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감귤마켓 셜록 2
박희종 지음 / 메이드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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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마켓 셜록 2권이다.

감귤마켓은 당근마켓의 패러디 이름이다.

1권은 나눔으로 받아 읽었는데 아직 감상은 쓰지 않았다.

이때 재밌게 읽었기에 2권에 관심이 생겼고, 다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났다.

중고거래 앱에서 물건을 사고 팔면서 소소한 재미를 누리는 사람들이 등장인물이다.

셜록의 패러디가 분명한 선록과 왓슨의 패러디인 완수는 동서지간이다.

전편에서도 이 둘은 다른 가족들과 힘을 합쳐 사건을 하나 해결한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인데 의문을 가진 것은 너무 싼 명품 중고거래다.

이 거래와 어린이집 사건이 엮이면서 사건은 점점 커진다.


재밌는 해프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선애는 자고 있는데 아이가 깨워 밖에 나가니 소란하고 경찰이 와 있다.

문을 부수기 직전에 나가니 자살신고가 왔다고 하는데 신고자는 배달기사다.

배달기사가 본 문자 메시지 때문에 신고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말 맛있게 먹고 싶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마지막’이란 단어 때문에 신고했는데 선애는 ‘다이어트 전에’란 말을 생략했다.

웃음과 안심이 오고 가는 사이에 완수는 배달기사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그냥 재밌는 해프닝으로 볼 수 있는 이 장면은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선영의 아이 아율이는 어린이집 친구 연호 입냄새가 심하다고 한다.

점심 먹고 나서 양치질하는 것은 잘하는데 등교할 때만 심하다는 것이다.

선영과 선록은 아율이의 말을 바탕으로 혹시 아동 학대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한다.

아빠 혼자 키우는 것인가 생각하지만 엄마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리고 빠른 퇴근으로 어린이집에 갔다가 연호를 두고 억지를 부리는 엄마들을 본다.

선영이 멋지게 한 방 먹이는데 멋지게 생긴 연호 엄마가 결정타를 날린다.

선애는 감귤마켓에서 자신이 사고 싶었던 럭셔리 제품을 발견한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거래자의 물건을 사는 것을 ‘ben 잡았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대면 거래도 아니고 비대면에, 물건을 먼저 주고 확인 후 송금하라고 한다.

그런데 물건 가격이 무려 2백만 원이나 한다.

사실 중고앱에서 이런 가격을 보고 누가 살까 했지만 사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연호 가족이 이사한다는 소문과 그 집이 선록의 아파트 앞 낡은 한옥이란 것이 수상하다.

완수가 아내의 해프닝 때 알게 된 배달기사 태호와 술자리를 가진다.

동갑이라 말이 잘 통하지만 사생활에 대한 것은 꼭꼭 숨겨두고 있다.

벤이 파는 물건이 바뀌고, 연호 가족의 문제가 점점 수상해 가족들이 과수원에 모인다.

한 지역에 오래 산 사람들이 가진 정보망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장인이 키우는 과수원을 찾아오는 특이한 손님 이야기가 나온다.

포도를 맛있게 먹고, 많이 사가는 여성에 대한 것이다.

특히 샤인머스켓에 대한 그녀의 반응은 추억과 눈물을 불러온다.

그녀가 샤인머스켓 100상자를 주문하고 천만 원을 현금으로 준다.

더불어 편지도 넣어서 직접 배달해달라는 요청까지 한다.

그런데 그 편지의 내용이 너무 이상하고 위험하다. 사위들을 부른다.


작가는 전편처럼 조각들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수상한 거래,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 의심스러운 행동.

둔감한 사람이면 그냥 지나갈 수도 있지만 선록은 다르다.

그리고 선애가 산 럭셔리에 든 사진 한 장은 자신만 가진 것이 아니다.

가족들이 모두 동원되어 태호와 연호와 그 엄마에 대해 조사한다.

뭔가 손에 잡힐 듯한데 제대로 조각이 맞추어지지 않는다.

이 과정에 장인 장모와 선영 부부가 경찰에 신고되는 일까지 생긴다.

감귤마켓 탐정 선록이 조각난 정보를 지인의 도움으로 맞추기 시작한다.

하나의 복수가 실패하고, 진짜 복수가 펼쳐질 때 추악한 인간들의 실체가 드러난다.

멋진 복수가 끝난 후 나온 짧은 에피소드 셋은 재밌는 후일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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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보다 높이 창비시선 473
신철규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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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시선 473권이다.

매년 올해는 매월 한 권씩 시집을 읽어야지 다짐한다.

이 다짐이 실천으로 옮겨진 해가 과연 있을까?

1월이 지나갔고, 2월이 시작했지만 이제 겨우 한 권 읽었다.

연말에 시집 한 권을 읽고 시에 약간의 자신감을 얻었다.

그런데 다시 시인이 말하고자,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

4부로 구성된 이 시집도 나의 취향이나 독서와 떨어진 시들로 가득하다.

비교적 쉽게 다가온 3부이지만 역시 명확한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


표제시 <심장보다 높이>를 읽다 보면 슬픔, 불안, 무거움이 느껴진다.

잠시 전기가 나간 욕실에서 그가 느낀 이 감정들은 우리 삶의 한 단면일 것이다.

<날짜변경선>을 읽으면서 그가 내뱉는 증오의 감정은 나의 과거를 떠올린다.

언제쯤이면 나를, 내 삶을 덜 증오하게 될까 / 나이가 들수록 증오는 더 거세게 타오른다 /

증오의 정점에서 나는 나를 밀어버릴 수 있을까”(부분)

왜 이렇게 증오의 감정을 토로하는 것일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두 개의 도끼날이 아슬아슬하게 / 스쳐간 순간이 있었다”(<공중그네> 부분)

이 시어를 읽고 이 표현이 함축하는 불안과 공포와 스릴이 강하게 다가온다.

11월을 “같은 숫자가 나란히 서 있다”라 했을 때 잊고 있던 단순함이 떠올랐다.


<슬픔의 바깥>은 쉽게 따라갈 수 있는데 대출이 사라진 것과 하루살이가 교차한다.

지난 해 빌려 쓴 농약과 농자재 대금은 갚았지만 올해 빌린 혹은 빌린 대금은?

<어디까지 왔나>는 아이가 “-엄마 엄마, 어디까지 왔나.” 묻는 질문이 추억을 불러온다.

내가 어릴 때도 그랬고, 지금 나의 아이도 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깨진 어항 속 물고기는 변기 속에 버릴까? 에 대한 작은 답이 <어항을 깨뜨리다>에 있다.

어릴 때 많이 한 <귀신놀이>는 즐거움 대신 무게와 잿빛과 땀과 붉어진 얼굴로 그려진다.

생략된 시어 속에, 귀신이 될 다음 친구를 지목하는 순간 그 재미와 즐거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내가 놓친, 즐기지 못하고 발견하지 못한 순간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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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 매드앤미러 4
김유라.엄정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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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이 생기면 열어 보고 싶지만 참아야 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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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 매드앤미러 4
김유라.엄정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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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매드앤미러 시리즈 4권이다.

이 시리즈를 간간히 한 권씩 읽고 있다.

같은 한 줄에서 출발했으나,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이 이 시리즈의 의도다.

우리 집에 못 보던 문이 생겼다.’란 문장이 그것이다.

이 문장을 두 작가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었고, 다른 결말로 마무리한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판타지, 호러 분위기가 가득하다.

읽으면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김유라의 제목처럼 “하루에 오백, 계약하시겠습니까?”라고 말한다면.


<하루에 오백, 계약하시겠습니까?>는 읽는 내내 어떻게 결론을 낼까 궁금했다.

아버지의 빚 때문에 투잡을 뛰고, 먹고 싶은 안주도 제대로 못 먹는 영훈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회사 일을 마치면 그는 배달 알바를 하면서 빚을 조금씩 갚고 있다.

그의 즐거움 중 하나는 편의점에서 산 맥주를 놀이터에서 마시는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기묘한 분위기의 남자가 그에게 수상한 제안을 한다.

하루에 오백만 원으로 방을 빌려달라는 것이다.

황당하고 말도 되지 않고 그의 집에는 여유의 방도 없다.

하지만 무서운 분위기 때문에 급하게 생각없이 계약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 날 그의 통장에 오백만 원이 입금되고, 그 방에 들어가면 계약해지라는 문자가 온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문이 생기고 돈이 입금되면서 그의 생활은 조금씩 좋아진다.

들어가지 말라고 했지만 호기심은 그 문을 열어보게 한다.

배달 알바 중 겪은 스트레스가 하나의 원인이지만 열고 본 그곳은 그의 생각과 다른 곳이다.

많은 웹판타지 소설에서 다루는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문과 비슷하다.

이 문을 그대로 유지만 하면 매일 5백만 원이 통장에 들어온다.

그런데 집주인 할머니가 이상한 주장을 하면서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가스검사원도 방문해서 집안으로 들어온다.

없던 문을 열고 사람들이 볼 것을 걱정한 그의 선택은 정해져 있다.

돈 때문에 겪었던 불운과 불행을 생각하면 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문 안에서 보여주는 장면이나 존재가 자꾸 바뀐다.

이 불안감과 욕망, 의심 등이 엮이면서 점점 파국으로 다가간다.


엄정진의 <어둠 속의 숨바꼭질>은 마무리가 흥미롭다.

20년 전 술래잡기를 하다 사라진 오빠, 이 때문에 산산조각난 가족.

반도체 공장에서 5년 일한 후 휴가를 받아 예전에 살던 곳에 온 이선.

재개발 예정인 아파트와 그 놀이터에 놀던 아이가 이상하게 눈에 밟힌다.

달아나는 남자 아이를 쫓아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전에 자신이 살던 곳이다.

그때와 똑같이 생긴 추억의 장소, 아이를 뒤쫓다 발견한 화장실의 이상한 구멍.

보통 사람이라면 그 구멍을 보고 몸을 돌렸을 테지만 이선은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녀는 그 구멍 안쪽에서 20년 전 자신의 기억 속 그대로의 집을 만난다.

20년 전 모습의 사라진 오빠도 같이.


여기서 재밌는 부분은 오빠의 몸 크기는 20년 전 그대로인데 이선은 20대의 크기다.

오랜만에 둘은 어린 시절 놀이를 재현하면서 재밌게 논다.

일을 마친 부모님이 사 들고 온 수박도 맛있게 먹고 이 순간을 즐긴다.

잊고 있던 행복한 순간과 즐거운 놀이, 추억의 노래 등이 엮인다.

이 순간을 즐긴 후 다시 돌아가려고 할 때 오빠가 그녀가 돌아가는 것을 막는다.

그리고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 놀라운 공간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는지에 관한 것이다.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는 이선, 자신의 세계 속에 계속 동생을 머물게 하려는 오빠.

이후 펼쳐지는 다양한 장면들은 섬뜩하지만 낯익은 장면들이다.

이 이야기의 마지막 장면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없던문 #텍스티 #TXTY #리뷰어스클럽 #김유라 #엄정진 #리뷰어스클럽서평단 #매드앤미러 #공포소설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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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귀
문화류씨 지음 / 북오션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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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귀는 개인적으로 낯선 이름이다.

책을 다 읽은 후 작가 후기에서 창귀의 뜻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더 알고 싶어 창귀를 검색하니 놀랍게도 노래 제목도 있다.

창귀의 두 가지 뜻 중에서 작가는 당연히 첫 번째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혼을 의미한다.

이 혼들은 호랑이가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는데 이것이 한 가문의 비극과 이어져 있다.

이런 내용을 모른 채 읽다 보니 왜 죽은 이들이 앞잡이로 변한 것인지 잘 몰랐다.

왠지 모르게 어색한 설정과 서늘한 공포가 어우러져 있는데 상당히 몰입도가 높다.

왜 그렇게 한 집안 사람들에게 집착하는지 알려줄 때 고개를 끄덕인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곡동은 가상의 마을이다.

이 마을을 오랫동안 지켜온 선녀란 존재가 있어 큰 위험을 피해왔다.

선녀는 류씨 가문이 비극의 원흉이라고 말한다.

류씨 가문의 장남 류덕현은 많은 선행을 베푸는 인물이다.

그럼 다른 사람일까? 그러다 류덕현의 장남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아이가 실종된 사건은 몸통은 사라지고 머리만 남은 채 발견된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첫 대목에서 일어나는데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경찰은 사건을 수사하지만 쉽게 범인을 단정할 수 없다.

이때는 1971년이고, 아직 경찰은 필요에 의해 범인을 조작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류덕현의 동생 덕삼네 아들이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사라진 아이는 죽은 사촌 형이 불러서 나갔다고 한다.

죽은 귀신이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이 창귀란 것을 이때는 몰랐다.

아들의 죽음과 친일했던 아버지의 유산이 형에게 더 갔을 것이란 의심이 자란다.

형님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한 저택에서 머물면서 살게 해주는 돈이 거기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환자들이 죽은 아이들을 먹고 건강해졌다고 생각한다.

흔들린 이성과 탐욕은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게 한다.

이 연속적인 괴이한 살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류덕현은 동분서주한다.

하지만 경찰은 엉뚱한 사람만 범인으로 확정한 채 다른 살인으로 이어진다.

이제 이야기는 90년대로 넘어와 다른 이야기로 이어진다.


용일은 엄마가 집을 떠나고, 술에 절어 사는 아버지에게 맞으면서 살았다.

그런 어느 날 아버지가 엄마의 소식을 들었다고 하면서 용일을 끌고 나간다.

택시를 타고 간 곳은 산 속이고,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절벽 끝에 선 아버지를 밀어 죽일까 하는 욕망이 가슴 한 곳에서 피어오른다.

이 살인을 실행하기 전 나타난 스님이 엄마가 있는 곳을 알려준다.

함께 걸어가는 스님을 발걸음이 너무나도 가볍다.

용일은 힘들게 쫓아가는데 아버지는 용일에게 도망치라고 말한다.

엄마를 만나는 것을 방해하려는 듯해 더 열심히 스님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창귀들을 만나고, 그들이 바라는 바를 외친다.

청강 류씨 가문 사람 백 명을 먹으면 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들이 마지막 두 명이라고 하는데 무시무시한 일이다.


용일과 아버지는 창귀들과 싸우지만 수많은 창귀를 이길 수는 없다.

이때 복면을 쓴 사람이 나타나 이들을 도와주지만 중과부적이다

용일만 살아 달아나는데 이 인물의 정체가 의외의 인물이다.

그리고 수련과 의심의 연속이 이어지고, 인간의 연약한 마음은 또 문제를 일으킨다.

공포 소설의 공식 속에 인간들의 탐욕과 속성을 집어넣었다.

과거의 악연을 현재와 엮었는데 사실 이 부분은 약간 어색한 부분이 있다.

좀더 분량을 늘이고, 사연을 강화했다면 더 완성도가 높아졌을 것 같다.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욕심에 사로잡힌 모습에 집중”했다 부분에서는 고개들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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