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행자들 오늘의 젊은 작가 3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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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작가다. 그녀의 다른 책이 한 권 정도는 집에 있는 것 같다. 언제나 시간이 지난 책에는 손길이 가지 않는다. 이 책에 관심이 간 것은 재난 여행을 설계하는 주인공의 직업 때문이다. 이미 다른 소설 등에서 재난지나 폐허를 여행 상품화한 것을 읽은 적이 있기에 마냥 낯설지만은 않다. 일본 소설에 가끔 폐허 마니아들이 등장하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재난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와 직원이 주인공인 경우는 처음이다. 소개글에 나온 몇 가지 정보가 아주 흥미로웠다.

 

주인공 이름은 고요나다. 요나란 이름을 보면서 성경에 나오는 요나가 떠올랐다. 이 둘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의 직업은 여행설계사다. 여행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그 중에서 특히 재난당한 곳. 현실에서 이런 상품을 판다면 아마 사람들의 비난을 엄청 받을 것이다. 물론 뒤로는 이곳을 가보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지만. 어느 날 그녀의 업무가 바뀌고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다. 불쾌감보다 불안감이 먼저 온다. 그에게 성추행 당한 사람들이 짤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불확실은 그 무엇보다 그녀를 뒤흔들어 놓는다.

 

이 여행사 이름은 정글이다. 그냥 지은 이름일까? 이름처럼 이 여행사는 강자존의 세계다. 성추행을 규탄한 사람들이 오히려 처분 받는다. 기업 문화는 사내 연애를 장려한다. 화목한 외양 속에는 누군가의 피와 땀이 깔려 있다. 적자생존이라고 했던가. 회사가 바라는 인재로 자라지 못한 사람은 언제 짤릴지 모른다. 이것은 대부분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정글은 더 심해 보인다. 그리고 여행 상품의 경우 금방 그 실적이 드러난다.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상품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여행지 사람들에게는 재앙과 다름없다. 이 소설의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사표를 던진 그녀에게 성추행 상사가 제안 하나 한다. 한 달 동안 회사 여행지 중 한 곳을 선택해 둘러본 후 보고서 한 장을 제출하면 출장으로 처리하겠다는 달콤한 제안이다. 이 제안을 받아들여 선택한 곳이 무이다. 사막에 싱크홀이 생긴 것 때문에 재난 여행지로 발탁된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이제 그 수명이 다되었다. 볼거리가 거의 없다. 그녀와 함께 간 여행자들을 제외하면 큰 리조트는 다른 손님은 아무도 없다. 몰락한 여행지의 풍경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녀가 적어낼 조사서의 내용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통의 재난 여행에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요나는 이 순간을 놓친다. 바로 기차 속 화장실 때문이다. 분리된 열차는 그녀를 두고 떠났다. 돈도 여권도 없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홀로 남겨졌다. 이 순간 그녀에게 조그만 도움의 손길이 온다. 리조트 매니저다. 요나의 정체를 처음에 몰랐는데 정글의 직원이란 사실을 알고 난 후 완전히 바뀐다. 적극적으로 이 여행 상품을 팔아달라고 요청한다. 요나 기준으로 볼 때 상품의 가치가 없는 곳이다. 이때 놀랍고 무시무시한 계획을 듣게 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재난이 없다면 만들겠다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카프카가 떠올랐다. 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몇 장면 때문이다. 폴은 그 실체를 파악하려고 할수록 멀어진다.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의 가장 첨예한 모습이다. 공정 무역을 내세우고 그 지역의 경제를 앞세우지만 실제 모든 이익의 주체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본이다. 무이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자본 앞에 하나의 부품이 되어 소모되어진다. 결국에는 요나도.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거대한 설정과 계획도 결국 자연의 힘 앞에 너무나도 무력해지는 반전은 놀랍다. 이 반전으로 처음의 욕망은 사라진다. 하지만 그 뒤에 다시 고개를 들고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역시 자본이고 인간들의 욕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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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유사 - 천년고찰 통도사에 얽힌 동서양 신화 이야기
조용헌 지음, 김세현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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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는 한국의 삼보사찰 중 한 곳이자 개인적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다. 한때 삼보사찰이 아니라 삼대사찰로 잘못 알고 있던 절이기도 하다. 이런 무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도 이어졌다. 통도사는 불, 법, 승으로 대변되는 불교의 삼보 중 부처의 진신 사리를 보관한다. 이 사찰을 저자는 역사 서술의 방법 두 가지 중 하나인 일연의 유사체를 선택하여 풀어내었다. 사실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신이와 영험을 같이 섞어두면서 재미를 높였다. 부제인 천년고찰 통도사에 얽힌 동서양 신화 이야기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강호동양학이란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작가는 천년고찰 통도사를 네 개 장으로 나누었다. 앞의 3부는 어떻게 통도사에 자리를 잡았는지, 발전해왔는지 등을 신화와 전설을 통해 하나씩 풀어낸다. 마지막 4부는 통도사를 빛낸 인걸들을 다룬다. 이 책을 읽기 전 가장 눈길을 끈 에피소드는 역시 4부였다. 그 중에서 가왕 조용필에 대한 짧은 에피소드는 특히 눈에 들어왔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 외 일제치하에서 통도사가 살아남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겪었는지 말해줄 때 그 노력에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마찬가지지만 그의 책에는 항상 풍수지리와 동양학과 함께 이야기가 같이 곁들여진다. 수많은 통도사 이야기 중 나무오리와 용과 개구리 전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자장율사가 나무오리를 날려 보내 절터를 잡았다는 전설과 그 절터에 살던 용을 좇아내고 굴복시켰다는 전설은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이야기 속에 담긴 의미를 풀어낸다. 바로 토속신앙과 불교의 결합이다. 그 후 불교에서 토속신앙인 용을 포섭하여 새로운 신화를 만들었다. 절에 가서 무심코 본 것들에 숨겨진 의미가 있다는 것만 알았지 이것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

 

이 책이 단순히 통도사에 한정되었다면 흥미는 있었겠지만 생각할 거리는 적었을 것이다. 통도사가 품고 있는 전설과 세계 각지의 전설과 한국 고대 전설을 같이 나열하고 결합하여 자신만의 학설을 풀어내었다. 영험한 기운이 있는 곳을 설명하는 그의 이론을 읽다보면 나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아주 유명한 곳의 사례를 통해 이 이야기가 나올 때 더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여부를 개인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논리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 논리는 강호동양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개인적으로 수많은 전설과 신화 중 금개구리에 가장 마음이 간다. 자장암 금와보살이 통도사의 용 신화를 최종적으로 마무리해주는 신수라고 말할 때 그 조그만 개구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변하게 되었는지 분명해진다. 아마 절터와 용 전설의 백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동시에 불교와 토속신앙의 결합을 재미있게 해석한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용의 존재와 위력을 상상만으로 가득 채웠던 것을 현실 속에 내려놓은 것과 같다. 그리고 통도사를 방문하면 한국의 삼보사찰로 불리게 된 금강계단을 방문해서 신성함을 마음속에 품고 싶다. 그곳까지 가는 도중에 만나게 될 소나무 숲과 그곳을 지키기 위한 스님들의 노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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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4
윌리엄 골딩 지음, 안지현 옮김 / 민음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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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정확하다면 처음으로 재미있게 읽은 노벨 문학상 수상작품이 <파리대왕>이다. 그 이후 많은 수상작품들을 읽었지만 이 책처럼 강렬한 재미를 준 책이 거의 없다. 아마 그 당시 10대였던 나의 감성과 모험 소설적 전개가 나를 순간적으로 사로잡은 모양이다. 이 인상은 골딩의 소설에 대한 하나의 선입견을 만들어주었다. 강렬하고 원시적인 뭔가가 있을 것이란. 하지만 이 소설은 소개글에서 나온 것처럼 자전적 소설이다. 영국 계급 문제를 경쾌하고 날카롭게 형상화했다는 평가가 같이 눈길을 끈다. 제목에서 풍기는 강한 계급구조가 먼저 눈길을 끄는데 생각보다 소설에서 이 구조가 강하게 표현되지 않는다. 나의 독법과 이해도가 낮은 탓도 있겠지만.

 

모두 세 개의 에피소드가 있다. 첫 에피소드는 동경의 대상이었던 이모젠의 결혼 소식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어느 날 밤에 이비란 여자가 나타난다. 남자 친구 보비의 차가 연못에 빠진 것이다. 이 차의 원래 주인은 다른 에피소드에 나오게 되는 바운스 양이다. 몰래 훔쳐 타고 둘이 데이트를 한 것이다. 그러다 사고가 나자 도움을 요청했다. 이 방문이 환상 속 여인에서 현실 속 욕망으로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된다. 올리버에게 욕망의 불꽃과 질투의 꽃이 핀 것이다. 의사의 아들인 보비에게 뒤쳐져 있던 그에게 그를 넘어설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후 펼쳐지는 이비와의 만남과 헤어짐은 단순한 욕망이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 욕망이 빚어낼 현실의 무거움도 같이 보여준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대학생이 된 올리버가 스틸본으로 잠시 돌아왔을 때 생긴다. 이 마을에서 몇 년만에 다시 오페라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한 번 열리고 나면 내부 갈등 때문에 2~3년은 그냥 흘러가는 공연이다. 올리버가 여기서 바이올린을 잠시 연주하기로 한다. 엄마의 추천과 열정이 만들어낸 상황이다. 그의 연주는 훌룡하지만 무대 위 주인공들은 이모젠과 그녀의 남편은 성량이 부족하다. 소리를 죽여야 한다. 그런데 이 작은 마을에 전문 연출가가 등장한다. 에벌린이다. 공연을 잘 되게 하기 위해 고용되었지만 부족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주연으로 활약하면서 자연스럽게 완성도는 떨어진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의 핵심은 이 공연이 아니다. 에벌린을 통해 이 작은 마음이 가지고 있는 문제와 허상이 밖으로 표출되게 하는 것이다. 덕분에 이모젠에 대한 실체를 올리버가 볼 수 있게 된다.

 

마지막 에피소드는 중년이 된 올리버가 등장한다. 그는 스틸본의 헨리에게서 어릴 때 자신의 음악 선생이었던 바운스 양의 죽음을 듣게 된다. 자연스럽게 무덤으로 발걸음이 옮겨지고 과거의 기억 속으로 이야기는 빠져든다. 이 이야기 속에서 한 여자의 외로운 삶과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관음증과 위선이 하나씩 드러난다. 이것은 올리버의 엄마가 아들을 행성 탐사선처럼 이용했던 에피소드에서 잘 알 수 있다. 여기에 웨일스 출신 정비사 헨리의 등장은 소문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는 일이 된다. 바운스 양과 헨리를 둘러싼 소문은 바운스 양의 외모와 행동을 통해 알려지고, 주변 사람은 탐욕스럽게 이 소식과 소문을 퍼 나른다.

 

자전적 소설은 성장 소설로 이어진다. 그런데 이 성장은 세 편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첫 에피소드가 이비에게 자신의 미래가 발목 잡힐지 모른다는 공포와 욕망의 충돌로 표현되어진다. 이 욕망이 아버지에게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 공포와 패배감과 비참한 속에서 사그라진다. 다음 에피소드에서 이모젠의 실체를 깨닫지만 그가 속한 사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오히려 축하를 받기 위해 그 속으로 들어간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은 그가 결코 이 사회의 문제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 적정한 대가 이상을 치를 마음이 없음을 깨닫고 단호하게 자신의 현실 속으로 진입한다. 처음에 이 장면을 읽을 때만 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 다시 읽으니 그 장면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작품 해설의 도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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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계곡 모중석 스릴러 클럽 35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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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추운 겨울 산을 오른다. 그녀가 오른 곳은 지옥계곡으로 불리는 곳이다. 장면이 바뀌어 로만 예거가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을 본다. 암벽 등반로로 이어져 있다. 혹시 하는 마음에 산으로 올라간다. 쇠로 만든 다리 위에 한 여자가 서 있다. 그녀 곁으로 다가간다. 그를 본다. 그녀의 눈에 공포와 경악이 뚜렷하게 보인다. 난간 밖으로 몸을 던진다. 로만이 몸을 날린다. 그녀의 팔을 간신히 붙잡는다. 그녀가 도와주면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공포와 경악으로 가득한 눈은 도움을 거부한다. 떨어진다. 계곡 속으로 사라진다.

 

이 길지 않는 장면은 많은 의문을 남긴다. 그녀가 왜 겨울 산을 올라왔는지, 왜 로만을 보고 공포와 경악에 빠졌는지, 그의 도움을 거부한 것은 왜인지. 그리고 너무나도 분명한 투신 자살을 둘러싼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그 이야기는 재빠르게 진행되면서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고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그 과정에 벌어지는 잔혹한 살인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 혹시 하는 기대는 산산조각난다. 흡입력 있는 이야기와 잘 짜인 구성은 속도감을 높여준다. 하지만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는 장면도 있다. 이 부분은 중간 이후 의문으로 남는다.

 

계곡에서 투신한 여자의 이름은 라우라 바이더다. 억만장자 아버지를 두고 있다. 일반적 조건만 두고 본다면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녀의 부모가 경찰에게 살인자를 잡으라고 말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그녀의 투신을 본 사람이 분명히 현실에 있지만. 그리고 그녀의 절친 마라가 등장한다. 그녀를 통해 라우라의 친구들이 소개된다. 라우라의 남친이었던 리키, 그녀를 사랑했던 베른트, 마라의 전 남친이었던 아르민. 이 다섯은 등반 그룹을 만들어 자주 산에 올라갔다. 적어도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로만과 마라가 현실 속에서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면 중간 중간 한 인물의 독백이 끼어든다. 과거가 아프카니스탄에서 시작하여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 끔찍한 변화가 있다. 변함없는 것 하나라면 한 여자의 존재다. 이 변화 과정 속에 드러나는 집착과 악의는 섬뜩하다. 이것이 현실에서 살인으로 이어질 때 투신 자살처럼 보였던 그녀의 죽음이 결코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님이 분명해진다. 그럼 왜 로만을 보고 공포와 경악에 빠졌을까? 물론 작가는 이 의문에 대한 답을 마지막에 내놓는다. 이 답에 대해서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나쁜 쪽이다.

 

소설은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다. 그중에서 라우라의 남친이었던 리키의 존재는 다른 친구에 비해 높은 편이다. 단순히 남자 친구였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의 존재는 뒤에 반전으로 이어진다. 진실이 하나씩 밝혀질 때 라우라의 가장 큰 공포 중 하나를 그가 공유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추악한 욕망과 무시무시한 집착은 아름다운 한 여자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그녀가 처한 극한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아니 받아들일 수 없다면 이야기의 힘은 약해진다. 얼마 전에 읽은 소설에서 여자들이 엄청난 의지로 살아남은 것을 생각하면 삶은 우리의 이해를 넘어선 곳에 있는 것 같다.

 

언제나 모든 사건은 이기적인 마음에서 비롯한다. 친구들이 자신들의 욕심을 먼저 생각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물론 그날 그 순간에 로만을 만났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행동일 수도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니. 하지만 삶은 다시가 없다. 가정도 없다. 항상 최악은 조그만 이기심 사이를 뚫고 들어온다. 그리고 그녀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도와줄 마음이 없었던 그들이었다. 예상한 기대에 살짝 미치지 못한 소설이지만 마지막 장면은 다른 소설을 찾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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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링 월드 프리퀄 1 : 세계선단

오래전 <링 월드>를 읽으면서 그 크기를 상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나의 상상력은 곧 한계에 부딪혔다. 경험하지 못한 규모가 머릿속에서 형상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크기와 별도로 이야기 속에 빨려들어갔다. 그때만 해도 이 연작이 나올 것이란 상상조차 못했다. 반갑다.

 

 

 

 2. 제3인류

솔직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에 감탄한 것은 <개미>가 마지막이다. 그 뒤 나온 소설들을 읽을 때 학설들을 이런 식으로 풀어낸다는 발상이 기발하다는 생각은 했다. 어쩌면 이 기발함에 계속 매혹되는지 모르겠다. 아직 읽지 않은 그의 책이 몇 권 있지만 <아버지들의 아버지>와 어떤 연관성을 가질지 궁금하다.

 

  3. 기시마 선생의 조용한 세계

추리소설가로 알려진 모리 히로시의 소설이다. 이 소설에 혹한 것은 네이버를 통해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인생의 항로가 바뀔지도 모른다. 주의를 요하는 소설!” 란 글을 읽은 후다. 기존에 읽었던 작가의 다른 작품과 분명히 다르 모습을 보여줄 텐데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너무 조용한 세계라 졸지도 모르겠지만.

 

 

 

4. 멍키스패너

프리모 레비의 소설이다. 쉽게 읽히지는 않았던 전작과 구입만 해놓은 책들을 생각하면 쉽게 손이 나가지 않을 책이다. 하지만 그의 책이 주는 무게감은 읽은 후에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다른 책을 샀다. 언제 읽을지 모르지만. 그 연장선에서 이 소설을 선택했다. 선택되면 읽어야 하니까.

 

 

 

5. 세종특별수사대 시아이애이

제목이 어렵고 표지는 안습이다. 하지만 작가의 이름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갈 수 없다. 한국 미스터리에 조용한 울림을 주는 작가이기 때문이다. 현대물에서 시대물로 간 그녀의 작품이 과연 어떤 식으로 나에게 다가올지 기대된다. 등장인물들이 과연 어떤 식으로 역할을 맡아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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