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소설의 배경인 학교는 교육의 전당이라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 채 집단 따돌림, 체벌, 폭력, 성추행 등으로 얼룩져 있다. 냉혈한 살인마에게 그런 학교는 뿌리치기 힘든 먹잇감이다. 살인마는 병든 학교에 선한 얼굴의 탈을 쓰고 스며들어간 후 지능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빼앗고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한다.    

냉정하고 잔혹한 심리 묘사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기시 유스케의 신작이다. 화려한 수상경력은 그냥 지나가기 너무 힘들게 만든다. 인간 본성의 뒷면을 되짚어보고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惡의 실체를 주인공을 통해 전달한다니 나의 모습도 어느 정도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냉혹한 코브라와 세계 최대 코카인 카르텔의 마약 전쟁을 그린 소설이다. 미합중국 대통령의 비밀 지시로 코카인 카르텔과의 전면 전쟁을 벌이게 된 미국 주요 정보국들은 그 선봉에 CIA 대테러팀장으로 일하다가 적들에게 너무나 무자비하다는 이유로 방출된 '코브라'를 내세운다.  

거장의 귀환은 언제나 반갑다. 냉전이 사라진 공간을 이제는 마약과의 전쟁으로 채워넣고 있다.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작가의 이력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단숨에 빨려들어갈 것 같다. 무더위도 날아갈 것이다. 

 모리미 토미히코의 SF판타지 소설. 2010년 일본SF대상 수상작이자 2011년 일본서점대상 3위를 차지한 이 소설은 매번 교토를 무대로 삼아 '교토 작가'라는 별칭을 얻었던 토미히코의 작품에서는 이례적으로, 이름이 드러나지 않은 아기자기한 교외 도시를 배경으로 삼아 초등학생 주인공이 맹활약하는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다. 

잠시 주춤한 듯했던 그의 소설이 다시 나온다. 처음 번역된 소설 같은 신선함이 조금 사라진 것 같은 느낌도 있지만 매력적인 것은 변함없다. 환상을 현실과 멋지게 연결시키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은 과히 최고다.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가의 본격 청춘 음악소설. 일본 최대 규모의 출판사 고단샤는 창립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요시다 슈이치, 미야베 미유키, 아사다 지로 등 일본 최고의 작가에게 어떤 매체에서도 발표된 적이 없는 신작을 의뢰하여 출간하고 있는데, 오쿠이즈미 히카루의 <손가락 없는 환상곡>은 이 시리즈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무더운 여름 청춘은 불탄다. 음악소설이라는데 과연 내가 이 음악소설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행스럽게 미스터리가 있다니 문제 해결을 위해 나의 회색 뇌세포가 음악과 함께 춤추지 않을까 생각한다.  

 초자연적 존재들로부터 대통령과 시민들을 수호하기로 맹세한 뱀파이어 케이드, 그리고 그와 함께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젊은 정치인 잭의 활약상을 그린 소설. 실제로 작가는 폭로 전문기자로 활약했던 경험과 정치적 지식을 적극 활용, 이야기에 현실성을 불어넣음으로써 뱀파이어 스릴러임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포스트」로부터 현실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뱀파이어 소설은 언제나 나를 매혹시킨다. 현실적인 작품이란 평에 어울리는 뱀파이어 활약은 과연 어떤 것일까? 인간과 뱀파이어 콤비는 과연 어떤 식으로 연결되고 풀어질지, 그들의 적은 또 얼마나 강력할지 궁금하다. 점점 더 다양해지는 뱀파이어 소설이 무척이나 반가운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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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친한 친구들 스토리콜렉터 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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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리문학 중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다. 자주 가는 추리소설 카페에서 이 작품에 대한 호평을 보고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그 작품은 타우누스 시리즈 네 번째라고 한다. 기왕이면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기 좋아하는 나에게 약간은 주춤하게 만든다. 그러던 중에 <너무 친한 친구들>이란 작품이 나왔다. 이것도 시리즈 두 번째다. 조금 고민한다. 그래도 그 앞 작품이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을 생각하면 차선책이다. 물론 여기에 조그마한 행운도 작용했다.

작가에 대한 사전 지식을 충분히 가지지 않았고,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 대한 서평도 자세하게 읽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펼쳤다. 독일 미스터리에 대한 약간의 지루함을 예상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예상하지 못한 재미를 느꼈다. 몰입도와 가독력이 상당했다. 충분히 집중할 수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진도가 나갔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독일 추리소설에 대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트린다.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을 먼저 읽은 독자들이 이 작품의 부족함을 지적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읽지 않은 덕분에 충분히 만족스럽다. 오히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독일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던 2006년 6월 15일 목요일 오펠 동물원에서 사람의 손처럼 보이는 것이 발견된다. 집에서 이 전화를 받은 보덴슈타인 반장은 현장으로 출동한다. 15분 후 그의 파트너인 피아에게 전화한다. 비번이었던 그녀는 이 전화 덕분에 현장으로 온다. 손처럼 보였던 것은 손임이 밝혀지고, 다른 동물 우리에서 신체 다른 부위가 발견된다. 시체를 찾기 위해 경찰견이 동원되고, 얼마 후 들판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신분증 등이 없다. 그런데 시체의 얼굴을 보고 동물원장 산더가 누군지 알려준다. 그는 환경운동가 한스 우를리히 파울리다. 

파울리는 뛰어난 환경운동가다. 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를 추종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고, 그가 폭로한 정보들은 이권 관련 업체와 사람들을 긴장시키기 충분하다. 당연히 그에 대한 평도 극과 극을 달린다. 조사하면 할수록 그를 죽이고 싶어하는 인물들이 한 명씩 늘어난다. 부검과 파울리의 집을 조사한 결과 사건 장소와 여러 명의 용의자를 발견하게 된다. 이 정보들은 방대하다. 범인을 찾기 위해서는 한 명씩 하나씩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지루하고 끈질긴 작업들이 형사들 앞에 펼쳐진다. 독자들도 이 작업에 같이 참여하고, 그 사이에 피아의 흔들리는 연애감정이 이어진다.

흥미진진 사회파 미스터리와 러브 스토리의 환상적 조합이란 문구가 보인다. 환상적이란 단어에 완전히 공감하지는 않지만 잘 결합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은 러브 스토리가 아닌 도로 확장 건설을 둘러싼 비리다. 이 소설에 나온 검은 커넥션이 너무나도 한국적이라 놀랐다. 아니 대부분 부패와 비리가 이런 조합으로 이루어진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내부 정보를 폭로하고, 이 단서를 쫓아서 관련자를 구속하는 등의 일은 한국보다 훨씬 빠른 것 같다. 물론 그 위로 올라가면 꼬리를 짜르고 도망치는 도마뱀 같은 수뇌부가 있겠지만 말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자료를 왜곡하고 정보를 가공한 것이다. 우리의 민자 건설이 하나같이 적자가 나고 그 손실을 국민들이 보전해주는 계약을 태연하게 맺었는가 하는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기도 하다. 

가독력이 좋고 현실적인 형사들이 등장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두 남자 사이에 갈등하는 형사 피아에게 정신차려라고 말하고 싶고, 형사치고는 너무 몸을 사리는 것은 아니냐고 외치고 싶다. 과거 사건으로 인한 공포로 피아가 몸을 떨고 움츠릴 때 형사 이전에 피해자였음을 깨닫게 된다. 총 든 범인을 쫓을 때 자신이 방탄복을 입지 않았음을 걱정하고,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착각하는 실수도 범한다. 용의자가 한 명씩 사라질 때 겹치는 판단 착오와 객관성 잃은 감정은 사건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흥미를 북돋아준다. 이 소설보다 더 좋은 평을 얻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더 궁금해진다. 당연히 이 소설 다음에 펼쳐진 등장인물들의 관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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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
요 네스뵈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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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 제목을 보았을 때 프랑스 추리문학상대상 수상작인 미셸 크레스피의 <헤드헌터> 재간으로 생각했다.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지만 작가 이름을 잊고 있던 작품이다. 하지만 출간 연도와 간단한 책 소개를 읽으면서 다른 작품임을 알게 되었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고 잘나가는 스릴러 작가라는 평은 흔한 광고 문구처럼 보이지만 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작가를 거장들의 유럽판이라고 할 때는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다. 모두 읽은 지금 완벽한 동의는 힘들지만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정확한 판단은 유보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을 읽을 때는 제임스 시겔의 <탈선>이 떠올랐다. 

헤드헌터는 이 소설에서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중역(임원)이나 전문인력 등을 기업체에 소개해 주는 사람이나 업체를 말하고, 다른 하나는 글 그대로 머리 사냥꾼이다. 이 중의적인 의미의 사용은 주인공의 직업과 대결을 의미한다. 주인공 로게르의 낮 동안 직업은 헤드헌터다. 밤에는 그가 면접 본 사람들의 정보를 바탕으로 미술품을 훔치는 도둑이다. 최고의 헤드헌터인 그가 밤에 미술품을 훔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필요해서다. 그가 번 돈 대부분은 사랑하는 아내 디아나 밑으로 들어간다. 그녀와 함께 사는 필요 없이 큰 집과 그녀가 운영하는 적자투성이 갤러리 E를 위해서. 

최고의 헤드헌터인 그는 항상 고객이 원하는 사람을 추천하고 고객들은 항상 그의 선택을 받아들인다. 그는 FBI의 9단계 심문 기법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의 속내를 기가 막히게 읽어낸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그의 키 콤플렉스가 살짝 곁들여 있다. 그는 북유럽 평균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160대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170에 늘씬한 미녀다. 그는 그녀를 완전히 소유하기를 바란다. 아내는 아기 갖기를 원하지만 그 아이에게 아내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한다. 낙태를 권유한 조건으로 내 준 것이 갤러리 E다. 이 때문에 다른 위험한 부업이 생겼다. 그렇지만 진짜 위험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그가 지닌 탁월한 헤드헌터 능력 때문이다.

아내의 특별 초대전에 그는 한 남자를 소개 받는다. 바로 클라스 그레베다. 그는 전직 호테라는 기업의 CEO였다. 한때 유럽의 방위 산업에 GPS 기술을 제공하던 소규모 하이테크 기업이었다. 그는 이 기업을 인수합병으로 미국에 회사를 판 상태다. 그런데 이 업체를 모텔로 삼은 패스파인더가 CEO를 찾고 있다. 본능적으로 이 만남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고 느낀다. 그와의 면접은 그를 확신시킨다. 패스파인더가 요구하는 것 중 국적 문제가 있지만 그의 화려한 경력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가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에 대해 묻는다. 놀랍게도 2차 대전 때 사라진 루벤스‘칼리돈의 멧돼지사냥’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만 훔치면 그의 삶은 안정되고, 아내가 바라는 아이도 가질 수 있다. 바로 이 순간 그는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다.

보안회사 직원 우베 세케루드는 로게르의 미술품 절도 파트너다. 그가 있기에 쉽게 미술품을 훔치고 이 미술품을 암거래상에게 팔 수 있다. 이 둘의 협업은 은밀하고 누구도 이 둘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 그만큼 둘의 만남은 신중하고 비밀스럽다. 바로 이 신중하고 비밀스러운 만남이 다음에 벌어질 사건에 핵심으로 등장한다. 그 시작은 클라스 그레베의 인터뷰에서 살짝 나오고, 그의 집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앞에 깔아둔 장치들이 하나씩 힘을 발휘하면서 이야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제 책 제목의 다른 의미인 머리사냥꾼 이야기로 변한다. 쫓고 쫓기는 행동이 이어지고, 그 도중에 연속적인 살인이 벌어진다. 조금만 실수해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의 연속이다. 이 과정을 작가는 세밀하게 준비하고 구성하면서 한방 크게 터트린다. 멋진 구성이자 전개다. 그리고 살짝 숨겨둔 반전이 조그만 즐거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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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2 - 생명을 주관하는 소녀, 넘버 세븐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2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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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빠르게 시리즈 2권이 나왔다. 얼마 전에 시리즈 첫 권이 영화로도 나왔는데 아직 보지 못했다. 만약 봤다면 영화 이미지가 이 소설을 읽는데 영향력을 상당히 많이 발휘했을 것이다. 전투 장면이나 등장인물들의 이미지는 아마도 영화 속 장면들이 압도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미 다른 원작 소설을 둔 영화에서 경험했듯이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는 원작의 이미지는 상당히 사라지고 머릿속에는 영화 장면들로 대체될 것이다. 사실 이 부분이 원작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개인적으로 가장 불만이다. 내가 상상한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본다는 좋은 장점과 달리.

전편 이후 이야기를 당연히 다룬다. 존과 식스와 샘은 하나의 팀이 되어 달아나고, 새로운 가드가 등장한다. 부제에 나오는 생명을 주관하는 소녀, 넘버 세븐이다. 새로운 등장이니만큼 분량도 상당하다. 전편은 존이 중심이다. 당연히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그가 있다. 그가 느끼는 외로움, 안타까움, 두려움, 불만, 공포, 사랑 등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시리즈 첫 권으로서의 기본을 잘 지키고 있다.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쓴 것인지는 모르지만 영화 이미지도 강했다. 그런데 이번 소설은 발현된 능력들이 더 자주 나온다. 당연히 전투 장면이 늘어났다. 읽을거리가 더 많아졌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긴장감은 조금 덜해졌다. 

많아진 전투 장면이 재미를 주지만 긴장감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새로운 등장인물 세븐 마리나로 인해 전편의 연장선에 선 느낌을 준다. 자신과 같은 운명을 가진 가드들을 찾는 다른 넘버들의 삶과 불안과 공포를 말이다. 그녀의 비중이 많아진 것은 기존 등장인물들의 삶을 조금은 단순화시키는 부작용도 있다. 전편의 사건으로 FBI에 테러리스트로 수배되는데 이 긴장감을 충분히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잠시 쫓기는 장면이 나오지만 그들의 능력을 생각하면 긴장감이 크게 와 닿지 않는다. 특히 식스와 함께 한 후 모가도어 인과의 전투가 어느 순간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그들의 능력이 더 커지고 레거시를 운용하는 능력이 더 좋아진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말이다.

이것을 감안했는지 모르지만 새로운 강적 세트라쿠스 한 명을 살짝 등장시킨다. 본격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다음 시리즈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 같다. 물론 여기에 맞춰 살아남은 가드들도 한 명씩 모일 것이다. 더 많이 모인 만큼 전투는 더 격렬해지고 거대해질 것이다. 문득 이번 소설을 다 읽은 후 <트랜스포머 3>의 영상들이 떠올랐다. 아마 그 영화가 전투로 시작해서 전투로 끝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자신들의 행성을 잃었지만 지구에서 그 능력을 새롭게 발휘하는 것과 함께 연관시켜서 말이다. 거기에 기본으로 깔아놓고 있는 주인공의 사랑과 화려한 볼거리까지.

전편에서 존이 느낀 복합한 감정들이 세븐을 통해 어느 정도 나오지만 약간 부족하다. 그녀의 세판인 아델리나의 심리 변화가 너무 갑자기 변한 것도 아쉽다. 조금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해야 하나? 현실에서는 가능할 수 있지만 소설에서는 역시 아쉽다. 그리고 그녀의 활약이나 존재감이 약한 것도 이 아쉬움에 일조를 한 것 같다. 아마도 전편에서 존과 헨리의 관계를 본 것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을 날려버릴 새로운 가드들의 등장과 연속되는 전투 장면은 오락소설의 본연에 충실하다. 깊이를 버리고 재미를 확실하게 선택했다. 과연 가드들의 만남과 모가도어 인과의 전투가 어디까지 발전하고,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하다. 중요한 등장인물들의 죽음에 가차 없는 전개 또한 다음에는 누굴까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시리즈 끝까지 기다려진다. 다음 시리즈는 언제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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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가득한 심장
알렉스 로비라 셀마.프란세스 미라예스 지음, 고인경 옮김 / 비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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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설이다. 촘촘하게 편집하면 단편 분량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단편 소설 이상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차분해지고 가슴 깊숙이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단숨에 읽게 되지만 그 사랑 이야기에 잊고 있던 순수함과 열정을 깨닫게 된다. 열 가지 사랑 이야기가 주는 평범하지만 진실한 사랑은 우리가 가끔 혹은 너무 자주 잊고 있던 것들이다. 너무 흔해서 평범하게 느껴지고 소중함을 모른다고 흔히 하는 말처럼. 그리고 마지막 열 번째 별을 말할 때 평소 너무 인색했던 그 단어가 왜 그렇게 가슴에 와 닿던지 모르겠다.

첫 장에 가위소년이 나왔을 때 조금 섬뜩했다. 2차 대전 다음 해인 1946년을 배경으로 했기에 더욱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희생자라는 단어가 즐겨 읽던 추리소설을 연상시키면서 이런 분위기를 더 조성한 모양이다. 하지만 희생자는 사람이 아니고 그 사람이 입고 있던 옷이다. 옷도 전부가 아닌 손바닥만 한 크기의 사각 별 모양으로 오려낸 것이다. 살짝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만든다. 희생자가 한 명씩 더 늘어나면서 이 사건은 프랑스의 자그마한 도시 슬롱스빌 사람들은 두려워한다. 그 이유는 추위를 막아줄 얼마 안 되는 옷가지를 잃을까봐서. 이 짧은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준다. 일상적이지 않은 사건과 전후 물자부족과 궁핍한 경제생활 등을 말이다.

왜 이렇게 손바닥만 한 옷자락을 자르는 것일까? 이 의문은 바로 밝혀진다. 섬뜩함도 잔인함도 악의에 찬 행동도 아닌 한 소년의 순수한 사랑 때문이다. 이 괴이한 사건의 범인은 슬롱스빌 시립 고아원에 살고 있는 미셸이다. 그는 같은 고아원의 소녀 에리를 사랑한다. 이 둘의 사랑은 걸음마를 시작했을 때부터 언제나 꼭 붙어 다녀 떨어져 있는 것을 보는 것이 더 놀랄 정도다. 그런데 어느 날 에리가 갑자기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병의 원인도 모른다. 현대 의학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코마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미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이때 어두컴컴한 아케이드 아래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던 초라한 할머니를 만난다. 

슬프고 절망에 빠진 그가 이 불쌍한 할머니에게 일주일치 양식 값인 1프랑을 준다. 에르미니아 할머니는 그의 슬픔을 읽고 그에게 이유를 묻는다. 그는 사랑하는 에리의 사연을 이야기한다. 할머니는 에리의 병이 사랑이 부족해서 생긴 병이라고 말한다. 사랑 결핍을 치료한 방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서로 다른 아홉 가지의 사랑을 지닌 사람들을 찾아서 그 사람들 모르게 옷을 별 모양으로 오려야 하는 것이다. 이 아홉 조각을 꿰매서 별이 가득한 심장을 만들어 에리에게 주면 된다. 여기에 열 번째 비밀의 별이 더해져서 에리를 낫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이유로 가위소년이 탄생했다.

아홉 가지 사랑을 찾아 떠난 소년에게 진실한 사랑이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남녀 간의 사랑이 비교적 쉽게 보인다.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남녀가 너무 쉽게 싸운다. 그들 옆에 기묘한 한 쌍의 남녀가 앉아 있다. 여자는 아주 추한데 남자는 굉장한 미남이다. 이 묘한 연인들의 사랑스런 모습을 보면서 의문을 품는다. 여자가 엄청난 부자일까? 그 옛날의 농담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그 비밀은 곧 밝혀진다. 남자가 맹인이다. 이 둘은 외모의 벽을 허물고 자신들이 찾던 왕자와 공주를 발견한 것이다. 미셸은 완벽한 한 쌍의 사랑을 찾았다. 이렇게 소년은 사랑을 하나씩 발견하고 깨닫게 된다.

이어지는 사랑은 오래 지속되는 사랑, 자식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동물에 대한 사랑, 책에 대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생명에 대한 사랑,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등이다. 이 사랑들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거나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다. 사랑하는 여자 친구를 구하기 위해 별 모양의 옷자락을 오려내는 미셸의 모험은 한 소년의 성장소설인 동시에 러브스토리다. 그 마지막 완성은 별이 가득한 심장을 들고 찾아간 에리의 병실에서 “사랑해, 에리.”라고 말할 때 이루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랑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다. 모두 읽은 지금도 이 단어가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 나의 사랑이 부족한 모양이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사랑해’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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