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캐처-여우(女優) 하나 없어도 가장 영화다운 영화
별 4개 반
다큐가 아니고는,
상업영화에서는 그 것이 치정멜로이든, 로맨틱 코미디이든,
남녀 주인공의 달달하고 애절한 사랑은 필수다.
액션, 호러, 드라마등 장르에 상관없이
관객을 끌어들이는 자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제나 멋진 남우(男優)와 예쁜 여우(女優)는
흥행의 필수적인 요소이고,
<퀴어무비>에서조차 복잡하고 미묘한 애정관계는 필수인 것이다.
이런 러브 라인을 빼고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어느 제작자도, 감독도 선뜻 용감하게 손을 들 수는 없는 일일 것이다.
영화평론을 쓸 시간도 없이, 시사회며 영화관을 들락거리면서,
우연히 관람하게 된 <폭스캐처>는,
학창시절 수업을 제치고,동시 상영관에서 보았던
<영웅본색>의 감동과 견줄만했다.
시각적 즐거움인 멋진 여배우 하나 없이,
오로지 인간탐구에 기초를 둔,
오랜만에 마주하게 된 영화다운 영화인 것이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단지 상영관이 없다는 이유로 평가절하되는 일은 막고자,
서둘러 컴퓨터 앞에 앉았다.
가치 있는 영화의 소멸을 막고 싶은 까닭이다.
한 레슬링 금메달리스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폭스캐처>는
단편적으로 사람들의 <인정 욕구>에 고찰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지만,
형 대신 초등학교 특강에서 겨우 몇 십 달러를 받는
마크 슐츠(채이닝 테이텀 분)는,
늘 자신의 자랑스런 금메달에 정당한 대우를 받고 싶지만, 여의치 않다.
그 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높은 연봉으로 자신을 인정해주는
존 듀폰(스티브 카렐)의 <폭스캐처>팀에 들어가게 되고,
자신을 인정해주는 재력가에게 거짓 존경을 표하며,
마약은 물론, 존 듀폰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꼭두각시가 된다.
같은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친형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까지 코치로 끌어들이면서,
존 듀폰에게 인정 받고 싶어하는 간절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존 듀폰 역시 자신을 무시하는 어머니의 인정을 받기 위해,
레슬링의 멘토로 자처하지만,
데이브 슐츠는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가는 정직한 사람으로
좀처럼 그 들의 인정 굴레에 들어가지 않는다.
어머니가 나타나면, 존 듀폰은
마치 자신이 레슬링의 영웅인척 레슨을 하지만,
어머니가 사라지면 이내 곧 시들해져 버리는 장면이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의 말을 풀어놓는 장면에서는
더 이상 인정 받을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한 상실감과
구속이 풀렸지만 감당할 수 없는 자유를 잘 보여준 장면이다.
무식할 정도로 레슬링으로 인정 받고 싶었던 마크 슐츠 역시,
존 듀폰의 인정이 사라지자 방황하지만,
오직 데이브 슐츠만이 자신의 인생을 착실히 살아나간다.
<베넷 밀러> 감독의 연출력 중 가장 뛰어난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 연출력이다.
전작 <카포티> <머니볼>에서도,
다른 어떤 연출력보다 <브래드 피트><필립 세이어 호프만>의
숨막히는 연기력이 객석을 압도했었다.
물론 <폭스캐처>에서도 그의 연기 연출력은 십분 발휘되지만,
전작에서는 이미 검증된 배우라는 프리미엄이 있다는 점에서,
<폭스캐처>는 더 큰 점수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매직마이크>등 몸 좋고 섹스어필한 그렇고 그런 <채이닝 테이텀>을
단번에 무식할 정도로 레슬링만을 향해 질주하는
백치미의 절정연기로 이끌어 내고,
<난 지구 반대편 나라로 가버릴테야><세상의 끝까지 21일>의
코미디 전문배우 <스티브 카렐>을
동공 없는 무표정의 연기로 섬뜩한 사회부적응자로 만들어 냈다.
<마크 러팔로> 역시 굴곡 없는 데이브 슐츠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아카데미>에서 왜 이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는지
개인적으로 통탄할 일이다.
게다가, 절제된 세트와 리듬을 타는 듯한 편집감,
그리고 음악만 바꾸면 애정신으로 바뀌는 레슬링의 스킨쉽은,
외로움을 대신할 치열한 인정욕구를 대변해주었고,
한 주제나 캐릭터에 집착하지않고,
각기 세 명의 이야기로 한 얘기처럼 느끼게 하는 스토리텔링은
거의 천재 수준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한다.
<인정>받지 못했을 때 불안감이나, 열등감, 외로움은
나이나 재력에 상관없겠지만,
중요한 것은 <인정>받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상실감의 폭력은 분명히 제어되어야 할 대상인 것이다.
마크 슐츠는 거짓말이라며 이 영화를 비판했지만,
이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폭스캐처> 그 자체로 주는 영화적 감동은 정수리를 꿰뚫고도남았다
갑자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 말은 위험한 인정의 욕구를 편집적으로 보여주는 말인 듯 하다.
<과한 칭찬은 고래를 미치게 한다>라는 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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