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의 일생을 알아보는 시간여행 - 앤디 워홀 타임캡슐

Andy Warhol Time Capsule - 앤디 워홀 타임캡슐
제랄린 헉슬리.매트 위비컨 지음, 김광우 옮김 / 미술문화 / 2011년 12월

마릴린 몬로의 흑백 사진에 노랑, 파랑, 빨강 등의 색을 덧칠하여 만들어진 작품. 작가의 이름은 몰라도 한 두 번 이런 작품을 봤을 것이다. 이렇게 대중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친숙한 작품을 만드는 팝아트는 거부감 없이 우리 곳곳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이 팝아트에 대표적인 작가가 바로 앤디 워홀이라 할 수 있다. 유명하지만, 사실 앤디 워홀에 관하여 내가 아는 것은 단순히 작품 몇 점과 상업 미술로 돈도 잘 벌었고, 유명해지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예인들과 많은 교류가 있었던 영리한 예술가 정도였다.

그러나 이 책을 보고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각종 잡지 드로잉도 그렸고, 동화책도 만들었다. 나중에는 인터뷰라는 잡지까지 창간할 만큼 출판물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실험 정신이 담긴 엄청난 분량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자신과 주변인의 대화, 전화 통화를 녹음하여 작품으로 창조도 했다. 또한 락밴드도 후원했으며, 연예인 뿐만 아니라 여러 왕실의 초상화까지 남겼다.

보통 예술가 하면 떠오르는 창작의 고통을 씹으며 괜히 똥 폼 잡는 그런 구태의연한 이미지의 사람이 아니었다. 앤디 워홀은 다빈치가 연상될 만큼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예술혼을 음악과 같이 즐긴 사람이었다. 예술의 열정이 대단한

정력적인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돈을 쫓아 예술을 했다고 생각했으나 그건 분명 오해였다.

그는 자신의 일을 즐길 줄도 알았지만, 영리하기도 했다. 그의 작업실을 예술가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팩토리로 명명한 것도 그런 이유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늘어나는 작품 주문을 효율적으로 진행했다. 다른 예술가와 함께 일을 하면서도 자기만의 개성을 잃지 않는 작품을 만들었다. 예술가는 배고프다고 많이들 말하는데, 그는 비즈니스적인 감각까지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앤디 워홀 타임캡슐 책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보통 예술가를 다룬 책들은 예술가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견해와 비평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것이 없다. 앤디 워홀이 태어나고 죽기까지를 연대별로 그 당시 사회 분위기와 함께 그가 한 일을 쭉 객관적인 시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일부러 저자의 평가를 자제한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책의 내용을 보며 남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의 시선으로 앤디 워홀을 평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진짜 많은 앤디의 작품과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사진들을 볼 수있다. 특히 타임캡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책 사이 사이에 있는 봉투 속의 앤디 워홀과 관련된 물건은 비록 그것이 복제품이지만, 꺼내 보는 순간 타임머신을 탄 거와 같이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주변 사람이 보낸 엽서와 편지, 앤디 워홀이 총 맞아 입원한 병원의 치료 청구서, 택시 영수증, 골드북, 어머니에게 보낸 엽서, 작업노트, 암소벽지 등 사소한 것이지만, 내가 앤디 워홀 바로 옆에 있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나는 이 책으로 시공간을 넘어 앤디 워홀의 탄생과 죽음까지 모든 생을 만났다. 그가 좀 더 살았으면 더 많은 좋은 작품을 남겼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안타까움과 함께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패션디자이너 창업에서 성공까지의 모든 것

패션디자이너로 살아남기 - 독립을 꿈꾸는 패션 디자이너를 위한 창업과 운영의 전략
메리 겔할 지음, 김홍기 옮김 / 투플러스 / 2011년 11월

패션 디자이너 하면 떠오르는 것이 런웨이에서 자신의 화려한 의상을 뽐내고 청중들의 박수와 펑펑 터지는 사진기 플래시 세례를 받는 모습이다. 물론 여성스러운 말투의 남자 디자이너의 재미있는 모습도 떠오르기도 한다. 현란한 비즈 장식에 파격적이고 기묘한 의상을 입은 날씬한 모델들의 캣워크도 빠질 수 없는 광경일 것이다. 어찌 됐든 대부분 떠오르는 모습들은 의상만큼 화려한 것들로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남기'를 보면 이런 환상이 싹 깨진다. 읽는 내내 '패션 디자이너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해?', '와! 진짜 힘들겠다!' 같은 생각은 하게 만든다. 여태 알았던 화려한 모습이 아니었다. 패션 디자이너가 원단 구매부터 매장관리 생산관리 홍보까지 다 뛰어야 하는 힘든 직업인 줄 몰랐다. 왜 책 제목이 패션 디자이너로 성공하기나 최고의 직업 패션 디자이너가 아니고 살아남기가 되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만큼 패션 디자이너가 된다는 것이 만만한 삶이 아니라는 것이다. 살아남기 어려운 직업이라는 것이다. 일반 기업가와 전혀 다른 것이 없다. 오히려 일반적인 회사 관리 외에 창작 작업도 직접 해야 하기에 더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패션 디자이너의 완벽한 가이드이자 텍스트북이라 생각될 정도로 패션 디자이너에 모든 것을 아주 자세히 다루고 있다. 창업, 자금조달, 제품개발, 원단 공급, 생산, 마케팅, 판매, 언론과 홍보, 런웨이 발표, 지적 재산권, 사업확장과 같이 패션 사업에 필요한 많은 것이 자세히 들어 있다. 더욱이 내용이 저자 혼자만의 생각을 담은 것이 아니라 성공한 디자이너들의 주옥같은 조언과 사례까지 담고 있어서 더욱 신뢰를 준다. 어디서 이런 이 책 한 권에 웬만한 관련서적 4권 정도의 분량이 들어 있는 것 같다. 비록 내가 패션의 문외한이지만, 워낙 다양한 경영, 마케팅 쪽 책을 많이 봐왔기에 이 책의 진가를 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분명 400여 쪽 하나하나가 속이 알로 꽉 찬 꽃게와 같다.

다만 '패션 디자이너 살아남기'가 저자가 외국인이고 미국 쪽 이야기라는 것이 다소 국내 현실과 다를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변에 패션계에 종사하는 분이 있어 물어보니 지원제도나 금융 제도 외에는 큰 맥락에서 거의 차이 없다는 것이다. 국내의 패션 디자이너의 국외 진출이 많아지는 요즘 현실에서 창업을 꿈꾸는 디자인이라면 막연히 준비하는 것보다 이런 텍스트북 같은 책을 보며 하나하나 체크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장래에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에게는 허황한 핑크빛 모습보다 정확한 현실을 알 수 있기에 미래를 계획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패션 쪽이 아니라도 읽어보면 경영, 마케팅 등 여러 곳에 유용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서두에 있는 성공을 위한 충고 중에 다이안 폰 퍼스텐버그가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을 믿는 거죠. 큰 꿈을 가지되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세요." 라고 했는데, 이 책이 그 단계 단계에 돌아가지 않는 바른길을 알려주고 있다고 본다.

책을 다 보고 나니 패션디자이너에 대한 생각이 확실히 달라졌다. 이젠 런웨이의 화려한 광경보다 실밥과 옷감 먼지와 씨름하며 열심히 돌아다니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리고 그 모습이 더 아름답고 감동으로 다가온다.

개성 넘치는 사진, 나도 자신 있다

이박고's iPhone 포토라이프 - 똑딱이 DSLR 이제는 아이폰 하나면 된다
이성관.박태양.고유석 지음 / 정보문화사 / 2011년 10월

스마트폰은 재주가 많아 우리에게 여러 혜택을 가져다 주었다. 그 중에 하나가 사진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었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별도의 사진기를 일부러 가지고 다닐 필요 없다. 귀중한 순간을 놓쳐서 두고두고 후회할 일도 전혀 없다. 그냥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찍어주기만 하면 된다. 오늘 먹은 맛있는 음식도 담고, 길가다 만난 귀여운 고양이나 장식품도 찍고, 지하철 시간표도 적지 않고 찍는다. 참 편리하다.

기술적으로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가 500만 800만 화소를 자랑하다 보니, 결과물도 생각보다 참 좋다. 그래서 영화까지도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찍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똑같은 폰을 써도 사진의 질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간혹 인터넷에 올라오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중에는 진짜 이게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이 맞나 할 정도로 멋진 사진을 볼 수 있다. 내가 찍은 사진과는 참 다르다. 이런 사진을 만나면, 난 왜 이렇게 못 찍지 하는 의문과 좌절감까지 느낀다.

다행히도 이번에 만난 '이박고's iPhone 포토라이프'는 스마트폰으로 멋진 사진을 찍는 비결을 알려주고 있다. 카메라를 잘 모르는 초보도 읽기 쉽게 되어 있다. 많은 사진 예제로 자세하면서도, 알기 쉽게 가르쳐준다. 파노라마 사진, 로모 사진기 톤의 사진, 즉석 사진 분위기 사진, 다중 노출 사진,  HDR 사진 등 진짜 다양한 느낌의 사진을 찍는 방법을 알게 된다. 이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복잡한 비결이 필요없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카메라 프로그램 즉 카메라 앱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사용만하면 된다. 물론 이것이 너무 인위적이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어디까지나 스마트폰의 사진 기능은 부가적인 것이다. 그냥 즐기기 위해 찍는 것이므로 너무 복잡하게 생각 안 했으면 한다.

이 책은 제목대로 아이폰을 위한 책이다. 전반적인 내용이 아이폰에 관련 된 것들이다. 그러나 보기 좋은 사진을 그리는 구도와 같이 사진을 찍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은 안드로이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들이다. 그리고, 책에 소개된 많은 사진관련 앱 중에는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용 앱으로 마켓에 올라와 있는 것도 있어서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많은 카메라 앱을 일일이 저자가 사용해보고, 예제 사진과 함께 간단한 사용법을 이야기 해놨다. 게다가 장단점도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나와 같은 앱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자료 수집과 장단점을 분석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이박고's iPhone 포토라이프'에 나온 사진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 휴대폰으로 이렇게 별별 사진을 찍을 수 있으리라곤 예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앞으로 연장 탓은 그만하고, 내 휴대폰 사진기와 더 친해질 생각이다. 멋진 감성 사진을 만들어 보고 싶다. 자신감이 생긴다.
 

VJ특공대를 보는듯한 재미와 사업 영감을 주는 책 - 2012 한국을 뒤집을 14가지 트렌드

2012 한국을 뒤집을 14가지 트렌드 - 시티 팜에서 퀴어 비즈니스까지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지음 / 알키 / 2011년 11월

보통 트렌드 서적을 보면, 다소 딱딱하고 지루한 면이 있지만, '2012 한국을 뒤집을 14가지 트렌드'는 전혀 그러지 않은 책이다. 보고 있으면, TV에서 하는 VJ 특공대를 보는 기분이다. 전에 알지 못했던 사실과 다른 나라의 움직임을 부담 하나 없이 재미나게 즐길 수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흥미만 불러 일으키는 무책임한 내용이 아니다. 필요한 통계와 도표들도 같이 다루고 있으며, 각종 보도와 분석을 함께 담은 객관성도 겸비하고 있다.

의식주를 모두 포함한 14가지 주제를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필리핀, 말레이시아, UAE, 사우디 아라비아, 우크라이나, 헝가리 등 76개국 111개 도시의 해외무역관에서 수집한 자료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읽어보면 그 규모와 함께 방대한 영역을 실감하게 한다.

내용에는 채식주의자, 동성연애자, 무알콜맥주나 와인, 전자담배, 시티팜, 미래형 농장, 미용업계, 퀴어 비즈니스, 택배산업, 패스트 패션, 럭셔리 산업, 아트 비즈니스, 오타쿠, 물담배, 밸리댄스, 할랄 음식 산업, 그린산업, 저가택시, 전기 자동차, 공정무역, 금의 공정거래, 중년 시장, 한류, 뽀로로, SNS, 방사능관련 시장 등 참 많은 것들이 올 컬러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그 주제에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면서, 한국 시장에서는 어떻게 받아 들여질까도 점쳐보게 된다. 반대로 해외에 우리 것을 가져 나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만든다.  한국에는 없거나 초기 단계인 것들도 참 많아서 신규 사업을 생각하고 있는 분이면, 한번 참고 해볼만한 책이다.

내용 중에는 특히 공정 무역, 공정 거래에 관련해서 공감하는 바가 매우 컸다. 자본주의라는 명목으로 노동력 착취의 현상은 꼭 후진국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부분이므로 모두들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 최저 임금도 보장 받지 못하는 경비와 청소를 하는 분들을 보면 분명 남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책을 보다 보니 단지 싼 노동력을 찾고자 중국에서 베트남 등으로 전전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보면서, 앞으로 그런 방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해본다. 사실 이런 부분은 한진중공업 사태를 봐서도 알겠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운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상하게 선진국에서 약해지고 있는 자본주의 논리가 몇 년 사이에 너무 강해졌다. 많은 책에서 얘기한다. 내가 이익을 보려면 그만큼 내 이익의 손해를 감수하고 나눠주라고 한다. 이런 단순한 진리를 왜 우리는 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세계의 트렌드는 변하고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서로가 이익이 되는 방법을 찾고 있다.

2012 한국을 뒤집을 14가지 트렌드를 읽고 보니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세계는 극과 극의 빈부격차 심화, 무역 격차의 심화, 환경 문제 등을 한탄만 하고 있지 않고, 이를 극복하는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얘기가 너무 무거운 쪽으로 빠졌는데, 그만큼 생각을 많이 하게 해준다. 그리고 여행을 가지 않고도 나라마다의 소비 성향도 알 수 있었고, 관습과 변화도 알 수 있다. 처음에 말했듯이 재미도 있다.  또한 많은 트렌드 관련 책의 내용이 이 책에 잘 함축되어 있다. 다만 다루는 주제와 상품들이 많다 보니 색인을 추가 해줬으면 아주 좋았을 것이다.

여행의 선율 - 사진, QR 코드, 음악, 그리고 여행 이야기의 만남

여행의 선율
김산환 지음 / 꿈의지도 / 2011년 11월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다양하게 변화시킨다. 여행 준비를 하면서 일상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로 들뜨게도 만들고, 모르는 곳에 간다는 긴장감과 불안도 느끼게 된다. 여행지에 도착해서는 이방인이 되어 고독함을 만끽하게 만든다. 낯선 풍경에는 경외감을 느끼게 하고, 신기함에 순간 어린애의 마음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마음의 변화가 생기는 것이 여행이라서 그런지 여행 이야기들을 보면 사람마다 참 각양각색이다. 이번에 본 여행의 선율이라는 책도 지은이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본인의 느낌, 옛 추억, 자신이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 취미, 주변 사람들과 인연, 직장 경력까지 여행지를 돌며 떠오르는 감흥에 섞여 표현되어 있다.

물론 여기까지는 다른 여행기와 큰 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독특한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흔히 볼 수 있는 여행지 명소 위주의 나열이 아니다. 김산환 작가는 여행지에서 느낀 감흥에 어울리는 음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해나가고 있다.  장황한 여행 정보는 이 책에는 없다. 그러나 여행의 선율은 글로 표현하기 힘든 방문지의 느낌을  음악으로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독특하게도 평범한 CD 부록 그런 것이 아닌 QR 코드를 사용했다.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QR 코드를 읽어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 그런데 QR 코드로 읽어보면, 바로 어느 사람이 부른 곡이 뜨지 않고, 곡에 해당하는 여러 버전의 음악이 나온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부르는 곡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는 배려일 수도 있고, 저작 문제나 삭제 되는 경우를 대비한 멋진 아이디어 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의 다른 특징은 책 전체에 시화같이 느껴지는 여행지의 감성 사진이 나온다. 평범한 듯하면서도 여행지의 냄새가 그대로 담겨있어서 좋았다. 참 멋지다. 나도 이렇게 여행가서 찍어보고 싶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관광지의 똑같은 사진은 더 이상 찍고 싶지 않다. 그런 면에서 책이 나에게 좋은 멘토까지 되어 준 것 같다.

책에 있는 여행지는 가까운 일본, 중국부터 모스크바,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다양하다. 20년 동안 32개국을 1000일 동안 다녔다니, 저자가 참 부럽다. 특히 케이프타운의 블루트레인과 같은 열차 여행은 샘이 날 정도로 부러웠다. 여행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다. 내년에는 여행다운 여행을 해보고 싶다. 다만 떠나기 전까지는 이 책을 보며, 음악을 들으며, 사진을 보며, 세상의 스트레스를 잊어버려야겠다. 이것이 아마도 여행의 선율이 주는 혜택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