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당탐정사무소 사건일지 - 윤자영 연작소설 한국추리문학선 5
윤자영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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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스터리에, 시리즈로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네요. 기대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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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 살인사건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3
에드거 월리스 지음, 허선영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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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미스터리 걸작선 중 두 번째로 읽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전작 <트위스티드 캔들>보다 훨씬 구성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나아 보인다. 빠른 전개와 등장인물들의 감정의 폭이 너무 심하다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탐정을 등장시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재밌다. 물론 몇몇 장면에서 사건 해결의 단서가 보이고, 오랜 세월 추리소설을 읽은 직감이 범인을 생각보다 쉽게 짐작하게 만들기는 했다. 정확한 출간 연도를 알 수 없어 같은 시대의 미스터리와 비교하는 재미는 조금 반감된다. 현재까지도 계속 출간되는 작가들에 비해 분명히 아쉬운 점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인이자 백화점 사장인 손튼 라인은 백화점 직원 오데트 라이더에게 청혼한다. 이 청혼은 아주 매몰차게 거절당한다. 자신의 시도 나쁘게 평가하고, 이런 자신을 자른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당당하고 대차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서 그녀가 이렇게까지 거절을 한 이유를 조금씩 알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그녀가 가난한 집안의 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사실은 손톤 라인이 시체로 발견되고, 그녀가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밝혀진다. 이 사이에 손톤은 그녀를 백화점 비리 혐의자로 몰아가려고 한다.

 

손톤 사장이 백화점 횡령 비리를 밝히기 위해 고용한 인물은 유명한 형사 잭 탈링이다. 탈링은 중국에서 아주 큰 명성을 올린 경찰이다. 실제 비리 의심자는 밀버그이지만 손톤 사장은 이것을 오데트에게 덮어씌우려고 한다. 그의 청혼 거절에 대한 복수다. 탈링은 거절한다. 사실에 부합하는 의뢰가 아니기 때문이다. 탐정이 거절했지만 손톤은 자신이 후원하는 범죄자가 있다. 절도범 샘 스테이다. 스테이에게 손톤 사장은 존경과 흠모의 대상이다. 실제 작은 함정을 파기 위해 오데트 양의 집에 찾아갔다. 다행히 그때 탈링 일행이 있어 이 함정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손톤 사장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상황이 바뀐다.

 

작가는 손톤 사장의 죽음을 통해 그 동안 숨겨져 있던 비밀을 하나씩 파헤친다. 그 중 하나가 오데트 양이 교외집과 재산의 정도를 알게 된다. 그녀의 하숙집에서 발견한 증거물품은 그녀를 더욱 불리하게 만든다. 살인 현장과 살인 도구가 발견되고, 의심스러운 지문 하나도 찾아낸다. 그런데 오데트 양이 사라졌다. 수배 명령이 내려진다. 놀라운 사실 하나가 밝혀지는데 그것은 손톤 사장을 쏜 총 주인이 탈링이란 것이다. 그는 손톤 사장의 친척이자 유일한 상속자다. 다른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이라면 그도 유력한 용의자 중 한 명이 되었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 알게 모르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링추다. 중국 경찰 출신인데 범죄자에 대한 탁월한 본능을 가지고 있다. 재밌는 것은 그와 함께 생활하는 탈링이 그의 영어실력도 잘 모르고, 가족의 비극도 모른다는 점이다. 여동생의 죽음과 손톤 라인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의심의 무게가 실린다. 여기에 횡령으로 잡힐 뻔한 밀버그도 있다. 손톤의 죽음으로 그는 일시적인 백화점 관리인이 된다. 회계조사를 위한 장부를 회계회사에 넘기는데 이것이 불타면서 그의 횡령을 입증할 방법이 없다. 이렇게 작가는 한 명씩 용의자를 널어놓는다.

 

의심의 눈초리를 먼저 내세우고, 알리바이나 심증 등으로 하나씩 용의자를 지워간다. 가장 유력했던 오데트 양은 손톤의 살인 시간에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알리바이가 입증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장 기뻐하는 인물이 탈링 탐정이다. 그는 오데트 양을 사랑하게 된다. 이 감정의 변화가 솔직히 조금 눈에 거슬린다. 한때 할리우드 영화에서 위기를 극복한 남녀가 항상 사랑에 빠졌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예상하지 못한 장면들을 연출하면서 가독성을 높인다. 치밀하고 세밀한 장면들이나 설정 등이 부족하지만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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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다시, 당신에게로
오철만 지음 / 황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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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사진이라는 말에 혹했다. 요즘 저자처럼 필름 사진을 주로 찍는 작가들이 있다는 사실은 안다. 지금도 집 곳곳에 있는 앨범 등에는 학창 시절 찍은 필름 사진들이 있다. 그 당시는 디카처럼 마구 찍던 시절이 아니다. 필름 하나에 찍을 수 있는 횟수가 지정되어 있고, 보관도 잘 해야 했다. 저자가 배낭의 반을 필름으로 채워 다녔다는 말을 바로 이해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필름 현상 후 그 사진을 스캔해서 보관하고 후보정 작업을 하는 것 같다. 색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는 나 같은 사람은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사진의 세밀한 차이를 아직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강렬한 색채와 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에 오랫동안 눈길이 머물렀다.

 

세계테마기행 출연보다 한 장의 사진이 나에게는 더 강렬한 유혹이었다. 한때 세계테마기행을 즐겨보았다고 해도 말이다. 길이란 단어는 여행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가끔 읽게 되는 사진에세이는 대부분 멋진 사진들이 오랫동안 시선을 머물게 하고, 정제된 글들이 생각에 잠기게 한다. 보통의 에세이보다 조금 빠르게 읽을 수 있지만 어떤 이야기는 더 오랜 시간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장의 사진과 그 위에 간결하게 쓴 글들은 가끔 빛의 반사로 읽기 힘든 순간도 있지만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 더 많다. 사진가의 사랑이란 글도 마찬가지다.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부드럽게 머물며 치밀하게 관찰하는 것,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고 눈도 깜박이지 않는 것, 그렇게 호흡마저 멈춘 완전한 진공의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한다.

 

마흔여덟 이야기들은 분량도 모두 제각각이다. 짧은 글은 몇 글자 되지도 않는다. 어떤 이야기는 일반 산문처럼 흘러나온다. 물론 이 각각의 이야기에는 다양한 사진이 함께 한다. 그런데 이번 책은 읽으면서 최근 귀찮아 잘 하지 않는 부분 스크랩한 것들이 꽤 많다. 위의 사진가의 사랑이란 글도 그렇다. “나이를 먹을수록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것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는지, 그 안에서 꽃피는 유연함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된다.”고 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속적인 것이, 규칙적인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더욱 그렇다. 잠깐의 유혹을 수없이 넘어야 도달할 수 있는 경지다.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잠깐의 유혹에 굴복했던가.

 

단순히 사진만 아름다운 책이 아니다. 가슴 훈훈하고 가족의 애정이 진하게 가슴속으로 파고드는 이야기도 있다. 샤데 에피소드가 대표적이다. 잘 보지 못하는 아들에게 자신들의 선물이 도착하길 바라는 부모와 이것을 힘들게 들고 가서 이틀 동안 수소문해서 전달하는 저자 일행의 모습은 눈가에 흘러내린 몇 방울의 밝은 빛으로 강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이 일 이후 그들에게 어렵게 전달된 편지 한 통은 멀리 돌아온 거리만큼 깊은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 편지 한 통이 전달되는 과정을 돌아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선의가 겹겹이 쌓여 있다. 저자는 겨우 몇 개의 짐이라고 하지만 그 ‘겨우’가 누군가에게는 ‘전부’일 수도 있다.

 

“삶이 더해질수록 간직하고 싶은 장면들이 늘어날 것 같았으나 새로운 시간이 그저 과거의 시간을 밀어낸 뿐이었다.” 마음은 더 많은 장면을 간직하고 싶을 것이다. 현실은 이것이 불가능하다. 사진가가 돌아다닌 수많은 장소와 시간들은 간직하고 싶은 장소이지만 모두 기억할 수 없다. 그의 기억들 속 장소나 사람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 조금씩 잠식된다. 인도에서 색을 배웠다는 그의 말은 강렬한 색 대비가 돋보이는 사진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컬러 사진보다 흑백 사진이 더 강렬한 색을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책의 크기가 아닌 더 큰 사진으로 본다면 어떨까 하는 작품도 꽤 있다. 그의 사진을 사려고 하다 가격 때문에 연락이 끊어진 사람 이야기는 내 생각은 어떤지 돌아보고, 사진가의 설명에 조금 더 고개를 끄덕인다. 사진가의 전시회를 둘러싼 현실은 성공한 사진가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만들고, 필름에 새겨진 시간들은 잠시 내게 머물다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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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웅불
다카하시 히로키 지음, 손정임 옮김 / 해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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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59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다. 오랜만에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을 읽었다. 한때 즐겨 읽었던 문학상인데 어느 순간 뜸했다. 권위 있는 문학상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고, 위시리스트 상위에 올라간다. 그렇다고 꼭 읽는 것은 아니다. 쌓여가는 책이 많아질수록 왠지 모르게 이런 문학상은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다. 가볍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최근에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만 놓고 보면 아쿠타가와상은 최소 하나는 일치한다. 분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이 소설도 단숨에 읽었다. 분량도 적지만 가독성이 상당히 좋았기 때문이다.

 

책소개에 일본 사회의 어두운 이면으로 왕따를 다루었다고 하는데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장면들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잔혹한 이지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나 자신의 문제다. 분명히 왕따 문제가 있는데 심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강도가 점점 심해지면서 위험한 순간도 있다. 이 소설은 이런 강도가 심해지는 순간과 이 순간을 바라보는 화자의 심리를 아주 잘 보여준다. 소설을 읽는 동안 이지메라는 생각을 하지만 어느 선을 절대 넘어가지 않기에 상대적으로 방심했다. 이런 생각들이 피해자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는다. 읽으면서 바로 깨닫지 못하지만 모두 읽은 지금은 그것이 더 분명해진다.

 

화자 아유무가 시골로 이사 온 것은 아버지의 전근 때문이다. 작은 마을이고, 전교생도 얼마 없다. 같은 학년은 모두 여섯 명이다. 이미 전학을 여러 번 경험한 아유무는 금방 이들과 친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에 가기 전 목욕탕에서 동급생으로 보이는 친구를 본다. 맞자. 그가 바로 친구들 사이에 중심 역할을 하는 아키라다. 아키라는 화투를 이용해 모든 일을 결정한다. 처음에는 운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조작이다. 이 조작의 피해자는 미노루라는 친구다. 특별히 피해 다닐 수도 없는 미노루는 늘 아키라 등과 함께 다닌다. 나쁜 일도, 무언가는 사는 것도 당첨되는 친구는 늘 미노루다.

 

이 미노루를 보면서 아유무는 특별한 조처를 취하지 않는다. 작은 선의를 보여주지만 자신이 피해보는 것이 아니라면 개입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는 순간 아유무의 방관은 이지메의 속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 자신이 이지메라는 것을 알지만 딱 거기에서 생각과 행동이 멈춘다. 괜히 분란을 일으키고 싶은 마음이 없다. 1년이 지나면 다시 도쿄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작가는 철저하게 아유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덕분에 가해자 아키라와 피해자 미노루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이들의 생각이 한 번씩 드러나는데 눈길이 가는 것은 피해자 미노루의 표현이다. 자신이 작은 도움을 주었고, 아무런 이지메를 가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일침을 가한다. 사실 이 부분이 소설의 핵심이다.

 

시대를 분명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아키라가 좋아하는 여배우 이름으로 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 정도로 추측할 수 있다. 이 당시 일본은 이지메 문제가 아주 심했다. 학교는 이 사실을 부인하고, 희생자는 점점 늘어났던 시절로 기억한다. 이런 시기에 피해 학생이나 가해자가 아닌 방관자를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대부분의 시선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시선의 위치를 바꾸면서 우린 비겁한 변명을 지금껏 해왔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악의와 폭력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그것을 알고도 방관한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나의 삶을 돌아보면 나 또한 아유무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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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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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에 요리를 하지 않는다. 자취를 오래했지만 요리다운 요리를 한 적은 거의 없다. 부엌에서 뭔가를 한다는 것은 나에게 힘든 일이다. 밥이나 국이나 찌개 등을 할 경우 아주 간단한 것들만 해먹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도 귀찮아지면서 사먹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했다. 아주 가끔 간단한 음식을 할 때면 늘 요리법이 떠오르기 않아 인터넷 검색을 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어떻게 해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엄마에게 전화로 물어 한두 가지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이런 나지만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요리 방송이나 먹방 프로그램이다. 이때 나오는 요리법은 늘 의욕을 불태우게 만든다. 요리하지도 않을 것이면서.

 

요리책에서 제일 당황스러운 것은 스푼이란 단어다. 흔히 소금이 한 줌이란 표현 때문에 혼란을 겪기도 하지만 이것은 대충 입맛에 맞추면 된다. 하지만 스푼이란 단어는 집에 그에 합당한 스푼이 없을 경우 아주 힘들다. 최근 요리 방송이 종이컵을 기준으로 물이나 다른 용도를 설명해주는 것을 보고 조금 쉽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만들면 그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아내나 장모님이 만들어 주시는 요리에서 이런 것들이 자주 보인다. 맛집 방송을 들거나 보면서 늘 일관된 맛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또 얼마나 불가능한 것인지 알기에 주는 음식을 그대로 먹는다. 가끔 맛 평가를 해서 혼이 나지만.

 

나의 이런 경험과 기억들이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자주 떠올랐다. 줄리언 반스와의 차이라면 그는 자신이 요리사가 되어 경험한 것이고, 나는 주변에서 보고 먹는 것으로 경험한 것이다. 작가가 풍부한 경험과 자료를 통해 이야기를 풀었다면 나는 기억과 지극히 개인적인 입맛으로 말했다. 읽으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히 간접적인 경험과 아주 약간의 직접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낯선 요리 이름이나 요리사와 요리책이 나오면 ‘뭐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가 산 요리책들의 숫자를 보면 요리에 관심이 있다면 이 정도는 있어야지 하고 말하는 것 같다.

 

까칠한 현학자가 있는 부엌은 일반적인 부엌과 다르다. 부엌의 모습은 같을지 모르지만 요리법을 대하는 자세와 방식이 다르다. 제목처럼 요리법에 그는 불만이 많다. 계량과 온도 등은 대표적인 불만사항이다. 흔히 요리할 때 센 불이란 표현이 나오는데 주방의 가스레인지의 온도를 우린 알 수 없다. 오븐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이대로 한다고 그 요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흔히 똑같은 프랜차이즈 식당인데도 맛 차이가 심하게 난다고 하지 않는가. 가장 쉬운 요리 중 하나라는 라면도 끓일 때마다 맛이 다르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왜 이런 생각만 나는지...

 

소설가의 시각은 주방 이야기를 풀어낼 때도 단순한 사실의 나열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끌고 오고, 요리법의 애매모호함을 지적한다. 자신은 그대로 했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런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내가 요리책 저자라면 아마 이 부분을 먼저 지적할 것 같다. 물론 같은 요리의 다른 요리법을 다룬 책들의 경우처럼 요리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도 있다. 조리대의 높이를 둘러싼 에피소드는 현재와 미래의 충돌을 잘 보여준다. 20센치 높이를 높이고 싶지만 팔 때를 생각하라는 충고에 굴복하는 그를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책 마지막에 끓고 있는 요리를 향해 갔지만 나는 맛있게 먹기 위해 글을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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