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하룻밤 자고 나면 좋아질 거야 - 100년을 산 할머니의 인생 지혜
니핑 지음, 이현아 옮김 / 예담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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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니핑은 10년동안 중국 중앙텔레비젼 방송국의 간판 오락프로그램인 춘제롄환안후이의

사회를 맡았던 유명한 진행자이자 배우이다.

어릴 적부터 '얼굴이 두껍고 대담했던' 그녀는 인간적이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당대 최고 진행자로

손꼽히며 중국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 그녀가 아흔 아홉해를 살다 세상을 떠난 외할머니를 추억하며 쓴 글이 바로 이 책이다.

교육도 받지 못하고 당신 말대로라면 그저 평범하게 살아온 노부인이지만 그녀의 외할머니는 결코

평범하신 분이 아니었다.

 

 

세상을 오래산 사람들의 지혜는 몸소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경험담에서 나온 것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마음에 절절하게 와닿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만큼 이치에 어긋남이 없다.

평생 근검과 절약이 몸에 밴 가난한 집안의 며느리였지만 아랫사람을 부리는 법에서부터 자손들을

교육시키는 일까지 결코 소홀함이 없었던 비범한 할머니였다.

지식으로 성공하는 삶이 있다면 이렇게 '지혜'로서 이지러진 세상의 한편을 채워주는 이들이 있어

세상이 굴러가는 모양이다.

저자인 니핑의 외할머니에 대한 사랑 또한 범상치 않다.

그녀의 성공뒤에는 외할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가르침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런면에서 니핑은 참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자신의 인생의 잣대를 세워준 멘토가 있었고 그 멘토의 바램대로 훌륭한 인생을

살고 있기때문이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대중적으로 이렇게 성공하고 돈도 많이 번 유명인사이지만 외할머니의

가르침을 잊지않고 겸손하며 어려운 사람들을 돌보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 니핑이 많이 부러웠다.

누구나 외할머니는 있을 수 있지만 훌륭한 인생의 스승으로 내 인생을 견인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족의 습관을 가진 중국에서 태어나 평생 작은 발을 부끄러워 하셨다는 외할머니와 50여년을 알콩달콩

살아왔던 이야기를 보노라면 절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언젠가는 떠날 수 밖에 없는 인생의 허무함을 미처

알지 못했다는 저자의 안타까움에 가슴이 미어진다.

할머니를 위해 해바라기씨를 까게 하고 헌 옷을 수집하게 한 니핑의 위트는 정말 아름답다.

아흔이 넘은 외할머니의 건강을 유지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지혜를 짜내는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저세상에 가신 외할머니도 그 곳에서 니핑을 흐믓한 마음으로 지켜보실 것이다.

평생 그녀에게 들려줬던 외할머니의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내 가슴에도 잔잔하게 와 닿는다.

어느 한 말씀도 그릇됨이 없이 따뜻하고 평화롭다. 좀 더 오래 사셔서 좋은 말씀을 많이 들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남몰래 자신의 것을 나누고 외할머니를 추억하며 살고 있는 그녀의 남은 생이 더 충만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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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수업 - 억만장자가 전하는 일과 삶에서 눈부신 성공을 이루기 위한 6가지 비법
테드 레온시스 지음, 황혜숙 옮김 / 황소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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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막다른 길을 만날때가 있다.

이럴 때 누군가 손을 잡아 행복한 길로 인도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면 인생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지침서가 있다면 고단한 인생길이 조금쯤은 수월하지 않을까.

그런면에서 이 책은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인생CEO 테드 레온시스의 나침반과도

같은 교과서이다. 가끔 수많은 길을 만났을 때 제대로 된 안내서가 필요하듯이

굴곡진 인생길에 저자의 '행복수업'을 듣는다면 정신이 번쩍 들 것 같다.

그가 권하는 가장 강력한 것은 '인생목록'을 작성하는 것이다.

 

 

몇년 전에 독자들에게 각광받던 책들의 제목중에 '인생을 살아가는 OO가지 방법'같은 책들이

있었다. 죽기전에 해봐야 할 것들..같은 제목을 달고 나온 책들의 장점은 일목요연하게 LIST화

했다는 점이었다. 저자는 스물여덟의 젊은 나이에 이미 백만장자가 되었고 그의 삶은 무지개빛으로

빛날 것처럼 보였다. 어느 날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가다가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경험이 없었다면

그도 그저 성공한 삶을 살았고 그 성공을 만끽하고 다소는 우쭐하게 살아갔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추락할지도 모르는 비행기속에서 만약 자신을 다시 살리신다면 자신의 능력을 남을 위해

쓰겠노라고 기도했던 마음으로 101가지 인생목록을 만들기에 이른다.

그의 목록을 보면 물질적인 것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을 나누는 것들도 있다.

걸작미술품이나 고급시계를 소장하고 싶다는 바램에서는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엄청난 부를 가지고 있음에도 다소간 물질의 욕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의 솔직한 욕심이 도리어

귀엽게 느껴졌다.

건강한 아들 딸을 낳고 부모와 장인장모를 보살피겠다는 마음에서는 그의 따뜻한 사랑이 느껴졌다.

록펠러를 비롯하여 수많은 갑부들이 특히 존경스러운 점은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이다.

유독 이들이 자선과 나눔에 많은 공을 들인 것은 자신의 배만 불러서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기름진 음식과 고급옷을 입고 전용비행기로 전세계를 여행하는 삶을 살아도

바로 문밖에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이 힘든 삶을 살아간다면 마음이 편할리 없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배부름에만 만족하지만 멋진 부자들은 나눔에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무작정 주는 것이 아닌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스스로 멘토가 되어 그들의 손을

잡아 이끌어 주는 장면에서는 존경스런 마음이 절로 우러났다.

고기를 주기 보다는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그들이 이루어낸 성공의 비법일지도 모르겠다.

일찌감치 소통과 미디어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어린나이부터 사업을 시작한 그의 능력도 부럽다.

그것은 단순히 운만 좋다고 해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좋아했다는 역사가 그의 시각을

넓혀준것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리고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멘토가 되어준 사람들이 곁에 있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었다.

그가 그들에게 받았던 것을 다시 어려운 이들에게 되돌려줌으로써 그는 참다운 나눔을 실천한 사람이다.

성공한 삶보다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했던 저자의 인생목록을 보노라니 왜 진작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부끄러워진다. 좀더 일찍 이런 목록을 만들었다면 적어도 절반정도는 이루지 않았을까.

늦었지만 당장 내가 이루고 싶은 일들...해야할 일들의 목록을 적어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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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실크 하우스의 비밀 앤터니 호로비츠 셜록 홈즈
앤터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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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만에 친한 친구를 만난 기분이다.  

아주 오래전 책이 귀하던 시절, 독서의 즐거움을 알기전..최초로 만난 책이 바로 셜록 홈즈였다.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는 어린 소녀의 가슴을 설레이게 했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어느새 왓슨 박사가 된 기분이었다.

이렇듯 무지한 소녀를 책의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인도했던 셜록 홈즈는 아주 오랫동안 내 기억에서

지워져 있었다. 하지만 수십년만에 딱하니 내곁에 다시 등장하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별난 친구덕에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은 왓슨은 이 작품을 쓰지 않고는 홈즈 시리즈는 완성될 수 없다고 했다.

다 맞춰놓은 그림의 마지막 퍼즐 조각은 '납작 모자를 쓴 사나이'와 '실크 하우스'에 관련된 모험담이다.

미국과 영국을 오가는 두 사건은 얼핏 개별적인 사건처럼 보이지만 묘하게 서로 얽혀있었다.

화창하고 따뜻한 계절보다는 늘 안개가 끼고 춥고 음습한 것이 더 친숙한 영국의 베이커가의 모습은

친숙하게 다가온다.

결혼생활의 안락함에 빠진 왓슨이었지만 잠시 짬이 생기자 친구인 셜록의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오랫만에

베이커 가221B번지를 찾아드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은 서로 떨어져 살고 있었지만 셜록은 잠시동안의 집중력만으로도 왓슨의 생활을 유추해낸다.

그러는 동안 30대의 남자 카스테어스가 등장하면서 그동안 셜록이 겪었던 어떤 사건보다도 잔인한 사건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그림 도난사건처럼 보였지만 뒤이어 살인사건으로 연결되고 다시 복수가 시작된다.

예전처럼 콤비가 되어 사건을 추적하면서 어린 소년,소녀가 죽임을 당하고 사건현장에는 하얀 실크 리본이 남겨져 있다.

아주 드물게 등장했던 일곱살 연상인 홈즈의 형 '마이크로포트'는 홈즈의 부탁으로 '실크 하우스'에 대해 알아보지만

정부의 막후에서 힘을 발휘하던 형마저도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경고한다.

과연 '실크 하우스의 비밀'은 무엇일까.

아편을 수입하여 비밀스럽게 거래하는 조직일까. 그 이면에는 막강한 권력이 숨어있고 조종하는 것일까.

사건을 풀어가면서 나 역시 '실크 하우스'의 존재가 무엇일지 너무 궁금했다.

홈즈가 겪은 가장 잔인한 사건답게 소녀를 죽인 범인으로 몰린 홈즈는 감옥에 수감되고 사형을 예감되면서

왓슨은 절망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기발하게 감옥을 탈출한 홈즈는 살인마를 찾아 실크하우스에 다다른게 된다.

단지 추리소설속에 등장하는 추악함으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 끔찍한 진실이 숨어있었다.

실제로 현실에서도 존재하는 이 같은 범죄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저질스런 형태의

죄악이면서도 아름다운 실크 리본으로 위장된 더러운 인간들의 등장이 혐오스러웠다.

그래도 기다란 매부리코에 반짝 빛이 나는 눈빛으로 이들의 뒤를 쫒는 홈즈와 왓슨의 활약을 보고 있노라니

절로 힘이나고 손에 땀이 흐른다.

 

 

늘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홈즈와 왓슨은 생명이 위태로울만큼 위험한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맞는다.

아...왓슨의 고백대로라면 이 사건 11년후에 홈즈는 사망하게 된다.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확인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지만 이 작품으로나마 부활한 홈즈와 그의 영원한 친구 왓슨은 영원한 안식이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을 사랑하는 독자가 여전히 많고 그의 작품은 수십년동안 읽혀지고 있다.

이렇게라도 그들의 활약상을 다시볼 수 있다니 꿈만같다.

코난 도일의 작품은 아니지만 대작가 왓슨의 시각으로 다시 태어난 셜록 홈즈의 미개봉 사건화일은

왓슨이 100년동안 원고의 봉투를 개봉하면 안된다는 사항을 첨부할 만큼 충격적이고 기이하다.

물론 홈즈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멋지에 해결해냈다.

파이프를 문 그의 모습을 그린 표지만으로도 가슴설레였던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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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0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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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질풍노도의 시기를 건너고 있는 마이러리티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역시 대학진학의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등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부담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마이너리티들에게도 나름의 고민이 있고

좀더 자유로운 세상을 향해 돌진하고픈 욕망도 숨어있다.

 

 

스포츠명문으로 거듭나기 위해 모종의 음모를 계획한 고등학교내에서 순도 100%의 찌질이들이

학생흉내를 내며 엉성하게 학교를 드나들고 있었다.

체육관을 세우고 운동장을 넓히기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서라지만 어떻게 정원보다 200명이나

더 많은 학생들을 뽑아 콩나물 시루같은 교실에 아이들을 몰아넣을 수 있었을까.

가뜩이나 누군가 건드려만 주면 폭발할 것만 같은 폭약을 안고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아닌가.

그들에게 학교는 감옥이나 다름없다.

 

'그 밤을 경험한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무한한 힘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힘을 어쩔 줄 몰라 한다는 것을.

지금의 우리에게는 또다시 스타터 피스톨의 방아쇠를 당겨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166~167P

 

누군가 방아쇠를 당긴다면 그들은 개떡같은 따분함을 걷어차면서 단숨에 폭발적인 질주를 보여줄 것이다.

아니 노구치가 학교의 음모를 폭로하자 바로 방아쇠가 당겨졌고 그들은 실제로 폭발했다.

폭력선생인 사루지마는 내 과거의 학교생활에서도 있었던 인물이고 우리나라에도 일본에도 실제하는

인물이다. 무자비한 폭력으로 몸만 멍드는 것이 아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아픈 기억들은

평생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무식해서 인지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한번만이라도 생각해주었음 좋겠다.

폭력으로 아이들의 욕망을 잠재울 수는 없다는 것을.

단지 잠시 유보시키거나 증오심만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아무튼 그들은 불의에 항거하여 혁명을 일으킨다.

성공할 확률이 거의 없었음에도 굴하지 않고. 그렇기에 그들의 반란은 더 멋지다.

이길수 없는 싸움에도 당당히 전쟁터로 향하는 군인과 같지 않은가.

순수의 눈이 걷혀진 어른의 눈으로 보면 무모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따분하고 나태한 세상에

이 녀석들의 반란은 신선하지 않은가. 그 신선함이 더러움에 물들지 않을 수만 있다면 젊음은..

무모함조차도 아름답다.  

"너희들 한심한 이세상을 바꿔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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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을 향해 쏴라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임희선 옮김 / 지식여행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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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 아닌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라면 끔직하고 오싹해야 하는데 이상하게 자꾸 웃음이 나온다.

망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정도로 죽은 사람의 존재는 자꾸 잊혀지고 엉뚱한 두 형사와 비실거리는

탐정들의 활약에 폭소가 터지니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처음 느껴보는 즐거움이다.

단순히 폭력범을 체포하기위해 스나가와경부와 시키형사(특히 이 형사의 이름이 걸쩍지근하다..시키라니)

는 부담없이 범인을 찾아간다. 물론 '당신을 체포합니다'같은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연습은 조금 했지만.

가상의 도시 이카가와시(발음에 유의해야한다. '수상한,음탕한'과 동음이의어라니..참)경찰서에 근무하는

영 못미더운 두 형사는 폭력범을 검거하기 위해 왔다가 권총을 불법 개조하고 소지한 죄로 잡혀가는 줄 안

범인에게 도리어 총격을 당한다. 총알을 피한것 까지는 좋았는데..도망가다 죽어버린 범인과 어디론가 사라진

권총 한자루! 그 총속에는 아직 6발의 총알이 있다.

없어진 권총으로 이어진 두 건의 살인사건!

새의 부리처럼 생긴 절벽에 세워진 갑부의 호화로운 주택에서 이어진 살인사건은 사실 '밀실살인'으로 부르기엔

조금 찝찝하다. 사방이 툭 터진 야외 테라스에서의 살인이지만 수많은 증인들이 보고 있었고 도망갈 구석이라곤

바닷밑이 보이는 절벽뿐이었으니 잠겨진 방에서 일어난 '밀실살인'과는 조금 다른 밀실살인인 셈이다.

사건해결에 도움이 된 것은 오히려 집세가 120만엔이나 밀려있는 우카이와 그의 제자(?)인 류헤이이다.

그리고 억지로 끼여든 미모의 집주인 아케미또한 백치미를 자랑하는 엉뚱녀이다.

일단 주인공들의 이름이 재미있다. 자손들의 이름을 숫자대로 지은것 도 그렇고 애견인 골든 리트리버의

이름은 가업으로 취급하고 있는 상품인 사쿠라 스루메(벚꽃 마른 오징어왕)이라니.

이쯤이면 작가가 작정하고 밀실살인을 아주 유쾌하고 위트있게 써나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허세와 자존심만 강한 두 형사의 헛발질도 재미있고 대저택의 유일한 상속녀인 사쿠라의 엉뚱함도 재미있다.

중반부터 범인을 짐작케 했기때문에 추리소설의 완벽한 기법에는 조금 미치지 못하지만 읽는 내내 유쾌함을

주는 면에서는 정말 탁월하다.

총알 개수는 헤아리며 범인을 추적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허공을 향해 총을 쏨으로써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범인의 트릭도 훌륭하다. 아니 작가의 반전이 대단한 것이지만.

또하나 과거의 단순한 사건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삶을 좌우하는지 또한번 생각케한다.

과거의 사소한 어떤 것들이 혹시 눈덩이처럼 커져 내게 총을 겨누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된다.

엉성한 두 형사와 탐정일당들의 활약은 계속되어질 것 같다.

끔찍한 살인 사건을 유쾌함을 풀어낸 작가의 위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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