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비밀 하나 - 3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 3-1(나) 수록도서 작은도서관 38
박성배 지음, 성영란 그림 / 푸른책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과서에 수록된 동화를 읽다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어찌나 잘 담아내었는지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그 이야기 속에는 또래의 아이들의 고민을 담아내어 함께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는 따뜻함이 녹아져있다.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은 지식 습득보다는 아이들의 마음을 한뼘 성장시키는 이야기가 주로 담겨져 있는데, 수많은 동화들 중에 엄선되어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니만큼, 그 또래의 아이들이 꼭 읽어봐야할 만큼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라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동화라고 하면 자연스레 손이 간다. 앞서 말한 이유처럼 '좋은 작품'이기도 하지만, 아이의 교과서에 수록된 이야기를 일부분 읽다보면, 주인공에 동화되어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행복한 비밀 하나>>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9편의 동화를 엮은 동화집인데, 한 작가가 이렇게 많은 작품을 교과서에 수록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도 놀랍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아이들의 마음을 눈여겨보고,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은 아니였을까 싶다.

제7차 교육 과정 초등학교 4-1 교과서에 '꽃신의 꿈'으로 수록된 <외짝 꽃신의 꿈>은 "행복이란 남을 위해 무슨 일인가 할 때 생기는 거야." (본문 17p)라는 작은 풀잎의 말처럼 꿈이란 자신만을 위한 것보다는 남을 위해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많은 꿈을 꾸며 하늘에서 떨어진 빗물들이 꼬마의 발에서 떨어져 외톨이가 된 꽃신에 떨어져 보잘 것 없어진 빗물들이 꿈과 행복에 대해 깨달아가는 내용을 통해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꿈'과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3-2 교과서에 '가을까지 산 꼬마 눈사람'으로 수록된 <여름까지 산 꼬마 눈사람>은 타인을 위한 희생에 대한 의미를 전하고,

2-1 교과서에 '새싹의 전화'로 수록된 <새싹한테서 온 전화>는 할머니와 함께 봄을 맞이하기 위해 정원의 흙을 고르던 준미가 새싹으로부터 곧 온다는 전화를 받게되는 재미있는 상상이 있는 작품이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봄이 맞이하는 준미의 설레임이 상상 속에서 재미있게 묘사되었다.

 

5-2 교과서에 수록된 <고추잠자리 꿈쟁이의 흔적>은 고추잠자리를 통해서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고학년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이니만큼 아이들에게 조금은 난해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살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 무척 서글픈 고추잠자리 꿈쟁이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이 있다. 고추잠자리 꿈쟁이는 이름을 남기기 위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사람의 일생을 보여주는 듯하여 조금은 서글픈 느낌을 주었다.

꿈쟁이는 흔적을 남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기도 하고, 먼 달까지 날아가려고 애쓰기도 했는데 그 과정 속에서 꿈쟁이는, 결국 흔적을 남기겠다는 것은 욕심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흔적을 남긴다고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고추잠자리인 내가 달나라에 간다거나 글자를 알아서 생각을 기록한다면 이 세상은 정말 복잡해서 견딜 수 없을 거예요. 내가 살았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사라지는 것, 이것이 바로 내가 세상을 위하는 일이란 생각이 들어요." (본문 50p)

 

하지만 꿈쟁이의 흔적은 단풍나무의 마음 속에 남게 되었다. 누구나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싶어하고, 명예를 얻고 싶어한다. 그러나 '욕심'에 의해 얻는 명예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명예나 흔적은 내 욕심에서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서 남게되는 것은 아닐까?

 

 

 

3-1 교과서에 '난초의 소망'으로 수록된 <무엇이 꽃으로 피나?>는 꽃을 피우는 법을 알지 못했던 난초가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알게 되고, 그 마음으로 행복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 고운 향기가 나는 꽃을 피우게 된다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나를 둘러싼 주위의 모든 것들에 대해 너무도 당연시 여기고 있는 우리들에게, '감사합니다''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너무도 어려워진 요즘 우리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는 작품이었다.

 

"얘들아, 고마워!"

"뭐가?"

"너희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란다. 너와 함께 있는 것이 행복해. 그래서 너에게 고마워하고 있단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내가 왜 깨닫지 못했을까? 모두가 나를 위하여 있다는 사실도 몰랐어." (본문 64,65p)

 

 

 

3-2 교과서에 '아기햇살이 피운 꽃'으로 수록된 <아기햇살이 피운 코스모스 꽃>은 용기 나지 않았던 일에 용기를 내어, 다른 사람들의 수군거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해낸 아기햇살의 이야기를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일을 열심히 한다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일이라 할지라도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5-2 교과서에 수록된 '달밤에 탄 스케이트'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스케이트 연습을 하는 민호와 그런 민호를 묵묵히 응원해주는 동수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진 동화이다.

3-1 교과서에 수록된 '행복한 짹짹콩콩이'는 아기 참새를 걱정하는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담겨진 동화로, 승호를 못마땅히 여기는 영민이의 마음마저 녹여낸 행복한 아기 참새 이야기를 통해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표제작 <행복한 비밀 하나>는 제7차 교육 과정과 제7차 개정 교육 과정에 수록된 저력있는 작품으로, 이제 막 이성에 대한 좋아하는 마음을 느끼게 된 아이들의 풋풋함이 담겨진 이야기다.

 

 

 

교과서에 수록된 9편의 동화는 또래 아이들의 마음을 성장시키는 자양분과도 같은 이야기였는데, 꿈, 배려, 사랑과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우정과 용기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담겨져 있다.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점점 이기적인 성향을 띄어가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은 삭막해져만 간다. '나'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타인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 타인을 위한 희생 등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

<<행복한 비밀 하나>>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고도 풍성하게 채워줄 수 있는 주옥같은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행복할 수 있는 비결이 궁금하다면, 이 동화책에서 그 비밀을 파헤쳐보라. 행복은 내 마음에 달려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사진출처: '행복한 비밀 하나'본문에서 발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ghksxkwl 2012-01-10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처 보지 못한 아름다운 세계를 동화를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동화세상 2012-01-12 10:58   좋아요 0 | URL
동화는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깨우쳐주지요
 
천국의 도둑 대도 마이클 피에르 시리즈 1
리처드 도이치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20세기폭스사가 영화화 하기로 결정한 작품인 범죄 스릴러 <<천국의 도둑>>은 대도 마이클 피에르 시리즈의 첫 신호탄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며칠을 읽게 되었지만, 사실 600페이지가 넘는 책임에도 쉽게 잘 읽혀내려갔다. 범죄 스릴러 영화를 보다보면, 과거의 범죄 조직에서 손을 씻고, 평범하게 살아가다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마지막’이라는 단서를 내걸고 범죄를 저지르면서 수많은 사건과 맞닥뜨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 책은 주인공 마이클이 범죄를 저지리는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초반부터 긴장감이 고조시키며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나 사랑하는 아내 메리와의 행복한 결혼 생활 그리고 메리의 암, 그리고 엄청난 치료비에 부담 그로인해 마이클에게 다가오는 유혹의 그림자라는 식상한 내용의 전개로 이어지면서 이야기의 시작과는 달리 약간의 아쉬움을 주었는데, 다행스럽게도 기존 영화에서 봤던 내용과는 사뭇 다른 주제로 식상함에 대한 단조로움을 기꺼이 벗어버리고 있었다.

다이아몬드를 훔치고 벽을 통해 탈출하던 마이클은 한 여성이 위험에 처한 것을 알게 되고 도우려다 경찰에 잡히게 되고, 사랑하는 메리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서로 너무도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되고 메리는 마이클의 석방을 기다렸고 두 사람은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가석방 중인 마이클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보완업체를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았고, 가석방 중인 자신의 담당 경찰관인 부시와도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종교에 대한 믿음이 강한 메리와 하느님을 더이상 믿지 않게 된 마이클은 종교적으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지만, 마이클과 메리를 무척이나 행복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메리가 암에 걸리면서 그들의 일상은 하루 아침에 불행 속으로 빠지게 된다. 메리는 암과 싸워야 했으며, 마이클은 엄청난 치료비를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했다. 
그런 그에게 찾아온 핀스터는 바티칸에서 열쇠 2개를 훔쳐오는 댓가로 메리를 구할 수 있는 엄청난 치료비를 주겠다며 마이클에게 접근한다. 마이클은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한 메리와의 약속과 자신을 믿고 기꺼이 친구가 되어준 부시와의 믿음을 저버리고, 온전히 메리를 지키기 위해 다시 절도를 감행하게 된다.
이런 마이클에 대한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던 부시였지만, 기꺼이 마이클을 믿고 기다려준다.

마이클은 핀스터의 요구대로 위험을 무릅쓰고 두개의 열쇠를 훔쳐 전달했지만, 이 두 개의 열쇠는 단순한 고가의 골동품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마이클을 찾아와 자신을 성직자로 소개한 사이먼은, 두 개의 열쇠가 가진 의미와 핀스터의 존재를 밝히며 두 개의 열쇠를 다시 훔쳐오기를 제안한다. 마이클은 이 모든 것이 메리를 위한 일음을 깨닫고, 기꺼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기로 마음 먹는다. 배신감으로 마이클을 쫓아온 부시 역시 마이클에 대한 믿음으로 합류하게 된다. 한편 메리는 암이 온 몸에 전이되어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암과의 사투를 벌인다. 
이들을 쫓는 내사국에서 온 또 한명의 경찰 탈,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핀스터의 존재로 이야기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된다.
메리를 사랑하는 마음, 그녀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마이클, 마이클에 대한 믿음과 우정 그리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부시 그리고 하느님을 지키는 파수꾼 사이먼이 주는 액션과 서스펜스가 압권인 이 작품은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이 작품은 선과 악, 종교적인 성찰을 주제를 담아내고 있는데,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는 이야기를 놀라운 스릴러로 풀어내고 있다. 범죄자인 마이클 그리고 경찰인 부시, 부시와 탈 그리고 사이먼과 핀스터, 핀스터와 마이클 등 인물들은 서로 대립적인 구조로 얽혀져 있는데, 이를 통해서 선과 악이 무엇인지, 진정한 정의와 도덕적 기준이 무엇인가를 생각케 한다.
또한 더이상 하느님을 믿지 않게 된 마이클과 종교적인 신념이 강한 메리, 하느님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사이먼을 통해서 종교적인 성찰을 이끌어내는데, 기독교적인 색채가 아주 강한 내용이지만, 종교적인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그동안 마이클은 자신의 불법적인 욕망을 잘 다스리며 변화된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결국 치명적인 딜레마에 봉착하고 말았다. 그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순전히 메리 때문이었다. 부시는 마이클도 피해자일 뿐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법을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마이클이 돌아오면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를 체포하는 것 말고는. (본문 171p)



이 작품은 영화로 제작될 예정인데, 바티칸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간적인 배경, 쫓고 쫓기는 액션은 스릴 넘치는 굉장한 서스펜스로 탄생할 듯 싶다. 더욱이 메리와 마이클의 찐한 사랑은 달달함이 가미되어, 스릴과 액션 그리고 사랑이라는 조화 속에 약간의 반전이 가미되면서 멋진 영화가 만들어질 듯 싶어 그 기대가 자못 크다.
<<천국의 도둑>>은 제목처럼 천국, 지옥 그리고 하느님과 악마 등의 소재로 종교적인 성찰과 종교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이보다 더 강한 것은 ’사랑’임을 보여준다. 사랑하는 메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 마이클의 치명적인 매력을 보여줄 할리우드 배우는 누가 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믿음이란 손으로 만져지지 않은 그 무언가를 믿는 능력이다. 무언가 위대한 것의 가능성을 놓고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 마이클은 메리를 믿었고, 메리는 마이클을 믿었다. 마이클은 누구보다도 메리를 신뢰했다. 메리는 그의 믿음이었다. (본문 406p) 

(이미지출처: '천국의 도둑' 표지에서 발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런개 매그레 시리즈 5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누런 개>>를 통해서 <매그레 시리즈>를 처음 읽게 되었는데, 장편 75편, 단편 28편으로 총 100편이 넘는 시리즈로, 15편 이상의 극장 영화와 300편 이상의  TV영화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정말 굉장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더욱이 열린책들 출판사에서는 5년여 전부터 기획하고 준비 기간만 2년 이상이 걸린 2011년 최고의 기대작이며 첫 4권 찰간을 시작으로 이후 매달 2권씩, 모두 75권에 달하는 대장정을 이어간다고 하니, 그 스케일이 얼마나 큰지 짐작하기도 어렵다.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된 <<누런 개>>는 다섯 번째 이야기라 아쉬운 점이 많은데 이유인 즉, 처음부터 읽었더라면 형사 매그레가 가진 매력을 더 쉽게 이해하지 않았을까..라는 부분 때문이다.



11월 7일 금요일 콩카르노 시 11시전 5분 전.
광장과 부두 길이 만나는 모퉁이에 위치한 라미랄 호텔의 문을 열고 나온 한 사내를 시작으로 사건이 발생한다. 약간 비틀비틀하면서 뭔가를 흥얼거리던 사내가 시가 한 대를 피우려던 사내가 죽음을 맞이한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개 한 마리가 곁에 서서 그의 냄새를 맡고 있을 뿐.
죽은 자는 모스타구엔으로 콩가르노 최대의 포도주 도매상이며, 도무지 적이라고는 없는 선량한 사내이다.
그는 못 말리는 플레이보이에 직업은 연금 생활자이며 덴마트 부영사인 르포므레, 전직 국회 의원의 아들이며 한 번도 의사 일을 해본 적은 없는 서류상으로만 의사인 닥터 미슈, 브르타뉴 전체에서 가장 괜찮은 택지 개발지의 소유자인 콩카르노와 함께 라미랄 카페에서 카드놀이를 하다가 마누라가 무서워서 11시 종이 울리자마자 떠난 후에 살해당했던 것이다.
다음 날, 콩가르노 시장으로부터 긴급 전화를 받은 매그레는 젊은 형사 르루아와 함께 콩카르노에 오게 되고 사건을 정리해 나간다.

매그레는 계산대 아래 엎드린 누런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거기서 다시 시선을 드니, 검은 치마에 흰 앞치마를 두른 젊은 여자가 보였다. 그다지 미인이라곤 할 수 없지만, 뭔가 사람의 마음을 강하게 잡아끄는 것이 숨어 있는 얼굴이어서, 반장을 대화 중에도 계속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가 얼굴을 도릴 때마다 웨이트리스의 불안스러운 시선은 계속 그에게 못 박혀 있었다.
(본문 17p)

「저 개는 뭡니까?」
「어디서 튀어나온 놈인지 아무도 몰라요. 어제 도착한 연안 항새선에서 기르는 놈인가 하고 잠시 생각했죠. <생트마리>호 말입니다.........아닌 것 같아요..........그 배에 개가 한 마리 있긴 한데, 그건 뉴펀들랜드종이에요. 그런데 저 끔찍한 짐승은 대체 무슨 종인지 전혀 모르겠고요.」
(본문 20p)

매그레가 사건을 수상하는 중에 장 세르비에르가 실종되고 그의 자동차에서 핏자국이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후 르포므레가 사망한다. 친구들이 모두 죽자 닥터 미슈는 두려움에 떨고, 연이은 사건으로 콩카르노는 공포에 휩싸인다. 이에 매그레는 웨이트리스인 엠마와 갑자기 나타난 개에 관심을 보이며 사건을 수사한다.

<<누런 개>>는 사건을 해결해가는 추리 소설이자 범죄 소설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긴장감과 흥미로움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인간의 삶 속에서 발견되는 악함, 비열함, 두려움과 복수심 등이 바로 그것이다. 
1931년 처음 프랑스에서 출간된 작품이기 때문인지, 현대 소설 속에서 보여지는 세련미는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현 추리소설에서 보여지는 굉장한 긴박감이나 긴장함도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보통의 형사들에게서 보여지는 날카로운 카리스마보다는 먼가 아날로그적인 수사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매그레의 매력도 십분 전달되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추리 범죄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잔잔하고 밋밋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나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이기에 내가 아직 깨닫지 못한 굉장한 매력을 가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75편의 장편으로 이루어질 이 시리즈를 단 한편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굉장히 억지스럽고 경솔하기 때문이다.
<매그레 시리즈>가 가진 매력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아쉬움으로 앞으로 이 시리즈에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될 듯 싶다.
과연 매그레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단언컨대 <<누런 개>>는 그 호기심을 발동하기에는 충분했던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금 늦은 18살
하나가타 미쓰루 지음, 고향옥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사춘기 딸을 둔 엄마로서 청소년 성장소설은 유독 눈이 간다. 저자 하나가타 미쓰루는 동화 <최악의 짝꿍>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부분이 마음에 들어 관심을 가졌던 저자였기에, <<조금 늦은 18살>>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은 나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이 작품에서도 저자의 뛰어난 심리 묘사를 접할 수 있었는데,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찾는 주인공 신타로의 심리가 섬세하게 드러나있다.

 

난생 처음 당한 실연으로 히키고모리(은둔형 외톨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한 신타로는 경기가 나빠서 아버지 회사가 어려운데다, 앞으로 동생한테 들어갈 입학금이며 수업료, 기숙사비가 만만치 않아서 뒷바라지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어머니의 전화에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되고, '유유관'에서 놀이 교사를 모집하는 광고를 통해 보습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신타로는 네 살 아래 남동생이 태어나면서 부모님의 관심을 받지 못했고, 자신을 돌봐주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시자 그 허전함은 더 커져갔다. 신타로는 그 상실감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자신의 앞가림은 스스로 할 줄 아는 성실하고 의젓한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그런 신타로에게 첫 실연은 그가 가지고 있던 상실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결국 히키로고모리와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목표를 위해 계획을 세우고 꼼곰하게 실행해 나가는 내 자신이 좋았다. 그 점에서 나는 되는 대로 대충 사는 동생과 다르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내 자신이 역겹다. 아, 모든 게 귀찮다. 뭐, 아무렴 어때...., 내가 왜 이렇게 자포자기 상태가 된 것일까. (본문 77p)

 

히키코모리 생활에서 이제 막 벗어난 신타로에게 중학생은 몹시 '스펙터클'한 상대였는데, 신타로는 곧 '기타로'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유유관'은 초등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대상으로 토요일마다 '놀이학원'을 진행하는데, 원장 마사무네는 아이들에게 어떤 제약이나 규칙을 강요하지 않는데다 비교육적인 이야기도 서슴치 않았는데, 이는 신타로에게는 굉장히 낯선 모습이었다.

어떤 날은,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길을 떠나거나, 줄을 맞춰서 인솔하는 경우도 없을 뿐더러, 아무 계획없이 어슬렁거리다 하루가 가기도 한다.

 

'요즘은 환경이라든가 뭐 그런 게 유행이잖아. 그리고 '노는 것'도 인기지. 요즘 애들이 비리비리하고, 의사소통을 잘 못하는 게 다 어릴 때 제대로 놀지 않아서 그런 거라잖아." (본문 11p)

 

"아이들은 늘 이렇게 흩어져서 걸어갑니까?"

"놀러 가는데 줄 맞춰 갈 필요는 없잖아." (본문 25p)

 

"시끄러운 아이는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준다고 원장님이 말씀하시지 않았던가요?"

"물론 시끄럽긴 하지. 하지만 시민 공원은 전철이 아니니까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잖아. 그러니 잠시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두면 되지 않을까? 질릴 정도로 하게 내버려 두면 어느 날 진짜 질려 버리지. 그게 성장한다는 거야." (본문 123p)

 

소심한 신타로에게 원장의 교육방침은 굉장히 낯설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마사무네 씨와 아이들과의 생활을 통해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 또한 천진난만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아이들을 통해서 신타로 역시 그동안 꾹 눌러왔었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과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더욱이 어머니의 교통사고로 함께 해야하는 상황 속에서 그동안 동생과 부모님으로 인해 받았던 상실감을 치유하게 된다.

 

"정말 어머니가 안심을 할까요?"

"두말하면 잔소리지. 부모란 말이야, 자식이 옆에 있어만 줘도 기쁜거야."

신타로의 가슴속에서 뭔가가 스르르 풀리고 있었다. 그동안 누군가가 이렇게 말해 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본문 208p)

 

<<조금 늦은 18살>>은 청소년 입장에서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게 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본 이 성장소설은 마사무네 씨의 교육방침을 통해서 있는 그대로 아이를 바라보는 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또한 조기교육으로 이 학원 저 학원으로 내모는 우리 어른들이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은둔형 외톨이의 증가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이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알지 못해 일어나는 문제점일 게다. 친구와 자연에서의 놀이가 아닌, 부모가 정해진 틀안에 갇혀 혼자하는 시간이 많은 아이들에게서 이런 문제점이 야기되는데, 점점 친구가 아닌 경쟁자가 되어버린 사회적 구조에서 이 문제점은 더욱 크게 부각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줄 알고, 타인과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된 신타로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며, 잔잔한 감동 속에서 전달하는 긴 여운은 청소년과 어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에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봇의 별 마음이 자라는 나무 27
이현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상상력은 끝없는 도전을 통해 현실로 승화시킨다. 끝이 없는 인간의 상상력은 분명 머지 않은 미래에 ’바이센테니얼 맨’ ’A.I’ ’아이 로봇’처럼 인간과 흡사한 로봇을 만들어낼 것이다. 지금은 영화 속에서 흥미로운 소재로 사용되는 부분이겠지만, 미래에는 지금의 우리 모습이 영화의 소재로 사용될지 모른다. 세상은 그렇게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로봇은 점점 진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신'이라는 존재를 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신이 인간을 만들어냈듯이, 인간은 인간과 닮은 로봇을 통해서 그 욕구를 충족시키고 스스로 신이 되고자 한다. 인간의 욕심은 그렇게 끝이 없다.

<<로봇의 별>>은 인공 지능 로봇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서 재미를 선사하지만, 그 속에는 인간의 이기심을 반추하게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꿈'을 갖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작년 아동을 대상으로 한 3권 시리즈로 출간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2103년 모델 번호 NH-976은 피에르 회장에 의해 만들어진 어린아이형 안드로이드 로봇으로 나로, 아라, 네다 단 세 대밖에 없는 고급 로봇인데, <<로봇의 별>>은 바로 이 세 대의 로봇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쌍둥이 로봇이지만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이들 로봇은 1부 나로, 2부 아라, 3부 네다를 통해서 꿈을 이야기한다.

 

2100년 이후의 지구와 달, 그리고 화성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을 얼마나 책임질 수 있느냐, 말하자면 자신을 위해 돈을 얼마나 쓸 수 있는지에 따라 알파인, 베타인, 감마인, 델타인으로 사람의 등급을 나뉘었다.

베타인 42세 태경은 딸 나로와 함께 우주 여행을 하려했지만, 지구 연방법에 따라 엄마와 함께 우주 여행을 할 수 없게 된 나로는 로봇 보관소에서 공룡 로봇 루피를 만나게 된다. 루피를 통해서 로봇이 인간의 지배를 받지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로봇만의 나라라, 달과 지구 사이의 거대한 은빛 도시인 라그랑주 우주 도시인 '로봇의 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로봇이라서, 인간이 시키는 일은 뭐든 해야 해요. 그렇죠? 나는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인간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느까! 우리는 인간이 시키면 뭐든 해야 하죠. 억지로 전원이 꺼지기도 하고, 억지로 팔려 가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고......., 그렇지만...

여기, 마음이 있어요. 우린 인간과 닮도록 만들어졌잖아요. 우린 생각과 감정을 갖도록 만들어진 거잖아요. (중략) 왜 인간이 모두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왜..."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해서 그냥 그렇게 살아가도 좋으냐?" (본문48,49p)

 

결국 나로는, 로봇의 3원칙 (하나,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다. 둘, 첫째의 경우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셋, 첫째와 둘째의 경우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한다.)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루피와 함께 로봇의 별로 떠나게된다. 나로의 탈출로 인해 나로 엄마는 위기에 처하지만 자신에게 용기를 주던 엄마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진짜 용기는 옳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거야. 어려워도, 힘들어도, 두려워도 옳은 길을 가는 거야. 우리는 용감해. (본문 15,152p)

 

그러나 로봇의 별은 인간을 지배하고자 하는 노란잠수함의 야욕이 숨겨져 있었는데, 이곳에서 쌍둥이 로봇인 배우는 속도도 느리고 겁이 많은 아라와 호기심이 많아 실수도 많고 배우는 것도 많은 나로가 만나게 된다. 이 야욕 속에서 아라는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게 되지만, 나로의 용기로 위기를 극복하고 이들은 돈으로 세상을 사려는 피에르 회장, 소닉 핸드로 세상을 모두 가지려는 노란 잠수함에 맞서기 위해 위험을 감내한다. 전쟁이 끝난 1년 후, 로봇의 별은 사라지고 네로는 엄마를 구하려다 행방을 알수 없게 되고 힘없는 인간들을 돕기 위해 싸우는 아라는 또다른 쌍둥이 로봇 네다와 만나게 된다. 로봇의 3원칙 프로그램을 제거하지 않고도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며, 자신을 억압하는 원칙을 넘어 스스로를 이겨낸 네다를 통해서 '모두가 스스로의 주인이었고,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로, 아라, 네다 세 로봇은 서로 다른 환경과 성격을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로를 통해서 자신이 처한 환경에 굴복하고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를 되묻고, 옳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아라를 통해서 보여준다. 또한 네다는 자신을 억압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는데, 이들을 통해서 꿈을 꾸고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이끈다.

<<로봇의 별>>은 이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빈부의 격차가 점점 심해지는 요즘 현실 속에서 등급이 나뉘어지는 먼 미래의 모습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노예제도는 사라졌지만, 자본주의는 새로운 신노예제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가 자본주의의 폐해를 인정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분명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 스스로에게 굴레를 씌우게 될 것이다.

 

<<로봇의 별>>은 로봇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주며, 올바른 선택을 통해서 어렵고 힘들어도 옳은 길을 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가는 스스로의 역사 속에 자신이 스스로이 주인이며 스스로는 소중한 존재임을 우리 청소년들이 기억하길 바란다. 이 책은 그들이 선택한 올바른 길에 등불같은 존재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