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눈물 - MBC 창사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김윤정 지음, kyomong 그림, MBC「아마존의 눈물」제작팀 원작 / MBC C&I(MBC프로덕션)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숨 쉬는 데 필요한 산소 중 20%를 만들어 내는 아마존.

아마존을 최초로 탐험했던 사람은 에스파냐의 군인이었던 오레야냐로 페루와의 전투에

참여했던 그가 우연한 기회에 아마존강을 따라 대서양으로 나오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여전사 부족과 격렬한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그 여전사 부족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마조네스'와 많이 닮아, '아마존'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답니다.

 

이제 지구상에는 아프리카나 동남아, 그리고 이 아마존의 밀림지역의 일부만이 원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밀림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릴만큼 산소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곳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아마존이 인간의 탐욕으로 점차

파괴되고 그곳에 오랫동안 생활하던 부족들이 줄어들거나 병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얼핏보면 우리와 다른 문화때문에 미개인인것 처럼 보이지만 그들나름대로의 질서와

문화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입니다. 여러명의 아내를 가질 수 있고 턱에는

불편해 보이는 뽀뚜루를 끼고 살아가는 조에 족은 점점 줄어드는 사냥감에 식량이 부족함에도

사냥한 동물을 공평하게 나누어 먹는 아름다운 풍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마 사냥감이 풍족했더라도 가족이 먹을만큼만 사냥했을것입니다. 더운 날씨에 보관해둘곳도

없으려니와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백인들에 의해 전파된 전염병에 부족들이 죽어가고 살아가기가 어려워져도 백인들의 문명은

서서히 아마존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TV도 이들의 큰 즐거움이라네요.

자라나는 아마존의 아이들은 문명세계를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어쩔수 없는 편리함에 불편하고 위험한 정글의 생활이 점차 싫증이 나기도 하겠지요.

숙명처럼 늘 그렇게 살아갈것이라고 믿었던 일상들이 미개와 낙후처럼 느끼는 날들이 오고야

만것입니다. 글쎄요. 독충이 가득하고 교통이 불편하고 먹을것이 점점 부족해지는 밀림에

그대로 죽은듯이 사는것이 옳은일일까요. 그들도 우리처럼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게 옳을까요.

 

우리는 편하게 살기위해 그들의 보금자리를 야금야금 파괴해 들어가면서 그전처럼 살으라고

할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들의 세계로 두손들어 환영할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와우라족 사람들처럼 적절하게 문명을 받아들여 적응해나가는 부족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들은 고유의 풍습을 잃고 언젠가는 미국의 인디언처럼 쇠퇴하지 않을까요.

TV로 방영된 '아마존의 눈물'에서 보았던 아마존 사람들의 맑고 순박한 눈동자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조상이 그렇게 자연과 어울리며 살았을텐데...지금 온갖 문명의 이기로 익숙해진 우리들은

과연 행복할까요. 밀림이 불태워지고 강이 오염되고 그들의 땅이 줄어들수록 지구는 자꾸 눈물을

흘릴것 같습니다. 정말 인간이 지혜롭다면 최소한 그곳만큼은 온전하게 때묻지 않은 고향처럼

소중하게 남겨두어야 하지 않을까요.

 

글을 가르치고 예방주사를 맞히고 걷는 대신 탈것을 들이미는 대신 그들 나름대로 살아갈수 있도록

문을 닫아주는 것이 더 옳은 일은 아닐까요? 아니 어쩌면 이건 불가능한 일이 될것 같습니다.

인간의 탐욕은 우리들의 후손이나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혜로움을 꺾어버리니까요.

이제 너무 늦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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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저를 살렸습니다
최준영 지음 / 자연과인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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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때로는 한권의 책이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기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한권의 책이 자신의 미래를 바꾸었노라고 말하고 적극적으로 책을 권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책은 우리에게 지식과 깨달음과 비전을 전해주는 중요한 메신저입니다.

 

이세상에 태어난 사람들 모두 성공한 인생을 살고싶어합니다.

실패하고 뒤처지고 결국은 노숙자신세가 되는것을 원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팔자때문인지...노력이 부족한 때문인지..그들은 길에 서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루 잘곳과 먹을것을 걱정하면서 더러운 몸과 절망을 숨기지 못한채 그늘로 숨어둔 사람들..

그들에게 천원은 추위와 절망을, 부끄러움을 감추는 소주가 되고 따뜻한 물을 하루를 버티는 컵라면이

되기도 합니다. 정신은 죽어가는데...먹어야 하는 본능은 더 치열해서 하루 한끼를 제공해주는 자선단체의

밥차를 네시간전부터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무섭기만 합니다.

 

확실히 세상은 살기가 좋아졌습니다. 집도 많아지고 차도 많아지고 아이들은 배고픔이라는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밥도 못먹었던 시절 이야기를 하면 라면이나 피자를 먹지 그랬냐고 생뚱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요즘에 굶어죽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냐고 물어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물질은 풍요롭고 정신은 삭막한 현실에서 단순히 가난해서 밥을 못먹었던 예전의 거지보다도 못한 사람들도

넘쳐나고 있습니다. 아마 보도가 많이 되지 않아서 그렇지 스스로 목숨을 놓는 사람들도 많은것 같습니다.

 

LA 다운타운을 새벽에 지나오면서 인도에 가지런하게 펼쳐져있던 이상한 물체들을 유심히 본적이 있습니다.

그 긴 길에 누워있었던 수많은 노숙자들...세계제일의 미국에서도 노숙자들이 넘칩니다. 더구나 이들은

고학력자가 많습니다. 사회보장제도가 잘되어 식사는 무료로 제공되는곳이 많습니다. 물론 실업급여나

최소한의 생계비도 지원됩니다. 그럼에도 노숙자들이 넘치는 이유는 마약때문이라지요.

우리나라가 그들나라에 비해 감사한 일은 마약과 총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클레멘트(홈리스 인문학)의 창시자 얼 쇼리스는 인문학 교육을 통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 노숙인 스스로 자활의 길로 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알고 몸소 실천한 사람입니다. 1995년 뉴욕의 한교도소에서 만난 수감자에게게 들었던 한마디가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가난한건 정신적 삶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신적 삶이 대체 무엇이냐고 묻자 "저기 저곳에 있는 극장과 연주회, 박물관, 강연 같은거죠"

단순히 물질적 충족이 아닌 정신적인 충만함을 채우지 못한것이 바로 가난이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처음 TV에서 노숙자들이나 재소자들에게 인문학강의를 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참으로 의아했습니다.

차라리 밥이나 일자리를 주는게 낫지 않을까...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책에서 해답을 찾았습니다. 그들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아니 가난을 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신이 채워져야 한다는 것...

 

가난을 경험해본 사람이 가난의 무서움을 압니다. 이책의 저자역시 가난했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까지 진학한

의지의 인간이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중에는 올챙이적 기억을 잊은 채 안하무인으로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잊지 않았습니다. 아니 가진것도 별로 없는 살림마저 가난한 이에게 내어주고 자신이 가진 지적재산을

함부로 나누어 주고 살고 있습니다. 아무도 가까이 가려하지 않는 소외된 노숙자나 재소자들에게 정신의 양식을

나누어 주고 살고 있습니다. 이책은 그렇게 그가 나누어준 양식을 먹고 허기를 채운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중간에 수저를 놓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결혼 후 16년동안 한번도 아내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한적이 없는

남자가 인문학을 배우고 아내에게 '사랑해'라고 말했다죠. 이게 바로 정신적인 허기가 채워지는 인문학의 기적이랍니다.

 

댓가도 없는 강의를 하는 사람들과 얼핏보면 쓸데없는 일일수도 있겠다 싶은 인문학강의를 들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책을 좋아하는 저는 박수를 쳤습니다. 물론 저에게도 가난한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시절 저를 견디게 하고 미래를 꿈꾸게 했던것도 역시 책이었습니다. 부족했지만 기죽지 않게 나를 일으켜 세운

책이...저를 살렸었습니다. 지금도 책들은 많은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런 메세지를 전하는 소중한 사람..이책의 저자 최준영교수가 있습니다.

오늘도 제돈을 털어 밥과 술을 사면서 그는 구두가 닳도록 뛰겠지요. 또 누군가를 살려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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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
유지나 외 지음 / 작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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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화같은 삶'이라는 말이있다. 때로는 우리의 삶이 영화같기도 하고 영화가 우리의 삶 같기도하다.

영화도 어차피 인간의 이야기를 담는 일이라 우리와 동떨어진 이야기는 물론 아닐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리얼리티를 살리는것 만이 아니라 종합예술이라고 일컬어지는 '영화'로서의 맛과

기능이 잘 어우려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 그러니까 극장에 올려지는 영화는

실제 만들어지는 영화보다 훨씬 적은 양일것이다. 특히 요즘같이 어려운 경제여건속에서는

투자자를 찾아내는 일도 쉬운일은 아닐것이며 좋은 시나리오와 능력있는 감독과 미친듯한 연기자들이

잘 빚어낸 작품들중에서 극히 일부분만이 우리의 눈에 띌것이다.

 

그래도 한다하는 평론가들의 눈에는 평범한 우리가 보지 못했던 장면이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법도

하다. 물론 이책에 소개된 영화들은 우리의 맨눈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이긴 하다.

흥미로운건 대작이라고 해서 혹은 돈을 많이 들인 작품이라고 해서 결코 더 빛이나는건 아니라는 것이다.

독립영화제나 여성영화제에 출품된 영화중에도 보석같은 작품들이 꽤 많은편이다.

'워낭소리'도 그중의 하나인데 제작비만 저렴하게 들었다뿐이지 그에 비례해서 제작자들의 기다림과

노력은 여느 대작보다 더 힘들었다는 후문이 있었다.

이 영화의 특징인 느림과 침묵으로도 소통할수 있다는 의미외에도 재능은 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발견되지 못한 귀한 영화들이 많이 숨어 있을것이라는 의문을 끌어낸것에 있다.

대중의 마음을 달구는 뜨거운 감동이나 재미는 유명한 감독이나 제작비에 비례하는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해준 작품이었다. 몇번이나 죽음을 생각했다던 감독의 에세이를 보면서 대중에게 사랑받는 영화를

만든다는 일이 참으로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믿을만한 감독의 작품이라고 선택한 영화에서도 실망을 맛보는 경우가 있다.

그런점에서 '오늘의 영화'가 선정한 이 영화들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작품이 되겠다.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한 '마더'의 김혜자씨의 연기는 그녀의 말마따나 참으로 어려운 작품이었을것이다.

'한국의 어머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그녀의 참한 이미지가 파격적으로 변신을 한셈이니..그녀의 막춤이

지금도 아련히 떠오른다. 그런점에서 재능있는 배우와 그걸 끄집어 낼수 있는 감독의 만남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능력과 끼를 끄집어 내주는 감독이라..

 

역대최고의 성적을 냈던 동계올림픽이 열리던 즈음에 봐야지 하다가 결국 보지 못했던 '국가대표'를 TV로 보면서

조연들의 열연이 영화에 어떤힘을 미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추천위원의 선정이유처럼 비인기종목의 스포츠를,

언뜻보면 진부한 소재인 열등생의 성공담을 잘 이끌어낸 작품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들이 날아올라 안착하고 싶었던 설원의 그 점은 바로 우리의 꿈이기도 해서 순간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왔던

작품이었다. 아...그래서 이영화가 그렇게 관객이 많이 들었었구나...했다.

 

흥행에 성공한 '해운대'를 보면서는 모시고간 엄마가 자랐던 곳이기에 영화보랴 엄마의 추억들으랴 정신이 없기도

했었다. 그만큼 영화란 우리에게 많은것을 생각하게 한다.

'슬럼독 밀리어내어'는 마치 내가 그 퀴즈프로그램에 출현하여 문제를 맞히고 있는것처럼 손에 땀을 쥐기도 했고

아직 보지 못한 '아바타'의 푸른색은 가는곳마다 눈에 자꾸 어른거려서 마케팅의 효과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게 되었다. 잘 만든 영화도 제대로 된 임자를 만나야 빛을 보는 모양이다.

실제 제작되고도 극장에 걸리지 못하는 영화가 많다는걸 보면 '간택의 영광'을 누리는것도 어렵고 성은을 입어 '수태'

하기도 어려운 영화계의 현실이 그대로 느껴진다.

 

얼마전 개봉한 '시'라는 영화에서 만난 여배우 윤정희씨를 보면서 어려서 엄마손을 잡고 오줌냄새 지릿하고 초라했던

동네극장에서 그녀를 만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TV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던 시절 영화가 유일한 기쁨이었던 시절에

600편의 영화를 찍었다던가. 은막의 여왕으로 신비로웠던 그녀가 불쑥 이웃집 할머니처럼 다가서던 경험이 또다른

영화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두어시간 현실이 아닌 세상에 빠져보는 재미...잠시 버거운 현실을 내려놓고 울고 웃게

해주는 영화는 '시네마천국'의 꼬마처럼 나를 설레게 한다.

적어도 '2010년 오늘의 영화'로 선정된 이 작품들만이라도 챙겨봐두어야 지성인 흉내라도 낼것같다.

이책을 읽고나서 그영화를 본다면 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까지 다 볼수 있을것 같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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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필요 없어 - 싱글맘과 여섯 살 아들의 평범한 행복 만들기
김양원 지음 / 거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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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혼은 운명일까? 그렇다면 이혼은 선택이었을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내가 선택한 모든 길들이 사실은 운명이 아닐까하는 의문에 빠지곤한다.

신의 오묘한 섭리를 한낱 인간이 어찌 알랴만은 '편견있는 사회'는 분명 인간이 만들어 놓은

함정과도 같은것이다.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자면 한집건너 이혼가정일만큼 이혼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임에도 우리는 '가정을 깬' 범죄자를 보는 눈빛으로 그들을 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의 말처럼 좋은 대학을 나올만큼 머리좋고 변함없는 성실함을 가진사람들도 이혼을 한다.

이혼은 질병이 아니고 삶은 또다른 형태일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잠재해 있는 편견은 어쩔수가

없는 모양이다.

 

전통적인 유교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어머니로 아내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일하는 엄마로 살아가기는 더 어렵고 싱글맘으로 살아가는 더더 어렵다.

그러니 싱글맘으로 직장을 다니는 저자의 고충은 말할것도 없을것이다.

그나마 알아주는 방송국의 PD로 제법 있어보인다니 한부모가정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여느

싱글맘들보다는 훨씬 형편이 좋은편이긴 하다.

 

생계를 위해 싸우고 편견과 눈총에 싸우고 가끔씩 좌절하는 자신과 싸워야 하는 '투사'로서의

삶이 너무 애처롭기만 하다.

이혼한 딸을 바라봐야하는 부모와 형제들..아빠를 그리워하고 기다리는 아이를 바라보는 눈물어린

에미의 심정이 느껴져 가슴이 미어진다. 어떤 에미가 아비없이 아이를 기르고 싶겠는가.

운명이었든 선택이었든 현실은 냉정하다. 그리고 어른들의 선택으로 아이는 가슴에 뻥뚫린 구멍

하나를 지닌 채 살아가야 한다.  

 

배우기시작한 수영실력을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어 기다리는 아이를 위해 걸기 싫은 전화를 걸고 회사일로

바쁘다며 스케줄을 보고 전화를 주겠다는 전화를 기다리는 장면에서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도대체 모정은 이렇게 절절한데 부정(父情)은 스케줄이 나와야 해줄수 있는일이 되어버렸을까.

저자의 삼촌처럼 아이 도시락싸고 학부모회의에 눈치보며 달려가는 싱글대디도 있건만.

같이 살지 않고 보지않는 자식은 최우선도, 우선도 아닌 '언젠가 시간이 나면' 얼굴을 보여주는 대상이란 말인가.

그런 그를 그래도 아이에게 아빠가 있음을 증명해주고 싶어 자존심을 내려놓아야 했던 그녀의 마음이 너무나

안타깝다. 한때는 자신의 아내였고 자신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그녀의 이책을 그가 꼭 읽어주었음 좋겠다.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는 '그'의 주변분들이여 제발 이책을 '그'에게 홍보해주시기를..

 

아이가 아파 응급실로 뛰면서 늙은 친정엄마와 회사의 눈치를 번갈아 봐가며 주눅들고 어이없이 부과된

난방비를 되돌려 받기위해 아파트관리소와 언쟁하면서 느껴야했던 소외와 억울함에, 정말 한심한 인간들의

유치한 편견에 열이 오른다. 친정남동생이 남편인양 걸어준 전화에 금방 꼬리를 내리는 그들의 눈에는

싱글맘은 함부로 해도 좋은 대상이었던것이 분명해보인다.

가까운 이웃이 되고도 남편의 부재를 설명할수 없어 저녁식사를 거절하는 장면은 서산에 물든 노을만큼이나

쓸쓸하고 외롭다.

 

나는 그녀가 아이를 자신의 자식처럼 키워주고 상처받은 그녀를 어루만져줄 정말 좋은 남자를 만나길 기도한다.

'아빠는 필요없어'는 아니다. 아빠는 필요하다. 어쩔 수 없이 아빠없이 살아야 하니까 그래도 잘 살수 있다고

소리칠뿐이다. 아이에게도 그녀에게도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은 필요하다.

이혼만큼이나 재혼은 힘들것이다. 재혼가정의 70%가 다시 이혼을 경험한다니 결혼을 결정할때보다 더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것이다. 미리 절망하지 말고 서른살로 보인다고 말해주고 함부로 메뉴를 제맘대로 결정하여

주문하는 남자가 아닌 따뜻하고 자상한 남자를 만나 구걸하듯 '그'의 전화를 기다리는 일같은건 안했으면 좋겠다.

 

아빠가 없는 지금은 '아빠가 필요없어' 하지만 가까운 미래의 어느날 '아빠가 있어 더 많이 행복해'하는 책이

나오기를 바라며 어렵게 합치기로 한 친정가족들과 상처없이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대한민국, 아니 전세계에 싱글맘, 싱글대디여 힘을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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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5-1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
 
행복 처방전 - 무늬만 행복한 당신을 위하여!
크리스티안 베팅하우젠 지음, 이상희 옮김, 추덕영 그림 / 아주좋은날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몇년째 세계적인 불황에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시대답게 먼 이웃나라의 기침이 내게는 몸살이 되는 시대가 된것이다.

 

미국의 모기지파동에 이어 그리스의 금융위기설로 주가는 곤두박질하고 소비는 다시

위축되고 있다. 보도되지 않았다 뿐이지 자살로 삶을 마감하거나 노숙자로 전락하는

사람들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과연 그들은 단지 운이 없었을 뿐이라고 말할수 있을까.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아가 처방전을 받고 약을 먹어야 하듯이 몸과 마음이 처지고 고단한

우리에게도 다시 힘을 불끈낼 수 있는 처방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행복 처방전'은 특별한 내일을 꿈꾸는 사람만이 진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단언하고 있다.

'나는 최선을 다했다구..이런 불황에는 누구라도 실패할 수 있는 일이었다니까..'하고

환경탓을 하거나 책임을 피하고 싶어하는 우리에게 '책임은 바로 당신 당신에게 있다'고

일침을 놓고 다시한번 마음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고 조언하고 있다.

 

세상살이라는 것은 연습이 되지 않는다. 늘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희노애락의 파고를

넘나드는 것이 바로 인생인것이다.

이책을 읽기전까지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아왔노라고 말할수 있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범하게 헤쳐나왔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정말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니 무늬만 행복한 삶이 아니었을까 곰곰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워 피했던 일들이며 많았던 실패의 원인을 환경이나 남의탓으로 돌렸던

일들...소심함과 상처를 들키기 싫어 숨어버렸던 일들이 어디에서 숨어있었는지 마구 쏟아져

나왔다.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했으니까..이만해도 잘한거야 하고 만족하고 주저 앉았던 일

이 떠올랐을때는 너무도 부끄러웠다. 왜 우리 부모는 좀더 나에게 헌신하지 못했을까.

유학이라도 보내주었더라면 지금보다 훌륭한 위치에 서있지 않았을까 했던 배은망덕의

마음을 엿본순간 내 유치한 어리석음이 떠올랐고 '못한건 조상탓이요 잘한건 내탓이다'라는

속담이 생각났다.

 

나는 지금 무척 게으르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 모두 다어려운데 뭐...이제 쉴때도 되긴 했지.

이젠 기회는 더 없을거야. 온갖 이유로 나를 합리화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소심함보다 더 나쁜것은 세상을 달관한듯한 태도로 남을 훈계하거나 잘난척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어려움도 다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다. 너희도 그렇게 살아라..

지금의 나는 정상에 우뚝선 깃발처럼 바람에 팔랑거리고 있는것처럼 보일뿐 조금만 큰 폭풍이

닥쳐도 금방 꺽이고 말 수수깡같은 깃대위에 서있을뿐이었다.

 

자신을 정확하게 들여다 보는일은 참으로 어려운일이다.

어두운 그늘에 있을때나 눈부신 햇살아래 있을때나 역시 속속들이 자신을 들여다 보는일은

때로는 민망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과 직면해야 할때가 많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처럼 이런때일수록 찬찬히 자신을 들여다 보자.

제목으로만 보면 달콤쌈싸름한 초코렛같은 책인줄 알았다가 꽁꽁 숨겨놓은 빨래보따리를

들킨 며느리처럼 민망하기 이를데가 없다.

허술하게 조립된 마음이 산산조각난 느낌이 들것이다. 하지만 스물네조각의 퍼즐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이 따뜻하게 온기가 전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끊어졌던 혈관에 피가 힘차게 도는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이책의 제목이 '처방전'이 제격이었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잠시 시간을 내서 인생검진을 받아보면 어떠할까. 처방전은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 선물보따리를 여는 마음으로 이책을 펼쳐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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