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등신불 - 김동리 단편선 ㅣ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전집 13
김동리 지음, 이동하 책임 편집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1월
평점 :
내가 아는 문학계의 유명인사는
<새로 나온 책도 읽기 바쁜데, 예전 책을 읽을 시간은 없다> 라며,
가끔 고전을 읽는 나에게 핀잔을 주곤했다.
물론 맞는 얘기다.
책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정보의 홍수속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다
내가 하는 <MBC 내 손안의 책>이라던가
<비밀독서단> <김창완, TV 책>에서 추천하는 책들조차
다 읽는다는 건 불가하다.
그래서, 옛 것은 익숙하게 무시당하곤 한다.
마치 나이 많은 어르신이 무시 당하는 것처럼,
네이버 책 검색에도 <등신불>이나 고전은 검색되지 않아
서평을 남길 수도 없다.
하지만, 책이란 나이에 따라 그 얼굴과 색깔을 달리한다.
심지어 어제와 오늘이 다른 감동과 해석으로
무궁무진하게 지적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꼰대의 나이가 된 지금
아직도 난 어린 뇌를 갖고 싶다.
새로운 정보와 경험적 지혜를
균형있게 갖고 싶다.
칼라가 바깥으로 삐져나왔는데도
거울 한번 보지 못하고 잘난 척 하는 방송을 보면서
지적도 못하는 무관심과
나 자신을 돌아보지도 못하는 세상에서
고전은 쉽고 훌륭한 반성과 정리의 거울이다.
A (이혁준) <등신불> 김동리 / 문학과지성사
임/ 안녕하세요.
오늘은 김동리의 작가의 단편집, <등신불>을 가지고 오셨어요?
오늘 제가 소개할 책은 누구나 다 아는,
학창시절 국어교과서에도 나왔던
정말 유명한 김동리 선생님의 <등신불>입니다.
요즘 너무 많은 책들이 쏟아지는데다,
책을 멀리하고 스마트폰 만의 세상이 전부인 젊은 이들이
예전 책들의 가치를 무시하거나 간과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가끔 한번쯤은 지금 우리를 있게 한
아버지 어머니의 생각이나
그 분들이 읽었던 책을 함께 읽음으로써
세대간의 소통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김동리 선생님의 <등신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임/ 잠깐 김동리 작가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간단히 소개 좀 해주세요
굳이 설명할 필요없이
우리나라의 1930년대부터
한국 단편문학을 이끌어온 거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한국 토속성의 샤머니즘, 불교. 기독교, 천주교등
온갖 종교를 넘나들며
인간성의 문제를 다양하게 다룬다거나
6.25 전쟁이후에는
인간과 이념적인 갈등을 관조적인 시선으로 그리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특히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세심하고 디테일한 묘사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는데요
대표작으로는 1982년 노벨상 후보로 선졍되었던
<무녀도>와 <을화> <황토기><극락조>등이 있지만,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대표작은 <등신불>이죠 .
임/ 먼저 표제작인 <등신불>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동안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석가탄신일이 되면 어김없이 TV에서 방영되는
석가탄신일 영화가 있습니다
김성동 원작의 <만다라>,
한승원 원작의 <아제아제 바라아제>와 더불어
<등신불>도 심심치않게 리메이크 되는
석가탄신일 드라마인데요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일제시대때 징용된 한국 학도병이
자신의 목숨을 구제하기 위하여
정원사라는 절에 의탁되어지는데,
다른 근엄하고 자애로운 불상과 달리
인간의 고뇌를 안고 있는 등신불을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만적이란 이름의 등신불은
자신의 어머니가 의붓아버지를 살해하고,
이복 동생 신까지 살해하려하자 출가하게 되는데 이후,
이복 동생이 힘든 생활로
문둥병 (나병, 혹은 한센병)에 걸린 것을 보고,
업보를 치유하고자
스스로 몸을 불사르는 소신공양을 한다는 내용입니다.
과거의 만적을 재조명하는 주인공의 시선이
담담하면서도 공감있게 그려진 수작,
아니 대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임/ 이 소설을 통해 저자가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그 걸 아직도 저는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나>도
끝에 등신불의 메시지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요
저의 짧은 머리로 생각해보면
결국, 베풀고 살아라,
불교가 원래 추구하고자 하는 자비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죄도 아닌, 살인과 질병을 치유하고자
자신의 가장 소중한 생명을 바치는
극단적인 희생을 얘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김동리 선생님의
<목공의 요셉><사반의 십자가>에서 보여주듯이
종교를 넘나들며 얘기하고자 했던 이타심이
이 책의 주제가 아닐까 합니다
임/ 함께 수록된 소설 중 특별히 소개해 주실 작품이 있으실까요?
이 책은 김동리 선생님의 1950년 이후 작품들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책에는 없지만 초기작인 <무녀도>는 꼭 추천하고 싶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간을 낚는 어부> 강태공의 이야기를 다룬
<용>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조급하고 빨리빨리 부와 명예를 얻는 것이
최상의 덕목이 된 지금,
한 템포 쉬어가며 하늘의 뜻과 기회를 기다리며
정진하는 모습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라는 것은 아니고,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나가야 하는 이치를 알려주는,
김동리 작가의 작품의 세계가
주제와 소재면에서 크게 확장되는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임/ 책 속 구절을 소개해주시는 시간..
‘내 손 안의 인생 구절’
김동리 선생님의 작품은
딱히 한구절 소개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줄의 문장처럼
놀라운 문체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굳이 한 구절을 꼽자면 등신불의 얘기를 다 들은 주인공에게
원혜대사는 이런 애기를 합니다
<자네 바른 손 식지를 들어보게> ..
그 식지에는 자신이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자
절실하게 물어뜯고 혈서를 쓴 식지인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이 식지는 자신만을 위하여 살아왔던
자신의 이기적인 과거의 표상이 아닐까 합니다.
혈서까지 쓸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거울이라도 보면서,
혹시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
혼자 살겠다고 타고난 재능을 허비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것도 사람으로서 의무가 아닐까 합니다
이혁준의 음악, 문화 얘기 http://blog.naver.com/gogotowin
이혁준의 문화 얘기 http://blog.aladdin.co.kr/700044166
이혁준의 광고, 일상 얘기 www.cyworld.com/gogotowin
이혁준의 음악 얘기 http://club.cyworld.com/gotowin
이혁준의 소통 http://twtkr.com/gogotowin
등신불,무녀도,김동리,아제아제바라아제,한승원,만다라,김성동,목공의 요셉,사반의 십자가,한국소설 노벨상 후보,을화,황토기,극락조,용,강태공,시간을 낚는 어부,까치소리,자비심,샤머니즘,저승새,자비심,이타심,이혁준,비밀독서단,추천도서,김창완,내 손안의 책,TV책,책추천,책,독서,독서프로그램,임현주,MB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