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의 첫 단계, 미팅 약속 - 성공 비즈니스 라이브러리 02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정세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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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북스 출판사의 『성공 비즈니스 라이브러리』시리즈는 자기 PR시대에 살고 있는 비즈니스맨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6가지 기술을 전수함과 동시에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자신을 업그레이드 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 하에 쓰인 책이다. 

총 6권으로 이루어진 『성공 비즈니스 라이브러리』시리즈는 직장 내 적응력 향상, 즉 커뮤니케이션능력과 업무 효율화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제1권과 제2권은 자기PR과 비즈니스 약속에 대한 기술, 제3권과 제4권은 업무향상을 위한 책 읽기와 상사와의 좋은 관계 유지기술, 제5권과 제6권은 효율적인 시간활용과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대화 기술을 압축하여 알려준다.

『비즈니스의 첫 단계, 미팅 약속』은 비즈니스의 시작이자 핵심인 바이어 또는 고객과의 약속을 수월하게 잡는 비법을 엮은 책이다. 대부분 영업현장에서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쓰여 있어서, 신입사원이나 자신만의 영업노하우가 없어 고민중인 비즈니스맨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있다. 특히 비즈니스 미팅에 대한 실제적인면을 잘 설명하고 있으며, 성공적인 약속 잡기를 위한 구체적인 전화 멘트들이 쓰여져 있다.

이 책은 6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다.  1장에서는 잘못된 약속 잡는 방법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나름대로 약속을 잡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지만 그에따른 성과를 못내는 원인에 대한 이론적 바탕을 깔고 있다. 2장에서는 약속 잡기를 잘 하기 위해 영업사원이 몸에 익혀야 할 6가지 습관들을 소개하고 있다. 발성,발음의 문제부터 고객 관리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치밀한 사전 준비를 강조한다. 3장에서는 약속을 잡을 때 일반적으로 부딪치는 문제에 대해 유형별로 정리되어 있고, 4장과 5장에서는 제목 그대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약속 잡기 비법들이 A,B로 나뉘어 20가지로 소개되어 있다. 단조로운 약속 잡기 방식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요하는 다양한 약속 잡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약속 잡기 성공률을 향상 시키기 위해 평소에 지켜야 할 9가지 원칙들을 강조하면서 마무리하고 있다.

비즈니스 환경은 끊임없이 변해간다. 그러나 모두가 변화에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미팅을 잡는 경우가 그렇다. 오랫동안 해오던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힘들여 다른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도 이점을 지적하고 있듯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저자의 경험들이 메뉴얼화 되어 있는 이 책을 통해 자신에 맞는 비즈니스 미팅 전략을 짜보는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의 첫 단계, 미팅 약속』은 저자의 약속 잡기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지만, 한편으론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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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전략, 자기 PR - 성공 비즈니스 라이브러리 01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정세환 옮김 / 시그마북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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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북스 출판사의 『성공 비즈니스 라이브러리』시리즈는 자기 PR시대에 살고 있는 비즈니스맨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6가지 기술을 전수함과 동시에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자신을 업그레이드 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 하에 쓰인 책이다. 

총 6권으로 이루어진 『성공 비즈니스 라이브러리』시리즈는 직장 내 적응력 향상, 즉 커뮤니케이션능력과 업무 효율화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제1권과 제2권은 자기PR과 비즈니스 약속에 대한 기술, 제3권과 제4권은 업무향상을 위한 책 읽기와 상사와의 좋은 관계 유지기술, 제5권과 제6권은 효율적인 시간활용과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대화 기술을 압축하여 알려준다.

『심리적 전략, 자기PR』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장점, 능력 등을 타인보다 돋보이게끔 보여주고, 홍보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다. 예전에는 묵묵히 자기일만 열심히 하면 인정받는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시대는 남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인정받기 힘든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는 것과 함께 '자기 PR'도  대충 넘겨버려선 안되는 부분이 됐다.

좋은 커리어를 갖고 있지만 면접에서 번번히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이후에도 열심히 일하는 만큼 윗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비슷한 실력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평가대상이 될 경우 내적인 면보다는 외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자신을 다른 사람 앞에서 얼마나 잘 홍보 할 수 있느냐가 그 사람의 능력으로 평가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자기PR'의 필요성을 인식한다해도 어떤식으로 PR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면 의미가 없다. 이 책에는 성공적인 '자기PR'을 위한 47가지의 실천지침들이 수록되어 있다.  '자기PR'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는 노하우 부터 매혹적인 대화 기술,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대화 기술, 여성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한 자기연출법, 면접에서 자신을 120% 홍보하는 노하우까지 그 내용이 다양하다. 심리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간단명료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설득력 있게 들린다. 또한 적절한 예를 든 설명이 내용의 이해를 쉽게 한다.

사람들은 죻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전문적인 학원을 찾는다. 이 책에서 가르쳐주는 내용들이 그곳에서 가르쳐주는 내용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큰틀에서 본다면 '자기PR'을 잘하기 위해 가르치는 것들이 개인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를 기본적으로 높이기 위한 훈련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을 바탕으로 저자가 말하는 전략적인 자기PR 기술들이 더 해지면 그 효과가 더욱 커진다고 본다. 치열한 경쟁시대에 남들과 차별화 되는 장점을 계발하고, 그 장점을 남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욕망이 이 책을 읽게된 또 다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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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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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새로운 책을 사면 먼저 책 맨 뒷장에 쓰인 작가의 말부터 읽어본다. 작가의 정서를 겉으로 들어난 부분 이외에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에서다. ’작가의 말’을 읽고, 수록된 작품을 읽고, 다시 ’작가의 말’에 이르니 책 읽기의 깊이를 더한다.

"문학은 내게 거대한 산군이었다. 마냥 바라볼 수밖에 없는 존재인가, 조바심치고 절말했던 날들이 길고도 길었다. 이제 그 한 귀퉁이 기슭에 기적처럼 발을 걸쳤다."

그런데 작가는 거기에 한 마디를 단호하게 덧붙인다.

"나는 바란다. 어디에 닿을지, 다다른 곳에 무엇이 있을지 스스로 두려워하지 않기를. 뒤돌아보지 않기를. 한발, 한발 갈 수 있기를."

   소설 『내 심장을 쏴라』는 작가의 바람대로 육중한 운명의 바퀴 밑에 깔려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그 어떤 시련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의 노래로 가득하다. 저자가 이 책의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준 용기가 또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의 꽃씨를 뿌리게 할거라 믿는다.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커다란 난제를 스스로에게 던지며 끈질긴 노력끝에 탄생시킨 이 책은 운명적 상처를 가진 두남자가 주인공이다. 세상의 시계가 고장나 멈춰버린 듯한 격리된 공간 속에서 자아를 통제 받으며 더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남자들이다. 

   이 책은 수리 희망병원 정신병동에 갇히게된 두남자가 그곳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자신과 불편하게 여기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 폐쇄적인 인물인 25살 이수명과 재벌 회장의 사생아로 불운한 어린시절을 보내다 재산 싸움에 휘말려 강제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25살 류승민.

   다른 삶을 살았고 다른 성격을 지닌 두 사람이 정신병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만나 서로에 대해 알아간다. 두 남자 모두 억울하게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었지만, 수명은 자신의 처지를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그곳을 은신의 공간으로 삼으려한다. 그 반면에 승민은 입원 첫날부터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한다. 처음에 수명은 이런 승민의 모습을 이해 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둘은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수명은 어린시절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던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했던 상처를 안고 있다. 승민은 세계적인 패러글라이딩 선수였지만 망막세포변병증으로 실명 위기를 맞으면서 더 이상 비행을 할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승민은 비행을 포기할 수 없었다. "날고 있는 동안 나는 온전한 나야. 어쩌다 태어난 누구누구의 혼외자도 아니고, 불이 충동에 시달리는 미치광이도 아닌, 그냥 나. 모든 족쇄로부터 풀려난 자유로운 존재, 바로 나."(286쪽) ’어떻게 살든 간에 결국 눈이 멀게 돼 있다는 현실’은 승민 스스로가 받아들여야 할 문제였고, 정신병원에 갇혀 눈이 멀든지, 실명이 되기전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줄 비행을 위한 탈출을 하든, 그 두가지는 승민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였다.

   승민의 ’자아 찾기’를 위한 끊임없는 ’탈출’ 시도는 진실을 외면하기 위해 자학하고, 현실을 피해 도망치기만 했던 수명에게 자극이 되었다. "어쩌면 진실은 내가 겁냈던 것만큼 거인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내 그림자에 놀라 끝없이 달아났던 것인지도 모르고. 어쨌든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당장은 스스로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거라고."(325쪽) 용기를 내어 승민의 자아 찾기에 동행하게된 수명은 외면해 오던 진실에 대해 자신이 가졌던 두려움의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정유정의 소설은 한 호흡에 읽히는 문장들이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손에서 책을 내려 놓을수 없게 한다. 점점 갈수록 빠르고 긴장감있는 이야기 전개는 장편소설이 갖는 무게감을 줄여 준다. 서사를 이끌어 가는 이수명의 말에서 간혹 던져지는 블랙유머들도 어두운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동시대인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이야말로 문학이 지닌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이다.  작가 자신이 <내 심장을 쏴라>를 통해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 거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닫은게 있다. 인간의 힘으로 정해진 상황이나 현실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하지만, 상황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고 자신의 삶을 다른 시각으로 직시했을 때, 비로소 웃을 수 있다는 것도.....  이러한 믿음은 인간이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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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냐냐 2011-08-01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읽어보고 싶네요....
 
Good Dog 굿독 - '보'와 함께한 아름다운 날들
애너 퀸들런 지음, 이은선 옮김 / 갈대상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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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가장 친밀한 동물을 꼽으라면 강아지를 들 수 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가족 강아지가 미국 언론에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로 '보'(Bo)라는 이름의 태어난지 6개월 된 포르투칼산 워터 도그 품종이다. '퍼스트 도그'라 부를 만큼 백악관에서 개를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는 이유는 개를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미국의 애견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게임,영화산업을 합친 것 보다 애견산업 규모가 더 클정도로 미국의 애견문화는 발달되어 있다.최근들어 우리나라도 나홀로 족과 노령인구가 늘어나면서 개의 개념이 '애완견'을 넘어 인생을 함께하는 '반려동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애너 퀸들런의 이 책은 그녀가 15년간 애정으로 키워온 반려견 '보'의 죽음을 겪으며 보와 함께한 시간들을 추억하는 포토에세이집이다. 보는 저자가 마흔 번째 생일 때 절친한 친구 부부에게 받은 선물로 마약탐지 및 인명 구조견으로 유명한 까만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이다. 그녀는 15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살다간 보의 일생을 지켜보면서 "명견의 삶은 위인의 삶과 다를 바 없다."고 하면서 사람의 나이듦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때론 끔찍하고 복잡한 인생이지만 아주 단순한 데서 삶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주먹이 날아오면 피하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따금 코를 위로 치켜들고 상징적으로나마 큰 소리로 이렇게 외치는 것. "베이컨 냄새가 난다!"(90쪽) 

 

애너 퀸들런은 자신이 인생의 전성기라고 생각했던 마흔살 되던 해에 갓 태어난 새끼 강아지 '보'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때부터 열다섯 번째 생일을 2주 앞두고 안락사를 결정하기까지 보와 함께 울고 웃으며 살았던 그녀의 가족사를 풀어놓고 있다. 새끼때는 새벽마다 깽깽 짖으며 잠을 설치게 만들고 청년시절에는 틈만나면 집을 뛰쳐나가 애를 타게 만들었다. 반면에 그녀의 아이들과 장난치면 놀아주고 가족들에게 애교를 부리던 보의 모습도 어제일처럼 기억하고 있다. 그때의 아이들은 훌쩍 커버려 집을 떠나 자기들의 인생을 살아가고 그들의 부모인 저자는 중년이 되었다. 그렇게 보는 그녀 가족의 변화를 함께 겪어온 반려견이다.

 

"예전에 나는 아침마다 늙은 친구 보가 아직 숨을 쉬는지 확인했고, 날마다 녀석의 눈치를 살폈다. 아플까? 행복할까? 쇠약한 몸으로나마 살아 있는 게 의미가 있을까? 언젠가 나 스스로 똑같은 질문을 할 때가 찾아오겠지만, 적어도 예전에 한번쯤 고민했던 질문이 될 것이다. 가끔은 늙은 개가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기도 한다." (90쪽)

 

퓰리처상 수상자 답게 애너 퀸들런의 글은 짧지만 흡인력이 있다. 100페이지 분량의 내용에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인간과 개의 관계에서 뛰어난 감정이입으로  인생의 지혜를 담아내고 있다. 특히 40여장의 견공 사진들과 저자의 유머섞인 표현들이 독자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갖게해 글을 읽는 재미를 더 하게 해준다. 물론 개를 좋아하지 않거나 반려견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해보지 않은 이들이라면 크게 공감을 못할 수 있다. 나로서는 항상 사람 곁에서 사람과 함께 하는 개가 없었다면 저자를 비롯해 사람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가 궁금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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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습작 - 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김탁환 지음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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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하고 매혹적인 글쓰기란 무엇인가

소설은 ’노동’이라고 믿습니다. 소설이 유희라면, 기분 좋을 때만 즐기고 기분 나쁠 때 하기 싫을 때 하지 않아도 되는 놀이라면, 소설에 헌실할 까닭이 없겠지요. 적당히 즐기다가 떠나면 그만입니다.(71쪽)

요즘 출판가에는 글을 잘 쓰는 법을 배울수 있는 '글쓰기' 관련 책이 부쩍 눈에 많아졌다. 인터넷 블로그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를 통한 글쓰기 바람과 입시를 위한 청소년논술 교육의 영향으로 최근의 우리 사회는 글쓰기 열풍이라고 할 만큼 폭넓은 세대에 걸쳐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에 비해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글쓰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글쓰기의 무한 매력에 빠져들면서 전업작가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창작의 영역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천년 습작』은 현역 작가가 문학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문학청년, 이른바 ’문청(文靑)’ 들을 위해 만든 책이다. 그러나 표지에서 느낄수 있듯이 소위 가벼운 글쓰기 테크닉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따듯하고 매혹적인 글쓰기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전하는 책이다. 우선 이 책의 지적에 의하면 글쓰기에 뜻을 둔 이들이라면 예술을 노동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유희로 볼 것인가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직업인)에게 있어서 예술은 노동이고, 아마추어나 감상자에게 있어서 예술은 유희입니다. 또한 아마추어에게는 좋은 예술가나 좋아하는 형식, 스타일이 정해져 있지만 프로는 모든 영역을 다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71쪽) 

이는 비단 예술가들의 정신적인 노동에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저자에 의하면 밤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중간에 1시간의 휴식과 식사를 제외하곤 집필과 퇴고에 몰두 했던 ’소설 노동자’ 발자크 처럼 손으로 쉴 새 없이 집필하는 것, ’과잉’으로 소설 세계에 빠지는 것만이 뛰어난 소설가가 되는 길이라고 말한다. 작가들이 천재적 재능과 하룻밤 영감으로 글을 쓸 것이라는 작가에 대한 신비감을 가진 현대인들의 편견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는 대목이다.

 저자에 의하면 작가들은 매 작품을 쓸 때마다  매혹에 빠져들기를 바란다고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시간의 부재, 그 매혹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20쪽)  프랑스 소설가인 모리스 블랑쇼의 이 문장은 저자가 문학청년 시절, 재능에 확신이 없어 불안하던, 그렇지만 글을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그때, 스스로 왜 글쓰기에 매달리는지를 깨닫게 해줬다고 한다. 저자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문청들이라면 공감이 가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 책의 부제로 사용된 <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에서 ’따듯한 글쓰기’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따듯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따듯하게 타인의 작품을 읽고 정리하여 자신만의 문체로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글쓰기의 기술적인 요소만 되풀이하는 일부 책들과 달리 풍부한 이야기와 저자의 경험을 통해 나오는 살아있는 조언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 블랑쇼, 카프카, 발자크, 폴 오스터 등 저명한 이들의 이야기를 함께 엮었다는 점도 이 책의 풍부함을 더한다.

 물론 작가의 실용적인 글쓰기 비법을 기대하고 이 책을 펼쳐든 이들라면 조금은 아쉬울 수 있다. 시점, 구조, 주제, 인물을 만드는 법을 다루는 스토리텔링 교재의 내용과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구체적인 글쓰기 테크닉이나, 디지털에 기초를 둔 스토리텔링 기술을 전해주려고 한 것이 아니다. 그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독자들, 특히 습작에 몰두하는 청년들이 각자의 눈과 손과 걸음걸이를, 하여 인생을 대하는 ’자세’를 되돌아 보게 만들고 싶었습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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