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의 개선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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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을 읽었다.

제47회 일본셜록홈스대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기발한 방식으로 셜록 홈스의 무대로 교토로 옮겼다.

처음 책을 펼쳐 들고 마주한 지명들은 나의 상식을 깨트렸다.

빅토리아 시대 교토라니. 베이커 가가 아닌 데라마치 거리 221B번지라니.

그런데 등장인물들은 모두 원작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 이질적인 배경들은 모리어티 교수가 등장하면서 더 심해진다.

모리어티 교수는 원작에서 홈스 최대의 적이지 않은가.

조금씩 적응하다 보면 이세계 홈스와 왓슨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명탐정 홈스. 교토에서도 그의 실력은 대단했다.

하나의 사건이 실패로 끝나면서 그는 긴 슬럼프를 겪는다.

<붉은 머리 연맹> 사건인데 원작과 다른 방식으로 결론이 난다.

항상 성공적인 추리를 보여주었던 그이지만 이 사건 실패가 그를 뒤흔든다.

명탐정 홈스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왓슨이 잡지 <스트랜드 매거진>에 발표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그의 탁월한 추리 능력과 실적에 열광했다.

왓슨이 있기에 홈스가 있다.’란 구호는 왓슨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홈스가 슬럼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서 왓슨의 글도 멈춘다.

메리와 결혼한 후 문을 연 진료소도 대출 등의 문제로 어려워진다.

이와 동시에 메리가 홈스를 부르는 호칭도 ‘그 사람’으로 격하한다.


긴 슬럼프 동안 왓슨과 홈스는 서로 연락을 잘 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간 그곳에서 홈스는 무력한 모습으로 게으름을 피운다.

잠시 다툰 후 홈스는 바이올린을 켜는데 연주 실력이 별로다.

이때 윗방에 사는 노인이 나타나 소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그가 바로 물리학자인 모리어티 교수인데 홈스와 말다툼을 한다.

그 또한 홈스처럼 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홈스와 왓슨이 밤에 모리어티 교수를 미행하는데 여기서 또 다른 중요인물이 나타난다.

경시청의 머스트레이드 경감인데 그 역시 사건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세계 속에서 사건과 범죄의 중요인물들이 모두 슬럼프를 겪는 중이다.


홈스가 슬럼프에 빠져 있는 동안 떠오르는 탐정이 있다.

그녀가 바로 아이린 애들러다. 원작에서 홈스가 패배했던 여성이다.

배우 출신인 그녀는 탁월한 실력으로 홈스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갔다.

기자는 홈스와 애들러의 경쟁을 부추기고, 누가 더 사건 해결을 더 많이 하는지 경쟁한다.

하지만 홈스는 사건 의뢰를 받아 놓고 열심히 활동하지 않는다.

뭐자? 하는 의문이 또 떠오르고, 메리의 새로운 사실이 하나 드러난다.

그것은 메리가 왓슨처럼 탐정 애들러의 조수이자 기록자란 것이다.

왓슨은 영매술사를 만나 홈스의 긴 슬럼프의 원인이 과거 미해결 사건이란 암시를 받는다.

이 사건을 해결해서 명탐정 셜록 홈스의 개선을 이루고자 하나.


홈스가 실패한 사건은 홈스의 학창 시절이자 탐정 초기의 이야기다.

레이철 머스그레이브의 실종 사건인데 사견 해결에 실패했다.

이후 이 기묘한 세계관은 또 다른 세계와의 연결을 추구한다.

슬럼프에 빠진 홈스와 그를 깨우려는 왓슨의 노력은 충돌하고, 현실이 뒤흔들린다.

뒤로 가면서 이 세계는 흔들리고, 새로운 가능성의 문이 열린다.

명확한 추리의 세계는 무너지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의 연속이다.

읽으면서 계속해서 원작의 기억을 떠올리고, 뒤틀린 장면들을 찾는다.

몰입도를 높이지 않으면 이 기묘한 세계관 속에서 헤매게 된다.

셜록 홈스를 다양하게 변주한 작품들을 만났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홈스의 슬럼프 속에 담긴 작가의 슬럼프는 또 다른 작은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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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 태스크포스 -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황수빈 지음 / 북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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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이다.

갑자기 좀비 사태가 벌어진 후 회사에 머물게 된 김 대리의 생존기다.

그런데 함께 생존하게 된 인물들이 최악의 파트너들이다.

회사 최고 빌런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박 부장은 쓸데없는 부분에 항상 트집을 잡고, 기분이 태도가 되는 인물이다.

후배 최는 내 밑에 있다면 생각만으로 머리가 아플 빌런이다.

식탐은 대단하고, 시킨 일은 제대로 하지 않고, 지적하면 딴소리한다.

이 세 인물이 같이 살아남은 것은 단순하게 같은 회의실에서 회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대리. 삼십 대 중반. 고시 공부하다 입사가 늦었다.

같은 입사 동기 유 대리가 보기에 심한 예스맨이다.

박 부장은 꼰대고, 과거 방식으로 부서를 운영한다.

점심은 같은 부서 직원들이 같이 먹어야 한다는 주의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 같이에서 빠진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예스맨 김 대리는 식사 자리에 끼어 상사들의 수발을 든다.

이 모습을 보고 내가 다니는 회사는 아닌데 라고 말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한 번 나온 점심 식사 장면을 보면서 매일 이런다고 생각하면 아이고~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도움을 주는 인물이 둘 있는데 안 과장과 동기 유 대리다.


작가는 좀비 사태가 벌어진 날을 Z-Day라고 부른다.

전날 수상한 전조를 알려주고, 회사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살짝 흘린다.

회의 자료 준비부터 회의실 예약까지 김 대리가 다 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극한 직장 생활기나 다름없다.

쓸데없는 트집을 잡는 박 부장, 회의에 집중하지 않는 최.

그러다 문에서 들리는 소리. 말단 최에게 말해도 확인하지 않는다.

직접 문을 열고 본 장면은 비현실적이다.

누가 현실에서 좀비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겠는가!

그것도 그의 직장 생활에 큰 도움을 주는 오 과장이.


좀비가 된 오 과장을 피해 달아나면서 다른 좀비들에게 쫓기는 유 대리를 본다.

하지만 간발의 차이로 유 대리는 좀비들에게 붙잡힌다.

10층에 이 세 명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몇몇 좀비들이 돌아다니지만 그들에게 그렇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한달 동안 살아남으면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좀비들이 생존의 행동을 반복해서 한다는 것이다.

좀비에게 소리를 들려주거나 눈앞에 나타나지만 않으면 된다.

하지만 그들은 10층이란 공간 속에 갇혀 있다.

다른 층으로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계단으로 가야 한다.


처음 나왔던 재난문자나 방송 등은 전기가 끊어지면서 사라진다.

유일한 방송은 라디오로 정보를 얻는 것인데 누구도 가지고 있지 않다.

최가 인터넷이 될 때 알아낸 방법은 우주폰에 유선이어폰을 연결하는 것이다.

사무실을 뒤져 필요한 음식과 물건을 구한다. 한정된 식량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몰랐던 다른 직원들의 비밀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10층을 벗어나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좀비 무리를 뚫고 지나갈 힘도 능력도 없다.

박 부장 주도로 매일 쓸데없는 회의나 하고, 누군가 구해주러 오기만을 바란다.

기존의 좀비 소설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생존하는 이야기다.

빠르게 넘어가고, 직장인의 현실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왠지 모르게 <나는 솔로>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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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집 - 니 맘대로 내 맘대로
실키 지음 / 현암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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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작가다.

실키라는 작가의 다른 책 제목들도 낯설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난 후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다.

단어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상당히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집이란 한글도 집(集)이자 집(house)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책 구성도 집 모양 속에 여덟 구역으로 나누었다.

현관에서 다락방까지 이어지는 공간 속에 자신의 단어를 풀어낸다.

사람마다 각자의 단어 사전이 있다는 인식 속에서 만들어진 단어집이다.

일정 부분 공감할 수밖에 없는 표현이다.


작가는 한국을 떠나 여러 나라에서 머물렀다.

현재는 프랑스에서 거의 20년을 머물고 있는 것 같다.

이 오랜 세월 동안 외국에 머문 사람이 느끼는 감각들이 단어를 통해 드러난다.

집(house)에 대한 글에서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이 단어를 새롭게 보게 한다.

읽으면서 수많은 단어의 정의에 고개를 끄덕인다.

간결하게 표현되고, 도치된 문장은 한 박자 늦게 동의한다.

그림으로만 표현된 단어에서는 잠시 숨을 고를 수밖에 없다.

작가가 이해하고 표현한 것과 나의 이해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이런 경우 더 오랫동안 그림을 들여다보고 이런저런 상상을 한다.


하나의 단어가 나라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랑데뷰’의 경우 그가 생각한 것과 단어의 의미가 다르다.

길게 설명이 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이해를 풀어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산책’을 “명상, 다리를 움직이며.”라고 할 때 칸트가 떠올랐다.

실제 나에게 산책은 팟캐스트나 음악을 듣는 시간이다.

안부’를 읽고 보면서 오랜만에 전화를 한 친구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매주 만났던 사이가 이제는 몇 개월에 겨우 한 번 전화하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잘 지내지?” “잘 지내”란 단어만으로 충분한 경우도 많다.

나의 경우는 생각하는 방식의 차이보다 삶의 조건들이 바뀌었다.


김치’의 정의를 읽다가 한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아내가 중국 여행 갔을 때 한국에서 김치를 먹지 않던 아이들이 김치를 먹었다는 것이다.

중국 음식이 맞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변한 것이다.

당연하지 않게 되고 나서야,”란 문장은 ‘공기’란 단어로 떠올려주었다.

배움’이란 단어에서 나의 현실을 그대로 느낀다.

그리고 배움 대신 ‘신간’을 넣으면 나의 탐욕과 불안감이 드러난다.

다 읽지도 못할 책을 사 모은 나의 탐욕.

책 광고에 혹해 빨리 읽어야 할 것 같은 불안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읽는 내내 숨을 고르면서 나의 단어장을 돌아본다.

도서관이라고 한 번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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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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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시리즈 1권이다.

시리즈 4권이 한꺼번에 나왔는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1권만으로 다음 이야기를 예측하는 것은 힘든데 두툼한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이 작가의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확자 시리즈를 구해 놓고 묵혀두고 있는데 빨리 시간을 내어야겠다.

그리고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언와인드 1권이 다른 제목으로 나온 적이 있다.

이 시리즈가 최근에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2007년에 첫 권이 출간되었다.

작가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가끔 이런 사실을 발견하게 한다.

낯선 작품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언젠가 한 번 찾아 읽어야겠다.


굉장히 충격적인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육질은 부드러워> 이후 가장 충격적이다.

언와인드는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아동을 소급해서 중절할 수 있는 법률이다.

미국 내전 이후 두 계파가 합의한 내용이다.

임신 중절을 소급해서 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태어난 아이들이 13세와 18세 사이가 되면 부모가 이들을 언와인드 시킬 수 있다.

언와인드는 산 아이들을 낱낱이 분해해서 장기이식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장기이식 과학의 발전이 이 법률을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만들었다.

놀라운 것은 언와인드에 아이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게 세 아이가 화자로 등장한다.

부모 속을 썩여 몰래 언와인드 신청된 코너.

보호 시설에서 자라 비용 때문에 언와인드 대상이 된 리사.

태어나면서부터 신에게 몸을 바치는 것이 축복이란 세뇌를 받은 십일조 소년 레브.

이들은 코너의 탈출에서 시작해 연쇄적으로 관계를 맺는다.

자신이 리와인드 될 것이란 것을 우연히 알고 집에서 도망치는 코너.

하지만 휴대폰을 끄지 않으면서 자신의 위치를 계속 알려주고 있었다.

청소년 전담 경찰이 코너를 데리러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코너는 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달아난다.

그의 질주가 고속도로에 혼란을 가져온다.


보호시설에서 언와인드 장소인 하비스트 캠프로 이동 중이었던 리사.

코너의 질주가 자동차 사고를 불러온다.

언와이드 당하기 않기 위해 그녀는 차에서 도망친다.

코너가 질주할 때 멈춘 차에는 십일조 레브가 타고 있었다.

코너는 레브를 인질 삼아 달아나려고 한다.

하지만 레브가 언와인드 대상이란 것을 안 후 데리고 달아난다.

경찰들은 언와인드 대상인 아이들에게 총을 쏠 수 없다.

아이들이 너무 비싼 물건이라 진정탄을 쏘아 잠들게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도망칠 수 있는 기회를 좀더 쉽게 준다.


세 아이의 탈출이 있지만 레브는 십일조로 자라면서 세뇌된 상태다.

코너와 리사처럼 도망이 절실하지 않고, 오히려 언와인드를 바란다.

몰래 숨어든 학교에서 레브가 보여준 행동은 세뇌된 아이의 어쩔 수 없는 반응이다.

이후 아이들은 헤어지고, 다른 방식으로 도망치고, 살아남기를 바란다.

이 과정에서 만나고, 경험하고, 부딪히는 일들이 서로의 삶에 변화를 가져온다.

코너와 리사는 함께하면서 언와인드 대상 아이들을 구해주는 조직의 도움을 받는다.

이 부분은 미국 흑인들이 인종차별을 피해 도망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와 닮아 있다.

십일조로 자란 레브가 자신의 현실을 깨닫는 과정도 흥미롭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그를 도와주는 사이파이의 존재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법률이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그러다 현재 트럼프의 미국을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와인드된 장기들은 장기이식이 필요한 사람들에 팔려나간다.

뇌조직 일부를 이식한 사이파이의 괴상한 행동은 어떻게 봐야 할까?

코너의 탈출을 도와주었던 트럭 운전수의 마술은 이식된 손 덕분이라고 한다.

이 장기이식이 이식자와 언와인드 대상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언와인드된 아들의 각 신체 부위를 이식받은 사람들을 죽인다는 괴담은 또 어떤가.

이 괴담의 실체가 드러날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으로 발전한다.

놀랍고 잔혹한 발상과 뛰어난 가독성과 구성은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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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익스포저 (포토에세이) 듄 시리즈
그레이그 프레이저.조쉬 브롤린 지음, 채효정 옮김 / 아르누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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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듄>과 <듄: 파트2>의 포토 에세이다.

촬영 감독 그레이그 프레이저의 사진과 배우 조시 브롤린의 에세이 글이 함께 실려 있다.

두툼한 분량과 몽환적이면서 사실적인 사진들은 잠깐 동안 영화 속 이미지를 떠올린다.

만약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이 사진 속 몇몇은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조시 브롤린의 글 중 몇몇은 원작에서 발췌한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집중하면 원작자의 글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패브릭 커버는 묵직함과 비싼 느낌을 준다.

그리고 필름 사진으로 찍은 감도 높은 인쇄 사진은 대상에 집중하게 한다.


영화는 수많은 CG로 채워져 있다.

이 CG들은 이 포토에세이에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을 비롯한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정면 사진과 촬영 현장을 찍었다.

영화 속에서 본 스쳐 지나가듯 본 얼굴과 다른 느낌이다.

카메라를 보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 배우도 보인다.

이 배우의 표정은 영화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것이다.

사진 속 인물을 보고 영화 속 기억을 더듬어야 하는 순간들도 있다.

기억력이 떨어지고, 출연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듄 : 파트3>이 나온다면 달라지려나?


조시 브롤린의 글을 통해 촬영 현장의 일부를 엿볼 수 있다.

사진이 보여주지 못하는 일상을 그는 섬세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딸의 시선으로 풀어낸 글들은 처음에는 의문으로 가득했다.

왜 갑자기 딸들이 아버지의 생활을 말하는 것일까? 하고.

조금씩 촬영 국가나 현장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온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실제 촬영 현장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재밌다.

요르단, 7성급 호텔, 방으로 들어오는 모래. 수영장.

전쟁터 같다는 촬영장. 그 현장의 일부를 포착한 사진들.

영화를 봤기에 더 몰입하게 되는 사진들.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읽었지만 기억에서 사라진 소설 내용이 궁금해졌다.

어느 날 알고리즘을 타고 본 유튜브 영상도 같이 생각난다.

두툼한 원작이나 그래픽노블을 볼 날을 생각하면 괜히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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