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인간을 먹고 자란다 - 인공지능 신화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마크 그레이엄.제임스 멀둔.캘럼 캔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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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자극적인 제목이다.

원제를 자극적으로 바꿔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I를 좀더 기초부터 파고든다.

현재 AI가 어떤 단계를 밟으면서 성장하고 발전했는지 천천히 보여준다.

기계의 학습이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란 사실을 먼저 밝힌다.

기계가 학습하도록 도움을 주는 기초 작업가들이 있다.

데이터 주석 작업자들이라 불리는데 그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작업하는지 말한다.

이때부터 AI의 학습과 함께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같이 펼쳐진다.

인공지능의 현재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를 묻고 돌아본다.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는 데이터 주석 작업자들.

이들이 작업한 데이터를 런던의 콘텐츠 검수자가 재가공한다.

한 단계를 지나면서 이 콘텐츠의 가격은 아주 높아진다.

아프리카의 데이터 주석 작업자들과 확연히 다른 환경 속에서 그들은 일한다.

여기까지 읽고 난 뒤 우리가 알고 있던 AI의 공격을 좀더 바로 볼 수 있었다.

가까운 미래에 AI의 공격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아직 인공지능이 홀로 자료를 찾아 공부하는 능력이 없다면서.

AI 훈련에 필요한 시간 대부분 데이터 주석 작업에 사용된다.

이 방대한 자료 등을 생각하면 왜 알지도 못하는 회사가 높은 가격에 팔리는지 이해할 수 있다.


가장 낮은 단계의 작업이 아프리카에서 가능한 것은 인터넷 혁명 때문이다.

광 케이블이 세계 곳곳에 깔리면서 이제는 어디에서나 인터넷 작업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AI기업들이 더 낮은 비용을 찾아 아프리카 등을 찾는다.

밀리 초 단위를 다투는 업종이 아니라면 데이터 센터를 지대가 비싼 선진국 도시에 둘 필요가 없다.

아이슬란드가 데이터 센터 산업에 유리한 이유가 흘러나온다.

친환경 에너지로 발전을 하고, 낮은 기온은 데이터 센터를 낮은 온도로 유지하는데 유리하다.

하지만 이 데이터 센터는 아이슬란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냉각기를 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물이 필요하다.

우리가 보통 신경쓰지 않는 분야에서 다른 일들이 일어난다.


AI의 학습은 기초 데이터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 학습 데이터를 모두 돈을 주고 산다면 너무나도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은 데이터와 더불어 자신도 모르게 팔린 목소리 주인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에서 아직 AI가 모방을 넘은 창작으로 나아가지 못했다고 말한다.

아직’이지만 영원한 것은 아니란 사실도 머리에 담아두어야 한다.

이후 AI로 관리되는 물류 창고 노동자와 실리콘밸리 투자자가 등장한다.

인간이 어떻게 반복적인 작업 속에 인간성이 마모되는지 보여준다.

여기에 벤처캐피털 투자자를 등장시켜 수익과 사업장 이전에 대한 현실을 말한다.

왜 기초적인 데이터 주석 작업들이 아프리카 등에서 계속되는지.

그리고 그의 자기합리화와 변명은 아주 낯익은 궤변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냥 피상적으로 생각한 AI의 학습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하나의 AI만으로 전세계를 아우르는 것이 왜 불가능한지도 알 수 있었다.

머릿속에서 각각 다른 철학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학습한 AI들이 떠올랐다.

현재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와 종교 때문에 전쟁하듯이 AI들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처음부터 계속해서 저자들은 노동조합에 대해 말한다.

약탈적이고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통해 자원을 수탈했던 신식민주의적 질서를 답습”한다고 지적한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AI산업에 대한 환상을 가졌음을 알았다.

마지막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 등에 AI산업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말한다.

AI산업을 말하면서 끝까지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노동자들을 중심에 세운다.

많은 정보와 소식 등이 머릿속에서 회오리 치고, 공부할 것들을 더 찾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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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요모타 이누히코 지음, 한정림 옮김 / 정은문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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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1979년이란 연도를 보고 생각한 것은 일본인이 본 계엄 당시 풍경이다.

이 소설에서 계엄 당시 풍경을 보여주는 것은 열한 장 중 단 한 장에 불과하다.

오히려 자신이 머문 1년 동안 한국을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것에 가깝다.

책이 일본에서 출간된 것이 2022년이니 43년 전 이야기다.

단순히 기억에 의존해 쓴 글인지, 한국에 머물면서 기록한 것이 바탕인지는 모르겠다.

이 당시 서울 지리와 물가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나에게 없기 때문이다.

다른 책이나 영상 등을 통해 본 것과 비교하면 수긍할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단어나 표현 등을 보면서 살짝 눈살을 찌 뿌린다.

대표적인 단어가 일본을 ‘내지’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가 만난 나이 많은 한국인들이 계속 이런 표현을 쓴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1978년 술자리에서 한국 유학생 양 군의 말 한 마디에서 시작했다.

주인공 세노는 작가의 분신인데 실제 그의 한국 생활 당시보다 나이가 다섯 살 어리다.

한국 대학에서 일본어 교사를 모집한다는 말에 술김에 신청했다.

여권을 만들고 비자를 신청하는 과정은 그 당시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느린 일 처리, 반일 감정이 실린 듯한 표정과 말들.

이것은 그가 한국에 있으면서 소포 등을 찾으러 갈 때 더 심하게 경험한다.

미국 친구가 영어를 사용하라고 한 대목은 부끄러운 한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과 대비되는 것 중 하나가 당시 일본어를 유창하게 사용한 사람들이다.

그가 하숙한 집주인이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대부분이 그랬다.

내가 알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결코 일본어가 유창하시지 않았는데 말이다.


일본어로 공부한 사람과 일본어를 공부하는 사람의 차이.

일제 치하에서 어쩔 수 없이 일본어로 공부한 지식인들.

광복 후 자신들이 바라는 삶을 위해 일본어를 공부하는 학생들.

반일 감정 때문에 ‘일본어과’란 이름 대신 외국어과를 사용했다는 사실.

앞에 말한 일본어를 유창하게 사용하는 사람들과 함께 모순되는 상황 들이다.

하지만 이것은 그 당시 한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들이기도 하다.

그가 한국 오기 전 서점에서 산 책들로 배운 한국의 다양한 모습처럼.

그가 가르친 학생들과의 대화 등은 그 시절 학생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몰래 그를 찾아와 일본 사회운동가의 책을 말한 학생들의 모습도 흥미롭다.


한국에 있으면서 그는 한국말을 공부하고, 한국 영화 등을 본다.

너무 오래 전에 봐서 기억도 가물거리는 영화 제목이 나오면 괜히 검색해본다.

영화는 작가의 전문 분야인데 이 당시 한국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 등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하길종 감독 관련 에피소드는 새로운 부분들이 많았다.

그의 아내 전채린이 전혜린의 동생이라거나 자금난으로 촬영 중단되어 주연 여배우가 결혼했다거나.

미국 유학 후 한국으로 돌아올 때 프란시스 코플라 감독이 귀국을 말렸다고 한다.

코플라의 <대부>와 그의 <바보들의 행진>을 생각하면 많은 아쉬움이 생긴다.

전채린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자료를 받는 장면 등은 영화 팬의 한 명으로 부럽다.


당시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시각은 그의 친구들 말에서 잘 드러난다.

동시에 한국을 비하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얼마 전 우리의 모습이 겹친다.

우리가 얼마나 동남아나 중국을 비하하고 무시했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가난했던 시절 그들이 알던 한국의 음식 문화는 편협했고, 무지했고 일부 사실이다.

일부 음식에 대한 날 것 그대로의 경험을 풀어낸 장면은 옛 기억을 불러온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 풍경은 신선했고, 그가 만난 사람들은 호의적이었다.

일본인의 한국 기생 관광은 한국인의 동남아 매춘 관광과 이어진다.

현재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달랐던 과거 한국의 풍경과 문화를 그려낸다.

정치에 대해 중립을 지키고자 하는 그의 의도가 오히려 일부 사실을 왜곡한다.

읽으면서 과거의 풍경과 문화 속으로 빠져들고, 다른 시각으로 본 한국의 옛 모습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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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가 있었다
샬롯 맥커너히 지음, 윤도일 옮김 / 잔(도서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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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처음 만나는 작가이지만 화려한 이력이 눈길을 끈다.

이력과 함께 늑대의 존재가 호기심을 불러온다.

요즘 늑대에 대한 인식이 이전과 많이 바뀌고 있다.

늑대를 나쁜 동물이고, 유해하기만 하다고 한 것에 반론이 생겼다.

멸종 위기에 처했던 늑대인데 늑대 연구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사실들이 알려졌다.

동화 등에서 단골 악역이었는데 영리하고 가족적인 면들이 밝혀졌다.

하지만 아직 우리 머릿속에는 늑대는 잔인하고 위험한 동물이다.

이 선입견을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소설의 무대인 스코틀랜드의 고산지대 케언곰스 지역민들도 마찬가지다.


생태계 상위 포식자인 늑대. 포식자가 사라진 후 늘어난 사슴.

우리는 쉽게 초식동물인 사슴을 더 귀엽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슴의 개체수가 많아지면 문제가 늘어난다.

그들이 먹는 풀과 씨앗 등이 생태계의 균형과 목축업에 피해를 준다.

이것을 해결할 방법 중 하나로 14마리의 늑대들이 재야생화를 위해 왔다.

단순히 늑대만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이들을 관찰할 생물학자 팀들도 같이 왔다.

이 팀의 팀장인 인티는 쌍둥이 자매의 언니이고, 특이한 질병을 가지고 있다.

거울 촉각 공감각인데 자극적인 첫 문장이 여기에서 비롯했다.

상대 혹은 대상이 느끼는 촉각 등의 감각을 인티도 같이 느낀다.

아빠는 목에서 배까지 나를 갈랐다.”는 실제 인티가 느낀 감각이다.


이 감각은 자신이 타인을 때렸을 때도 마찬가지다.

폭력 행위가 심한 무엇인가를 볼 때도 이 감각은 그녀를 힘들게 한다.

사람들이 많은 곳보다 자연 속에서 그녀의 마음이 더 편한 것은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재야생화를 위해 그녀의 팀은 지역민들과 대화를 나눈다.

선입견과 오해는 지역민들의 반발을 불러오는데 당연한 반응이다.

그녀가 숲을 돌다 다리가 부러진 말을 구하는데 도움을 주면서 경무관 던컨을 만난다.

처음에는 던컨이 경찰이라는 사실도 몰랐다.

몇 번의 만남 이후 둘은 같이 자는 사이로 변한다.

둘은 자신들의 과거 일부를 숨긴 채 욕망에 충실할 뿐이다.


이야기는 인티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풀려나온다.

과거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부모님의 이혼에서 시작한다.

경찰인 엄마와 친환경 생활을 위해 숲에서 살아가는 아빠.

서로 다른 환경과 입장은 쌍둥이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엄마와 떨어져 아빠와 살게 된 두 딸들이 경험한 일들은 현실의 한계를 보여준다.

둘은 대학에서 서로 다른 전공으로 열심히 공부한다.

이때만 해도 인티보다 동생 애기가 훨씬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모를 이유로 현실에서 애기는 집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이 사연은 과거 이야기가 더 흘러나오면서 풀리는데 현실의 사건과 닮아 있다.


현재는 늑대를 관찰하고, 재야생화 프로젝트의 성공을 바라는 삶이 이어진다.

하지만 늑대에 대한 선입관과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의 가축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경계선 밖에 나타난 늑대를 총으로 쏜다.

배우자를 잃은 늑대는 하울링을 하고, 이것은 다시 주민들의 불만과 공포를 불러온다.

그러다 인티가 발견한 시체 한 구는 다양한 가능성을 늘어놓는다.

늑대가 죽였다면 늑대들의 죽음으로, 사람이라면 살인 사건 수사로.

이 선택은 이후 다른 사건과 또 엮이고, 오해를 불러오고, 사실을 은폐한다.

작가가 살짝 흘린 단서를 생각하면 늑대인지,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인티는 그 사실을 파고들지 않고, 다른 가능성을 생각한다.

이 과정에 이 마을의 과거와 현재 상황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까지 일어난다.

마지막까지 인간의 오해와 늑대의 존재 등이 엮이고, 사실의 일부가 가려진다.

기후위기와 생태주의까지 담고 있어 풍성한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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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웃는 숙녀 비웃는 숙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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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웃는 숙녀 시리즈 첫 권이다.

두 번째 이야기 <다시 비웃는 숙녀>도 출간되었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처음으로 쓴 이야미스 소설이라고 한다.

이야미스란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주요 소재로 삼는 일본 추리소설의 한 장르다.

읽고 나면 어딘지 모르게 기분이 찝찝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악녀 가모우 미치루는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다섯 개의 에피소드로 구분해서 진행하는데 연작으로 이어진다.

이 악녀가 어떻게 탄생했고, 자신이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잘 보여준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스라이팅이란 심리 용어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목차에 나오는 노노미야 쿄코, 사기누마 사요, 노노미야 히로키, 후루마키 요시에 등은 그녀의 치밀한 계략에 농락된 사람들의 이름이다.

미치루는 자신의 미모와 뛰어난 말재주로 사람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당긴다.

무턱대고 모든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고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더 끌린다.

쿄코는 학내 폭력과 왕따, 사요는 작장 내 성차별에 의한 승진 누락을 해소하기 위한 과소비,

히로키는 졸업 후 제대로 취직하지 못한 자신의 비참한 현실,

요시에는 작가라는 허황된 꿈에 매달리며 가정을 포기한 남편 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식은 점점 세련되고, 위법한 조언은 직접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묘한 암시와 은밀한 유도로 법의 경계를 뛰어넘게 한다.


이들의 문제는 미치루를 원망하지 않고, 자신들이 하나의 도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미치루의 조언이 현실적이고, 그들의 감정을 흔들고, 숨겨놓고 있던 욕망을 끄집어내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마지막 반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설정이다.

이야기의 전개 방식도 화자가 미치루가 아닌 목차의 인물들이다.

그들 스스로 악행에 발을 담그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어색함은 이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고, 이성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시치리의 작품처럼 여전히 가독성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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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안전가옥 노크 1
이나래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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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노크 시리즈 1권이다.

2022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 지원 사업을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여덟 명을 선정했다

소설 단행본을 출간한 적이 없는 작가가 대상이었다.

이 출판사의 시리즈가 상당히 많은데 이 시리즈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찾아보니 두 달 사이에 여덟 권이 다 나왔다. 대단하다.

이런 사실은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후기를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이 책에 끌린 이유는 정통 스릴러 소설이란 것과 안전가옥 브랜드 때문이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중반부터 긴장감에 눈에 떼기가 힘들었다.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출간 전 영화화 확정!’이란 글이 보인다.

아직 영화가 나오지 않았는데 진행사항이 궁금하다.

 

두 사람의 시선을 교차하면서 진행한다.

한 명은 노량진 고시촌의 공시생 도윤이다.

다른 한 명은 의대생 남동생이 갑자기 사라진 경찰 수현이다.

도윤은 체력이 약하고, 행시 준비하는 친구 규혁 때문에 공시생이 되었다.

열심히 공부해야 하지만 아직 그는 그럴 마음이 없는 듯 보인다.

아무리 절약한다고 해도 생활에는 늘 돈이 쪼달린다.

이때 선배 상철이 그에게 대리운전을 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일반적인 대리기사가 아닌 청각장애인 대리운전 기사인데 불법적인 일이다.

돈이 급한 그에게 빠르게 입금되는 이 일은 딱 맞는 일이었다.

기사 평가 점수가 좋은 손님의 차 트렁크에서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는.

 

수현은 동생의 성공을 바라면서 힘들게 생활하는 보통의 경찰이다.

딸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실종 신고를 한 엄마에게 보여준 그녀의 반응은 일상적이다.

하지만 자신의 동생이 연락되지 않고, 집에 들어오지 않자 걱정이 많아진다.

남자들이 며칠 사라지는 것은 대수롭지 않다고 주변 사람들은 말한다.

타인의 고통의 공감하지 못했던 과거가 현실의 고통과 이어지는 순간이다.

이런 경험과 홍영동에서 계속 일어나는 연쇄적인 실종 사건들.

아직 수현은 동생이 돌아오기를 바라고, 또 다른 실종자 신고가 그녀를 깨운다.

계속해서 누군가를 납치한 사람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 소설의 백미는 당연히 청각장애인인 것처럼 연기하는 도윤의 심리와 행동이다.

트렁크에서 들리는 사람의 소리, 이 소리를 듣고도 담담한 손님.

소리가 심해지자 대로변에 차를 세우고 무엇인가로 후려치는 손님.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운전에만 집중하는 도윤.

이런 도윤을 도발하고, 피해자를 조롱하는 손님.

자신이 청각장애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들키지 말아야 하는 도윤.

빨리 손님을 내려주고 모든 사실을 잊고 싶은 도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돌발상황이 터지고, 공포의 시간은 계속된다.

 

도윤이 차에 갇혀 공포에 떨면서 장애인을 연기한다.

수현은 신고를 바탕으로 어떻게 해서라도 실종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동생을 잃은 경험은 불법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녀의 폭주는 어느 순간 멈출 수 없는 일이 된다.

그리고 앞에서 깔아둔 단서들이 하나로 뭉쳐지고, 선택의 순간이 온다.

이 선택의 순간은 오해와 우정, 죄책감 등이 어우러져 있다.

간결하고 빠른 진행으로 속도감을 높이는데 옛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그리고 영화는 소설의 긴장감을 과연 어떤 식으로 연출할지, 어떤 마무리일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은 약간 사족 같은데 나의 착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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