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살자들 블루문클럽 Blue Moon Club
유시 아들레르 올센 지음, 김성훈 옮김 / 살림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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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특별 수사반 Q 두 번째 이야기다. 전작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에서 칼과 아사드 콤비가 멋지게 사건을 해결했다. 그런데 이번 소설에서는 한 명 더 특별 수사반 Q에 합류한다. 로즈다. 경찰이 되고 싶었지만 체력과 다른 문제로 될 수 없었던 그녀가 경찰 비서가 된 것이다. 그런 그녀를 이 특별한 수사반에 넣은 것은 어쩌면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반장 입장에서 당연할 일일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베테랑들은 경찰을 떠나는 현실에서. 칼은 당연히 처음에는 그녀가 자신의 수사반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어떻게 내좇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매력을 뽐내며 조용히 한 역할을 차지한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하게 만든다.

 

전작에서 여성 정치인이 엄청난 인내력과 생명력을 뽐내며 나를 감탄시켰다면 이번에는 키미가 바로 그 역할을 한다. 도망자였다가 반격을 가하는 그녀의 활약은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녀를 찾기 위해 도살자들이 펼쳐둔 조사의 그물을 벗어나 움직이면서 조금의 멈춤도 없이 상대방을 공격하는 그녀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가 점점 드러나는 과거는 연민을 자아내기보다 오히려 혐오와 공포를 불러온다. 그녀가 도살자들 무리와 함께 벌린 사건들 때문이다. 그들의 행동에 죽음에 이른 인물이 몇 명이고, 삶이 파괴된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물론 금전적 보상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여전히 그때의 공포에 짓눌려 있지만.

 

키미가 하나의 흐름을 이루면서 도망자이자 공격자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디틀레우 일행은 현재까지도 폭력과 살인의 쾌감에 사로잡혀 생활한다. 덴마크 상류사회의 일원이자 엄청난 부를 가진 이들의 과거와 현재는 결코 깨끗하지도 존경스럽지도 않다. 자신들을 짓눌러 오는 스트레스를 다른 사람에게 폭력과 살인으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자신의 욕망이 거부될 때 보여주는 몇 가지 행동은 그들의 삶이 어떤 식으로 풀려왔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가끔 우리 언론을 통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진 재벌가 자식들의 행동이 떠오른다. 물론 소설 속 설정은 이보다 훨씬 강하다. 어떻게 저렇게 꾸준하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생긴다. 현실에서는 더 할 수도 있지만.

 

모든 수사의 시작은 칼의 책상 위에 올라온 하나의 파일이다. 1987년에 있었던 열일곱, 열여덟 살 소녀 소년 오누이 구타 살인 사건이다. 이미 범인이 자수한 사건이다. 종결된 사건이다. 그런데 이 파일이 그를 흔든다. 처음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수사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사실이 나온다. 그리고 결국 그 파일이 어떻게 자신의 사무실에 오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 바로 이때부터 사건은 단순한 의혹에서 의심을 거쳐 확증된 것으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밝혀지는 과거의 죽음과 폭행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간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 빗나간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지.

 

전작에서 보여준 두 콤비의 활약은 변함없다. 이번에도 아사드의 활약은 눈부시다. 그리고 그의 과거가 궁금해진다. 여기에 로즈의 활약이 덧붙여지면서 이 수사반의 힘이 더 강해지고 빨라진다. 제대로 된 팀이 된 듯한 느낌이랄까. 또 키미의 과거와 복수가 겹쳐지면서 긴장감과 긴박감이 더해진다. 전편의 여성 의원과 키미를 보면 이 시리즈는 여성이 주인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들이 보여준 인내력과 용기와 대담함이 너무나도 돋보이기 때문이다. 바뀐 것이 있다면 단순한 피해자였던 그녀가 복수를 한다는 것 정도. 하지만 이 또한 진실이 드러날 때 통쾌함보다 답답함과 혐오감이 더 크게 자리한다. 그것은 바로 키미의 과거 때문이다. 그녀가 피해자였지만 한때는 잔혹한 가해자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마지막 한 가지 덧붙인다면 이 시리즈 이제 겨우 2편이지만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나만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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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샤니 보얀주 지음, 김명신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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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쉽게 만나기 힘든 이스라엘 소녀와 군대 이야기다. 군대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는 낯설고 힘들어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에서 군대를 다녀왔거나 군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을 읽었다면 조금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낯선 것은 역시 군 생활이다. 한국 군대에서 가장 힘든 것이 내무반 생활이란 것을 감안하면 그녀들이 겪은 군 생활은 여유롭다. 물론 대치 상황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강한 긴장감이 흐른다. 누가 더 힘든가보다 고민의 방향이 다르다. 이것을 생각하면서 읽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녀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보인다.

 

세 소녀가 돌아가면서 등장한다. 그녀들이 겪고 있는 군 생활과 현실과 미래의 고민이 같이 다루어진다. 야엘, 아비샥, 레아 등이다. 각각 다른 부대에 배치되고 다른 경험을 한다. 이 경험들이 과거와 맞물리고 역사와 사건과 엮이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이 낯선 흐름은 문화 차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놀랍다. 10대 소녀가 미국 드라마나 영화 등에 열광하는 것은 낯익은 풍경이지만 성적 자유도와 군 생활의 여유는 놀라울 정도다. 국가가 안고 있는 대치 상태와 긴장감이 그녀들에게는 아주 약하게 나온다. 뭐 이런 것은 외국에서 우리나라를 볼 때도 늘 있는 것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및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잘 모르면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이제껏 읽은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소설은 가리키는 방향이 달랐다. 이스라엘의 거장은 자신들의 삶에 집중했다면 팔레스타인은 자신들의 삶과 가장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스라엘을 같이 다룬다. 덕분에 팔레스타인이 주인공이면 이스라엘은 좋은 역할을 할 수 없다. 언론에 비쳐지는 현실의 풍경도 역시 약자인 팔레스타인에게 힘을 실어준다. 물론 팔레스타인의 테러가 있을 경우는 다르다. 이 테러에 대한 것도 역사와 상황을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거기까지 들어가면 너무 심한 논쟁으로 벌어질 수 있다. 이 소설 속 한 장면도 사실과 관계없이 언론에 의해 왜곡된 사건이 나온다. 피상적이었던 두 나라의 관계를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할 부분이다.

 

세 소녀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가장 많은 분량을 다루는 군 생활은 한국보다 편안해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군대다. 2년이란 시간은 이스라엘 남녀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이 군 복무를 마친 후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전 세계를 여행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소설에도 그런 부분이 나온다. 군대 월급을 모아서 다녀온다는 사실에 부러웠다. 물론 그들도 그 후 취직이나 대입 등의 고민을 안고 있다. 단지 우리보다 조금 약할 뿐이다. 그 차이가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부러움의 대상일 수도 있지만. 그리고 예루살렘의 높은 집값과 임대료 문제는 결코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는 삶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상명하복과 기수별로 나누어지는 선임과 후임의 관계가 한국 군대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다면 이들은 조금 느슨해 보인다. 이 느슨함은 보기에 따라서 군의 기강과 연결될 것 같지만 이스라엘 군의 강함을 생각하면 표현의 차이로 다가온다. 물론 그녀들이 근무하는 공간이 긴장도가 떨어지는 곳일 수도 있다. 수많은 군인들이 함께 근무하는 우리의 부대와 달리 이들이 있는 곳은 몇 명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와 같은 일이 벌어지기는 힘들 것이다. 더 심한 경우도 있겠지만. 팔레스타인과 대치 상황에서 벌어지는 한 에피소드는 우리와 너무 다르다. 레아가 매뉴얼을 따라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단계를 높여가는 과정은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흔히 팔레스타인 배경 소설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아비샥 오빠 댄이 군대에 갔다온 후 자살한 첫 장면은 이후 이 소녀들이 군에서 겪게 되는 부조리한 모습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댄을 사랑했던 야엘이나 환상을 가지고 국경에서 근무하던 레아나 모두 이런 부조리한 현실에서 폭력과 죽음을 마주한다. 옆에서 근무했던 동료가 전쟁에서 죽기도 한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부모가 자식들이 군대갈 때 걱정과 두려움을 안고 있는 현실이 떠오른다. 지금 인기 얻고 있는 <진짜 사나이>란 예능이 군을 살짝 미화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 소설은 바로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내면을 다룬다. 그래서인지 공감을 불러오는 장면도 많이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소녀들의 모습은 우리의 군인들과 닮아 있다. 혹은 파괴되거나.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고, 등장인물들의 상황에 몰입하지 못하면서 그 재미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지만 입대를 두려워하는 한 소녀의 목소리는 여운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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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우 헌터스 2 : 재의 도시
카산드라 클레어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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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보다 더 쉽게 읽힌다. 아마 전편에 자세하게 설명한 설정들이 힘을 발휘한 모양이다. 그리고 번역자도 바뀌었다. 이 차이가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동안 언더월드에 사건이 발생한다. 각 종족의 아이들이 하나씩 죽는다. 피가 모두 사라진다. 가장 먼저 의심받는 것은 당연히 흡혈귀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인 발렌타인이 나와 아들 제이스가 만나고 사라진 천사의 검이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알려줄 때 명확해진다.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몇 가지 설정도 역시.

 

전편에 이어서 펼쳐지는 대결 구도는 발렌타인과 그의 아이들이다. 강한 악의 축 발렌타인을 뒤좇고 세상을 위험으로부터 구하는 것도 역시 그의 아이들이다. 즉 클라리와 제이스 둘이다. 아직 미성년자인 그들이 발렌타인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려고 할 때 어른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고착된 사고에 빠져 핵심을 놓친다. 이번에는 과거 악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신문관을 등장시킨다. 그녀는 발렌타인을 증오한다. 이 증오가 그의 아들 제이스에게 이어진다. 그 다음은 괴롭힘과 억압이다. 십대 소년 소녀가 주인공인 소설에서 이런 장치는 도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은밀한 탈출이 또 다른 모험과 사건을 만든다.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서 인물 관계도가 더 복잡해진다. 새로운 비밀도 조금씩 더 나온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발렌타인이 자기 아이들에게 심어둔 능력들이다. 이번 이야기에 이 능력들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능력의 비밀은 다음 이야기를 위한 설정으로 변한다. 시리즈를 만들 때 이런 설정의 연속은 독자로 하여금 호기심을 가지게 만든다. 그 비밀이 하나씩 벗겨질 때 감탄하고 또 다른 설정에 빠져든다. 최고의 장면은 역시 이번 권 제일 마지막 문장일 것이다.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알려준다.

 

판타지 소설의 공식을 따라가면서 남매 사이의 은밀하고 끈적하게 펼쳐지는 로맨스는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까 고민하게 만든다. 사이먼과의 삼각관계는 또 다른 재미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숨겨진 감정들이 풀려나오고, 감정이 흔들리고, 명확해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시 변한다. 이런 변화가 이어지는 와중에 위험이 다가온다. 이 위험은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게 한다. 특히 두 남매가 순간의 열정에 사로잡힌 그 순간 이 둘 사이에 어떤 비밀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시리즈가 후반에 가면 이 둘 사이의 감정이 제대로 정리될 텐데 아직은 그 은밀함과 아슬아슬함이 주는 재미가 상당하다. 물론 너무 길게 끌어 어느 순간엔 지루한 느낌도 있다.

 

십대가 주인공인 판타지를 읽을 때면 늘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어른들은 뭘 하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제대로 된 어른 역할을 하는 인물은 루크 하나 밖에 없다. 늑대인간인 그만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모든 사건의 핵심에 다가간다. 물론 여기에 조력자가 있다. 대마법사 매그너스다. 개인적으로 등장하는 분량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 매그너스다. 그가 있음으로 인해 어린 섀도우 헌터스들이 발렌타인과 싸울 수 있다. 아직 시리즈의 2권만 읽은 상태라 앞으로 어떤 중요한 인물들이 등장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다음 권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클라리의 엄마 조슬린이 깨어난다면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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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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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성경의 천지창조 7일과 어떤 관계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책이 시작하는 앞부분에 창세기를 인용한 문장이 있다. 그럼 이 소설도 그것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일까? 아니다. 그리고 맞다. 창세기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과는 상관이 없지만 주인공 양페이가 아버지 양진바오를 저승에서 발견하는데 걸린 시간과 관계가 있다. 정밀하게 들어가면 더 많은 연관성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것까지 파악하기에는 아직 나의 노력이 부족하다. 다만 양페이의 삶과 그가 만난 사람들의 삶이 가슴 한 곳에 진한 여운을 남긴다.

 

양페이. 그의 탄생과 죽음은 일반적이지 않다. 어머니가 기차를 타고 가다가 화장실에서 낳았는데 철로에 떨어졌다. 그를 키운 것은 철로에서 일하던 아버지다. 안타까운 것은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그를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사고로 양페이가 죽은 것이다. 이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풀어낼 때 부자 사이의 강한 사랑과 연대가 느껴진다. 결코 평범하지 않다. 어쩌면 이 7일은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기 위한 시간이자 그 사이에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시간이다. 이 이야기들은 현재 중국이 앓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의 파편들이다. 그래서인지 읽으면서 강한 현실성과 우리의 기준을 넘어선 현실에 놀라게 된다.

 

기본적으로 깔아놓고 진행하는 설정이 있다. 그것은 살아있을 당시의 지위가 저승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화장터인 빈의관의 풍경을 통해 그대로 적용된다. 그리고 죽은 자에게 무덤이 없으면 영원한 안식을 취할 수 없다. 요즘 한국도 무덤의 가격이 점점 올라가면서 화장을 한 후 납골당에 그냥 모셔둘 뿐인데 중국도 역시 엄청난 가격에 무덤이 거래된다. 이 때문에 일어나는 사연들 중 하나는 안타까움과 함께 강한 연민을 불러온다. 죽은 자의 안식도 돈이 없으면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의 현실이 더 강하게 머릿속에 와 닿는다. 요즘 중국 소설을 읽으면 이런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의 최근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더 심한 것도 있다.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죽은 후 화장을 기다리면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자세다. 한국이라면 죽었으니 모두가 똑같다는 평등의식이 드러날 텐데 여기에선 그대로 수긍하고 받아들인다. 아마 현실에 대한 풍자이자 은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주의 국가가 가져야 하는 평등이 깨어진 현실을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수는 없을 것이다. 계급이 죽은 후에도 적용될 사회라면 현실은 얼마나 강할 것인가. 또 급속한 산업화와 개발에 의해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고 인권이 무참하게 짓밟히는 풍경은 우리와 너무 닮아있다. 큰 사고가 생겼을 때 문제를 덮고 사실을 왜곡하는 모습을 보면 요즘 우리의 뉴스가 떠오른다.

 

부조리한 사회의 풍경은 기본이다. 그 사이 사이에 현실의 높은 벽 앞에 무너진 사람들이 나온다. 욕망이 실현되지 못하고 오해가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사랑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가치도 자신이 가져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쉽지 않다. 바로 이런 현실을 작가는 이승과 저승이란 두 경계를 통해 보여준다. 정말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낮은 곳에 사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드러난다. 특히 마지막에 슈메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축제는 그것을 가장 잘 보여준다. 사람들의 진정한 마음과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양페이가 아버지를 만난 후 돌아가는 곳도 바로 이들이 머물고 있는 곳이다. 재미있고 계속 여운이 남는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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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디비전 1 샘터 외국소설선 10
존 스칼지 지음, 이원경 옮김 / 샘터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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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전쟁>의 새로운 시리즈다. 새로운 시리즈라고 했지만 주인공은 바뀌었다. 존 페리의 입대 동기 해리 윌슨 중위가 주인공이다. 해리가 주인공이라고 했지만 그가 모든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소설의 구성은 하나의 큰 줄기를 따르는 연작소설에 더 가깝다. 아직 2권을 읽은 상태가 아니라 전체적인 윤곽을 제대로 잡을 수 없지만 2권의 목차에서 1권에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단편처럼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은 구성이지만 그 밑에 흐르는 개척연맹과 콘클라베를 둘러싼 음모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아마 2권에서 그 핵심이 드러날 텐데 기대된다.

 

모두 일곱 에피소드다. 첫 에피소드 <B팀>은 이 소설의 핵심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분량도 가장 많다. 이 에피소드에서 벌어진 사건이 이후 다른 에피소드에도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 물론 어떤 에피소드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가 펼쳐진다. 하지만 그 바탕에 흐르는 것은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바로 이 때문에 각 에피소드를 읽을 때 어떤 단서가 있는지 조금 더 집중하게 된다. 대부분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하고 에피소드가 주는 재미에 빨려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어떤 연관성을 가진 것인지 발견하지 못한 두 번째 에피소드 <널판을 걷다>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개척 행성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전작들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작가는 이야기를 만들고 이것을 꼬아서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SF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 바탕에 깔린 것은 인간과 권력과 욕망 등이다. 기술적 과학적 외피를 벗겨내고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극이나 그 어떤 사실적 소설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어쩌면 다양한 표현 방식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과거의 인종주의자가 우주로 나가서는 또 다른 인종주의자가 되는 모습을 보여줄 때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리고 어려운 과학을 힘들게 설명하지 않으면서 설명하는 기술은 장르 소설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페리가 콘클라베 무역선을 이끌고 지구에 온 이후 개척연맹의 거짓이 드러났다. 신병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개척연맹의 일부가 분명히 음모를 꾸미고 있다. 그 첫 이야기가 <B팀>에서 시작한다. B팀도 A팀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뭐 나중에는 그들의 활약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게 되면서 특별팀으로 불려야하겠지만 말이다. 아직 퍼즐 맞추기의 초반전이다. 그래서인지 에피소드 각각이 독립적으로 보인다. 해리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많지 않아 살짝 불만이 있지만 후반부에 가면 각 에피소드가 하나로 이어질 것이다. 아니면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복잡한 듯한 구성이지만 재미있게 흘러간다. 과학소설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다고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경험이 있다면 더 재미있겠지만. 이전에 우주에서 펼쳐지는 전쟁을 더 선호했는데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조금 다른 재미를 알게 되었다. 단편 SF걸작선들을 읽을 때 느낀 재미와 유사하다고 하면 너무 과한 평가일까? 해리와 슈미트, 슈미트와 아붐웨, 해리와 콜로마 등의 관계는 갈등과 협력 관계를 아주 잘 만들어내는데 읽으면서 어떤 방향으로 튈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문제를 해결한 후 새로운 문제가 드러나는 상황이 이어지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시리즈물의 특징이다. 그 덕분에 독자는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지만. 그리고 언제쯤 소르발이나 가우와 해리 윌슨이 만날지도 궁금하다. 이들이 만나면 음모의 핵심에 도달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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