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여자들 - Dear 당신, 당신의 동료들
4인용 테이블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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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초여름, 유료 콘텐츠 플랫폼인 퍼블리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발행된 《일하는 여자들》은 '결제'라는 가장 명료한 방식으로 독자의 선택을 받고 디지털 콘텐츠 그리고 종이책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북 바이 퍼블리는 지적 콘텐츠 플랫폼 퍼빌리가 (주)미래엔과 협업한 새로운 종이책 브랜드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publy.co)에서 독자들에게 성원과 지지를 받은 콘텐츠를 선정해, 내용을 보강하고 세심하게 편집해 종이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 브랜드는 여타의 출판사와 다르게 디지털 콘텐츠를 모태로 아날로그 책을 만든다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특별한 브랜드 북 바이 퍼블리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콘텐츠는 바로 《일하는 여자들》로 일하는 여자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책이다.

 

사회가 많이 변화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여자들이 일하기에는 버겁다. 얼마 전 '여성 93% 한국, 성평등 국가 아니다'라는 뉴스를 접한 바 있다. 상당수의 여성들은 여전히 성평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데 이 설문에 의하면 일상적인 부분은 물론 외모지적 부분에서도 차별을 느낀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여성들의 사회생활에서는 성차별과 연결되는 지점도 있으며, 젠더를 떠나 한국 사회 구조와시스템에서 비롯되는 지점도 있다. 여성들에게 사회생활은 또다른 전쟁이기도 하다.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여성들은 전쟁에서 승리한 여성들의 사례를 보거나 듣는 일이 꼭 필요하다.

 

《일하는 여자들》은 마침표보다 물음표에 가까운 책이다. 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원햇고, 그 질문들은 우리 안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비슷하고 또 다른 고민을 하며 오늘도 일하고 있는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그 경험을 들어본 삶과 아닌 삶이 다르다는 것만큼은 확신한다. (본문 14p)

 

《일하는 여자들》은 기자, 영화감독, 일러스트레이터, 아티스트, 작가, GQ 에디터, 공연 연출가, 극작가, 기자·방송인, 뉴프레스 공동대표, N잡러 등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입지를 다진 인터뷰이가 일하는 여자로서 겪는 번민, 차별, 성취에 대한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담아내고 있다.

 

경력직으로 입사하기도 했고, 근무도 꽤 오래 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이제 대리 달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하루는 상사가 불러서 나한테 아직은 대리를 할 때가 아니라고 그러더라. 내년에 대리를 시켜주겠다고. 대리는 7년을 일해야 다는 거라고. 그런데 남자들은 신입으로 들어와도 1년만 있으면 대리가 되더라. 3,4년 동안 사원으로 일하는 여자가 있더라도 남자가 있으면 먼저 승진하는 거지. 여자 대리 중에 나보다 두 살 더 많은 분이 있었는데, 면담에서 상사가 "네가 지금 대리를 달면 그 사람이 속상할 거다"라고 말하더라. 능력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여성들 사이에서 나이로 서열을 나누는 거다. '내가 남자였어도 이런 분위기를 느껴야 했을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중에는 결국 대리가 되긴 했지만 대표에게 '여기는 제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편지를 쓰고 그만뒀다. (본문 71p)

 

 

이 책의 표지는 꽤 인상깊다. 생각에 따라서는 여자가 브라를 차거나 혹은 푸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 부분에 대해 책은 이렇게 소개한다. “브라는 은유다. 일하는 여자들은 안다. 브라를 착용할 때 느끼는 압박감과 브라를 해제할 때 느끼는 해방감을. 물론 해방감이 없는 밤도 숱하다. 브라를 차고 풀 때 겪는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여성이기에 겪는 고충, 성장과 이어진다. 그 사적이고 공적인 순간을 여자와 일하는 모든 이에게 전한다.” (출판서 서평 中) 표지만으로도 이 책은 일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다. 나 역시도 매번 출근할 때와 퇴근 할때마다 이러한 압박감과 해방감을 느끼고 있는데 이 책속에는 더많은 공감들이 담겨져 있는 셈이다.

 

여전히 여성이라는 차별을 느끼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 속에서 여성들은 인정받기를 기대하고 좌절하면서도 끊임없이 싸우고 노력하고 있다. 수 세기 동안 더 약한 性으로 인식되어버린 사회 속에서 어린 시절에는 열심히만 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음에도 언제부터인가는 현실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님을 체감해야 하는 여성들. 하지만 이러한 전쟁터에서도 지금보다 나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각자의 자리에서 무던히 노력했던 이들의 이야기가 많은 힘을 준다. 내 이름 석자보다는 그 앞에 붙은 '여성'이라는 것에 더 큰 힘을 부여하는 사회이지만 각자 사회에서 겪은 차별, 갈등, 성취에 대한 허심탄회한 인터뷰이들의 이야기가 있기에 우리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이 험난한 사회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여! 모두 힘내시길.

 

(이미지출처: '일하는 여자들'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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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로 간 토리 단비어린이 그림책
홍민정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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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프로그램 《TV동물농장》을 좋아하는 애청자로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주 웃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고 때로는 가슴 뭉클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내용 중에는 유기동물에 대한 사연들이 많이 등장해왔습니다. 버려졌지만 가족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동물들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지요. 다행이 새 가족을 만나는 동물들의 이야기에는 제 일처럼 기뻤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길 위를 떠돌는 유기동물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이 유기동물에 대한 관심과 봉사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슈가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유기동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 희망을 엿보게 하지요. 그 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입양한 세계 최초 유기견 출신 퍼스트 도그인 토리는 사람들에게 유기동물에 대해, 입양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어요. 단비어린이 《청와대로 간 토리》는 토리가 입양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답니다.

 

 

《청와대로 간 토리》는 토리를 1인칭으로 해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토리는 떠돌이 개였어요. 길에서 잠을 깨고 길에서 떨어진 음식을 주워 먹고 길에 누워 잠을 잤지요. 작은 작은 강아지였던 토리는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이 무서웠어요. 그러던 어느 날 토리는 우연히 집에 사는 개를 보게 되었어요. 토리보다 작은 개는 무척 용감해보였어요. 토리는 집에서 살면 자신도 용감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날마다 집에서 사는 꿈을 꾸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떠돌이 개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에서 사는 건 어려운 일이었고 토리는 점점 겁쟁이가 되어 갔답니다. 그러다 누군가 토리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집으로 가자고 했지요. 토리는 차갑고 좁은 곳에 갇혀 갑갑하고 무서웠지만 이제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생각에 상관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집은 토리가 꿈꾸던 집이 아니었어요. 떠돌이 개로 살 때보다 조금도 나아진 게 없었지요. 아니 오히려 더 나빠졌답니다. 짧은 줄에 묶여 있었으니까요. 토리를 데려온 사람은 정말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화가 나면 밥그릇을 발로 차고 그래도 화가 안 풀리면 토리를 발로 찼지요. 몸 여기저기 상처가 생겼지만 토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파도 참는 것 뿐이었습니다. 함께 있던 친구는 너무 많이 맞아서 끙끙 앓다가 죽고 말았어요. 잠결에 부스럭하는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려 사람들을 쫓아내려고 몸을 일으켰지만 토리는 다리에 힘이 없어서 자꾸만 주저앉았지요.

 

 

 

토리가 눈을 떴을 때 낯선 사람들이 보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먹을 것을 주고 깨끗하게 씻겨 주었고 가끔 산책도 시켜주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토리'라는 멋진 이름을 지어주었지요. 그곳은 언제나 사람들과 친구들로 북적거렸어요. 날마다 새로운 친구들이 들어왔고, 새로 온 친구 중에 멀쩡한 녀석은 하나도 없었지요. 겉에 보이는 상처 말고도 마음속에 상처 하나씩을 꽁꽁 숨기고 있었답니다. 가끔은 낯선 사람들과 그곳을 떠나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토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답니다. 검고 못생긴 토리에게 가족은 쉽게 생기지 않았지만 토리는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요.

 

 

 

그러던 어느 날, 대통령 후보 한 분이 찾아왔고 그 사람은 토리를 퍼스트 도그로 입양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드디어 토리에게 새 가족이 생겼지요. 토리는 마루 형이랑 장난치고 노는 게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토리에게는 새로운 꿈이생겼어요. 친구들이 자신처럼 좋은 가족을 만나는 꿈이지요.

 

 

이 그림책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어요. 떠돌이 개의 혹독한 삶, 학대를 받으며 사는 개들의 고통스러운 삶 등 안타까운 현실을 생생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토리를 구해준 보호소 사람들, 그리고 토리를 입양해준 문재인 대통령님을 보면서 우리는 희망도 엿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1000만, 한 해 버려지는 동물 8만, 보호소에서 새 가족을 기다리는 반려동물이 2만이라고 합니다. 모든 유기동물이 새 가족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림책이지만 많은 생각과 넓은 사고를 전해주는 내용이었어요. 덕분에 추운 겨울 마음이 따뜻해졌네요.

 

(이미지출처: '청와대로 간 토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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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처음이지? - 세상에서 제일 쉬운 논어 읽기
명로진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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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논어가 훌륭한 고전임을 인정하지만, 그 상당수가 논어가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에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을 것이다. 나 역시도 논어에는 많은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음을 알지만 논어를 읽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내가 필요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터라 선뜻 용기를 내어보지 못했다. 헌데 한 번 용기를 내어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제목이 있다. 바로 세종서적 《논어는 처음이지?》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논어 읽기'라는 부제로 인기 팟캐스트 <고전읽기>명로전이 들려주는 논어 이야기에서는 재미있고 매력적인 공자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 명로진은 대한민국 대표 인디라이터로 동서양 고전을 쉽고 재미있게 해설하는 지식 전달자를 자처한다. 특히 자신을 '공자를 따르는 자'라 부르며 《논어》를 즐겁게 전파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으며 2017년 2월에는 27시간 연속 논어 강의'를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저자 명로진에게 논어를 읽는 시간은 힐링의 시간이었으며 힘든 일이 있을때마다 논어에서 위안을 찾았다고 한다. 연기자에서 전업 작가의 길을 걷게 된 저자 명로진은 학자 출신이 아니기에 무겁기보다는 누구보다 쉽고 재미있게 논어를 이야기를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특히 《논어》를 처음 읽는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보나 마나 《논어》는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고,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도록 애썼습니다.

《논어》를 읽는 시간은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을 써줄 사람을 찾아 천하를 헤매고, 이상을 펼치기 위해 70년이랑 세월을 보냈으나, 그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하고 인생을 마친 한 사나이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물 한 그릇에 거친 밥, 팔베개 하고 자도 즐거움이 있나니. 올힞 못한 부는 내게 뜬구름." _<술이>편 15절 (본문 9p)

 

이 책은 제1편 학이, 제2편 위정, 제3편 팔일, 제4편 이인, 제5편 공야장, 제6편 옹야, 제7편 술이, 제8편 태백, 제9편 자한, 제10편 향당, 제11편 선진, 제12편 안연, 제13편 자로, 제15편 헌문, 제16편 계씨, 제17편 양화, 제18편 미자, 제19편 자장, 제20편 요왈 등 총 20편으로 나뉘어 소개됩니다. 힘든 낮 시간을 보내고 자기 전에 한 구절 씩 읽으면 괜찮다, 걱정하지 말라는 위로를 받을 수 있을 듯 하다. 저자는 《논어》에서 배운 인생의 지혜와 공자에게 받았던 위로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자 한문의 원문과 독음을 모두 꼼꼼히 싣고 해석을 단 뒤 여기에 저자 자신만의 해설을 덧붙여주었다. 이에 논어를 처음 읽는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유익한 벗이 셋이 있고 해로운 벗이 셋이 있다. 바른 자를 벗하고, 성실한 자를 벗하고, 견문이 넓은 사람을 벗하면 유익하다. 비위 잘 맞추는 이를 벗하고, 아첨 잘하는 사람을 벗하고, 말만 잘하는 사람을 벗하면 해볼다." (본문 328,329p)

 

이 책에는 공자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가 가득하다. 누구나 부담 없이 잠들기 전에 한 편씩 읽기에 알맞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책이다.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논어를 재미있게 읽어본 책이었다. 위로와 위안이 필요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꼭 읽어보시길 권해본다.

 

 

공자가 우리에게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너만 그런거 아니라고, 다 그렇다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인 중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나도 힘들고, 괴롭고, 곤궁했다고요. 사람은 누구나 다 그럴 때가 있다고 우리를 위안합니다.

"훌륭한 사람만이 어렵고 가난한 시절을 이길 수 있다." _<위령공>편 1절 (본문 10p)

 

(이미지출처: '논어는 처음이지?'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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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 - 맬서스부터 케인스, 슘페터까지 다시 배우는 인구의 경제학
요시카와 히로시 지음, 최용우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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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인 경우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화사회로 구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17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총 인구 중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됐다. 더불어 저출산 문제가 확대되면서 생산가능인구가 점점 감소하다보니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화사회로 접어들게 되고, 저출산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면 경제는 더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게 아닐까? 우리는 지금 그 두려움의 길목에서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 인구 감소 현상만으로 경제가 좌우된다는 사회적 통념에 의문을 제기한 책이 있다. 세종서적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에서는 인구가 경제와 무관함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요시카와 히로시는 인구와 경제의 관계를 심도 있게 분석함으로써 저출산·고령화 사회인 선진국의 마이너스 성장 전망은 당연하다는 인식을 바꾼다. 경제 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밝힘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비밀을 알려준다. (표지 中)

 

이 책의 저자 요시카와 히로시는 일본을 대표하는 거시경제학자로 《거시경제학 연구》《일본 경제와 거시경제학》《전환기의 일본 경제》등의 저사가 있으며 그의 저서들은 산토리 학예상, 닛케이 경제도서문화상, 이코노미스트상, 요미우리 요시노사쿠조상 등 주요 저술상을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2010년에는 국가에서 학문과 예술 분야에 공적이 큰 사람에게 수여하는 문화훈장 '자수포장'을 받았다. 이번에 저자는 이 책에서 각종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경제 성장과 인구의 관계를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제1장 경제학은 인구를 어떻게 다루어왔는가, 제2장 인구 감소와 일본 경제, 제3장 장수라는 열매, 제4장 인간에게 경제란 무엇인가로 나누어 21세기 일본의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인구를 경제와의 관계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경제와 인구의 관계를 다룬 에세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그만큼 경제서적임에도 읽기에 부담이 없는 책이다. 1장에서는 인구의 역사를 살펴보고 18세기의 맬서스와 20세기 전반에 영국에서 인구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장한 케인스의 논의, 그리고 다른 나라보다 먼저 인구 문제 해결에 앞장선 스웨덴의 경제학자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으며, 2장에서는 임구 감소로 인한 문제점 특히 사회보장 및 재정,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따른 문제점을 살펴볼 수 있다. 제3장에서는 인구의 감소와 수명에 대해 그리고 마지막 4장에서는 '인간에게 경제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점에 대한 답을 도출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고령화는 경제에 문제를 초래한다. 그러나 저자는 인구 감소가 경제적, 사회적으로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 성장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을 근거를 내세워 주장하고 있다. 노동인력이 줄어도 노동 생산성이 올라가면 경제 성장률은 높아지고, 노동 생산성은 AI의 등장으로 인해 인간의 이익을 증진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는 것.

 

경제 성장률과 인구 증가율의 차이야말로 '노동 생산성'의 성장과 다름이 없다. 노동 생상성의 향상은 대략 '1인당 소득'의 성장을 의미한다. 노동력 인구가 변함없더라도(혹은 조금 감소하더라도) 한 명의 노동자가 만들어내는 생산물이 증가하면(즉 노동 생산성이 상승하면) 경제 성장률은 플러스가 된다. (본문 92p)

 

경제가 인구 증가율을 훨씬 능가하는 비율로 성장한다는 말은 노동력 인구보다 노동 생산성에 따라 경제 성장의 귀추가 결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동 생산성의 향상은 '1인당' GDP의 성장으로 볼 수도 있다. 선진국의 경제 성장은 인구의 성장보다는 주로 '1인당' GDP의 성장에 의해 이루어진다. 앞서 언급했듯이 노동 생산성의 향상은 노동자의 노력, 의욕, 체력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의 '기술 진보', 즉 '이노베이션', 자본 축적, 산업 구조의 변화 등으로 가능해지는 것이다. (본문 102p)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은 인구와 경제의 관계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인구 감소가 큰 문제인 것은 맞지만 경제성장에서 '인구 감소 비관주의'가 너무 지나친 것이 문제임을 강조한다. 이에 이 책은 인구 감소 비관주의에 대한 우리의 지나친 생각을 바로 잡아주고 있으며 그에 따른 경제의 진정한 문제점을 찾아내도록 이끈다. 이 책은 일본의 실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머지않은 우리에게 닥칠 문제점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한 발 앞서 이 책을 통해 인구 감소 비관주의에 빠질 것이 아니라 고령사회, 저출산의 문제점과 경제 성장에 대한 문제점을 잘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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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이용한.한국고양이보호협회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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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무서워하던 제가 이제 길고양이를 만나면 수줍게 '안녕' 인사하는 수준까지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북폴리오의 고양이 책을 접한 덕분인 듯 싶어요. 고양이를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할 무렵 소중한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용한 작가와 한국고양이보호협회가 공동 집필한 캣맘과 애묘인을 위한 길고양이 가이드북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입니다. 이 책의 수익금 일부는 길고양이 구조・치료 지원에 쓰인다고 하니 고양이를 사랑하는 애묘인들이 책을 읽는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듯 싶네요.

 

 

길고양이를 떠올리면 쓰레기봉투를 찢어 음식을 먹는 일명 도둑고양이의 모습이 먼저 생각납니다. 국어사전에는 길고양이 대신 도둑고양이가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고 그 의미 또한 "주인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몰래 음식을 훔쳐 먹는 고양이"로 정의되어 있을 정도로 말이죠. 사실 길고양이는 사람들이 버린 음식쓰레기를 먹고 누군가 내놓은 사료를 먹을 뿐인데 말입니다. 고양이에 대한 이해 부족이 오해를 낳고, 길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우리의 선입관으로 인해 길고양의 삶은 유난히 힘겹기만 합니다. 고양이는 어쩔 수 없이 도심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고 우리는 이제 그것을 인정하고 고양이와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 책이 그 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겠네요.

 

 

간혹 책이나 TV프로그램을 통해 보게되는 다른 나라에서는 고양이와의 공존이 생활의 일부처럼 보여집니다. 그에 반면 우리나라는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길고양의 천적이자 포식자는 우리 사람이지요. 최근 몇 년간에도 길고양이 혐로오 인한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났었습니다. 포항에서는 고양이가 총상을 당했으며, 충주의 한 휴게소에서는 고양이 일곱 마리가 독극물로 살해되었으며, 동두천에서는 길고양이 열두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마포구 망원동과 서교동 일대에서는 길고양이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되었었죠. 대구에서는 3개월간 20여 마리가 넘는 길고양이가 독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고 경남에서는 무려 600여 마리의 길고양이를 불법 포획해 도살한 뒤 건강원에 팔아넘긴 포획업자가 검거되는 일도 있었다고 해요. 이렇게 한국에서 길고양이의 삶은 하루하루가 삶과 죽음의 갈림길 위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캣맘에 대해서도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길고양이가 수난을 당하는 만큼 길고양이를 지키려는 활동이 활발한 나라도 우리나라라고 하네요. 바로 그 최선전에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 캣대디가 있답니다.

 

요즘 캣맘의 역할은 단순히 고양이 밥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캣헬퍼의 의미처럼 길고양이를 보살피고 관리 및 보호하는 일도 겸하며, 주민과의 마찰이 없도록 사람과 고양이의 가교 역할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일환으로 최근에는 TNR을 통해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거나, 급식소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는 등의 자발적인 봉사에 나서는 캣맘도 늘고 있다. 사실상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전에 바로 이들, 캣맘과 캣대디가 있다. (본문 63p)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캣맘 캣대디를 이해하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우며, 캣맘과 캣대디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책입니다. 책 전반에 걸쳐 길고양이에 대해 알려줌으로써 길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에서 벗어나 상생을 이야기하지요.

 

 

길고양이가 원하는 것은 고급 사료가 아니라 마음이 담긴 한 끼이며, 매일같이 자기를 위해 찾아오는 캣맘의 발자국 소리와 따뜻한 눈맞춤이다. 그것들이야말로 길고양이들에겐 더없이 큰 힘이자 위안이 될 것이다. (본문 66p)

 

집고양이가 평균적으로 15년 안팎을 사는 반면, 길고양이의 수명은 그것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해요. 이는 무엇보다 길고양이가 당면한 현실 때문입니다. 사회적 인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길고양이 학대와 범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캣맘, 캣대디가 될 수는 없지만 길고양이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행동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 책이 바로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공존하는 법을 배우게 되기에 꼭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지구는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경리 작가는 유명한 캣맘이기도 했는데, 평소 고양이에게 밥을 주면서 이런 말을 하셨다고 한다. "너도 먹고, 나도 먹고, 같이 먹고 살아야지." 이제는 고양이와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삶을 생각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가진 인간이 더 많이 인정을 베풀어야 한다. (본문 29p)

 

 

 

(이미지출처: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본문,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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