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 미래의 고전 33
유순희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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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병'을 앓고 있는 딸아이는 오늘도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쉰다. 가수 누구누구, 배우 누구누구처럼 예쁜 얼굴을 갖고 싶은 아이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이 더욱 싫기만 한가보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요즘 우리 사회 속에서 아이들에게 외모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외모로 상처를 받는 아이들이 많이 생겨났다.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보지 못한 채 겉으로 드러난 외모가 자신의 전부라고 생각한 결과다. 세상에는 나와 다른 장점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장점을 지닌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내가 가진 장점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며 타인에 대한 열등감을 가지며 스스로를 비하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고야 만다. 이에 이 책은 그렇게 타인과 다른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다.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는 정말 독특한 작품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백설 공주>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백설 공주'가 아닌 '왕비'의 입장을 그려냈다. <아기 돼지 삼형제>에서 늑대는 돼지를 잡아먹는 나쁜 동물로 등장한다. 그런데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에서는 늑대가 주인공이 되어 당시의 정황을 말하고 있다. 그동안 돼지의 입장에서만 봤던 이야기를 늑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늑대가 가진 사연을 알게 됨으로써 늑대를 이해하게 되었다.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에서는 이렇듯 왕비가 거울을 보게 되고, 거울 속 자신의 외모에 집착할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사연을 통해서 타인과 다른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작품이 가진 독특함은 패러디 동화라는 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여름이의 이야기를 담은 또 하나의 이야기가 등장하면서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 서술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공간이 다른  두 개의 이야기는 거울이라는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가 정교하게 엮어지게 된다.

 

거울을 안 보면 단 10분도 견딜 수 없는 여름이는 거울을 꺼내어 자신의 얼굴을 살폈다. 이 거울은 작년에 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주운 것으로 거울 테두리에는 청록색 이파리가 새겨져 있다. 청록색 이파리는 닳아서 희끗희끗해진 오래된 거울이지만 어딘지 고급스럽게 느껴졌다. 거울은 여름이에게 티 없이 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듯 했고, 여름이는 거울이 속삭이는대로 예쁜 것들을 비추주었다. 그렇게 거울과 놀던 여름이는 복사뼈에 꽃잎이 붙어 있는 듯한 하얀 점을 발견했고, 이 하얀 점은 백반증이라는 병으로 온 몸에 퍼질 수 있으며 머리카락, 속눈썹까지 하얘질 수 있으며 뜨거운 햇볕에 오래 있으면 좋지 않다고 했다. 결국 여름이는 무더운 날인데도 긴팔에도 목까지 올라오는 티를 입고 다녀야했고, 그런 여름이를 멀리하는 아이들 사이에 여름이가 낄 틈이 없었다. 여름이는 거울에 은아를 비추었다.

"거울아, 거울아, 저 아이는 정말 예뻐. 백설 공주처럼." (본문 12p)

 

루시아는 거울 테두리에 청록색 이파리가 새겨진 거울을 손에 쥐고 얼굴을 비추었다. 거울 놀이를 좋아하는 루시아를 돌보던 유모는 루시아의 복사뼈에 하얀 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고, 하얀 점이 무릎 위로 뻗어 올라가기 시작하자 거울을 보면서 얼굴을 꾸미는 색다른 거울놀이를 제안한다. 화장품으로 얼굴을 예쁘게 꾸민 후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하고 물으면, 유모는 '루시아 공주님이 가장 예쁘지요."라고 대답해주는 놀이었다.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 백설 공주처럼 너무나 예쁜 은아가 부러운 여름이는 은아와 짝이 되고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옷을 갈아입다가 몸에 퍼진 하얀 얼굴을 발견한 루시아 공주는 유모를 통해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듣게 된다. 루시아 공주처럼 온 몸이 하얗게 변해가자, 왕의 자리를 탐내했던 카젠 백작은 교묘한 술수를 부려 사람들이 왕비가 마녀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하여 왕비를 화형을 당해 죽도록 한 것이다.

 

은아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한 여름이는 은아의 부탁으로 함께 교회를 다니게 되고 성준이를 알게 된다. 성준이와 친해진 여름이는 성준이만큼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여름이는 은아가 자신에게 털어놓은 비밀에 진짜 친구가 된 듯 하여 기뻤고, 은아에게 백색증에 대한 자신의 비밀을 털어 놓는다.

유모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루시아 공주는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얀 얼룩을 숨기기 위해 더욱 오랫동안 치밀하게 화장을 했으며 혼자 거울 놀이를 했다. 거울 속에 유모의 얼굴이 보이는 듯 했고, 거울은 마치 유모처럼 대답해주는 듯 했다. 

어머니처럼 마녀로 몰려서 죽게 될 것이 두려운 루시아 공주는 아주 무시무시한 힘을 갖기 위해 늙은 왕인 바투국 왕과 결혼하게 되고, 국왕의 딸 백설 공주를 만나게 된다.

 

친구라고 믿었던 은아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상처를 받은 여름이와 거울의 부추김으로 인해 백설 공주에 대한 오해를 갖게 되고 자기애에 빠진 거울로부터 상처를 받게 된 루시아 공주는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게 된다.

예쁜 것에만 관심있었던 거울은 예쁜 은아의 얼굴만 비추었을 뿐 은아의 거짓된 친절함과 거짓된 미소를 보여주지 못했고, 루시아 공주를 진심으로 좋아했던 백설 공주의 마음도 비추어주지 못했다. 마음은 비출 수 없었던 거울의 말에 자신의 마음을 다 기울였던 두 사람은 내면을 보는 법을 알지 못했고, 자신의 단점을 감추기 위해 점점 더 자신을 감추어야만 했던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예쁘지는 않아. 그런데........지금까지 본 그 누구와도 다른 것 같아......" (본문 139p)

 

서로 다른 이야기가 교묘하게 엮어진 이 작품은 자기애에 빠진 거울과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며 열등감에 빠진 여름이, 루시아 공주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 다른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일깨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타인보다 못한 자신의 단점, 결점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다면 그보다 더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나의 단점을 끌어안고, 타인과 다른 나만의 장점을 찾으려한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사랑하며 자존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는 이렇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일깨우고 있지만, 거울처럼 지나친 자기애는 또다른 독을 가져온다는 점 또한 놓치지 않았다. 패러디 동화를 통한 새로운 이야기 구성이 독특한 이 작품은 기발하고 흥미로움을 주었고, 그 속에 담아낸 여름이의 성장 이야기는 어린이들의 내면의 성장을 돕기에 충분했다.

 

덧붙히자면,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의 흥미롭고 기발한 독특한 구성이 가진 흡입력은 실로 굉장히 놀라웠다. 두 가지 이야기를 담아냈음에도 전혀 산만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거울을 중심으로 담아낸 두 이야기가 정교하게 엮어진 구성은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했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까지 결코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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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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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고양이에 대한 안 좋은 기억으로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탓에 나는 동물에 대한 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잘못된 사고방식에 대해서는 굉장히 분노하는 편이다. 일요일 오전 SBS 을 즐겨보는 편인데,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동물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반면 사람과 반려동물이 서로 닮아가고 서로 부등켜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아름다운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마음이 따뜻해진다. 함께 TV를 보는 아이들은 늘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하지만,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아직은 어려운 듯 고민을 한다. 애완동물은 나의 장난감이 아니라, 나의 또 다른 가족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웹툰을 본 적이 없는 나는 얼마 전 읽어보게 된 <<곰곰묘묘 이야기>>를 통해서 웹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아직은 웹툰 작가나 웹툰을 찾아읽을 정도는 아니지만,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는 웹툰작품에 눈길이 간다.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 3>>는 네이버 인기 웹툰이었다고 하는데, 책으로 읽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권을 먼저 읽으면서 1,2권도 꼭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는데, 무엇보다 반려동물에 대한 작가의 마음이 와 닿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으리라.

얼마 전 동물에 관한 과학책을 읽은 적이 있다. 금붕어와 개를 키우는 주인이 1주일동안 해외를 나가게 되어 개는 친구에게 맡기고, 금붕어는 자동으로 먹이를 공급해주는 장치를 해주고 다녀왔을 때 금붕어가 많이 병이 든 것처럼 보였는데, 그 이유는 우울증 때문이라고 했다. 늘 사람의 손길이 닿는 강아지, 고양이와 달리 금붕어는 사람과의 접촉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없을 때 우울증에 걸린다는 글을 읽으면서 동물을 키우는 주인의 책임감이 얼마나 큰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더불어 그들을 키워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부분 생각하게 했다.


반려동물은 반려동물이니까 주인을 닮아 가지요.
당신도 모르는 새에 섞이고 스며들어 비슷해져 갑니다.
어느 날이라도, 당신의 반려동물이 아주 상냥하고 다정하게 느껴질 적엔, 당신도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이라고 여기셔도 됩니다. (본문 18,19,20p)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3>>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면서 느꼈던 행복과 즐거움, 그리움 등을 담아낸 작품이다.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 그들과의 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주었는데, 작가는 어린 고양이와 열일곱 살이 된 늙은 개와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평범하지 않은, 이제는 나이가 들어 헤어질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 낭낙이, 눈이 잘 보이지 않는 고양이 순대의 이야기는 반려동물에 대한 우리들의 잘못된 생각을 일깨우고 있음에 더 큰 의미가 있다.


너는 백년은 더 살테지만, 그대로 혹시 모르니까 앞으로 네가 좋아하는 소시지는 주지 않을거야.
너는 백년은 넉넉하지만 그래도 좀 불안하니까 혼자서 계단은 못내려가게 할래.
너는 앞으로 백년은 더 나와 있어줄 테지만, 그래도 무서우니까 내가 있을 땐 되도록 나랑 자주면 안될까?
백년이나 소시지를 못 먹으면 되게 싫겠다, 그지?
소시지도 계단도 혹시나, 혹시나 해서.....응, 많이 미안해. (본문 26~29p)


이제 나이가 들어 눈도 안보이고, 잘 안 들리고 피부종양으로 털을 미는 것도 굉장히 어려워진 낭낙이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 마음이 짠해진다.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그림 속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행복해보였다. 사람에게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동물들, 우리는 그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법 그리고 용서하는 법까지도 말이다.


길에서 살갑고 귀여운 고양이를 만났는데 사정이 있어 데려오지 못하셨다면, 그건 당신탓이 아니니 밤에 잠 못이루지 마세요.
주인 잃은 강아지를 보았는데, 하필 너무 바쁜때라 보살펴 줄 수 없었다면, 그건 어쩔 수 없었으니 당신이 그렇게나 죄책감을 느끼실 필요 없습니다.
어쩌면 그 고양이는 당신만큼 상냥하지만 여유있는 사람을 만났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그 개는 당신이 떠난 직후에 주인을 찾았을지도 몰라요.
다음번에는, 당신의 친절함을 마주할 기회가 되길........... (본문 196~199p)


자동차 밑에 애닳프게 우는 고양이를,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봇대의 전단지를 눈여겨 보지를 못했다. 그런데 얼마전 강아지를 찾는다는 동영상을 올린 외국인이 사람들의 도움으로 강아지를 찾고 미안하다며 울먹이는 장면을 보면서 이제 조금씩 관심을 갖고 보기 시작했다.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아픈 마음, 사람에게 상처받고도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길고양이들에 대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아픔이 느껴졌고, 이 책을 읽는동안에는 그 마음을 더욱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별을 준비하는 늙은 개와 눈이 보이지 않는 어린 고양이와 함께하는 저자의 행복한 일상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마음이 열린 탓이리라.

낭낙이와 순대는 지금쯤 엄마와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겠지? 낭낙이가 작가의 바람처럼 몽이처럼 조용하게 잠들어 편안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 함께하는 시간동안 서로 더 많이 사랑받고, 더 많이 위로받기를.....바래본다.
이 책을 통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과 책임감을 갖고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웃음, 감동이 함께 한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3>>였다.


(사진출처: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 개 3'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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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담이 들려주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12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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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 열두 번째 이야기는 <<벤담이 들려주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이야기>>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플라톤의 이데아,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 최한기의 기학 등도 그러했지만,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은 학창시절 교과 시간에 정말 많이 듣고 외웠던 이야기였던 터라 철학이라는 부담감은 배제하고 읽을 수 있었다. 현재 우리가 지키고 있는 법, 다수결 등은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에서 비롯되었기에 철학이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는 점도 작용했으리라. 더불어 이 책을 철학의 어려움이나 까다로움에서 벗어나 이해하기 쉽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춘 판타지 동화를 빌어 재미있게 수록한 탓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초등4학년의 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혜리다. 데이비드 베컴을 닮은 사회복지사 아저씨와 해리포터 영화를 보러가기로 한 혜리는 아저씨와 함께 해리포터 영화처럼 전혀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가 1760년의 영국으로 시간이동을 하게 되고, 그 곳에서 런던의 방직공장에서 일하는 해리를 만나게 된다. 노팅엄으로 가는 마차가 다른 세계로 가는 입구일거라 생각한 이들은 해리와 함께 노팅엄으로 가고, 제니 방적기를 만든 하그리브스 씨에게 닥친 위험한 상황을 알려주려는 해리를 도와주는 한편 다른 세계로 갈 마차를 기다리게 된다. 마차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동안 혜리는 아저씨에게 그동안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게 되고 아저씨는 사회복지사가 어떤 일을 하며, 복지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를 제일 먼저 언급했던 사람이 벤담임을 알려주게 되고, 1760년의 영국에는 벤담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모든 법과 도덕은 '공공의 행복'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 벤담을 만나기 위해 옥스퍼드를 가게 된 세 사람은 아직 열두 살인 벤담과 친해지기 위해 벤담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고, 영국의 무시무시한 법에 오히려 범죄가 점점 더 심해진 상황을 알게 됨으로써 후에 벤담이 영국 법에 홍수를 일으키자고 한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어떻게 법을 바꾸면 될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벤담은 무엇보다 의무를 강조했어.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의무를 함께 생각할 때, 행복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 거야." (본문 84p)

 

우리가 학교에서 도덕을 배우게 된 이유는 멀까? 바로 벤담이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학생들에게 도덕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벤담은 도덕 교육이 잘된 사회일수록 좋은 사회, 즉 공공의 행복이 이뤄지는 사회라고 생각했다. 공공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서로 자신의 이익을 얻으려고 한 1700년 대 후반의 산업혁명때의 영국의 모습은 바로 이런 부분을 반영한 예라 할 수 있겠다.

연구할 것이 있다며 혜리와 해리를 만나주지 않는 벤담은 수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아저씨는 벤담이 쾌락 계산법을 연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벤담과 가까워지게 되는데, 벤담이 만들어 낸 쾌락 계산법이란 바로

사람 수 X 유용성 = 개인이 느끼는 쾌락의 양

이라는 쾌락의 양을 계산하는 공식이다. 물론 벤담의 계산법에는 허점이 있어 나중에 밀이라는 사람이 더 나은 방법을 만들어 내게 된다. 벤담을 만나면서 아저씨는 사회복지사로서 이 곳에서 한 가지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해 놓고 가고 싶다는 결정을 하게 되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런던에서 도넛 가게를 차리게 된다.

 

<<벤담이 들려주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이야기>>는 1700년대 과거의 영국으로 가게 된 두 사람이 벤담을 직접 만나게 되고, 영국의 시대적 상황을 직접 경험하면서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이를 통해 산업혁명, 벤담,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쾌락 계산법, 벤담과 밀의 양적 쾌락과 질적 쾌락에 대해 이해하게 되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어린 노동자인 해리를 통해 시대적 상황에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에 벤담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해하는데 더욱 쉬웠던 거 같다. 특히 사회복지사인 아저씨가 현재 우리가 사는 삶을 예를 들어 설명해주는 과정 또한 이해를 돕는데 일조했다.

이 책은 판타지 동화라는 장르를 통해 공리주의, 쾌락 계산법 등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인 벤담의 사상을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마음에 쏙~ 드는 작품이었다. 또한 부록으로 수록된 [통합형 논술 활용노트]를 통해 논술 대비에도 도움을 주는 구성 또한 만족할 만했는데,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을 실현 하는 것, 이것을 도덕과 법을 정하는 기본 원리로 삼아야 한다는 벤담의 사상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담아냈으나, 어른이 읽어도 무방할만큼 내용이 알찬 작품이라는 점 또한 장점으로 내세울 만하다.

 

개인의 선, 옳은 행동, 쾌락이 모이면 결국 사회의 선, 옳은 행동, 쾌락이 됩니다. 개인의 선을 모두 합하면 결국 사회의 선이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바라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사호의 선이며, 옳은 행동이며, 쾌락이 되는 것이겠죠.

벤담은 바로 이런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야 말로 도덕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본문 9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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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는 진짜 대단해! 똑똑한 헨리 하우스 7
필립 아다 지음, 마이크 고든 그림, 최인희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2월
절판


<똑똑한 헨리 하우스> 시리즈는 <몸은 정말 놀라워!>로 처음 접해본 바 있습니다. 쉬운 그림 설명과 간결한 문장으로 과학을 개념을 잘 이해시켜 주었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큰눈 박사님과 함께 날마다 집 안에서 갖가지 모험을 하는 헨리의 이야기는 초등1~2학년의 눈높이에 맞추어 아이들의 지식의 폭을 넓혀주었습니다.

<똑똑한 헨리 하우스> 시리즈는 교양만화그림책으로 만화의 장점과 그림책의 단점 그리고 학습서적의 장점을 잘 조합하여 구성하여 정확한 정보의 전달과 재미를 잘 살려냈다는 장점을 지녔지요.


<<로마는 진짜 대단해!>>에서 헨리는 어떤 모험을 하게 될지 책을 읽어보기도 전에 설레입니다. 오늘은 또 헨리의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큰눈 박사님은 오늘도 헨리의 어떤 궁금증에 친절하게 알려주실까요?

헨리의 강아지 킁킁이가 무서운 사자를 보고 도망을 갔습니다. 킁킁이를 따라 헨리와 큰눈 박사님도 따라나섰지요. 곧 헨리가 도착한 곳은 검투사 시합이 열리는 고대 로마의 원형 경기장이네요. 헨리의 집 뒷마당이 고대 로마라니? 정말 신기하네요. 그리고 곧 사자를 따라 고대 로마의 유명한 전차 경기장인 원형 대경기장으로 가 보았고, 고대 로마의 공중목욕탕에도 가보게 되었지요.


고대 로마의 목욕탕이 현 사회의 목욕탕과 별반 다르지 않아 깜짝 놀랐어요. 증기탕, 열탕, 온탕, 냉탕이 있었다니..놀랍네요. 고대 로마의 목욕탕이 지금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고대 로마 인들에게는 목욕탕은 사람을 만나는 곳이자, 회의도 하는 중요한 장소였다고 하네요.




기원후 98년부터 117년까지 가장 넓은 땅을 차지한 로마는 남자들은 토가를 입고, 여자들은 튜닉 위에 드레스를 겹쳐 입었지요. 토가는 부유한 로마 시민만 입을 수 있었는데, 당시 로마는 귀족, 상인, 평민의 계층으로 나뉘어 있었답니다.

사자를 쫓아 이번에는 로마 광장과 시장을 구경할 수 있었고, 도시 밖에서 로마 군대를 만날 수 있었지요. 헨리는 로마의 집에서 로마 사람들이 신한테 기도를 드리는 작은 제단을 발견했어요. 로마 사람들은 조상신과 집을 지켜 주는 신을 믿었는데, 베스타는 부엌의 여신이자 불의 여신이고, 야누스는 문의 수호신이랍니다.


로마의 학교는 어땠을까요? 로마는 부잣집 남자아이는 여섯 살부터 열한 살까지 '루두스'라는 초등학교에 다녔고,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문법 학교'에 들어갔어요. 부모는 아이가 열심히 공부할 수 있게 가정 교사를 학교에 딸려 보냈는데, 여자 아이는 학교에 안가고 집에서 배웠답니다. 학교를 마친 아이는 웅변가란 스승에게 웅변술을 배웠는데, 이는 원로원 의원이나 변호사가 되려면 꼭 배워야 했다고 하네요.

고대 로마로 모험을 떠난 헨리를 따라 어린이들도 고대 로마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신 나는 모험을 하는 동안 독자 어린이는 고대 로마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레 접할 수 있었지요. 이 책에서는 로마 건국, 생활 모습, 문화, 사회, 주거 형태와 학교 생활까지 로마의 이모저모를 생생하게 선보여 주었어요.


<똑똑한 헨리 하우스> 시리즈 7번째 이야기 <<로마는 진짜 대단해!>>는 헨리의 집 뒷마당에 펼쳐진 고대 로마로의 모험을 통해 이해하기 쉬운 그림 설명과 간결한 문장 그리고 재미있는 만화구성으로 로마의 다양한 정보를 전달합니다.

이 책은 재미있는 구성으로 이제 역사를 접하기 시작하는 초등1~2학년 어린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흥미로움을 자극하는데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헨리가 다음에는 또 어떤 모험을 하게 될까요? 헨리만큼 저도 궁금해지네요.

(사진출처: '로마는 진짜 대단해!'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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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에 읽는 삼국지 1 - 도원결의 열한 살에 읽는 고전 만화 8
김우영 글.그림 / 파랑새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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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나라의 나관중이 지은 '삼국지'는 중국의 대표적인 역사 고전으로 영웅들을 통해서 삶의 지혜와 인의예지를 배울 수 있어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꼭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자리잡은 작품이다. 좀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아직까지 소설 '삼국지'를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는데, 몇 해전 만화 '삼국지'를 통해서 복잡한 이야기를 그나마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후에도 소설 '삼국지'를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파랑새에서 고전만화 <열한 살에 읽는> 시리즈로 <<삼국지>>가 출간되어 소설에 앞서 먼저 읽어보고 싶었다. 최근 <열한 살에 읽는> 시리즈를 통해 <명심보감><손자병법>을 접한 바 있었는데, 그 내용이나 구성면이 알차고 만화가 가진 단점을 최소화하였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삼국지>>역시 다소 어렵고 까다롭게 느껴지는 고전을 접하기에 탁월한 작품이었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하고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삼국지'에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바른 삶의 규범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 저자의 글 中)

 

저자는 <<열한 살에 읽는 삼국지>>를 읽은 후 꼭 소설 '삼국지'를 찾아 읽으라고 당부하였는데, 어린시절에 복잡하고 어려워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삼국지'를 <코주부 삼국지>를 읽고 난 뒤 소설 '삼국지'를 찾아 읽었을 때 어렵고 복잡하던 '삼국지가' 쉽게 읽혀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이 작품을 읽은 후에 꼭 소설 '삼국지'를 읽어보리라 결심하게 되었다.

 

 

서기 200년경 400여 년에 걸쳐 중국 대륙을 지배해 온 하나라 왕조는 환제 때부터 혼란이 시작되었고, 환제가 죽은 뒤 영제가 즉위하면서 조정은 더욱 부패했고, 나라는 어지러워졌다. 이에 머리에 누런 두건을 쓴 황건적이라 불리는 도둑 떼가 일어났고 그 세력이 엄청나게 불어나서 관군도 토벌하기 힘겨울 정도였다고 한다. 

몸이 쇠약해진 어머님께 드릴 보약을 가지고 가던 유비가 황건적을 만나 위급해진 상황에서 불같은 성격을 가진 장비의 도음을 받게 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된다. 한나라 황제였던 경제 유승의 후손인 유비는 토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고 한나라 황실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결의를 다졌는데, 이후 다시 만나게 된 장비 그리고 장비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관우와 함께 복숭아꽃이 만발한 뒤뜰에서 의형제를 맺게 된다. 후에 사람들은 이를 가리켜 '도원결의'라 불렀다.

 

 

유비,관우,장비 세 사람은 황건적을 토벌하기 위해 의병을 모집했고, 유비의 지혜와 장비의 용맹함, 관우의 기개로 황건적을 소탕한다. 하지만 조정의 부패로 큰 공을 세우고도 작은 마을의 현위 자리밖에 얻지 못하는데다 뇌물을 바쳐야하는 벼슬이었던지라 이들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

 

 

한편, 황제를 에워싸고 권력을 쥔 십상시들의 횡포는 날로 심해졌는데 영제의 병환이 심해지면서 황태자 변이 계승해야 한다는 하진과 황태자 협이 계승해야 한다는 십상시의 대립으로 십상시의 난이 일어난다. 여기서 황건적의 난 때 토벌군 사령관이었던 동탁이 황제를 가까이 모시게 되면서 음흉한 욕심을 키우게 된다. 이후 동탁의 음모가 들어나자 동탁을 무찌르자고 모였던 동맹군들은 궁녀의 시체에서 옥새를 발견하게 되고, 이 옥새는 새로운 싸움을 야기하게 된다.

 

 

<<열한 살에 읽는 삼국지>>에는 영웅들의 호연지기, 위기에서 발휘되는 두뇌 싸움, 기개와 지혜 등을 엿볼 수 있었는데, 이는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인의예지를 일깨운다. 1권 <도원결의>에서는 시대적 상황과 등장인물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많은 등장인물과 어린이들이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을 시대적 상황들이 만화가 가진 특성을 이용해 다소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일러스트가 주는 장점으로 인해 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더 쉬웠던 거 같다.

덧붙히자면, 부록으로 수록된 [하루에 한 번 삶의 지혜를 깨우치는 삼국지 고사성어]에서는 삼국지 이야기에 유래된 고사성어를 원문과 뜻풀이를 담아내어 '삼국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 싶다. 특히 고사성어는 일상 생활 속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좀더 뚜렷하게 전달할 수 있게 하여 언어 표현을 풍부하게 해주어 어휘력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준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내용이해와 더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듯 싶다.

영웅들의 호연지기를 배울 수 있는 <<열한 살에 읽는 삼국지>>는 어린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이치를 깨닫도록 도와주며, 저자의 말처럼 필독서로 자리잡은 소설 '삼국지'를 읽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진출처: '열한 살에 읽는 삼국지 1_도원결의'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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