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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전생 : 상
야마다 후타로 지음, 김소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4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주 오래 전 일본 애니로 한 번 본 적이 있다.
이번에 읽으면서 유튜브로 검색하니 기억이 뒤섞인 것을 발견했다.
뒤섞인 기억 속 두 애니의 원작자는 모두 야마다 후타로다.
짧은 시간 동안 간단하게 검색하면서 <마계전생>이 만화로 나온 것도 발견했다.
불행히 품절인데 제목은 <주~인법마계전생>으로 나왔다.
거의 1000쪽에 이르는 이 소설이 버거운 분들이라면 만화와 애니로 먼저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
이 소설이 출간된 시대와 문장 등을 생각하면 그쪽이 더 쉽게 접근하고 재밌을 것이다.
하지만 애니를 본 나 같은 사람에게는 원작은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헷갈린 기억을 바로잡고, 애니가 생략한 부분을 더 즐길 수 있다.
이 책의 도입부는 전쟁 후의 참혹한 현장에서 시작한다.
이 현장에 있는 유명한 검사는 바로 미야모토 무사시다.
하지만 전쟁에서 그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고, 그의 이름을 빌리려는 쇼세츠가 나온다.
이때 전멸한 줄 알았던 시마바라에서 탈주자가 나온다.
단순한 탈주자라면 무사들이 척살하면 되지만 이상한 일이 생긴다.
죽었다고 알려진 모리 소이겐이 벌거벗은 여성을 칼로 자른다.
그 여인 속에서 한 남자가 나오는데 역시 죽었다고 알려졌던 아마쿠사 시로다.
뒤쫓던 무사들은 죽고, 무사시는 그 광경을 보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다만 이것을 기회로 생각한 쇼세츠만 그 앞에 엎드릴 뿐이다.
이 괴이한 술법을 닌자술 마계전생이라고 부른다.
몇 가지 조건과 닌자술이 가미되면 죽기 전의 모습으로 건강하게 다시 되살아난다.
놀랍고 무시무시한 술법이지만 무한정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택된 사람들만 이 마계전생의 닌자술로 다시 되살아나는데 앞부분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창술의 대가 호조인 인슌, 미야모토 무사시, 야규 가의 두 노 검사 등이 대상이 된다.
이들은 모두 마계전생으로 새롭게 되살아난 검사들을 직접 눈으로 봤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 자신들에게 내재되어 있던 욕망이 극대화된다.
극대화된 욕망과 마계전생의 술법으로 다시 되살아난 그들은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그 마음과 행동은 사람이 아니다.
여인들을 겁살하고, 윤리와 도덕심은 사라졌다.
통제 불능으로 제멋대로 움직일 것 같지만 소이겐의 명령에는 절대 복종한다.
기다리던 주인공 쥬배애가 나오는 것은 이 마계전생이 끝난 다음이다.
아버지와 대결에서 한쪽 눈을 잃고 야규에 칩거 중인 쥬베에.
그가 머무는 곳에서 검술을 수련하는 세 명의 사무라이 여성들이 있다.
모두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가진 부모 등을 둔 여성들이다.
그런데 마계전생에 관심을 둔 영주가 자신을 되살리는 여성의 몸을 구한다.
이 때문에 쥬베에와 함께 있던 세 명의 여성들이 성으로 불려간다.
무술로 단련된 건강한 몸과 뛰어난 외모는 최고 적합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성의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이들의 아버지들이 그녀들을 구한다.
이들의 탈출과 이들을 뒤쫓는 마계전생의 마검사들.
이름 있고 뛰어난 무사들이지만 마계전생의 마검사들은 능력도 높고 숫자도 많다.
세 여성이 달아나기 위한 목적지는 쥬베에가 있는 야규다.
뒤늦게 등장한 쥬베에의 모습을 보면서 김용의 무협소설 중 한 편이 떠올랐다.
쥬베에가 이 세 여성의 복수와 마계전생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은 고전 사무라이 영화와 닮아 있다.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중국 무협이 아닌 가끔 본 사무라이 영화의 장면들이 생각났다.
물론 일부 장면에서 고전 중국 무술 영화가 연상되기도 했다.
이 소설 설정 중 재밌는 대목 중 하나는 쥬베에도 마계전생의 대상이란 것이다.
이 때문에 마검사들이 모두 달려들어 쥬베에를 베지 않는다.
쥬베에가 닌자 여성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에는 운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쫓고 쫓는 과정 속에서 죽어가는 조연들과 그 역할은 무자비하게 다루어진다.
이 무자비한 현실 속에 불안과 욕망이 뒤섞이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용어와 지명, 일본의 관제 등이 조금 어렵지만 그냥 생략해도 읽는 데는 지장이 없다.
애니를 다시 본다면 이전보다 훨씬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