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의 코끼리 일공일삼 74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요코 다나카 그림,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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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이야기도 굉장히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 구조는 코끼리를 매개체로 하여 하나로 연결되어지는데, 그 속에 진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저자 케이트 디카밀로는 <생쥐 기사 데스페로>로 뉴베리 상과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을 보스턴 글로브 혹 북 상을 수상한 역량있는 작가인데, <<마술사의 코끼리>>에서도 그가 가진 환상적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1플로릿만 내면 당신의 마음이나 머릿속에 간직된 가장 심오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을 알려 드립니다. (본문 8p)

빌나 루츠 장교의 심부름으로 생선과 빵을 사려던 소년 피터 아우구스투스 뒤센은 종이 쪽지를 읽고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 싶은 피터는 곧 천막 안으로 들어가 점쟁이를 만나게 되고, 점쟁이는 피터의 여동생이 살아있으며, 코끼리를 통해서 동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절 놀리시는 거군요. 여긴 코끼리 같은 거 없어요."
"내가 한 말은 진실이야.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다만 네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진실은 끊임없이 변한단다." (본문 13p) 

전쟁에서 돌아가신 아빠, 그리고 동생을 낳고 돌아가신 엄마, 그리고 사산아로 태어난 여동생. 그것이 피터가 알고 있는 진실의 전부였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빌나 루츠에게 맡겨진 피터는 빌나 루츠에게 용감하고 충성스러운 군인이 되는 훈련을 받았다. 피터는 빌나 루츠가 거짓말을 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장교님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동생 아델이 살아 있다고 좋겠다고 생각한다.

피터가 사는 플로네즈 공동주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오페라 극장에서는 나이를 지긋이 먹은 별 볼일 없는 마술사가 자기 생애에서 최고로 놀라운 마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사실 마술사는 백합 꽃다발을 만들어 낼 작정이었지만, 마술사는 꽃다발 대신 코끼리를 불러내고 말았고, 오페라 극장의 천장을 뚫고 라 본 부인의 무릎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건으로 라 본 부인의 다리를 완전히 으스러지고, 부인은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신세가 되었으며, 마술사와 코끼리를 감옥에 갇히고 만다.
코끼리가 아는 것은 딱 한 가지, 자신이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있다는 것 뿐이었다.  

피터가 코끼리 이야기를 들은 것은 최소한 하루가 지난 빵(이틀이면 더 좋았고, 사흘 지난 빵이 있다면 가장 좋았다.)과 가장 작은 생선 두 마리를 사러 시장 광장에 왔을 때였다.
한편, 코끼리를 처리할 방법을 찾느라 분주한 발티스 시 경찰서에서 레오 마티엔느는 코끼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코끼리가 발티스 시로 온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에?""왜 안 돼?""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즐겨 던졌던 레오는 피터 아래층에 사는데, 이들 부부는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에 큰 고민을 갖고 있다.
발티스 시가 코끼리에 완전히 사로잡히게 되자, 사교 시즌을 망쳐 화가 난 퀸테트 백작 부인은 백작의 조언에 따라 코끼리를 소유하게 되고, 코끼리는 사교 시즌의 중심이 된다.
플로네즈 공동주택에서 채 다섯 구역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으스스하고 어두침침한 건물 '영원한 빛 수녀회 고아원'에서 사는 아델은 오페라 극장 사건 직후부터 날마다 마술사의 코끼리 꿈을 꾸기 시작한다. 

  

퀜테트 백작 부인이 시민들에게 코끼리를 공개하기로 한 날, 피터는 코끼리가 슬픔에 잠겨 있는 것을 보게 되고, 코끼리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소년에게서 작은 전율을 느낀 코끼리를 바라보며 피터는 집으로 돌려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 약속을 시작으로 코끼리와 관련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그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진실과 마주하게 되며 자신들이 갖고 있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다 소용없는 짓이에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안 그런가요?
마술사를 감옥에 다시 가둘 필요 없다고. 그래 봤자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야. 저 사람을 풀어 주겠어."
마술사가 가 버리자 라 본 부인은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무거운 짐이 갑자기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것 같았다. (본문 201,202p) 

동생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한 피터는 만약에, 가능할 수도 있지 않아? 라는 질문을 통해 진실 속으로 다가간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고, 원하는 소원을 이루려는 피터의 모습은 진실은 변화하며, 희망은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불가능에서 시작해 불가능을 거쳐 불가능으로 끝나는 마술을 통해 나타난 코끼리, 그리고 코끼리를 중심으로 일련의 사건이 생겨나고, 그 사건이 하나로 부합되면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마술사의 코끼리>> 이야기는 몽환적 느낌 속에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한 소년의 용기를 선보인다.
겉보기에 그저 명백해 보이는 사건 속에 수많은 진실들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출판사 서평 中)는 이야기처럼 우리가 참된 진실과 마주할 때, 상처를 치유할 수는 힘을 갖게되며 삶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흑백의 삽화는 몽환적 이야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현실과 환상이 하모니를 이루어낸 작품 <<마술사의 코끼리>>는 몽환적이면서도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아름다운 용기를 선물한다.
 

"만약에 말이에요."
"그래, 안 될 것 없잖아?"  

"그 정도면 충분해요, 이제 그만들 좀 해요."
"아니야, 충분하지 않아. 이 질문들은 아무리 많이 던져도 충분하지 않다고. 그러니까 할 수 있을 때마다 계속 던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해. 안 그러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겠어?" (본문 150,151p) 

  

(사진출처: '마술사의 코끼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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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 스티커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작은도서관 35
최은옥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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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가장 재미있어 하는 소재가 바로 '방귀''똥'이다. 아이들은 제목만 봐도 자지러지며 좋아한다. <<방귀 스티커>> 왠지 재미있을 것만 같은 느낌의 제목이다. 이 작품은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푸른책들의 '제9회 푸른문학상'에서 '새로운 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새로운 작가의 탄생은 독자들에게는 참 행복한 일이다.
'방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일상의 소재 속에서 즐거움과 함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즐거운 이야기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생리적인 현상인 '방귀'라는 녀석은 가끔 때와 장소와 상관없이 반응이 온다. 난감한 상황에서 가끔 소리없이 실례를 범하기도 하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굉장히 민망해질때가 있다. 사실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이 큰 공감을 일으키며 재미를 주고 있는 것이다. 

민구는 방귀가 자주 나와 학교에 가기가 싫어졌다. 아랫배가 부글거리고 풍성처럼 빵빵해지면, 방귀를 참느라 얼굴까지 화끈거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삐져나올까봐 똥구멍에 힘을  확 주는데, 종종 배까지 아파진다. 결국 민구는 아침밥을 안 먹기로 결심하는데, 아빠가 좋은 방법을 알려줬다. 

  

"방귀가 나오려고 하면 아주 큰 소리로 재채기를 하는 거야. 아니면 책상을 '탁' 치던가. 그때를 딱 맞춰서 방귀를 귀면 되지. '뿡'하고 말이야." (본문 11p) 

셋째 시간 드디어 방귀 신호가 온 민구는 아빠가 가르쳐 준 방법대로 방귀를 뀌었지만, 반에서 제일 예쁜 공주같은 혜린이가 눈쌀을 찌푸리며 방귀를 뀐 것을 탓하는 바람에 아이들에게 놀림거리가 되고 말았다. 결국 다시는 교실에서 방귀를 안 뀌겠다고 결심한 민구는 수업 시간에 방귀 신호가 오면 손을 번쩍 들고 화장실 가고 싶다고 말하고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뿡'하고 방귀를 뀌었다. 화장실을 자주 가자, 화가 난 선생님은 뾰족한 목소리로 민구를 수업 끝나고 남으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가고, 선생님 앞으로 쭈뼛쭈뼛 다가간 민구가 선생님께 힘들게 화장실에 가는 이유를 설명하자 선생님은 껄껄껄 웃기 시작했다. 

 

"그게...그게...방....방귀 때문에 그래요. 자꾸만 방귀가 나와서요. 교실에서 뀌면 애들이 놀린다 말예요." (본문 26p)  

허허 웃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던 선생님은 좋은 수가 생각났다시며 민구에게 걱정하지 말라 하셨다. 월요일 아침 선생님은 방귀를 억지로 참으면 장에 병이 생기기 때문에 억지로 참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하시면, 앞으로 일주일 동안 교실에서 방귀를 뀌는 사람에게 스티커를 나눠 주겠다고 하시며 가장 많이 모은 사람에게 큰 선물도 주시겠다고 깜짝 발표를 하셨다.
친구들 앞에서 방귀를 뀌는 것이 쉽지 않은 탓에 서로 눈치만 보던 아이들은 대영이를 시작으로 방귀를 끼기 시작했고, 스티커를 받고 싶던 민구도 아침밥을 많이 먹고 방귀 스티커를 받았다. 

선생님이 기분 좋게 웃으며 스티커를 주었다. 나는 알림장에 단단히 붙였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창피하지도 않고, 배도 안 아프고, 스티커도 받았다. 자신이 생긴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금 있으려니 또 방귀가 나오려고 했다. (본문 52p) 

  

<<방귀 스티커>>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고민을 소재로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무엇보다 아이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포용해준 선생님의 따뜻함이 눈에 띈다. 방귀를 뀌면 눈쌀을 찌푸리고, 냄새난다며 놀리던 아이들은 서로 방귀를 트면서 더욱 친숙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고민이 눈녹듯 사라지고 자신감을 갖게 된 민구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이 갖고 있는 고민으로 자신감을 잃고 좌절하기 보다는 해결책을 찾아보기를 권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재미있는 소재로 시종일관 유쾌함을 선사하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결말에 더 큰 웃음을 주고 있어 책읽는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을 것이다. 

"방귀 스티커를 나눠  준 지 일주일이 지났다. 너희들이 방귀를 편하게 뀌면서 더 밝아지고 건강해진 것 같아서 선생님은 아주 기분이 좋다. 세상에 바우기를 편하게 뀔 수 있는 사이는 별로 없다. 너희는 서로에게 그런 특별한 사이가 된 걸 잊지 마라." (본문 58p) 

(사진출처: '방귀 스티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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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우리 동네
마이컨 콜런 글, 아메렌트스커 코프만 그림, 정신재 옮김 / 진선아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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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물이라 할지라도 위에서 옆에서 앞에서 밑에서 보는 모습은 다 다릅니다. 우리는 일상적인 각도에서만 사물을 바라보곤 하는데, 특히 그림책에 그려진 대부분의 삽화는 일상적인 각도만을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요즘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요?
어린시절부터 일상의 사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훈련이 그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왕복하는 동네에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 없습니다. 왼쪽에는 슈퍼, 오른쪽에는 문구점, 나무와 가로등 등 우리가 늘 보는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모습이지만, 만약 우리가 보는 각도가 아닌 하늘에서 우리 동네를 바라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가 지금껏 보아왔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 동네가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하늘에서 본 우리 동네>>는 평범했던 우리 동네를 하늘에서 바라보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록달록 다양한 색감을 이용한 동네의 모습 속에서 친구와 공장, 개와 아줌마, 아저씨를 찾는 것은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그렇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을 찾다보면 집중력이 생길 뿐만 아니라, 위에서 바라볼 때의 사물 모습이 어떻게 비추어지는지도 저절로 이해할 수 있게 되지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나는 건 정말 멋진 일이지요. 알록달록 그림 같은 세상을 비행기 위에서 배려다볼 수 있으니까요.
오늘은 곰돌이와 함께 하늘을 날아오릅니다.

농부 아저씨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소젖을 짜고, 빨간 트랙터에 우유 통이 실린 수레를 달고 돌아옵니다.
아줌마는 제일 먼저 돼지우리로 가서 돼지 가족에게 밥을 주지요. 밀밭에는 꽃무늬가 잔뜩 그려진 옷을 입은 허수아비도 있습니다.
이야기 부분을 펼치면, 평면에서 보면 사물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사물의 모습이 위에서는 어떻게 펼쳐지지는 그림에서 찾아볼 수 있지요.

폭죽 공장과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가로지르는 크리스와 나예브, 떠돌이 개와 이름 없는 고양이가 사는 곳을 지나,
부표와 큰 배, 작은 배 그리고 배의 엔진 위에 두 개의 빨간 알도 보입니다.
환한 빛과 불꽃, 시끌벅적한 소리가 나는 마을 축제는 범퍼카에 사이좋게 앉은 토 아줌마와 로즈 아줌마가 보이고,
애벌레 기차에는 아이들과 우는 아기도 있지요.
회전 문어발에는 동네에서 목소리가 제일 큰 아줌마 삼총사가 탔네요.

벼룩시장의 왕인 뚱뚱보 단의 물건은 좋고, 싼 물건이 많지요.
이웃집 아저씨가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아저씨는 행운을 의미하는 깃털이 달린 모자를 쓰고 있어요.
하늘에서 보면 쌍둥이처럼 보이는 두 딸도 보입니다.


집에 다 왔어요. 우리 집 마당에 잔뜩 핀 장미와 식탁 위에 찻잔이 보이고, 작은 병아리와 수탉과 엄마가 보입니다.

비행기를 타는 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일이에요.
넓은 세상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까요.

항상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던 우리 동네 모습이 하늘에서는 새롭게 보입니다. 조금만 각도를 달리하면 세상을 더 새롭고 재미있게 볼 수 있지요.
<<하늘에서 본 우리 동네>>는 평범했던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법을 알려줍니다. 또한 숨은 그림 찾기하듯 이야기 속 주인공을 찾다보면 집중력을 키울 수 있어요. 지금껏 보아왔던 일상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통해서 상상력 가득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 같네요. 알록달록한 다양한 색감과 독특한 구성을 가진 이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물할 듯 싶습니다.

(사진출처: '하늘에서 본 우리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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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I LOVE 그림책
릭 윌튼 글, 신형건 옮김,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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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아기그림책의 고전으로 남게 된 것은 사랑스러운 아기를 향한 엄마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낸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삽화 또한 한 몫을 차지했다. 바로 캐롤라인 제인 처치의 귀엽고도 앙증맞은 캐릭터가 엄마와 아기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데, 그 이후에 출간된 <사랑해 모두모두 사랑해>를 통해서 그 입지를 단단히 했다. '사랑해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처치의 그림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포용하고 있는데, 이번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를 통해서 그녀가 가진 놀라운 힘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아가가 태어나는 순간 엄마는 아가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 앙증맞은 손과 발, 초롱초롱 빛나는 눈동자 어느 한 구석 사랑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모습은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처음으로 웃던 날, 처음으로 뒤집기를 한 날, 처음 기었던 날, 첫니가 난 날, 처음으로 '엄마'를 말하던 날, 처음으로 걸었던 날 등등등 우리 아가가 자라면서 처음 무언가를 시작했던 날들은 모두 행복한 날로 기억된다. 엄마 아빠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환하게 웃어주던 그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 기억은 시간이 흘러도 가슴벅찬 일이다. 그렇게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던 우리 아가의 역사적인 순간에 엄마 아빠가 속삭였던 온 마음을 다해 했던 그 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를 읽으면서 그동안 잠시 잊고 있었던 내 아이들의 역사적이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렸다. 이 그림책을 통해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너무도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작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가가 태어난 첫날이다.
조심스럽고 다정하게 살살 안고 부드럽게 아가에서 했던 첫 번째 뽀뽀를 했던 그 설레임과
자그만 입, 자그만 턱 그리고 자그마한 웃음, 아가의 첫 번째 미소에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를 살살 어르며 놀아주면 아가는 까르르! 웃음을 터트린다.
그 행복해하는 첫 웃음소리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했던 내 마음을 아가는 알고 있을까?

공을 잡으려고 처음으로 앙금앙금 기었던 그 날과
어느 새 잇몸에 첫 니가 나던 그 가슴 벅찼던 날,
입으로 잘근잘근 씹으며, 던지며 예쁜 그림을 보기 시작했던 그 날을 기억한다.

옹알옹알 무슨 말일까? 궁금했던 어느 날, '엄마'하며 처음으로 말을 하던 날, 터질 듯한 기쁨과 가슴벅참에 눈물이 났던 그날도 가슴으로 또렷히 기억한다.
한 발을 내딛고, 넘어지며 걸음마를 했던 그 날, 엄마 품으로 오려고 힘겹게 한 발을 내딛었던 그 날도 내 가슴은 벅차올랐었다.

행복한 기억을 안겨주었던 1년, 마침내 첫돌을 맞이했던 날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 너무 고마웠던 그날, 아가 덕분에 너무도 가슴벅찬 1년을 보낼 수 있었기에 더 고마웠던 그 날.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가야!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내 아가, 그리고 내게 온전한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내 아가. 그 가슴벅찼던 시간들을 떠올리게 한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는 사랑을 표현하기보다는 내 욕심을 먼저 표현했던 시간들을 반성하게 한다.
아가가 성장해가는 1년의 기억은 평생동안 행복한 감동을 준다. 그 감동을 선물해준 내 아가들아, 정말 사랑한다.

이 그림책은 출산을 앞둔 부모에게, 첫 돌을 맞이하는 부모에게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 싶다. 사랑받기에 충분한 아이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처치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은 그 행복했던 기억을 끄집어내는 마력을 가진 듯 싶다. 이 작품은 또 한번 '사랑해 신드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사진출처: '넌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단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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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크레파스 웅진 세계그림책 4
나카야 미와 글 그림,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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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도화지에 알록달록 예쁜 색으로 칠한 뒤, 그 위를 다시 검은색으로 칠합니다. 까맣게 변한 도화지를 뾰족한 샤프나 송곳 등으로 그림을 그리면 바탕에 칠한 예쁜 색상이 드러나면서 멋진 그림이 탄생이 되지요. 이 미술기법을 '스크래치'라고 합니다.
마법과 같은 이 미술기법을 아이들은 참 좋아하지요.
좋아하는 색이 무어냐고 물어보면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분홍 등 다양한 색상의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은색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요. 그렇다면 검은색은 필요없는 색일까요?

<<까만 크레파스>>는 친구에게 따돌림을 받고 풀이 죽은 까만색 크레파스의 이야기를 통해서 함께 하는 즐거움과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새 크레파스가 있었지요. 어느 날 심심해진 노랑이가 뛰쳐나와 책상 위를 뛰어가다가 새하얀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커다랗고 새하얀 종이를 본 노랑이는 나비를 그렸지요.

신이 난 노랑이는 나비 옆에 그릴 꽃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빨강이와 분홍이를 불러왔지요.
빨강이와 분홍이도 신이나서, 빨강이는 튤립을 그리고, 분홍이는 코스모스를 그렸습니다.
꽃에 이파리가 필요해진 분홍이는 초록이와 연두를 불러왔고, 땅과 나무를 그리기 위해황토와 갈색이도 불러왔지요.
갈색이가 땅을 그리고 황토는 나무를 그렸지요.


신나게 그림을 그릳보니 하늘과 구름도 필요해졌습니다.
이번에는 파랑이와 하늘이를 불러왔고, 커다란 종이를 보자 신이 난 파랑이와 하늘이도 그림을 그렸습니다.


완성된 그림을 보고 크레파스 친구들은 가슴이 뿌듯해졌습니다.
그때, 까망이가 다가왔습니다.

"저기, 나는? 나는 무얼 그릴까?"
"까망이는 안 그려도 돼. 이렇게 예쁘게 그렸는데, 까맣게 되면 안 되잖아."

아무도 까망이를 끼워 주려하지 않았고, 크레파스 친구들은 다시 즐겁게 그림을 그렸어요.
"휴, 왜 나만 이런 색일까?"
풀이 죽은 까망이를 샤프 형이 다가와 달래 주었습니다.

그 때, 크레파스 친구들이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고, 그림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습니다.
샤프형은 까망이에게 소곤거렸고, 까망이는 다른 친구들이 그린 그림 위를 까맣게 칠하기 시작했어요.
머리가 다 닳을 만큼 새까맣게 만들어버리자, 친구들은 화가 나서 소리쳤지요.

그러자, 샤프 형은 까망이가 칠한 것을 사사삭 싹싹, 볏겨 내 알록달록 화려한 불꽃을 완성했습니다.
친구들이 비로소 까망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대단하다고 말해주었지요.
까망이는 머리가 다 닳았지만, 기분이 너무 좋아졌습니다.

필요없다고 생각했던 까만색이었는데, 덕분에 멋진 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노란색은 나비를, 빨강색과 분홍색은 꽃을, 초록과 연두는 잎을, 하늘색과 파랑색은 하늘과 구름을 그리며 예쁜 색들은 각자 멋진 그림을 완성시킵니다. 볼품없어 보이는 까만색은 필요가 없어 보이지요.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까만색으로 된 물건이나 동물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 얼굴을 그릴 때도 까만색은 꼭 필요하지요. 이처럼 모든 색상마다 필요성을 갖추고 있지요. 사람도 마찬가지 입니다.
누구나 한가지씩의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자신을 자책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장점을 찾아내고 노력한다면, 멋진 자신을 발견 할 수 있답니다.

덧붙히자면, 세상은 내가 가진 재주 하나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나비에게 꽃이 필요하고, 꽃에게 이파리가 필요했던 것처럼 서로서로가 함께할 때 자신이 가진 재능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되지요.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가 가진 재능이 함께 어우러질 때 멋진 그림이 완성 될 수 있답니다.

귀여운 캐릭터를 이용한 삽화에는 다양한 미술 기법이 보여집니다. 스크래치, 콜라주를 이용한 삽화를 보며 아이들과 즐거운 그림그리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네요.

(사진출처: '까만 크레파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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