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대폰 속의 슈퍼스파이 - 스마트한 만큼 오싹해진다 생각이 자라는 나무 1
타니아 로이드 치, 벨 뷔트리히, 임경희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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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8700만명 이상의 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번 페이스북 사건 이전에도 은행,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나아가 개인 정보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유출되는 일이 일어나 더 큰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젠가 우연히 한 편의 영화를 소개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범인을 잡기 위해 전 지역의 CCTV를 활용하는 내용이었던 듯 한데, 문제는 범인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공개되는 것이었지요. 이 영화를 보면서 나를 지켜보는 여러 개의 눈이 있다는 사실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었지요. 하지만 이는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IT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면서 생활의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지만 반면에 우리의 정보와 사생활이 노출되는 악영향도 분명 존재합니다. 범죄 예방을 위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는 CCTV이지만 우리는 누군가의 시선 속에 있었던 것이지요. CCTV 뿐만 아니라 사람들마다 손에 쥐어진 휴대폰, 컴퓨터의 웹캠으로도 나의 일상은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같은 SNS에 글을 올릴 때 자신을 특정한 이미지로 내보이려 노력한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순간, 우리 집 화장실 변기 물을 내리는 순간……, 혹시 이 모든 소소한 일상이 세상 사람들에게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러다 문득 이 세가지 질문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 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걸까?

·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을 구분하는 선은 어디일까?

·  나의 비밀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본문 13p)

 

《내 휴대폰 속의 슈퍼 스파이》는 미처 준비되지 않은 채 맞닥뜨리게 된 IT 감시 사회의 실상을 생생한 사례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어떻게하면 나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탐구 자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장 학교 안을 지켜보는 눈'에서는 2013년 미국 텍사스주의 존 제이 고등학교에서 도입한 무선 인식 시스템에 관한 사례 외에도 수많은 학교의 복도와 식당에 설치된 CCTV에 대한 사례를 보여주면서 CCTV가 듬직한 경비인지, 음흉한 감시자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이는 학교 뿐만 아니라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2장 우리 집에 도청 장치가?'에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가전 기기의 실장을 보여줍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것은 무엇이든 해킹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3장 두 얼굴의 CCTV'에서는 든든한 경비원이 되고 있는 CCTV이지만 이중성을 띄고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범죄 예방을 위한 CCTV를 설치했으나 CCTV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 범죄율이 높아졌다고 해요. 범죄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옮겨 간 셈인거죠. CCTV를 촘촘하게 설치한다면 범죄는 사라질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우리의 자유도 잃게 될 것입니다. 정보를 훔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4장 인터넷의 거미줄의 걸리다!' 멤버십 카드로 유출되는 개인정보에 대한 사례를 담은 '5장 쇼핑은 개인 정보를 남긴다!' 그리고 여러 나라 정부에서 자국민의 정보를 수집하는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6장 성가신 빅 브라더'까지, 우리는 정보와 사생활이 유출되는 여러 사례를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지요. 이를 통해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는 IT 기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찾는 것일 겝니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들로 인해 개인 정보와 사생활이 상당히 유출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걱정이 많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다행인 셈이죠. 이 책은 이렇게 오늘날의 정보 보안 이슈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어요. 특히 책 속에 실린 사례들의 주인공들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더 와닿을 듯 하네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휴대폰과 인터넷 없이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가 이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가져야 하겠지요. 아마 이 책이 그 지혜를 선물해줄 수 있을 듯 하네요. IT가 더욱 발달할 미래를 이끌어갈 우리 청소년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추!

 

어느 쪽이 옳을까? 서로를 믿고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열린 태도? 아니면 그 누구도 대신 지켜 주지 않을 나만의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어벽을 쌓는 일? 아마도 답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을 것이다. 그게 정확히 어디냐고? 그건 미래의 시민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아……, 그러고 보니 그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 자신이다! (본문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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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와 꿀벌 - 약탈과 창조, 자본주의의 두 얼굴
제프 멀건 지음, 김승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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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종서적 《메뚜기와 꿀벌》은 '메뚜기'와 '꿀벌', 즉 '약탈자'와 '창조자'라는 대비되는 두 개념으로 자본주의의 이중적 속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즉, 탐스러운 메뚜기와 부지런한 벌의 두 가지 속성으로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타인이 창출한 가치를 봅아먹으려 하는 약탈자와 무임승차자에게 보상을 한다는 문제를 지녔다. 그러나 동시에 뭔가를 창조하는 자, 만드는 자, 제공하는 자에게도 보상을 한다. 저자는 자본주의에 내재된 두 가지 속성의 불균형이 우리 사회에 숱한 문제점을 야기했음을 냉철하게 돌아보고, 이를 토대로 자본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전망에 대해 심도 깊에 논한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제프 멀건으로 사회 혁신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이다. 영국 총리실 산하 미래전략위원회의 전략기획관을 지냈으며, 각국의 산업 정책 수립에 자문 역할을 했다. 2013~2016년에는 과학기술 관련 위원회인 '런던 엔터프라이즈 패널'의 공동 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세계경제포험의 '혁신과 기업가 정신의 미래 위원회'에서 공동 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는 세계적인 사회혁신 싱크탱크인 '네스타 NESTA'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사회혁신이란 무엇이며, 왜 필요하며, 어떻게 추진하는가》《좋은 권력과 나쁜 권력》《공공 전략의 기술》등이 있다.

 

《메뚜기와 꿀벌》은 1장 자본주의 이후, 2장 불모의 위기와 생산적인 위기, 3장 자본주의의 본질, 4장 갈취할 것인가, 생성할 것인가: 약탈자와 창조자, 5장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6장 반자본주의 유토피아와 네오토피아, 7장 변혁의 속성:시스템은 어떻게 변하하는가, 8장 창조적 기술가 약탈적 기술, 9장 '관계'와 '유지'에 기반한 경제의 부상, 10장 자본주의를 구성하는 개념들, 11장 새로운 배열:사회는 (가끔씩이나마) 어떻게 도약하는가, 12장 자본주의를 넘어서 등으로 나누어 자본주의를 계속해서 움직이는 시스템으로서 분석할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자 한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가장 좋은 자본주의는 창조하는 자, 만드는 자, 제공하는 자에게 보상한다. 즉 창의적인 테크놀로지, 좋은 음식, 자동차, 의료 등 다른 이들에게 가치 있고 만족과 즐거움을 주는 것을 창출하는 사람이나 기업이 보상을 받는다. 메뚜기 떼처럼 약탈을 일삼는 봉건 군주와 국가에 대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자본주의가 도덕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는 핵심 원천이었다. 자본주의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 혁신하는 사람, 부지런한 꿀벌 같은 사람에게 보상하고, 그럼으로써 모든 이의 삶을 그 어떤 체제보다 많이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본문 11,12p)

 

자본주의가 갈 수 있는 미래는 많다고 한다.어쩌면 더 약탈적으로 변해갈지도 모르며, 도처에 존재하는 네트워크와 데이터로 현실과 가상이 결합된 세계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것까지 모든 정보가 상품으로 거래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자본주의를 삶과 생명에 더 밀착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함으로써 자본주의가 풍성해지고, 즐거워지고, 고양되고, 의미의 결핍을 국복할 수 있게 되는 길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자본주의의 미래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고자 한다. 저자는 이에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의 모호한 속성이 긍정적인 결실을 내는 쪽으로 발휘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과 행동의 지침을 제시하는데, 7장에서 자본주의가 '어떻게' 진화해갈지 생각해볼 수 있는 이론적 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9장에서 저자는 주요 경제권에서의 핵심 분야가 더 이상 자동차, 철강, 마이크로칩, 금융 서비스 등이 아니라 건강, 교육, 돌봄, 그리고 넓의 의미의 '녹색 산업'분야로 옮겨 가게 될 것임을 설명하고, 11장에서는 자본, 노동, 생산, 지식, 복지, 놀이의 역할을 새롭게 고찰하면서, 미래의 합의와 조정에 기초가 될 요소들을 제안한다. 그리고 독자는 꿀벌에 힘을 실어주고 메뚜기를 제약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이 책을 통해 답을 얻게 된다.

 

자본주의 경제를 분석한 대다수의 저술은 창조성과 약탈성 사이의 긴장 관계를 무시하고 있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한다. 이 책은 부가 무엇이고, 어떻게 창출되며,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매우 급진적으로 달라질 수 있게 돕는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미래에 수많은 꿀벌들의 선의에 응답하는 시대가 탄생하는데 첫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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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유정아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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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머하나 특별할 것도 없고 대단한 것도 없는 내가 시시한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가끔은 이런 시시한 내가 싫고, 나혼자 동떨어지는 기분이 들곤 했는데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라는 책 제목이 왠지 나한테 해주는 말인 듯 했다. 그래, 시시하면 좀 어때. 책 제목처럼 특별할 것도 없는 삽화가 책도 좀 시시하게 보이긴 한다. 수많은 책 무덤 속에서 이 책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을 듯 싶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시시하다는 것 자체가 시시한게 아니라 평범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에 이른다. 어쩌면 난 시시한게 아니라 평범한 건 아닐까? 시시해보였던 책이 눈에 확 들어오면서 저자가 무슨 이야기를 풀어냈을지 너무 궁금해졌다.

 

컴컴한 독서실에서 엎드려 울던 내가, 도무지 될 것 같지 않은 자기소개서를 고치고 또 고치다 컴퓨터 앞에서 졸던 내가, 알바를 마치고 땀에 젖은 유니폼을 갈아입지도 못한 채 기진맥진해 집으로 돌아오던 내가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실패로 끝났기에 이야기는 커녕 추억으로도 남기지 못했던 내 삶이 가장 찌질하고 구질구질한 순간들과 함께. 늦었지만, 그래도 이제 적어 낼 수 있게 됐구나.

뒤늦게, 그리고 처음으로 '내 이야기를'를 쓴다. (본문 6p)

합격수기 속 열악한 환경 속에서 딱 죽지만 않을 정도로 먹고 자며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는 흠잡을 데 없는 성공담들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는 아직 못 붙은 놈의 하소연일 뿐이라고 저자는 말하지만, 사실 이 이야기들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였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책은 [잘못 된 길에도 풍경이 있다][그의 무례는 내 탓이 아니다][청춘이기를 포기합니다][소비에 실패할 여유]로 나뉘어 총 46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읽기 쉽게 쓰여진 에세이지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공감을 주는 커다란 이야기다.

그들의 말을 들으며 나 역시 다시 한 번 안도한다. 나의 괴롭고 못난 시간들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한 것이었음에. 그리고 감사한다. 어느새 내가 가끔은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본문 16p)

​남들은 앞서가는데 나만 혼자 동떨어지는 느낌, 매번 실패하는 느낌 때문에 늘 시시한 내 자신이 미울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안과 위로를 받게 된다. 어쩌면 나만 느끼는 공감과 위로가 아니리라.

 

그 과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 나는 여전히 이루고 얻는 것보다 버리고 포기하는 게 더 많은 시시한 삶을 산다. 앞으로 버려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으리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예전처럼 무섭지 않다. 조금 시시해지면 뭐 어떻단 말인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나씩 덜어 낼수록 나는 나를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을 텐데. (본문 114p)

 

특별할 것 없는 삶의 지극히 평범한 소소한 일들의 이야기지만 큰 힘을 주는 이야기다. 나와 같은 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지. 시시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아주 큰 힘을 가진 책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 지금을 살아가는 시시한(지극한 평범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힘들고 지친 일상에서 위로와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줄 책!

 

그런데 참 희한했다. 내가 시시할 정도로 흔한 사람이라는 걸 내 입으로 이야기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더 이상 애써 무엇이 되려고 안간힘을 쓸 필요가 없고, 굳이 어떤 가능성을 보여 주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제야,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본문 1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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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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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내에서는 기욤 뮈소와 소설 분야 1,2위를 다툰다는 작가 마르크 레비.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탓에 한때 기욤 뮈소의 소설에 빠져 미친듯이 읽었던 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혼을 울리는 로맨스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마르크 레비의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다니! 뭔가 대단한 작품들을 놓친 듯하여 안타까움을 가득 안고 아주 오랜만에 로맨스 소설을 읽어보게 되었다. 어쩌면 기욤 뮈소 때 그러했듯이 이 작가의 작품에 한동안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서 말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명씩 스쳐지나가고 수많은 사람들도 인연을 맺지만 그 중 한 사람과 사랑을 하게 된다.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 그 한 사람과 사랑을 하게 되는 건 보통 인연은 아닌 것이다. 헌데 영국인과 미국인이 다른 나라인 프랑스에서 만나 사랑하게 되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는 어쩌면 우리가 홀로 떠난 여행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는 로망을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는 아닐까 싶다.

 

바람난 남편을 바라보다 친구 다이지가 있는 파리로 떠난 유명배우 영국인 미아. 건축가였으나 의도치 않게 첫 소설을 발표하고 유명세를 피해 파리로 떠나 글 쓰는일이 가져다주는 자유가 좋아 건축가 활동을 중단하고 소설가가 된 미국인 폴. 미아는 다이지의 레스토랑에서 바쁜 일손을 거들며 지낸다. 그러던 중 다이지의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고 다이지의 파일을 뒤져보다 데이트 사이트를 발견하면서 호기심으로 자신도 가입하게 된다. 물론 프로필을 작성할 때 자신이 유명배우라는 사실과 달리 다이지의 직업을 써넣는 건 센스. 폴의 소설은 첫 소설을 제외하면 유럽과 미국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한국에서는 대성공이었고, 몇 년째 한국인 번역가 경과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경은 일 년에 두 번 파리에 와서 딱 일주일씩 머물다 가는 정도였다. 폴을 만나러 프랑스에 온 친구 로렌과 아서는 그런 폴을 위해 몰래 데이트 사이트에 가입한다.

 

이후 아서는 미아에게 쪽지를 보내게 되고, 그 편지에 호감을 느낀 미아도 폴에게 답장을 보낸다. 로렌과 아서의 거짓말에 속아 약속 장소로 나온 폴, 거짓 편지에 속아 약속 장소로 나온 미아의 만남은 오해로 시작되지만 친구가 되기 위한 첫만남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폴은 서울국제도서관에 초대를 받게 되는데 비행기 타는 것을 두려워하는 폴은 경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가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폴과 미아는 의미없다는 말과 함께 친구라는 이름으로 자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너무도 예상가능할 수 있듯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확인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이건 불가항력이다.

 

《P. S. From Paris 피에스 프롬 파리》는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스토리를 따라간다. 서로의 만남은 오해로 시작되고, 서로 연인으로서는 호감이 없는 듯 친구가 되기로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하는데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까지.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흥미로운 것은 한국의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점일 것이다. 소설이 한국에서 인기가 있다는 점을 소재로 하여 한국인 번역가를 연인으로 두고, 서울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까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되는 내용일 듯 싶다.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오해로 인한 에피소드를 만들려면 아주 먼 나라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마르크 레비의 기존 작푸믈 읽어보지 못해 미처 알지 못했으나 폴의 친구인 아서와 로렌은 저자의 성공적인 데뷔작 《저스크 라이크 헤븐》의 주인공이었다는 것이다. 《저스크 라이크 헤븐》을 읽었다면 이 소설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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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 우리 땅일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 - 역사 단비어린이 교양 1
윤문영 지음 / 단비어린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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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이 백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 ♩♬♪

'독도는 우리 땅'은 어린시절 자주 불렀던 노래 중 하나입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가사의 의미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저 열심히 부르곤 했지요. 그 당시 교육은 왜 독도가 우리 땅인지에 대한 설명보다는 반일감정만 앞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감정으로만 우리 땅을 빼앗으려는 일본을 욕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노래를 부를 땐 그 감정을 섞어 '독도는 우리 땅!'에 힘을 주어 부르곤 했지요. 지금은 그때와 달리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가삿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고, 진실의 의미를 담아 '독도는 우리 땅!'에 힘을 주어 노래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독도가 우리 땅인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요. 부모인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 역시 독도가 우리 땅인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 우리 아이들이 독도에 대해 바로 알지 못한다면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로 우리는 일본의 땅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단비어린이 《독도가 우리 땅일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일본은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교과서에 넣어 가르치고 있어요. 일본은 날이 갈수록 억지 주장을 내고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독도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이 너무도 미흡하다고 하네요. 이 그림책에서는 감정이 아닌 논리적 근거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기 쉽게 담아내고 있어요. 우리가 독도를 지키는 방법은 감정이 아닌 논리적인 근거로 일본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독도가 우리 땅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몇 가지 소개하자면, 512년 5월 신라 이사부 장군이 울릉도와 독도를 다스리던 우산국을 정벌하여 이때부터 울릉도와 독도가 신라 땅이 된 것이지요. '독도는 우리 땅' 노래에 '신라 장군 이사부 지하에서 웃는다'는 의미가 여기에 있습니다. 1454년 세종대왕 때에 쓰여진 《세종실록 지리지》에는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영토라고 기재 되어 있어요. 노래처럼 '세종실록 지리지 50쪽 셋째줄'에 적혀있겠네요. 그리고 1531년 《신증동국여지승람》이라는 책에는 우리나라 지도인 <팔도총도>에도 17세기 이전에도 독도가 조선 땅이었음을 알 수 있고, 1615년에 만든 일본 공식 지도에도 일본 영토는 오키 섬까지만 표시되어 있지요. 일본은 이밖에도 1667년 일본 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기록한 <은주시청합기>라는 책에서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 영토 밖의 땅이라고 적어 두었어요. 1696년 <예도막부>라는 일본 정부는 일본 사람이 울릉도와 독도에 건너가지 못하도록 금지령을 내린 사실도 있답니다. 그뿐이 아니랍니다. 1785년 일본 정부가 만든 지도에도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이 땅이라고 적혀있는 등 이미 일본에서도 독도는 조선의 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 밖에도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근거는 충분히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네 땅이라고 우리는 일본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네요. 그러나 이런 감정보다는 이 근거를 바탕으로 우리 아이들에게도 독도가 우리 땅임을 명확히 알려줘야 할 거 같아요. 어른들이 감정만으로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외쳤던 것과 달리 우리 아이들은 그 진실을 이해하고 독도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합니다. 이 책이 바로 그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독도를 배경으로 한 멋진 삽화와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근거를 쉽게 설명한 책이기에 아이들에게 딱! 좋은 책이네요. 이런 책들이 많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미지출처: '독도가 우리 땅일 수밖에 없는 12가지 이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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