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를 이용해서 자신 이외의 종은 자라지 못하게 한다거나-말하자면 다른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유독한 작은 곤충을 끌어들이는 전략-몇 년전부터 전세계를 위협했던 엄청난 산불이 식물이 유도한 사고였다고? 에이. 그건 아니겠지. 유칼립투스 나무가 자신의 몸에서 생산된 기름을 주변에 퍼뜨려서 산불을 유도한다면 믿어지는가? 사는 공간이 적어지고 자신의 후손이 잘 살아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예쁘게 생긴 버섯을 안심하고 따와 먹다가 중독이 된다거나 예쁜 꽃에서 나온 꽃가루가 인간의 삶을 방해한다거나 하는 것은 약과였던 것이다.
텃밭을 가꾸다 보면 식물의 연약함 위에 엄청난 생존력이 있음을 알게된다. 어떤 종은 뿌리를 제거해도 아주 조그만 실같은 뿌리조각 하나만으로 다시 종을 이어가기도 한다.
인류가 잘 선별해서 길러온 식물들이 사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그런 결론으로 이끌었다는 이론이 무섭기도 하면서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식물이든 인간이든 위기에 처한 것이 맞다.
무차별한 자연의 남용으로 기후위기가 닥친 것이다. 과연 이런 위기에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아마도 인간보다는 식물이 더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을까. 참으로 놀라운 관점에서 식물을 관찰한 보고서이기에 놀라움과 흥미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무엇보다 저자의 위트와 해학이 이 책을 더 풍성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