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펼쳐보는 세계사연표 그림책>, <어제저녁>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어제저녁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월
구판절판


저자 백희나의 작품이라는 점만으로 선뜻 책을 선택하게 되는 것은 그동안 저자가 보여주었던 <구름빵><달샤베트>가 보여주었던 매력때문은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저녁>>은 그동안 저자가 보여주었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작품이에요.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전 작품과는 달리, 이 작품은 일상의 소소함을 통해서 행복을 느끼게해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러나 구성면에서 독특한 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병풍처럼 접혀진 책을 펼치면 길고 긴 책이 한 눈에 보입니다. 재미난 구성에 아이들의 상상력이 자극되고, 즐거움은 배가 될 거 같네요.

요즘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이웃과의 왕래가 사라지면서, 도시는 점점 삭막해졌습니다. 8살 아들래미가 방에서 뛰랄치면, 아랫집에 폐가될까 서둘러 아이를 다그칩니다. 그러다 혹 윗집에서 쿵쿵소리가 나면 얼굴을 찌푸리기도 하구요. 이것이 바로 요즘 우리네가 이웃과 살아가는 모습은 아닌가 싶어요. 이웃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저자는 이 그림책을 통해서 더불어사는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알려주고 있네요.

6시 정각, 얼룩말은 스케이트를 타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시각407호 개 부부는 발가락이 시려 털양말을 신기로 했지만, 바로 그때 407호 빨랫줄에 앉아 있던 참새가 파다닥 날아오르면서 양말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207호의 양 아줌마는 물건을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고, 101호의 여우는 산양의 저녁 초대를 받았죠.
304호 오리 유모는 8마리의 아기 토끼를 재우려고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었으며, 407-1호의 생쥐 부인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하기 위해 집을 나섰어요. 버스를 기다리며 기침을 하는 304호의 흰토끼와 701호에서 주문한 초콜릿 3단 머드케이크를 배달하는 까망고양이 등 6시 정각에는 각자 다른 일들을 하고 있었답니다.

6시 5분, 양말 한 짝이 사라진 것을 발견한 개 부부가 큰 소리로 짖어대면서 집집마다 새로운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개 부부가 짖는 소리에 아기 토끼들은 흥분해서 날뛰었고, 양 아줌마는 열쇠를 떨어뜨렸죠. 그러다 뜻하지 않는 곳에서 잃어버린 양말 한 짝을 발견한 개 부부가 기쁨에 ’즐거운 나의 집’을 부르면서 각 집에는 새로운 일들이 또 생겨나기 시작했답니다.

개 부부 집에서 일어난 작은 소동이 이웃들에게 작은 파장을 일으켰고, 또 작은 행복을 주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 빌라 등의 주거형태로 예전보다 더 가까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벽 하나를 두고 이웃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예전보다 더 멀어지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동네 어귀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해가 질때까지 들리곤 했는데, 요즘 아이들의 소리마저 잘 들리지 않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마음마저 작아지는 느낌이 들어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어제저녁>>은 함께 살아가기에 더욱 행복하고 즐거운 우리 이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두께만큼 우리의 마음의 벽도 가까워졌으면 좋겠어요.

(사진출처: ’어제저녁’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힘들 땐 그냥 울어
스즈키 히데코 지음, 이정환 옮김, 금동원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읽었던 <<긍정의 유머 심리학>> 에서는 웃음의 다양한 효과에 대해 설명하면서 눈물에 의미를 언급한 부분이 있었다. 극도의 스트레스적인 상황에서 몸의 긴장을 완하시키는 주요한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울음이며, 우리 자신이 울 수 있도록 하락해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더욱이 한 정신 심리 요법 의사는 오늘날 폭력의 주요요인은 울지 못함에서 비롯된다고 했다고 한다. 더불어 한 연구가는 거의 울지 않거나 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과 궤양이나 대장 질환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에 우는 것은 중요하고 억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긍정의 유머 심리학’ 일부 발췌)
그렇게 울음의 의미에 대한 내용을 읽고 난 뒤, 이 책 <<힘들 땐 그냥 울어>>를 자연스럽게 꺼내들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당신을 응원하기 위해 존재한다.

어른이 되면서부터 웃음을 잃었고, 울음 또한 잃었다. 울음은 왠지 나를 나약하게 만드는 것 같았고, 타인도 나를 나약한 인간으로 생각하게 하지 않을까하는 우려때문인 듯 싶다. 그러나 한바탕 울고나면,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상황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찾게 된다.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 나 자신을 나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슬픔이나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발견하게 되었다. 사람이 울 때는 천사가 곁에서 함께 슬퍼하며 위로해 준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슬픔을 이겨내는 눈물이 주는 강한 응원을 우리는 자신의 나약함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제 우는 방법도 배워두는 것도 좋을 듯 싶다.

#1 내 존재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2 하늘 아래 홀로 있는 것처럼 외로울 때
#3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숨고 싶을 때

많은 사람들이 위의 세 가지 감정을 모두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제목을 읽으면서 나 혼자만이 아니라, 타인들도 나처럼 힘들고 지칠 때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를 받게 되면서 힘을 얻게 된다. 어쩌면 책 제목보다 이 제목들이 나를 더 이끌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저자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서 알게 된 삶의 진리를 보여준다. 삶의 진리는 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이다. 내려놓음과 베품을 통해서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실천하고 마음으로 깨닫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삶의 진리를 실천하는 이들을 통해서 깨달음을 전달하는 저자의 글은 구구절절 힘들고 지친 우리들을 위로하며 응원한다.

"개미들도 힘들다고 투덜대지 않는다. 작은 개미들조차 힘든 일이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듯 견뎌 내는데, 내가 못 견뎌 낼 이유가 없다. 이번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가? 지금은 알 수 없더라도 의미를 찾을 때까지 기다려 보자. 이건 분명히 뭔가를 배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일 테니까." (본문 40p)

대부분은 힘든 상황에 얽매어 불행으로 빠져들고 하는데, 저자는 힘들 때일수록 자신감을 가지고 스스로를 격려하라고 조언한다. 불행하고 비참하고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 없다면 당연한 일들에 대해 감사해 보라고 한다. 신은 어떤 고통을 줄 때는 그 고통을 견뎌 낼 수 있는 사랑과 능력도 함께 주며, 그 고통은 자신에게 주어진 특별한 임무이다. 로마 시대의 철학자인 키케로는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본문 60p) 라고 말했다. 절망은 더 이상 희망을 품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므로, 고통이 결코 인생에서 마이너스로만 작용되지 않음을 기억해야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앞날에 대한 괜한 걱정을 접고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때 우리는 정말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본문 66p)

마음은 참 단순하다고 한다. 방향을 정하며 거부하지 않고 따라오기 때문에 ’나는 밝게 살고 싶다. 밝게 살 수 있다. 오늘보다 내일 더 밝게 살 것이다.’ 라고 마음속으로 외친다면 밝은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본문 97p) 말은 영혼을 움직인다. 좋은 말을 되풀이하면 내부에서 행복을 끌어내 준다고 하니, 우리는 절망과 불행으로 빠지기 보다는 상황을 다르게 보며 그 속에서 인생의 다른 부분을 봄으로써 행복을 이끌어내야 한다. 매일 밤 잠들기 전 3분 동안 하루를 되돌아보고 즐거웠던 일, 기뻤던 일, 감동을 느꼈던 일을 쓰다보면,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한다. 짧은 3분을 통해서 우리는 일상에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찾게 되고, 고통과 괴로움도 기회라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커다란 변화가 있어야만 인생이 바뀌는 것은 결코 아니다. 1밀리미터 정도의 작은 변화에도 인생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한다. 목련의 크고 아름다운 꽃은 단번에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1밀리미터씩 천천히 정성을 다하여 꽃잎을 벌린다고 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해지는 일이 바로 행복의 발신지가 되는 것이다.

우리 각자의 인생이 이 커다란 목련 꽃송이라면 당신이 먼저 행복해져야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질 수 있다. 행복의 발신지가 되는 것이다. 그 작은 노력이 바로 쉬지 않고 조금씩 꽃잎을 피우는 과정이다.
꽃이 단번에 피지 않듯 행복도 조금씩 노력하여 이루는 것이다. 1밀리미터 정도만 생각의 방향을 바꾸면 눈앞에 반드시 행복이 있다.
(본문 206p)

인생에는 실패가 없으며, 가치없는 인생은 없다고 한다. 지나간 일에 얽매이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좋을지 생각해보고 용기를 내어 실행한다면, 분명 밝은 미래가 열리게 될 것이다. 불행에 빠지기보다는 불행이 행복해지기 위한 밑거름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삶은 분명 기적을 일으킬 것이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분명 그 기적을 보여주었고, 이제는 내 차례이다. 불행과 행복한 단 1밀리미터임을 똑똑히 보았다. 힘들다고 주저말고 실컷 울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상황을 다르게 보도록 해보자. 내가 바로 그 기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몰의 땅 - 인도 땅별그림책 2
A. 라마찬드란 글.그림, 엄혜숙 옮김 / 보림 / 2011년 2월
장바구니담기


보림출판사에서 출간되는 <<땅.별.그림.책>> 시리즈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그동안 번역 그림책을 통해서 만나기 어려웠던 새로운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그림책으로, 여러 나라의 다양한 생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번 두 번째 작품인 <<라몰의 땅>>은 인도를 대표하는 화가 A. 라마찬드란 작품으로 인도만의 특색이 있는 살아 숨쉬는 독특한 문양과 색채로 인도의 민담을 표현하고 있답니다.

히말라야 산 계곡에 사는 라몰과 그의 아내 브린자마티는 열심히 일을 했고, 자기네 땅을 사랑했지만 바위투성이 땅은 너무도 메말라서 아무리 애를 써도 아무것도 자라지 않았습니다.
어떤 씨앗을 심어도 말라 죽었기에 두 사람은 너무 슬펐고, 몸시 피곤했던 저녁 브린자마티는 울면서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합니다.
하지만 라몰은 늘 우리 집이었던 이 곳을 떠나는 게 쉽지 않은 듯 하네요.

그 날 저녁, 한 노인이 오두막집을 찾아왔고 아주 가난했던 라몸과 브린자마티는 자기들이 지닌 것을 기꺼이 나누어주었어요.
노인은 친절하게 대해준 라몰에게 피리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피리를 불자 아름다운 음악이 쏟아지듯 흐르기 시작했고, 메마른 땅에 풀이 자라고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어요.
라몰의 피리 소리는 높이 또 높이 울려 퍼져서 세쌍둥이 별까지 다다랐고, 세쌍둥이 별은 그 소리에 완전히 마음이 빼앗기고 말았죠.
라몰의 피리 소리를 듣기 위해 부엉이로 변해 땅에 내려왔던 세쌍둥이별은 너무 아름다운 음악 소리에 마음이 빼앗겨 하늘로 날아오를 수 없어 라몰을 호박벌로 바꿔 버렸답니다.
브란자마티는 노인의 도움으로 라몰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도 메마른 땅에서 낙원으로 바뀐 라몰의 땅은 여전히 아름답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의 전래동화도 그렇지만, 각 나라마다 전해내려오는 민담에는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주제를 많이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름다운 꽃과 식물이 자라고,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아름다운 히말라야 계곡을 보면서, 어린이들이 착하고 부지런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주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는 아닐까 싶어요. 부지런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라몰이 메말랐던 땅이 낙원으로 만든 것처럼, 착하고 부지런히 노력한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어린이들에게 일러주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 <<라몰의 땅>>은 삽화가 참 독특한데, 이는 얀트라(명상을 할 때 쓰는 기하학적인 도형)의 형상을 이용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피리 소리를 나타낸 문양은 인도의 전통 음악의 음계를 적는 음표에서 따왔다고 하니, 삽화만으로도 인도만의 독특한 멋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세계 각국의 민담과 나라마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색과 만나는 것은 우리와 다른 새로움을 접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 새로움과의 만남은 세상과의 소통이 되고, 나와 다름에 대한 이해와 포용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인도의 독특한 멋이 살아있는 <<라몰의 땅>>은 어린이들에게 새로움과 만나는 기쁨과 아무 것도 자라지 않는 메마른 땅에서 꽃을 피게 한 라몰을 통해서 삶의 지혜도 배울 수 있답니다.

(사진출처: ’라몰의 땅’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열두살의 특별한 여름 - 국제독서협회 아동 청소년상, 뉴베리 영예상
재클린 켈리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처한 환경이나 혹은 성별, 어른들의 강압 등으로 인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지 못하거나, 혹은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이 갖추어야 할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음에 대한 핑계일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여자이기 때문에 갖지 못할 꿈은 없으며, 부모님의 강압으로 인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거나, 가난으로 인해서 원하는 꿈을 꾸지 못하는 일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를 찾는 일이며, 그 꿈을 향해서 노력하는 일이다. 환경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포기하게 할 만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음을 <<열두 살의 특별한 여름>>의 주인공 캘퍼니아는 알려주고 있다.

여성의 권위가 많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남성 중심의 사회이며 여자이기 때문에 받아야하는 불합리한 일도 있다. 그렇다고해서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가 자신의 꿈을 포기하게 할만큼 힘든 상황은 절대 아니다. 1899년 여자는 바느질과 뜨개질이랑 주름 장식 만드는 법을 배워야하고, 품행 시간에는 머리에 책을 올리고 교실을 한 바퀴 돌아야하며, 열두 살이 되면 사교계에 나가 남편감을 골라야했던 그 시대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열두 살의 소녀 캘퍼니아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환경을 탓하며 꿈을 포기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를 비웃어주듯이, 캘퍼니아는 꿈을 향해 한걸음씩 도약하고 있다. 
1899년 텍사스의 무더웠던 그 해 여름 캘퍼니아 버지니아 테이트(이하 ’캘리’)는 열한 살이었고, 오빠 셋과 남동생 셋에 끼어있는 외동탈이었다. 무더운 여름날의 긴머리는 땀투성이었고, 캘리는 아무도 몰래 하루에 3cm씩 머리칼을 잘라내는 당돌한 소녀였다. 낚시용 지렁이를 파내기 힘들다고 투덜대는 오빠들을 대신해 물을 쏟아 부어 지렁이를 쉽게 잡아낸 캘리에게 해리 오빠는 타고난 박물학자인 캘리를 위해 포켓형 빨간 가죽 공책을 건넸다. 박물학자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던 캘리는 주면의 동물을 관찰하기 시작했고, 관찰내용을 기록하거나 궁금한 질문 사항을 적었다.

메뚜기를 관찰하던 중 궁금한 내용을 가족들(할아버지를 뺀)에게 질문했지만 아무도 대답해주지 못했고, 캘리는 마지막 수단으로 할아버지를 찾았다.캘리의 과학 수첩을 본 할아버지는 캘리에게 할아버지의 ’종의 기원’을 빌려주었고, 캘리의 호기심을 알게 된 할아버지와 캘리의 호기심을 가장 잘 해결해주는 할아버지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캘리는 할아버지와 강에 표본을 채집하러 가기도 했고, 할아버지의 증류주 실험을 돕기도 하면서 할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그러나 ’여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을 너무도 중요시했던 그 시절, 엄마는 캘리의 행동을 못마땅해했고, 피아노 치기와 뜨개질, 요리를 시키는 등 캘리가 ’여자다운 여자’로 자라도록 이끌었고, 캘리는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한 엄마의 요구에 응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와 캘리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살칼퀴의 새 종을 발견하게 되고, 할아버지는 캘리의 도움으로 협회에 편지를 보내고, 새로운 식물의 종에 가족의 이름을 붙혀 "테이티 갈퀴"라는 이름을 짓게 된다.
캘리는 할아버지와 여름을 보내는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1899년이 지나고 1900년 신세기가 찾아왔고, 전화와 자동차가 생겨났다. 그리고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전화교환원인 매기 메들린이라는 독립적인 여성도 생겨났다. 고개기름과 석탄가루의 시대였던 구세기가 죽어가고 있었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었다. 

내가 다른 여자아이들과 같은 부류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나는 그 아이들과 같은 종이 아니었다. 나는 달랐다. 내 미래가 그 아이들의 미래처럼 될 거라고 여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걸, 내가 다른 여자아이들과 ’정확히’ 똑같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가정과 남편, 자녀에게 삶을 맡길 거라고들 생각하는 것이었다. 내 자연 연구와 내 수첩, 소중한 강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어른들이 나에게 시키려던 바느질과 요리, 내가 거부하고 피해 왔단 따분한 교습, 이 모든 것에는 사악한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온몸이 오싹했다. 결국 내 삶은 우리의 특별한 식물과 함께 있는 게 아니었다. 나는 내 삶을 박탈당했다. 왜 그걸 알아채지 못했을까? 난 함정에 빠졌다. 덫에 앞발이 걸린 코요테였다. (본문 262p)

캘리는 강하지는 않지만, 여자라서 안 된다는 사회의 문제점에 맞서며 자신의 뜻을 관찰시키고 있었다. 불공평하다고 투덜대는 탓에 엄마를 기암하게 했고, 할아버지를 호탕하게 웃게 했으며, 엄마 몰래 머리칼을 잘라냈고, 무더운 여름에는 아무도 몰래 산 마르코스 강둑으로 가서 옷을 벗고 물살에 누워 자유를 만끽했다.

"정말 번거롭기 짝이 없어요 그 옷이며, 모자 따위 말이에요. 머리 꾸미는 것도요. 엄마가 피아노 연주회 때문에 제 머리를 꾸며 줬을 때, 와, 정말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몰라요. 코르셋은 어떻고요! 파슨스 부인은 여름이면 코르셋 때문에 꼭 기절한다니까요. 이렇게 그걸 입고 버티는지 모르겠어요." (본문 351p)

많은 소설과 드라마에서 할머니는 주인공을 현명하게 이끌어주는 역할로 나타난다. 이 동화책에서도 할아버지는 캘리를 현명하게 이끌어주는 인물이며, 캘리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끌어주며 캘리가 ’과학자’가 되고 싶은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욱이 여자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사회에서 원소를 발견한 퀴리 부인과 맥스웰 부인의 비명 올빼미, 애닝 양이 발견한 익룡 화석, 코발레프스키 양의 방정식 등을 통해서 용기를 주셨다. 

"오늘의 교훈은 이거다. 안전하게 정착하는 것보다는 마음에 희망을 품고 여행하는 편이 더 낫다." (본문 278p)

캘리가 살아가던 시대의 이야기는 현 우리 사회의 여자아이들과는 분명 다르지만,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꿈을 찾아가는 캘리의 이야기는 현 사회의 어린 아이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가난으로 사교계에 가지 못했던 엄마는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 캘리가 사교계에 가기를 원했고, 여자가 해야하는 바느질과 뜨개질, 요리를 잘하기를 원했다. 간혹 부모가 이루지 못하는 꿈을 자녀들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느끼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캘리의 엄마를 보면서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 해주어야 하는 부분은 시대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할아버지처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것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캘리의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용기와 힘을 주리라 믿는다. 주변의 시선, 환경, 어른들의 강압 등으로 인해서 그 꿈을 꺽이지 않고, 마음에 희망을 품고 여행하며 행복한 꿈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왜 배수로나 미납 대금 같은 문제로 시간을 소비해야 하지? 나는 시간을 관리하고 매 시간을 현명하게 써야 해. 내 나이 오십이 될 때까지 이걸 깨닫지 못한 게 한이 될 뿐이다. 캘퍼니아, 이른 나이에 그런 자세를 익혀두는 게 현명하다. 너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써라." (본문 115p)



(사진출처; ’열두 살의 특별한 여름’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학교 3 - 시작된 예언 고양이 학교 1부 3
김진경 지음, 김재홍 그림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의 종을 멸종시키려는 그림자 고양이들과 수정 고양이들의 대격돌이 시작되는 듯 합니다. 2부에서는 다양한 생물의 종을 멸종시킨 인간의 욕심과 오만을 질책했습니다. 드디어 버들이와 그 친구들은 위험에 빠진 ’고양이혼’인 민준이와 세나, 멸종위기에 놓인 인간들을 돕기 위해 수정 마법을 배우게 됩니다.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은 생물을 멸종시킨 사람들과 맞서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담은 인드라의 구슬 그물이 깨지지 않도록, 인간의 멸종 시키려는 그림자 고양이들과 싸우기로 합니다.
욕심과 오만이 가져온 다양한 생물의 멸종과 자연의 훼손이 바로 사람들 자신들의 죽음과 같다는 것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대신해, 수정고양이들은 위험을 감수하기로 합니다.

"모든 생물 종들이 만나고 어울려 하나의 큰 생명으로 이어져 있으니까. 하지만 아름다운 만큼 무너지기도 쉽단다."

"그물코 하나가 뜯어지면 옆의 그물코까지 뜯어져서 오래지 않아 그물 전체가 못 쓰게 되지. 마찬가지야. 구슬 하나가 깨지면 다른 구슬도 빛을 잃고 깨져서 아름다운 구슬 그물은 무너져 버리지. 인간은 참 어리석단다. 다른 생물 종을 죽이는 일이 곧 자신을 죽인다는 걸 모르니....마당에 난 풀도 다 알고 있는 진실인데 말이다."
(본문 23p)

고양이들의 밤의 모임을 이끌던 우체통 고양이가 사라지고, 민준이와 세나를 구하기 위해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은 인간 세상으로 돌아갑니다. 아포피스의 날에 기록에 적힌대로 예언이 서서히 시작됩니다.

’아포피스는........이 세상에 없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아포피스의 날은........이 세상에 없는 것들이......돌아오는 날이다.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죽음의 문이 열리고............’ (본문 49p)



오래전에는 있지 않았던 쓰레기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다섯 마리의 고양이와 고양이혼인 태양의 고양이 민준이, 세나는 위험에 처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천년 전, 수정동굴에서 양말 고양이와 함께 블랙캣을 가둔 전설적인 영웅인 마첸이 돌아오면서 위기를 모면하게 됩니다. 그러나 갑자기 어두컴컴한 굴 속으로 세나와 스파르타, 민준이와 버들이가 빨려들어가게 되고, 이제 그들은 태양의 고양이가 대지의 고양이를 죽음의 나라에서 데리고 나와야 합니다. 일식이 끝나기 전에 민준이와 버들이는 그 일을 수행할 수 있을까요?
예언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급속도로 긴장감 넘치게 진행됩니다. 

이 판타지 동화책은 인간과 동물의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 보게 합니다. 지구는 쓰레기로 넘쳐나고, 생물들은 점점 멸종되어갑니다.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자연을 파괴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환경 파괴가 가져오는 슬픈 결말을 앞서 보여주는 듯 하네요.
<<고양이학교>>는 각 권마다 환경 오염 외에도 또 하나의 주제를 풀어줍니다.
3권에서는 어른들의 선입견과 진실을 보지 못하는 과오를 꼬집어 주고 있네요. 어른들은 눈 앞에 보이는 믿기 어려운 진실보다는, 자신의 틀안에 맞추어 진실을 짜맞추려고 합니다. 진실을 바로보고, 선과 악을 올바르게 판단할 줄 아는 지혜가 지금 어른들에게는 많이 부족합니다.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을 추구하려는 어른들의 욕심이 바로 이런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죠.

"어른들은 마음에 상자를 하나씩 가지고 있어. 상자의 크기나 모양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다들 하나씩 가지고 있지. 그 상자 속에 모든걸 우겨 넣으려고만 해. 우겨 넣어도 안 들어가는 건 절대 믿으려 하질 않지. 차라리 그런 것은 세상에 없다고 믿고 말아." (본문 97p)



고양이들의 마법이 익숙해지고, 대격돌이 시작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흥미로워집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오르페우스와 우리나라의 전설 바리데기 이야기 등을 풀어 동서양의 철학을 가미한 판타지 이야기에 곁들여진 삽화는 이야기를 더욱 신비롭게 합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놀라운 상상력과 환경 문제를 결합시킨 이 동화책이 가지는 신비한 매력은 끝이 보이지 않네요. 어린이들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세계로 흠뻑 빠지게 될 듯 싶네요.

(사진출처: ’고양이학교 3-시작된 예언’ 본문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