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메이 아줌마 (반양장) 사계절 1318 문고 13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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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의지했던 가족을 잃은 슬픔을 받아들이고, 억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친정 엄마를 보내드린 후에야 그 슬픔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 슬픔을 겪어보았기에 나는, 오브 아저씨의 침통한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 있으리라는 믿음도.

이 이야기는 메이 아줌마가 돌아가신 이후 남겨진 가족들의 모습과 마음을 열두 살 소녀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여섯 살 때 엄마를 잃고 친척집을 전전하던 서머는 메이 아줌마, 오브 아저씨와 함께 그들의 작은 집인 산자락에 자리잡은 낡고 녹슨 트레일러에서 살게된다. 낡은 트레일러였지만 서머는 트레일러에서 보낸 첫날 밤을 천국 가까이 갔던 때라 기억한다. 
온 벽을 뒤덮은 듯한 선반에 걸린 바람개비는 여자아이를 충분히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음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고, 서머는 이상한 나라에 떨어진 앨리스같은 기분이었다.

그 때 나는 여섯 살이었고, 마침내 집을 찾았다. (본문 15p)

메이 아줌마는 밭을 가꾸다가 돌아가셨고, 어느 덧 여섯 달 가까이 되었지만, 아저씨와 메이가 한일은 아줌마를 그리워하며 가슴아파한 일 뿐이었고, 메이는 슬퍼하는 아저씨를 보면서 아저씨마저 잃을 거 같은 두려움을 갖는다.
사실 아저씨와 서머는 아줌마의 죽음을 느끼고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오브 아저씨와 나는 난데없이 사교계의 명사라도 된 듯 했고, 그렇게 우리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목놓아 통곡할 기회조차 빼앗기고 말았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떤 틀에 맞춰 슬퍼하기를 바랐다. (본문 54p)

서머는 슬픔에 빠진 아저씨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었고, 어떻게든 아저씨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아저씨는 메이 아줌마가 이곳에 와 있다는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한다. 그런 오브 아저씨를 이해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평소 별난 수집 취미를 가지고 있는 클리터스였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서머는 메리 아줌마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웃음을 되찾고 희망을 품기를 바라는 마음에 죽은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미리엄 B. 영 목사’를 찾아가겠다는 클리터스와 오브 아저씨를 따라나선다. 
목사의 죽음으로 메이 아줌마와 다시 만날 수 있을 희망마저 잃게 되고, 오브 아저씨는 더 큰 절망에 빠진 듯 했다.

열두 살 서머가 보는 슬픔의 무게가 느껴지는 작품이다. 자신을 지켜줄 아저씨마저 잃을 것같은 두려움에 사랑하는 서머 아줌마를 잃은 슬픔마저 온전히 느낄 수 없었던 서머는 비로소 아줌마에 대한 그리움을 울음으로 터뜨리게 된다. 

"아줌마는 여기 있단다, 아가. 사람들은 늘 우리 곁에 있단다." (본문 121p)

메이 아줌마의 독백으로 서머는 자신을 사랑하는 그들의 마음을 온전히 느끼게 되었고, 서머 아줌마를 가슴에 품게 되었으며 더이상 아프거나 슬프지 않았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마음을 다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묘사하거나 독자들로 하여금 슬픔을 이끌어내지 않은 채, 담담하게 이끌어나간다. 슬픔을 억제하는 듯 그려진 이야기는 결국 서머가 슬픔을 토해냈을 때 독자들로 하여금 가족을 잃은 상심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
나는 이 이야기가 참 마음에 든다. 넘치지도 않으며 모자르지도 않게 그리움과 슬픔에 대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다는 점과 슬픔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가 슬픔을 이겨내고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잔잔하게 그려준 점도 마음에 들었다. 독자들에게 억지로 슬픔을 유도하지 않은 채, 깨끗하게 쓰여진 느낌이다.
짧지만 깊이있는 이 이야기 <<그리운 메이 아줌마>>는 사랑과 슬픔, 죽음에 대해서 긴 여운을 남겨줄 듯 싶다.



(사진출처: ’그리운 메이 아줌마’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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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이 형수와 오줌싸개 시동생 채우리 저학년 문고 40
박신식 지음, 김경희 그림 / 채우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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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만남을 경험하게 됩니다. 태어나면서 엄마 아빠와 만나게 되고, 형제와 친척들을 만나게 되고 점차 친구들을 만나면서 우리는 그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고, 그들을 통해서 사랑을 배우곤 합니다.
간혹 우리는 원하지 않는 만남을 하기도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답니다.
상대방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보여준다면, 상대방도 나에게 믿음과 사랑으로 다가온답니다. 혹시 누군가가 밉다면, 이 동화책을 통해서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되길 바랍니다.

쉰 나이에 낳은 늦둥이 민재를 두고, 엄마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민재는 스물 살이나 많은 작은 형과 작은 형수랑 함께 살게 되었어요. 사실 민재는 뚱이 형수랑 사는 것이 정말 싫습니다.
고아에다가 학력도 좋지 않고, 돈도 많지 않고, 무엇보다 형수가 뚱뚱하다고 해서 엄마는 형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재도 그냥 뚱이 형수가 싫어졌습니다. 이유없이 엄마를 따라서 말이죠. 



작은형은 소방관 일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넉넉지 못한 형편이라 서울의 한 단독 주택의 반 지하에서 살고 있었고, 두 개의 방 중 하나는 민재의 방이 되었어요. 민재는 큰 수저로 밥을 가득 퍼서 한입에 쑥 넣고 반찬도 입에 가득넣는 형수를 보고 눈이 둥그래졌어요. 그 뿐인가요? 민재가 남긴 밥도 다 해치우고, 설거지를 할때는 콧노래를 부르지는 않나, 사과 껍질을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깍았다고 자랑하고, 텔레비전을 보면서 까르르 깔깔 소리내어 웃는 모습이 민재의 눈에는 밉게만 보였어요.
형 집에 처음 온 날 자다가 오줌을 싼 민재는 첫날부터 망신을 당했고, 오줌싸개 시동생이 된 민재는 형수가 더 싫어졌죠,
전학간 첫날 심한 말썽꾸러기 진혁이 때문에 겁이 난 민재를 대신해 진혁이를 겁준 형수 때문에 이제 민재는 ’형수보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어요. 형수가 부르는 ’도련님!’소리는 형수와 자신이 가까운 사이라는 것 같아서 듣기 싫었어요. 

형수는 깜빡 잊고 안가져 온 미술용품을 갖다주기도 하고, 비오는 날 우산을 들고 학교로 마중오기도 하고, 어린이날엔 어린이 대공원에서 재미있는 놀이 기구도 태워주기도 했지만 좀체 형수와는 가까워지지 않았어요. 햄스터때문에 시무룩한 민재의 마음을 살펴준 덕분에 민재는 처음으로 ’형수님’이라고 불렀고, 작은 형과 민재도 잊고 있었던 엄마의 생일을 기억하고 미역국을 끓인 형수가 민재는 점점 좋아집니다. 배가 아픈 민재를 업고 병원으로 달리는 형수의 등에서 민재는 따뜻함을 느낍니다.



형수의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아마도 의사 선생님이 내 뱃속에서 쓸데없이 염증을 일으키는 맹장을 자를 때 괜히 형수를 미워했던 마음도 같이 잘라 버렸나 봐요.
(본문 121p)

형수는 민재에게 사랑으로 대해주었고, 민재는 이제 형수가 전혀 밉지 않습니다. 민재도 이제 형수에게 사랑하는 마음과 믿음을 갖게 되었어요. 가족과 친구 등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뚱뚱해서 미워보였던 형수가 이제 민재의 눈에는 너무 예뻐보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미운 사람도 좋아하지게 하는 마법같은 힘이 있어요.
친구사이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좋아하는 친구에게 마음을 전하면 그 친구도 나를 좋아하게 되고, 나를 싫어하는 친구에게도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면 그 친구가 나를 좋아하게 된답니다. 처음에는 뚱이형수와 살고 싶지 않았던 민재는 나중에는 형과 형수 그리고 아기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엄마에게 기도합니다.

<<뚱이 형수와 오줌싸개 시동생>>은 예기치 못했던 원치 않는 만남이 사랑을 통해서 서로를 끈끈하게 이어지는 아름다운 과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가족, 친구와의 모든 관계 속에서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답니다. 미워하는 마음은 자신을 슬프게 할뿐이랍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민재를 행복하게 할 수 있게 했던 것처럼, 미워하는 마음보다 사랑하는 마음을 더 많이 가져보세요. 그 마음이 어린이들의 얼굴을 더 밝고 예쁘게 비추어 준답니다.

(사진출처: ’뚱이 형수와 오줌싸개 시동생’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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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를 위한 경제학 이야기 - 아빠와 함께 풀어가는 경제학 길라잡이 주니어김영사 청소년교양 9
앙드레 푸르상 지음, 김주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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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매우 건조하고 지루하며, 어려운 학문이라는 인식이 많다. 나 역시도 경제학에 대한 이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접하면서 굉장히 난해하고, 따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저자는 경제학은 삶이며, 우리의 삶 전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경제학자인 저자 앙드레 푸르상은 딸에게 경제 현상들에 관해, 더 일반적으로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 사이에 일어아는 사회적 현상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눈을 키워주기 위해서, 강점과 약점을 뚜렷하게 보여 주면서도 가장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혹은 그나마 오류가 가장 적다고 생각되는 분석들의 기초를 담아내고 있다.

아빠는 지금 네게 고리타분한 잔소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란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아빠가 잔소리를 한다고 해서 고분고분하게 듣고 있을 너도 아니잖니? 오히려 아빠에게 불평불만을 터뜨리고도 남을 테지. 아빠의 바람은 이런 거란다. 네가 좀 더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시민이 되어서 네 판단과 사고의 원칙과 지표들을 제시하며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을 뿐이야. 만일 경제학이라는 학문적 진수로 너의 비판적 정신을 더욱 풍요롭게 해 줄 수만 있다면, 그리고 혼돈스럽긴 해도 매력적인 그 미래의 환경 속에서 네가 올바르게 자리 잡고 잘 처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줄 수만 있다면, 이 아빠는 정말 대만족일 게다.(본문 17p)

이 책은 이렇듯 경제학자가 딸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청소년에 눈높이에 맞추어 아주 건조하긴 하지만 몹시 인간적이기도 한 경제학의 중요성과 실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학자들도 서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많지만, 저자는 각기 다른 목적들을 가지고 있기에 각기 다른 이론을 가지고 있기에 다른 학문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극미 미미하게 존재하는 함정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 경제학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풀어주고 있다.
화폐와 은행, 이자율과 금융시장, 경제성장과 고용, 케인스 혁명, 통화주의와 신고전주의, 신케인스학파, 실업과 경제활동, 결혼경제학, 범죄경제학 등의 이론을 저자는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대화체로 설명하고, ’예를 들어’ 설명함으로써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주고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경제학과 삶을 연관지어주는 부분은 딸을 위한 부모의 마음을 담백하게 담아내고 있어, 경제학의 건조함을 말랑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학의 과거와 현재, 1970년대 초 인플레이션과 실업자의 증가에 따른 오류, 남편과 아내는 가정이라는 기업 안에서 가정의 재화와 용역을 만들어내는 생산요소라는 재미있는 결혼경제학 등 그동안 경제학을 다룬 책에서 엿볼 수 없었던 재미있는 부분이 수록되어 있어, 건조했던 경제학이 조금은 흥미로운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사회학, 정치학, 범죄학, 인류학, 심리학은 점점 더 경제학적 방법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사회적 현상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의 이해가 필요하게 되었다. <<십대를 위한 경제학 이야기>>는 난해한 경제학 개론을 설명하기 보다는 흐름을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분명하고 이해하기 쉽고, 경제학을 이해할 수 있는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아늑하고 편안한 곳에서 마주 앉아서 나누는 대화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감의 파장이 생겨나길 바랐던 저자의 마음이 독자들에게 잘 어필이 된 듯 싶다. 아빠와 경제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대화하듯 풀어나가는 이 책은 프랑스 비소설부문 장기베스트설레에 올랐던 명저답게 삶 속에서 경제가 지니고 있는 근복적인 중요성을 잘 전달하고 있다.
<<십대를 위한 경제학 이야기>>는 경제학과 30년 이상을 씨름해 온 저자가 지금까지 연구해 온 지식들로부터 뽑아낸 경제학의 진수가 담뿍 담겨진 담백하면서도, 말랑한 경제학 도서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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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제삿날 지식 다다익선 37
이춘희 글, 김홍모 그림 / 비룡소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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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제사가 다 끝났는데 할머닌 왜 아직 안 오세요?" 

책 속의 민수가 아빠에게 여쭈어보는 장면을 읽으면서, 작은 아이를 떠올렸습니다.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의 제사때마다 아이가 물어봤던 질문과 너무도 같았기 때문이죠.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제사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해 준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사 준비로 바쁘다는 핑계를 대어보지만, 의미도 모른 채 절을 하며 가족의 행사에 참여했던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제삿날 할머니와 엄마가 준비했던 음식들을 설명하고, 제사의 의미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네요.

작년에 하늘 나라로 가신 할머니를 보고 싶어하는 민수에게 엄마는 제삿날이 되면 할머니가 오신다고 말씀하십니다. 할머니의 제삿날이 되자, 엄마와 작은엄마는 제사 음식 준비에 바쁩니다. 맛있는 음식 냄새가 온 집 안에 가득하여 먹고싶지만, 엄마는 할머니 제사를 지내고 먹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죠.
별도 달도 없는 밤이 되자, 민수는 깜깜한 밤을 할머니가 무사히 오실 수 있도록 대문을 활짝 열어두고, 집 안 곳곳에 불도 환히 밝혔습니다. 제사상이 차려지고, 민수는 어른들을 따라 절을 하기도 하고, 아빠가 축문을 읽은 뒤에는 민구도 할머니께 쓴 편지를 읽었죠.
민수는 할머니가 언제 오시는지 궁금했지만, 할머닌 이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민수야, 할머닌 이젠 우리 눈에 안 보여."
"엄마가 제삿날에 할머니가 오신다고 했는걸요."
"오시긴 오시는데, 우린 볼 수가 없어."
"그럼 다시는 할머니를 못 보는 거예요?"
"우리는 할머니를 못 보지만, 할머니는 우리를 볼 수 있고, 제사 음식도 드셨을 거야." (본문 中)





민수의 눈으로 보는 제삿날의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제사 음식에 대한 설명과 의미가 TIP으로 설명되어 있는데, 아이들뿐만 아니라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 내가 보아도 정말 알찬 지식이 담겨져 있습니다.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를 이어 주고,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한다는 뜻을 가진 향, 후손들이 조상의 뿌리로부터 나왔음을 알려 주며,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잇음을 뜻하는 밤은 제사의 의미를 가장 잘 담아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보아오고, 지금은 제사 음식을 직접 준비하고 있지만 제사상을 놓는 일이 참으로 까다롭고 어려워보였는데, 그림책으로 보여주는 제사상은 보기에도 편하고, 알기도 쉽습니다.
남자 여자가 절하는 방법과 제사를 지내는 순서가 이야기를 통해서 잘 묘사되고 있어요. 제사는 지방마다, 집안마다 지내는 방법과 순서가 많이 다르지만, 제사를 지내는 의미만은 같습니다.



<<할머니 제삿날>>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제례 절차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제사의 의미를 부각시킴으로써 어린이들에게 우리나라의 고유 풍습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제사 준비로 힘들고 지친 모습을 보여주었던 저의 부족했던 부분이 많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제사는 가족들이 모여 돌아가신 조상을 생각하고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복잡한 의식과 제사 준비에 대한 어려움으로 제사의 의미를 되새기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지들과 만나 돌아가신 분과의 소중한 추억을 나누고 기억하면서 가족간의 화합을 다지는 시간이라는 점을 다시금 다져야겠어요. 
앞으로는 제삿날 아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제례 풍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으로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덧붙이자면, 권말의 부록이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참 유익합니다. 가족가 읽기에 손색없는 그림책입니다.

(사진출처: ’할머니 제삿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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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 소소한 일상, 달달한 행복놀이 30, 혼자놀기 시즌 2
강미영 지음, 안태영(정민러브) 사진 / 비아북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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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입버릇처럼 ’딱 일주일만 쉬었으면 좋겠다. 무인도로 여행가고 싶다’ 라고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 늘 똑같이 시작하는 반복되는 하루에 한숨부터 내쉬면서 지친 몸을 일으킨다. 일탈을 꿈꾸며,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꿈꾸고, 지금의 길이 아닌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동경으로 반복되는 하루에서 벗어나고 싶어 몸부림치지만, 정작 나는 어제와 같은 오늘 그리고 오늘과 같은 내일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바로 지금, 여기서 행복하지 않으면 세상 어디에도 당신의 행복은 없다! (표지 中)

이 글귀에 사로잡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오늘 열심히 일하고, 오늘을 살고 있는데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투자하면서 정작 오늘은 행복하다 느끼지 못하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삶에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서 우리는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탈출구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저자는 일상이란 무대에서 주인공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유쾌한 행동지침 30가지를 통해서 일상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우리는 잘못 알고 있다. 일상은 우리가 행복을 찾기 위해 떠나고 탈출해야 하는 곳이 아니라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 실험하고 연습하는 곳이어야 한다. 두 발을 딛고 매일을 살아가는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해지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도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다. (본문 4p)

’똑같은 일상에서 틀린 그림 찾기’라는 대목에서 나는 특히 큰 공감을 얻었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늘 같은 일상에서 느끼는 반복되는 지루함에 일탈을 꿈꾸었지만, 사실 우리는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보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을 똑같이 느끼는 것은 일상적인 작은 움직임들을 압축해버리는, 너무 큰 덩어리 단위로 압축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달라지는 작은 일상들의 정보를 읽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상은 우리가 살피지 못한 미세한 변화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본문 48p)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오늘은 분명 어제와는 다른 하루였다. 늘 같은 업무처럼 느껴지지만, 나는 어제와 다른 고객의 일을 처리했고, 같은 고객이지만 어제와는 분명 다른 업무를 도와주었으며, 어제와는 다른 전화를 받았다. 회사업무라는 덩어리만을 보고 있었기에 반복이라는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출근, 일, 퇴근, 집안일 그리고 취침으로 이어지는 큰 덩어리 사이사이에 있는 매일매일 다른 일과는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지 않았음을 나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전혀 모르던 것을 발견하는 일만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같은 일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새로운 발견이다.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신선함을 찾을 수 있다.
하루의 기쁨은 디테일에 있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을 늘여서 세세한 것 하나까지 모두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의 다채롭다. 시간의 주름을 펴보면 날마다 완전히 다르게 펼쳐지는 일상을 만날 수 있다.
(본문 49p)



그동안 바쁘게 움직여서 알지 못했던 사거리 횡단보도 뒤쪽에 있던 꽃집을 발견하는 기쁨, 아무것도 이루어 놓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조급함보다는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것들을 챙겨봄으로써 얻게되는 힘, 아무 날도 아니지만 케이크와 꽃처럼 비일상적인 축제성을 띠고 있는 물건을 통해 축제의 기분을 느끼는 특별한 하루, ’하고 싶다’와 ’하면 안 된다’의 팽팽한 대립에서 나를 위해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마음이 원하는 일에 대한 허락, ’내가 좋아하는 수건’처럼 일상적인 취향으로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 사소한 것들을 발견함으로써 기분을 업시켜주기도 하고, 가끔은 지루함 주사를 맞은 것처럼 불안한 열정에 날뛰는 하루에서 온전히 나를 놓아두기, 재미없거나 포기하게 될까 봐 아예 시작도 하지 않기보다는 비록 끝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끊임없이 나의 관심사에 따라 움직여보는 일 등 우리는 여행을 통해서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얼마전 읽은 책에는, 영혼이 따라올 수 있도록 영혼을 기다려주는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하루하루 바쁘게 앞만 보고 쫓기듯 살아가다보면, 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도 없으며, 미래의 행복함을 위해 현재 마땅히 누려야 할 행복에 대해서는 신경쓸 여력이 없다. 이런 조급한 마음이 현재 삶에 대한 무료함과 버거움으로 일탈을 꿈꾼다. 매일매일 바쁘게 살아가고 해야 할 업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무료하고 권태롭다. 목표를 달성하는 기쁨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목표를 향해 가는 동안의 행복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다.
그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경우 더 큰 좌절을 느끼게 된다. 목표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순간순간의 행복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일탈을 꿈꾸지 않아도 일상에서의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참고 견디는 방법만 배웠지 음미하고 즐기는 방법을 알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하고 싶은 일은 참고 아픈 일은 견뎌야 하는 것이 어른이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저자는 말한다.
그래....이제는 나를 조금 쉬게해주는 법도 배우고, 일상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느끼고 싶다. 미래의 행복 뿐만 아니라, 현재의 내 삶도 소중하며, 나 역시도 행복을 원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어제와 다른 오늘을 보냈고, 내일은 오늘과 다른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내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내 마음에 따라 세상은 달라보이고, 내 행복의 척도도 분명 달라진다. 일탈을 꿈꾸기보다는 하루하루에서 느낄 수 있는 새로움에 집중해 보려한다. 모든 것을 던져놓고 훌쩍 떠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일상 속에서 나만의 탈출구를 찾아보려 한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가까이 있다. 내가 느끼지 못할 뿐. 
저자는 PLEASURE 일상속 새로움, LOOKING FOR 잃어버린 에너지, ACION 나와의 만남, EYES 자유로운 시선, INFLUENCE 따뜻한 관계를 통해서 일상에서 행복해지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무한하다. 저자는 그 무한한 방법 중에 30가지를 소개하고 있고, 그를 통해서 수많은 행복해지는 법을 우리가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이제 나는 저자가 이끌어주는 길을 따라 나만의 탈출구를 찾아가고자 한다.

(사진출처: ’플레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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