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독서가 필요해 - 창의적인 자기주도학습서 노란상상 교양 3
김용준 지음, 송진욱 그림 / 노란상상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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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독서는 필요해』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독서가 필요한 이유를 잘 설명한 책입니다. 초등학생들도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면서 디지털 치매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은 독서의 중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가 아닌 책만이 줄 수 있는 행복을 스스로 경험하며 책과 더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행복을 스스로 경험하며 책과 더 가까워지길 바랍니다. 이 책이 아이들과 책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집니다. (표지 中) 

 

심심하다는 아이에게 책 읽기를 권해보지만 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취학전에는 책 읽기를 즐겨하던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독서를 또 하나의 숙제, 공부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독서인증, 독후감쓰기 등 학교 상장과 연관된 독서 활동이 아이에게 독서의 개념을 바꾸어놓은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싶은데, 엄마의 말은 아이에게 그저 잔소리밖에 되지 않더군요. 그런 와중에 노란상상에서 출간되고 있는 <노란상상 교양> 시리즈 3권 <<그러니까 독서가 필요해>>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독서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하는 책 뒷표지에 수록된 글이 마음에 쏙 들었지요. 이 책을 통해서 아이가 책과 더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선생님, 부모님은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으면 좋으니까 읽으라고 합니다. 아이는 도대체 책을 읽으면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지요. 이 책은 바로 그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독서에 관한 모든 것을 담아두었지요. 책은 왜 읽는 것인지, 어떻게 읽어야하는 것인지, 책은 언제부터 만들어서 읽었는지, 독서를 통해 위인이 된 사람이 누구인지, 고전이 왜 좋은것이며 진짜 독서는 무엇인지까지 독서에 관한 궁금증을 모두 담아냈습니다.

 

요즘 우리는 창의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창의력이란 현실을 더 나은 방향으로 새롭게 만들려는 생각이지요. 독서를 하면 상상력이 풍부해집니다. 공상을 상상으로, 상상력을 창의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이지요. 그러니까 독서가 필요합니다. 독서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 가족, 친구 더 나아가 세계를 변화시킬 힘을 길러주고, 뇌의 가장 상위에 있는 전두엽을 발달시켜 이성적인 판단과 행동을 더 쉽게 잘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나아가서는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기도 한답니다. 독서를 많이 한 탓에 세상을 보고 이해하는 능력이 생겼고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게 되어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빌 게이츠나 노동자의 인권과 인종차별 문제에 맞서 싸우는 사회주의 운동가가 된 헬렌 켈러도 독서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켰던 인물이었으니까요.

 

<<그러니까 독서가 필요해>>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면 왜 좋은지를 잘 이해시키고 있어요. 물론 아이들도 독서가 왜 좋은지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읽으면 좋은지, 어떻게 읽어야하는지, 무슨 책을 읽어야하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에 독서를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다행이 이 책에서는 이런 아이들의 고민까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잘 담아내고 있네요. 특히, 고전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 중요성까지 일깨우고 있는데다, 독서록을 써야하는 이유와 쓰는 법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정말 마음에 드는 구성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디지털 치매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은 더욱 절실해졌지만, 아이들은 책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독서의 중요성을 잘 표현한 책이 출간되어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네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책과 더 친숙해지고,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네요.

 

아울러,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 역시 자라서도 독서를 즐긴다고 합니다. 이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 하며 세상에 적응해 가는 본능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저 역시도 아이들이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아이에게 책 읽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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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원투 펀치 라임 청소년 문학 3
에린 제이드 랭 지음, 전지숙 옮김 / 라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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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숲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새로 선보인 브랜드 <라임 청소년 문학> 시리즈는 요즘 내가 빠짐없이 읽고 있는 책이다. 청소년 딸을 둔 엄마인 나에게 청소년들의 고민, 그들만의 문화 등을 이해하는데 청소년 문학은 나의 가장 좋은 육아서가 되어주는 탓이다. <<내 인생의 원투 펀치>>는 강제 전학 위기에 놓은 마크 트웨인 고등학교의 짱인 데인과 걸핏하면 친구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는 다운 증후군 소년 빌리와의 특별한 우정을 담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문학에서 이 주제는 그리 신선한 소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소재는 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약자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각은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 많아 늘 배우게 된다는 점도 좋다. 더욱이 여기에 특별한 양념을 가미하여 스토리에 재미를 더하고 있는 이 책은 그 재미와 감동이 두배가 된다.

 

데인이 빌리를 처음 본건, 빨강색 무스탕 자동차를 타고 있던 녀석에게 폭력을 휘두를 때였다. 데인의 싸움은 언제나 손바닥이 가려워지면서 시작되었고, 그 가려움은 싸움이 끝나면 사라졌다. 사실 데인은 이 주먹질 때문에 학교에서 쫓겨나기 일보 직전이다.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진즉 교문 밖으로 내쳐졌을 것이지만. 데인의 집 바로 건너편에는 키가 작고 약간 통통한데다 눈꺼풀부터 팔까지 모든 것이 무겁게 축 늘어져 있는 빌리가 이사를 왔다. 데인은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빌리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경고했다.

 

"운 좋은 줄 알아. 난 너처럼 덜떨어진 애는 안 때리거든."

"나, 덜떨어진 애 아냐." (본문 11p)

 

학교 가는 길, 빌리가 자신을 잡으러 오는 아이들을 피해 데인을 따라다닌 일을 선생님이 알게 되고, 선생님은 데인이 빌리를 잘 보살핀다면 등교 정지나 강제 전학을 당하지 않게 되며 징계 기록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데인은 빌리를 도와주기로 하는데, 빌리는 데인에게 아빠를 찾는 일과 싸움하는 걸 가르쳐달라고 부탁한다. 말도 안되는 빌리의 제안이었지만, 데인은 빌리의 제안을 들어주기로 한다. 빌리는 자신을 도와주면 데인의 아빠를 찾는 일을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데인은 아빠를 찾고 싶지 않다. 이 특별한 거래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빌리의 아빠가 지리부도에 남겨놓은 퀴즈를 통해 빌리의 아빠가 있음직한 곳의 단서를 풀어나간다. 빌리는 엄마의 차를, 데인은 엄마가 당첨되어 벽에 걸어둔 복권들을 꺼내들고 빌리의 아빠가 있는 곳으로 떠난다. 그러던 중 데인은 빌리와 아빠의 관계를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질문들이 아니야, 질문이지. 질문은 하나야, 왜 때리는 걸까?'

난 이후 사실상 빌리는 줄곧 그것을 내게 묻고 있었다.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을 뿐이다. 빌리는 여전히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본문 330p)

 

자신의 징계 기록을 없애기 위해 빌리를 보살펴 주기로 한 데인, 하지만 데인은 점점 빌리를 친구로서 생각하게 되었고, 빌리를 통해 자신이 휘둘렀던 폭력에 대한 부끄러움도 깨닫는다. 빌리와 데인이 보여주는 우정은 웃음과 감동을 선물한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한 부모 가정이라는 점인데, 자식을 잘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두 엄마의 모습은 진한 모성애와 함께 엄마의 내 모습도 되돌아보게 한다.

<<내 인생의 원투 펀치>>는 다운 증후군 소년과의 특별한 우정을 담은 책이다. 다소 식상할 수 있을 법한 소재에 갖가지 양념을 첨가하여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으며, 그 안에 한 부모 가정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도 녹아내어 폭넓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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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양우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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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는 국민이다.

 

누적 관객 수 1100만 돌파,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변호인>. 영화가 개봉되자 회사 동료들 사이에서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너도나도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꼭 봐야할 영화였으며, 영화를 보면 누구든 눈물을 흘리게 되어있다는 등의 감상 후기들을 내놓았었다.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이 영화에 대해 들은 바 있었고, 나 역시도 영화에 대한 기대감, 궁금증이 많았던 탓에 꼭 보리라 다짐했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보지 못했던 영화였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터에 21세기북스에서 <<변호인>>이 소설로 출간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영화보다는 책을 더 선호했던 나였기에 그동안의 아쉬움은 곧 기대감으로 바뀌었고, 책 속에 푹 빠질 수 있었다.

 

<<변호인>>은 1981년에 실제로 일어났던 '부림 사건'을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세무 전문 변호사였던 우석이 진정한 인권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는데, 그 속에서 녹아낸 웃음 그리고 감동은 책을 덮은 뒤에도 깊은 여운으로 남았다. 출근길에 책을 펼치기 시작한 탓에 근무시간 내내 지하철 속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맴돌았고, 서둘러 책을 읽고 싶은 마음에 조급해지곤 했다. 최근 이런 마음으로 책을 읽은 것이 얼마만이었는지...나는 그만큼 우석이라는 인물과 그 시대적 상황에 몰입해있었다.

 

고졸 출신으로 독학해서 사시에 합격하고 판사로 임용되어 화제가 된 인물 송우석. 그랬던 그는 판사를 그만두고,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의 존경과 예우를 받는 선배 상필의 도움으로 부동산 등기 전문 변호사'가 되어 부산에 정착하게 된다. 명문대 법대를 졸업하고도 줄줄이 사법 고시에 떨어지던 그 시절에 상고 출신이 독학으로 합격했다는 일은 변호사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성역이 더럽혀지는 것 같았으며, 변호사가 돈을 벌겠다고 부동산 등기 일을 한다는 것이 못 마땅해서인지 우석은 변호사들 사이에서 독고다이로 불리곤 했다. 천장에 쥐가 뛰는 소리가 들리고 화장실 물이 나오지 않는 집에서 아파트로 이사하게 된 우석이 돈을 잘 벌면서도 자주 찾아가는 식당은 시장통에 있는 돼지국밥집이었다. 7년 전 고시공부를 하던 우석은, 순애가 아들 진우를 홀로 키우면서 국밥집을 하던 이곳에서 밥을 먹고 도망간 적이 있었다. 그 빚을 갚기 위해 찾은 우석은 이곳의 단골이 되었다.

 

혼돈의 시대, 자신이 알고 있는 원칙하에서 고지식하게 원칙주의자로 사는 우석에게 1980년 봄에 일어난 비극적인 일련의 사건들이 우석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순애의 아들 진우가 시국사건에 휘말려 잡혀가면서 변호사로서의 우석의 삶도 달라지게 된다. 마치 혼자 뛰는 마라토너처럼 독고다이로 살았던 우석은 진우가 부독련 사건에 얽히면서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는 상황과 생지옥을 보고 경험한 처음도 끝도 없는 당혹감과 걷잡을 수도 없는 분노가 뒤섞이면서 처음으로 부독련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 부당한 공권력으로 짓밟히는 진우의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우석은 다섯 번의 공판을 거치면서 돈이 될 만한 일이라면 가리지 않았던 속물 변호사에서 진정한 인권 변호사가 되어간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그런데 증인이야말로 그 국가를 법적 근거도 없이 국가란 법의 개념도 모르면서 국가 보안 문제라고 마구 내질러서 국가인 국민을 탄압하고 법을 짓밟았잖소? 증인이 말하는 국가란 이 나라 정권을 강제로 찬탈한 일부 군인들, 그 사람들 아니오?" (본문 234p)

 

우석의 삶이 송두리째 뒤집혔던 그날 이후 6년이 흐른 뒤, 우석은 박종철 군 추도집회 등 다수의 불법 지회와 시위를 기획, 주도하는 등 집회 및 시위 관한 법률을 광범위하게 위반해온 탓에 수의를 입고 있다. 공판이 열리는 재판정에 들어선 우석의 변론을 신청한 변호인을 재판장이 한 명 한 명 호명하기 시작했다. 부산지역 142명의 변호사인사들 중에 99명이 우석을 변호하러 법정에 나왔다.

 

그동안 우리는 권력에 의해 짓밟힐 수 밖에 없었던 개인의 희생을 애써 외면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아픔과 고통의 혼란의 시대를 마주하고 반성하고 교훈을 얻음으로써 더 나은 시대를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해야할 일이기에 <<변호인>>은 깊은 여운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일상은 누군가의 치열하고 특별한 투쟁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표지글 中)라는 말처럼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삶은 누군가의 희생 속에서 비롯되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또 다른 혼란을 겪고 있다. 서해 훼리호 침몰 사건과 세월호 침몰 사건, 21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우리가 외면하려고 했던 일들은 또 다른 참극을 가져오고야 말았던 것이다. 역사를 통해 우리는 반성하고 배우고 바뀌어야 한다. 외면하고 숨길 것이 아니라 어두운 단면을 들춰내고 성찰하고 날카로운 비판이 있어야 비로소 바뀌고 성장할 수 있음을 이 책 <<변호인>>이, 그리고 세월호 침몰 사고가 보여주고 있다.

 

국민 모두가 힘든 상황 속에서 읽게된 <<변호인>>은 순수한 열정이 절망을 뛰어넘고 새로운 희망을 낳게한다는 이인화 소설가의 평처럼 지금 우리가 이 힘겨운 상황에 절망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미래의 삶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함을 일깨운다.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 속에서 희생되었던 수많은 이들에 대한 감사와 세월호 침몰 사고의 희생자들의 명목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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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5남매 - 한국동화걸작선 햇살어린이 17
마해송 외 지음, 김혜란 그림 / 현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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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 어린이 문학의 빛나는 역사를 이룬 걸작 동화 13편을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는 <<병아리 5남매>>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발표된 우리 동화 가운데 한국아동문학의 정수라고 할만한 작품을 골라 엮은 책입니다. 방정환의 <만년 셔츠>를 비롯하여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 채만식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 등 정말 주옥같은 작품들이 한 권에 수록되어 있지요. 교과서에 수록될만큼 중요도 높은 동화도 있을 뿐만 아니라, 이원수의 <용이와 크리스마스>, 현덕의 <강아지>처럼 비교적 덜 알려졌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도 수록되어 있답니다. 작품의 원문을 최대한 살렸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만한 작품이기도 하지요. 부록으로 소개된 작가의 이력도 눈에 띄었습니다.

 

[병아리 5남매]에 수록된 동화와 저자 목록은 우리 아동문학사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한국 아동문학의 시발점을 마련한 마해송, 아이다움의 본질을 천진하게 노래한 윤석중, 현실에 단단히 뿌리내린 동화로 아동문학에 깊이를 더한 이원수, 풍자와 해학에 뛰어난 재미까지 추구했던 이주홍, 놀이하는 아이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낸 현덕 등, 이들이 남긴 동화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면서도 시공을 초월한 가치를 담고 있다. 생명, 가족, 사랑, 우정, 이웃, 계급 차이, 전쟁 등 아동문학이 다루어 왔고 앞으로도 다루어야 할 주요 테마들이 13편의 이야기 속에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그만큼 보편적인 가치를 문학적으로도 손색이 없도록 그려냈기에 오늘날 어린이들이 읽어도 시대적 배경만 다를 뿐 낡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리라. (출판서서평 中)

 

 

제 마음대로 뛰어다니면서 주워 먹고 살라고 키우던 다람쥐를 놓아주는 영근이의 이야기를 담은 이광수<다람쥐>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방정환의 <만년 셔츠>는 읽을 때마다 눈물을 글썽이게 하고, 주요섭의 <병아리 5남매>는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물음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합니다. '그걸 꼭 알고 싶으면, 이 얘기를 첨부터 끝까지 다시 읽고, 닭이 먼저 생겼는지 달걀이 먼저 생겼는지 궁리해 보셔요.' (본문 43p)는 작가의 마무리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지요. 너무도 유명한 마해송의 <바위나리와 아기별>과 채만식의 <왕치와 소새와 개미와>는 언제 읽어도 재미있습니다. 윤석중의 <할아버지 담뱃대>는 아빠가 애지중지하는 할아버지의 유품인 담뱃대를 부러뜨리고 가슴을 졸이는 돌이, 그런 돌이를 향해 껄껄 웃으시는 아빠의 모습은 저절로 마음을 흐뭇하게 합니다. 정말 멋진 부모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 모습을 닮고 싶어졌지요. 이태준의 <불쌍한 삼형제>는 까치 새끼 삼형제를 잡아 서로 나누어 가졌던 영선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네요. 새끼 삼형제가 모두 죽어버린 안타까운 결말은 인간의 욕심이 소중한 자연을 훼손하고 있음을 일깨웁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줄 작품인 듯 하네요.

 

 

빨리 자라서 어른이 되고 싶은 친구, 마냥 어린아이로만 있고 싶은 친구, 그리고 자연스럽게 커 가는 것이 좋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이들은 돌장승에 자신의 소원을 빌었고 정말 그렇게 되었지요. 이주홍의 [돌장승]은 누구가 생각했던 마음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네요. 이원수의 [용이의 크리스마스]는 마음이 찡해집니다. 산타클로스 선물보다 큰형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용이의 마음이 참 예쁘네요. 강소천의 [영식이의 영식이]는 참 재미있는 상상으로 그려진 작품이었고, 안회남의 [싸움닭]은 현 우리사회에서 보여지는 자본주의 계급사회가 보여집니다. 6.25 동란을 겪은 어느 시골 국민학교 어린이가 피난 때 자기 동문의 당한 일을 쓴 작문에 기초를 두고 ] 쓰여진 황순원의 [송아지]와 현덕의 [강아지]까지 13편의 동화는 다양한 주제로 우리에게 감동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을 한 권으로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어서 더욱 반가웠지요. 비록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기억해야 할 주제들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 순수한 마음과 우정, 생명의 소중함 등을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병아리 5남매]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100년 후의 어린이들도 꼭 읽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이미지출처: '병아리 5남매'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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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보푸리
다카하시 노조미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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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망가져서 볼품없어 보이는 장난감에 애착을 보이는 아들, 이제는 기억마저 퇴색되어버린 작은 수첩을 아끼고 아끼는 딸.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져버릴 때도 되었건만, 엄마인 저는 그런 아이들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이해하려 애쓰고 있을 뿐이죠. 그러다 기가막힌 책을 한 권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내 친구 보푸리>>라는 이 그림책이지요. 콜라주 기법으로 그려진 4~7세를 대상으로 한 이 작품은 아이들의 마음을 정말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어른들은 볼 수 없는 아이들만의 세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도 그림책 한 권으로 우리 아이들을 이해해갑니다.

 

 

귀여운 주인공 여자아이는 노란색 스웨터를 입고 있습니다. 아이는 이 스웨터를 제일 좋아하지요. 아이가 이 스웨터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옷은 더럽히면 야단을 맞지만, 이 옷은 더러워져도 괜찮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옷에는 아이의 친구인 보푸리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이 옷을 입으면 보푸리랑 맘껏 놀 수 있어 정말 좋지요. 스웨터가 더러워지면 보푸리랑 같이 빨래를 할 수 있지요. 낡은 스웨터를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은 어른들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있는 것이었네요.

 

 

아이가 노란 스웨터를 입고 엄마 심부름을 갑니다. 이런 보푸리가 나뭇가지에 걸렸군요. 하지만 아이는 그것을 모른 채 빵과 우유를 사러 갑니다. 아이가 걸어갈때마다 아이의 스웨터는 조금씩 짧아지고 있네요. 마침에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의 스웨터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깜짝 놀란 아이는 보부리를 찾아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 보푸리가 걸린 곳에 도착할 수 있었지요.

하지만, 보푸리는 이제 털실 뭉치가 되었네요. 엄마는 뜨개질을 시작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아이가 좋아하는 스웨터가 돌아왔습니다. 물론 친구 보푸리도 돌아왔지요.

 

 

<<내 친구 보푸리>>는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상상과 생각이 가득한 어린이들의 세상을 너무도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아이은 물건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 물건은 어른들은 상상할 수 없는 소중한 친구가 되기도 하지요. 물론 어른들도 어린시절에는 그런 세상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기억하지 못할 뿐이죠. 이 책에서는 아이들의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부모가 아이들의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여주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듯 합니다. 낡은 스웨터를 좋아하는 아이를 이해할 수 없는 엄마이지만, 아이를 위해 다시 스웨터를 뜨기시작하는 엄마는 그런 아이를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이들만의 세상을 너무도 잘 표현한 이 작품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엿보고 이해하게 되네요.

 

 

귀여운 삽화, 귀여운 설정, 아이들만의 귀여운 상상이 정말정말 너무도 귀여운 작품입니다. 짧은 그림책이지만 참 많은 것을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책은 보푸리처럼 아이들의 또 다른 좋은 친구가 되어줄 듯 싶네요.

 

(이미지출처: '내 친구 보푸리'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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