삶은 고통 그 자체였지만 유쾌하고 지혜로운 소녀 조를 통해

공정하지 못한 사회를 풍자하고 누구에게가 행복해질 권리가 있음을 유쾌하게

풀어낸 소설이다. 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이웃에 이사온 유대인 부부에게 불만을 지닌 '존중받을만한 부부'의

질문에 '이사 가시면 됩니다'라는 답이라니. 어찌 통쾌하지 않을소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렇게 할 수밖에 네오픽션 ON시리즈 5
최도담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이 참 낙관적이기도 하고 체념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뭘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학원강사로 일하는 라경은 재혼한 엄마의 남편인 이기섭이 죽었다는 연락을 받는다.

그렇게 오랫동안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엄마를 폭행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어린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였다.

그 충격으로 엄마는 아파트 창문밖으로 뛰어내렸고 이후 남겨진 할머니와 라경은

죽은 사람처럼 살아오고 있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 심지어 사랑했던 남자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아니

그래서 더 말할 수 없었다. 이후 라경은 남자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직접하기에는 힘어 없었기에 살인청부업자를 찾아나섰다. 그렇게 찾아낸 것이

연이었다. 직업상담소라는 업체로 위장된 사무실에서 라경은 의뢰서를 건넸고 그동안

현금으로 착실하게 모아놓은 돈을 그들이 지정한 카페에 택배물건처럼 보냈다.

 

 

그리고 그가 죽었다는 연락이 있었다. 뺑소니교통사고에 의한 죽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자축의 밤이 지났는데 그 죽음이 자신들이 한 일이 아니었다는 연의 통보를

받는다. 그리고 착수금이 되돌려오고. 형사들이 라경을 찾아온다.

의붓아버지였던 남자를 최근에 만난적이 있었는지 그가 운영하는 카페에 간 적은

있었는지를 물었다. 물론 라경은 이런 상황을 예측했었고 차분하게 준비된 답변을 건넸다.

문제는 라경의 의뢰로 남자가 죽은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그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그 남자는 라경 자신이 죽여야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과연 남자는 우연한 사고로 죽은 것일까.

 


 

남자가 죽음에 이르는 20여년 동안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유산으로 별 걱정없는

삶을 살았다. 엄마의 죽음이후 십자수 놓는 일에 몰두했다. 할머니의 집에는 온통

십자수 작품이 즐비하다. 고통을 견디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라경은 남자의 죽음에 의혹을 품고 행적을 쫓던 중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다. 그 날 그 소식을 들었던 시간, 그녀의 곁에는 연이 있었다.

이후 할머니의 장례식과 라경의 여행에 동행했던 연. 그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다.

살인청부업자들에게 비밀은 필수였다.

 

결국 생각지도 않은 반전이 일어난다. 여러 아이들을 성폭행하고 여자들을 폭행했던

남자를 죽인 진짜 범인이 드러났다. 믿어지지 않는 인물이다.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라경의 어둠과 아픔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나도 라경처럼 그 남자를 죽여줄 청부업자를 찾았을 것이다.

아니면 총이라고 하나 구해서 직접 단죄했을지도 모른다.

'죽여야 마땅한 사람들'은 분명 있다.

그래서 비밀스런 조직인 '연'이 어딘가 실제했으면 좋겠다. 신도 공권력도 해결하지

못한 악을 누군가는 쳐부서야하지 않겠는가.

 

차분하지만 화산이 폭발할 것같은 긴장감으로 책을 펴는 순간부터 멈출수가 없었다.

몰입도 높은 스토리에다 반전의 반전을 더하는 기법까지 정말 대단한 소설이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대박날 소설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 뇌과학과 신경과학이 밝혀낸 생후배선의 비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몸의 진정한 주인인 뇌를 따라가는 여정은 놀랍고 재미있다. 과연 나는 내 뇌를 잘 일으켜 세웠나 돌아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 뇌과학과 신경과학이 밝혀낸 생후배선의 비밀
데이비드 이글먼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몸은 내 것이지만 안을 들여다볼 수 없다.

그래서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먹는 것으로 에너지를 삼고 나를 기대어 살지만 내 몸은 상당히 독립적이다.

 


 

나에게 허락을 구하지 않고 제멋대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한다. 심지어

아주 몹쓸 녀석들이 들어갈 공간을 제공하고 성장하도록 돕기도 한다.

그런데 그 몸 구성중에서도 가장 거대한 독립물이 바로 '뇌'가 아닐까 싶다.

몸의 모든 것들이 뇌의 지시대로 움직이고 발달하고 소멸되는 것이니 말하자면 내 몸의 진정한 주인이란 뜻이다.

 


 

인류가 이 세상에 발현되어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너무나 많은 소멸과 발전을 거쳐 진화해왔다.

그 모든 진화에 당연히 뇌의 기여가 가장 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환경에도 적응하도록 진화시키는 기적의 조종사라고나 할까.

내 뜻과는 상관없이 아주 독립적으로 말이다. 그래서 가끔은 이 '뇌'의 능력은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진다.

'뇌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 회로를 재편한다'.

바로 이 능력이 인류를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했다고 믿는다.

 

 

누군가는 그랬다. 우리는 우리 뇌가 가진 능력의 아주 적은 부분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어쩌면 그 말이 맞을런지도 모른다. 우리는 환경에 따라 적응하는 법을 배웠고 뇌 역시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발전하고 내 몸이 가장 최적의 상태로 살아가도록 이끈다.

더구나 아주 영악해서 자신이 발전해나갈 방향을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마치 미로에서 먹이를 찾아 돌진하는 쥐처럼 말이다.

쥐가 영리할 수록 쥐의 주인은 더 많은 먹이를 얻을 수 있고 쟁취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뇌도 어릴수록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한다는 말에 다소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 기회는 있다는 말에 다소 안심이 되기도 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우리가 이 독립적인 '뇌'의 능력을 더 발달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더 많은 경험과 모험에 노출될 수 있는 그런 자각들이 필요한데, 그래서일까

오래전부터 '뇌훈련'에 관한 저저나 훈련원이 생긴 이유가 그것인 모양이다.

우리가 자식들에게 편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이의 뇌가 가진 무한한

능력을 끌어내는 노력도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소 어렵지만 저자는 최대한 재미있게 이 여정을 이끈다. 그래서 나도 잘 따라갈 수

있었던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와 함께하는 우리 동네 한바퀴 - 우리의 시작은 북촌에서
중앙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 이한솔 교사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학교1학년생들의 눈으로 본 북촌마을과 계동의 골목길을 함께 걸으면서 오래된 것들에 대한 편안함을 느낀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