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6 : 사라진 목소리 편 - 안전상식 학습만화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46
김강현 지음, 김기수 그림 / 서울문화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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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46권 ‘사라진 목소리 편’이다.

전편에서 허수아비로 변한 용감한 쿠키 일행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무사히 원래의 몸을 되찾은 용감한 쿠키 일행은 마법사맛 쿠키와 헤어진다.

이때 마법사맛 쿠키가 용감한 쿠키 일행에게 선물을 하나씩 준다.

츄러스맛 쿠키는 멀미약을 요청한다. 용감한 쿠키는 바라는 것이 없다.

츄러스맛 쿠키가 차를 타면 멀미를 해서 속도가 늦었는데 이 약으로 조금 빨라진다.

하지만 츄러스맛 쿠키는 복용방법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

환승할 때 토를 하면서 이들의 여행은 다시 도보로 바뀐다.


이전부터 반복되는 패턴인데 이런 학습만화에는 간단하고 예측 가능한 구성이다.

일행의 멀미로 걷게 되면 차로 이동할 때보다 느리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만날 기회가 늘어난다.

이렇게 해서 이번에는 노래가 금지된 왕국을 방문한다.

이 왕국에는 이 일행보다 먼저 온 음유시인맛 쿠키가 있다.

이 왕국 사람들은 이 음유시인맛 쿠키의 노래를 황홀한 듯 듣는다.

이때 클로버맛 쿠키가 이 사실을 알고 찾아간다. 노래 배틀을 한다. 진다.

문제는 배틀에서 지는 것이 아니다. 왕국의 병사가 와서 잡아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둘만 잡혀가는 것이었는데 용감한 쿠키와 츄러스맛 쿠키도 노래를 불러 같이 잡혀간다.


감옥에 갇혀 왜 자신들이 잡혀왔는지 그 이유를 듣는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왕의 딸 꾀꼬리맛 쿠키가 마녀에게 목소리를 빼앗기고, 공주가 높은 성에 숨는 것이다.

왕은 딸의 걱정과 근심을 지우기 위해 왕국에서 음악을 지웠다.

용감한 쿠키는 이 마녀에게서 꾀꼬리맛 쿠키의 목소리를 찾아주려고 한다.

그래서 노래 대회를 연다. 1등의 목소리를 뺏기 위해 마녀가 올 테니까.

작가는 여기에 새로운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다.

민트초코맛 쿠키와 마카롱맛 쿠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음유시인맛 쿠키의 친구들이다.

그리고 이 둘은 악기로 사람의 감정을 뒤흔거나 행진하게 만들 수 있다.


노래대회가 개최되고, 마녀가 나타나고, 새로운 쿠키의 활약은 엇박자로 펼쳐진다.

마법 도구를 이용해 마녀가 사라진 곳으로 찾아간다.

이 여정도 강렬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재미를 준다.

이 시리즈의 소소한 재미들은 예상하지 못한 장면과 대화 등을 통해 표현된다.

츄러스맛 쿠키의 멀미약 복용법이나 용감한 쿠키의 황당한 마법학교 전화.

마녀를 공격하는 민트초코맛 쿠키와 마카롱맛 쿠키의 공격이 가진 문제점 등.

곳곳에 심어둔 개그코드는 어떻게 보면 아재 개그인데 풋~하고 웃게 한다.


이번에도 학습만화란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을 넣었다.

지구의 담수에 대한 설명, 노래를 부르면 건강해진다는 사실, 고운 목소리 만드는 법

춤으로 몸과 마음을 이롭게 하는 것, 이안류의 생성 원리와 대처법, 쥐가 났을 때 대처법 등.

이전에도 알고 있는 사실도 있지만 세부적인 정보가 신뢰성을 높여준다.

쥐가 났을 때 내가 대처하는 방법과 조금 다르지만 푸는 방법은 같다.

눈높이가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란 것을 감안한다면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번에도 역시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다.

왜 마녀가 노래대회 1등의 목소리를 훔치려고 했는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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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게임 Ⅱ - 호손가의 위험한 유산
제니퍼 린 반스 지음, 주정자 옮김 / 빚은책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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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 첫 권을 재밌게 읽었었다. 2권 선택은 당연하다.

2권이 1년이 이상 걸린 후 나왔다. 나의 기억력 한계를 지났다.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이전 책의 기억들이 상당히 많이 사라졌다. 아쉬운 부분이다.

솔직히 말해 가볍게 읽기 위해 선택한 책이다. 그런데 최근 나의 일상이 너무 바쁘다.

약간의 책태기가 같이 와서 조금 더디게 읽었다.

하지만 집중해서 읽다 보면 그 가독성은 여전하다.


전편에서 풀어놓은 미스터리가 이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462억 달러 상속녀를 둘러싼 음모와 새로운 사실들이 강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전편에서 소개된 등장인물들이 이번 편에서도 그대로 나오고, 한 번 이상 등장한다.

물론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들도 있다. 그들은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이 새로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집을 떠나야 한다.

그런데 그녀에게는 이 집에 1년 이상 살아야 하는 조건이 걸려 있다.

그렇다고 완전히 묶여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일수는 1년에 단 3일이다.

호손이 남긴 단서를 찾아 4명의 호손 손자들과 움직인다.


이번에는 왜 에이버리가 상속녀로 선택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풀어간다.

유일한 가능성은 에이버리가 호의를 베풀기 위해 함께 체스를 둔 노숙자 해리다.

그녀가 생각하는 것은 해리가 토비이고, 그녀의 아버지란 것이다.

그녀의 출생 신고서에 기재된 글자가 토비의 글자와 닮았다.

그녀가 호손 집안의 DNA와 일치하는 바가 없다는 사실은 토비의 출생 비밀로 해결된다.

여기에 막장 같은 이야기들이 줄줄이 나온다.

그것은 네 형제의 아버지에 대한 단서와 사실들이다.

게임을 풀어가면서 이 형제들의 아버지가 누군지 한 명씩 드러난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막장 드라마다.


상속녀를 노린 사람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칼로 꿰뚫린 심장과 죽은 뱀이 에비버리의 침실과 욕실에 놓여 있다.

문제를 풀기 위해 간 곳은 전문가가 침입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녀를 지키려는 보안팀과 그녀의 정보를 팔거나 죽이려는 사람들이 같이 존재한다.

보안팀의 가이드라인을 지키기에는 그녀가 품고 있는 의문과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

여기에 제임슨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에이버리의 뛰는 감정은 로랜스 소설 그대로다.

이런 감정에 살짝 변수처럼 덧대어지는 상황도 하나 생긴다. 뭐지?


상속게임에 변수가 되는 것은 단 하나다. 또 다른 상속인의 등장이다.

그것은 바로 토비의 생존이다. 에이버리가 아직 미성년자인 것도 변수다.

에이버리를 죽이려는 이유도 바로 이 미성년자란 사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위협 속에서 에이버리와 제임슨 형제들의 게임은 계속된다.

하나의 정보가 다른 단서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단서를 찾아낸다.

출생의 비밀과 호손이 딸들에게 남겨 놓은 유산은 또 다른 단서다.

예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예상하지 못한 사건도 발생한다.

반전이 펼쳐지고, 반전을 위한 반전도 나온다. 어떤 대목은 상당히 허술해 어색하다.


개인적으로 전편보다 살짝 몰입도가 떨어졌다.

이유 중 하나는 나의 바쁜 일상이고, 다른 것은 너무 뒤튼 비밀의 반전들이다.

두근거리는 가슴과 현실적인 문제가 엮이고, 막장의 향기가 조금씩 풍긴다.

오래 전 미국 막장 드라마를 볼 때 느꼈던 그 분위기라고 할까?

마지막에 드러나는 새로운 사실과 상황은 다음 권을 기대하게 한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설마 여기서 끝은 아니겠지?

궁금해서 아마존 검색하니 아직 두 권이 더 나와야 한다.

어떻게 이야기를 끌고 갈지 여전히 궁금하다. 특히 에이버리와 제임슨의 관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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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랏소에
달시 리틀 배저 지음, 강동혁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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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엘랏소에>는 주인공 엘리의 본명이다. 이 단어는 리판 아파치 언어로 ‘벌새’를 뜻한다.

엘리의 엄마 비비언이 임신했을 때 엄청난 벌새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 지은 이름이다.

그녀의 인종 구분은 미국 텍사스 리판 아파치 부족이다. 작가의 출신과 같다.

엘리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죽은 동물의 영혼을 불러내는 능력이다.

이 능력으로 애완견 커비가 죽었을 때 커비의 영혼을 불러와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커비의 하울링이 만들어낸 문제는 하나의 사건이자 좋은 무기다.


판타지 소설이다. 미스터리 추리물이다.

기본 세계관이 마법을 사용하고, 뱀파이어나 다른 종류의 괴물들이 등장한다.

사촌 트레버가 죽은 이유와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루었다.

이 사촌이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엘리의 꿈에 나타나 아내와 아들의 보호를 요청한다.

엘리의 트레버의 가족을 보호하고, 사고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윌로비 마을로 간다.

그리고 꿈속에서 트레버에게 그를 죽인 사람의 이름을 듣는다.

기적의 치료법으로 유명한 의사 에이브 박사다.

트레버는 어디서, 어떻게 죽은 것일까? 경찰은 교통사고로 이 사건을 종결한다.

엘리는 친구 제이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의 이면을 파헤친다.


한국의 웹 판타지 소설과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한국 판타지가 점점 사이다 표현과 더 강력해지는 마법을 보여주는 것과 다르다.

조금 더딘 진행과 이 세계에 대한 설명을 천천히 쌓아간다.

이렇게 쌓인 세계와 마법이 중반 이후 가속도가 붙으면서 점점 더 재밌어진다.

엘리가 가진 능력과 그 능력이 어떤 일을 하는지 보여준다.

친구 제이도 마법을 쓸 수 있지만 그 힘은 그렇게 강력하지 않다.

이런 마법이 통용되는 세계와 그 마법이 어떻게 작용할지 등은 극중에서 하나씩 설명한다.

트레버의 죽음과 그 배경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사실 등은 또 하나의 재미다.


현대의 과학 기술이 그대로 존재한다. 여기에 마법의 힘이 덧붙여졌다.

엘리의 8대조 할머니 이야기가 중간중간 나온다. 그녀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다.

엘리의 모계를 통해 죽은 동물의 영혼을 불러내는 힘이 전달된다.

이 힘으로 적의 위협으로 자신을 방어한다. 잘못 다루었을 때는 사고가 일어난다.

사고의 대표적인 예가 엘리가 어렸을 때 커비의 하울링이 일으킨 사고다.

엘리의 할머니는 매머드의 영혼을 불러내어 타고 다닌다.

보통 사람 눈에는 매머드의 영혼이 보이지 않는다.

엘리는 삼엽충 화석을 산 후 이 벌레의 영혼을 불러낸다.

그러다 아주 기이한 경험을 한다. 삼엽충으로 가득하고, 고래의 영혼이 헤엄치는 세계다.

잘못하는 그 세계에 영원히 머물 수도 있다.


작가는 처음부터 사촌 트레버를 죽인 범인을 알려준다. 그는 에이브 앨러틴 박사다.

사촌의 장례식장에 나타나 트레버의 묘지를 묻는다. 수상한 행동이다. 차도 완전 새차다.

앨러틴 박사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다. 나쁜 평이라고는 예약잡기 힘들다는 것 정도다.

작가는 천천히 에이브 주변을 맴돌고, 그의 과거를 조사한다.

아주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는 엘리가 제이와 함께 윌로비 마을을 걸을 때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다.

단순히 경계하는 마음만 나왔다면 수상한 마을과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백인 소년과 리판 아파치 소녀가 같이 걷는다는 표현으로 그 의미를 더한다.


초반에 살짝 이 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몰입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흥미로운 설정과 재밌는 캐릭터로 몰입도를 높였다.

17살 마법 소녀를 내세워 성장과 인종 문제, 판타지 세계와 현실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죽은 동물의 영혼을 깨우는 것도 조심해야 하지만 죽은 인간의 영혼을 깨우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다.

사실 이 부분을 보면서 판타지 소설의 네크로맨서를 살짝 떠올렸다.

실제 극중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일으키는 문제가 잘 나타난다.

시리즈로 나올 것 같은데 다음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궁금하다.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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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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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BIFF 부산스토리마켓 IP 선정작이다.

영상화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하는데 아직 영화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너무 짧은 시간이긴 하다.

소설의 가독성을 생각하면 영상화되었을 때 과연 어느 정도까지 그 재미가 보장될지 궁금하다.

소설 한 가운데 한 가정의 주부인 정화를 놓고, 그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가정에 무심한 남편과 두 명의 자식을 둔 그녀의 삶을 천천히, 하지만 흡입력 있게 풀어낸다.

읽다 보면 과연 이런 일이 현실에서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이 의문과 달리 정화를 둘러싼 삶은 먹먹하고 외롭고 힘들다.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이 위험이 처했을 때 그녀가 보여준 대응은 생존의 몸부림이다.


22평 전세 아파트에 정하는 살고 있다.

분리수거를 하러 갈 때마다 60평형에 사는 사모님을 마주한다.

그 사모님은 쓰레기를 버리는 장면을 감시하듯 주시한다.

딸 하원과 아들 상원을 키우고, 남편은 매일 늦게 들어오고 가정에 무관심하다.

어느 날 밤 늦게 들어온 남편 원우가 피를 잔뜩 묻히고 집에 들어온다. 부러진 칼도 같이.

남편이 욕실에서 열심히 씻고 빨래를 하지만 그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이 장면을 본 그녀는 다음 날 락스를 사와서 욕실을 청소하고, 빨래를 빤다.

무능한 남편은 자신의 흔적을 너무 많이 남긴 채 회사에 갔다. 그 나머지 처리는 정화의 몫이다.


갑자기 남편이 퇴근하자마자 집에 들어온다. 이상한 일이다. 불안하다.

그러다 치킨집 살인사건이 뉴스에 나온다. 정화는 남편이 살인자임을 직감한다.

아이들을 살인자의 자식으로 만들 수 없다.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숨긴 채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남편이 출근한 후 집에 들어오지 않고 사라졌다.

바로 신고하지 않고 며칠을 보낸 후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의 의심을 사기 충분한 시간이다.

하지만 남편이 지방에서 돈을 인출한 것이 드러나면서 정화에 대한 의혹이 사라진다.

어느 날 60평형 아파트에 사는 남자가 아들 우성이 상원에게 치킨을 사준다. 왜?

그리고 그녀를 감시하듯 보던 우성의 아내인 60평형 사모님이 죽는다.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던 남편의 실종은 아내 정화의 삶을 아주 힘들게 한다.

두 아이를 보살피고 키우고 교육해야 하는 그녀의 삶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그녀에게 은근히 다가와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우성이다.

분명히 우성과 남편의 실종은 연관성이 있다. 둘은 어떤 관계인 것일까?

그리고 정화가 어떻게 원우와 결혼하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가 나온다.

특별한 사랑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여기에 원우의 소설 같은 일기가 나오면서 이 부부의 진짜 삶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녀가 왜 이런 삶을 그대로 유지하는지 의문이다. 정말 나쁜 놈이다.


작가는 짧은 시간 동안의 삶을 다루지 않는다.

남편이 사라진 것과 그 원인을 끝까지 파고들지 않고 정화의 삶을 보여준다.

시간이 10년 이상 흐른 후 현재를 보여준다. 그 집에서 여전히 두 자식과 함께 산다.

오랜 세월 한 아파트에서 고인물처럼 그녀가 살았다. 살짝 우성이 그 곁을 지킨다.

그리고 이 시간 동안 정화는 우성의 아이들 반찬을 만들어준다.

처음에는 다른 집과 함께 만들었지만 그 집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직접 말하면서 그녀만 만든다.

정화에 대한 우성의 점진적인 행동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모든 것에 대한 의문은 마지막에 하나씩 풀린다.

그 속에는 사랑과 결핍과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정화가 왜 이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 들려줄 때 어른이 해야 할 일이 생각난다.

그녀가 정확하게 자각하는 순간은 아들 상원이 아빠처럼 사라졌을 때다.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한 엄마와 엄마를 학대하고 빨아먹는 외가 식구들.

강한 의지로 자식을 위해 자신을 강하게 세워야 하는데 정화의 엄마는 그것을 못했다.

정화가 남편의 살인에 왜 그렇게 강하게 두려움을 가졌는지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리고 가장 큰 의문이었던 우성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대단하다.

하지만 또 다른 의문인 우성의 정체는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강한 흡입력으로 나를 당기지만 곳곳에 묻어둔 의문과 충분히 납득할 수 업는 상황은 조금 아쉽다.

가장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이제 행복한 삶을 펼치려고 하는 정화를 본다.

그 미래가 꽃길처럼 아름답게 펼쳐지길 바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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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뱀 메소드 안전가옥 오리지널 22
정이담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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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오리지널 22권이다.

기존에 읽었던 안전가옥의 소설보다 분위기가 더 무겁다.

끈적거리고 음습한 기운이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그 끈적거림과 뒤틀린 일상과 비현실의 경계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았다.

로맨틱 스릴러란 장르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주인공 미옥의 심리 묘사가 주요한 부분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현실 너머의 환상이 사실처럼 가공되어 나타난다.

그때 담긴 감정은 사랑이란 표현보다 집착이란 단어가 더 어울린다.


미옥은 팜 파탈 전문 배우로 전성기를 지냈다.

그녀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영화의 제목이 <상사뱀>이다.

한 번 낙인 찍힌 연기는 그 이후로 반복된다. 그리고 인기 배우에게는 많은 시나리오가 온다.

그 중 한 편이 <사의 찬미>다. 이 시나리오의 감독이 영현이다.

소속사는 반대하지만 미옥은 이 시나리오에 끌린다.

감독을 만난 후 그 감독에게 빠진다. 둘의 사랑은 미옥의 시선 속에서 왜곡된 채 표현된다.

이 왜곡된 시선은 이 소설이 끝나는 순간까지 바로 잡아지지 않는다.


헤어진 사랑과 점점 인기를 잃어가는 배우와 재벌가 의사의 결합, 아니 결혼.

미옥은 자신 앞에서 순진한 20대처럼 몸을 떠는 철중에게 살짝 미끼를 던진다.

미옥보다 10살 이상 많은 철중은 자신의 욕망 대상이었던 존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문다.

3번의 결혼 실패. 철중의 이혼 경력이다. 그리고 그는 이브 그룹의 아들이다.

재벌가로 들어가는 과정은 그렇게 쉽지 않다. 하지만 미옥은 뛰어난 연기자다.

연예계에서 오랜 시간 뒹군 그녀는 시부모의 마음을 쉽게 얻는다.

문제가 되는 이는 시누이다. 미옥이 결혼해서 아들이라도 낳게 되면 상속의 큰 경쟁자가 된다.

사랑이란 이름 뒤에 숨겨진 음습한 욕망들이 충돌한다.


연예계의 은퇴가 쉬울 리가 없지만 재벌은 이것을 생각보다 쉽게 처리한다.

재벌가에 안착했다고 그 삶이 쉬울 리 없다.

치열한 견제와 남편의 질투심을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미옥은 이제 결혼 생활 자체를 연기한다. 이것은 이 소설의 구성과도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녀는 철중의 이전 아내들처럼 창고에 대한 호기심을 지우지 못한다.

철중은 이전 아내들과 문제가 있으면 언제나 집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갈아치웠다.

이 와중에 단 한 사람만 그대로 있었다. 바로 남자 정원사다.

그는 철중에게 충성한다. 하지만 미옥은 그에게서 도둑의 흙냄새를 맡는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쟁취하기 위한 그녀의 은밀한 시도가 이어진다.


비밀의 장소 창고. 남편이 절대로 가지 말라고 말하는 공간. 그래서 더욱 의문스럽고 매혹적인 공간.

창고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시도는 배우의 화려한 연기까지 필요없다.

미옥은 비밀을 하나씩 알아내고, 그 공간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 공간에서 마주한 것은 예상 외의 것들이다.

처음에는 그 토르소 등이 실제 사람이란 잔인한 생각도 했다. 아니었다.

철중의 욕망이 투사된 공간이자 그를 유명하게 만든 피부 미용 앰플의 제작 보관소다.

철중은 자신이 뱀에게서 추출하고 배합한 앰플을 아내 미옥에게 먼저 실험한다.

그 앰플은 무수히 많은 여성들이 원하고,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는 여동생은 대량 생산하고 싶어한다.


이런 외부적인 상황과 다르게 진행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영현에 대한 미옥의 집착과 환상이다.

헤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미옥은 영현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환상을 만들어낸다.

집착은 상황은 오해하게 하고, 환상이 현실처럼 다가온다.

미옥이 들려주는 영현의 이미지는 뒤틀리고 왜곡되었다. 의심스럽지만 확인은 나중에 이루어진다.

그리고 천천히 밝혀지는 미옥의 과거사. 섬뜩하지만 현실과 이어진다.

이 소설에서 3자의 시선으로 미옥을 들여다보는 순간이 한 번 나오는데 그 또한 왜곡된 시선이다.

그녀의 탁월한 연기와 상황들이 뒤틀린 결론으로 이어지게 했다.

뱀에 대한 이미지, 독사, 죽음, 환상 등이 한 여성의 삶과 엮이고 섞이면서 비릿한 흙냄새를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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