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마감] 9기 신간평가단 마지막 도서를 발송했습니다.

1. 신간평가단 활동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하나의 사건을 치밀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그려내었고, 이전 한국소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내용과 전개였다. 읽는 내내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읽고 난 후 느껴지는 묵직하고 강한 울림도 일품이었다. 


 

2. 신간평가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이번 평가단 도서들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 문학도 많았고, 읽고 싶었지만 기회가 되지 않아 뒤로 미루어두었던 작가의 작품도 읽게 되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쁜 일이 많아 10기를 신청하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한가해지면 다시 도전하고 싶습니다. 늘 좋은 책, 재미있는 책 보내주셔 고마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엑스칼리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3 아서 왕 연대기 3
버나드 콘웰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데르벨이 들려주는 아서의 장대한 이야기가 끝났다. 아서 왕 연대기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다. 제목도 그 유명한 검 엑스칼리버다. 신화와 전설 속에 꾸며진 그가 데르벨의 손에 의해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온다. 그에 대한 전설 대부분이 기독교에 의해 윤색된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처음부터 그를 왕으로 등장시키지 않았고, 과장되게 표현하지도 않았다. 어떻게 보면 답답할 정도인데 이 때문에 더 그에게 빠져든다. 물론 여기에는 데르벨의 모험과 활약이 중심에 있다.

시리즈 마지막이다 보니 많은 인물과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1권부터 궁금했던 의문점이 하나씩 풀리기도 한다. 데르벨의 왼팔이 어떻게 잘렸는지, 그가 왜 생쥐대마왕으로 불리는 산쉼 대주교 밑으로 들어가 기독교인이 되었는지, 란슬롯의 행보는 어떻게 되었나 등이다.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이 거의 끝부분에 나오는데 안타까움과 강렬한 사랑이 느껴진다. 현대의 시각에서 보면 황당한 전개일 수도 있지만 그 시대는 현재의 우리와 분명히 다르다. 바로 그 부분이 이 소설이 지닌 매력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중반 이후 빨라지는 전개와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전투 장면의 묘사는 강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마치 한 편의 전쟁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이 시리즈를 보면서 아쉬웠던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브리튼 족과 색슨 족에 대한 지식과 이해 부족이다. 이 두 부족의 대립이 현대에 어떻게 평가되는지, 어떤 역사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을 모른다고 소설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왜 이 두 부족이 그렇게 치열하게 싸웠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앵글로색슨족이란 단어가 이런 호기심을 불러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색슨족이 등장하여 아직도 대립중임을 알려줘 더욱 호기심을 부채질한다. 나중에 이 부분은 따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시작은 멀린이 브리튼의 신들을 부르기 위해 대마법을 전개하려는 대목부터다. 전편에서 브리튼의 보물을 모아 신들을 부르겠다는 그의 의도는 성공한다. 아서에게 엑스칼리버까지 빌려 그는 소환의식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 의식은 중간에 중단된다. 그것은 아서의 아들 귀드레를 제물로 바치고자 했기 때문이다. 둠노니아 왕자의 피가 필요한데 실질적인 지배자가 아서이다 보니 그의 아들이 제몰로 선택된 것이다. 신들이 강림하면 지상천국이 펼쳐지고 제물은 솥에서 부활한다고 말한다. 알 수 없는 미래 일에 자기 자식을 죽일 정도로 이성이 없는 아서가 아니니 이 행동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물론 이 때문에 니무에의 강력한 저주를 받지만.

이런 소환 의식 도중에 데르벨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둠노니아를 위해 사자가 되어 자신의 아버지인 색슨 족 왕 앨레를 찾아간다. 앨러와 연대해서 반 아서 진행을 대항하려고 했던 아서의 시도도 역시 실패한다. 이후 펼쳐지는 아서 대 색슨족 및 반 아서 진영의 전투는 힘과 지혜와 용기의 대결로 이어진다. 이 대전투는 실제 역사 속에도 남아 있는데 작가의 손에 의해 사실적이면서도 화려하게 부활한다.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결코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을 각오하고 전투에 임하는 데르벨과 전사들의 모습은 가슴 한켠에 진한 감동을 준다. 이것은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만든다.

이 시리즈에서 중요한 설정 중 하나가 바로 서약이다. 아서가 왕이 되지 않는 것도 바로 서약 때문이고, 데르벨이 이리저리 묶인 것도 서약 때문이다. 명예와 서약은 지키는 자에게는 그 의미가 크지만 이를 우습게 여기는 자에게는 한낱 말일 뿐이다. 이 소설 속 두 영웅 아서와 데르벨은 이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실천한다. 중간에 데르벨이 아서가 서약에 집착하는 것을 보고 아쉬워하지만 그 또한 니무에의 서약에 묶여 있다. 이 서약 때문에 우리가 알고 있던 아서 왕의 전설 대신 군주 아서가 나오게 된다. 그리고 음유시인들의 노래를 통해 아서의 전설은 각색되고 와전된다. 여기에 란슬롯도 한몫한다. 그가 한 것이 바로 여론 조작과 역사 왜곡인데 왠지 우리 현실과 겹쳐보이는 것은 왜일까? 

대단원의 장인만큼 변함없이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사라진다. 시간의 흐름 속에, 전쟁 중에 죽는다. 물론 그 사이에 피어나는 사랑과 욕망도 수없이 많다. 멋진 인물들이 수없이 등장하는 이 소설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다. 배신의 아이콘 역할을 하는 산쉼 주교다. 그는 예상 외의 모습을 보여주며 멋진 조연 역할을 한다. 음모의 중심에서 혹은 변방에서 끝없이 움직이는데 은근한 매력을 발휘한다. 우직하고 충직하며 강렬한 인물 속에서 다른 매력을 품었다고 해야 하나? 밉상에 짜증나는 캐릭터지만 은근히 가슴 한 곳에 인상을 심어주는 인물이다. 그 외에도 이 소설은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비록 끝까지 살아남지는 못하지만. 이 시리즈는 역사와 신화가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잘 보여준다. 멋진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번째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네번째 손
존 어빙 지음, 이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존 어빙의 소설을 처음 읽는다. 집에 있는 그의 다른 소설을 생각하면 의외다. 다른 책 본다고 바빠서 그런 것도 있지만 왠지 쉽게 읽히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더 강했다. 가끔 이 작가의 소설 평을 읽으면 재미있다는 글이 올라오는데 그래도 늘 두툼한 분량이 쉽게 손을 뻗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에 읽은 이 책은 왜 사람들이 그를 높이 평가하게 되었는지 살짝 맛을 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구성이나 전개를 보면서 한때 너무나도 열중했던 폴 오스터가 떠올랐다. 이 둘의 연관성을 섬세하고 꼼꼼하게 따진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잘 생겼지만 결코 모험을 하지 않고 오는 여자를 절대 막지 않는 매력적인 뉴욕 방송기자 패트릭 월링퍼드는 인도에서 한 서커스 취재 중 사자에게 왼손을 잃게 된다. 이 영상이 전세계를 떠돌면서 ' 사자사나이'나 ‘재앙맨’으로 불린다. 그 전에도 그의 매력에 빠진 수많은 여자들 때문에 방종한 생활을 했었다. 모험심이 없어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사건은 결국 새로운 손을 붙이는 수술로 이어지게 되고, 그 손 주인의 아내가 바라서 임신시키고 그 후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약간 황당한 설정과 전개인 것 같은데 사실 이 설정이 그렇게 강한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그것은 패트릭을 중심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의 사연이 세밀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그 사연과 감정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관계를 이어가는 구성이 어떻게 보면 복잡할 수도 있지만 삶의 미묘함과 기묘함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전혀 관계없던 사람이 어떻게 연결되고, 이전 관계는 또 어떻게 추억되는지 보여줄 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렇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리 삶 속의 만남과 헤어짐과 그리움과 아픔과 사랑 등이 하나씩 풀려나온다.

이 소설이 매력적인 주인공의 성적 활약만 다루었다면 재미는 있을지 모르지만 남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작가는 패트릭의 직업을 통해 현재 미디어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노출한다. 자극적인 정보와 앞뒤 연관성 없는 뉴스만 방송하는 것이다. ‘맥락의 부재’인데 한국의 현실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상당히 양호한 것이라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고? 그것은 허위나 과장 홍보 등을 아무 검증 없이 내보내고 아주 가끔은 혹은 자주 왜곡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언론이 사실만 보고해도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을 때 느낀 것과 비슷한 정도로 패트릭이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뭐 소설만 봐서는 이 정도가 아니겠지만.

‘맥락의 부재’가 패트릭을 직업적으로 힘들게 한다면 네 번째 손의 주인인 도리스는 감정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그 감정은 사랑이다. 그녀는 바로 패트릭의 왼손에 이식된 기증자의 아내다. 또 그와 섹스를 해서 작은 오토를 낳은 어머니기도 하다. 제목의 의미를 거의 끝부분에 말해줄 때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이 겪는 감정의 흐름들이 가슴 한 곳에 콕 박힌다. 물론 중간중간 문화 차이인지 아니면 과장된 것인지 잘 모를 상황들이 등장한다. 아이에 집착하는 여자들, 무분별한 섹스 등등. 하지만 이런 설정이나 장면이 세상에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 책보다 더 무시무시하고 코믹하고 황당한 경우가 많은 요즘에 말이다. 저자는 이 소설의 설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을 ‘만약에’라는 가정 속에서 썼다고 한다. 앞으로 이 작가의 더 많은 소설을 읽는다면 호불호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자ㅇ난감 - 상.중.하 세트
꼬마비.노마비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네 컷 만화로 스릴러를 그려내었다. 처음 이 책에 눈길이 간 것은 작가에 대한 나의 착각 때문이었다. 가끔 이런 실수를 한다. 그리고 특이하고 강렬한 제목도 한몫했다. 책을 받고 이리저리 넘겨보는데 어! 하고 놀랐다. 네 컷 만화였기 때문이다. 이미 받은 책이니 빨리 읽자 생각하고 펼치는데 처음부터 강렬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대로 몰랐기에 혹시 단편집인가 하고 생각도 했다. 그런데 차분하게 읽어나가니 하나로 이어진다. 특이한 구성과 전개다. 단숨에 상권을 다 읽은 후 이야기 속에 등장한 인물의 말에 크게 공감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상, 중, 하 세 권이다. 상권 표지는 빨강, 중권은 파랑, 하권은 보라다. 저자와의 대담을 보면 붉은색이 이탕의 단죄, 푸른색이 법치, 보라색이 혼란 혹은 복잡이란다. 어떻게 읽어야 할지 잘 모르겠는 ㅇ 속의 캐릭터가 그것을 나타내준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대담을 읽고 찾으니 보인다. 물론 각 권에 등장하는 분량도 색에 따라 다르다. 처음 연출할 때부터 그런 것인지 아니면 나의 단순 착각인지는 더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각각 다른 캐릭터들이 치밀하게 계산된 상태에서 등장한다는 것이다. 우연한 관찰자가 사연을 가지게 되고 또 다른 관계를 맺는 것 같이.

크게 흐름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연속살인을 하는 이탕과 형사 난감이다. 중간 이후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 둘이 예상하지 못한 전개를 보여준다. 연속살인자 이탕의 사이드 킥인 노빈이나 또 다른 살인자 송촌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 네 명은 서로가 엮여 있다. 이 엮인 관계와 이어지는 살인들이 잠시도 긴장감을 풀지 못하게 만든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의 관계 속에 밝혀지는 사연들은 뒤끝이 찜찜하다. 내가 알고 사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현실과 내가 하는 살인이 정의를 대변한다는 착각 등이 바로 그것이다. 

처음 이탕이 살인을 하는 것도 우연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뒤로 가면 이것은 필연이 된다. 탕이 지닌 능력이 힘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가 죽인 인물들이 보통의 선량한 사람들이 아닌 패악무도한 살인자들이기 때문이다. 상권에 그가 연속살인자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피해자의 과거도 같이 보여주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가 무의식 중에 흔히 ‘그놈 잘 죽었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상황을 만든 것이다. 거기에 살해당한 피해자에게 강간당한 후 자살한 여학생의 아버지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감정들은 이것을 더욱 강화시킨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살인이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네 컷 만화지만 잘 짜인 구성과 이야기는 소설 그 이상의 재미를 준다. 귀여운 그림체 뒤에 숨겨진 사연과 살인과 상황들은 순간적으로 섬뜩함을 느끼게 만든다. 증거를 둘러싼 두 살인자의 현실은 이 만화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은유로 읽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간중간 숨겨진 세부사항과 사회 현상에 대한 풍자는 현실의 적절한 반영이다. 법이 가진 자 편에서 힘을 발휘하는 현실에서 증인과 증거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아무리 정의와 진실을 외쳐도 막힌 통로를 통해 필터링이 되는 현실에서는 더욱더. 하지만 아는 자들의 노력으로 시간의 틈 속에서 그 정의와 진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비록 바라는 것 같은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해도.

이 만화는 올해 읽은 수많은 스릴러 소설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네이버 카툰으로 연재되었다고 하는데 그 때는 몰랐다. 알았다고 해도 아마 그림체 때문에 읽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다. 만화 결말은 조금 다르고 외전은 카툰에 없었다고 한다. 매일 혹은 매주 몇 번씩 조금 올라오는 것을 보는 것과 책으로 한 번에 다 보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다. 한 편으로 완결되는 이야기가 아니고 네 컷 만화임을 생각하면. 이탕의 진화가 보여주는 변화는 익숙해진다는 것이 주는 무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작가의 인터뷰에 영웅들의 커스텀은 허세라고 말하면서 진짜 무서운 강도는 법을 사용한다고 할 때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영웅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즈 가든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6
기리노 나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미로 시리즈 유일한 단편집이다. 모두 네 편이 실려있다. 표제작 <로즈 가든>을 제외하면 1993년~5년 사이에 발표한 작품들이다. 미로 시리즈는 번외 편인 <물의 잠 재의 꿈>을 포함하여 모두 다섯 권이다. 현재까지 그 중 네 권을 읽었다. 마지막 작품인 <다크>를 남겨두고 있는데 다 읽고 나면 아쉬울 것 같다. <다크>에서 무라젠의 죽음이 나온다는 것을 듣고 가슴 아파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더. 하지만 미로와 무라젠의 매력을 맛본 사람이라면 끝을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리즈 중 가장 먼저 번역 출간된 것이 <다크>임을 생각하면 말이다.(실제 다른 출판사에서 먼저 번역된 것은 <얼굴에 흩날리는 비>지만 시리즈 완간한 비채에서 가장 먼저 출간한 작품은 <다크>다.)

해설을 보면 가장 나중에 출간된 단편이 표제작 <로즈 가든>이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미로의 자살한 남편 히로오가 주인공이다. 그를 통해 본 미로의 과거는 낯설고 위태롭고 굉장히 자극적이다. 작가는 두 개의 시간을 다룬다. 현재는 인도네시아에서 서비스를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고, 과거는 미로의 첫 만남과 이별이다. 특히 미로의 과거사는 굉장한 충격을 주는데 과연 이것이 사실인지 아니면 지어낸 이야기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 읽으면서 허구라는 생각이 더 들었지만 히로오에 감정 이입되는 동시에 떨어져 나오면서 약간 혼란이 생겼다. 이 간결한 이야기가 머릿속 기억을 헤집게 만들고 다음 이야기에 호기심을 품게 만든다. 이 단편에서 미스터리는 아마 이 이야기의 진실 여부가 아닐까?

<표류하는 영혼>은 자살한 여자의 약령을 다룬다. 이 시리즈의 성격 상 악령은 당연히 가짜다. 그녀가 살고 있는 맨션에 등장한 이 악령은 한 여자의 자살에서 비롯했다. 조그만 맨션 안에 뒤엮인 관계가 풀려나오는데 소소한 재미가 있다. 소품으로 미로의 성격 등이 잘 드러나 있다. 과연 악령의 정체는 무얼까? 왜 그런 악령이 등장했을까? <혼자 두지 말아요>는 사랑 이야기다. 중국 접대부를 사랑한 한 남자가 사랑을 확인하고자 하면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다. 너무나도 예쁜 중국 접대부 애인의 마음을 확인해달라는 황당한 의뢰를 한 남자가 한다. 당연히 의뢰 거절이다. 그리고 곧 그가 살해당한다. 이 의뢰 거절에 미안함을 느끼고 가슴 아파한 미로가 사건을 수사한다. 이 수사과정에서 드러나는 신주쿠의 풍경은 낯설다. 꼬인 관계는 감정의 혼란과 믿음 부족 등으로 더욱 복잡해진다. 결국 드러나는 사실은 아이러니한 현실을 담고 있다.

자신들이 몰랐던 딸의 숨겨진 과거를 아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랑의 터널>의 첫 장면이 딸의 죽음으로 숨겨진 과거를 안 부모에게서 시작한다. 딸 메구미는 타고난 재능으로 SM클럽의 여왕으로 불렸었다. 부모는 딸이 살았던 집에 가서 그 흔적을 모두 없애달라고 미로에게 요청한다. 그런데 이 일을 너무 쉽게 생각한 미로의 행동이 한 발 늦었다. 다음날 간 그 집은 이미 누군가가 온통 헤집어 놓은 상태다. 쉽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의뢰가 이제는 단순 사고로 알려졌던 사건을 재조사하는 수순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짐작했던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설명은 현실이 지닌 무거움을 그대로 반영한다. 미스터리적인 재미가 가장 강한 작품이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