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
닛케이BP종합연구소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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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소리가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참 어려운 말이다. 바로 몇 분, 몇 시간 뒤의 앞날도 알지 못하는데, 몇 년, 수 십 년 뒤 미래의 상황을 어떻게 예측한다는 말인가. 그게 쉽다면, 주변에 다 성공한 사람들이 넘쳐 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쪽박만 안 차도 다행이다.  그만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될 대로 되라 아무거나 침 튀겨 투자할 수는 없다. 코로나 19로 현재마저 깜깜한 상황이지만, 지금도 미래는 현재가 되어 가고 있기에 더욱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과 같은 책을 통해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미래의 먹거리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일본의 대표 경제신문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만든 리서치 및 컨설팅 그룹인 '닛케이BP종합연구소'에서 2019년 1월부터 '블루오션 100'이라는 조사를 진행한 결과로 나오게 된 책이다.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에 더 크게 성장할 100대 블루오션 시장을 선정한 책이다. 


일본의 입장에서 작성된 조사이지만, 나라마다 시장들이 세계화되는 상황인 만큼,  국내 시장에만 한정 지어 생각하지 않고, 좀 더 크게 전망하는 식견을 가지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2030년 즈음의 이노베이션은 크게 '생존에서 삶의 질로', '유형 자산에서 무형 자산으로', '클로즈에서 오픈으로', '무한자원에서 유한자원으로', '테크놀로지의 집중에서 분산으로'라는 다섯 가지 구조 변화가 이끈다고 봤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인간 행복 추구 상품, AI 관련 개인 정보 사업,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기술, 공유 서비스,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서비스, 과학의 발전이 가져다줄 상품으로 나눠 세부적으로 관련 비즈니스 100개 담고 있다.


각각의 블루오션 비즈니스들을 두 쪽에서 세 쪽 정도로 나눠 한눈에 보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하였다. 여기에는 비즈니스에 대한 시장 개요와 공략 포인트와 같은 것도 정리해 놨으며, 시장 규모, 일본 산업의 현실 전망 등을 일목요연하게 담고 있다. 책 안에 100개의 아이템으로 되어 있지만, 읽어 보면, 아이템마다 파생될 수 있는 비즈니스들도 많다 보니, 실제론 몇 배나 더 많은 비즈니스를 예측하고 있다.


책에서 선정한 가장 첫 블루오션 아이템은 행복매니지먼트다. 이 비즈니스는 나도 전부터 진지하게 생각했던 부분이었는데, 이게 첫 이야기로 나와서 놀랍고 반가웠다. 인류는 날이 갈수록 수명이 늘어나고 있지만, 삶의 질이나 행복 지수도 좋아지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과학적으로 인간은 기본 120년 140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행복하지 않는 수명 연장은 축복이 아니라, 하늘의 징벌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국가에 죽을 권리를 보장하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장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이 바로 이런 삶의 질, 건강, 음식과 관련된 것들이며, 현 코로나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전염성 질병이 창궐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이런 비즈니스가 제일 앞에 놓인 것은 바른 선택이라 생각한다. '행복 매니지먼트' 외에 '통증 없는 신속 진단', '수명 진단', '푸드테크', '테크 아트' 등 잠깐만 생각해도 '이거 참 괜찮겠는데'하는 것들이 참 많았다. 




그리고 미래 기술로 가장 핫한 것은 다들 알고 있듯이 인공지능 AI 일 것이다. 책에서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3장에 별도 파트가 있지만, 각 파트 곳곳에 AI가 활용되는 것들이 많이 나온다. '실시간 매칭'이나 '개인신용평가', '정보은행' 같은 것은 현재도 서비스되고 있는 비즈니스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여 기존과 차별화된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몇 개를 제외한 책에 나온 대부분의 블루오션 분야에 IT 기술은 꼭 필요한 요소인 것을 알 수 있다. 


책 시작과 마지막은 비즈니스 리어와 테크놀로지 리더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테크놀로지는 미래 비즈니스의 중요 동반자인 것이다. 첫 대화에서는 이노베이션 구조 변화를 이야기하며, 이런 선정을 한 이유를 말하고 있으며, 마지막에서는 블루오션을 발견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을 보면서 참 많은 정보를 얻었다. 전혀 몰랐던 업종의 시장 규모며, 각종 트렌드 변화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비록 경제, 비즈니스 그런 딱딱한 내용이지만, 앞으로 변화 가능성 높은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것들이라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보면서 각종 사업 아이디어도 얻고, 좀 더 구체적인 상상도 할 수 있었다.


내가 글 초반에 투자라는 측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여기서 투자는 단순히 증권이나 사업에 대한 직접적 투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창업, 스타트업도 포함되고, 학생이 앞으로 뭘 전공해야 할지, 또는 어떤 쪽으로 취업할지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일종의 투자라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10년, 부를 끌어당기는 100가지 블루오션'은 앞으로 어디에 투자하나, 앞으로 뭘 해서 벌어먹고 사나 고민하는 분에게 참고할 좋은 방향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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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기억력 챔피언 초스피드 암기술 - 무엇이든 쉽게 기억하는 궁극의 암기 기술
마이클 티퍼 지음, 김영정 옮김 / 프로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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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꿨던 개꿈 중에 아직까지 기억이 남는 게 하나 있다. 다이얼을 돌리는 옛날 구식 전화기를 앞에 두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데, 번호가 자꾸 틀려서 계속해서 무한 반복하며 전화 거는 꿈이다. 생각해보면, 웃기기도 하지만, 당시 꿈에서 나는 당황과 공포의 연속이었다. 지옥에서는 같은 고통을 영원히 반복한다고 하는데, 꿈속에서 나는 지옥을 맛본 것이다. 


과거 휴대폰이 나오기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전화번호 여러 개는 외우고 다녔었다. 하지만, 요즘은 남의 전화번호를 여럿 외우고 있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나 같은 경우도 남의 번호는 커녕, 내 전화번호도 틀리곤 한다. 


기억력은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고 하는데, 지금의 나는 너무 뇌를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한번 물건을 어디다 놓고 나면, 그거 찾다. 하루를 보내고, 일을 여러 개하다 보면, 이전 것을 까맣게 잊는 경우도 자주 있다. 어릴 적에는 건망증 때문에 밥이나 국 태워 먹었다는 소리가 이해가 안 됐는데, 이제 남의 일이 아니게 되었다. 대화 중에 단어나 연예인 이름이 바로 생각나지 않아, 입속에서만 머무는 것도 이젠 너무나도 당연한 상황이 되었다.


이런 처지다 보니, 기억력 좋아지는 방법이나, 암기술, 암기력에 관한 이야기를 보게 되면, 쫑긋하고 귀를 세우게 된다. '세계 기억력 챔피언의 초스피드 암기술'라는 책도 당연히 볼 수밖에 없었다. 전에도 암기술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봤지만, 이 책은 어떤 비법을 알려 줄지 기대를 가지고 봤다.


이 책의 저자 마이클 티퍼는 책 제목에 나와 있듯이 1998년 세계 기억력 챔피언 대회에 나가 은메달을 획득했고, 기억력 그랜드 마스터가 되었다. 현재 사업과 교육에 필요한 정신적 기술을 가르치는 회사를 운영하고 각종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기억력 암기에 대한 기술적 측면만 단순히 다루거나 암기술이 대단한 거라고 부풀리기보다는, 암기술은 조금만 신경 쓰면 누구나 익힐 수 있고,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암기가 힘든 것인지 알려주면서, '이렇게 해보세요. 아니면 이렇게 해보세요.'하는 식으로 옆에서 친절히 도와주는 편한 느낌을 준다.




책 초반에 있는 '이 책을 시작하며'를 보면, 저자가 익히 암기술이 삶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나와 있고, 일반적으로 겪고 있는 기억에 관련된 여러 문제 증상을 통해 어떤 분들이 이 책이 도움이 될지 말하고 있다. 증상 5개 이상이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거라 했는데, 난 세 개 빼놓고 다 해당됐다. 


'세계 기억력 챔피언의 초스피드 암기술' 1장에서는 건망증의 원인, 나이와의 연관성, 두뇌와 기억 기초 정보, 기억술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기억력 향상을 위한 계획과 준비와 같은 것들을 담고 있고, 이어지는 2장에서는 기억력에 영향을 주는 스트레스, 운동,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통 기억력, 뇌 그런 주제들은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 있으나, 이 책에서는 중요한 핵심 정보만 누구나 알기 쉽게 말하고 있다. 그만큼 암기술을 처음 접하는 분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본격적인 암기술을 3장부터 다루는데, 일상에서 빈번히 생길 수 있는 이름 기억하기가 첫 주제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여기에 특별한 암기술을 적용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10단계로 나눠 단계별로 어떻게 기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말하고 있다. 


이렇게 간단한 것으로 워밍업하고 천천히 차례차례 다양한 암기술을 익힌다. 학창시절 분치기, 초치기를 위해 써먹던 앞 글자만 외우는 두문법도 나오고, 철자 기억법, 비밀번호 암기, 길 외우기, 할 일과 목록 외우기, 쇼핑 리스트 외우기, 과거 소환과 같은 암기법이 나온다. 여기서도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주제로 하고 있다. 방법도 간단한 데다, 독자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연습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좀 복잡하거나 어려운 암기술은 4장에서 다룬다. 여정 기법은 기억의 방 암기법과 같은 것이다. 이게 쉬우면서도 자신만의 기억의 방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거 같다. 여기서는 간단히 사용하는 정도만 훈련한다. 다들 많이 알고 있는 마인드맵도 여기에 나온다.




마지막으로는 기억력 챔피언 대회에서 사용하는 암기 기법들을 얘기하고 있다. 암기술을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누구나 대회에 나갈 수 있고, TV 같은데 출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웃을 일이 아니다.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저자의 이 말은 정신 차리고 책 내용을 다시 보게 만든다. 


'세계 기억력 챔피언의 초스피드 암기술'은 내용이나 방법 모두 쉬운 만큼, 건망증이나 기억력 부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입시생이나 각종 수험생들의 공부에도 유용한 책이 될 것이다. 암기술 입문으로 분명 좋은 책이다. 다들 암기 도사 돼서 나처럼 무한 반복 지옥에 빠지는 꿈을 꾸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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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 게임 엔진 블랙 북
파비앙 상글라르 지음, 박재호 옮김 / 한빛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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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억인데, 학창시절 나를 무척 흥분 시킨 게임이 있었다. 기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나치와 괴물들을 찾아 무찌르는 게임, 울펜슈타인 3D가 그것이다. 지금 기준으로 하면, 이게 무슨 3D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당시에는 1인칭 시점의 긴장감 최고의 게임이었다. 좌우 정신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오바이트 유발 게임으로도 유명했던 기억이 있다.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은 바로 오래된 레트로 게임 울펜슈타인 3D의 개발과정, 뒷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나 때는 말이야'하며 조용하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그렇다고 눈치 없는 꼰대 부장이 하는 따분하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시 개발자의 모습, 게임 제작 당시의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황에 각종 개발 난제, 그 극복 과정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 있어 마치 인간극장과 같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재미를 준다.




나처럼 연식이 좀 있는 분들이 이 책을 본다면, 최면에 걸리듯이 옛 추억에 쉽게 빠져들 것이다. 지금은 게임도 4K, 8K의 해상도를 얘기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640x480, 320x200였다. 컬러도 트루컬러가 아니었다. 256, 16컬러로 게임들이 만들어지던 시절이었다. 사운드도 애드립, 사운드블라스터가 막 나오고 있던 시절이었다. 우리가 아는 옥소리 카드는 그 뒤에 등장을 했었다. 


5.25인치,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라는 것도 있었다. 이것을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 남대문 시장을 갔던 기억도 나고, 돈 없는 학생 신분에 프로그램 구할 길이 없어, 송탄 미군부대 근처까지 가서 불법 복제품을 구한 기억도 떠오른다. 80메가 하드를 80만 원 넘게 주고 샀던 기억도 난다. 80테라가 아니다 80메가다. 당시에는 친구들이 그걸 보고 그 많은 용량을 어디에 쓰냐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말이다. 무손실 음악파일 flac 하나만 해도 20메가가 넘는데 말이다.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에는 이러한 당시 PC 환경을 책 초반에 담고 있다. 당시 컴퓨터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뒤에 나오는 코드를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386 CPU 경우 당시에는 하드웨어 부동 소수점 장치가 없었다. Float 연산이 있긴 했지만, 소프트웨어로 하는 거라 속도가 많이 느렸다. 그 때문에 필요한 경우 수치 연산을 위한 값비싼 코프로세서라는 것을 별도로 꽂아야 했다. 당시 개발자도 코프로세서를 구경도 못한 사람이 많다는 게 웃기는 일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금도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마이콤 개발에는 메모리나 용량 제한이 큰데, 당시 컴퓨터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만도 못한 성능이라 해도 될 정도이다. 나도 한참 프로그램 공부를 하던 시절이라, 그놈의 640kbyte 제한 때문에 무척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뭐 좀 멋지게 짜려고 하면, 메모리 초과로 에러가 나고 작동하다 멈추기 일쑤였다. XMS, EMS 메모리 기술이 등장한 이유기도 하다. 책에서는 이런 확장 메모리를 당시 개발자들이 사용했는지 어떤 고충이 있었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 프로그램은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가 많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과거에는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는 필수였다. 게다가 도스나 윈도우 구조 또한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한계 극복은 할 수 없었다. 인터럽트, 어셈블리에 대한 이해도 필요했다. API 함수의 지원도 지금처럼 많지 않은 데다, 함수에 따라 속도 차이가 많이 나서, 개발자가 일일이 시간  테스트하며 직접 개발하곤 했다. 유니티나 언리얼 같은 도구는 있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책을 보면, 울펜슈타인 게임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별별 짓을 다 했는지 알 수 있다. 곳곳에 어셈블리 코드가 나오고 있고, 기발한 방법들이 펼쳐진다. 볼랜드 C++로 개발을 했지만, 스케일, 텍스처, 각종 움직임, 효과음 등에서 어셈블리 코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재는 컴퓨터 사양이나 개발 프로그램이 고사양화되어 있다 보니, 별거 아닌 것도 컴파일하고 보면, 엄청난 크기의 파일들이 쏟아져 나온다. 난 옛사람이라서 그런지 사이즈를 보면, 내가 잘못 짠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곤 한다. 최적화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개발 일정에 쫓기다 보면, 최적화가 더러 무시되는 경향이 있는 거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가 자꾸 망각하는 최적화에 대한 노력, 기발한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자극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는 코드 리뷰라는 관점에서도 참 좋은 책이다. 개발자에게 코드 리뷰는 자신의 실력을 좀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코딩 기술도 습득하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게 돕는다. 비록 울펜슈타인 3D가 오래된 게임이지만, 책에 나온 코드 설명들을 보면서, 지금의 개발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요소들이 많다고 느꼈다.


이 책에는 울펜슈타인 3D 개발에 관한 모든 것들이 나온다. 연필로 그린 인물 스케치도 나오고, 회색 박스에 존 카맥과 같이 당시 게임 개발과 관련된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도 담고 있다. 이 게임은 당시 대학살 등급 PC-13이었다고 한다. 게임에서 워낙 많은 적을 죽이고, 화면도 빨갛게 변하곤 했으니 당시 기준으로 그럴 만도 하다.


그 밖에 책에서는 토막상식을 통해 용어 설명이나 내용 설명을 보강하고 있고, 당시 기술적 정황, 참고할 것들도 다루고 있으며, 참고할 인터넷 주소나 문헌도 주석에 잘 추가되어 있다.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은 역사 기록과 같은 책이다. 울펜슈타인 3D의 모든 것을 잘 정리해서 담은 책이다. 내가 프로그램 공부하던 시절에 이런 책이 있었다면, 아마도 게임 개발 쪽에 심취했을 것이다. 당시에 몰랐던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레트로 감성에 빠져 추억 소환도 되었고, 보는 내내 재미있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개발자의 삶은 확실히 쉽지 않은 거 같다. 변한 건 개발 환경과 컴퓨터 사양뿐이다. 


아무튼 언제나 비슷한 프로그래밍 책에 지쳤다면, '게임 엔진 블랙 북 : 울펜슈타인 3D'을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분명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머리 식히기도 좋고, 내가 어떤 개발자가 될지 고민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적어도 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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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명리 인문학 - 사람과 운명과 극복에 관한 통찰
김동완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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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세계는 기독교적 문화가 바탕이 되어 있고, 중동은 이슬람 문화가 근간이듯이, 한국은 동양의 각종 사상이 어우러져 있다. 현재 서양 문화가 보편화되었지만, 교과서에서 흔히 들어본 유불선 사상은 우리 삶 깊이 뿌리내려있다. 그중 선에 해당되는 도가 문화는 우리 전통 무속신앙과도 참 많이 융합되어 있어, "재수 없다", "육갑 떤다", "산통 깨다", "환갑", "비결" 등과 같이 일상 언어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점 보는 것을 참 즐겨 한다. 길거리에 사주나 타로 보는 작은 노점도 많고, 무속인들이 보는 점집도 동네마다 흔히 볼 수 있다. 연말 연초, 새해 운을 알아보기 위해서도 보고, 이사 갈 때도 길일을 많이 따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나 역시도 신의 존재를 믿지는 않지만, 사주와 주역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암흑물질이니 양자역학, 끈이론 등 첨단의 물리 이론이 쏟아지는 상황에 점을 본다는 것이 참 미개해 보이기도 하지만, 난 이게 위험을 피하려는 동물의 본능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알 수 없는 미래의 일을 조금이라도 알아내어, 미리 대처하려는 것이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합리화 명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사주명리 인문학'은 우리 안에 들어온 점문화를 신비롭고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알아보는 책이다. '사주명리'하면 어려운 한자나 복잡한 공식 같은 것들이 나올 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수필 또는 재미난 유튜브 동영상 보듯이 편하게 보면 되는 책이다. 난 책을 보면서 '신비한 TV 서프라이즈'가 떠올랐다. 


'사주명리 인문학'에는 크게 사주명리학, 성명학, 관상, 풍수지리, 점성술, 타로, 토정비결,  꿈해몽과 같은 것들을 다루고 있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독특하게도 점성술과 타로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점성술이나 타로 점을 보는 이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일 것이다.


읽다 보니 이 책의 김동완 저자를 어디서 본 거 같았다. 동명이인이 있을 수 있어서 확인해 봤더니, 내가 알고 있던 분이 맞았다. 사주에 관심 있거나 사주 공부를 해본 사람은 아마 이분을 잘 알 것이다. 책 표지에 안경 쓰고 수염 기른 캐릭터 그림이 그려진 사주명리학 시리즈의 저자다. 나도 사주 공부하며 봤던 책이다. 김동완 저자는 사주명리학 국내 권위자로 영화 명당을 자문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분이다.




'사주명리 인문학' 처음 파트는 사주명리학에 관련된 이야기들인데, 전에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 이순신 장군이 주역점에 정통하셨다는 것도 놀라웠고, 율곡 이이 또한 주역에 능통해서 7대손의 죽음을 막은 일화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게다가 주역은 동양인들만 안다고 생각했는데 심리학자 칼 융이 주역에 정통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서양 물리학자들이 주역이나 동양철학을 간혹 공부한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소설가, 철학가 등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이 주역을 공부하고 있었다.


관상편도 재밌는 이야기가 참 많다. 정신없이 보다가 '패션이 관상이다'라는 곁들여 읽기를 봤는데, 샤넬의 얘기가 참 일리가 있었다. 아울러 나쁜 관상을 패션으로 보완한다는 생각이 신선했다. 성형수술만 생각했는데, 이것도 진짜 좋은 방법인 거 같다.




풍수편은 그 자체가 역사 책, 전설의 고향과 같다. 그만큼 역사적으로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다. 풍수 측면에서 국회의사당이 있는 여의도가 재물이 모이는 곳이라고 한다. 여의도 지역이 한강의 물이 모이고, 휘돌아 나가서, 증권, 은행과 같은 금융업체들이 많다고 한다. 문제는 이곳에 국회의사당이 있어서, 정치자금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건물 형상도 안 좋고, 바로 도로까지 직접 만나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책에서는 한강 상류 이전을 권하고 있는데, 현재 정부에서 세종시 이전을 얘기하는 것으로 봐서, 이왕 하게 되면, 좋은 자리로 옮겨졌으면 좋겠다. 


'사주명리 인문학'에 대한 몇 가지 얘기를 하다 보니, 신비주의적인 측면만 부각된 거 같은데, 이 책은 그런 것만을 권장하고 있진 않다. 잘못된 사기꾼 사이비 역술인에 대한 경고도 하고 있고, 잘못 알고 있는 것들도 바로잡고 있다. 또한 운명학을 맹목적으로 믿는 것도 안 좋다고 말하고 있다. 거지 관상이었던 김구의 예를 봐도 미래는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얼굴 상이 제아무리 좋아도 몸이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은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옳고 고운 마음씨를 항상 지킨다면, 나쁜 운명도 바꿀 수 있다 말한다.


'사주명리 인문학' 참 재미있게 봤다. 읽는 내내 나 자신의 운명도 같이 생각했기에 더욱 재미도 있었고 의미도 있었다. 운명학은 저자가 책 앞에 말했듯이 자신을 알아 가는 한 방법이다. 운명을 믿고 안 믿고는 자신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다만 운명학을 통해 자신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바르게 알 수 있다면, 삶의 난관을 극복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게 운명학이 주는 지혜이기도 하다.

사주명리인문학, 사주, 주역, 이순신, 성명학, 점성술, 타로, 관상, 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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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팍팍 포토샵 상세 페이지 디자인 - 쇼핑몰,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 모바일을 한 방에!
임화연.김소영 지음 / 제이펍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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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친구가 판매하는 제품을 인터넷 쇼핑몰에 올려주는 작업을 한 적 있다. 내가 디자이너나 그래픽을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컴퓨터를 좀 더 잘 알기 때문에 부탁을 받아 했다. 당시 그나마 포토샵을 살짝 다룰 수는 있다 보니, 작업 차체가 아주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쇼핑몰에 어느 정도 이미지 크기로 작성하는 게 좋은지, 내용 순서, 배경, 제품에 따른 컬러 사용 등등 디자인 측면으로나 판매 업무라는 실무적 측면은 경험이 없다 보니, 제대로 담을 수는 없었다. 그냥 간신히 구색을 맞춘 정도여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기억이 있다.


최근 비슷한 작업을 해줄 일이 생기고, 나 역시도 스마트스토어 판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보니,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는 무턱대고 하지 않고, 뭔가 참고를 해서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매출 팍팍 포토샵 상세 페이지 디자인'이라는 책을 보고 여러 가지 요긴한 정보를 얻고 배울 수 있었다.




'매출 팍팍 포토샵 상세 페이지 디자인'는 무엇보다 쇼핑몰 제품 디자인 관련해서 내가 궁금했거나 잘 몰랐던 내용들을 누구나 알기 쉽게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었다. 보는 내내 별다른 어려움 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포토샵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따라 할 수 있게, 포토샵 설치부터 크기 변경, 자르기, 영역 선택, 레이어 등 기본 사용법이 책 초반에 설명되어 있고, 아예 책 차례부터 알고가기, 두 개의 연습, 4개의 실전으로 구성될 정도로 모든 게 학원에서 실습 강의를 듣고 따라 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책 맨 처음에 다루는 알고가기 경우, 제품 상세 페이지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람들 위해 어떤 방향으로 디자인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다. 제품 정보 페이지를 통해 구매가 이뤄지는 만큼, 저자는 직원이 설명해주듯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검색을 위한 키워드 선정도 얘기하고 있고 신뢰도를 높여주는 요소, 이벤트 구성, 모바일, 전반적인 컬러 방향까지 간단하면서도 꼭 염두에 둬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2개의 연습 파트는 포토샵 연습을 위한 파트이며, 동시에 기본 구성을 익히는 파트다. 포토샵 설정에 대해서도 설명이 나와 있고, 메인 이미지 크기나 폰트 크기, 기본 사진 다루기 등을 익힐 수 있다. 실습에 필요한 파일은 책 속에 나온 사이트나 QR 코드 등을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다.




실전파트는 전자 제품, 먹거리, 뷰티 제품, 여성 의류처럼 실제 쇼핑몰에 주로 다뤄지는 상품들을 대상으로 나눠져 있다. 그만큼 바로 자신의 스토어 제품에 응용할 수 있게 꾸며져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벤치마킹하듯이, 따라 해보면 된다. 


각 실전 앞부분에는 상품 콘셉트, 디자인 콘셉트, 색상, 글꼴, 마케팅 포인트, 유의사항이 나오고, 세부 디자인 설계가 바로 이어진다. 이는 일반적인 상품 페이지 디자인 과정인 만큼 나중에 자신의 상품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이러한 과정을 따라주면 좋을 것이다. 단순히 디자인 요령만 알려주기보다는 이렇게 디자인 방향, 큰 그림을 그려가는 방법을 익힐 수 있어서 디자인 비전공자 입장에서 좀 더 응용력을 기를 수 있어 좋았다. 저자가 20년 경력의 쇼핑몰 전문 디자이너여서 그런지 제품 소개 디자인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의 내공을 느끼게 한다.


'매출 팍팍 포토샵 상세 페이지 디자인' 본문에 내용들은 작업 순서대로 나와 있다. 캡처한 작업 장면과 설명을 그대로 따라 하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보충 또는 참고할 내용은 별도로 구성된 네모난 TIP 란에 나와 있다. 


상품 정보에 필요한 다양한 사진 편집 방법들이 잘 나와 있고, 사진뿐만 아니라, 로고 제작, 제품 설명 작성법, 일러스트, 말풍선 등도 다루고 있으므로 이 책을 통해 상세 페이지 만드는데 기본 구성은 다 익힐 수 있다. 제대로 된 디자인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데도 도움을 주는 것이다.


'매출 팍팍 포토샵 상세 페이지 디자인'은 필요 없는 기름기를 쫙 뺀 군더더기 없는 알짜배기 정보만 담은 책이다. 책도 두껍지 않아, 들고 다니며 틈틈이 공부하고 참고하기에도 좋다. 인터넷 쇼핑몰, 스마트스토어, 오픈마켓 등을 준비하는 분, 특히 외부 의뢰나 디자이너 없이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해야 하는 1인 창업자에게 시간과 돈을 절약해줄 좋은 책이다. 나 역시도 이 책 덕분에 전에 이게 맞나, 저게 맞나 고민했던 부분도 확실히 알게 되었고, 그만큼 시간도 절약됐다. 아주 요긴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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