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가족 - 가족 통합교과 그림책 7
어린이 통합교과 연구회 글, 조태겸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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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족에서 핵가족화가 되어가면서 가족을 이루는 단위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다 너무도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친척들과의 교류도 점점 소원해지다보니 어쩌나 집안 행사로 친척들이 모이면 서로간의 관계, 호칭으로 인해 난감해질 때가 종종 있답니다.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생소하기만 하지요. 친척은 아버지의 가족, 그리고 어머니의 가족을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때문에 조금은 생소할지라도 우리 아이들도 친척의 호칭, 관계에 대해서 알아두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지요.
이에 <<가족의 가족>>에서는 가족의 범위와 촌수를 알아보고,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통합교과로 과목이 합해지면서 기존 1,2학년으로 학년별로 구분하던 교육과정을 학년군으로 재편하고 교과별 교육과정을 교과연계형으로 구성한 새로운 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에 교과서가 월별로 구성되고 주제에 따라 분권되어 있으며, 개정 통합교과는 기존의 학습 중심에서 성취 중심으로 이동하여, 과목간의 육기성과 통합성을 더욱 살렸다고 하네요.
이에 '상상의집'에서는 개정 통합교과의 방향에 맞춰 저학년 발달 단계의 특성을 살려 생활에서 뽑아 낸 주제를 통해 어린이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광범위한 교과연계가 가능하도록 내용을 구성한 그림책 <통합교과 그림책> 시리즈를 출간하였습니다. (책 표지 中)



7권 <<가족의 가족>>은 통합교과 '가족 2' 중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채색화로 그려진 그림 속에는 가족의 모습이 잘 담겨져 있습니다.
민지에게 금붕어가 생겼어요. 곧 동생도 생기지요. 엄마는 벽에 가족 사진을 걸면 좋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엄마와 아빠 사이에 앉은 민지는 '가족'이 무엇인지 궁금해졌어요. 엄마는 한집에 살면 가족이라고 말해주었어요. 그럼 금붕어도 가족이겠네요. 민지는 얼른 달려가 금붕어를 가지고 옵니다.
그런데, 민지는 또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엄마, 같이 살지 않으면 가족이 아니야?"
"아니, 한집에 살지 않아도 부모와 자녀는 가족이야."



한집에 살지 않아도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도 가족입니다. 엄마의 가족이지요. 이모부랑 같이 살지는 않지만 이모와 사촌 동생 지우도 가족이구요. 군대에 간 외삼촌도 가족입니다.



그러고보니, 아빠의 가족도 있군요.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 지팡이를 짚은 증조할머니, 큰아버지, 말레시아에서 온 큰 어머니도 가족이에요.


그리고 큰어머니의 가족도 아주 멀리 말레이시아에 있지만 가족이지요.

"이렇게 멀리 있는데도 가족이라니 신기해요."



민지네 집에 가족이 늘었습니다. 엄마가 아기를 낳았거든요.
'아빠, 엄마, 나, 동생.' 은 '우리 집에 사는 우리 가족'이랍니다.





가족의 의미가 민지네 가족을 통해서 잘 드러나 있네요. <<가족의 가족>>은 아버지의 가족, 어머니의 가족의 관계를 통해 가족의 범위를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냈습니다. 그 속에 다양한 가족의 모습도 자연스레 담아냈지요.
민지네 집에 사는 핵가족, 시골에 사는 할아버지네 대가족, 이모를 통한 한부모가족, 큰아버지네의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부록에 수록된 [생각톡]에서는 가족과 친척, 친척의 호칭과 친척 관계, 다양한 가족의 모습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수록했답니다.



세상은 가족의 가족으로 연결된 커다란 가족이에요.

(사진출처: '가족의 가족'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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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 : 문화 인류학 주니어 대학 2
김찬호 지음, 이강훈 그림 / 비룡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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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여러 학문들의 흥미로운 진면모를 풍부한 사례를 통해서 청소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 낸 인문학 입문서 <주니어 대학> 그 첫 번째 이야기 <남친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를 통해서 심리학을 흥미롭게 읽어보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타인을 이해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첫 번째 이야기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는 다소 생소한 문화 인류학을 담아내고 있다. 심리학을 통해서 사람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면, 2권에서는 문화 인류학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해도 좋을 듯 싶다.

 

 

그렇다면, 문화 인류학이란 무엇일까?

세상 보는 눈과 살아가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문화이며, 문화는 일정한 집단이 공유하는 마음과 행동의 습관이다. 문화 인류학은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다양한 문화를 비교하면서 인간과 사회의 속성을 알아내고,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학문(본문 144p)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의 일들이 생중계 되고 있는 요즘,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진 이들의 모습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우리의 문화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문화를 우리는 '틀렸다'가 아니라 '다르다'로 받아들이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는 자기의 문화를 기준으로 상대방의 문화를 해석하는 '자문화 중심주의'로 인해 상대방을 오해하여 전혀 의도하지 않은 폐를 끼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기도 하기에, 익숙한 기준과 고정 관념을 내려놓고 상대방을 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애쓰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시야가 요구되기에 문화 인류학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낸 <<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는 독자들의 시야를 넓혀주는 기틀을 마련해 준다.

 

심리학이 실험을 통한 학문이라 한다면, 문화 인류학은 현지 조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현지에 오랫동안 머물며 조사를 하는 이유는, 상대방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고, 그들의 경험을 그들의 입장에서 느끼고 바라보기 위함이다.

문화는 삶의 코드이며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 주는 접착제이며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지만, 자연보다 더 강력한 힘으로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문화는 다른 사람들과 사귀면서 맛보는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불행하게도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에 문화의 양면성을 잘 알아두는 것은 필요하다고 한다. 이에 문화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화 인류학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시 될 듯 싶다.

 

이 책, 1부 문화 인류학 기행을 통해 문화 인류학이 무엇인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알아볼 수 있었다. 구조주의를 주장한 레비스트로스, 문화가 사람의 성품을 얼마나 좌우하는가를 보여주는 루스 베네딕트 문화 인류학의 거장들을 통해 이 분야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지만, 여전히 문화 인류학은 생소하다. 이에 3부에서는 문화 인류학에 대한 궁금증 10가지를 문답형식으로 풀어내어 문화 인류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다양한 문화들이 계속 교차합니다. 생각이나 습관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지내야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집니다. 문화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이제 취미나 교양이 아닙니다.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를 통해 자신을 비춰보는 것은, 지구촌의 시민이 갖춰야 할 소양입니다. 그것이 의무이면서 동시에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문화 인류학은 그렇듯 의미와 재미를 함께 채울 수 있습니다. (본문 8p)

 

다소 생소했던 문화 인류학이었지만, 흥미로운 내용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었다. 이를 통해서 나와 다른 이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는데 큰 도움이 된 듯 싶다. 보는 눈을 조금만 바꾸면 나와 다른 차이는 대해 다양성을 촉진하면서 삶을 풍부하게 해준다고 한다. 이는 현재를 살아가는, 미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마음가짐이 아닐까?

문화 인류학을 흥미롭게 풀어낸 <<인류학자가 자동차가 만든다고?>>는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사진출처: '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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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 봄 통합교과 그림책 4
어린이 통합교과 연구회 글, 고순정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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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린 비가 혹 봄을 재촉하는 비는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에 반가움이 들었습니다. 이 추위가 얼른 지나 봄이 서둘러 찾아와 주었으면 싶었지요. 봄이 되면 입학, 새학기로 아이들도 설레임이 가득하겠지요? 봄은 지금 어디쯤 오고 있을까요?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를 읽다보니 봄이 정말 너무너무 기다려집니다.



통합교과로 과목이 합해지면서 기존 1,2학년으로 학년별로 구분하던 교육과정을 학년군으로 재편하고 교과별 교육과정을 교과연계형으로 구성한 새로운 교과서를 사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에 교과서가 월별로 구성되고 주제에 따라 분권되어 있으며, 개정 통합교과는 기존의 학습 중심에서 성취 중심으로 이동하여, 과목간의 육기성과 통합성을 더욱 살렸다고 하네요.

이에 '상상의집'에서는 개정 통합교과의 방향에 맞춰 저학년 발달 단계의 특성을 살려 생활에서 뽑아 낸 주제를 통해 어린이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광범위한 교과연계가 가능하도록 내용을 구성한 그림책 <통합교과 그림책> 시리즈를 출간하였습니다. (책 표지 中)



3권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는 통합교과 '봄 1' 중 '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모습을 봄에 걸맞는 색감으로 그려진 삽화 속에 예쁘게 담았습니다.

준영이와 유진은 싹이 나지 않는 화분을 보며 봄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은 봄이 빨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요. 모레 할머니 댁에 가기로 한 준영이는 시골에는 봄이 왔을지도 궁금해졌어요.



준영이 엄마는 봄맞이 청소를 하고, 겨울 옷 정리를 합니다. 멀리 유진이네 엄마도 겨울 이불을 널고 있구요. 모두 봄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네요. 봄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나 봅니다.



수진이가 유치원 소풍을 가는 날, 아쉽게도 봄비가 내리고 있네요. 봄비 아래 일하던 농부 아저씨는 비설거지를 안 해 놓은 탓에 걱정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다음 날, 언제 비가 오나 싶게 반짝 해가 났네요.
준영 할머니는 냉이와 쑥을 캐며 손주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할머니 댁에 가는 길, 할머니 드릴 봄옷을 가지고 가는 준영이도 상큼한 봄 내음을 들이마셨습니다.



어느새 봄이 바짝 다가와 있었어요. 민들레 꽃씨를 분 준영이는 유진이에게 보여줄 민들레 한 포기를 화분에 담았어요. 유진이의 화분에도 작은 싹이 돋아 났네요. 이제 정말 봄인가 봅니다.



봄이 오는 소리에 모두들 봄맞이 준비를 합니다. 겨울 옷 정리를 하고 봄 옷을 꺼내지요. 시골에는 냉이와 쑥이 자라서 봄나물을 캐느라 바쁘고, 농부 아저씨들은 비설거지 준비를 하지요. 사람 뿐만 아니라 자연도 서둘러 봄 옷으로 갈아입느라 바쁩니다.
앵초, 할미꽃, 제비꽃, 달개비, 애기똥풀, 개망초, 강아지풀이 기지개를 펴고, 벌, 나비들도 설레는 날개짓을 하지요.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는 봄이 오면 달라지는 자연의 모습을 봄을 닮은 화사한 색감을 이용해서 예쁘게 담아냈네요.



부록에 수록된 [생각 톡]에서는 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봄에 피는 꽃과 나무를 소개하고,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식물의 한 살이를 보여주지요. 그림으로 보여주는 강낭콩의 한살이는 그 변화 과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답니다.



봄의 변화과정을 보여주는 <통합교과 그림책> 시리즈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를 통해 봄을 미리 만나보세요. 교과 과정도 미리 살펴보고,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소리를 느낄 수 있을테니까요.

(사진출처: '봄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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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숲으로 난 길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2
현길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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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의 기록은 자신에 대한 기록이면서 동시에 '모든 사람에 대한 기록'이 될 수 있다. 그분의 중학생 때 이야기에서 네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본문 233p)

 

<<낯선 숲으로 난 길>>은 나의 기록이었고, 내 아이가 현재 겪고 있는 아픔, 갈등에 대한 기록이며 동시에 모든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었다. 세철이 중학생 시절 겪은 사랑, 이별, 방황, 가족, 우정 등의 심리묘사가 너무도 잘 드러나 있는데, 이 갈등과 아픔이 서로 다른 시대적 배경 속에서도 공감대가 크게 형성된다. 이 성장통이 결국 십대들이 겪는 공통적 특성임을 알 수 있는데, 때로는 고통스러운 기억이지만 이 아픔들이 새싹이 되어 우리 몸 어느 구석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살아남는다는 것을 일깨운다.

 

작은 할아버지와 닮은 재범은 작은 할아버지 세철의 추도예배날, 작은 할아버지의 손자로 입적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재범은 할아버지로부터 작은 할아버지가 자신의 삶에 대해 남긴 기록을 받게 된다. 이 기록은 자신에 대한 기록이면서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학생들에게 주는 글이라는 마지막 글귀를 담은 <<낯선 숲으로 난 길>>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다시 찾아온 봄에 담은 중학생 세철의 1년의 기록을 보여준다. 몽골 선교사로 친구 교회의 협동 목사로, 신학교 교수로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면서 존경을 받는 세철이었지만, 그 역시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춘기의 성장통을 겪었다. 그 아픔과 갈등이 성장의 자양분이 되어가는 과정이 세철을 통해 잘 보여지고 있다.

 

세철의 기록은 6.25 전쟁 이후 제주도의 어려웠던 시련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학년 수료식에 1등을 한 성적표와 상장을 받아 들떴던 세철은 반에서 주도권을 잡아온 친구들과 시비가 붙는다. 이 사건으로 정양원 상이군인인 형은 세철의 비겁함을 꾸짖게 되고, 3학년이 되면서 그 친구와 같은 반이 되자 서로의 감정을 풀어내기 위해 일대일 싸움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세철은 학교의 명물이 된다.

세철은 옆방에 사는 훈련소 대대장인 성 대위와 아내, 형과 보육원 보모인 정연주 선생을 통해 성에 눈을 뜨게 되는데, 보육원 원장의 딸 유원이에게 이성의 관심을 갖게 되고, 피난민 처지에도 항상 명랑하고 당당하며 유원이를 한집안 식구처럼 생각하는 보육원의 정대석에게 질투를 느낀다. 유원에 대한 감정으로 시험을 망치게 되었지만, 가족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몫을 찾고 내 나름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같은 학교 학생이 당하는 것을 보게 된 세철은 그를 도우려다 보육원 학생들과 싸움을 하게 되고, 그들의 보복으로 인해 크게 다치게 된다. 미군부대 병원에서 치료받게 된 세철은 그들에게 영어를 배우게 되고, 그들에 대한 보답으로 미군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포로를 치료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랑, 인연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인연으로 세철은 영어 웅변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고 많은 이들에게 주목을 받게 되지만, 보육원 식구들이 부산으로 떠나게 되면서 유원이와의 이별의 아픔을 겪는다.

 

공산당을 생각할수록 이가 갈린다. 형님의 다리를 빼앗아갔다. 아버지 목숨도 빼앗아갔다. 우리 집안과는 철천지원수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하면 공산당 때문에 생긴 전쟁이 내게는 이상한 인연을 만들어주었다. 전쟁이 일어나서 피난민이 제주도에 들어오게 되어서 유원이를 만나게 되고, 다시 중학생이 되어서 보육원 아이들과 싸움을 하게 되어 미국 변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다....이것은 내게 엄청난 변화이다...

그것은 고생이 되고, 어떤 때는 정말 견디기 힘들게도 했지만, 지나고 보면 그러한 고생과 불행스러운 일들이 다시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본문 151,152p)

 

"우리는 전쟁을 미워합니다. 그러나 미움만으로, 힘만으로 전쟁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전쟁을 이길 중요한 무기는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본문 163p)

 

서울에서 공부하고 싶었던 세철은 가족의 반대에 부딪치게 되지만, 할아버지의 병환과 대학 입학시험 준비로 서울로 형이 떠나면서 세철은 가족이 가진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렇게 가을과 겨울동안 사람들과 만나면서 사랑을 알게 되고, 이별의 아픔을 겪게 된 세철은 자신을 얽매었던 여러 일들이 나중에 모두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리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 견뎌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것임을 깨닫는다.

 

언젠가는 그 아픔이 새싹으로 내 몸 어느 구석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살아날 것이다. (본문 224p)

 

세상 사람들이 가는 정해진 그 평탄한 길에서 벗어나 누구도 가보지 않고, 가려고도 하지 않는 숲으로 들어가 혼자서 새로운 길을 찾으며 살았던 세철의 성장기록을 보면서 재범은 작은 할아버지가 자신처럼 생각되었다. 이는 청소년 독자들, 그 시기를 겪은 모든 독자들도 마찬가지라 생각될 것이다. 비록 현재와는 전혀 다른 배경이지만, 그들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이성, 성적, 우정, 왕따, 가족 등과의 아픔과 갈등은 우리가 겪는 보편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은 그들이 겪는 아픔과 갈등에 대해 극단적인 생각을 많이 하곤한다. 혹여 자신만이 겪는 고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은 스스로를 코너로 몰곤 하는데, 세철의 중학생 시절의 모습을 보면서 이는 누구나 겪는 성장통임을 알게 될 것이다. 세철을 통해 갈등과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바라보았다면, 성장통을 통해 자신이 가고자하는 숲으로 가는 방법에 눈을 뜰 수 있을게다. 세철이 겪는 아픔은 곧 또 다른 삶의 시작이었다. 우리가 겪는 아픔이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그것이 새로운 모습의 나로 성장시켜주는 것임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좌절 속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

 

사계절 속에 담은 세철의 성장통은 잔잔하면서도 큰 파동을 느끼게 한다. <<낯선 숲으로 난 길>>은 독자들에게 고통 속에서 희망을 보는 법을 선물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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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숲을 기억해요 - 멕시코 ‘바람의 끝에서 상’ 수상 노란상상 그림책 10
로시오 마르티네스 글.그림, 김정하 옮김 / 노란상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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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http://reviewstar.hankooki.com/Article/ArticleView.php?WEB_GSNO=10086267')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정글의 법칙>에서 이번엔 지구의 허파 아마존을 찾아갔다. 허나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존의 중부에 너무도 잘 닦여진 도로, 그리고 송유관이 펼쳐 있었다. 우리가 상상하는 아마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진 그곳은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결국 인간의 욕심으로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의 숲을 파헤쳐지고 있었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발도 필요하겠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터전임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런지.

마침 오늘 읽게 된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는 방송을 통해 잠시나마 떠올렸던 환경에 대한 의미를 더욱 생각해보게 했다.



오직 사람만이 숲을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멕시코 '바람 끝에서 상' 수상작인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짧은 그림책이지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삶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깊이있는 작품이었다.

아주 오래전 어느 숲 속에 숲을 사랑하는 나무꾼이 살았다. 나무들도 더위와 비를 막아 나무꾼을 보호해주었다.
나무꾼의 아버지, 그 아버지도 나무꾼이었고, 나무꾼은 오직 사람만이 숲을 사라지게 한다는 것을 아버지에게서 배웠다.



어느 해 나무꾼은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숲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 정성껏 가꾸었고, 키가 두 배로 자라자 소박한 탁자를 만들었다. 나무꾼의 탁자는 나무꾼과 함께 나이를 먹어 갔고, 나무꾼은 탁자에서 밥을 먹고, 웃고, 카드놀이를 했고, 탁자에 기대어 숲을 바라보며 조용히 죽음을 맞이했다.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탁자를 소년은 빵 가게 주인에게 주었고, 빵 가게 주인은 탁자에서 밀가룰 반죽을 하고, 빵을 올려놓기도 했다. 세월이 흘러 주인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빵 가게 주인은 낡은 탁자를 우유 짜는 아저씨에게 주었다.

세월이 흘러 우유 짜는 아저씨도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우유 짜는 아저씨는 가게 주인에게 가게 되었다. 이제는 낡아 주고므 기우뚱해진 탁자 위에 저울은 비딱하게 놓여졌다. 가게가 번창하자 더 큰 탁자를 사게 된 가게 주인은 낡은 탁자를 조카에게 주었지만, 집에 불이 난 탓에 낡은 탁자는 불에 까맣게 그을리고 다리도 삐딱해졌다.

아무도 낡은 탁자를 원하지 않자 쓰레기 신세가 된 탁자는 부부에게 발견되었고, 부부는 예쁜 딸과 탁자에서 행복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부부의 딸은 나무꾼의 숲 근처에서 살게 되었고, 낡은 탁자는 나무 사이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느끼고 촉촉한 땅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어느 날 낡은 탁자는 아주 조그마한 싹을 틔웠다. 그리고 부부의 딸은 알게 되었다.



오직 사람만이 숲을 사라지게 하고 또 숲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아냈다. 모자이크 형식의 삽화는 독특한 구성 속에 아기자기함이 묻어나는데, 그 속에는 탁자와 사람이 함께 웃고 울며 생활하는 모습들이 다양하게 기록되었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이 그림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사람만이 숲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그 결과 숲의 파괴되자 인류 생존을 위협받게 되었고, 사람만이 숲을 사라지게 할 수 있지만, 숲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점점 사라지는 생존 터전 속에 사람들은 숲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었다. 지구는 인류와 자연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운명공동체였던 것이다.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는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자연과 인류의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아기자기한 삽화 속에서 담겨진 의미있는 묘사를 살펴보는 즐거움도 가득하다.

점점 사라지는 아마존의 숲, 과연 그 개발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아마존 중부에 펼쳐진 도로와 송유관은 그 의문을 제기한다.

(사진출처: '나무는 숲을 기억해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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