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 Jean 푸른도서관 48
문부일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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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교복도 패션시대다. 짧은 치마는 기본이고, 통을 줄인 교복바지에 반항적인 기질을 내포한 삐죽히 나온 셔츠, 슬리퍼에 염색머리까지 교복으로도 다양한 패션을 만든다.
중학교에 입학한 딸아이가 등교할 때 치마를 접어입는 것을 보면 눈쌀이 먼저 찌푸려진다. 그나마 청바지를 찢어입지 않는 것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요즘 청소년들을 한껏 이해할 수 있는 세련된 엄마이고 싶은데, 패셔너블한 교복이나 찢어진 청바지를 입은 학생을 보며 선입견을 갖는 걸 보면 나도 구시대적인 성향을 가진 어쩔 수 없는 고리타분한 엄마인가보다. 한때 유행에 민감해보겠다고 몸부림쳤던 나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다. 표제작인 <찢어, Jean>의 한울이와 고지식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났던 것은 우리집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 때문이었으리라.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규칙에 맞추어 살아가야하는 답답함을 느끼곤 하는데, 어쩌면 이런 교복 패션은 답답한 일상의 한 탈출구일지도 모른다. 단지 외모만으로 문제아, 반항아라고 손가락질하기 전에 그들의 답답한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찢어, Jean>>은 청소년들의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며 숨통을 열어보고자 하는 이들의 설레임을 엿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 그 설레임 속에서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내포한다. 

쫙 찢어지는 순간 가슴이 뻥 뚫렸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환희였다. (본문 63p) 

고등학교 자퇴생인 준은 '꿈의 궁전' 레스토랑에 알바생으로 취직을 하지만, 경기가 어려워서 손님이 없는 탓에 눈치가 보였다. 그런 준은 '위기가 기회야!'라는 생각으로 다른 가게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기 위해 단순한 서빙에서 벗어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쌓아간다.
덕분에 레스토랑은 활기를 띄게 되고 준은 인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돈을 조금 아끼기 위해 기름을 오래 쓰는 실수를 하기도 하고, 손님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통해 자신의 꿈을 위한 또 하나의 경력을 쌓는 밑거름으로 삼는다.
<알바학 개론>의 준은 학교에서 '미친 존재감'으로서 뽐내기도 하고, 자퇴생이라는 꼬리표가 달려 있지만 CEO가 되고자 하는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얼핏 보기에는 문제아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검정고시 공부를 하며 미래를 계획해가는 준은 평범한 일상을 벗어버리고 제대로 된 일탈을 꿈꾸며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멋진 인물이다.

표제작 <찢어, Jean>은 '훈장님'이라 불리는 가부장적인 아빠로 인해 까칠한 농촌 남자인 촌스러운 '까농남'으로 살아야하는 한울이의 고충을 담아냈다. 한창 외모에 신경쓸 나이인 한울이는 아빠 때문에 제대로 된 멋을 낼 수가 없다.
찢어진 청바지가 입고 싶었던 한울이는 엄마의 도움을 받아 청바지를 입고 한껏 멋을 내고 나갔다가 부부 동반 모임을 나간 아빠와 마주하게 된다. 일촉즉발의 상황 속에서 엄마로 인해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더불어 아빠와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몰랐던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아빠가 왜 '훈장님'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한울이는 아빠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느낀다. 

<이토록 사소한 장난>은 읽는내내 가슴이 먹먹해졌는데, 누군가는 장난이라 부르는 행동이 또 다른 누군가에는 고통과 아픔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학교 친구가 자살했다며? 너희가 괴롭혔지?"
"그 녀석이 원래 좀 그래. 우린 은우한테 장난만 쳤어."
"장난? 장난에 누군가는 죽어. 어디서든 보통만 하라고 하잖아. 그 보통이 어려운 사람이 있어. 그 친구도 그랬을 거야." (본문 98p) 

이혼 과정을 통해 상처받는 아이들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고소 취하>와 재혼 가정에 스며든 한파가 사랑이라는 따뜻함으로 녹아내리며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한파주의보>는 서로 다른 두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다.
<살리에르, 웃다>는 시를 쓰고 싶은 수혁이가 표절유혹에 빠지게 되고, 좌절 속에서 자신의 새로운 꿈을 찾게 되는 과정을 담아냈고, <6시 59분>은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도로 홀로 여행을 꿈꾸는 완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배 위에 올랐다. 6시 59분이 되었다. 개찰구 앞에서는 안 보이던 먼 세상이 눈에 들어왔다. 사방이 점점 어두워졌지만 하나도 두렵지 않았다. 멀리 있는 작은 등대에 불이 들어왔다. 그리고 뱃고동 소리가 울렸다. 일 분 뒤에 배가 떠난다. (본문 215,216p)

<<찢어, Jean>>에서는 청소년들의 입장에 서서 가족, 친구, 꿈, 외모 등 그들이 갖고있는 가장 큰 관심사와 고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표제작처럼 통쾌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나 미래에 대한 탈출구를 보여주는 작품 등을 통해서 공감하고 이해함으로써 현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
찢어진 청바지, 패셔너블한 교복이 그들 모습의 전부는 아니다. 현실 도피가 아닌, 일상에서의 작은 일탈을 통해 숨통을 열어보고자 하는 몸부림일 수 있다. 우리가 학창시절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찢어진 청바지 사이로 시원하게 부는 바람이 그들에게는 일상의 탈출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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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괴물
이범재 기획.그림, 위정현 글 / 계수나무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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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갈 준비를 하라는 엄마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습니다. 앞을 잘 보고 걸어야 한다는 아빠의 말에도 아이는 게임을 하며 길을 걸어갑니다.

<<소리괴물>>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이 궁금하여 서둘러 책을 펼쳤는데, 우리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책 속에 그려져 있습니다.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지만, 아이는 텔레비전에서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는지 건성으로 '응응응' 대답하고 맙니다. 아이의 태도에 화가난 저는 결국 아이에게 소리를 치고 맙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엄마인 저도 마찬가지였던 거 같습니다.
퇴근해서 돌아온 엄마에게 아이는 재잘재잘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하려는지 바쁜 엄마 뒤를 졸졸 쫓아다니지만, 저녁준비와 집안일로 바쁜 저는 '그래그래..나중에 이야기하자'라는 말로 아이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이는 비단 가족관계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친구, 이웃, 직장 등에서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의 소리를 더 많이 내려고 합니다.
서로 각자의 소리를 높이려고 한다면, 과연 우리들의 이야기는 누가 들어줄까요?

엄마, 아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던 '나'는 다툰 작꿍에게 먼저 사과의 말을 건넸지만, 그 애는 내말을 듣지 않습니다.

아무도 서로의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아요. 사람들이 듣지 않은 이 많은 말들! 버려진 말들은 모두 어디로 갈까요?

갈 곳 잃은 말들이 모여 커다란 소리괴물이 되었습니다. 소리괴물은 천둥처럼 큰 소리를 냈고, 세상은 너무도 시끄러웠지요.
괴물 때문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어요.
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으니 여기저기에서 사고가 일어났고,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되었답니다.

과학자들은 소리괴물을 분석하느라 바빴고, 방송국에서도 괴물을 없애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사람들은 제일 강한 군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지요.
그러다 폭탄에도, 미사일에도 끄떡없는 소리괴물 때문에 지친 사람들은 생각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야 사람들은 아주 작은 말에도 귀를 기울였고, 소리괴물의 몸에서 무엇인가 조금씩 떨어져 나가더니 시끄럽던 세상이 점점 조용해졌습니다.

엄마 말을 듣지 않는다고 아이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그런데 정작 엄마인 나는 아이의 말에 얼마나 귀를 기울였던 걸까요? 우리집에도 소리괴물을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반성을 해봅니다.
요즘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사회생활로 바쁜 어른 못지 않게 아이들도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바쁘게 지내는 탓에 가족들이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모처럼 쉬는 주말에도 각자의 일에 몰두하여 가족들이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가족간의 단절로 인해 '밥상머리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소리괴물>>은 소통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소리괴물>>은 우리가 흔히 보게 되는 일상의 모습을 통해서 소통의 단절이 주는 문제점과 소통의 중요성을 '소리괴물'이라는 재미있는 소재를 통해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와 이야기하고 싶은 아이의 마음, 아이와 이야기하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이 그림책 속에 오롯이 담겨져 있습니다.
~해라, 라는 잔소리 대신에 엄마의 하루를 이야기하고, 아이의 하루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소통의 문을 열어봐야겠습니다.
<<소리괴물>>은 짧은 이야기 속에서 너무도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에 책을 읽은 후에도 그 여운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습니다.
나는 지금 아이들과 잘 소통하고 있는지 깊은 반성을 통해 노력하려합니다.

(사진출처: '소리괴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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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나무 위의 눈동자 동화 보물창고 36
윌로 데이비스 로버츠 지음, 임문성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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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무 사이에 보이는 검은 눈동자에 두려움이 서려있는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동화책임에도 불구하고 표지가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이 굉장히 신선했는데, 읽는내내 성인 추리소설 못지 않은 긴장감이 녹아져있어 책을 다 읽어서야 비로소 손을 놓을 수 있었을 큼 책 속에 흠뻑 취해있었다. 이 책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은 '추리'때문만은 결코 아니다. 한 소년이 사건을 통해서 한 걸음 더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성장과 가족과의 소통에서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의미를 모두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리소설과 성장소설의 절묘한 조화가 있었기에 <<체리나무 위의 눈동자>>는 독자를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체리나무 위는 주인공 롭 말로리의 안식처이다. 그곳에서는 맞은편 집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는데, 특히 온 동네에 말썽을 일으키는 골칫거리이며, 항상 망원경을 목에 걸고있는 '늙은 마녀' 칼로웨이 부인네 집은 나무와 가까워 부인네 카펫이 어둡고 칙칙한 빨간색이라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롭에게는 동네에서 가장 심술궂고 무게가 10킬로그램이나 나가는 고양이 '애물단지'가 있는데, 애물단지가 칼로웨이 부인네 집에 가는 것을 막는 일은 바로 롭은 담당이다. 하지만 하루종일 고양이를 따라다니며 감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큰누나 달시의 결혼 준비로 롭의 가족들은 모두가 달시의 시중을 들며 비위를 맞추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설상가상 애물단지가 칼로웨이 부인네 집에 들어가 사고를 치는 바람에 엄마는 더욱 바빠졌고, 저녁을 먹는 일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롭은 체리나무에서 체리를 따 먹으며, 이 지긋지긋한 결혼식이 어서 끝나고 가족 모두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체리나무에서 시간을 보내던 롭은 어느 날, 칼로웨이 부인이 창가에 몸을 기대고 있을 때 누군가의 손에 떠밀려 떨어지다 쌍원경 가죽끈이 꼬이면서 부인의 목을 조인 채 나뭇가지에 걸려 죽는 것을 목격하고 말았다. 롭은 부인을 떠민 남자의 손, 깜짝 놀란 애물단지가 남자의 팔을 할퀴는 것을 보게 되었지만, 아무도 롭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엄마, 나 할 얘기가 있어요."
"로비야, 제발! 좀 괴롭히지 마라. 난 지금 드레스를 손봐야 한다고." (본문 76p) 

"난 지금 엄마를 얘기를 해야 해."
"로비, 엄만 너랑 얘기할 시간이 없어. 어서 가서 데릭이나 도와주렴. 맞다! 너 거실에 있는 거미들 치웠니?" (본문 79p) 

롭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사람을 찾아 자신이 목격한 바를 이야기하지만, 다들 롭의 이야기를 건성으로 흘려듣고 만다. 결국 롭 자신조차 자신이 본 것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없게 되는데, 시시때때로 롭을 위협하는 무서운 상황들이 발생하게 되면서 다시금 가족들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야기하려 하지만, 번번히 묵살당하고 만다. 

"엄마, 이건 정말로 중요한 일이에요. 기껏해야 일 분밖에 안 걸려요."
"엄마한텐 그 일분의 여유도 없단다."
'그 전에 누군가 날 죽이면요? 엄마는 그런 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거예요.'
'문제는요, 나는 이제 엄마랑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본문 115p) 

"왜 아무도 내 말을 안 들어요? 왜 내 말엔 귀를 닫고 있냐고요!"
"어떻게 해야 내 말을 들을 건가요? 아무도 들으려고 하지 않겠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문제예요." (본문 117,118p) 

롭은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보지만 경찰도 롭이 꾸며낸 이야기라 치부하게 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아빠를 기다리던 롭은 결국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롭은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게 위기를 극복해나가며 사건을 해결한다. 

책을 읽는내내 내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이야기를 하고 싶은 롭과 그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엄마의 대화가 바로 그것인데, 그동안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아이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지 않았던 내 모습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건성으로 '어어어' 대답을 하기도 했고, '나중에 말하자'라는 말로 아이가 내밀고 있는 마음과 손을 놓치곤 했다. 롭이 엄마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게 되었던 것처럼, 내 스스로가 아이와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있는 것은 아닐지 싶어 마음이 아팠다.
<<체리나무 위의 눈동자>>는 추리소설이 보여주는 살인 사건을 통한 긴장감으로 시종일관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위험한 상황을 스스로 극복해가는 롭을 통해서 성장소설이 보여주는 감동 역시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추리소설은 어른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하기 쉬운데다, 어린이를 위한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추리소설이 갖추어야 할 긴장감 등이 다소 적지 않을까? 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그건 정말 기우였다. 그 긴장감 속에서 한 소년의 성장과 가족간의 소통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어 이 작품 속에 빠져들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아이의 마음이 닫히지 않도록 아이가 내미는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이 책이 준 긴 여운 속에 잠시 빠져보련다. 

(사진출처: '체리나무 위의 눈동자'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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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친구와 사냥꾼 - 태국 땅별그림책 5
쑤타씨니 쑤파씨리씬 글, 찐따나 삐암씨리 그림, 김영애 옮김 / 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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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가 굉장히 마음에 드는 그림책입니다. 사슴은 나무를 깍아서 만든 듯한 느낌을 주고, 바탕은 물감을 찍어내어 표현하고 있는데,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멋진 그림은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세 친구와 사냥꾼>>은 땅,별,그림,책의 다섯번 째 이야기로 태국의 옛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땅.별.그림.책은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베트남, 인도, 태국, 스리랑카, 몽골 같은 아시아 여러나라를 비롯해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북유럽까지 지구 곳곳의 새로운 이야기와 낯선 아름다움을 담아내는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땅별'은 지구를 뜻하는 우리말로 지구 또한 가지각색의 뭇별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여기던 옛 사람들의 겸허한 세계관이 깃든 말입니다. (표지에서 발췌)

이 그림책에서는 모습은 서로 다르지만, 그러기에 서로 돕고 살아갈 수 있음을 서로 다른 세 친구 사슴, 새, 거북이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제각각 다른 성격, 다른 특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와 다른 이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대신에 나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단점을 보완하여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이 세 친구들을 통해서 알아가게 될 거예요.

옛날 옛날에 사슴과 새와 거북이가 살았는데, 이 세 친구는 서로 아끼고 사랑했으며 모험을 좋아해서 여기저기 놀러 다녔지요.
연못가에 놀러간 어느 날, 사슴은 사냥꾼이 쳐 놓은 올가미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거북은 올가미 밧줄을 물어뜯기 시작했고, 새는 사냥꾼 집 앞에서 사냥꾼이 문을 열고 나오면 사냥꾼 머리를 마구 쪼아 올가미가 있는 곳으로 가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그러나 사냥꾼이 뒷문으로 나가는 바람에 새를 사냥꾼을 놓쳤고 사냥꾼은 올가미에 걸린 사슴을 보게 되었지요.
겁에 질린 사슴이 발버둥을 친 탓에 거북이가 갉던 밧줄이 끊어져 사슴은 도망칠 수 있었지만, 거북은 잡히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사슴과 새가 거북이를 구해주기로 했지요. 사슴은 일부러 숲에서 뛰어나와 사냥꾼이 쫓아오도록 했고, 거북은 물 속으로 숨을 수 있었어요. 영리한 사슴은 사냥꾼이 파 놓은 깊은 구덩이로 사냥꾼을 유인해서 구덩이 속에 빠뜨렸고, 세 친구는 사냥꾼에게 잡히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왔지요.

사슴,새,거북은 너무도 다른 친구들입니다. 하지만 한 친구가 위험에 빠졌을 때, 자신이 가진 장점을 이용해서 친구를 도와주었지요.
나와 다른 친구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진정한 우정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세상은 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누군가와 만나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야 하는 곳이랍니다. 사슴, 새, 거북이처럼 말이죠.
<<세 친구와 사냥꾼>>은 매력적인 삽화를 통해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사진출처: '세 친구와 사냥꾼'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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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밖으로 폴짝!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3
데이비드 에즈라 스테인 글.그림, 고정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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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주머니 속에 살고 있는 아기 캥거루는 편안하고, 안락하고 포근해 보입니다. 그 어떤 어려움이 닥친다해도 엄마 주머니 속에서는 안전하지요. 항상 엄마가 지켜주고 포근히 감싸주니까요.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엄마의 치맛폭에 있을 때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지요.
엄마 역시 아이를 품에 안고 있을 때, 세상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어서 마음이 놓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아이를 품에 둘 수는 없습니다. 아이도 이제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니까요.

<<주머니 밖으로 폴짝!>>은 엄마 주머니 속에서 살던 아기 캥거루가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는 용기와 자신감을 선사하고, 부모에게는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아이들을 묵묵히 지지해주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갓 태어났을 때, 아기 캥거루는 엄마 배 주머니에서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밖을 내다본 아기 캥거루는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요.

흐뭇하게 바라보는 엄마를 떠나 밖으로 나간 캥거루는 꿀벌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곧 두려움을 느끼고 엄마 배 주머니로 돌아왔지요.
그러나 곧 아기 캥거루는 다시 뛰어나가고 싶었고, 작은 언덕에서 토끼를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또 두려움에 엄마 배 주머니로 돌아왔지요.

그러기를 반복하던 캥거루는 이번에는 밖에서 다른 캥거루를 만났습니다.

"엄마야, 내 배주머니!"

캥거루 둘은 동시에 소리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곧 깨달았지요.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요.
두 아기 캥거루는 폴짝폴짝 폴짝폴짝 사방을 함께 뛰어다녔고, 이제는 배 주머니가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아기 캥거루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자립하게 되었고, 엄마 캥거루는 자신감을 갖고 세상으로 나가는 아기 캥거루를 묵묵히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아기 캥거루가 두려움을 겪을 때, 곁에 있는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이 되어줍니다.

요즘은 사회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들은 어린이들이 혼자 세상으로 나가려는 것을 두려워하고, 품에 안으려고만 합니다. 결국 과잉보호로 인해서 아이들은 마마보이,마마걸이 되어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지요.
무서운 세상이지만 스스로 헤쳐나가는 법을 알아야 자신을 지킬 수도 있으며, 세상 속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찾을 수 있습니다.
가족은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주고,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용기를 주며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으로도 아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주머니 밖으로 폴짝!>>은 짧은 이야기 속에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반복적인 이야기 구조를 통해서 어린이들의 이해력을 높이고,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요. 갈색톤으로 그려진 삽화는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듯 합니다. 아기 캥거루를 통해서 어린이들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을 갖고 밖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 뒤에는 항상 든든한 가족이 있다는 점이겠지요.
이제 혼자하는 일이 많아진 내 아이를 걱정과 두려움의 눈이 아닌, 든든한 지원군으로서 옆에서 묵묵히 지지해주려 합니다.
그것이 부모가 해 주는 가장 큰 응원일테니까요.

(사진출처: '주머니 밖으로 폴짝!'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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