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선택 (크리스마스 패키징 에디션)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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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가 세계문학상을 받은 해가 2014년이다.

이후 네 권의 소설이 출간되었는데 읽은 책은 이 책 포함 두 권이다.

읽지 않은 두 권은 모두 탐정과 살인사건이 제목에 들어가 있다.

이 책들은 모두 2020년 이후 출간되었다.

이런 기록은 책 속 주인공 명운의 삶 속에서 다른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등단했지만 그것이 1회성이라는 현실.

계속해서 다른 장르도 도전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맺지 못하는 현실.

글쓰기를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해 작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그럼에도 계속 써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이야기들.

이런 것들과 다른 삶을 선택했을 때를 엮어 재밌게 풀어내었다.


사람들은 항상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품고 있다.

이런 선택을 두고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영상으로도 나왔다.

이 소설도 그런 다른 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하지만 그 방식은 다른 소설이나 영상과 조금 다르게 진행된다.

우연히 마동석을 닮은 사람을 구해주는데 그가 보답으로 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 기회는 열두 번이고, 아버지의 유품인 고장난 시계를 통해 원하는 나이대로 갈 수 있다.

시계로 나이대를 정하고, 다른 선택의 삶으로 가면 잠깐 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다.

첫 장면의 그 황당한 결혼식 장면은 바로 이때 한 선택 때문에 생긴 일이다.

이때 신부의 아버지가 마동석을 닮았다고 하는데 이후에는 그냥 마동석이라고 말한다.


성공적인 첫 작품 이후 그가 작가로 걸어온 길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계속해서 책을 내는 것도 힘들고,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인지도가 높은 작가라고 해도 계속해서 성공적인 작품을 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먹고 사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작가의 길에서 그는 계속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

웹소설 작가가 될까 하고 고민하지만 이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그에게 주어진 다른 선택의 삶들은 그의 미련을 알려주고 털어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하지만 다른 선택의 삶이라고 해도 그 삶도 자신의 삶이다.

그 삶에서 마주한 아내와 딸, 다른 삶, 성공과 문제 등은 나이별로 달라진다.

작가는 이런 삶을 현실과 교차하고, 꼬면서 재밌게 풀어간다.


명운이 현실의 작가 반영이라면 다른 길은 자산가의 삶이다.

투자로 돈을 번 그의 삶이 행복해야 할 텐데 현실은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나이 대 별로 겪게 되는 다양한 사건과 이벤트는 이 소설의 또 다른 재미다.

그가 간 다른 삶에서 만난 딸은 그를 자신의 아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이가 늘 보던 아빠와 다른 아빠의 행동 때문이다.

하지만 명운에게 아내와 딸은 꿈속의 아내와 딸이 아니다.

현실에서 10년 사귄 여친은 일 때문인지 관계가 서먹서먹하다.

서로의 상황 때문에 결혼을 미루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위치가 변한다.

이 변한 위치와 작가의 삶에 대한 회의감 때문에 관계는 불안정하고 불안하다.

그리고 다른 선택에서 경험한 미래는 곳곳에서 작은 이야기를 만든다.

이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 삶의 큰 그림을 그려내고, 새로운 선택의 시간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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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100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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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예세이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전에는 더 했다.

처음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본 듯하지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죽은 의사의 이야기가 무거울 것이란 생각 때문에 포기했다.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이 엄청난 베스트셀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용이 궁금했지만 읽을 책들이 많아 그대로 묵혀둔 채 기다렸다.

그런데 이번에 무려 100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이 나왔다.

서점에 가니 비닐로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다른 표지라 몰랐다.

표지 그림에 바람은 뭔가 번진 듯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니 바람에 날리는 느낌이다.

그리고 큰 기대를 가지고 한 신경외과 의사의 마지막 기록으로 들어갔다.


폴 칼라니티가 쓴 부분은 1부와 2부이고, 에필로그는 그의 아내가 썼다.

소설이라면 본편과 후일담 정도라고 해야 할까!

폴은 자신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먼저 말하고, 그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준다.

이 과정 속에 그가 살아온 길과 바란 미래의 모습 등이 하나씩 펼쳐진다.

힘들게 레지던트 생활을 마무리하고 빛나는 신경외과 의사가 되려는 순간 암에 걸렸다.

처음 그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힘든 레지던트 생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나라도 그의 일주일 근무 시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그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아내와 작은 갈등을 겪은 후 홀로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증상이 드러났다.

분명히 자신의 몸에 병이 생긴 것이 틀림없다.

친구의 도움으로 집에 와서 아내와 상의하고 다시 검사한다.

이 과정에서 그의 아내 루시가 보여준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고 대단하다.


폴의 어머니는 인도인이고, 사진을 보면 백인으로 보기 힘들다.

만약 앞부분을 읽지 않았다면 이 이미지는 계속 머릿속에서 작은 선입견을 불러왔을 것이다.

책 속에서 그의 이런 외모가 삶에 어떤 나쁜 작용을 했는지 전혀 없음에도 말이다.

다만 그의 엄마가 아들들의 학업을 위해 엄청나게 학교에 압력을 가한 것은 나온다.

그의 아버지는 세 아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사막의 계곡 도시 킹맨으로 이사했다.

아버지는 심장병 전문의 개업을 했고, 지역공동체의 존경을 받는다고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결혼은 어머니 쪽의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둘의 사랑이 이겼다.

폴이 이 도시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짧게 나오지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이야기들이 몇몇 있다.

그는 아버지는 형처럼 의사가 될 마음이 처음에는 없었다.

하지만 삶이 어느 순간 그를 의사, 그 중에서 신경외과로 이끌었다.


의학 전문대에 가기 위해 그는 화학과 물리학을 공부한다.

이런 공부보다 강한 인상을 준 것은 시체 해부를 둘러싼 이야기들이다.

시체 해부는 엄숙하고 경건한 학생들이 냉정하고 거만한 의사로 변화하는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문장을 읽고 상당히 놀랐고, 의사의 진짜 모습 일부를 본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병원 실습과 그곳에서 마주하는 죽음과 탄생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병원과 의사들 이야기들이다.

수술 과정에서 아주 작은 실수가 얼마나 자주 있는지.

이 실수들이 어떻게 다음의 성공으로 이어지는지.

좋은 의사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그리고 죽음이 누구도 알 수 없는 순간에 찾아오는 지.


암에 걸리기 전까지 그는 좋은 대학병원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받았다.

그가 이룬 성과들이 미래를 밝게 밝혀주는 듯했다.

암이 이것들을 모두 무너트리고, 깊은 절망 속으로 그를 몰아넣었다.

하지만 아내와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이 절망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하지 않았다.

그는 암전문가와 상의해서 암을 치료하고, 다시 신경외과 의사가 되기를 바랐다.

실제 초기 치료가 잘 되어 다시 수술실에 들어가 집도를 했다.

이 시기에 아내와 아이를 가지기로 합의를 했고, 생의 의지를 내려놓지 않는다.

결국 암이 재발하고, 악화되면서 죽음에 이르지만 그의 이야기는 진한 울림을 준다.

그가 암과 싸우고, 죽음을 받아들이는 그 과정 전부가 너무나도 사실적이다.

환자가 되면서 알게 되는 고통, 의사의 책임 회피, 작은 실수 등.

이런 사실과 죽음에 대한 통찰 등이 묵직하게 가슴에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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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7
조지 오웰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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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학창 시절 재미없고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동물농장>도 처음 읽었을 때는 재미가 없었다.

몇 년 전 다시 읽었을 때 감탄하면서 읽었다.

이 기억을 가지고 <1984>에 도전했다. 이렇게 두툼할지 몰랐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과 다른 부분들이 많고, 흥미로운 대목도 아주 많다.

하지만 솔직히 <동물농장> 같은 재미는 부족하다.

무겁고 어두운 미래의 풍경이 답답하게 다가온다.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 윈스턴의 삶이 변하는 지점들로 나누었다.

1부는 윈스턴이 당의 통제가 얼마나 거짓인지 인식하는 부분이다.

2부는 한 여성의 사랑 고백과 한때의 행복한 사랑 이야기다.

3부에 오면 분위기가 바뀌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들이 이어진다.

이 과정은 한 명의 평범한 당원이 진실의 조각을 알게 되면서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처럼 살았다면 문제가 없었을 텐데 그는 자신도 모르게 흔적을 쫓고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그 유명한 텔레스크린을 통한 감시 등을 보여준다.

개인의 사생활은 사라지고, 정보는 왜곡되고, 통계는 조작된다.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윈스턴.

보통 사람처럼 왜곡되고 조작된 정보를 그냥 믿으면 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가 가진 생각은 당에 아주 위험한 것이다.

이런 그를 뒤쫓는 여성이 나타난다. 두렵다.

혹시 사상경찰에 잡혀 가는 것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에게 전달해준 쪽지에는 예상하지 못한 글이 담겨 있다.

그를 사랑한다는 말이다. 이 나라에서 사랑은 금지된 것이다.

금지된 사랑을 하기 위해서 그들은 아주 복잡하게 움직인다.

육체의 쾌락, 금지된 사랑의 행복, 그 사이 존재하는 불안감.

그리고 이 나라 내부의 적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빅브라더에 대항하는 저항군의 존재.

그가 남긴 책과 그 속에 담긴 끔찍한 역사적 사실.

원스톤도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이렇게 논리적으로 정리된 것은 처음이다.

아는 이야기라고 해도 논리적으로 정리된 글을 그 이상의 가치가 잇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 주장이 처음이다.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 많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한 파국과 사상경찰의 등장.

잔혹한 고문과 정신 개조를 위한 고문들.

사실보다 주어진 말을 맹신하게 만드는 반복된 고문과 학습.

여기서 고문만 빼놓고 보면 왠지 재밌는 부분들이 보인다.


분명히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 많은 내용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이 책이 완성된 48년을 뒤집어 84라는 제목이 되었다고 한다.

스탈린의 소련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고 하지만 늘 그렇듯이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책 제목 때문에 미래를 보여준다고 오해받기도 하지만 그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아주 정치적인 소설이고, 놀랍게도 그 시대를 생각하면 미래적이면서 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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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모험 클래식 리이매진드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소피아 마르티네크 그림, 민지현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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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에 처음 출간된 아서 코난 도일의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셜록 홈스의 소설을 듬성듬성 읽다 보니 이 소설을 놓치고 있었다.

클래식 리이매진드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나와 반갑게 선택했다.

그런데 그림체가 이전에 알고 있던 홈스 속 삽화와 많이 달라 어색한 느낌이다.

화가를 통해 검색하니 이전에 다른 출판사에서 다른 번역자로 나온 판본이 있다.

단순히 이 책의 판본만 놓고 보면 상당히 많이 있어 선택의 폭은 넓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홈스의 활약을 보면서 셜로키안의 감탄에 공감했다.

미드 CSI 시리즈를 보면서 알게 된 것이 셜록의 활약 속에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이다.


열두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시간순은 아니다.

이 단편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첫 단편인 <보헤미아 스캔들>이다.

사건 자체만 놓고 보면 별로 대단하거나 놀라운 추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홈스의 실패 중 하나를 다룬다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홈스의 오만과 방심이 빚어낸 실패담인데 상대의 놀라운 관찰력도 한몫했다.

다른 소설 등에서 <빨강머리연맹>에 대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이 단편을 읽으면서 익숙하게 느꼈던 것은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다른 곳에서 봤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가 아무 대가 없이 선행을 베풀었다면 의심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이 연맹 덕분에 누군가는 이익을 분명히 봤지만.


<신랑의 정체>는 쉽게 범인의 추정이 가능했는데 아마 어딘가에서 본 듯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대 영국 여성들이 어떤 분위기 속에서 살아갔는지 잘 보여준다.

<보스콤 계곡의 비밀>은 이것과 비슷하지만 다른 결혼 문제를 다룬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홈스가 보여주는 수사 방법은 너무나도 낯익은 CSI의 모습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홈스가 보여준 인간적인 모습과 관대함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은 미국의 KKK가 등장한다.

홈스가 의뢰인을 보호하지 못하고 죽게 만들지만 그의 강력한 의지가 돋보인다.

그런데 마지막에 알려주는 정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 약간 어리둥절했다.


<입술이 뒤틀린 사내>는 상당히 특이한 전개와 마무리다.

갑자기 사라진 남편, 남편의 실종을 호소하는 부인.

혹시 남편이 죽었을까 걱정하는 아내와 그 사건의 이면을 파고드는 홈스.

쉽게 단서를 찾지 못하다 어느 순간 찾아낸 단서와 놀라운 반전은 아주 흥미롭다.

<녹주석 보관>은 보물이 사라진 사건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가 돋보인다.

아버지를 실망시킨 아들, 이 아들이 보석을 훔쳤다고 생각하는 아버지.

집 안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보석, 이 사건을 듣고 직관적으로 범인을 알아챈 홈스.

관찰과 추리로 범인을 찾아냈다고 해도 몸을 움직여 사건을 해결하는 홈스.

엇갈린 감정과 탐욕, 뒤틀린 욕망 등은 인간의 신뢰가 얼마나 허약한지 보여준다.


<얼룩무늬 띠의 비밀>은 예상한 결과이고, 다른 유명한 단편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엔지니어의 엄지손가락>은 아주 낯익은 설정인데 뜬금없이 손가락 봉합수술 생각이 났다.

<귀족 독신남>이야기도 읽다가 바로 이해가 되었지만 반만 맞추었다.

<푸른 카벙클>은 보석 도둑 방식이 익숙하지만 그 과정이 재밌다.

기이한 사건과 상황을 따라가는 과정이 알지만 흥미롭게 펼쳐진다.

<너도밤나무 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띄엄띄엄 떨어진 집에 대한 지적이다.

이런 곳에서 벌어진 범죄는 알려지지 않아 더 무서울 수 있다는 부분이다.

어느 순간 인적 없는 주택 등을 보면 평온과 여유보다 범죄의 한 자락을 생각한다.

현대 범죄 과학수사 기법들이 하나씩 녹아 있어 읽으면서 감탄했다.

잊고 있던 홈스의 재미를 다시 발견했고, 다른 책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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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찾던 무서운 이야기
코비엣TV 엮음 / 북오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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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유튜버 코비엣TV가 수집한 실화 괴담이다.

유튜브를 잘 보지 않고, 보는 것도 한정적이라 이 유튜버는 잘 모른다.

하지만 구독자들과 유튜버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란 점이 나를 유혹했다.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는 잘 보는 편이 아니지만 소설은 종종 본다.

이런 공포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읽어왔고, 나오면 눈길이 가는 편이다.

대부분 구독자들이 보낸 경험담으로 채워져 있지만 몇 편은 유튜버가 겪은 일이다.

각각의 이야기는 그렇게 분량이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다.

30편의 이야기가 어떤 대목에서는 서늘하게 다가오지만 익숙한 이야기도 상당하다.


기본적으로 모든 이야기는 1인칭으로 전개된다.

수많은 구독자들이 보낸 경험담이 글로 바뀌면서 상당히 간결해졌다.

이 간결한 문장과 이야기가 상상력과 잘 맞아 떨어지면 순간적인 서늘함을 준다.

공포 이야기의 전형적인 마무리로 풀어내는 대목은 아쉽지만 모든 것이 그런 것은 아니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에서 무당들이 등장한다.

영을 감지하는 역할을 그들이 맡으면서 이야기의 신빙성을 높이는 것이다.

재밌는 대목들은 이 무당들이 귀신을 완전히 쫓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사간 집에 살던 귀신이 쫓아내지 못하면서 이사를 가는 일이 생긴다.

그렇다면 다음에 이사 온 사람은 어떻게 될까?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아! 교회가 들어선 곳은 있다.


주변을 돌아보면 귀신을 봤다고 하는 사람이 한두 명 정도는 있다.

이전에 공포묘지 귀신은 이미 과학적으로 소명이 되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다.

시체닦이 아르바이트 부분도 한때 많이 나왔던 것인데 변주된 것이다.

마트 야간보안이나 많은 이야기에서 CCTV에 찍힌 귀신이 나오는데 솔직히 의문이다.

유리에 비추어지지 않는 존재가 유령이나 귀신이란 설정에 익숙한 탓이다.

배달알바 이야기는 무섭기보다 가슴 아픈 사연으로 더 다가왔다.

이 이야기들에서도 폐가, 저수지, 동떨어진 집 등이 중요한 무대로 등장한다.

이 익숙한 장소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우리의 상상력을 극대화하기 좋은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 단편들을 읽으면서 이런 공간은 이전에 본 영상 등으로 이미지가 쉽게 만들어졌다.


무서운 이야기이지만 활자로 보면서 공포가 많이 반감되었다.

앞에서 말한 익숙한 설정이 없다면 이미지에 제한이 생겨 무서움이 덜해진다.

가로등은커녕 달빛도 없는 길을 걸으면 그 원초적인 암흑에 절로 공포가 생겨난다.

혼자가 아니라고 해도 마찬가지이고, 홀로 간다면 발걸음이 더 빨라진다.

집안에서 갑자기 느끼는 서늘함, 죽은 자의 집, 무언가를 본 듯한 느낌 등도 마찬가지다.

이 짧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무서움을 느꼈다면 바로 이런 경험들 때문이다.

독자가 이런 경험들이 있다면, 혹은 그런 분위기라면 더 무섭게 다가올 것이다.

흔한 도시 괴담이 아니란 점에서 한 번쯤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아니 더 무서운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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