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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들려주는 훈민정음
조채린 지음 / 세상모든책 / 2009년 10월
평점 :
세상모든책에서 출간되고 있는 <작가와 작품이 공존하는 세상>은 위인들이 ’나’ 라는 1인칭 시점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신선한(?) 구성으로 내용이 전개되어 간다.
어느 새 한글이 창제된지 563돌을 맞이하였나 보다. <한글 창제 563돌 기념 도서>라는 표지문구가 감격스럽게 느껴진다.
[한글날]이 국경일에서 사라진 것이 왠지 씁쓸하게 느껴지는 문구이기도 하다. 한글은 세종대왕께서 백성을 위한 마음을 담아 만들었고, 1997년에는 훈민정음이 유네스코 세계 기록문화 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글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인식되어지지 않는 듯 하여 안타깝다.
이 책을 통해서 세종대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백성을 위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던 세종대왕은 늘 인자하고 너그러운 성품이였고, 만원짜리 지폐에서 본 것처럼 날렵한 모습이였으나, 세종대왕은 ’고기’가 없으면 식사를 못할 정도로 고기를 많이 먹었으며, 먹는 것을 좋아하여 하루에도 5~6끼의 식사를 했다고 한다.
더욱이 이런 식성 때문에 어머니를 잃은 상중에도 고기를 먹게 해달라는 간청을 하였으며, 백성의 농사를 돕기 위한 소를 잡아 대령하라는 명을 내렸다고 하니, 그동안 알고 있던 세종대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놀랍기만 하다.
세종대왕은 자신의 이야기에 앞서 아버지가 왕이 된 사연부터 들려주고 있다. 왕위에 욕심이 많던 아버지의 왕자의 난을 비롯하여, 셋째 아들이였던 자신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역사 드라마를 보는 듯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왕이 되기까지 그리고 왕이 된 후에 세종대왕이 겪는 아픔이 세종대왕이 직접 들려주는 듯 그 심정이 잘 그려져 있어, 그가 겪었던 슬픔이 독자에게도 그래도 전달되어 지는 듯 하다.
신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알고, 신하를 믿어주는 그의 어진 성품이 ’대왕’이라는 칭호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 듯 하다.
예로, 세종대왕이 김종서를 끝까지 믿지 않았다면, 6진 개척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홀로 남아 책을 읽다 잠든 신숙주에게 어의를 벗어주지 않았다면, 집현전 학자들이 학문에 전념하지 못했으리라.
[그 누가 뭐라고 해도 요도는 우리 땅] 편에서는 그의 뛰어난 선견지명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요도가 지금의 독도가 맞다면, 그때의 요도를 찾으려던 세종대왕의 노력이 얼마나 값진 일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든다.
"요도가 비록 작은 섬이라고 해도, 동해 한가운데 있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만약 우리가 요도를 얻는다면 도행의 패권은 우리가 쥘 것이지만, 일본이 요도를 취한다면 우리 조선은 일본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래도 요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하겠는가?" (본문 79p)
화폐 유통이라는 무리한 정책으로 백성들의 원망을 사기도 했고, 식탐이 많고 운동을 하지 않으며 책 읽기에만 열중하여 비만과 소갈증까지 앓은 등 우리가 알고 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세종대왕을 만나볼 수 있었지만, 장영실을 등용하여 세계 최초의 강우량 측정기 등의 과학기술을 개발하고, 우리 실정에 맞는 최초의 농서 <농사직설> 을 편찬하는 등 그의 업적은 조선의 왕 중 유일하게 ’대왕’ 칭호를 붙힐 수 있었다.
해를 집어삼킨 동자가 어머니 배 속에 들어간 태몽부터 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세종대왕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뛰어난 업적에만 중점을 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책과 자기 관리에 소홀했던 모습까지 다룸으로 해서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통해서 우리는 ’훈민정음’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매년 음력 9월 26일을 가갸날로 지정하여 훈민정음을 기념하기 시작했던 한글날은 오늘날까지 지속되고 있으나,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글에 대한 의미와 마음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듯 하다.
세계에서도 인정하는 한글의 우수성을 이제는 우리가 인정하고 아끼고 사랑할 차례인 듯 하다.
중국에게 당하게 될지도 모를 위협과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을 위한 마음으로 10여 년을 밤새워 연구하며 만들었던 세종대왕의 노력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한글 창제 563돌을 기념하여, 한글에 대한 소중함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책이였다.
그 마음이 독자 어린이들에게 잘 전달되어 지기를 바라며, 이 책을 읽으면서 세종대왕이 가진 어짐과 지혜 그리고 통솔력을 우리 아이들도 배웠으면 하는 소망도 함께 가져본다.
(사진출처: ’세종대왕이 들려주는 훈민정음’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