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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
마크 트웨인 지음, 린 살라모 외 엮음, 유슬기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다음에 찾아오는 도둑에게 알림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이 집에는 도금된 물건밖에 없습니다. 고양이 바구니 옆에 있는 모퉁이 너머의 응접실에 있는 놋쇠그릇 안에서 그 물건들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만약 고양이 바구니를 가져가고 싶으면, 고양이들은 놋쇠그릇 안에 집어넣으세요. 소란 피우지 마시고 ---- 가족들한테 방해되니까요. 고무 제품들은 현관 홀에, 우산 꽂이 옆에 있어요. 서랍장 같은 거 말이에요, 그런 걸 페르골라였나 뭐 그 비슷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 같던데.
나갈 때 문 좀 닫고 가세요.
S.L.클레멘스 백
서른 살의 청년은 일자리를 구하고 그만두는 일을 계속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청년이 그의 형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섰다. "난 인생에서 두 가지 뜨거운 야망이 있었어. 하나는 수로 안내인이 되는것, 또 하나는 복음의 전도사가 되는 것. 하나는 이뤘지만 다른 하나는 실패했지. 왜냐하면 나 스스로 거래에 필요한 물품, 그러니까 신앙심을 계속 공급할 수 없었거든....그렇지만 난 (좀 저급한) 문학을 향한, 그러니까 유머문학을 향한 '부름'을 받았어. 딱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건 아니지만, 나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일 같아." 문학적 창작의욕이 청년의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등의 작품으로 미국 현대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19세기 대표적인 소설가의 40여년 작가 이력은 그렇게 초라하게 시작됐다.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 혹은 필명 마크 트웨인의 사적인 편지, 자전적 글, 연설문, 소설, 미발표 원고 등을 추려 엮은 '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법'은 평생 즐거움을 전하기 위한 글을 썼던 한 소설가의 기억들이자 웃음과 활기와 깨닫음을 주는 생활철학 지침서이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수 있는 유머문학의 즐거움을 알게 된 마크 트웨인은 유머작가로서 지역적 명성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미국인 여행단에 끼어 유럽과 팔레스타인 성지순례지를 여행하며 쓴 여행 편지는 1867~68년 미국 전역에서 열렬히 애독되었고, 이 여행기를 다듬어 1869년에 펴낸 『철부지의 해외여행기』는 훗날 그가 19세기 후반의 미국문화 전체에 관한 이야기를 형성하는데 초점이 된 바탕이 되었다.
"애견은 밖에 놔두라. 천국에 들어가는 것은 편파적으로 결정된다. 만약 생전에 세운 공로로써 결정되는 것이라면, 당신이 밖에 있고 개가 들어가야 할 것이다. (73쪽)
생활철학의 달인이 들려주는 유쾌하게 사는 다양한 방법도 눈길을 끈다. 피뢰침 상인과의 일화, 다음에 찾아오는 도둑을 위한 공고문, 음식이야기, 여행예절 등 일상생활에서 직접 경험한 일들을 마크 트웨인만의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스스로를 거울삼아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진지한 탐구를 바탕으로 도덕적인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표현하기도 하고, 때로는 거리낌 없는 냉소와 독소를 드러내기도 한다. 사람들을 깨우치는 동시에 즐거움을 주려고 했던 저자의 노력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나는…… 소설을 사실을 전하는 매체로 선책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대부분의 거짓말쟁이들은 거짓말을 사랑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나는 사실을 사랑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다. 나는 눈에 띄게 익살스럽고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을 통해 나의 진실된 관점을 널리 알린다." (10쪽)
마크 트웨인의 글은 언제 읽어도 유쾌하다. 1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와서도 그가 남긴 글들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있고 끊임없는 연구대상으로 남아있다. 『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법』은 시대를 초월하는 웃음의 코드를 가진 마크 트웨인의 유머러스한 감각을 제대로 감상해 볼 수 있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