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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태스크포스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황수빈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갑자기 좀비 사태가 벌어진 후 회사에 머물게 된 김 대리의 생존기다.
그런데 함께 생존하게 된 인물들이 최악의 파트너들이다.
회사 최고 빌런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박 부장은 쓸데없는 부분에 항상 트집을 잡고, 기분이 태도가 되는 인물이다.
후배 최는 내 밑에 있다면 생각만으로 머리가 아플 빌런이다.
식탐은 대단하고, 시킨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지적하면 딴소리한다.
이 세 인물이 같이 살아남은 것은 단순하게 같은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리. 삼십 대 중반. 고시 공부하다 입사가 늦었다.
같은 입사 동기 유 대리가 보기에 심한 예스맨이다.
박 부장은 꼰대고, 과거 방식으로 부서를 운영한다.
점심은 같은 부서 직원들이 같이 먹어야 한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이에서 빠진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예스맨 김 대리는 식사 자리에 끼어 상사들의 수발을 든다.
이 모습을 보고 내가 다니는 회사는 아닌데 라고 말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한 번 나온 점심 식사 장면을 보면서 매일 이런다고 생각하면 아이고~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도움을 주는 인물이 둘 있는데 안 과장과 동기 유 대리다.
작가는 좀비 사태가 벌어진 날을 Z-Day라고 부른다.
전날 수상한 전조를 알려주고, 회사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살짝 흘린다.
회의 자료 준비부터 회의실 예약까지 김 대리가 다 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극한 직장 생활기나 다름없다.
쓸데없는 트집을 잡는 박 부장, 회의에 집중하지 않는 최.
그러다 문에서 들리는 소리. 말단 최에게 말해도 확인하지 않는다.
직접 문을 열고 본 장면은 비현실적이다.
누가 현실에서 좀비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겠는가!
그것도 그의 직장 생활에 큰 도움을 주는 오 과장이.
좀비가 된 오 과장을 피해 달아나면서 다른 좀비들에게 쫓기는 유 대리를 본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유 대리는 좀비들에게 붙잡힌다.
10층에 이 세 명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몇몇 좀비들이 돌아다니지만 그들에게 그렇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한달 동안 살아남으면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좀비들이 생존의 행동을 반복해서 한다는 것이다.
좀비에게 소리를 들려주거나 눈앞에 나타나지만 않으면 된다.
하지만 그들은 10층이란 공간 속에 갇혀 있다.
다른 층으로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계단으로 가야 한다.
처음 나왔던 재난문자나 방송 등은 전기가 끊어지면서 사라진다.
유일한 방송은 라디오로 정보를 얻는 것인데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다.
최가 인터넷이 될 때 알아낸 방법은 우주폰에 유선이어폰을 연결하는 것이다.
사무실을 뒤져 필요한 음식과 물건을 구한다. 한정된 식량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몰랐던 다른 직원들의 비밀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10층을 벗어나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좀비 무리를 뚫고 지나갈 힘도 능력도 없다.
박 부장 주도로 매일 쓸데없는 회의나 하고, 누군가 구해주러 오기만을 바란다.
기존의 좀비 소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존하는 이야기다.
빠르게 넘어가고, 직장인의 현실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왠지 모르게 <나는 솔로>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