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날 김대기 비서실장이 남긴다른 발언은 이상민 장관 유임의 진짜 이유를 추측하게 한다. 김 비서실장은 이날실무적인 이유를 언급하며 "지금 사람을바꾸고 하는 것도 중요할 수도 있지만, 그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면 또 청문회 열고, 뭐 하면 두 달이 또 흘러가고,
행정 공백이 또 생기고"라고 말했다. 청문회 같은 임명 절차의 부담, 내각 공백을다시 맞닥뜨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내비친 것이다. - P13

참사 이전까지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약점은 인사였다. 국정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시점마다 인사 난맥이 이어졌고,
제대로 된 정책 어젠다를 부각시키기도 어려웠다. 더욱이 이상민 장관은 집권 초경찰 내부 반발을 무마하면서까지 행안부 산하 경찰국을 신설한 윤석열 정부의핵심 인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뜻 ‘장관문책‘을 꺼내들기 어려운 이유다. - P14

30% 지지층을 단단하게 엮어주는 것은 북한이다. KBS-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 중 39.8%가
‘대북 강경 대응‘을 평가의 이유로 꼽았다.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미사일 발사를계속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과 대북관계불안이 대형 참사에도 불구하고 강성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이상민 장관이 ‘버티는‘ 원동력이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이 고위층 문책을 계속 회피할수 있는 원동력은 대북 강경 모드를 통한보수층의 결집이다. - P15

경찰은 알고 있었다. 핼러윈 기간 이태원거리에 수많은 인파가 별도의 주최자 없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고든 사건이든 돌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주고받았다. 예년과 비교한 상황 분석과 대응방향, 세부계획을 담아 종합대책을 만들었다. 참사4시간 전부터는 ‘압사‘를 암시한 112 신고가 빗발쳤다. 그러나 참사 이전에도, 직후에도 현장에 경찰은 부족했고 대응은 부실했다. - P18

그를 쫓는 것은 시간이다. 화물차 기사 스스로 예측하고 재단할 수 없는 ‘화물‘의 타임라인이다. 화주와 주선업체의사정, 도로 상황과 상·하차 대기시간, 물동량의 많고 적음과 물류 경기의 오르내림을, 화물차 바퀴를 굴려 맞춰야 한다.
그 불확실성 속에서 김씨가 바꿀 수 있는건 차량 주행속도뿐이다. 때로는 잠자는시간, 먹는 시간, 쉬는 시간을 포기한다.
화물 차량의 과속, 기사들의 과로와 졸음운전이 바로 이런 구조에서 발생한다. - P31

‘이거 벌려고 이 고생을 하나‘ 싶어 일을 조금 쉬거나 줄일라치면 바로 생계가위태로워진다. "나가는 돈은 똑같은데,
들어오는 돈은 쉬는 만큼 탁탁 깎이기 때문"이다. 트럭 할부금이 한 달에 314만원씩 나간다. 할부가 두 달 밀리면 바로 신용불량자가 된다. 여기에 지입료, 보험료,
유류비, 수리비, 통행료 등 한 달 매출의70% 이상이 꼬박꼬박 통장에서 빠져나간다. 물가가 오르면서 지출액은 함께 늘어나는데 화주가 책정하는 운임료는 제자리걸음이다. 주선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정확히 얼마인지도 알 수 없다. - P33

이로써 이른바 ‘흥국생명 사태‘는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길이험난하다. 개별 금융기업으로선 지극히합리적이고 합법적인 의사결정이 국가차원의 외화 조달 상황을 삽시간에 극도로 악화시킬 수 있을 만큼 국내외 금융환경이 취약하다는 점이 이번 사태로 입증되었다. 지금처럼 불안정한 금융시장에서는 ‘내가 실제로 지급력을 갖고 있다‘보다 ‘내가 지급력을 가진 것으로 남에게 보이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신뢰보다는 불신이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수단으로 선호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 P43

우선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 가운데하나인 임신중지권(낙태권) 문제로 친공화당 주에서 여성유권자들의 이탈이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공화당의 대승 기류는 올해 6월 연방대법원이 지난 50년간 유지돼온 임신중지권인정 판결을 번복하면서 여성들, 특히 전통적으로 친공화당 성향이던 백인 여성유권자들의 이탈을 불러오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 P54

중간선거 결과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각종 국정 과제가 차질을 빚게 생겼다. 바이든이취임 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기후위기관련 입법에도 제동이 걸릴 게 확실하다.
특히 공화당은 인플레이션의 주원인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방대한 재정지출을 지목한 만큼 대대적 삭감을 밀어붙일 전망이다. 이를 위해 공화당은 내년 초 한도에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상한액 문제를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절호의 카드로 본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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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드래곤>의 인물들은 내적 욕망이 만드는 논리에 따라서 행동하고,
<왕좌의 게임> 외에 어떤 쇼도 포착하지 못하는 묘한 현실감을 띤다. 판타지이면서도 인간사회의 정치학을 가장 극명하게 묘사하고, 숭고하든 비천하는 인물의 특성은 인간성격의 단면을 보여준다. 여기에 삶의 시시한 희극과 거대한 비극이 동시에 공존한다. 대표적으로 8화 "조수의 영주" 편에서 이제 늙고 쇠잔하여 죽음을 앞둔 비세리스가 사랑하는 딸 라에니라를 지지하기 위해 힘겹게 철왕좌로 걸음을 떼는 장면이 그렇다. 그의행진은 우스꽝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거기에는 비극적 엄숙함이 있다. 이런 장면들이 모여서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만든다.
- P16

여름철 과일은 폭우에 대비해 수확 시기를 당겨 맛이 들지 않고, 바람과구름만 봐도 날씨를 예측해온 어르신들의 지혜도 기후 패턴이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타격이 큰 이들은 바로 무가온 비닐하우스 하나 없이 노지에서 농사짓는 이들 기후의 영향은비단 기온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날씨가 바뀐다는 건작물의 생리가 바뀌는 일이고, 벌레가 달라지는 일이며,
공기와 땅이 바뀌는 일이다. 30년 넘게 노지 농사를 지어온 한 농민은 "기후가 바뀌는 동안 노지에서 기르던 콩마늘, 양파 농사를 접어야 했는데, 올해 폭우를 겪으며 고추마저 접어야 하나 고민 중이다."라고 했다.  - P21

심지어는 ‘흙 없이 깨끗한 농산물‘이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워 판매하고 있다.
언제부터 흙이 더러운 존재가 된 걸까. 일부 엽채류는 흙없이 키울 수 있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작물은 토양에 뿌리를 뻗고 살아간다. 흙은 농산물을 키워내는 동시에 곤충과 미생물이 사는 터전이다. 그들은 생태계의 분해자와 작물의 매개자가 되어 다시 작물을 키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내고 작물의 생장과 수정을 돕는다. 모든 자연을 차단한 채 물과 필수영양소만 공급하면 작물을 키워낼 수 있다는 생각은 인간의 오만이다.  - P22

기록의 과정을 지켜보니 그들에게 동네에 대한 애정을 넘어선 또 다른 의미가 생겼을지 궁금해졌다. 둔촌주공아파트를 기록한 분이 말했듯, 반포주공아파트라는 곳이단순히 어린 시절을 보낸 살았던 공간이 아니라 ‘고향의로 인식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들은 또다른 정의를 내렸을까? 분명 아파트 단지인데 ‘동네‘라고표현된 문장을 보면서, 중요한 건 물리적 형태가 아니라는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기록의 대상은 아파트이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아파트를 통해 느낀 사계절의 변화, 주변 환경, 사람들, 풍경, 자연과 같이 다양한요소들이 전하는 기억과 감정을 함께 포함한 것이었다. 주택의 기록, 아파트의 기록이라고 별도로 구분하는 행위가무의미한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사라지는 무언가를기록하는 일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되새겨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P48

이에 대해서는 마블과 DC의 상황이 묘하게 같으면서도 다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쉽게 망가지지 않고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건 존재하는 것들의절반을 날려버리려 시도했던 타노스가 굳건하게 버티고있었기 때문이다. 꺾어야 할 절대적 존재야말로 히어로의존재 이유니까. 타노스가 부재한 지금의 MCU 상황을 보자, 히어로들이 멀티버스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게 모두 반드시 꺾어야 할 절대적 존재, 매력적인 빌런이없어서다. - P55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블랙 아담>은 <조커>의 리얼리티 전략을 취하고 있는 영화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장르적으로 한데 섞이기 어려워 보이는 DCEU의 여러 캐릭터들, 즉 ‘저스티스 리그‘와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다소 이질적인 팀의 접목을 꾀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 P56

돈의 개념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생각하는가?
부유층은 개인 소유 자산으로 사회를 장악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부유한 개인이 존재하려면, 교통 네트워크와 교육체계, 의료복지시설, 법치주의 등을 포함한 사회기반시설이 필요하다. 법이 없다면재산도 존재할 수 없다. 재산은 자연스럽게 쌓을 수 있는것이 아니다. 법의 통치에 따라 존재한다. 부의 축적에 필요한 기반 시설은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책임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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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을 기억한다는 것은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응답까지도 포함하는것이다. 그것은 사라진 이들의 입장에서, 사라진 이들을 대신하여, 사라진이들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는 행동에 나설 것을 우리에게 촉구한다. 누가그들에게서 삶을 빼앗았는지 책임을 묻지 않고서는 재난이 기억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국가와 사회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사라진 이들의 희생에는 억울함 이상의 의미가 부여되기 어렵다. 이러한 의미에서 재난을 기억한다는 것은 사라진 이들과 관계를 맺고 잘못을바로잡기 위해 함께 행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3

그날 구호 활동에 나섰던 모두는 최선을 다했다. 적어도 구조 현장에서 지켜본 일선 경찰들의 통제, 소방의 구조 지휘와 통솔은 있는 조건하에서 최선을 다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구호 활동 뒤에는그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경찰, 소방 모두 한계를 넘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 그이상을 하려고 노력했다. - P13

경찰과 소방이 더 많이, 더 가까운거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부족했던 소방과 구급대원의 손이 더 빨리 모일 수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일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존재만으로도 통제와 질서유지 역할을 하는 경찰관이 배치돼 있었다면 참사 직후 진입이 더 빠르지 않았을까. 애초에 인파가 뒤섞이는 일 자체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 P13

참사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무엇보다 남겨진 유가족과 생존자, 현장을 목격하며 구조에 동참한 시민들의 충격이 여전히 남아 있다.  - P20

특히 이번 참사는 언론 보도보다 SNS영상을 통한 전파가 빨랐다. 각종 영상 기록으로 전해진 참사 현장의 모습은 현장에 없던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과 트라우마를 남겼다. 소셜미디어로 연결망이 강화된 까닭에 사회 전체가 집단 트라우마현상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P20

참사이후 <뉴욕타임스>가 던진 질문은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이제, 목격자들은 과학적으로 군중을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도시가젊은 참석자들이 모이는 1년 중 가장 바쁜 밤, 어떻게 그렇게 비참하게 실패할 수있는지 묻고 있다."  - P25

2012년 발표된 힐즈버러 독립 패널조보고서는 이 참사에 대하여 팬들의 책임프은 없으며 사건의 주된 원인이 경찰의 통제 실패라고 재차 결론을 내렸다. 더구나사망자 중 41명은 좀 더 적절한 응급조치가 있었다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증인진술서 중 상당수가 경찰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없애기 위해 수정되었고, 경찰 및 해당 지역의 보수당 의원이 사실이 아닌 정보를 <더 선>을 포함한언론에 흘렸다고 밝혔다.  - P29

세월호 참사 때는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분노를 유발했다면 지금은 중앙집권적인 지침으로 애도를 유도하고있어서 반발심을 일으키고 있다. 교육청에 조기 게양을 하도록 공문이 내려오고극장들은 일방적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애도를 위해 국가가 할 일은 큰 틀을 갖춰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할 수 있도록 존중해줘야 한다. - P33

국립중앙의료원 주영수 원장은 "일종의 마약 같은 효과"였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공공병원에 수익을 안겨줬지만그동안 병원으로서의 기능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정부 지시에 따른 것이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오로지 코로나19 진료만 남겨두니 다른 진료 과목의 의사들이 하나둘 공공병원을 떠났다.
특히 수술을 하는 외과계 전문의들의 유출이 두드러졌다. - P48

건강하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살고 있다가 가끔 듣게 되는 의사의 경고가 귀에 거슬리는 것처럼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살고 있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들추며 불어대는 호루라기 소리 또한 듣기 좋은 아름다운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공익신고자의 호루라기 소리에 귀를 닫아버릴 때 우리는 참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태원 참사 직전 공익 신고가묵살된 것이 그저 ‘일개 경찰 담당자‘의 일탈이 아니라 공익 신고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 P54

룰라는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훨씬 더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의회와 지방권력을 장악한 극우 포퓰리스트들과 싸우며 국민통합을 성사시키고브라질 경제의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남아메리카 ‘핑크색 진보주의‘
의 미래가 그의 양어깨에 달려 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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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제20차 전대에서 공산당과중국의 역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세웠다.
덩샤오핑이 만든 집단지도체계는 마오쩌둥의 1인 장기 독재가 초래한 참사에 대한 반성적 성찰에 기반했다. 시진핑은 이전통을 산산조각 내면서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또한 이번 상무위에서 밀려난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왕양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비교적 시장 지향적이고 서방국가들에 덜 적대적인 인사들로 분류되어왔다. 이로써 시진핑의 슬로건인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진면모가 드러난다.  - P12

시진핑의 주의주의는 코로나19 방역에도 구현되었다. 지난해 중반 이후 전세계가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방역 조치가 시행 중이다. 올해 들어서도 수많은 도시들에서 봉쇄 조치가 단행되었다. 이는시진핑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제로 코로나‘ 조치 때문이다. 수천만 인민이 피해를입고 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는데도 공산당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번 전대에서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크게 완화한다는방침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공산당과 최고지도자의 의지는 인민들이나 다른 나라뿐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은 미물에게도 관철되어야 한다.  - P14

시진핑 이전의 중국 지도자들은 ‘도광양회(韜光養晦)‘를 강조해왔다. ‘중국의능력을 숨기고(韜光), 때를 기다리자晦)‘는 것이었다. 시진핑은 ‘기다리던 때가 왔다‘고 생각하며 이번 전대를 준비한듯하다. 지금까지의 중국과 앞으로의 중국은 아주 크게 다를 것이다. - P15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정당들은각자 ‘우리가 옳다‘고 주장한다. 그러나그 ‘옳음‘은 오로지 선거를 통해 승인된다. 시민들은 투표로 대통령이나 집권당을 선출하고 그들에게 일정 기간 통치를위임할 뿐이다. 반면 중국에서 공산당은선거와 상관없이 ‘옳은 것으로 전제된다.
문자 그대로, 선험적으로 ‘옳다‘. 중국공산당의 사상적 기반은 마르크스-레닌주의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 공산당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꿰뚫어 아는일종의 ‘현자‘ 집단으로 설정된다. 그들은
‘인민들의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당사자들보다 훨씬 더 잘 안다.  - P18

윤석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와 소송 중이다. 2020년 12월 검찰총장이던 때 받은정직 2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의 원고가 윤석열 대통령, 피고가 법무부 장관이다. 2021년 10월 1심에서 패소(원고 청구기각했을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즉각 항소했다. 1년이지났지만 2022년 10월 현재 2심은 변론준비기일을 거듭하며 본격 재판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그사이 ‘원고 윤석열은 제20대 대통령이 됐다. - P24

서버 시설에 불이 나 사고가 생겼는데 왜 독과점 해체를 논할까? 정부의 문제의식은 단순히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너무 많은 영역에 피해를 입혔다‘는 데 있지 않다. 10월2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경쟁촉진 방안 추진‘이라는 보도자료를냈다. 카카오 사태의 원인을 "시장 내 경쟁 압력이 없는 독점 플랫폼이 혁신 노력과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것에 기인"
한다고 적었다. 공정위가 보기에, 데이터이중화가 원활하게 되지 않은 것은 관련법안이 없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필요를느끼지 못한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혁신노력‘을 한다. 서비스 안정성 역시 혁신에속한다. 이렇게 보면 이번 사고는 12년간의 독과점에 취해 서비스 안정성마저 무너진 결과다. - P31

지난 9월26일부터 닷새 동안 이곳(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 37-1번지)에서는 선감학원사건 희생자 유해 매장 추정지 시굴조사가 이뤄졌다. 시굴에 앞서 김훈 작가가 추도사를 했다. "우리는 언제까지 ‘미안해‘
를 거듭하면서 살아가야 하는가. 과거의악과 화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능하다면 오직 사실의 바탕 위에서만화해가 가능하다. (오늘 유해 발굴로) 많은 시신들이 확인돼 그 힘에 의해 화해의단초가 잡히기를 기원한다." - P32

이번 예방법 제19조 위헌제청은 중요한 기회다. 해당 조항의 위헌성을 따져보는 과정은 이 법을 통해 축적된 낙인의역사를 되짚고, 낙인찍힌 사람의 명예를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질병 자체와질병 낙인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줄여야예방과 치료를 가로막는 장벽을 부술 수있다. 감염 이후의 삶 역시 가치 있는 삶이라는 점을, 걱정 없이 편안한 삶을 누릴자격이 모두에게 있음을 공적으로 확인할 때, 낙인은 마침내 힘을 잃는다.  - P37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마치 한국이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 것처럼들리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미국이 크나큰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다. 1960년대후반 당시 주한 미군에 배치된 전술핵무기와 그에 따른 지휘 및 통제 문제로 상당히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주한 미군이 보유하던 전술핵은 1991년 가을 조지 H. W. 대통령의결정에 따라 모두 철수됐다. 또 그해 12월31일 남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만일 전술핵이 다시 도입된다면 북한의 강력한 반응을 촉발할 것이다. 북한이 선제공격으로 맞받아칠 수있다.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에 ‘북한에 핵무기를 배치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 P40

김 위원장의 관점에서 보면, 그가 한말은 맞다.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다시 끌어내려면 미국이 어느 정도 신축성을 보여야 한다. 협상에서 강자는 약자에게 그런 신축성을 보일 책임이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핵 무력을 법제화한것은 기존 사실, 즉 북한이 핵 국가라는사실을 천명한 것이다. 북한은 지금껏 핵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원을 투입했고, 그런 노력의 결과 지금 완전한 핵무기 국가라는 것을 공표했다. 나는 2010년 북한영변 핵단지를 직접 목격했고, 이후 국무부 소속으로 두 번 더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북한의 핵 능력은 실존한다. - P41

그의 견해에 동의한다. 현 단계에서북한의 핵 위협을 봉쇄할 수 있는 유일한방법은 미국이 현실을 직시하고 북한의핵 프로그램을 제한해 한반도를 더욱 안정시키기 위한 군축회담을 개최하도록노력하는 것이다. 미국도 어느 시점에선북한이 핵무기 국가라는 현실을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나아가 미국은북핵 문제를 상시적으로 전담하는 특사를 둬서 군축 방안을 강구하고, 그 과정에서 한국 및 일본 등과 긴밀히 협력해야한다. - P42

영국에서 백린 성냥 생산이 완전히금지된 것은 1908년이었다. 매치 걸들의파업 이후로도 20년이 흐른 뒤였지.
하지만 애니 베트가 없었다면, 캐서린부스 등 구세군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다윗 같은 노동자와 그들을 응원한시민들의 박수가 없었다면 백린이라는골리앗은 더욱 오랫동안 영국인들의곁에 남아 수많은 사람들의 턱뼈를분쇄하지 않았을까. 아빠는 27년 차 방송노동자이고, 너 역시 앞으로 노동자가 될거야. 우리 같은 노동자들의 희생을줄이고 나아가 없애기 위해 어떤 행동을해야 할까 함께 고민해보자꾸나.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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洋)The Economist 2022年 10月 28日號
日販IPS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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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conomist 지의 10.29 참사 관련 기사 내용을 옮겨본다.

기사는 지난 10.29일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를 보도하면서, 왜 아시아에서 많은 생명이 희생되는 사고가 일어나는가, 지난 4.16 참사를 통해 많은 희생자를 낸 한국에서 또다시 참사가 일어났지만, 여전히 제기되는 의문에 제대로 답하고 있지 못한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익명의 관계자 전언만 옮기고, 오탈자까지 복사해서 붙이며, 자극적인 사진과 기사를 통해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한국 언론의 현실을 외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 언론은 당신들이 만들어 놓은 무한 경쟁의 틀 속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높아진 생존 능력으로 수준 미달의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한국 언론 대신 외국 언론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제대로 인지하기 바란다... 아래는 기사 번역문이다. 전문 번역가가 아닌 관계로 일부 오역이 있을 수 있는 점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바라며, 부족한 부분은 첨부한 원문으로 대신하시길...

[출처] https://www.economist.com/asia/2022/11/03/when-a-disaster-shakes-a-country-political-leaders-face-peril

When a disaster shakes a country, political leaders face peril
The tragedies in Itaewon, Malang and Morbi will test governments

재난이 나라를 뒤흔들 때, 정치 지도자들은 위험에 직면한다.
이태원, 말랑, 모르비의 비극은 정부를 시험할 것이다.

Two days after the tragedy, the streets of Itaewon were silent, save only for the whirring clicks of news cameras. In their frame was the alleyway in which a crush of bodies left more than 150 people dead. At the subway-station entrance white chrysanthemums had been left in memory of the victims.

참사 이틀 후, 이태원의 거리는 뉴스 카메라의 윙윙거리는 클릭 소리 외에는 조용했다. 프레임 안에는 15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골목이 있었다. 지하철역 입구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하얀 국화들이 놓여 있었다.

South Korea remains in shock over the events of October 29th, when some 130,000 people flocked to a nightlife district of Seoul, the capital. Many more came than the authorities expected. As the night progressed and the numbers swelled, those crammed into steep, narrow streets were trapped. A weight of humanity caused some in the crowd to fall, triggering a domino effect. Others, unaware of what was happening, continued to pack in. No stewards were around to prevent the tragedy.

한국은 수도 서울의 유흥가에 13만여 명이 모여든 10월 29일의 사건으로 충격에 빠진 상태다. 당국의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왔다. 밤이 깊어지면서 사람들의 숫자는 불어났고, 가파르고 좁은 거리에 들어찬 사람들은 갇혔다. 사람들의 무게로 일부 군중이 쓰러지면서 도미노 현상이 촉발되었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알지 못한 다른 이들은 계속 몰려들었다. 비극을 막을 관리자는 주변에 없었다.

Few countries have not suffered similar - avoidable - tragedies. Yet Asia appears to have more than its fair share. One explanation is self-evident: the region has more than its fair share of the world‘s people, so human disasters are more frequent. The day after the Itaewon calamity, a river bridge in Morbi in Gujarat, the home state of India‘s prime minister, Narendra Modi, collapsed, killing at least 135, most of them women, children and the elderly. In early October a human crush at a stadium in Malang in Indonesia led to 131 deaths.

비슷한 - 피할 수 없는 - 비극을 겪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다. 그러나 아시아는 공정한 몫 이상을 가지고 있는 둣하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시아는 세계 사람들의 공정한 몫 이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명 참사가 더 빈번하다. 이태원 참사 다음 날,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의 고향인 구자라트의 모르비에 있는 강 다리가 붕괴되어 적어도 135명이 사망했으며, 그들 중 대부분은 여성, 어린이, 노인들이었다. 10월 초 인도네시아 말랑의 한 경기장에서는 사람들의 충돌로 131명이 사망했다.

In Morbi the colonial bridge had just been reopened with a view to attracting tourist crowds. In Malang police precipitated panic when they fired tear gas at fans invading the pitch - a response long banned by football‘s global governing body. So another part of the explanation for so many Asian disasters flows from the pace of the region‘s march to modernity. Poor infrastructure, safety protocols or policing practices fail to keep up with fast-growing economies and populations which are both more mobile and ready for more varied experiences.

(인도네시아의) 모르비에서는 식민지시대의 다리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최근 재개장했다. 말랑에서 경찰은 경기장에 침범하는 팬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공황상태를 촉발시켰다 - 이러한 대응은 오랜 기간 국제축구협회에서 금지되어왔다
. 많은 아시아 재난에 대한 또다른 설명은 이들 지역의 근대화 속도다. 열악한 인프라, 안전 규칙 또는 치안 관행은 보다 유동적이고 다양한 경험이 준비된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와 인구를 따라잡는데 실패했다.

It is in that gap that political peril lies. Nowhere was this clearer than with South Korea‘s last big catastrophe. In 2014 a ferry, the Sewol, capsized on its way to the holiday island of Jeju. Some 300 people died, most of them schoolchildren. The vessel was overloaded. Corrupt regulators had turned a blind eye to unseaworthy modifications. The crew abandoned ship before the passengers. The then president, Park Geun-hye, failed to appear in public for hours. It turned out she even urged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to track critics of the official response. Public outrage led to protests and opened the door to ever greater anger against her. She never recovered politically.

바로 그 사이에 정치적 위험이 자리한다. 한국의 마지막 큰 참사보다 더 분명한 것은 없다. 2014년 휴양지 제주도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됐다. 약 300명의 사람들이 죽었고, 그들 중 대부분은 초등학생이었다. 그 배는 과적되었다. 부패한 규제 기관들은 항해에 적합하지 않은 수정안을 외면했다. 선원들은 승객들에 앞서 배를 버렸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몇 시간 동안 대중들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는 국가정보원에 공식 대응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추적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중의 분노는 시위로 이어졌고 그녀를 반대하는 더 큰 분노의 문을 열었다. 이후 그녀는 정치적으로 회복할 수 없었다.

Few leaders are as detached from their electorate as was Ms Park. Others responding to a calamity acknowledge its scale but seek to find fault elsewhere. Mr Modi visited a local hospital in Morbi and chaired a meeting there to review the disaster. At the same time, the state government, also run by his party, was quick to shift the blame onto the town government and private contractors. Gujaratis will have the chance to express their views in an election next month.

박대통령만큼 유권자들과 유리된 지도자는 거의 없다. 재난에 대처하는 다른 지도자들은 재난의 규모를 인정하는 대신 다른 지점에서 결점을 찾으려 한다. 모디 총리는 모르비 지방 병원을 방문했고 재난 검토 회의를 주재했다. 이와 함께, 집권당이 주도하는 주 정부는 빠르게 시 정부와 민간 건설업자들에게 참사 책임을 전가했다. 구자라티 주민들은 (이러한 처리에 대해) 다음 달 자신들의 견해를 투표로 보여줄 것이다.

Pressure for accountability mounts in ways that can pose risks for leaders. Many questions surround the Malang disaster in Indonesia: what were the police thinking by using tear-gas? Why were only four paramedics on duty? The Indonesian president, Joko Widodo, has forged close ties with the national police, who have helped him politically. At first he seemed to favour an internal police inquiry. That led many Indonesians to think that, absent such ties, he would have acted differently to ensure accountability, says Aaron Connelly of the London-based 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The president did then change course, approving a more independent inquiry. But it was not enough to prevent a sharp slide in his ratings.

책임에 대한 압력은 지도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정도로 가중된다. 인도네시아의 말랑 참사를 둘러싸고 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한 의도는 무엇인가? 단지 4명의 구급대원만 근무중인 이유는 무엇인가? 인도네시아 대통령 조코 위는 자신을 정치적으로 돕고있는 국가 경찰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처음에 그는 경찰 내부 조사를 선호하는 것처럼 보였다.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애런 코넬리는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그 후 대통령은 보다 독립적인 조사를 승인하면서 노선을 변경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처는 그의 지지률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것을 막기에 충분치 못했다.

Back in Seoul, and reflecting the national mood, the South Korean president, Yoon Suk-yeol, said that ˝my heart is heavy and I struggle to cope with my grief.˝ He has promised a memorial to Itaewon‘s victims, as well as an inquiry. Yet more questions are raised about the tragedy than are yet being answered. Above all, how could a police force that dispatches dozens of officers to even the smallest protests be so unprepared?

다시 서울 이야기로 돌아오면, 한국 대통령 윤석열은 국민 정서를 반영하여 ˝마음이 무겁고 슬픔에 대처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태원 희생자들을 위한 조사 뿐만 아니라 추모를 약속했다. 그러나 참사에 대해 아직 대답되지 않은 것보다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소규모의 시위에도 수십 명의 인원을 파견하는 경찰력이 그처럼 준비가 안 될 수 있을까?

As for Mr Yoon himself, he has needlessly squandered political capital and goodwill during the few months he has been in office. That makes his job harder now. Still, a leader who applies balm to a country‘s wounds, and who provides reassurance that lessons will be learned, can unite a country. How Mr Yoon acts now will shape the rest of his presidency.

윤 대통령 본인에 대해 말하자면, 그는 재임한 몇 달의 허니문 기간 동안 불필요하게 정치적 자산과 그에 대한 호의를 낭비했다. 이같은 사실이 지금 그의 일을 더 어렵게 만든다. 그래도 리더가 국가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교훈을 얻으리라는 확신을 준다면, 국론을 통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윤 대통령의 행보가 그의 남은 임기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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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11-06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현상유지만 해주
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뭘 더 하려고 하다가, 김O태
사태 꼴이 나는 건 더 이상
못봐주겠네요.

겨울호랑이 2022-11-06 21:15   좋아요 2 | URL
레삭매냐님 말씀에 매우 동감합니다. 문제는 가야할 방향과 정확하게 반대방향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전력질주를 하니 참 답답할 따름입니다...