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소녀
델핀 드 비강 지음, 이세진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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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사춘기 딸을 둔 덕분일까? 요즘 나는 성장 소설을 유독 많이 읽는다. 그런 내 모습을 보는 남편이 말한다. "나 큰거 아니야? 아직도 성장을 하고 싶은거야? 항상 성장 소설을 읽네~"
그 순간 나는 내 딸을 위해서 읽는다는 성장 소설을 통해서 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아직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나의 됨됨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프랑스 4개 문학상을 석권하였다는 <길 위의 소녀>는 서로 다른 세계에 사는 두 소녀의 우정뿐만 아니라 두 아이가 속하지 못하는 어른의 세계를 비판하기도 하며, 어른으로서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루’는 참 매력적인 아이다. 독특한 아이라고 해야 옳을지 모르겠다.
천재소녀라 불리는 루는 자신보다 2단계를 월반한 지적 수준이 높은 아이기도 하지만, 반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는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이런 루에게 가족은 또다른 외로움이다. 동생 타이스의 죽음으로 가져온 엄마의 우울증은 자신을 남의 딸 대하듯 하는 엄마의 부재가 늘 가슴한켠 아픔으로 존재해있다. 그런 루에게 뤼카는 새로운 돌파구 같은 존재이다. 

노숙자를 대상으로 발표를 해야하는 루에게 또다른 상처를 안고 다가온 홈리스 노는 루에게 세상을 보여주는 친구가 된다. 세상속에서 고통과 아픔 그리고 슬픔과 외로움을 겪으며  살아왔던 노는 루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가 된다.
발표는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루에게는 노는 여전히 필요한 존재였고, 자신의 집에서 노와 함께 할 수 있도록 애쓴다.
노가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엄마의 우울증은 조금씩 치유되는 듯 보였지만, 노는 항상 불안한 듯 보인다.
’루, 우리는 함께인 거지?’ 라는 노의 물음은 그동안의 외로움이 얼마나 지독했는지, 다시는 외롭지 않고 싶다는 애절함이 담겨져 있다.

노와 루는 그렇게 서로의 상처를 다독이며 지냈고, 뤼카 역시 루에게 힘을 주는 사람으로 늘 뒤에서 존재해주고 있다.
상처가 아물어가고 조금씩 세상밖으로 나가는 노는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 또다른 상처를 받으며, 결국 루의 아버지의 결정으로 혼자 살던 뤼카의 집으로 가게 된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사람, 결코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두 사람의 우정은 사회의 부조리속에서 빛나기에 더욱 아름다운 것은 아닐까 싶다.

타이스의 죽음 이후로 엄마의 사랑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루는 노와 뤼카를 통해서 사랑을 느끼지만, 엄마의 부재가 늘 그립고 아프다. 자신을 두 팔 벌려 안아주기를 바라는 엄마는 늘 그 자리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공허한 눈빛으로 서 있다. 
루는 노에게 버림을 받는다. 그것은 노가 루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였고, 사랑이였고 우정이였다.
그리고 루는 자신이 갇혀있던 우물안에서 세상 밖으로 나오며 한걸음 성장하게 된다.

나는 지구 상의 모든 죽은 눈빛들을, 번득임도 없고 광채도 없는 수백만의 눈빛을 생각했다. 방황하는 그 눈빛들은 다름 아닌 세상을 비추고 있을 뿐이다. 세상의 복잡함, 소리와 이미지로 포화되어 있으면서도 그렇게나 헐벗은 세상을 반영할 뿐이다. 205p

노는 만나기 전에 나는 폭력이 고함, 구타, 싸움, 피와 함께 자행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폭력이 침묵 속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며 때로는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폭력은 상처를 은폐하는 이 시간, 불가피하게 이어지는 나나들, 결코 시간을 되도릴 수 없다는 이 불가능성이다. 폭력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며, 폭력은 입을 다물고 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폭력은 설명을 찾을 수 없는 것, 영원히 불투명하게 남는 바로 그것이다. 258p 

폭력은 자신을 공허하게 쳐다보는 엄마의 눈빛속에서도 자행되며, 자신이 낳을 딸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았던 노의 엄마에게서도 자행되었으며, 홈리스라는 이유로 다른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 속에서도 자행되고 있었다.
루는 자신만의 세계에 고립되어 있었으나, 노를 통해서 세상에 한걸음 나오게 되었고, 노는 루를 통해서 세상의 부조리 속에도 아름다운 사랑을 만나게 되었다.
두 소녀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랐고, 결국 서로 다른 환경으로 돌아갔지만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였고,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우정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루와 노를 통해서 사회적인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노숙자, 빈곤, 사회복지 문제, 미혼모 등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대면하게 된다. 두 소녀를 통해서 바라보는 세상은 그렇게 부조리속에서 어둡고 고통스럽다.
허나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른 희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루와 노 그리고 뤼카가 보여주는 우정속에서 빛나고 있었다.
 

    

 

(사진출처: '길 위의 소녀'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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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걸음 내딛다 보름달문고 33
은이정 글, 안희건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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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달아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이들이 용기있게 한걸음 내딛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깨달아 갑니다. 좀더 많은 성장을 바랬던 것은 아닌가? 좀더 빠른 성장을 바랬던 것은 아닌가? 하는 엄마의 조급한 마음에 아이들의 힘겨운 한걸음을 그저 무시한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해봅니다.
한걸음...아니 반걸음도 아이들에게 큰 용기를 가지고 내딛었던 것이라는 걸 새삼깨달아 봅니다. 그전에는 몰랐던 것처럼 말이죠.
직장을 다니면서 아이와 대화를 나눈게 언제였는지 되짚어봅니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지금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누구인지...엄마인 나는 제대로 잘 알고 있는걸까요?
아이뿐만 아니라, 저 역시도 반걸음 내딛어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책을 보는 순간 책 표지가 참 깔끔하고 예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책 뒷표지에 그려진 발자국을 보면서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발자국 앞에 이정표가 있다면, 내딛는 걸음이 힘겹지 않을거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러다 또다시, 이정표를 따라가는 아이들의 무미건조한 얼굴도 떠올려봅니다. 알수 없는 미래지만, 힘겨운 일이 다가올 수도 있지만, 자신의 미래를 향해 반걸음, 한걸음, 두걸음 걷는 아이들의 상기된 얼굴을 떠올리며, 그들의 발걸음에 담겨진 용기와 희망을 위해 격려의 박수를 쳐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희영이는 엄마 아빠의 대화없는 숨막힘을 느끼고 힘겨워하는 사춘기 소녀입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기 보다는 책 읽기를 좋아하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상상의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우연히 발견한 소녀적 엄마의 일기는 희영이에는 또다른 친구가 되어줍니다.
직장을 다니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지만, 아빠에 대한 불만을 풀기보다는 회피하려는 지금의 엄마는 힘들고 지쳐보입니다.
아빠는 집에 돌아오면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아이들과 아내와의 대화 시간을 없습니다. 아빠는 혼자 고립되어 있음을 느끼지만, 역시 회피하고자 합니다.

희영이를 주인공으로 해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이 책속의 주인공은 엄마, 아빠 그리고 희영이입니다.
이들 3명은 모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풀려고 하기보다는 회피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것은 이들의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할 뿐 어떠한 해결방안도 내어주지 않습니다.

희영은 재준이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재준이는 나영이를 좋아합니다. 희영이는 상처입고 슬퍼하였고, 엄마 아빠는 서로를 회피함으로써 가족은 더욱 숨막히는 답답함을 느낍니다.
희영은 엄마에게 엄마의 일기장을 돌려줍니다. 엄마가 예전에 가졌던 꿈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권리를 주고자 합니다.

엄마는 소녀시절 가졌던 오 년에 한 번씩 어려운 나라에 가서 봉사를 하겠다는 꿈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와 싸우기로 결심합니다. 싸움으로 해서 서로가 가졌던 불만을 토로하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엄마가 떠나고, 아빠는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가 되는 방법을 배우고자 합니다.
그리고 희영은,
재준이에게 다가가기 위해 재준이가 다니는 영어 학원을 등록합니다.

’가까이 있고 싶으면 가까이 가! 꼭 좋아한다고 말할 필요는 없어. 그냥 옆에 있으면 되잖아. 기회는 네가 만드는 거야. 아무도 너를 도와주지 않아! 도와줄 수 없다고!’ 189p

아빠, 엄마, 그리고 희영은 그렇게 반걸음을 내딛었습니다. 힙겹고 아팠던 순간을 이겨내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용기있는 반걸음입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무언가를 해 주기를 바라면 안 된다." 214p

희영이 엄마가 희영이에게 해준 말입니다.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실히 알게 해주는 대사입니다.
우리는 가끔 아이가, 엄마가, 배우자가....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채고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았으면서 말이죠.
그리고 화를 내고, 실망합니다. 대화를 통해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대화를 통해서 사랑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반걸음 내딛다>는 제 딸에게도, 남편에게도 꼭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대화의 가치, 반걸음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할 수 없을거라는 좌절보다는 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밝게합니다.
늘 외로워만 보이는 희영이가 재준이를 향해서 반걸음 다가갔을 때의 희영이의 모습은 아주 밝아보였습니다. 아이들과 투닥거리며 등산을 하고, 장을 보는 아빠의 모습은 아주 정다워보였고, 꿈을 향해 힘겨운 결심을 한 엄마 역시 아주 행복해보였습니다.

행복은 멀리있지 않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용기를 내어 디딘 반걸음이 바로 행복은 아닐까요?
대화와 반걸음이 가지는 소중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 책이였습니다. 아빠에게, 엄마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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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지식 - 10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잰 페인 글, 마이크 필립스 그림, 오윤성 옮김 / 명진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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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이들은 간혹 누가 제일? 무엇이 제일? 에 대한 질문을 잘합니다. 그런 질문을 받고 나면, 저 역시도 최고는 누구일까? 최고는 무엇일까? 라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최고를 지향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또한 그 최고를 향해가고 싶은 마음과 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누가 일등일까? 누가 잘할까? 무엇이 제일일까? 
이런 질문들은 아이들이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또한 그 호기심은 우리 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세계에 대한,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발전할 수 있을거라 생각이 되네요.

<10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세계 최고의 지식> 제목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만듭니다. 최고를 지향하는 우리의 정서를 꽤 뚫은 듯한 제목입니다. 
아이들에게 최고가 무엇인지를 알려줌은 아이들에게 목표를 한단계, 두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재미있게 담아놓았습니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끌어가고 있기도 하지만, 일러스트 역시 익살스럽게 그려놓았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이야기 속에 담겨진 단어마다 영어단어를 적어놓아 아이들에게 단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거 같아요.

이를테면, 다양한 정보 습득과 영어단어를 재미를 통해서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죠.

어린시절, 아이들과 재미있는 수수께끼를 내던 기억이 납니다.
"일본에서 가장 빠른 사람은?" "가장 빨리 나는 새는?" 등등 우리는 ’가장’’최고’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속에서 그 궁금증을 풀어갈 수 있답니다.

PART1 SCIENCE 세상을 바꾼 위대한 업적들
PART2 HISTORY 역사, 혹은 그 이상의 역사
PART3 SOCIETY 세상은 럽고 별난 일은 많다
PART4 CULTURE 세상을 빛낸 불후의 명작들
PART5 COUNTRY 국가들만의 특별한 기록
PART5 SPORTS 이런 시함은 처음이야
PART7 MYSTERY 세상의 모든 X파일들
PART8 HUMAN 인간의 힘은 위대하다
PART9 ANIMAL 동물계의 월드 챔피언들
PART10 NATURE 경이로운 자연의 세계
PART11 EARTH 알수록 신비한 지구

세상에서 책을 가장 많이 쓴 작가는 영국의 로맨스 소설가 바버라 카틀랜드로 평생 무려 723권을 출간했다고 해요. 이제까지 그녀의 책은 38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으로 10억 부 넘게 팔렸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2000년 5월 그녀가 99살에 세상을 떠났을 때 그녀의 서재에는 출간 대기 중인 원고가 160개나 있었답니다.

테니스 경기 중 가장 길었던 시합은 2004년 5월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오픈테니스선수권대회 1라운드로 장장 6시간 33분 동안 공을 주고 받았고, 해가 지는 바람에 경기를 중단하고 다음 날까지 이어서 했다고 하네요. 산토로 선수는 역전승을 거두었는데, 너무 지쳐서 울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황당한 법률도 참 재미있게 읽었던 분야예요.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손가락으로 코딱지를 튕기는 것은 위법이라고 합니다. 아! 우리 나라는 위법이 아닌 것이 너무 다행이예요. 6살난 제 아들은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영국에서는 10살 미만 소년이 옷을 입히지 않은 마네킹을 보면 안 된다고 합니다. 과연 소년의 잘못인지, 마네킹에 옷을 안 입힌 사람이 잘 못인지...법적싸움이 예상되는 법률이네요..

중국에서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들의 정해진 운명을 거슬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간혹 우리는 기사를 통해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어 영웅이 되거나,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다 함께 목숨을 달리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사를 보곤합니다. 중국은 이런 기사를 보기가 힘들거 같네요.

이밖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너무너무 많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궁금해하던 이야기들이였어요. 물론 우리 아이들도 늘상 물어오면 이야기들이네요.
이런 이야기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도 하지만, 더 큰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호기심은 또다른 지식을 습득하고, 깨달아가는 역할을 하죠.

큰 아이와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동안 몰랐던 다양한 영어 단어를 습득할 수 있었어요.
페이지마다 새로운 단어에 대한 발음기호가 적혀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영어 단어를 함께 읽을 수 있었답니다.

어린시절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도 부러웠지만, 다양한 지식에 대해서 알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 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다양한 지식을 알고 있는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보다 더 지적으로 보였었죠.
<10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세계 최고의 지식>은 우리 아이들의 지적실력을 향상 시켜줄 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호기심을 키워줍니다.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레 영어 단어와 친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처음엔 빼곡한 글씨가 담겨진 책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아이는, 몇 페이지를 읽기 시작하더니 책속에 푹 빠집니다.
이 책속을 통해서 세상의 문으로 들어서는 계기를 마련해 보는 것을 어떨까요?
세상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들로 가득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눈을 키워줄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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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머니 속의 괴물 - 아르헨티나 현대 동화 푸른숲 어린이 문학 12
그라시엘라 몬테스 지음, 배상희 옮김, 최정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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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을 읽고 난뒤 내 주머니 속에 가만히 손을 넣어 본다. 내 주머니 속 괴물은 얼마나 클까? 아마 거대한 공룡만하게 부풀어져있을 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주머니 속에 괴물을 키우고 있을거라 생각이 된다. 괴물의 크기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가 불만과 불평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때 주머니 속 괴물은 자꾸만 커져간다. 
나의 불만을 주머니 속 괴물이 처리해 준다면, 과연 나의 마음은 편안해질까?

딸아이는 나의 잔소리에 궁시렁거리거나, 투덜대면서 입을 쭉~ 내민다. 하기 싫어도 엄마의 무서운 눈초리에 뚱한 얼굴로 억지로 하던 아이는 그동안 괴물을 얼마나 크게 키우고 있었을까?
그동안 내 아이의 괴물을 미쳐 발견하지 못한 나는 얼마나 무지한 엄마였던가? 마음이 아프다.

이누차는 샛노란도 싫고, 폴라티도 싫고, 월요일도 싫고, 억지로 입으라고 강요한 엄마한테도 화가 났고, 연극 헤로니마 역을 베로니카에게 빼앗겨서 불만이였고, 베로니카에게 헤로니마 역을 하게끔 허락한 베티 선생님도 싫었다.
이누차에게는 불만이 가득한 날이였다.
하지만 이 날은, ’멋지고, 끔찍하고, 엄청난 일’ 이 생긴 날이기도 하다.
이누차의 주머니 속에 초록빛, 보라빛, 그리고 이따금씩 푸른빛이 도는 아주 북슬북슬한 털을 가진 괴물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괴물은 샛노란 폴라티를 갈기갈기 찢어놓았고, 이누차가 싫어하는 라켈 이모의 파스타 플로 파이를 전부 산산조각을 내었고, 베로니카의 레이스 양말을 찢어놓았다.
괴물은 이누차의 불만을 하나둘씩 해결해 주었고, 조금씩 자랐다. 처음 이누차는 신기하고 기분이 좋았지만, 괴물에게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끔은 내 주머니 속 괴물도 이누차의 괴물처럼 나의 불만을 다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 행복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 다른 불평불만이 생겨날 것이고, 내 주머니 속 괴물은 나를 더욱 지치게 만들거라는 걸, 괴물로 인해 더욱 불편한 마음이 나를 짓누를 거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내 아이도 이누차의 괴물처럼 해결해 주기를 바라고 있을까? 불만스러움에 괴물은 점점 포악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춘기에 접어든 내 아이의 괴물은 지금 많이 커진 듯 보인다.
나는 얼마나 내 아이를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괴물은 커질대로 커져서 아이의 마음은 아프고 힘든데, 나는 이해보다는 잔소리로 일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 아이의 괴물이 더 자라지 않도록, 아이의 고민과 불만을 들어주는 마음과 귀를 열어 놓아야 겠다. 자신의 비밀을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엄마이고 싶다는 작은 바램과 결심을 가져보며, 내 주머니 속에서 살고 있는 이 괴물이 더 자라지 않도록 나 스스로의 마음도 다잡아야 할 듯 싶다.

지금 내 주머니 속 괴물이 조금 작아진 듯 싶다. 동화책 속에서 나는 삶을 살아가는 또 한가지의 방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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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아직 한쪽 다리가 있다
주대관 글 그림, 송방기 엮음, 김태연 시 옮김, 송현아 글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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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반 학급문고로 비치되어 있던 책이 방학동안 내 딸에게로 왔다. 방학동안 책이 읽혀지지 않은 채, 책꽂이에 있는 것은 너무 슬픈일이라며 담임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5권씩 대여해 주셨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방학동안 아무에게도 읽혀지지 않았다면, 정말 슬프고도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길 바란다. 모든 아이들이 대관이를 보면서 자신이 가진 것에 행복할 줄 알며, 희망과 용기를 갖고, 지금 살고 있는 자신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깨닫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들에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 조차 지금 대관이의 용기과 인내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았던 대관이를 통해서 나는 얼마나 내 삶을 안일하게 살고 있는가를 반성해 본다.
책을 읽다가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슬픈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대관이의 용기와 인내심만큼 더 오랜 삶을 살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가져본다. 
한쪽 다리가 없음에 슬퍼하기 보다는, 한쪽 다리가 아직 남아 있음을 다행이라 생각했던 대관이의 모습에는 그의 굳건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

1987년 10월 29일 대만의 대북 시에서 태어난 대관이는 결혼 6년만에 인공 수정 끝에 어렵게 나은 소중한 아드링였다.
’대기굉관(위대한 인물은 사물을 크게 본다는 뜻)’의 ’대관’이는한 살 2개월 때부터 부모님의 서재에서 책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으며, 호기심이 많았던 대관이의 질문은 부모님은 귀찮아하지 않고 자세히 대답해 주고, 아이 스스로가 생각하게끔 만드는 질문도 해주었다.
동생 상관이 역시, 형 못지않게 책을 좋아했고, 두 아이들은 깊은 우애를 가졌다.

특히 대관이는 책 읽기 뿐만 아니라 작문을 잘 했는데, 대관이의 글은 신문에 여러번 실리곤 했고, 자신의 마음을 시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으며,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또한 깊은 정이 많은 아이였다.
그런 대관이에게 ’암’이라는 무서운 병이 찾아왔고, 대관이는 3번의 수술과 화학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했다.
부모님을 위해서 아파도 아프다는 소리하지 않고, 꾹 참으며 암을 이기고자 했던 대관이의 마음은 그의 ’시’에서 잘 나타난다.

아홉 살 생일

지금까지
난 누구와도 싸워 본 일이 없어요
싸울 일이 없었거든요
앞으로
난 암 악마와 싸울 거예요
싸워서 내 몸의 건강도 찾고
싸워서 내 살아갈 권리도 찾을 거예요
왜냐하면 난 아직 아홉 살이니까요
왜냐하면 난 아흔아홉 살까지 살 거니까요.
(출처: 본문 107p)

오른쪽 다리 뼈 안에도 암세포가 퍼져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대관이는 오히려 엄마를 위로하는 속 깊은 아이였다. 다리를 자른 일로 벌벌 떨지 않고 나중에 반드시 남을 도와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대관이는 훌륭한 마술을 이용해서 다리가 원래대로 만들어 지면 좋겠다는 소망도 가져본다.


다리를 자르다

암 악마는 인류의 적
내 오른족 다리를 점령했어요
화학 치료 공격도 소용없고,
방사선 치료도 꼼짝 못 해요
이제는 의사 선생님 차례
적이 위로 올라오고 있어요
적이 진지를 이동하려고 해요
엄청난 숫자로 늘어나서
말도 못하게 아파요
이제는 엄마 아빠 차례
의사 선생님은 과학에 나를 맡기고
나는 하느님께 내 삶을 맡겨요
. (출처: 본문 120p)

내게는 아직 한쪽 다리가 있다

베토벤은 두 귀가 다 멀었고
두 눈이 다 먼 사람도 있어
그래도 나는 한쪽 다리가 있잖아
난 지구 위에 우뚝 설 거야
헬렌 켈러는 두 눈이 다 멀었고,
두 다리를 다 못 쓰는 사람도 있어
그래도 나는 한쪽 다리가 있잖아
난 아름다운 세상을 다 다닐 거야.
(출처: 본문 137p)

대관이는 더 이상 수술이 필요없다라는 의사의 말에 유언을 쓰고, 처음으로 부모님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아빠, 엄마, 동생아. 내가 죽으면 내가 온 힘을 다해 암과 싸웠다는 것을 암에 걸린 다른 아이들과 그 부모님들에게 전해 주고, 그들에게 용기와 강한 의지를 갖고 암이라는 악마와 맞서 싸워 달라고 전해 주세요.’ (출처: 본문 172p)

암을 굶겨 죽이겠다고 단식을 하는 대관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고, 더 이상 바이올린을 켤 수 없고, 더 이상 부모님께 효도할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했다.

"엄마, 난 아빠랑 엄마가 너무 좋아. 난 정말 아빠, 엄마, 상관이랑 헤어지는 게 괴로워. 만약 내가 죽으면 꼭 다시 날 낳아 줘." (출처: 본문 192p)
이 마지막 말을 남기고 대관이는 9년 6개월만에 42편의 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삶에 대한 의지와 암과 싸우는 용기와 아픔을 이겨내는 인내심이 강했던 대관이지만, 끝내 암이라는 악마를 이기지 못했다. 

지금쯤 대관이는 하늘나라에서 건강한 몸으로 행복한 마음을 담은 시를 쓰고 있을 것이다. 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격려하면서...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읽었다. 비록 대관이는 이 세상에 없지만, 우리들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남겨주었다.
짧은 인생을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았던 대관이.
우리 아이들이 대관이를 통해서 희망과 용기 그리고 삶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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