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 1
이주호 지음 / 예담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500년의 시간을 지닌 조선의 역사에서 당쟁이 없었다면 좀 더 생명이 길지 않았을까.

아니 어차피 국제정세에 휘말려 존속이 어렵다고 했더라도 일본이나 청이 노릴

수 없을만큼 강대국이 되지 않았을까.

세종대왕과 같은 성군이 몇명만 더했더라면 분명 조선의 역사를 다르게 쓰여질 수

있었을 것이라는게 내 믿음이다.

 

성군은 하늘에서 낸다는 말이 맞는지 인간들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해 날개를 펴지못한

소현세자나 뒤주에 갇혀죽은 사도세자의 죽음은 그런점에서 너무도 안타까운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만인지상인 임금도 어쩌지 못했던 당쟁의 희생양으로는 단연 사도세자를 꼽을 수 있으리라.

더구나 친아버지에 의해 드라마틱한 삶을 마감해야 했으니 죽어서도 저승길이 어찌 들었을지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 온다.

아버지 영조는 뒤에 두고두고 자식을 죽인 죄책감에 시달렸다니 가장 오랫동안 왕위를 지키고

최장수의 삶을 누린 그의 일생이 홍복이기만 했겠는가.

 

영민하여 성군의 자질을 가졌다는 사도세자의 죽음에는 여전히 명백한 것이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표현되는 영,정조시대의 틈에서 사라져간 사도세자에 대한

작품은 후세의 많은 사람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다.

냉정했던 영조와는 달리 부성애가 강하고 현명했던 사도세자의 죽음의 미스터리를 파헤친

'사도세자 암살 미스터리 3일'이라는 작품은 그런점에서 신선한 기운이 느껴진다.

 



 

 

자신의 측근들이 연이어 살해되면서 서서히 자신을 조여오는 죽음의 세력과 맞서야 했던

사도세자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된다!

 



 

죽은자들의 입에 물려있던 귀룽나무가지의 뜻은 무엇인가?

 

 



 

죽은 자의 곁에서 발견된 호작도의 비밀은?

 



 

암호문처럼 나열된 글자의 비밀은 또한 무엇인가?

 

마치 미드의 CSI의 활약상을 보는듯 민첩하고 의로운 유문승과 원찬식은 과연 이 비밀들을 풀어낼 수 있을 것인가?

뿌옇기만 한 안개가 서서히 걷혀지듯이 점차 선명해지는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

이 연쇄살인의 목적은 무엇인가? 왕을 능가하는 거대한 세력에 과연 영조는 무관하기만 한 것일까...

도무지 책을 놓을 수 없는 긴박감에 폭염의 기세도 느낄 수 없다.

역사에 얼마나 근접한 결론이 나올지 모르지만 억울하게 죽어간 사도세자의 한(恨)은 어쩌면 이 한권의 책으로

조금쯤은 풀릴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학사를 이끈 20인의 실험과 도전 - 이야기로 보는 의학사 주니어김영사 청소년교양 6
크리스티안 베이마이어 지음, 송소민 옮김, 정재봉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로 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의학의 발전사를 한눈에 보는것 같다.

지금도 의과대학 졸업식에서 ’히포크라테스선서’를 할만큼 의학계에서 그의 존재는 대단하다.

하긴 주술이나 종교가 강한 힘을 발휘하던 그 시대에 의학의 기초를 세우고 의술을 펼친다는 것은

거대한 바다를 항해하는 것 같은 막막함과 위험이 뒤따랐을 것이다.

 

 

병이 왜 생기고 어떤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 과학적인 증명도 없이 순전히 의사의 판단만으로

진행되었던 시절에 비록 오류가 있고 체계가 부족했지만 학교까지 세워 후계자를 양성했던 그의

의지는 충분히 추앙받아 마땅할 일이다.

수명은 타고 나는 것이라 믿고 병으로 힘없이 죽어갔던 과거의 의학자들은 기존의 이론을 뒤엎고

수많은 사람들의 조롱을 받으며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 시켰다.

세균을 발견하고 면역체를 만들고 주위환경을 개선시키는 일련의 과정들은 이런 의학자들의 목숨을

건 노력들이 얻어낸 열매였을 것이다.

실제로 콜레라균 액을 마신 막스 폰 페텐고퍼나 인간의 몸을 열지 않고도 인체를 투시할 수 있는 X선을

발견한 뢴드켄 역시 자칫하면 주작용을 일으킬만한 광선을 자신의 몸에 쪼임으로써 의학계에 혁신적인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시대의 선구자로 혹은 이단자로 대부분의 삶이 평탄하기가 어려웠을 그들이 있었기에 인류의 역사가

이어져 온 것이 아니겠는가. 만약 알렉산더 플레밍이 푸른곰팡이에서 페니실린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역시 이 글을 읽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수많은 동물들의 희생과 실험을 통한 그들의 사투가 감동스럽게 펼쳐져 있다.

비록 시작은 이발사였고 초기 의학자들은 밥을 걱정할 만큼 대접도 받지 못했지만 주위의 시기와 비난에도

꿋꿋하게 질병과 싸워온 그들이 있어 수명은 늘어나고 삶의 질도 향상되었으니 이렇게 역사책에라도

그들의 업적을 적어 후세에 전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심장을 비롯한 장기를 이식하고 체외수정을 통해 아기를 만들고 유전자를 선택하는 시대에 이른 지금..

우리는 의학의 고귀한 목적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도를 넘어서는 않는 의학의 선택이 어디까지 갈지

잠시 고민하게 된다. 정말 복제인간이 나타나 무한의 삶을 주는 시대가 올런지..

돌연변이의 출현으로 멸망의 길을 걸을지...

저자의 우려처럼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놀라운 의학의 성과들이 앞서간 의학자들의 힘겨운 도전의 결과라는

점을 분명하게 깨닫고 인류에게 허용된 선을 넘지 않는 지혜를 찾아야 할것이다.

또한 이 지구상에 이런 의료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그것은 또한 좌절과 실패를 겪고 기적을 일군 앞서간 의학자들의 궁극적 소망이 아니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잘 사고 잘 파는 법 - 롯데홈쇼핑 이부장이 들려주는
이상발 지음 / 지식노마드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돈을 쓸 것인가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몇년째 불황이 계속되는데다가 월급은 제자리걸음이니 적자가 나지 않으려면
살림법에 대한 교과서라도 있어야 할판이다.
마침 오랫동안 MD(상품계획구매,판매자)로 활동했던 이부장의 전략서가 바로
이런 갈망을 해소시켜줄만한 책인듯 싶다.
시끌벅적한 재래장터의 번잡함을 싫어하여 잘 정리되고 쾌적한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매장을 선호하는 요즘 세대에서는 ’흥정’이라는 전략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부장의 고견을 들어보니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다.
하기는 매대에 적혀있는 가격이 날짜에 따라,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는것은 얼핏
알고 있었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부장의 호언처럼 과연 ’흥정’이 가능할 것인가.
그렇다면 누구를 붙들고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인가. 계산대의 직원? 매대를 정리하는
직원? 상품군별로 매니저가 있다니 만나기 힘든 점장보다는 바로 이 매니저를 찾아야
한단다. 물론 라면 한봉지를 들고 흥정을 할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매달 25일이후 할당목표액에 목마른 시간대를 골라서 간다면
할인폭도 큰 모양이다. 이렇듯 ’흥정’이라는 엄두를 가질수도 없었던 매장에도 ’틈’이
있단다. 이부장의 말처럼 몸담았던 유통업계의 노하우,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뒷얘기를
공개하는 것이 꽤나 부담스러웠겠다. 장사치는 10원을 보고 백리를 간다는데..
업계에서 보면 이문을 깎아먹는 비법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6개월, 1년 넘어도 쓰지 않는 물건이라면 과감히 털어버리라는 조언에는 공감을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맘에 집 구석구석 쌓아놓은 헌물건들을 보자니 한번쯤 용기를 내어 벼룩시장이라도
열어볼 마음이 생긴다. 산 가격의 40%이상만 챙겨도 구석에서 먼지만 뒤집어 쓰고 늙히는 것보다는
남는 장사가 아닐까 싶다. 그가 작성한 중고물품판매문구를 보니 고도의 전략이 느껴진다.
왜 샀는가,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팔 것인가?, 상품성9가지 항목까지...
확실히 전문가의 포스가 그대로 드러난다. 작아서 못신고 있는 신발에 날개를 달아줄일만 남았다.

’소비가 미덕이다’라는 시대는 지났다. 물론 소비가 있어야 창출도 있는법이니 지나친 소비억제가
능사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부장의 조언처럼 ’흥정’하고 정보를 충분히 나누면서 현명한
소비를 한다면 원하던 물건을 싸게 사고 뿌듯함까지 보너스로 얻을 수 있을 것같다.
화통한 이부장의 팁대로라면 괜찮은 홈쇼핑이나 인터넷몰에 직원하나쯤은 사귀어둬야 할 것 같다.
’직원가’를 알고 나면 편하게 쇼핑하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는 이부장이 부인처럼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싸게 살 수만 있다면 이부장이 근무한다는 회사로 찾아는 못가겠는가.
하지만 이렇듯 노하우를 마구 쏟아내었으니 이업계에서 찬밥이 되는 것은 아닐지..
혹은 이책을 읽은 독자들이 그를 너무 많이 귀찮게 하지는 않을지..괜히 걱정스럽다.
잘 사고 잘 팔아서 잘 살아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녀귀신 -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복수 키워드 한국문화 6
최기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자가 한(恨)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하는 속담이 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서리가 내릴정도의 한(恨)이라면 죽어서

저승에도 가지 못한 채 귀신이라도 되어 억울함을 알리고 싶을 것이다.

왜 유독 몽달귀신보다는 처녀귀신이 많은 것인지는 이책을 보면 속시원하게

알 수가 있다. 남존여비의 유교사상이 지배적이었던 조선이었던 만큼 여자들의

권리야 말할것도 없고 큰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속에 자신의

의견조차 억압받고 묻어버려야 했던 사연들이 어디 한둘이었겠는가.

 

사랑하는 정인으로부터 혈연인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무시당했던 여인들이

죽음으로써 자신을 대변하고 한스런 모습으로 표출되었던 것이 바로 '귀신'의

형용이었을 것이다.

교육조차 받지 못해 글로써도 남기지 못한 사연들이 그나마 사대부들에 의해

일부 남겨지긴 하였으되 진실로 그네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자는 뜻보다는 이런 일들을

우리가 풀어주었노라 하는 남성우월의 과시의 결과였다고 하니 그또한 가슴아픈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B2541-00.jpg

 

달빛 교교한 밤에 긴머리를 풀어헤치고 피를 토하며 나타나는 이미지로

해마다 여름이면 TV드라마의 단골소재로 등장하는 '처녀귀신'들의

한스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야말로 조선여인네들의 압박과 설움이 절절하기만 하다.

소녀과부가 되어도 재혼은 커녕 정절을 지키기위해 죽음을 강요받는가 하면

대를 잇기위해 씨받이가 되거나 혹은 부처님도 돌아 앉는다는 시앗도 감수해야하고

양반네들에게 성노리개가 되거나 사내들의 억울함을 대신하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니..

오뉴월 서리가 아닌 폭설로도 풀지못할 한(恨)이 아니던가 말이다.

살아생전 억눌렸던 목소리를 귀신의 몸을 빌려 저승에도 들지못한 한스러움을 풀어야

했던 그녀들의 곡소리가 귓가에 서글프게 들리는 듯하다.

 

크기변환_사진.jpg

 

귀신이 되어서도 스스로 복수를 하지 못하고 권력이 있는 남자들의 힘을

빌어야 했던 것은 죽어서도 벗어나지 못했던 속박의 사슬이 아니었을까.

이미 이세상의 몸이 아니었건만 혼(魂)마저도 살아생전의 남존의 기억을

떨쳐내지 못한 가여운 귀신들인 것이다.

속시원하게 복수라도 스스로 해주면 좋으련만..그마저도 허용되지 못했던

조선시대 여인들의 억눌림에 현대에 살고 있는 내가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기록되지 못하고 기억되지 못했던 수많은 원혼들이 지금은 편히 잠들었을까.

아직 잠들지 못한 '처녀귀신'을 불러 일으켜 못다한 목소리를 전한 저자는

그네들의 영정에 향이라도 피워 불쌍한 넋들을 위로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저 위에서도 여인네의 눈물을 세고 계신다지 않던가.

핍박받고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어느날 귀신과 마주쳐 경기로 비명횡사하는

일이 없도록 넉넉한 맘으로 살아가야 할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36.5도
김정현 지음 / 역사와사람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지금 내삶을 잡아주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결코 혼자 설수 없어 서로 기대고 있는 글자가 인(人)이라고 하던가.
생명을 주신 부모님으로부터 피를 나눈 형제들에, 또한 나를 통해 이세상에 온 자식들과
어디 피를 나눈 사람들 뿐이겠는가. 단지 같은 시간을 살고 있다는 이유로 만난 친구들까지..
이렇듯 지금 이세상에 나를 붙들어준 인연들은 한둘이 아니다.
무심히 조합된 만난인듯 하지만 어쩌면 예정된 인연들인지도 모를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삶의 바닥에는 이 모든사람들의 배려와 사랑이 같이하고 있다는 일들이
감사하기만 하다.
아주 오래전에 '아버지'란 소설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던 작가의 가슴따뜻한 이야기를
보면서 화려하지 않지만 정성껏 차려진 고향의 밥상을 마주한 느낌이다.
텃밭에서 잘 길러낸 푸성귀로 나물을 무치고 숙성된 장으로 보글보글 끓여낸 토장국이 차려진
소박한 상차림...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가에 말갛게 헹구어서 널려진 흰 옥양목의 바삭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고..

한고향마을에서 어울려 살았던 동무들...가난한 집 아이였든 조금 불편하게 살았던 아이였든
서로가 벌거벗고 속살을 보여주었던 남자들이 중년이 되기까지 지나왔던 질곡의 시간들이
펼쳐지고 도착점은 다르지만 결코 묻어버리지 못했던 기억들이 모아진다.

"36.5도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것이었다면 우린 누구도 사랑을 할 수 없었을거야."

더운 여름에도 뜨거워지지 않고 추운 겨울에도 차가와지지 않는 사랑의 절대온도!
때로는 식어가는 삶의 열정을 붙들기 위해 우리는 연인에게서..친구에게 손을 내민다.

사랑으로 너무 충분하다고 믿었던 인하와 가경에게도..
성공만을 향해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던 수혁에게도..
서로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음을 알게해준 눈물겨운 진실들!
이제 멀리 흩어져 있어도 고스란히 전해질것만 같은 그들의 따뜻한 체온들이 있어
남은 시간들은 더이상 외롭지 않을 것만 같다.
지난 시간동안 혹시 벽을 쌓고 자신을 가두었다면 이제는 벽을 허물고 감춰진
마음들을 나누고 서로의 체온들을 나눌것이다.
오랜만에 맘이 맞는 친구와 고향집 마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난 것 같은
편안한 포만감이 느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