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베일에 싸인 에드거 앨런 포의 일생 중에서도 가장 알려진 바가 없는 포의 영국 체류 시절에 초점을 맞춘 이 소설은 작가가 수집한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와 각종 범죄가 판치던 19세기 초 런던 뒷골목을 배경으로, 물질주의에 물들어 도덕을 버리고 욕망에 허덕이던 영국 상류층의 이면을 고발한다.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엘리스 피터스 히스토리컬 대거 상 수상작. 

느리다는 평도 있지만 에드거 앨런 포의 이야기라면 그냥 지나가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시선을 끈다.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 작가 정유정의 장편소설. 수상 이후 오랜 시간 준비하여 야심 차게 내놓는 소설로, 치밀한 사전 조사와 압도적인 상상력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고 신비로우며 통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작품을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로 봐도 문제가 없다고 할 정도로 매력있는 평이 있다. 강렬한 필력을 이미 전작에서 보았는데 이번엔 또 어떤 재미와 즐거움을 줄지 기대된다. 

2011년 제144회 나오키상 수상작.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각종 문학상의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의 영광을 차지한 미치오 슈스케. 미치오 슈스케는 2009년 140회부터 2011년 144회에 이르기까지 총 5번에 걸쳐 나오키상 후보에 올라 마침내 5번째 노미네이트 만에 수상하며 일본의 대표적인 문학상을 모두 휩쓰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나오키상 수상작이란 것도 눈길을 끌지만 역시 작가에 먼저 눈길이 간다.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와 세 아이들의 미묘한 심리적 동요가 따뜻하고 내밀한 시선으로 그려져 있다는데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지 기대된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영화 [선셋 대로](1950)가 영화가 아닌 소설로 각색되었다. 무성 영화 시대의 스타였으나 은퇴하고 은둔하고 있는 노마 데스먼드를 통해 헛된 욕망과 좌절된 꿈을 보여준 이 영화는 제23회 아카데미상 11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그중 미술상과 음악상, 각본상을 수상했고, 제8회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예술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작가 켄 브루언은 이 탁월한 고전의 인물관계와 주제 의식에 21세기적 감성과 스케일을 입혀 <런던 대로>라는 색다른 누아르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영화가 몰락한 시나리오 작가와 늙은 여배우라는 설정을 통해 인간의 덧없는 욕망을 보여주었다면, <런던 대로>는 조직을 이탈한 갱과 은퇴한 여배우라는 캐릭터의 조합을 통해 도덕적 타락, 인간에의 환멸 등 보다 하드보일드적인 색채를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마지막 반전을 통해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존 트라볼타 주연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화 [장군의 딸]의 동명 원작소설 작가 넬슨 드밀의 '존 코리 시리즈'. '존 코리 시리즈'는 <플럼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세균 바이러스 전쟁, 중동 테러, 항공기 폭발 등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대테러 전쟁을 다루고 있다. <라이언스 게임>은 국내 출간되는 '존 코리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이다.

시리즈 첫 권도 재미있게 읽었다. 전작도 분량이 상당했는데 이번에는 더 무시무시한 분량이다. 856쪽이라니... 한 권으로 나온 것도 신기하지만 이 작가의 작품이 단숨에 읽힌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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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기 활동 종료 페이퍼

이전보다 책 권수가 줄어서 조금 부담이 덜 했습니다.  

좋은 책들을 많이 읽어 생각보다 충실한 독서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 신간 평가단하면서 좋았던 책 베스트 3  

기묘한 이야기 속에 담긴 블랙 유머와 깊은 사색이 아주 재미있게 풀려나왔다. 유럽 소설이 지닌 지루함을 뛰어넘는 이야기 방식도 역시 매력적이다. 

 

 

 

카렐 차페크의 명성은 이미 들었지만 이 한 권으로 충분히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풍부한 풍자와 은유는 나의 지력이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예상 외의 즐거움과 재미를 누리게 한다. 

 

 

<책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나 <보이지 않는>보다 속도감 있고 재미나지는 않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읽고 난 후 여운이 강하게 남는다. 서평에 나온 몇 가지 글 때문에 출판사의 정정 요청이 들어온 것도 색다른 부분이었다. 

 

2. 건의 하고 싶은 것은 매달 장르를 정해서 그 분야 책을 선택하면 어떨까 합니다. 

선택된 책들이 너무 무거워 약간 버거운 달이 이어지기도 하는데 이런 것을 조금을 덜어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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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1-04-1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달 장르... 이건 운영상 조금 어려울 것 같아요 ㅜㅜ 책 선정하는 과정에서 경중을 좀 조절해보도록 할게요. 좋은 활동 감사드려요!!! :) 고생 많으셨습니다~
 
명품 판타지 - 패션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나 샤넬에서 유니클로까지
김윤성.류미연 지음 / 레디앙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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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 명품이란 단어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제품 한두 개 정도 가지는 것이 여자들의 로망이 되었다. 남자도 물론 무시할 수 없지만 주 구매고객은 여자들이다. 여자의 로망이란 단어도 사실 나온 것이 얼마 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사치품이란 단어로 말해지던 것이 명품이란 마케팅 용어로 둔갑하면서 거부감이 사라졌다. 여기에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한국인의 평등의식이다. 최근에 읽은 강준만의 책에서 이 의식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아주 강하다고 한다. 럭셔리 시장에서 이 의식은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 좋게 말하면 평등의식 즉 너도 사면 나도 살 수 있다는 말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개성 없는 따라하기다. 

개인적으로 명품이란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이 책 저자처럼 그냥 럭셔리란 단어를 사용한다. 사치품이란 단어를 어지간히 친하지 않는 사람에게 말하면 충돌이 있기에 그냥 영어를 사용한다. 가끔은 브랜드라는 단어를 쓸 때도 많다. 이런 용어가 뭐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현실에서 이 힘은 아주 거대하다. 저자도 주장했듯이 이 용어가 사용되면서 거부감이 사라지고, 광고는 환상을 키우기 시작했다. 백화점 럭셔리 매장은 언제부터인가 줄은 세워 입장시키고 사람들은 그 제품을 구경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린다. 럭셔리 매장 밖으로 진열된 몇 개의 상품은 그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환상을 키운다.

럭셔리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흔히 한 번 사면 오랫동안 입는다고 가지고 다닌다고 말하는데 현실에서 그들은 곧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카드로 결제한다. 한두 개 정도 남에게 꿀리지 않기 위해 구입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경제 능력을 능가하는 구매를 하는 사람도 많다. 심한 경우 중독되어 사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도 있다. 보통 한 번 이런 럭셔리 제품을 사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만족하는데 심한 사람은 다음 날이면 그 만족감이 사라진다고 한다. 월급의 대부분이 이런 제품을 사기 위해 투입되고, 이런 세계를 더 많이 알게 되면서 더 많은 욕심이 생긴다. 나 자신도 책을 사기 시작하고 더 많은 작가를 만나면서 얼마나 무식하게 책을 샀던가. 그들의 구매 욕구에 공감한다.

원래 이 책의 가제는 <샤넬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샤넬은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 샤넬보다 일명 코코 샤넬로 불린 그녀의 디자인 정신에 더 가깝다. 저자는 모두 다섯 개의 키워드로 럭셔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처음이 모더니즘이고 그것을 실현한 사람이 샤넬이다. 저자가 책 속에서 끊임없이 샤넬을 외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녀가 시대가 바라는 바를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 하는 바가 바로 시대가 바라는 바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중심에는 점점 천연재료가 사라지면서 에코 디자인이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을 말하기 위해 저자는 럭셔리에 대한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정보를 수집 정리했다. 이 풍성한 자료를 읽으면서 어느 부분은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지만 더 많은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샤넬의 위대함은 무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다. 현재 럭셔리 브랜드들이 어떻게 기사회생하게 되었는지, 장인이 점점 사라지고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으로 이동하는 현실을 알게 된다. 자신들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 매출의 10% 이상 광고비로 지출하고, 단순히 옷에서 액세서리 쪽으로 무게 중심이 움직이는 현실이 더 눈에 들어온다. 저자도 말했듯이 옷이 너무 고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액세서리의 매출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실 나에게 럭셔리를 말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가방인데 아마도 이런 영향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 

모더니즘의 실용성을 지나면 오트 쿠튀르라는 단어를 만나게 된다. 문자 그대로는 높은 수준의 바느질이라는 의미인데 최고급의 맞춤복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이 오트 쿠튀르는 럭셔리 브랜드가 쉽게 포기하기 힘든 것이다. 물론 포기한 곳도 있다. 하지만 이것을 고급으로 놓아둔 채 상대적으로 저렴한(그래도 아직 아주 고가다) 브랜드를 개발했다. 우리에게 명품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 바로 오트 쿠튀르라는 것인데 실제 생산 공장이 동남아와 중국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앞으로 구매자들의 선택이 어떨지 궁금하다. 뭐 브랜드 충성도가 현재 워낙 강하니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한국인의 유별난 평등의식을 앞에서 말했는데 이것은 럭셔리의 본고장인 프랑스나 기타 유럽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 프랑스의 계급의식은 노동자가 이것을 사는 것을 원치 않다고 할 정도다. 계급적 자의식이 강하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된다. 그들의 소득수준이 우리보다 높고 우리보다 좀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도 럭셔리 브랜드를 애용하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물론 이것을 합리성과 개성이란 단어로 설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샤넬 스타일에 열광한 역사를 생각하면 좀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샤넬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그 유명한 향수 샤넬 넘버 파이브다. 향수에 무지한 나도 어릴 때부터 이 이름은 알고 있었다. 샤넬하면 어릴 때 향수가 먼저 떠오를 정도였다. 하지만 샤넬이 추구했던 것은 바로 토털패션이다. 향수도 그 하나고, 가방도 그렇다. 첫 시작이 모자였고, 옷이었던 것에서 몸에 걸치고 치장하는 모든 것으로 변한 것이다. 재미난 변화이지만 무시무시한 현실이다. 이제 사람들이 플라스틱에 브랜드 상징만 붙여 놓아도 몇 만원을 가볍게 지출하게 된 것이다. 액세서리 가격이 일반 의류매장의 옷 한 벌을 넘어갈 정도니 이 토털패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럭셔리 브랜드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루이비통과 베네통을 구분하지 못해 여자들에게 욕을 먹고, 샤넬과 구찌의 브랜드 상징이 뭔지도 몰랐다. 가격을 언론을 통해 들으면서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나를 이상하게 보는 여자들이 주변에 하나씩 생기기 시작했다. 어떤 여자는 남자들이 30대 초반에 럭셔리 브랜드를 너무 잘 아는 것도 문제라고 말하지만 그것도 모르냐고 말하는 여자가 더 많다. 처음에는 가격을 듣고 놀랐는데 지금은 1-2백만 정도 한다고 하면 얼마 하지 않네 하고 말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백화점에 가서 옷을 고르면 백만 원이 그냥 훌쩍 넘어가는 현실이니 어쩌면 나의 돈 감각이 무디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바라는 대로 앞으로 에코 스타일이 점점 더 많아지겠지만 과연 럭셔리 브랜드 파워가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사람들의 환상을 자극하고, 묘한 구매 충동을 유발하는 마케팅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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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공화국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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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와 향락, 패거리의 요새 밀실접대 65년의 기록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이 책은 저자의 한국 사회문화사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시리즈의 다른 작품을 아직 읽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저자의 다른 책들을 읽었고, 그의 저작들에 대해 신뢰를 느끼고 있다. 얼마 전에 읽은 <특별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우리의 현실을 낮 뜨겁게 만났는데 이제는 어둠 속 현실을 마주한다. 그 공간이 바로 룸살롱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고 느끼고 한 것 이상의 기록들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그 중심에는 기존에 출간 출판된 자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나열하면서 하나로 꿴 강준만이란 저자가 있다.

여덟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방 이후 요정에서 현재의 룸살롱까지 연대순으로 이야기한다. 현재의 룸살롱 이전에는 요정이 있었다. 요정하니까 왠지 근대의 풍경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전에 읽었지만 무심코 지나갔거나 잘 몰랐던 것 중 하나가 있다. 해방 후 임정의 독립투사들 중 일부가 요정에서 흥청망청 놀았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마주하면서 왜 그들이 정권을 획득하는데 실패하게 되었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것은 다시 4.19 혁명 후 그 주역들인 대학생들이 요정에 출입했다는 기록과 2000년 5월 5.18 룸살롱 사건과 이어진다. 이런 기록들은 학창시절 이래 오랫동안 품고 있던 왜 그렇게 많은 대학생 투사들이 지금은 사라지고 권력과 금력의 앞잡이가 되었는가 하는 의문에 대한 조그마한 해답이 된다. 

요정을 거쳐 룸살롱으로 오게 된 시대적 흐름과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기게 된 시기와 그 시대의 풍경도 같이 보여준다. 이 하나의 흐름은 정권의 변화 속에서도 변함이 없다. 아마도 많은 권력자들이 영웅호색이란 단어를 사용하여 이것을 옹호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자신들이 하면 문제없고 다른 사람이 하면 문제가 된다는 그들의 생각이 법이나 규제나 지시로 나타난다. 국회의원들이 술 먹고 실수한 사건을 주사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거나 룸살롱에서 형량이 거래되는 현실이 언론을 통해 그대로 보도된다. 이 보도에 대한 법원의 협박은 신문사를 움츠려들게 만들 정도다. 왜 아니겠는가! 판결을 내리는 사람이 그들인데. 

수많은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납품업자들이 엄청난 금액의 접대비를 지출하는 공간이 바로 룸살롱이다. 예전에 친구가 말하길 너무 그런 곳만 다니다보니 새롭고 신선한 곳을 찾게 된다고 할 정도로 그들은 익숙하다. 접대를 해야 하는 쪽에서 좋아하지도 않는데 같이 술을 마시고 2차까지 보내줘야 하는 상황은 분명 고역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부러움도 있었다. 그런데 한두 번 해보면 이것이 얼마나 고역인지 알게 된다. 뭐 룸살롱까지 가지 않는다 하여도 이런 접대의 어려움은 알 수 있다. 오죽했으면 친구들하고 편하게 소주 한 잔 하는 것이 더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하겠는가. 접대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그들의 얼굴은 짜증과 고민과 걱정으로 가득하다. 

저자가 룸살롱 공화국이라고 했는데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신문기사나 뉴스를 통해 예전에 접한 소식들인데 잊고 있던 기록들이 하나의 주제로 꿰어져 나오기 때문이다. 논문이나 신문기사나 인터넷 글들을 목적에 맞춰 문장으로 만들고 이것을 이어서 자신의 주장처럼 표현하는 그의 특징이 이번에도 잘 드러난다. 어느 순간에는 그의 주장은 어떤 것인가 찾게 될 정도로 인용된 문장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런 발췌된 인용문들이 현상을 설명하고, 객관성이라는 모양을 띄면서 그의 주장을 말해준다. 재미난 구성이자 서술방식이다. 

많은 글 중에서 집창촌과 관련된 성매매특별법이 눈길을 끈다. 개인적으로 집창촌을 반대한다. 문제는 이곳이 아니라 여기를 단속하고 없애면서 음성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오피스텔이나 기타 유사 성행위 업체로 숨어들었다. 그보다 더 문제는 전시행정으로 실제 매춘이 일어나는 곳은 제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범람하는 수많은 데이트 사이트나 풀살롱 사이트를 제외하더라도 길가에서 보이는 안마시술소만 가도 적발하는 것이 너무 쉽다. 그리고 적발 지역도 강남에 비교해 저렴했던 곳들이다. 뭐 대중에게 너무 알려진 대표지역이란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형평성 문제가 있다. 강남의 유명한 지역들은 전시행정만을 위해 한두 곳 적발하는 정도다. 더욱 웃긴 것은 이 적발된 사실을 업체 홍보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고급 룸살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곳들은 높으신 분들이 드나드는 곳이니 함부로 경찰이 다가갈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대형교회가 주말이면 도로를 주차장으로 사용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된 사실도 있다. 텐프로의 정확한 의미다. 이전에는 아주 특별한 여자들이 나오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호스티스의 화대 중 10%만 마담이 가져가기 때문에 그렇게 불린다는 것이다. 또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주가와 연동하여 여의도 룸살롱 영업이 변한다는 것이다. 정말 솔직히 까놓고 이야기해서 대한민국 성인남자 중 룸살롱을 싫어할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비용이 문제일 뿐이다. 이런 비용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접대다. 현찰로 받는 것이 아니니 접대 받는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다. 이것과 비슷한 것이 바로 골프다. 골프만 치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골프 후 룸살롱까지 같이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말 한국은 룸살롱 공화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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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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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다 소지의 새로운 주인공인 요시키 형사 시리즈 열한 번째 작품이다. 출간된 년도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에 올라갔는데 주간 문예춘추 선정 ‘20세기 미스터리 30’에 선정되었다. 이런 수상 경력보다 더 돋보이는 것은 역시 시마다 소지란 작가 이름이다. 물론 최근에 나온 작품들 중 몇 편이 기대에 많이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첫 작품인 <점성술 살인사건>의 영향력 때문이 졸작이기 때문은 아니다.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읽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겼다. 그리고 이번 작품은 단순한 본격이 아니다. 사회파적 문제의식을 녹여낸 작품이다. 그것도 한국과 관련해서 말이다.

이야기는 쇼와 32년 즉 서기 1957년 1월 홋카이도 삿쇼 선 열차에서 벌어진 기이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야행열차 속에서 한 피에로가 땀을 흘릴 정도로 열심히 춤을 춘다. 그가 사라진 후 총소리가 들린다. 늦은 밤 혹시 꿈이 아닌가 생각했던 관찰자는 이 소리에 잠이 달아난다. 그 혼자만 이 소리를 들은 것이 아니다. 이 총소리를 듣고 피에로를 찾지만 어디에도 없다. 변소를 열려고 하지만 잠겨있다. 차장을 통해 문을 연다. 그런데 그 속에 방금 전에 춤을 추던 피에로 시체가 촛불 속에 쓰러져 있다. 조금 관찰하다. 자살한 듯하다. 머리에 총상이 있다. 문을 닫는다. 하지만 이 특이한 광경을 사람들이 더 보려고 하고, 촛불을 꺼지 않았다는 지적에 다시 문을 연다. 놀랍게도 피에로 시체가 사라졌다. 그 좁은 공간에서 다 큰 어른이 틈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기묘한 사건이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은 현재다. 하모니카를 멋지게 부는 부랑자 노인이 관광객으로 붐비는 도쿄의 상점가에서 가게 여주인을 칼로 찔러 죽인다. 그 전 상황을 보면 여주인이 소비세 12엔을 받기 위해 쫓아가다가 벌어진 살인사건이다. 노인의 행동을 보면 치매에 걸린 듯하다. 너무나도 범인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분명한 살인사건에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이 점을 주시한 요시카 형사는 단지 소비세 12엔 때문에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고 느낀다. 정체도 분명하지 않은 노인이고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는다. 언론은 한창 소비세 논쟁이 있던 상황에서 좋은 기사거리를 찾았다. 이 기사를 본 교도소 교관 덕분에 노인의 정체가 밝혀진다. 유아유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26년간 비참한 복역 생활을 한 나메카와 이쿠오다. 

노인의 정체도 밝혀졌고, 증인도 많은 사건이니 이제 끝내도 될 듯하다. 그런데 요시키는 뒤끝이 개운하지 않다. 교도소를 찾아가고, 나메카와와 친했던 수감자 하타노를 만난다. 그를 통해 들은 말은 노인이 유아유괴범이 아니라는 것이다. 열약한 교도소 환경과 나메카와가 어떤 괴롭힘과 고통을 당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노인이 쓴 소설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소설이 책 처음에 나온 기묘한 피에로 열차사건이다. 몇 편 더 있는데 책 중간중간 나온다. 어떤 소설은 섬뜩하고, 어떤 작품은 환상소설 같다. 하지만 이 소설이 단순한 창작물이 아니다. 사실이 하나씩 밝혀질 때 소설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과거로 가면서 놀라운 비밀을 밝혀내고, 가슴 아프고 일본이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과거사가 하나씩 드러난다.

본격의 대가답게 작가는 열차와 관련된 트릭을 아주 재미있게 심어놓았다. 읽으면서 어느 정도는 <점성술 살인사건>을 떠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은 단순히 트릭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사회문제에도 눈길을 많이 주었다. 나메카와의 누명을 역설한 하타노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 “누명이란 무리한 질서 유지 혹은 치안 유지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범인이 나오지 않으면 주민에게 사회 불안이 싹트고 나아가 경찰에 대한 불신이 치솟는다. (중략) 세상에 알려진 흉악한 사건에는 반드시 결말을 지어둘 필요가 있었던 게 아닐까요? 일본인의 행복을 위해 행해지는, 정의라는 명목의 불합리한 폭력입니다.”(152쪽) 이 말을 일본에만 한정시키기에는 너무 우리의 현실이 뻔하다.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이런 시선 돌리기 혹은 감추기 자주 보이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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