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탄력성 - 시련을 행운으로 바꾸는 유쾌한 비밀
김주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절망의 순간들이 한 번쯤은 오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이든 타의에 의해서든 절망은 예고없이 찾아들어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고 기어이 죽음에 이르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 절망을 기회의 시간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누구나 절망을 쉽게 이기는 힘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심리학에서는 역경을 이겨내는 힘을 회복탄력성(resilience)라고

부르고 그 요인을 7가지로 나누어 회복탄력성지수(RQ)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 7가지는 감정조절력, 충동통제력, 긍정성, 원인분석력, 공감능력,

자아확장력, 소통능력입니다.

이 회복탄력성지수가 높은 사람 일수록 인생을 긍정적으로 살 뿐만 아니라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과연 여러분의 회복탄력성지수는 몇 일까요?

RQ가 높은 사람일수록 행복을 느끼는 능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합니다.

혹시 감사한 일이 없거나 무엇을 보거나 느끼거나 해도 행복하지 않다면

분명 당신의 회복탄력성지수는 낮을 것입니다.

 

 

행복을 느끼는 능력의 50%는 유전적 요인이고 10%는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나머지 40%를 차지하는 학습에 의한 낙관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훈련에 의해서 행복을 느끼는 능력을 기를 수 있고, 그것이 나머지 60%의 요인을 지배한다는 것입니다.

학습에 의해 절망을 딛고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힘인 희망, 즉 ‘목표성 있는 낙관성’을 되찾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의 이상묵 교수는 국비 장학생으로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전도 유망한

해양지질학자였습니다. 전세계 바다 곳곳을 누비며 세계적인 학자들과 여러 공동 연구를 진행하던

그가 한창 일할 나이인 45세 되던 2006년 여름. 머나먼 미국 땅에서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하고

전신마비의 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실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받아들입니다.

결국 6개월만에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보여주게 됩니다.

 



 

"일밖에 모르던 내가 사고 후에 오히려 희망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행운아입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강의와 연구에 몰두하는 한편 보조재활공학센터를 만들어 장애인을 위한

기술개발을 시작했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닥친 사고를 불운의 시작이라고 보지 않고, 몰랐던 다른 세계를 볼 수 있는 새로운 인생

방향의 전환이라고 역설하며 장애인 학생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희망메이커가 된 그의

놀라운 인생반전기는 바로 그가 가진 회복탄력성지수가 높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절망과 불행을 희망과 행복으로 반전시키는 ’회복탄력성’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신의 ’회복탄력성지수’를 높힐수 있는지 이 책으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일을 비추는 경영학
시어도어 레빗 지음, 정준희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세상이 뒤숭숭할 수록 미래에 대한 비전이 불투명할 수록 우리는 조바심이 난다.

과거에 비해 인류는 확실히 더 많은 것들을 얻었고 부(富)를 향한 욕구는 더욱 극심해지고

정보는 넘치고 있다. 확실히 예전의 시간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는 시간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보다 향후의 상황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나쁜 일은 즉시 일어나는 반면 좋은 일은 필요이상으로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래학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먼 미래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지금 세계가 처한 상황을 보면 먼 미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우선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말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지나온 역사를 보면

미래학자들의 이런 태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유명한 미래학자나 경제학자들의 예언서 중에는 석유나 우주에 대해, 혹은 전범인 나치를

숭배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리라는 것을 예견한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한다.

 

과거 100년동안 일어났던 일들은 앞으로 20~30년후면 이루어질 만큼 초스피드의 시대에서

미래를 예견 한다는 것은 모험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역동적이거나 불규칙바운드된 공처럼

어디로 튈지 예상 불가능한 상황들이 수시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우선 일본의 대지진같은 사건도 예견이 되긴 했지만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클지는

제대로 예측이 되지 못했다. 단순히 경제적인 손실뿐만이아니라 방사능이 우리 인류에게

어떤 영향이 올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예측불허의 미래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어찌보면 우리 모두는 경영자이다. 반드시 거대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만이 경영인은 아닌 것이다.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든 가정을 운영하든 자신을 포함한 뭔가를 조정하고 조율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하버드 경영학 대가의 '아주 특별한 경영수업'은 미래를 대비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를 넘어서서 앞서가는 경영인이 되려면

우리가 보고 듣고 누리는 모든 것들을 놓치지 말고 활용하고 스스로 변화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제 지구는 같은 생활권에 있는 이웃이다. 자신만의 색깔로 살아가기 보다는 각 민족이 가진

고유의 특성까지도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리자들은 좀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하지만 덜 알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156p

저자의 이런 조언은 또 다른 숙제를 우리에게 던진다. 어떤 것은 많이 알아야 하고 어떤 것은 덜 알아야

하는가. 그 해답은 이 책을 읽고 스스로 찾아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여기가 좋다
한창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향만큼 포근한 곳은 없다. 하지만 도시가 고향인 나는 '바다'가 고향처럼 포근하게 느껴진다.

바다가 고향인 작가는 '여기가 좋다'고 했지만 그가 그린 바닷가 사람들은 무시로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외롭고 저물어가는 노을처럼 쓸쓸했다.

 



섬에서 나고 자란 소년은 무작정 바다가 좋았고 배가 좋아서 결국은 선장이 되었다.

왼쪽 발가락 하나를 쥐 뱃속에 남겨두고 저세상으로 떠난 아버지의 '꼭 훌륭한 선장이 되어라'라는

마지막 말 때문만은 아니었다. 누구보다 고기를 많이 잡고 바다를 사랑했던 그였지만 끝내

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어서 훌륭한 선장은 되지 못했다고 그는 생각했다.

 

소주를 한 바가지씩 먹어가며 멀미를 이겨가면서 바다를 익혔고 자식을 낳고 먹이고 살아왔던 그였지만

이제 더 이상 그에게 바다는 풍요로운 어장이 아니었다. 빚은 늘어나고 결국 그에게 선장이란 이름을

갖게 해준 배를 계약하고 그는 아내와 마지막 고기잡이를 나선다.

아내는 이제 그를 떠나겠다고 했다.  섬에서 태어난 일은 천형이었다고 했다. 사람이 살 곳은 육지이기

때문에 당신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섬을 떠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떠나려는 아내를 잡지 못하는 그에게 아내는 말한다.

"당신은 육지를 무서워하고 있소."

바다 한가운데 몇 뼘 땅일 뿐인 섬과 몇 발자국 나무판자인 배에 떠서 표주박처럼 살아왔던 그에게

바다는 무엇일까. 한 때는 사랑이었다면 더 이상 아무것도 내어주지 못하는 비루한 바다는 이제 무엇인 걸까.

 

아내가 떠나버린 섬에 한 여자가 죽기 위해 찾아왔다. 언젠가 친구들과 여행삼아 온 곳이었다는데

왜 그녀는 자신의 마지막을 이 섬에서 마무리 하려고 했을까.

"여기가 공동묘지라도 된다는 거요? 나는 죽자사자 살아가는 곳이 당신들한테는 고작 죽을 곳이요?"

사랑하는 가족도 떠나고 이웃도 떠나고 죽지 못하고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만 남아 살기는 하지만

버리지 못하고 놓지 못할 만큼 소중한 이 곳이 당신들에겐 무덤이란 말이지.

사내의 외침에는 핏발이 서렸다. 심장병을 앓던 엄마가 어느 날 세상을 떠났다. 바쁘고 솜씨없는

딸을 위해 김치냉장고에 그득히 담가놓았던 김치를 보면서 화장터에서 보다 더 많이 울었다던

친구가 떠올랐다. 먹을수도 버릴수도 없던 그 김치는 어떻게 되었을까.

당신을 바다로 밀어 넣어 줄테니 당신은 아내가 마지막으로 채워놓고 간 냉장고의 반찬들을 치워달라.

떠나간 사람의 흔적을 확인한다는 일은 결국 자신이 버려졌다는 증거가 될테니까. 외로워졌다는 의미일테니까.

생명이 시작되었다는 바다가 때로는 생명을 버리는 곳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된다.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안식이 느껴지는 것일까. 바다위 몇 뼘 땅일지라도 저승으로 가는 마지막 땅으로 기억되는 것은 나도 싫겠다.

 



 

깊은 산골에서 가난하게 자랐던 소녀는 일찍 남편을 만나 아들 하나를 두었고 조석으로 지지고 볶고 하다가

갈라선다. 혼자몸으로 막걸리집을 하던 그녀는 그 도시에 전근와 있던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미 결혼하여 아이까지 있는 남자였다. 눈이 따시고 가슴이 따신 그 남자와는 전근기간이 남은 이년 반만

사랑하고 그 뒤로는 절대 만나지 말고 마음속에만 담아두자고 약속하고 시작한 사랑이었단다.

가슴속에 간직했던 그 얘기는 7년만에 그 남자가 걸어온 전화때문에 시작되었다.

누군가를 화장터에 보내고 내려오는 길이라는데 그녀는 그게 누구인지 끝내 묻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는 끝까지 약속을 지키는 것이 완성된 사랑을 지키는 것으로 알았다.

마치 지나간 첫사랑을 평생 다시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내 마음처럼..

나도 그녀의 그 사랑이 완성된 사랑이라고 믿는다.

 

여덟꼭지의 단편들은 연작처럼 이어진 듯하다. 선장은 배를 팔고 그의 아내는 성을 떠나고 어떤 여자는

죽기위해 다시 그 섬을 찾고 이천만원의 빚을 떠안고 이 섬까지 밀려온 또 다른 여자는 바다남자에게

몸과 마음을 열고 주저앉기로 결심한다. 섬에 남았던 노인들은 큰맘먹고 여행을 떠나고 그 섬에서 자랐을 것만

같은 한 남자는 항구가 가까운 도시에서 막걸리집 늙은 여자의 넋두리들 들어준다.

내가 만약 그 섬에 닿는다면 마주치는 섬사람들이 전혀 낯설지 않을 것만 같다. 그리고 나도 그 섬이 좋아질 것

같다. 섬에 남은 사람들과 같은 이유로 어쩌면 육지보다 그 섬이 내게 더 어울리는 곳일지도 모르겠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무심히 튀어나올 것만 같이 지금도 귓가에 아련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 - 이외수의 감성산책
이외수 지음, 박경진 그림 / 해냄 / 201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끼리는 물을 마시기 전에 자신의 흉한 모습을 볼 수 없도록 발로 물을 휘젓는다고 한다.'-42p

 

동물인 코끼리 조차 자신을 들여다 보는 일이 쉽지 않음을  안다는데 하물며 인간은 어떠한가.

나이가 들어갈 수록 거울을 보고 사진을 보는 일들이 싫기만 하다. 그 곳에는 주름지고 까칠한

낯선 사람이 서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습이 자신임을 인정하기가 싫기 때문이다.

지나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얼굴을 보는 일이 이렇듯 쉽지 않은데 만약 마음을 들여다

보는 거울이 있다면 인간들은 모두 우울증에 걸려 미치거나 수명이 짧아지는 현상이 생길 것이다.

그만큼 자신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리고 인정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강원도 산골의 감성마을은 이외수작가가 있어 유명해진 곳이다. 더구나 도시와 멀리 떨어진 곳임에도

도시보다 더 북적거리는 이유는 겉모습은 영락없는 산신령의 행색이나 첨단의 선두를 달리는 작가의

소통방법때문일 것이다. 트위터에 열심인 것은 물론 예전보다 더 많이 언론매체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꼭 마음에 드는 집을 지어준 화천을 더 많이 알리고 싶어서 였다는데...바로 얼마전에는 구제역으로

'산천어축제'가 취소되자 어마어마한 손해를 보게된 마을 사람들을 위해 감자떡 홍보에도 동참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렇듯 산 속에 있으되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고 나누는 그의 에너지를 보면

없던 기운이 솟고 가끔씩 도사님 말씀처럼 훈계가 내려오면 도무지 오금을 펼 수가 없다.

 



 

'하악하악'이나 '아불류시불류'에 이은 따끔훈계 연작의 제목은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이다.

아니...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주다니..코끼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거구의 몸으로 엄청난 풀을 먹어야 하는 코끼리는 죽을 때가 되면 자신들의 무덤으로 향한다는

말이 있다. 마치 자신의 죽을 때와 죽을 곳을 안다는 듯이...그 정도로 영(靈)이 뛰어난 동물이어서

그럴까.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싫어 발로 물을 휘젓는다니...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은 인간보다는 상당히 양심적인 동물이 바로 코끼리인 모양이다.

그래서 작가는 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을까. 평생 땅위에서 천적이 거의 없을 만큼 커다란

몸뚱이가 무기였지만 정작 조그만 쥐가 그야말로 쥐약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코끼리에게 날개를 달아주면 하늘로 날아올라 무엇을 볼 수 있을까.

 



 

나도 가끔 하늘을 날아 오르는 꿈을 꾼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를 내려다 보기도 하고

가고 싶었던 나라를 향해 날아가는 꿈을 꾸노라면 꿈속이지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날개'라는 것은 승천을 위한 필수의 품목이다. 거대한 몸집을 들어 올릴 날개라면 엄청난

크기여야 할 것이다. 이런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작가가 내린 처방전이라고나 할까.

 

'죄 중에서 가장 큰 죄는 자기밖에 모르는 죄'    -89p

 

자신이라도 제대로 알면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잘못 알고 있다는게 문제이다.

그래서 작가의 처방전을 읽고나면 문득 내가 너무 작아지는 느낌이다. 아니 부풀려진 허세와

만용이 빠져나간 영혼이 갑자기 헐거워진 느낌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것들을 걷어낸 홀가분함이

뒤이어 찾아온다. 그래서 갑자기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고 했던 박경리작가의

작품 제목이 그렇게 다가올 수가 없다.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자상하게 들려주는 작가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그건 아직 희망이 있다는 뜻일 것이므로...'촌철살인'의 위트와

교훈을 전수 받고 나면 한참동안은 잘 걷어내고 말개진 마음으로 거친 세상을 다시 한번

살아갈 준비가 된 것만 같다. 구정물 가득한 세상에 다시 한번 발을 담글 준비가..

언젠가 나도 이 육중한 몸에 날개를 달고 마침내 하늘의 별이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맑은 빛을 내는 별이 되기 위해 나는 작가의 책으로 자꾸 연마되는 기쁨을 느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성작가를 꼽으라면 단연코 공지영을 꼽는다. 초기의 작품에서는

그다지 감동이 있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녀가 예사롭지 않은 결혼생활을 끝내고

이데올로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처까지도 드러낼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지기 시작했을 때 그 때부터 난 그녀의 이야기가 좋아졌다.

 

좋은 학벌에 좋은 인물에..도무지 그녀가 불행해질 이유를 들자면 흔히 '팔자'라거니

'성질'이 더러워서라느니...더구나 요즘은 진보의 선두에 서서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는

그녀의 행보를 보자면 참 답답한 구석이 없지도 않다.

조만간 쉰이 되는 그녀의 용기인지..만용인지를 지켜보는 팬은 가슴이 조마조마할 뿐이다.

 



 

결국 이 책을 낸 그녀와 첫 만남을 가졌었다. 물론 개인적인 만남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예뻤고 당당했고 조금 삐딱한 시선으로 보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여전히 당돌하게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녀석때문에 고민입니다. 아빠없이 혼자 키우는 아들녀석의 사춘기가

어떠했는지요?"

"다시는 기억하고 싶은 얘기가 아니라서...정말 너무 힘들어서 애한테 그랬어요. 그냥 중학교만

졸업하고 취직을 해라..내가 아는 사람이 많으니 일자리를 구해주겠다. 그랬더니 픽 웃으면서

'엄마 농담도 잘하네' 그래요."

 

힘든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유별났던 결혼과 이혼 성이 다른 아이 셋을 키우면서 온갖 시선을

견뎌야 했을 것이고 밥을 벌기 위해 밤을 세워 글을 써야 했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지치고 힘들었을 때 달려간다는 지리산!

그곳에는 참 유별나서 유별난 그녀가 섞여도 전혀 유별날 것도 없는 그런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행복학교'가 있단다. 처음 이 글이 신문에 연재되고 가뜩이나 여자등쌀에 몸살을 앓던 '버들치시인'은

지금 더 많이 여자들에게 둘러쌓여 있으며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져 시집도 내었단다.

정말 평생 네번도 아니고 네번 반만 여자를 안았을까...아 오늘 밤 궁금해서 잠자긴는 다 틀렸다.

남의 남자 잠자리 횟수가 뭐 그리 궁금할 일이라고............그러나 궁금하다.

 

고알피엠 여사의 이름도 예사롭지 않지만 전장에서 후퇴한 패잔병을 구원해준 용기에는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다. 그러게....정말 시인들은 사랑을 해야 글이 잘 써지는 모양이다. 물론 그 순간

그의 연인은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이 될테고...근데 그게 언제까지 유효하지 않은게 문제지만.

 



 

지금은 주차장관리인 자리에서도 떨려났다는 최도사도 걱정스럽고 늙어가는 개 '지화자'가 또 뜨거운

밤을 보내고...뜨거운 낮일수도 있겠지만...또 헐떡거리며 새끼를 낳아야 하는 천형을 겪을지도 걱정이고.

아니..정작 밥이 끓던 죽이 끓던 만사태평인 그들은 행복에 겨워 학교까지 세웠다는데...보는 나는

왜 이리 걱정이란 말인가. 도시가 싫고 속박이 싫고 편견이 싫어 지리산으로 숨어 들었다는 그들이

과연 몰려드는 사람들에 휩싸여 초심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말이다.

 

하지만 이건 얄팍한 속임수에 불과하다. 난 어느새 언제 짐을 꾸려 슬그머니 묻어 갈까.

궁리부터 하고 있지 않은가. 설마 나 하나 더 얹혀져 들어간대도 뭐 워낙 품이 넓은 지리산이니 내 몸과

영혼에 덕지덕지 붙은 온갖 오욕과 불행의 찌거기들을 조금 풀어 놓는다 해도 괜찮지 않을까?

 

 

우선 '버들치시인'집에 전화를 걸어 그의 구수한 자동응답기 녹음부터 들어봐야 겠다.

"덥기는 덥지요? 고추밭에 빨갛게 익은 고추를 안 따고 놔두었더니 그만 뚝뚝 떨어져버렸네요.

집에 있는 꼬추들은 잘 간직하고 있겠지요. 이 더위에 꼬추가 축축 늘어져 떨어지지 않도록

잘 붙들어 매주시기 바랍니다. 전 지금 개울가에 있습니다. 뭐하냐구요? 빨래하지요. 안녕!"

푸하하..이제 꽃피는 봄이 왔으니 어떤 멘트가 녹음되어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

그리고 꽁지작가! 솜씨 좋은 사람이 얼굴까지 예쁘면 성질이 좀 더러워지지 마련이긴 한데

그대 말처럼 계산 정확하고 남에게 신세 안지고 그리고 속이지 않는 것도 다 맞는데..

솜씨는 좋지 않고..얼굴도 별로이긴 한데 성질도 좀 더러운 사람이야...근데 그 사람도 계산

정확하고 남에게 신세 안지고..속이지 않고..가면 친구좀 해주실라나...누구냐고? 나지 누구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