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귀신님의 완벽한 복수

귀신님의 완벽한 복수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17
강엄고아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1월

한이 많은 귀신은 구천을 떠돈다는 말이 있다. 일단 귀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 말이 맞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면...그냥 그런말이 있다고.

이제 막 대학생이 된 채영은 편의점 알바를 하다가 편의점 주인에게 폭행을 당하고 살해당한다.

여기 저기 떠돌다가 선배 귀신 막순을 만났다. 오래전 남편에게 맞아죽은 귀신이었다.

죽은 줄 알았던 영은 아직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게되고 막순의 조언대로 귀신들의 복수를 대행하는 일을 하게 된다.

 

세상에는 왜 이리 억울한 귀신이 많은걸까. 그만큼 나쁜 인간들이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간의 판결로는 그 죄를 다 물을 수 없다. 그러니 직접 손을 봐줄 수밖에..라는 것이 영의 신조이다. 그래서 영이 차려놓은 귀신카페에 억울한 귀신들이 몰려든다. 물론 막순의 도움으로 오게된 귀신들이다. 군대에서 왕따 당하다 죽은 한별이는 자신을 폭행했던 선임과 못본척 눈감은 원사와 사고사로 위장한 인간들 모두를 죽이고 싶어했다.

하지만 영의 원칙은 하나! 자신을 죽인 한 사람에게만 복수를 할 수 있다는 것.

 

한별은 영과 막순의 훈련으로 물건을 움직이고 인간의 몸에 들어가 빙의가 되는 법을 익힌다.

물론 복수대행에는 댓가가 필요한 법. 한별은 재벌 회장의 한심한 아들집에 가서 귀신역할을 하고 영은 퇴마의식을 해주면서 돈을 챙기는 방법이다.

그렇게 댓가를 치른 한별은 죽어도 싼 인간의 몸에 빙의해 복수를 한다. 하지만 복수심이 지나쳐 다른 사람들까지 해치고 마는데..

명을 복수대행에 억울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생긴다. 하지만 영은 복수극을 멈추지 않는데 영의 오빠인 민이 영의 복수극에 제동을 건다. 복수를 위한 살인은 1년에 한 번만 하자.

인간이 얼마나 사악한 존재인지 우리는 안다. 살인도 전쟁도 서슴없이 저지르는 존재들. 하지만 법이 과연 이 모든 죄를 정당하게 심판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서 최근에 법으로 처단하지 못하는 죄를 심판하는 드라마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게 아닐까.

하지만 민의 말대로 살인으로 복수를 하는 것은 정당한 일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결국 영은 자신이 개입된 것을 눈치챈 경찰들과 함께 제대로 된 복수극을 연출하기로 마음먹는다.

귀신님들과 인간들의 복수대행 어벤저스가 꾸려진 것이다.

이제 신나게 복수할 일만 남았다. 아마 다음 편이 또 나오지 않을까. 나쁜 놈들은 여전히 많고 억울한 귀신들도 더 많이 생길테니까. 가자~ 복수 어벤저스~~

[서평]앵그리 보스 2 MZ 킬러

앵그리 보스 2 : MZ 킬러 - 세상에서 가장 ‘권위 있는’ 리더십
길군 지음 / 더템플턴북 / 2023년 11월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누구나 하급자로 시작하여 중급을 지나 상급자가 된다.

대체로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스럽게 등급이 올라가고 중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

무난하게 이 단계를 거칠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는 동안 대개의 사람들은 비슷한 불만사항을 가지게 되고 사표를 품에 안고 다니거나 술자리 뒤에서 망말을 하게 된다. 하급자는 상급자를 욕하고 상급자는 하급자를 말안듣고 능력이 없다고 역정을 낸다. 나도 그랬나? 안그러려고 했지만 나 역시 그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그리고 또 느끼는 것은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시대가 어떻든 이런 과정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아마도 미래의 우주공간, 예를 들면 화성 어디쯤의 기지에서도 화성지점장을 욕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살아가는 이 별에서는 무한반복같은 이런 일들이 왜 벌어지는지 이 책을 보면 아주 리얼하게 알 수 있다.

어디인지 콕 집어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건 상관이 없다. 어느 동네에 있는 문화센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구내에 있는 모든 공간의 대표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일의 종류나 사람들은 다를지 모르지만 상황은 어디에나 거의 비슷하게 일어나기 마련이므로.

 

아마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고객'일 것이다. 왜 이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가 하면 각기 자신의 고객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비슷한 일을 하는데 왜 고객들이 다 다른것일까.

문화센터라고 하면 대개 문화센터에 등록한 고객들이 진짜 고객들이지 않은가.

하지만 그 조직에는 진짜 고객들을 가르치는 강사에 공간을 청소하는 사람, 수영장을 보수하는 사람, 심지어 공익근무요원까지 여러 계층이 공존한다. 돈을 내고 강좌를 듣는 고객만 '고객'이 아닌 것이다. 극단적으로 하급자의 진짜 고객은 상급자이기도 하니까.

누가 '고객'인가를 제대로 판별하는 것이 첫걸음이고-사회에서 살아남기 미션에서- 그 다음에는 어떤 처신, 혹은 처방이 있어야하는지를 제대로 찾아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이 책이 필요한 것이다. 다소 난해하고 다소 엉뚱하고 자주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 좀헷갈리기도 하지만 속 시원하게 내지르는 장면이 많아서 그동안 주눅들어 가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제군들에게 시원한 사이다 한 잔 제대로 마시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말 안듣는 MZ세대들 위에 '꼰대'라고 욕먹는 상급자들을 위로할 것이다.

[서평]질문이 될 시간

질문이 될 시간 - 고립과 단절, 분노와 애정 사이 '엄마 됨'을 기록하며
임희정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12월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에 대해서 남자는 모르겠지만 여자에게는 '엄마'가 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나이만 많다고 어른이 된다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왜 이런 단언을 했는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답이 될 것이다.

취업이 어려운 시대가 되면서 어딘가에 소속이 되고 명함이 생긴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 축복을 위해 아나운서인 저자가 얼마나 노력을 많이 해왔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지금도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 노력에 열매를 거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곳에 오르기 위한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아름답고 고운 모습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해왔던 저자가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필수가 아니었던 임신을 결정하기까지의 여정이 잘 그려졌다.

우리가 젊었을 때에는 결혼과 임신과 출산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었다.

낼 모래 마흔이 될 우리 딸의 경우에도 그렇고 이제 당연했던 그 일들이 선택이 되었다.

세상은 살기좋아졌는데 이상하게도 그 길에 걸림돌은 더 많아졌다는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월급을 다 모아도 집값 따라잡기 힘들고 셋집을 전전하면서 결혼생활을 하는 것도 싫고 그나마 겨우 잡은 직장도 임신이나 출산으로 잃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 모든 여정이 남자보다 여자가 더 험난해 보이고 실제 더 큰 희생이 강요되기 때문에

시집가는 것을 포기하고 강아지를 선택한 딸아이에게 결혼을 강추하기 어렵다.

아마 저자도 그랬을 것이다. 결혼까지는 모르지만 임신과 출산을 결정하기 까지 얼마나 고민이 많았는지 알 수가 있었다.

난임으로 고생하고 과배란 부작용으로 몸 상하고 결국 아이를 가지는데 성공했지만

열 달을 키워내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먹덧으로 고생하고 소양증으로 피를 보는 과정들.

아 나도 그랬던 것 같다. 기뻤고 기대했지만 임신과정도 출산과정도 참 힘들었던게 떠올랐다.

그래도 인간은 쉽게 잘 잊는 좋은 버릇이 있어서 둘 째, 세 째를 낳는다고 하던가.

아이를 낳고 찾아오는 우울증이 가장 무서웠던 것 같다. 내 속으로 낳아놓은 아이를 잘 키워야 하는데 전의를 상실하고 항복하고 싶은 마음. 되돌리고 싶은 어거지. 자꾸 눈물이 났던 그 시간들.

까맣게 잊고 있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더운 물에 마른 미역을 넣으면 잘 불어나듯 자꾸 생생히 살아났다. 그나마 저자만큼 지독한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임신과 출산과 육아의 여정을 생생하게, 가슴아프게 그린 이 책이 앞으로 그 길을 선택하게 될 사람들에게 걸림돌이 될까봐 걱정스러웠다. 그만큼 너무 아프고 생생해서.

그리고 출산율 최저국가라는 딱지를 뗄 정책이 너무 허접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판에 등장할 많은 허접한 정책들 앞에서 제발 이 책을 좀 읽고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기를 바란다. 그래야 등돌렸던 여성들이 아이를 낳고 쓰러져가는 국가의 기둥을 붙잡을 수 있을테니까.

단순한 임신, 육아기가 아닌 전쟁일기 같아서 마음 아팠다.

하지만 잘 일어나서 이렇게 세상에 잘 살아가고 있다고 선언하는 책 같아서 안심이 됐다.

잘 하고 싶었던 일들, 더 많이 잘하고 더 성장하고 더 빛나길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가

등을 두드려주고 싶다.

[서평]메스를 든 사냥꾼

메스를 든 사냥꾼
최이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11월

법의관인 세현은 용천시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부검한다.

신체가 훼손된 사체를 부검하던 세현은 사체의 훼손에서 기지감을 느낀다.

세현이 가장 두려워했던 누군가의 흔적이 느껴진 것이다.

용천경찰서 강력계 형사팀 정현은 훼손된 사체를 부검한 세현과 만나게 되었고

아직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연이어 또 다른 사체가 발견된다.

세현은 동일범의 소행이라고 확신했지만 경찰서장은 사건의 중대성을 희석하고자

세현의 주장을 무시한다. 하지만 세현의 활약으로 동일범이라는 것을 밝혀낸다.

정현과 세현은 마치 한팀처럼 연쇄살인범을 뒤를 쫓게 되는데.

 

세현은 이미 이 연쇄살인범이 누구인지 짐작하고 있었다. 윤조균. 바로 세현의 아버지였다.

오래전부터 살인을 즐겨운 조균은 어린 세현을 이용하여 사체를 훼손시키고 증거를 없애는 일을 시켜왔었다. 그런 조균을 죽이고 신분을 속인 채 법의관이 된 세현.

하지만 조균의 솜씨가 발휘된 사체들이 연이어 나오면서 세현은 조균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한다.

 

세현의 조균을 자신의 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함정을 만들어 나가고 진실을 모르는

정현은 세현이 사건의 중심에 과하게 몰입하면서 법의관의 신분을 넘어서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세현에게서 느껴지는 불안정함과 안쓰러움에 도움을 주게 된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간직해왔던 자신의 비밀을 세현에게 고백한다.

정현의 아버지는 젊은 시절 부적절한 관계로 사생아를 낳았고 그 아이는 살해되었다.

그리고 조균의 흔적을 찾기위해 해결되지 못한 미제사건을 쫓던 세현은 결국 조균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정현역시 미제사건을 쫓던중 오래전 사건현장에 있었던 증인으로 부터 한 여자아이에 관한 얘기를 듣게 된다. 과연 그 여자아이는 누구였을까.

연쇄살인을 벌이고 있는 살인범이 아버지였고 그 딸은 아버지를 죽이고 법의학자가 된다.

하지만 죽었다고 믿었던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 살인을 시작하게 되고 딸은 아버지가 죽인 피해자를 부검하면서 아버지를 찾아내 다시 단죄를 하기로 마음먹는다.

과연 법의관인 딸이 연쇄살인범인 아버지를 찾아내 죄를 물을 수 있을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을만큼 긴장감이 높았던 스릴러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100자평] 입맞춤 바이러스 주의보

입맞춤 바이러스 주의보
한차현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미래에 대한 꿈도 없이 공부만 해야하는 청소년들이 꼭 읽었으면 하는 소설이다. 위기를 맞은 지구를 구하는 차연과 그의 친구를 통해 정의로운 오지랖퍼가 되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