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회 하지 않은 MBC < 내 손안의 책>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기분 내키는 대로 영상을 올리다 보니

이상하게도 일본 작품들에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아

이제 남은 영상이라곤 일본 작품들 뿐이다

일단 내 성향은

<No 아베>일 뿐, <No 일본>은 아니라고 자부했지만,

영화관을 가면서

<유니클로> 매장에 있는 빠른 엘리베이터 대신

느린 엘리베이터를 선택하는 것을 보며

아직도 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느낌이다.

하기야

누군들 자기 자신에 대해

정의를 정확하게 내릴 수 있을까?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센 척 자기애를 과시하는 이들도

실상은 자신을 믿을 수 없어

스스로 만든 틀에

발가락을 저미고

손가락을 부러뜨려

남들에게 보여주는 자신을 만드는 것일 지도 모른다.

<어두운 상점의 거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파트릭 디아모의

자아 찾기 과정 소설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지식인의 교훈 강박증 없는

그저 동료를 만난 듯한 위로의 책이다



책을 보면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시작하는데요,

작가의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요?

 

첫 페이지를 열어보면

<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이라는

프랑스 문호 <앙리 벨>필명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의 한 구절을 이용했는데요

이는 곧 이 책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역시 자전적 에세이로

<나는 어떤 사람이었던가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주제를 갖고

작가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희미한 자신의 기억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품인데요

패트릭 모디아노의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다른 그의 작품들처럼 주인공 다라간이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과 망각에 끊임없이 싸워가며

현재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는 과정을

추리소설같은 느낌으로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굳이 스탕달의 한구절을 인용한 것은

어쩌면이 소설도 <어두운 상점의 거리>

다른 작품처럼 <비슷한 주제야> 라고 미리 고백하면서

스포일러로 스스로 면죄부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이번 책이 기존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자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그 이유가 있을까요?

 

모디아노의 작품은

모두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는 작품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1,기억상실증 퇴역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2,첫사랑을 찾아 헤매는 <지평>

3,각기 다른 세남자의 모습에 비친 각기 다른 모습의 나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4,그리고대놓고 자신의 기억을 얘기하는 자전적 소설 <혈통>

모두 확실과 불확실의 경계에서 기억을 찾으려는 작품들입니다.

분명한 문체인 <혈통>을 제외하고는

모두 몽롱한 필체로 미스테리 추리물 형식을 하고 있는데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그 기억이 어린 시절까지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는 201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문에도

<모디아노>가 어린 시절부터

제 부모의 지인들에 위탁되어

이곳 저곳 떠돌며 다닌 것을 고백하며

혼란스런 기억을 찾아 헤매며

본인 정신 세계의 근간을 찾으려 했다는 말처럼,

최근작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모디아노가 드러내진 않았지만,

자신이 잊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용

기내서 대면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임/ 주인공의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루면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쓰여 있지 않은데다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 지명도 정말 많이 나오는데요,

그래서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책이란 영상이나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직 상상력만으로 그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데요

이 책이 짧은 편인데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바로 익숙하지 않은

불어 지명 때문이죠 문

제의 장소 <생뢰라포레><에르미타주><블랑슈>

어떤 것은 제 프랑스 친구들조차 모르는 지명인데요.

이런 실제적인 지명들은

시공간을 미친 듯이 넘나들며

잡힐 듯이 잡히지 않은 몽환적이고 혼란스러운 소설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바다에서 헤매다가

항상 거기있는 등대를 보고 안도하는 것처럼,

현실감을 유지하고,

다시 살릴 수 있는 기억의 모티브를 제공하는 좌표인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조금은 어렵지만,

이 마저 없었다면,

이 짧은 소설을 혼란 속에서 평생 읽거나

10분 읽고 던지거나 할 수 있는 것이죠

 

/ 데뷔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아왔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아마도 결말이 없는

독특한 그의 소설 세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작가는 한 결같이 기억의 조각을 모으는 작품들을 쓰지만

그래서 해피엔드다 새드엔드다 라고 결말을 딱히 내주진 않거든요.

그 느낌은 온전히 독자들에게 맡기고는,

본인은 그 보다 자신의 기억과 망각을 찾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 몰두 하고 있습니다.

2.또 많은 일련의 작품들이

한결같은 같은 주제로 써 있으면서도

마치 주제 명확한 미드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전체 작품이 유기화되어있고,

새 작품마다 새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느낌이어서

점점 빠져들어 매니아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연속극의 다음편을 기다리는

To Be Continue, Coming Soon처럼,

평단과 독자는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죠


/ 이번 작품을 비롯해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보면

모두 기억과 망각정체성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거든요.

저자가 기억이란 주제를 다루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억이라는 건 바로 상대방의 존재가치이기 때문이죠

기억하지 않는다면그 것이 설령 자신일지라도

그 존재는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존재가 사라지듯이,

망각잘못된 기억은

정체성의 오류를 가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디아노 역시 여기 저기 위탁되어지면서

거의 제대로 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는 듯이 보여지는데요,

그런 기억들의 확립으로

오늘의 자신을 증명하고,

주위사람들의 관계도 확립하려는 의지가 보입니다.

사실 이는 모디아노의 개인의 문제가 아니죠.

복잡하고 이기적인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가 얼마나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들을 잊고 살아가며,

망각으로 지워버렸는가를 반성하게 되는

모디아노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책 속 구절을 소개해주시는 시간..

내 손 안의 인생 구절

 

주인공 <다라간>은 책을 쓰는 이유에서

자신의 불편하고 불확실한 기억을 되찾고자

이름만 기억나는 사람들을 등장인물로 설정하는데요

사건의 발단인 된 <기 토르스텔>이란 사람을 기억하면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 존재도 우리 염두에 없던 사람들,

한 번 마주치곤 다시 보지 않을 사람들이

어째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우리 인생의 중요한 일역을 담당하는 것일까?>

싫든 좋든 어차피 여긴 무인도도 아니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살아가야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 가치는

다른 사람과의 많은 인연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자신의 그릇된 판단으로

혹시 소중한 사람을 밀어내고 기억에서 지운 건 아닌지

되돌아 보며 반성하게 되는 구절이죠

이혁준의 음악문화 얘기 http://blog.naver.com/gogotowin

이혁준의 문화 얘기 http://blog.aladin.co.kr/700044166

이혁준의 광고일상 얘기 www.cyworld.com/gogotowin

이혁준의 음악 얘기 http://club.cyworld.com/gotowin 

 

이혁준의 소통 http://twtkr.com/gogo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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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9-08-25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우 이혁준님의 글에는 늘 1빠!!!!

조셉 2019-08-28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 않는 글이다

문주 2019-09-0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우 반가워요 알찬 평론

2019-09-25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죽인다 일목요연한 평론

선근 2019-10-16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추천해주는 책마다 좋고 평론 보고 읽으면 감동이 두배

PC 2020-03-27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파트릭의 숨겨진 책이겠군요

종로 2020-04-0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읽어볼께요 파트릭 소확행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몇 회 하지 않은 MBC < 내 손안의 책>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기분 내키는 대로 영상을 올리다 보니

이상하게도 일본 작품들에게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아

이제 남은 영상이라곤 일본 작품들 뿐이다

일단 내 성향은

<No 아베>일 뿐, <No 일본>은 아니라고 자부했지만,

영화관을 가면서

<유니클로> 매장에 있는 빠른 엘리베이터 대신

느린 엘리베이터를 선택하는 것을 보며

아직도 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느낌이다.

하기야

누군들 자기 자신에 대해

정의를 정확하게 내릴 수 있을까?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센 척 자기애를 과시하는 이들도

실상은 자신을 믿을 수 없어

스스로 만든 틀에

발가락을 저미고

손가락을 부러뜨려

남들에게 보여주는 자신을 만드는 것일 지도 모른다.

<어두운 상점의 거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파트릭 디아모의

자아 찾기 과정 소설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지식인의 교훈 강박증 없는

그저 동료를 만난 듯한 위로의 책이다

 

 

 

 

 

/ 책을 보면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시작하는데요,

작가의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요?

첫 페이지를 열어보면

<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이라는

프랑스 문호 <앙리 벨>, 필명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의 한 구절을 이용했는데요

이는 곧 이 책의 주제를 한 문장으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스탕달의 <앙리 브륄라르의 생애> 역시 자전적 에세이로

<나는 어떤 사람이었던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주제를 갖고

작가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나

희미한 자신의 기억으로 정체성을 찾아가는 작품인데요

패트릭 모디아노의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다른 그의 작품들처럼 주인공 다라간이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과 망각에 끊임없이 싸워가며

현재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는 과정을

추리소설같은 느낌으로 적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굳이 스탕달의 한구절을 인용한 것은

어쩌면, 이 소설도 <어두운 상점의 거리>

다른 작품처럼 <비슷한 주제야> 라고 미리 고백하면서

스포일러로 스스로 면죄부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이번 책이 기존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자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모디아노의 작품은

모두 잃어버린 기억의 조각들을 맞추는 작품으로 이루어져있는데요

1,기억상실증 퇴역탐정이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는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2,첫사랑을 찾아 헤매는 <지평>

3,각기 다른 세남자의 모습에 비친 각기 다른 모습의 나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4,그리고, 대놓고 자신의 기억을 얘기하는 자전적 소설 <혈통>

모두 확실과 불확실의 경계에서 기억을 찾으려는 작품들입니다.

분명한 문체인 <혈통>을 제외하고는

모두 몽롱한 필체로 미스테리 추리물 형식을 하고 있는데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그 기억이 어린 시절까지 다다르고 있습니다

이는 201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문에도

<모디아노>가 어린 시절부터

제 부모의 지인들에 위탁되어

이곳 저곳 떠돌며 다닌 것을 고백하며

혼란스런 기억을 찾아 헤매며

본인 정신 세계의 근간을 찾으려 했다는 말처럼,

최근작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모디아노가 드러내진 않았지만,

자신이 잊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기내서 대면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임/ 주인공의 기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루면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쓰여 있지 않은데다

익숙하지 않은 프랑스 지명도 정말 많이 나오는데요,

그래서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책이란 영상이나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직 상상력만으로 그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데요

이 책이 짧은 편인데도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바로 익숙하지 않은

불어 지명 때문이죠 문

제의 장소 <생뢰라포레><에르미타주><블랑슈>

어떤 것은 제 프랑스 친구들조차 모르는 지명인데요.

이런 실제적인 지명들은

시공간을 미친 듯이 넘나들며

잡힐 듯이 잡히지 않은 몽환적이고 혼란스러운 소설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치 바다에서 헤매다가

항상 거기있는 등대를 보고 안도하는 것처럼,

현실감을 유지하고,

다시 살릴 수 있는 기억의 모티브를 제공하는 좌표인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조금은 어렵지만,

이 마저 없었다면,

이 짧은 소설을 혼란 속에서 평생 읽거나

10분 읽고 던지거나 할 수 있는 것이죠

/ 데뷔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아왔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아마도 결말이 없는

독특한 그의 소설 세계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작가는 한 결같이 기억의 조각을 모으는 작품들을 쓰지만

그래서 해피엔드다 새드엔드다 라고 결말을 딱히 내주진 않거든요.

그 느낌은 온전히 독자들에게 맡기고는,

본인은 그 보다 자신의 기억과 망각을 찾아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 몰두 하고 있습니다.

2.또 많은 일련의 작품들이

한결같은 같은 주제로 써 있으면서도

마치 주제 명확한 미드 시리즈를 보는 것처럼

전체 작품이 유기화되어있고,

새 작품마다 새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느낌이어서

점점 빠져들어 매니아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연속극의 다음편을 기다리는

To Be Continue, Coming Soon처럼,

평단과 독자는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죠

 

/ 이번 작품을 비롯해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들을 보면

모두 기억과 망각, 정체성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거든요.

저자가 기억이란 주제를 다루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기억이라는 건 바로 상대방의 존재가치이기 때문이죠

기억하지 않는다면, 그 것이 설령 자신일지라도

그 존재는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기억하지 않는다면 서로의 존재가 사라지듯이,

망각, 잘못된 기억은

정체성의 오류를 가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디아노 역시 여기 저기 위탁되어지면서

거의 제대로 된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는 듯이 보여지는데요,

그런 기억들의 확립으로

오늘의 자신을 증명하고,

주위사람들의 관계도 확립하려는 의지가 보입니다.

사실 이는 모디아노의 개인의 문제가 아니죠.

복잡하고 이기적인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가 얼마나 잊지 말고 살아야 할 것들을 잊고 살아가며,

망각으로 지워버렸는가를 반성하게 되는

모디아노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책 속 구절을 소개해주시는 시간..

내 손 안의 인생 구절

주인공 <다라간>은 책을 쓰는 이유에서

자신의 불편하고 불확실한 기억을 되찾고자

이름만 기억나는 사람들을 등장인물로 설정하는데요

사건의 발단인 된 <기 토르스텔>이란 사람을 기억하면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그 존재도 우리 염두에 없던 사람들,

한 번 마주치곤 다시 보지 않을 사람들이

어째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우리 인생의 중요한 일역을 담당하는 것일까?>

싫든 좋든 어차피 여긴 무인도도 아니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살아가야하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 가치는

다른 사람과의 많은 인연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자신의 그릇된 판단으로

혹시 소중한 사람을 밀어내고 기억에서 지운 건 아닌지

되돌아 보며 반성하게 되는 구절이죠

이혁준의 음악, 문화 얘기 http://blog.naver.com/gogotowin

이혁준의 문화 얘기 http://blog.aladin.co.kr/700044166

이혁준의 광고, 일상 얘기 www.cyworld.com/gogotowin

이혁준의 음악 얘기 http://club.cyworld.com/gotowin

이혁준의 소통 http://twtkr.com/gogotowin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파트릭 모디아노,노벨문학상, NO아베,NO재팬,일본불매운동,유니클로,MBC 내 손안의 책,내 손안의 책,앙리벨,스탕달,앙리 브릴라뤼의 생애,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지평,혈통,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2014년 노벨문학상,다라간,임현주,임현주 아나운서,이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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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9-08-25 1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디아노의 좋은 책을 만나니 이혁준님의 글도 여느때보다 훨씬 감동적입니다

조셉 2019-08-2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모디아노의 책을 모두 읽고싶게 만드네요

문주 2019-09-06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혁준님이 글쓰는 법을 잃어버리지 않게

선근 2019-10-16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언제나 숨은 보석을 찾는 이혁준님 감사합니다

PC 2020-03-27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왠지 파트릭 모디아노와 선생님은 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혹시 내 오버인가요? 항상 무언가를 찾고 항상 무언가를 고민하는 듯한 선생님이 좋습니다 절대진리의 부정의 모습 자체가 진리인지도 모르죠. 그 것이 인생이기도 하고요

종로 2020-04-04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PC분 오래만, 저도 동감합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버나움-국력과 인지도 꼴등인 1등영화

5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냈다.

심사위원의 만장일치와

<봉준호>장르라는 새로운 영화의 방향을 제시하며,

한국 영화의 묵었던 한이 한꺼번에 풀려나가는 기분이었다.


한번 쯤, 교양과목을 같이 들었을 듯한 대학 후배이기에

응원하는 마음도 남달랐지만,

그 동안 대한민국의 국력과

<봉준호> 감독의 조금 모자란 인지도로 인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우리나라 영화의 한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꼭 영화평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지해주고 싶은 영화 하나가 떠올랐다.

   2018년 칸 국제 영화제에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에 밀려,

    2등 격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레바논 여성감독 <나딘 라바키> <가버나움>이다.

   

  <부모를 고소하고 싶어요 나를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학대 받는 아이들의 대부분의 생각이지만,

​    세계 어디에서도 대 놓고 말할 수 없는 

    부모란 이름의 절대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한 이 영화는,

​    실제 시리아 난민인 

    자인(자인 알 라피아)의 강렬한 눈빛으로 시작한다.

​    자식을 낳고 돌보기는커녕

    무책임과 방임으로 일관하는 부모.

   ​자인도 출생 신고도 제대로 되지 않아

    본인이 몇 살인지도 모른 채,

​   힘겨운 배달 일로 집안 일을 돕는 소모품처럼 생활한다

    그러다, 초경이 시작된 

   어린 여동생 사하르 (하이타 아이잠)

    돈 몇 푼으로 강제 결혼을 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자,

​   자인은 여동생의 남편을 칼로 찌르고 도주한다.


   누가 아이들이 해맑다고 했는가?

   나이에 상관없이 아이들은 경험으로 나이를 먹는다.

​   어른이 돼서 감당해야 할 일을 미리 겪으면

    아이는 어른 아이가 되는 것이다.

​   자인도 부모와 세상으로부터의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

   살인도 서슴지 않는 어른이 되어있던 것이다.

​   도주 중에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모습이라던가,

​   부정한 세상에 두려움 없이 어른과 싸우는 장면에서,

​    이미 자인은 온전히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고단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종차별과 불법체류로 얼룩진 모자(母子)

​    라힐(요르다 노스 시프로우)

    한살 배기 요나스(브루와티프 트레저 반콜)과의 만남에서

    공감대 형성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인 역시, 그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라힐이 불법체류로 감금되자,

더 이상 요나스를 돌보지 못하고,

불법 입양 브로커에게 요나스를 팔아버린다.

신의 부모가 한 짓을 어쩔 수 없이 되풀이 하는 자인.

단지 그 부모와 다른 것이 있다면,

최소한 자인은 책임감으로 끝까지 요나스를 돌보려 했고,

요나스를 넘기는 그 순간에도

죄책감으로 괴로운 눈빛으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

이는 법정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가정을 꾸린 것에 후회한다

<나처럼 살았으면 자살했을 것이다>라며

뻔뻔하게 자식에 대한 책임 없이,

끝까지 자신의 괴로운 입장만을 주장하는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자라서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자인이

쓸데없이 나이 먹은 부모보다 더 어른인 것이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실제 고충을 겪고 있는 

배우들의 생활형 연기는,

대사를 암기하는 배우의 진실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의 진솔한 기능성을 보여준 이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에 2등으로 밀리고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알폰소 쿠아론> <로마>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물론, 이 두 영화도 모두 훌륭한 영화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동학대로 주제도 비슷하고,

리얼리티 기법도 거의 유사한 점을 

객관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단연 <가버나움>은 이 두 영화를 제치고도 남을 힘이 있다.

단지, 레바논이라는 약소국 영화라는 이유로,

아랍여성 감독의 모자란 인지도 때문에 밀려난 것이다.

정말 안타깝고 화가 나는 세상의 이치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총 관객 143,088명 중 3명을 채우는 것이 전부였다.


2019년 새해 이후,

즐겨 보던 <전지적 참견시점>을 재방송 조차 보지 않는다.

<이 영자>의 석연치 않은 <MBC 연예대상> 수상 이후,

MBC에서는 <나 혼자 산다>를 살린 <박 나래>

<이 영자>의 경력과 예우차원에 부

당하게 밀려났기 때문이다.

<이 영자>가 싫은 것은 아니다.

<KBS 연예대상>에서는 많은 후보를 제치고 

대상을 수상한 것은 충분히 인정하고 기뻐했다.

단지, 인지도와 권력으로 합리성 없이 움직이는

이 세상의 논리에 반기를 들고 싶은 까닭이다.

가버나움은 VOD라도 돈 주고 시청해서 

힘을 실어줘야 할,

그래서 세상이 나아지는 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땅이다

.

이혁준의 음악, 문화 얘기 http://blog.naver.com/gogo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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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준의 광고, 일상 얘기 www.cyworld.com/gogoto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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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9-07-26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에 쓰셨는데도 남들 글의 100편보다 낫네요

선근 2019-08-07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인데도 필력이 죽지 않으셨네요

바운드 2019-08-1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관심있었던 영화인데 제가 듬성 영화를 본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셉 2019-08-2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스펙트럼이 넓고 깊은 지혜를 주시는 듯

문주 2019-09-0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조국을 보다 혁준님 글을 보니 마음이 안정되고 따뜻해집니다
 
가버나움
나딘 라바키 감독, 자인 알 라피아 외 출연 / 플레인아카이브(Plain Archive)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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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버나움-국력과 인지도 꼴등인 1등영화

5

얼마 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냈다.

심사위원의 만장일치와

<봉준호>장르라는 새로운 영화의 방향을 제시하며,

한국 영화의 묵었던 한이 한꺼번에 풀려나가는 기분이었다.

한번 쯤, 교양과목을 같이 들었을 듯한 대학 후배이기에

응원하는 마음도 남달랐지만,

그 동안 대한민국의 국력과

<봉준호> 감독의 조금 모자란 인지도로 인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우리나라 영화의 한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꼭 영화평을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지해주고 싶은 영화 하나가 떠올랐다.

2018년 칸 국제 영화제에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에 밀려,

2등 격인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레바논 여성감독 <나딘 라바키> <가버나움>이다.

<부모를 고소하고 싶어요 나를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학대 받는 아이들의 대부분의 생각이지만,

세계 어디에서도 대 놓고 말할 수 없는 부모란 이름의 절대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한 이 영화는,

실제 시리아 난민인 자인(자인 알 라피아)의 강렬한 눈빛으로 시작한다.

자식을 낳고 돌보기는커녕

무책임과 방임으로 일관하는 부모.

자인도 출생 신고도 제대로 되지 않아

본인이 몇 살인지도 모른 채,

힘겨운 배달 일로 집안 일을 돕는 소모품처럼 생활한다

그러다, 초경이 시작된 어린 여동생 사하르 (하이타 아이잠)

돈 몇 푼으로 강제 결혼을 시켜 죽음에 이르게 하자,

자인은 여동생의 남편을 칼로 찌르고 도주한다.

누가 아이들이 해맑다고 했는가?

나이에 상관없이 아이들은 경험으로 나이를 먹는다.

어른이 돼서 감당해야 할 일을 미리 겪으면

아이는 어른 아이가 되는 것이다.

자인도 부모와 세상으로부터의 엄청난 고통을 받으면서

살인도 서슴지 않는 어른이 되어있던 것이다.

도주 중에도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모습이라던가,

부정한 세상에 두려움 없이 어른과 싸우는 장면에서,

이미 자인은 온전히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고단한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종차별과 불법체류로 얼룩진 모자(母子)

라힐(요르다 노스 시프로우)

한살 배기 요나스(브루와티프 트레저 반콜)과의 만남에서

공감대 형성으로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인 역시, 그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라힐이 불법체류로 감금되자,

더 이상 요나스를 돌보지 못하고,

불법 입양 브로커에게 요나스를 팔아버린다.

신의 부모가 한 짓을 어쩔 수 없이 되풀이 하는 자인.

단지 그 부모와 다른 것이 있다면,

최소한 자인은 책임감으로 끝까지 요나스를 돌보려 했고,

요나스를 넘기는 그 순간에도

죄책감으로 괴로운 눈빛으로 눈물을 흘린다는 것이다.

이는 법정에서 어머니와 아버지가

<가정을 꾸린 것에 후회한다> <나처럼 살았으면 자살했을 것이다>라며

뻔뻔하게 자식에 대한 책임 없이,

끝까지 자신의 괴로운 입장만을 주장하는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자라서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자인이

쓸데없이 나이 먹은 부모보다 더 어른인 것이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실제 고충을 겪고 있는 배우들의 생활형 연기는,

대사를 암기하는 배우의 진실성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의 진솔한 기능성을 보여준 이 영화가,

칸 영화제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어느 가족> 2등으로 밀리고,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알폰소 쿠아론> <로마>에 밀려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물론, 이 두 영화도 모두 훌륭한 영화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아동학대로 주제도 비슷하고,

리얼리티 기법도 거의 유사한 점을 객관적으로 고려해 봤을 때,

단연 <가버나움>은 이 두 영화를 제치고도 남을 힘이 있다.

단지, 레바논이라는 약소국 영화라는 이유로,

아랍여성 감독의 모자란 인지도 때문에 밀려난 것이다.

정말 안타깝고 화가 나는 세상의 이치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총 관객 143,088명 중 3명을 채우는 것이 전부였다.

2019년 새해 이후,

즐겨 보던 <전지적 참견시점>을 재방송 조차 보지 않는다.

<이 영자>의 석연치 않은 <MBC 연예대상> 수상 이후,

MBC에서는 <나 혼자 산다>를 살린 <박 나래>

<이 영자>의 경력과 예우차원에 부당하게 밀려났기 때문이다.

<이 영자>가 싫은 것은 아니다.

<KBS 연예대상>에서는 많은 후보를 제치고 대상을 수상한 것은

충분히 인정하고 기뻐했다.

단지, 인지도와 권력으로 합리성 없이 움직이는

이 세상의 논리에 반기를 들고 싶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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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세상이 나아지는 길을 열 수 있는, 유일한 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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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9-07-26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역시 사람을 기본으로 하는 생각을 유지하시는게 존경스럽습니다

선근 2019-08-07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영화도 책도 평론도 모두 사람을 위한 당신의 글에 반성하고 갑니다

조셉 2019-08-28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처음 읽어도 이해하기 쉽고,. ,다시 읽으면 깊이가 달라진다

문주 2019-09-0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왜 정치인은 가버나움을 알지 못하는 걸까요?

세란 2020-02-28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가버나움을 본 사람이 없어 이 나라가 이모양
 

 

사람들, 특히 같이 일하는 스탭들은 가끔 물어보곤 한다.

왜 방송을 하냐고?

들어가는 시간이나 노력을 따진다면

지금 현재 내가 벌어들이는 수입에 비해

턱없이 낮은 가성비때문이다.

또, 광고, 음반, 영화, 방송제작의 특성상,

함께 일해야하는​ 그 들에게는

결정권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내가

방송일로 자주 자리를 비우는 일이 달갑지 않은 까닭이다

방송에 발을 처음 들여놓은 건

10살 EBS 라디오 진행

17살 KBS 라디오 스크립터

20살 MBC 대학가요제로 가수 데뷔

그리고, 그 이후로는 평론가로 방송활동....

방송경력 40년

오랜 시간을 다른 직책으로 방송을 떠난 적이 없었다.

그냥, 살아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다른 직업들은 큰 돈을 벌어주지만,

방송은 온전히 내가 살아있다는 걸 느끼게 할 만큼

기분좋은 두려움으로 심장을 뛰게 한다

카메라가, 무대가, 세트가, 조명이

아, 사람들이 나를 보네 하는

긍정적 관심종으로 일종의 스트레스 풀이가 되기도 한다

얼마 하진 않았지만

채널A 옴부즈 맨 시청자 마당의 알고 보는 TV

프롬프트가 없어 불안한 마음에 대본을 컨닝해야 하고

정면을 볼 수 없어 늘 왼쪽 얼굴만 보이게 되는

약간은 아쉬운 프로그램이다

또, 장신의 아나운서들과 함께 하니

여실히 단신의 서러운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듯 하다

​또, 늘 모니터를 하고 또 해도

내 눈에는 온통 부족한 것들뿐이어서

초긴장상태로 녹화를 마치면

기진맥진하기 일쑤였다

능력의 한계를 실감하기도 하는데,

그러면서도 주제넘게 뻔뻔하게 방송은 하고 싶다.

그만큼 방송은 내게는 다가서지 못할 성역같은 것이기에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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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대본 ​

너무 솔직하고 의견이 세다는 지적을 늘 받아

대본 심사에서 많이 완화되곤 한다​

황수민: . 요즘 방송 프로그램들을 보면,

먹는 걸로 시작해서 먹는걸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음식이 빠지지 않는 것 같아요.

김태욱: . 굳이 음식 소재의 방송이 아니라도

드라마, 예능, 교양까지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제 식상하고 지겹다는 의견도 많더라고요.

이혁준: 공중파부터 종편, 케이블까지

돌려도 돌려도 끝없이 나오는 게 바로 음식.

그렇다 보니 TV 보면서 제일 많이 하게 되는 말이

먹고 싶다가 아닐까.

교양 프로그램인 채널A <신대동여지도>,

<관찰카메라 24>는 말할 것도 없고,

1인 가구와 미혼 연예인들의 일상을 다룬

MBC <나혼자 산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이미 많은 부분이 먹방에 할애된 상황.

뿐만 아니라 연예인과 매니저의 관계에 집중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 씨의 맛집 리스트에 주목하며

<전지적 식탐 시점>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야말로 먹방의 과식 현상이 초래되고 있음.

한보람 . 그런데 지겹다, 식상하다 투덜대면서도

먹는 장면이 나오면

어느 새 저도 모르게 집중해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먹방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도 그런 거겠죠.

이혁준 . 우리가 만나서 으레 하게 되는 인사가 바로

식사 하셨어요?”

먹을 것이 귀했던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지만

음식이라는 것이 식구들이 둘러앉아 정을 나눌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기 때문.

핵가족화, 고령화, 출산율 저하 등으로

함께 밥 먹는 일이 줄어든 지금

먹방이 그에 대한 대리만족과 위로를 안겨주고 있는 것.

그리고 사실 따뜻하고 배부른 것만큼 행복한 것도 없지

않나. 이런 심리를 이용한 것이 먹방.

그렇다 보니 시청률 보증 수표나 다름없는 셈.

황수민 먹방의 가치나 의미는 충분히 알겠지만 요즘은 좀 지나치다

싶기도 해요.

이혁준 맞다. 게다가 과식과 폭식을 미화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어 문제가 심각.

누가 더 많이 먹나 경쟁이라도 하듯, 무조건 많이 먹는

모습으로 주목을 끄는 먹방유투버들의 인기가 갈수록

상승하고 있고,

먹방을 통해 하루 아침에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스타들

도 생겨나는 시대.

이렇다 보니 <밥 블레스유>, <외식하는 날> 등 경쟁적

으로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

나고 있다. 하지만 특색 없이 대놓고 먹방만을 좇다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경우도 많음.

김태욱 최근에는 관찰 예능 속 연예인들의 먹방이 인기를 끌면서

간접 광고 등 지나친 홍보 논란도 많이 제기 되는데요.

이것도 문제가 아닌가 싶어요.

이혁준 유명인이 방송에서 한 번 먹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신뢰를 얻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그만한 홍보 효과가 없고,

출연자 입장에서도 광고 출연을 보장 받을 수 있으니

좋은 기회.

실제 <윤식당>의 윤여정 씨는 카레 모델이 되고,

<삼시 세끼>의 이서진 씨는 라면 광고를 찍음.

또 최근 이영자 씨 역시 쫄면부터 떡볶이까지

광고 출연 제의가 밀려들고 있다고 함.

방송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너무 지나친 것은 주의가 필요.

한보람 비단 관찰 예능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건강 프로그램에서 특히 그런 경향이 많이 드러나거든요.

이혁준 (건강 프로그램의 먹방화에 대한 문제 간략히 답변)

황수민 일부에서는 방송의 과도한 먹방화가 비만을 유도하고

국민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

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혁준 . 얼마 전 보건복지부에서 먹방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다 문제가 됐던 일이 있다. 물론 과도한 먹방을 보

고 있노라면 식욕이 절제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방송 제작진과 시청자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

라고 생각.

다만 국가 차원에서 그런 논의가 나왔다는 것은

먹방이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는 사실.

한보람 (앞으로의 대안)

이혁준 방송 제작자는 프로그램이 가진 고유의 소재나 컨셉에 더

충실해야 할 것.

프로그램마다 정체성이 있고 그 가치가 있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먹방에만 집중하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

시청자들은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인간 관계, 성공 욕구 등

다른 욕구들이 다양하기 때문.

다양한 계층의 취향과 욕구를 만족시켜주고 대리만족시키

는 것이 방송의 역할. 지나친 먹방 추구로 방송의 다양성

을 해치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단순히 먹는 행위 자체에만 집중하는 태도도 지양

해야. 먹는 것에 대한 잘못된 환상(식습관)을 심어줄 수 있

고 나아가 시청자의 건강을 해치는 일. 편식 시청이 아닌

골고루 보는 시청으로 건강한 방송을 지키고

스스로의 건강도 지켜나가야 함.

김태욱 . 오늘은 음식에만 집중하는 방송가의 문제점과 대안을 알아

봤습니다.

어떤 방송이든 그 프로그램만의 존재 가치가 있기 마련인데요.

눈앞에 보이는 인기만을 좇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황수민 . 오늘 <알고 보는 TV>에서는 이혁준 문화평론가와 다양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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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2018-10-2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전히 시원한 말씀만 콕콕하시네요

종로 2018-11-29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많이 마르신듯 그래도 아파보여도 여전히 방송과 말은 잘하시네 먹방 문제지요

근선 2018-12-06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먹방논란--- 시원하고 공정한 판단

주의 2018-12-3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 사람 매력있네 사기꾼같이 사람을 홀리는 재주가 있네

전부 2019-04-03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은 뜸하네 이 사람 말 한마디 한마디가 촌철살인이었는데

42 2019-05-03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짧게라도 좋으니 영화라도 추천해주셈

42 2019-05-03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님 책이라도... 그동안 선생님을 너무 의존해서인지 선뜻 영화나 책을 못보겠어요

2019-05-26 2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혁준 2019-06-21 00:46   좋아요 0 | URL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나쁜 것도 아닙니다 게으른 것이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죄송하고 다시 한번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운드 2019-08-16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용이나 말씀 잘하는지는 모르겠고, 다른 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건 알겠네요

조셉 2019-08-28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르지만 맞다

문주 2019-09-06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혁준님의 글에서는 굳이 정의를 얘기하지않아도 정의가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