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집중력 찾기 - 명화 속 다른 그림 찾기로 시작하는 몰입 습관
책장속 편집부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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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다른 그림 찾기로 시작하는 몰입 습관’이란 부제에 혹했다.

명화를 여기저기에서 봤지만 그 가치를 잘 모를 때가 대부분이었다.

즉각적으로 감탄하는 그림도 있었지만 현대화로 넘어오면 뭐지? 란 말이 먼저였다.

그리고 아주 가끔 가는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너무 빨리 보고 지나간다.

좋고, 유명한 그림도 그냥 힐끔 보고 지나가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런 경험이 점점 미술관으로 가는 발걸음을 줄어들게 했다.

허세 때문에, 단순한 관심 때문에 갔던 발걸음도 줄어든 것이다.

이것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 책을 선택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다른 방식의 편집이라 조금 아쉬웠다.


원작 명화 63점과 이 원작을 다르게 편집한 그림이 같이 나온다.

이 두 그림의 세밀하게 보면서 차이나는 부분을 찾는 책이다.

그런데 이 두 그림의 크기 차이가 있다.

원작이 한 장 가득이라면 사본은 그 크기가 작다.

원작이 주는 감동이 다른 그림에서 살짝 줄어드는 것도 이 크기의 영향인 것 같다.

그리고 이 두 그림의 차이는 QR코드로 하나씩 확인해야 한다.

처음에는 신선하고 재밌었는데 반복하면서 조금 귀찮아졌다.

이 귀차니즘이 단숨에 끝까지 달려가는 것을 방해했다.

덕분에 매일 조금씩 더 집중해서 볼 수는 있었지만 역시 번거로웠다.


단순히 틀린 그림 찾기가 아니라 작품과 작가에 대한 소개도 같이 넣었다.

이 소개는 간결하고, 실물이 있는 미술관 등의 위치도 알려준다.

너무 간결한 소개는 내 생각을 더 할 수 있게 하지만 낯선 작품도 많았다.

이 낯선 작품의 경우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었지만 책에는 없었다.

불편을 감수하고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을 어쩔 수 없다.

하나의 그림을 두고 다양한 사람들의 시각과 해석을 생각할 때 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 찾지 못한 트린 그림의 숫자들을 생각하면 개수가 표시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찾은 개수가 맞는지 의문을 가지고 QR코드로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다.

이것 역시 귀차니즘이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기 쉽지 않다.


왠지 모르지만 이번에 이전과 다른 감동을 받은 그림이 상당히 있다.

다른 책이나 화면 등으로 봤을 때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왜지? 나의 취향이 바뀌었나? 아니면 그림의 크기 탓인가?

틀린 그림 찾기에서 색감의 차이가 살짝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편집인들이 원했던 집중해서 그림을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틀린 그림 찾기로 빠지는 모습도 발견했다.

처음에 느꼈던 강렬했던 명작의 느낌은 어느새 줄어든 것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원작을 더 오래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여전히 추상화는 어렵지만 왠지 모르게 틀린 그림 찾기는 재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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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국가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6
호시 신이치 지음, 김진수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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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6권이다.

이 시리즈가 이전에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로 나왔었다.

집에 이 당시 사 놓은 책 몇 권이 있는데 지금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그때나 지금이나 호시 신이치의 초단편은 재밌고 놀랍다.

모두 31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분량은 제각각이다.

이 모든 단편들에 대한 감상을 말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면을 무한정 사용하고, 시간을 엄청 투자한다면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해설을 읽으면서 공감하는 바가 많았다.

1976년에 출간된 책임을 감안하면 놀랍도록 현실적인 부분도 많다.


첫 단편 <대상 당첨자>는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놀랐다.

수많은 행운의 대상 당첨 선물과 잘 생긴 남자의 우울한 표정.

그리고 밝혀지는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 아내의 등장.

쉽게 풀어낸 이야기 속에 예상하지 못한 반전을 펼치고, 인식의 틀을 깨트린다.

<시끄러운 상대>는 너무나도 낯익은 장면이 나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을 사 달라는 로봇, 로봇을 먼저 산 친구의 추천.

그런데 실제 구매한 후에 일어나는 일들과 친구 추천이 의미하는 바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면 대단한 일이다.

<죽고 싶어 하는 남자>도 공범의 협박이란 뻔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협박으로 잊고 있던 것과 작은 복수가 멋지게 어우러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황당한 단편으로 <변명하는 고우베>를 꼽고 싶다.

지각에 대한 변명, 감찰에 대한 변명, 거래처에 대한 변명으로 가득하다.

이 변명으로 그가 승진하고, 마지막에는 사장까지 되는데 이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평범한 삶보다 위기에서 변명을 멋지게 늘어놓으면서 활기를 찾는 그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다.

물론 처음 그의 놀랍고 황당한 변명에 넘어간 상사들이 조금 어색해보였지만 나라고 달랐을까?

<형사를 자칭하는 남자>는 왠지 두 사기꾼의 배틀 같은 분위기다.

서로 속고 속이는 상황과 마지막 반전이 황당하지만 깔끔하게 다가왔다.

<차이>는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난 후 한 편의 코미디를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반전의 연속과 보험회사의 음모가 현실적이고 인상적이었다.


<잠자는 토끼>는 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해체하고 재해석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결코 이기지 못하는 토끼.

이 승부를 뒤집기 위한 수많은 시도와 노력들.

재밌는 부분은 패배자 토끼가 이 경주의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가져간 것이다.

<국가기밀>은 만화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마지막 장면으로 넘어가면 놀라면서 이 기발함에 감탄했다.

<옷을 입은 코끼리>는 최면에 걸려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코끼리 이야기다.

사람의 말을 하는 코끼리, 성공적인 삶과 놀라운 경영 마인드.

‘너는 인간이다.’라는 최면이 코끼리를 가장 인간처럼 만들었다.

사람들이 살면서 잊고 있던 ‘인간’을 돌아보게 한다.


표제작 <마이 국가>는 읽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가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이 소설을 그 나라가 생기기 전에 출간되었다.

은행원이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간 곳에 마주한 ‘마이국’

스파이라는 오해, 사형판결, 사면 등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사이에 나오는 현대 국가의 문제점들과 이상한 마무리. 

간단하게 쓴 감상 이외의 수많은 단편들이 목차를 보는데 떠오른다.

취미의 결과 남편과 이혼하겠다고 말하고, 맛없지만 안전한 맛을 선택한 이유.

설녀를 기다리지만 욕망은 이루어지지 않고, 신선함을 찾은 결과는 과거와 같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초단편이라 순식간에 읽게 된다.

하지만 분량과 상관없이 반전과 유쾌하고 의미심장한 이야기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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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의 오토바이오그래피
양수련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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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59년에서 2025년 서울로 타임슬립한 인공지능 나노봇 이야기다.

이 나노봇의 이름은 라온제나이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시대에 떨어졌다.

자신이 개발된 시대가 아닌 과거와 정보 부족.

2025년과 어울리지 않는 차의 외양은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

도로에서 어떻게 할지 몰라 하는 첫 장면은 타임슬립의 재밌는 변주다.

그리고 카봇 형태의 제나가 처음으로 태운 손님은 산파다.

홀로 병원에 가야 하는 산모를 태우고 병원으로 달린다.

하지만 그 도중에 아이를 낳고, 탯줄을 끊는 것은 아기의 엄마다.

제나가 한 것은 태워주고, 병원까지 데리고 간 것까지.

여기서 제나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제나는 손님을 태우고 시공간을 넘어갈 수 있다.

다만 갈 수 있는 미래 시간은 자신이 탄생한 2059년까지다.

손님들을 태우고 각자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각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다양하게 풀려나온다.

십대 소녀에서부터 70대 노인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인생의 한 순간에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를 돌아본다.

무리하게 등장인물들의 사연에 개입하지 않고 지켜본다.

이 거리감이 개인의 경험과 연결될 때 좀더 강한 몰입도를 보여준다.

그리고 각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이어지는 부분도 많다.


제나는 탑승한 손님들이 가장 바라는 시간대로 간다.

물론 단순히 택시로 알고 막 대하는 손님들도 있다.

이들은 이야기의 대상이 아니고 우리의 현실을 살짝 보여주는 역할이다.

이 타임루프의 재밌는 지점은 억지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모를 때는 그냥 가만히 멈추고, 자신이 알 때까지 기다린다.

대표적인 것인 치매 노인 귀일의 사연이다. 

비가 오면 요양원을 벗어나 어딘가로 가는 귀일.

귀일이 가고 싶은 시간대를 알 수 없어 헤매는 제나.

하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고 반복해서 그와 함께한다.

그렇게 알게 되는 한 노인의 회한과 후회로 가득한 삶과 가족의 해체.

자신이 바란 것이 아니지만 작은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해 생긴 비극.


운전수가 없는 차를 타는데 사람들이 두려워하자 제나는 변신한다.

아름다운 여성형으로 변신해 시명을 반하게 한다.

고장난 자전거를 간단하게 고치는 것은 힘든 일도 아니다.

이 시명과 다시 만나게 되고,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노봇에 빠진 인간과 인간의 제1능력이 궁금한 제나.

이 둘이 만나 함께하는 시간과 엇갈린 감정은 소소한 재미다.

인간의 한 시기를 방문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의미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그 깨달음을 지속하는 것은 또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몇몇 대목에서 약간 작위적인 느낌도 있지만 순식간에 지나간다.

개인적으로 개발자 G의 정체가 궁금한데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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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유어 달링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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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순 스릴러다

현재에서 시작해 과거로 흘러간다.

한때 사랑했던 남편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죽이는 아내.

이 두 부부가 공유하고 있는 살인의 기억.

죄에 대한 처벌을 기다리고 있던 남편.

자신들의 살인으로 행복한 삶을 산다고 생각한 아내.

25년의 결혼 생활과 그 사이에 숨겨져 있던 부부의 비밀.

둘의 첫 키스가 있던 곳에서 아내는 남편을 죽인다.

과연 결말이 드러난 스릴러가 재미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을까?

단순히 순서만 꺼꾸로 한 것은 아닐까? 결코 아니다.


시간 속에 마모되는 순수한 감정들.

부유하고 안정적인 삶을 조금씩 좀 먹는 둘만의 비밀.

그런데 이 둘만의 비밀을 제외하고 또 다른 비밀들이 하나씩 밝혀진다.

교묘하게 구성하고, 조금씩 드러나는 이 부부의 은밀한 삶.

이 과정에 하나씩 드러나는 범인과 범행 수법.

혹시나 했던 것들이 역시나로 끝나는 상황의 연속.

이 사이에 등장하는 과거의 추억 영화와 범죄 실패 분석.

왜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남편을 죽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과 또 다른 살인들.

그 결말이 완벽했다고 생각하고 달리다 마지막에 맞이한 반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놓고, 중간에 나온 영화들이 다시 떠오른다.


톰과 웬디 부부는 결혼한 지 25년이 되었다.

둘은 같은 생일을 가지고 있고, 톰에게 웬디는 첫 키스의 대상이다.

이 첫 키스가 이루어진 곳이 중학생 수학여행 가서 <엑소시스트>에서 신부가 죽은 계단이다.

조지타운의 명소가 된 계단에 대해 엇갈리는 두 사람의 기억.

자신들의 과거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남편을 죽이려고 계획한 웬디.

실제 첫 장에서 아내는 남편을 밀어 살인하고, 사고로 신고한다.

그리고 가까운 과거로 가서 이 부부의 과거 행적을 두 사람의 시각으로 풀어낸다.

살인의 죄책감은 톰이 점점 더 술에 의존하게 하는데 그 이유를 밝히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볼 때 이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 부부의 문제 분석이기도 하다.


다른 시간 역순 스릴러와 달리 각 장면 전환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충분히 그 당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작은 단서를 깔아둔다.

그때 이 부부가 서로에 대해 가지는 마음과 사랑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 웬디가 생각하고 실천했던 살인이 다르게 다가온다.

처음에 가장 궁금하게 생각했던 둘이 공유했던 살인의 비밀이 끝도 아니다.

그 이전에 있었던 공모와 이벤트처럼 숨겨 놓은 일들은 또 다른 놀람이자 재미다.

이 중첩적인 이야기의 구조와 가장 순수했던 시간으로의 역행.

마지막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은 앞을 돌아보게 한다.

더불어 각자가 숨긴 비밀이 둘이 서로에게 어떤 작용을 하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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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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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온다 리쿠의 소설을 읽었다.

제목만 보고 괴담 이야기란 생각만 했지 커피와 연결하지는 못했다.

하나의 괴담이나 목차의 여섯 괴담 정도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런 나의 추측은 읽기 시작하자마자 금방 사라졌다.

커피 괴담은 네 명의 중년 남자가 카페를 순례하며 각자 알고 있는 괴담을 들려주는 모임이다.

이 설정만 놓고 보면 하나의 꼭지에 한 편의 괴담이 나와야 하지만 아니다.

일본의 여섯 지역을 돌고, 그 지역의 여러 카페에 들어가서 간단하게 괴담을 말할 뿐이다.

어떤 이야기는 괴담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의 것도 있다.

실제 괴담도 그렇게 길지 않아 뭐지? 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계속 읽다 보면 조금씩 이 모임에 빠져든다.

 

처음 커피 괴담이 시작한 곳은 교토다.

일본의 천년 고도. 낯익은 지명과 관광지들.

얼마 전에 읽었던 소설들의 흔적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처음은 세 명으로 시작한 이 모임을 다음부터 네 명으로 늘어난다.

레코드 회사 프로듀서 다몬, 음악가 오노에, 다른 친구 미즈시마.

나중에 참석하는 친구는 검사인 구로다다.

단순하게 카페를 돌면서 괴담을 나누겠다는 의도에서 시작했다.

일회성 모임일수도 있지만 계속 이어지고, 서늘한 장면들도 몇 번 나온다.

무더위 속에 시작한 이 모임은 커피만 마시겠다는 의도가 처음부터 무너진다.

카페만 돌고 커피만 마신다면 커피 중독자인 나도 어렵다.

 

“커피 괴담에 잘 오셨습니다.’로 괴담의 문을 연다.

하지만 이 말이 이야기의 첫 시작점은 아니다.

이미 친구들은 교토, 고베, 도쿄, 오사카 등에서 만나 걷고 있다.

한 지역만 도는 것도, 한 카페만 가는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왠지 모르게 작가가 실제 갔다는 그 카페들이 궁금해진다.

후기를 보면 이미 사라진 곳도 있다고 한다.

커피만 마시고, 카페만 돌겠다는 의도는 초기에 무너졌고, 시원한 맥주와 디저트도 먹는다.

그냥 단순한 친목 모임 정도인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분위기가 살짝 바뀐다.

검사 구로다가 고민하는 사건의 해결 단초를 제공하고, 도플갱어도 만난다.

괴담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

 

괴담을 다룬 소설이다 보니 짧게 괴담들이 나온다.

서늘한 느낌을 주는 괴담도 있지만 흔한 이야기도 있다.

자신들이 경험한 일들에 대한 것들 중 황당한 이야기도 나온다.

이 황당함도 살짝 받아들이면 재미난 이야기가 된다.

한 여름 깊은 밤 사람들이 모여 무서운 이야기를 나눌 때 그 느낌도 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야기 속에 한 번씩 무서운 괴담이 공기를 얼린다.

이런 부분에서 가장 예민한 인물은 다몬인데 다른 소설의 주인공이었다.

나의 저질 기억력으로 오래 전에 읽었던 소설의 주인공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목은 기억하고 있는 데 <달의 뒷면>과 <불연속 세계> 등에 나왔다고 한다.

<불연속 세계>이 소개글을 읽다 보니 이 모임의 인물들이 모두 등장하는 모양이다.

 

괴담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있을지도 모르고, 믿느냐 안 믿느냐가 아니라, 모르니까 좋다고 생각하고”

이 문장을 보면서 괴담을 이야기하고 있으면 “‘살아 있다’는 느낌”이란 말에 눈길이 간다.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이야기가 자신의 안전을 확인시켜준다는 말처럼.

한 괴담으로 깊은 곳까지 파고들지는 않지만 소소한 괴담들이 주는 재미가 있다.

버려도 늘 찾아오는 우산이나 다몬이 보게 되는 이상한 현상 등도 마찬가지다.

무서운 괴담과 다른 의미의 괴담들도 적지 않게 나와 흥미롭다.

일상의 틈새를 파고 들고, 괴이한 현상을 말하는 이야기들이 주는 재미가 미스터리와 엮인다.

커피 한 잔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으면 또 다른 재미와 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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