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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타이완에 가는 사람이 가장 알고 싶은 것들 - 2015~2016년 전면개정판 ㅣ First Go 첫 여행 길잡이
정해경 지음 / 원앤원스타일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몇 년 전에 타이베이를 한 번 다녀왔다. 3박 4일 일정으로 급하게 크리스마스 시즌에 갔다 왔다. 날씨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비도 오고, 생각보다 싸늘한 날씨였다. 급하게 가다 보니 숙소도 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역까지 택시를 타고 나왔다. 그 후에 이동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었다. 택시비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고, 역 이름만 말하면 택시 기사가 잘 데려다 주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떠난 탓에, 느긋한 일정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탓에 많은 곳을 보지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예류에 너무 오래 머물다가 지펀을 놓친 것이다. 만약에 그때 이 책이 내 손에 있었다면 밤에 숙소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일정을 짜는 일이 상당히 줄었을 것이다.
첫 타이완 여행 이후 몇 번 정도 다시 가려고 일정을 짰다. 그때마다 비행기 값이 너무 비싸거나 호텔 등이 없어 포기했다. 꽃보다 할배 대만 편이 나온 후는 더 힘들었다. 출장가는 직원들의 좌석이 없을 정도였으니 뭐 말할 필요도 없다. 추위에 약한 아내를 생각하면 겨울은 피하고 싶다. 그런데 이 동네 태풍도 자주 온다. 작년에 대만을 다녀온 직원 중 한 명은 비를 3일 동안 맞았다고 한다. 뭐 우리도 겨울에 부슬비를 맞고 다니기는 했지만. 이런 저런 날짜를 빼면 사실 갈만한 날은 많지 않다. 그 유명한 망고빙수를 먹기 위해서는 10월 전에는 가야 한다. 점점 시간 짜기가 힘들어진다. 하지만 대만 여행 서적을 보면서 먹고 싶은 것과 가고 싶은 곳이 늘어났다.
이 책은 정말 첫 타이완 여행을 가려고 하는 사람에게 맞추었다. 얼마 전에 본 <오사카 편>과 도입부는 비슷하다. 일정은 기본적으로 5박 6일인데 일반 직장인이 타이완을 이렇게 다녀오기는 쉽지 않다. 저자도 일정에 맞춰 이 책에 나온 여행지를 조정하면 된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부지런 사람들이라면 하루에 한두 곳 정도를 더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고, 나처럼 느긋한 사람은 늦게 움직이면서 하루에 한두 곳 정도 그냥 놓칠 것이다. 자유여행의 묘미가 바로 여기에 있으니 큰 불만은 없다. 늘 말하는 것이지만 다음에 다시 오면 된다. 뭐 몇 년째 다시 오면 된다고 말해 놓고 못가고 있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떠난 타이완 여행이었던 지난 여행은 몰라도 너무 몰랐다. 이 책에 나오는 몇 곳을 돌아다녔지만 빡빡한 일정은 아니었다. 인터넷 검색으로 첫 목적지와 다음 목적지를 연결했는데 실수를 하면서 걷다가 유명한 곳을 방문하게 되기도 했다. 101빌딩은 전철이 개통되지 않았을 때라 전철역에서 걸어갔다. 걸어가는 동안 본 것은 수많은 백화점과 럭셔리 브랜드 매장들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때라 그런지 젊음의 열기가 가득했다. 솔직히 101빌딩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빌딩 안에 있다는 거대한 추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보기는 했는지. 생각나는 것은 101빌딩 딘다이펑에서 1시간 이상 기다려 밥을 먹었다는 것 정도다.
사실 최근에 읽은 책이나 꽃할배를 통해 본 대만의 음식은 너무 맛나 보였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중국 음식 특유의 향이 너무 강해 스린 야시장에서 산 지파이도 사실 먹다가 버렸다. 화덕에 구운 빵은 맛있게 먹었지만 야시장을 감싸 도는 향기가 너무 강해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준비없이 간 곳이다 보니 음식을 제대로 선택할 수도 없었다. 지파이 정도가 유명했고 다른 음식은 잘 몰랐다. 예류에서 그냥 들어간 식당의 음식이 예상 외로 잘 맞았지만 수세미 조각이 나오면서 기분을 버렸다. 시먼딩을 돌면서 주전부리를 몇 개 사먹었지만 역시 잘 모르다보니 책 등에서 본 맛나 보이는 음식들을 그냥 지나갔다. 솔직히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바로 이 음식들이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다시 타이완을 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때 놓친 장소와 음식을 이번에는 한 번 경험해보기 위해서다. 생각보다 세밀한 정보가 있어 책을 기본으로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한다면 더 좋은 여행이 될 것 같다. 물론 간 곳 중 좋았던 곳은 다시 가고 싶고, 그때 가지 못한 곳은 이번에는 시간을 내서 꼭 가고 싶다. 몇몇 식당 정보를 자세히 조사해서 그 음식들을 맛보고 싶다. 처음 타이완에 가려는 사람에게는 기본 안내서가 될 것이고, 나처럼 한 번 이상 갔다 온 사람은 추억과 함께 아쉬움을 남긴 장소와 음식을 찾아가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아! 빨리, 다시, 조금 더 길게, 그곳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